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또 다른 삶-54화 (54/657)
  • < --  [분리와 통제 그리고 애그니스]  -- >아침 일찍 일어난 최태욱은 여전히 머리가 멍멍하고 아파왔다. 깡통의 모서리로 인해 머리통이 구멍 나는 상처가 나서 먹먹하니 쓰렸다. 치를 떨며 중얼거렸다.“걸리기만 해!”아픈 머리로 인해 화를 내보지만 화풀이 대상은 없었다. 등짝도 어젯밤에는 아프지 않더니 아침이 되자 부풀어 오르고 통증이 왔다. 뻑적지근하니 무척 아팠다.“그 자식들을 어떻게 잡지? 대전에 있는 놈들 같은데.”언뜻 봤지만 분명히 전에 오토바이를 타고 습격한 놈들이 틀림없었다. 두 번이나 비슷한 방법으로 대동에서 공격 한 것으로 보아 어쩌면 근처에서 사는 녀석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렇다고 쉽게 찾을 수 있는 녀석들 같지는 않았다. 그러나 자신의 그림 솜씨로 녀석들에 대한 얼굴을 그린다면 어쩌면 찾을 것도 같았다.회1/20 쪽등록일 : 12.09.19 23:53조회 : 2150/2156추천 : 24평점 :선호작품 : 1915(비허용)‘좋아, 그 놈들을 그려 보자고.’ 최태욱은 잠시 이런 생각을 하며 두 녀석의 얼굴 모습을 빠르게 연필로 그렸다. 그리고 전신의 모습도 그려 보았다. 그려놓고 보니 두 녀석의 모습이 확실했다.“됐어. 이것은 안태형에게 넘기면 충분히 찾을 거야.”안태형은 천부적으로 정보수집능력을 지니고 있다. 상황을 분석해내는 능력도 타고난 정보원 같았다. 최태욱은 안태형이 전남 장흥에서 돌아와야 뭐든 해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장흥을 생각하자 또 다시 헤어진 여고생이 떠오르고 있었다.‘뭐가 있는 애야.’예사롭지 않은 기운을 풍기던 여자라 여전히 마음에 걸렸다. 그리고 노파가 떠나면서 자신은 돌아가면 죽는다는 말에 영 찜찜했다.‘이거 진짜로 돌아가서 죽으면 어쩌지?’사람을 살리자고 한 행동이다. 그러나 그로인해 죽을 운명이던 다른 사람은 살2/20 쪽등록일 : 12.09.19 23:53조회 : 2150/2156추천 : 24선호작품 : 1915(비허용)리지만 살 수 있던 사람을 죽일 수도 있으니 마음은 편치 않았다. ‘공연한 일을 시킨 것 아냐?’이런 생각을 떠올리며 최태욱은 요사한 색정을 풍기던 여고생의 모습이 점점 또릿하게 떠올랐다. 전에 만난 박연화가 연꽃과 같이 약간은 슬픔에 젖은 요염함이다. 그에 반해 그 애는 마치 백치미가 풍기는 백합과도 같은 모습의 요염함을 지녔다.  ‘여자는 비슷해 보이나 각자 풍기는 느낌이 전혀 달라.’잠시 이런 생각을 하던 최태욱은 장흥으로 떠난 경호원들이 무사하기를 바라고 있었다.‘안 호법이 직접 따라 갔으니 잘 하고 돌아오겠지.’최태욱은 이런 생각을 하며 작업실로 나와 가볍게 스트레칭을 해 뻐근한 몸을 풀었다. 그러나 여전히 머리와 등에서는 통증이 느껴지고 있었다.‘천인교 일만 마무리하면 우선 두 녀석부터 찾아 봐야지.’3/20 쪽그러기 위해서는 천인교의 분리를 통한 새로운 세력 확장의 기초적인 작업을 먼저 끝내야 한다. 천인교의 변화로 인해 할 일이 끝났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아직 남아 있는 것은 많았다.‘아직도 해줘야 할일이 많이 남았어.’최태욱은 박동훈 교주가 남긴 비자금에 대해 생각했다. 민복자가 보관 중인 돈이 20억원이나 된다. 개인적으로 보면 너무 큰돈이고 많은 사람들이 사용한다면 그리 큰돈은 아니다. 