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99화 (99/657)
  • < --  [끝나지 않은 전쟁]  -- >최태욱은 짧은 순간이지만 자신이 자꾸 권력의 심장부와 가까워지고 역사의 큰 사건과 관련되자 뭔가 이상했다.‘내가 왜 이들과 관계가 깊어지지?’자신이 의도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자꾸 권력과 밀착관계가 형성되자 이상하게 생각됐다. 그래서 자신이 미래에서 과거인 현재로 넘어온 것이 어떤 운명적인 사명이 있어서 아닌가 생각됐다.‘좋아! 내 운명이 어찌 변하나 해보자고.’전에 박동훈 교주가 늘 신신당부하던 말을 떠올렸다. 절대로 미래에 벌어지는 사건을 가지고 집착을 보이지 말라는 당부다. 과거는 과거고 미래란 현재에 사는 사람의 행동으로 변한다고 했다. 이렇게 마음을 먹으니 조금은 걱정이 사라지고 있었다.마음이 정리되자 최태욱은 장세동 실장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각하께서 왜 저를 순방 길에 데리고 가려고 하죠?”이렇게 묻자 장세동은 다소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자네 아직도 잘 모르는군. 자네는 아시아에서는 최고로 인기가 많은 스타야.”“그게 왜 순방길에 필요한 거죠?”“자네는 여전히 대인 관계에 너무 서투르군. 외교도 사람이 하는 일이야. 일단 호감이 있는 사람끼리 만나면 매사 순조롭게 풀리지. 그러니 이번 순방 길에는 자네가 반드시 필요해. 자네는 아시안 게임에서 5관왕을 했고 국제군인체육대회에서 8관왕을 해서 동남아시아에서는 특히 인기가 많아. 자네가 같이 방문한다면 외교적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기 쉬우니 데리고 가려는 거야.”“그렇군요.”장세동은 즉시 지시를 내렸다.“자네는 태인 권법 시범단을 구성해 먼저 떠나도록 하게.”회1/9 쪽등록일 : 12.10.05 11:29조회 : 2851/2859추천 : 59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2685

    “알겠습니다.”“시범단은 자네 휘하 부대원 11명과 경호실 소속 4명 그리고 외무부를 포함한 정부 파견요원 4명이 같이 가게 될 걸세.”“준비하겠습니다.”결국 10명은 시범단이고 행정외교 그리고 의전 준비를 위해 먼저 가야할 요원들도 같이 보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경호 업무도 해야 한다고 해서 물었다.“실장님, 무기는?”“무기는 권총과 기관단총은 15정씩 휴대가 가능해. 물론 해당국에서 검색하니 항공기를 탈 때는 따로 화물로 넣어서 가지고 가야하고.”“알겠습니다.”“기타 필요한 장비도 가지고 가니 각하의 동선이 확정되어 통보되면 자네들이 현지 경찰이나 군인들과 협조해 철저히 점검하게.”“넷!”먼저 이런 시범과 경호 업무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나자 장세동은 빙그레 웃으며 은근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자네 소희와 며칠 같이 있었다고?”“예, 그렇게 됐습니다.”“자네! 지금 나가면 바로 을지병원으로 가보게.”“병원요?”“지금 즉시 을지병원으로 가서 조점례 할머니 임종을 지키게. 소희와 조금 전에 통화 했어 매우 위험해 보인다고.”그동안 관심이 없었는데 조점례가 임종하게 생겼다니 최태욱은 매우 놀랐다. 장소희와 관계를 생각해서 가보라는 것이다. 2/9 쪽