문제는 민복자 말고 다른 사람은 잘 모르는 비자금이라 어떤 사단이 벌어질지 모른다.‘빨리 다른 곳에 투자해야 해.’남의 돈도 오래 관리하다 보면 자기 돈으로 보이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사람이란 자신도 그렇지만 돈 앞에서는 돌변하는 경우가 많았다. 자기에게 남겨진 비자금은 최대한 빨리 통제범위 안에 넣어 두어야 안심이다. 그렇다고 통장에 그대로 넣어 놓을 수는 없다. 현금으로 가지고 있어야 그 가치는 점차 떨어지는 거야 자명한 일이다. ‘내 돈 부터 투자하자고.’4/20 쪽최소한 10퍼센트 정도는 회사의 지분을 개인적으로 소유할 욕심이 있다. 최태욱은 돈을 번 근거가 있다면 쉽게 투자가 가능하다. 하지만 그게 여의치 않아 고민이다.하숙집에서 아침을 먹고 나서 생각하던 최태욱은 대동의 농협으로 가서 자신의 통장부터 확인했다.“어! 돈이 많네.”통장을 확인 안한지가 너무 오래 됐다. 그동안 자신이 투자해준 미용실이 잘되고 쿵푸교실에서도 이득금을 받아 필요한 용돈은 충분히 사용했다. 그러니 통장을 사용할 일이 전무했다.하긴 학교를 다녀오면 매일 그림이나 그리고 운동만 하니 용돈이 별반 필요 없었다.생각지 않은 돈이 많았던 이유는 여러 가지 때문이다. 제주도에서 구해준 두 여학생의 부모님들이 보상하는 의미로 보내준 돈도 포함되어 있었다. 제일 큰돈이야 천인교 교인들이 자신의 그림이나 서예작품을 고가에 사가는 바람에 생겼다.‘아하! 이래서 경찰에서 조사했군.’5/20 쪽최태욱은 통장에 무려 2억원이나 넘는 잔액이 있자 이와 같은 내용을 잘 아는 민복자에게 전화했다.“사무국장님, 제 그림 판 돈에 대한 세금은 정확하게 냈어요?”“넷, 소득세 신고를 제가 대신했습니다. 무슨 문제가 있나요?”“아뇨? 잔고가 많아 확인하려고요.”“세무서로 신고를 끝냈으니 사용하는데 아무 걱정을 안 하셔도 됩니다.”통화를 끝낸 최태욱은 이제 민태진 회장을 만나 회사 설립 건을 마무리하기가 쉽다고 판단했다. 최태욱은 민태진 회장에게 전화해 만나자고 했다.오후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서 대동의 문화다실에서 민태진 회장을 만나게 되었다. 민태진은 혼자가 아니고 두 명과 같이 찾아왔다.“여긴 고문변호사인 장주복이고 여긴 전무할 허진홍입니다. 모두 대전출신이죠.”6/20 쪽“반갑습니다.”둘 다 모두 30대 초반으로 매우 듬직해 보이는 체구를 지녔다. 최태욱을 만나자 두 사람은 벌떡 일어나 고개부터 정중히 숙이는 것으로 보아 천인교 교인이 확실했다. 먼저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자리에 앉자 민태진은 회사설립 준비를 말했다.“지시 받은 대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우선 제가 급한 마음으로 여기 두 사람을 채용하기로 약속했습니다.”“그래요. 잘 생각했어요.”일단 이렇게 민태진은 간단하게 허락을 구하는 말을 했다. 민태진이 슬쩍 바라보자 허진홍은 자세하게 설명을 시작했다.“회사는 4개를 설립 또는 인수할 생각입니다. 무역을 담당하는 모기업인 주식회사, 건설, 식품, 의류회사입니다. 설립자금은 모두 5억원을 기준했습니다. 아직 회사 명칭은 정하지 못했습니다.”설립자금이 모두 20억원이라니 자신이 구상한 정도로 적당했다. 더 이상 규모가 커도 문제가 많다고 생각하던 중이라 최태욱은 즉시 찬성해 주었다.7/20 쪽“알았어요. 자본금 규모가 적당하군요.”“회사의 명칭은 뭐로 정하죠?”“스타게이트로 하세요. 