    “소희와 통화했어요?”“내가 급한 일이 있으면 언제고 연락하라고 했더니 오늘 처음으로 연락하더군. 자네를 잘 부탁한다고 신신당부하며. 이제 우린 남이 아니고 자네는 장씨 집안의 사위이니 앞으로 잘해보세.”“알겠습니다.”최태욱은 경호 실장실을 떠나 30 경비단으로 돌아왔다.최태욱은 양국철 상사에게 지시했다.“외국으로 떠나게 되니 태인 권법 시범단을 구성해요. 선임하사를 포함해 11명입니다. 시범을 보일 사람은 9명으로 정해 30분 정도 진행할 수 있도록 해서 연습해두고요.”“알겠습니다.”“그리고 경호업무도 해야 하니 휴대 무기는 권총과 기관단총이니 사격 연습도 하고요.”“넷!”이런 지시를 내리고 부대 내의 소요경비나 기타 업무에 대해 결재하고 있었다. 아무리 무술만 지도하면 되는 부대라고 하지만 그래도 먹고 살며 생활해야하니 부대장으로 결재해줄 서류는 많았다.조금 시간이 지나자 경호실에서 4명의 요원이 찾아왔다. 이어서 안기부, 외무부, 경찰청, 국방부에서 직원들이 찾아왔다. 경호실이야 30대 전의 젊은 요원들이고 다른 직원들은 40초반이다. 직급도 4급으로 높으나 일단 최태욱의 지시를 받아야 하니 신고를 겸해 찾아온 것이다.대외적으로는 외무부 직원이 팀장으로 통보되는 형식이다. 최태욱이 악수를 청하자 다들 황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는 행동으로 보아 분명 천인교 교인들 같았다.“잘 해 봅시다.”“넷! 충성을 다하겠습니다.”최태욱은 대통령이 방문할 국가로 먼저 가서 선발대가 해야 할 업무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을 들었다. 모두 외무부 직원이 3/9 쪽

    설명해 주었다.설명을 듣던 최태욱은 너무 복잡해 머리가 어지러운 지경이라 급하게 저지하며 말했다.“나는 그런 업무에 익숙하지 않으니 알아서 처리하시고 우선 양국철 선임하사에게 설명해 줘요.”“넷!”  여러 가지 챙길 것이 많지만 조점례 할머니의 임종이 가깝다. 최태욱은 모든 업무는 양국철에게 일단 설명해 주라고 당부하고 부대에서 급하게 나왔다.급하게 을지 병원의 일반 병실로 찾아가자 장소희가 눈물이 가득해 울먹였다.“할머니가······.”“위험하다고?”“예, 빨리 오빠를 부르라고 해서 부대 전화번호도 몰라 청와대에 계신 오라버니에게 연락했어요.”병실로 들어가자 조점례 할머니는 임종이 가깝다고 하더니 보기에 쌩쌩했다. 그러나 가만히 얼굴을 살펴보니 분명 사신의 그림자가 보이고 있었다. 눈가에 어두운 그림자가 가득했다.아무래도 죽기 직전에 마지막 기력을 다해 버티는 중 같았다.“세자님, 오셨군요.”“예, 제가 너무 적조했네요.”“아닙니다. 세자님처럼 바쁘신 분이 이렇게 찾아 왔으니 충분합니다.”조점례는 장소희를 슬쩍 바라보며 다시 입을 열었다.“세자님께서 저의 소원대로 너무 부족한 소희를 거두어 주신 것을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저 불쌍한 어린 중생 하나 주제하신다고 생각하시고 살다가 때로는 거북하시더라도 부디 내치지는 말아 주세요. 그렇게만 해주면 소희는 더 이상 욕심은 없을 겁니다.”“········.”4/9 쪽

    막말로 숨어서 사는 첩으로 거두라니 대답한다는 것이 어색해 묵묵히 듣고 있었다. 조점례는 최태욱에게 자신이 가진 재산의 처리나 혹은 사후에 대해 자세하게 말했다. 의외로 장흥 근처에 토지를 많이 소유하고 있었다. 그런 모든 재산은 일부는 장소희에게 물려주고 일부는 최태욱에게 이미 양도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이야기를 끝내고 나자 옆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장소희의 손을 잡고 당부했다.“소희야. 어떤 고난이 있어도 너는 평생 세자님을 따라야한다. 안 그럼 너는 불행해져. 내 말을 꼭 명심해.”“알았어요.”마지막 당부를 끝냈다는 듯이 다시 누었다.“나, 피곤하니 둘이 나가서 이야기 해.”“예.”조용히 눈을 감는 모습을 보고 최태욱과 장소희는 병실에서 나와 휴게실에서 앉아 있었다.두 사람은 음료수를 먹으며 의자에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오빠, 장례식이 끝나면 저는 바로 출국할 거예요.”“대만으로?”“예, 대만에서 하던 일 마무리하고 바로 홍콩으로 갈게요.”“알았어.” 이때 다정하게 소곤거리고 있는 두 사람을 자꾸만 사람들이 힐끗 거리며 바라보고 있었다. 휴게실로 오는 환자나 가족들이 두 사람을 알아보는 것 같았다. 조금 거북해 최태욱은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병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다.“헉!”5/9 쪽