약자로 SG로 하면 됩니다.”최태욱은 의미가 있는 작명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저 영어를 사용해 멋지게 보이고 싶어서 만든다는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다. 무감각 상태로 자신을 바라보자 최태욱은 약간 추가해서 설명했다.“스타게이트. 즉 별끼리 이동하는 문이라는 뜻입니다. 또 별이 된다는 뜻도 있으니 앞으로 무한한 발전을 하자는 내 생각이 반영된 겁니다.”“알겠습니다.”이런 설명을 하던 최태욱은 스타라는 단어로 인해 앞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사업이 떠올랐다. ‘앞으로 기회가 생기면 연예기획회사도 만들고 게임개발회사도 만들자고.’8/20 쪽최태욱은 회사의 직원으로 채용하기로 결정된 두 사람을 보며 물었다.“누가 자금은 관리하죠?”최태욱의 말에 허진홍이 나서며 즉시 답했다.“우선 모든 자금은 제가 관리합니다.”   최태욱은 전무로 내정된 허진홍에게 2억원이 조금 넘는 통장과 도장을 넘겨주며 말했다.“여기에서 2억원을 찾아서 회사별로 5천만원씩 투자하세요. 이 돈은 제가 세금신고하며 직접 번 돈이니 그렇게 알고요. 다만 혹시 모르니 돈은 현금으로 찾아서 사용하고요. 인출이 끝나면 쿵푸교실로 통장과 도장을 보내면 됩니다.”“알겠습니다.”일단 이렇게 말하자 설립 허가절차 등을 담당하는 장주복이 이내 필요한 서류에 대해 말했다.9/20 쪽“호적등본과 주민등록등본이 필요합니다. 초본도 필요하고요. 별도의 통장이나 인장도 필요합니다.”“그래요? 그건 제가 바로 준비해서 쿵푸교실 사무실에 맡기지요. 20통 씩 발급 받아 두면 되겠네요. 태인 권법 협회에도 서류가 필요하고 출판사도 필요하나니까요.”일단 정상적인 투자 방식은 이렇게 끝냈다. 두 사람이 잠시 전화를 하기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민태진에게 말했다.“내가 지금 강경에 내려갔다가 올라와 여기서 헌 수표로 10억원을 드릴 것이니 그렇게 아세요. 차명이니 명단은 따로 나중에 서류와 같이 보내지요.”“네, 잘 알겠습니다.” 결국 지분의 60퍼센트를 최태욱이 소유한다는 이야기다. 그러자 민태진은 조심스럽게 물었다.“제 지분은 어느 정도나?”10/20 쪽“10퍼센트만 가지세요. 그 이상은 안 됩니다. 나머지 30퍼센트 중에 10퍼센트는 회장님이 꼭 필요한 직원에게 배정하세요. 나머지 20퍼센트는 천인교 간부들에게 배정하도록 하고요.”“감사합니다.”최태욱은 아무리 종교와 회사를 분리한다고 했다. 하지만 천인교의 간부들에게 섭섭하게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20퍼센트는 그들이 원하면 투자할 수 있는 길은 열어두었다.나중에는 모르지만 우선 당장은 천인교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최태욱은 이런 조치를 내리고 서류준비를 위해 바로 강경으로 떠났다.한편 최태욱의 명령은 받아 전남의 장흥에 도착했다. 안태형을 비롯한 태일호와 경호원 20명들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최태욱이 사람을 살리라고 지시를 받자 두 여자는 장흥으로 도착하기 전부터 전화했다. 호남고속도로를 따라 내려오는 내내 휴게소에 들리면 어김없이 전화하고 있었다.그런 두 여자를 보며 안태형이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태일호에게 말했다.