    조점례 할머니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다. 양옥순 교주가 천인교 간부들과 장례절차를 논의하고 있었다. 최태욱을 보자 양옥순이 대표로 나서서 인사했다.“회장님, 저희들 왔습니다.”“오랜만입니다.”“장례식은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모두 저희들이 책임지고 하겠습니다.” 이미 천인교에서 장례를 담당하기로 약속해 최태욱은 양옥순에게 추가로 지시했다.“본인이 원하니 화장해 유골은 총단의 공원묘역 납골당에 안치하고 일부는 남해로 가져가 바다에 뿌리세요.”“예!”최태욱은 조점례의 사망만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내리고 병원에서 조용히 떠나고 있었다. 이미 이렇게 하기로 약속했다. 자신이 없어도 천인교에서 잘 마무리할 것이라 떠났다.‘후유! 심란하군.’죽은 자는 죽은 자이고 산자는 산다고 한다. 하지만 지인의 죽음으로 인해 최태욱은 많은 생각들이 떠오르고 있었다.    최태욱은 부대로 돌아와 시범단 구성에 대해 교육하기에 바빴다. 전에는 단순하게 운동 경기를 참가하기 위해 떠났던 외국이다. 이제는 국가 중대사인 대통령 경호 업무도 해야 하니 복잡할 수밖에 없었다.“선임하사님, 을지 병원으로 문상을 간다고요?”“예, 가봐야죠.”“가면 내 쪽지 좀 장소희에게 전해줘요.”“넷!”최태욱은 장소희에게 뭔가 표시는 해줘야 된다고 판단했다. 그래야 그녀가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금반지를 사서 ‘ILY' 라는 글씨 새겨 쪽지와 함께 보내주었다.      6/9 쪽

    을지 병원의 영안실로 장세동 경호실장이 나타나자 다들 긴장하고 있었다.“저 분이 왜 여기를 오지?”“서로 친척이잖아.”“어떤 관계야?”“장소희가 장세동 실장의 6촌 여동생이야.”“뭐?”“친 여동생보다 더 가깝다고 하더라고.”사람들은 계속 놀라고 있었다. 대통령의 화환이 보이자 병원 관계자들도 놀라고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권부의 실세들은 다들 조문을 오고 있었다. 대부분 하나회라는 신군부 핵심들은 대부분 찾아오고 있었다.“저 할머니 무당 출신이라더니 어떻게 저런 사람들이 찾아오지?”“자네는 소문도 못 들었나?”“무슨 소문?”“죽은 무당 할머니가 신군부 세력에게 정권을 잡을 수 있다고 알려 준 인물이라는 거야.”“정말? 그럼 무당의 말을 듣고 정권을 잡았다는 거야?”“그거야 잘 모르지만 쿠데타가 성공한다고 예측은 했다나봐.”권부의 실세들이 다녀가고 나자 이번에는 한다하는 전라도 조직 두목들이 문상을 오고 있었다. 조직의 두목들이 문상을 오게 된 이유는 전에 삼청 교육으로 생긴 인연 때문이다. 조직폭력배 소탕작전을 펼 때 모두 조점례의 경고를 듣고 외국으로 나가거나 절로 숨어들어가 화를 모면한 인연이 있어서다. 물론 그 전부터 무당 짓을 하며 어려운 사람을 돕다가 보니 그들과 관련이 있었다.조직의 두목들이 장소희에게 굽실 거리자 호기심으로 이곳을 찾아온 연예부 기자들이나 정치부 기자들이 다들 놀라고 있7/9 쪽

    었다.“장소희의 배경이 너무 막강하군.”“몸조심해야겠어. 잘못 기사를 쓰다가는 어느 놈 총질이나 칼질에 죽을지 몰라.”흔히 법은 벌고 주먹은 가깝다고 한다. 하지만 장소희의 배경은 권력자의 법인 권총도 가깝고 야권의 권력인 주먹도 가까운 배경을 지녔다. 기자들 말대로 가십기사 함부로 쓰다가는 어느 놈의 손에 죽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이 기자, 여기서 장소희와 최태욱이 만난 기사는 안 쓰는 것이 신상에 이롭겠지?”병원에 왔다가 두 사람이 다정하게 있다는 제보를 받고 찾아와 보니 조점례 노파의 장례식을 보게 된 것이다. “당연하지. 그것 잘못 쓰다가는 태인 권법 사범들에게 맞아 죽을 수도 있다고.”“설마?”“이 기자. 아직 잘 모르는 모양인데. 태인 권법을 수련하는 사범이나 고수들은 모두 최태욱 소령의 명령 한마디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그런 사람들이야.”“그런가?”이들 말대로 전부는 아니지만 최태욱을 추종하는 사람들은 아주 많았다. 그중에서 가장 충성심이 높은 사람들이야 당연히 호법이라고 불리는 조직원들이다.그 우두머리인 왕치영은 물론 안태형 그리고 태일호는 각기 전문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다.   병원 정원에서 안태형이 왕치영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총 호법님, 둘째 아씨가 홍콩으로 간다는데. 홍콩에도 사람이 있지요.”“예, 염려 놓으셔도 됩니다. 제가 이미 연락해 두었어요.”“그렇다면 다행입니다.”8/9 쪽

    서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 중. 박연화가 영안실로 와서 문상하고 안태형을 찾아 왔다.“오랜만입니다. 아씨.”“안 호법에게 너무 섭섭하네요. 저를 너무 속 좁은 여자로 취급해서요.”“아, 그건 회장님이 특별히 지시가 없어 미리 알려 드리지 못한 겁니다.”박연화는 어린 여고생인 장소희를 자신의 남자가 날름해 버리자 질투가 안날 수 없었다. 더구나 그런 사실을 자신만 모르고 있다가 오늘에야 최태욱의 전화를 받고 알았다.전화는 아주 간단했다. 둘째의 할머니가 돌아가셨으니 문상해야 된다고 했다.간단한 말이지만 그 안에 수많은 메시지가 담긴 통보다. 어째 그동안 자기를 한 번도 안 찾아오더니 그 사이에 어린년하고 바람이 난 것이다.‘후! 나도 멍청한 년이야. 그것을 이제야 알다니.’다행인 것은 장소희는 연예인 활동을 위해 대만으로 떠난다니 아직 한국은 그녀의 구역이다. 사실 박연화가 후끈 달아 있는 이유는 장소희의 손에 끼어있는 금반지 때문이다.그냥 일반 사람들이 보면 치장용으로 보이는 가는 금반지지만 그녀의 눈에는 분명 최태욱이 정표로 선물한 것이 분명했다.‘나는 구리 실 반지도 안주고.’속으로야 천불이 나지만 초상 마당에 와서 달리 강짜를 부릴 수도 없었다. 이미 경쟁자가 막강한 여자라고 생각되니 함부로 불평하다가는 자기만 오히려 찬밥 신세가 되기 딱이다.장소희가 막강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녀의 어떤 배경이 아니다. 우선 나이가 어리다는 것이 꿀리고 미모로도 자신이 약간 딸리니 막강한 것이다.‘후, 어린년을 늙은 내가 무슨 재주로 당하나.’더구나 군인이란 요상한 부류들은 특히 여고생이란 타이틀이 있으면 홀라당 하는 묘한 특성이 있다는 것을 잘 아니 미칠 지경이다.‘아니, 왜 군복만 입으면 여대생도 아니고 여고생을 좋아하는 거야?’9/9 쪽

    지경이다.‘아니, 왜 군복만 입으면 여대생도 아니고 여고생을 좋아하는 거야?’박연화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미스터리다. 사실 여기에는 오랜 전통 때문에 생긴 현상이다. 월남전이 한창일 때 매일 같이 포화 속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그들에게 유일한 안식은 여중 여고생들이 곱게 정성들여 써 보낸 위문편지가 전부였다.수취 대상도 정하지 않고 무작위로 써 보내는 위문편지는 하나 같이 ‘사랑하는 오빠에게’로 시작되었다. 모든 전통이나 어떤 문화는 그 나름대로 그렇게 되게 된 원인이나 사연이 있는 것이다. 최태욱이 유달리 어린 여자에게 끌리는 것은 누나와 반목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자연히 그 대용으로 어린 여자들에게 오빠 소리를 들으면 정신이 없었다.‘후, 이제 진짜 어린 여자가 생겼으니 내가 오빠라고 부르면 징그럽다고 할 거야.’그만큼 자신의 소용처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니 걱정이 안 될 수 없었다.9/9 쪽

    ‘후, 이제 진짜 어린 여자가 생겼으니 내가 오빠라고 부르면 징그럽다고 할 거야.’그만큼 자신의 소용처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니 걱정이 안 될 수 없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