“저런 때는 지극히 정상으로 보이는데.”11/20 쪽“정상요? 모르는 소리하시네요. 노파가 전화로 뭐라고 하는지 아세요?”“무슨 소린데?”“도지사에게 전화해 육두문자 쓰며 욕지걸이를 하던걸요. 수해 대비는 전혀 안하고 술 처먹는다고요.”“뭐?”본명이 조점례인 조월희는 인근의 보성, 강진, 해남, 완도, 진도 등에서 무시 못 하는 존재다. 전에 큰무당으로 풍어제는 그녀가 모두 주관했었다. 그러나 이제는 무당 짓을 안 하고 있었다. 여전히 인근 어민들은 기상대 발표보다 큰무당인 조월희의 신기를 더 믿고 있었다. 그녀는 날씨 변화에 아주 정확하게 예측하고 있었다.그런 조월희가 장흥에 남아 있다가는 태풍으로 모조리 죽는다고 떠나자 다들 공포에 질려 있었다. 바다에 목숨을 걸고 사는 어민들은 겁이 났다. 조월희의 괴이한 행동으로 인해 전보다 태풍을 대비한 준비를 철저하게 하고 있었다.장흥에 있는 신당이자 천인교 장흥 지회에 도착한 조월희는 여전히 전화하고 있었다.“군수영감! 정신 차려! 지금 정도로 대비하다가는 몰살당해. 그게 아니면 내 12/20 쪽목을 건다니까 그러네.”장흥 군수에게 전화해 호통을 치고 있었다. 이어서 수협 조합장을 비롯한 많은 기관장들에게 전화로 연락하고 있었다.그 사이 손녀는 공중전화로 가서 친구들에게 전화하고 있었다.“너희 집도 물에 잡기니 빨리 도망쳐!” 장흥 지역이 끝나자 이어서 인근 지역의 무당들에게 전화했다.“용왕이 노했다고. 그래, 준비 단단히 못하면 다 죽어. 나! 내가 모시는 분이 혼자 살자고 도망 왔다며 돌아가서 사람 구하라고 혼나고 다시 왔네! 그러니 준비 잘해.”뭔가 자꾸 묻자 조월희는 신경질 적으로 크게 외쳤다.“물 폭탄이야! 그분이 그런 뜻으로 말했어! 다 수장 되서 죽는다니까!”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두 여자는 그야말로 미친 듯이 전화했다. 그것이 별로 효과적이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전화로 알리는 것은 끝나서 그런지 다르게 움직였다. 두 여자는 트럭에 확성기를 설치하고 시내의 저지대를 돌아다니며 목청을 높13/20 쪽여 외쳤다.“저지대 주민은 무조건 피하세요. 그래야 삽니다.”비통한 목소리로 외치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워낙 애절하게 하소연 하듯이 외치자 사람들은 그제야 움직이고 있었다. 처음에는 제일 낮은 지역의 주민들이 움직이고 있었다.“한번 믿어 보자고.”“그러지, 손해는 아니잖아.” 그 후에는 조금 높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술렁이며 움직이고 있었다. 주민들 스스로 대피하자 그제야 경찰이나 공무원들이 나서서 대피소를 안내하고 있었다.“학교로 가세요.”“거기도 잠긴다는 데요.”주민들은 보다 안전한 고지대로 이동하고 있었다.14/20 쪽이윽고 밤이 되자 텅 비어 버린 도심 지역에 어둠이 짖게 깔리고 있었다.  쏴아아!엄청난 폭우가 끝없이 내리고 있었다. 끝을 모르고 한없이 내리는 폭우는 이내 탐진강의 수위를 급격하게 올라가게 하고 있었다. 드디어 강으로 흘러나가지 못한 물로 인해 침수되고 있었다.계곡이라는 계곡은 무섭게 흐르는 물로 인해 굉음을 내고 있었다.과르릉! 과르릉!주변의 가옥을 집어 삼키며 낮은 지역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그렇게 모여든 많은 물로 인해 탐진강 주변인 장흥은 드디어 물에 잡기고 있었다.낮은 지역인 농경지의 침수야 당연했다. 전혀 상상하지도 못하던 높은 지역까지 불어난 강물로 인해 잠기기 시작했다.“어머머, 우리 집도 잠기네.”고지대라고 판단해 설마 여기도 잠기지는 않는 다고 남아 있던 주민들은 늦게 급히 대피하고 있었다. 어두움 밤에 대피를 하자 사람들은 다들 공포에 질려 15/20 쪽있었다.고지대로 대피한 사람들은 드디어 한 결 같이 하늘을 향해 외쳤다.“하늘이 빵꾸가 났어.”“월희님 말이 사실이었어.”이건 도저히 정상적인 사건이 아니었다. 나이 먹은 노인들은 비를 피해 모여들어 넋두리를 토했다.“내 평생에 이런 비는 처음이야.”“용왕님이 노하신 것이 틀림없어.”쏴아아!말 그대로 하늘에서 구멍이라도 난 것처럼 무자비할 정도로 계속 폭우를 품어내고 있었다. 길고 긴 시간동안 폭우가 내리는 밤은 무서웠다. 어두운 밤이라 사람들의 두려움은 더욱 높았다.‘도대체 언제 끝나는 거야?’16/20 쪽다들 멈출 줄 모르고 폭우가 내리는 하늘만 원망하고 있었다.서서히 날이 밝아 오자 사람들은 그제야 물에 잠긴 장흥의 모습을 보고 경악했다. 생활터전을 잃은 사람들은 통곡하고 있었다.“아이고! 우린 어떻게 살라고. 흑! 흑!”슬피 우는 사람들을 보며 몇몇 사람들은 스스로 위안했다.“월희님 덕분에 목숨이라도 살았어.”“암, 그분이 아니면 우린 벌써 죽었다고.”조월희는 이곳에서는 월향이나 월희라고 부르고 있었다. 오래전 그녀는 명창으로 유명한 기생을 하다가 신기가 들려 무당을 했다. 월향은 그녀의 기생 시절의 이름이다.온 대지가 물에 잠겨 농경지는 흔적도 없이 물속에 잠겼다. 도로도 물에 잠기고 산사태로 인해 길들이 유실되어 외부와의 교통로도 끓긴 상황이다. 도저히 육지라고 볼 수가 없는 처참한 모습이라 사람들은 탄식했다.“완전히 바다로 변했어.”17/20 쪽늦게 온 가을 태풍의 피해는 너무 심각했다. 애그니스 태풍의 피해는 장흥만 대상이 아니었다. 전남 지역에 상륙한 애그니스로 인해 목포를 비롯한 인근 대부분의 도시는 큰 피해를 보고 있었다. 사망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늘고 피해규모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었다.당집에서 앉아 사망자 수의 발표를 들으며 조점례는 매우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내가 죽을 사람을 과연 20명 구했나?”이런 와중에 손녀가 가방을 들고 길을 나서려는 듯이 말했다.“할머니, 나 이제 대전으로 가도 되죠?”약간 이상해진 손녀가 이런 판국에 사내와 잠자리하러 대전으로 간다고 하니 황당했다. 조점례는 비통한 표정으로 한숨을 토하고 있었다.“어쩌다 저 지경인지. 하필이면 아주 괴상하게 생긴 사내놈과 그 짓해야 신기가 가시게 생겼으니 이게 무슨 업보란 말이야.”조점례가 넋두리를 토하자 마루에 앉아 있던 안태형은 은근히 부아가 치밀었19/20 쪽다. 자신이 높게 떠받드는 최태욱을 괴상하게 생긴 사내놈이라니 기가 차서 물었다.“할머니, 괴상한 사내라뇨?”“괴상하지. 그놈은 내가 보기에 도저히 인간이 아니야. 도대체 얼굴을 둘이나 가지고 머리도 둘인 놈이라 인간이 아니라고. 괴물이지.”안태형은 기가 차서 뭐라고 나무라려했다. 그러나 방안에서 괴이한 소리가 들려 멈추고 말았다.“아흐응! 아흐응!”20/20 쪽려 멈추고 말았다.“아흐응! 아흐응!”20/20 쪽려 멈추고 말았다.“아흐응! 아흐응!”려 멈추고 말았다.“아흐응! 아흐응!”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