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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50화 (50/657)
  • < --  [분리와 통제 그리고 애그니스]  -- >[분리와 통제 그리고 애그니스]아침 일찍 동학사 쪽에서 연천봉으로 오르는 코스를 타고 양옥순이 천인교의 간부들 10여 명과 같이 찾아왔다. 최태욱은 반갑게 인사했다.“어서 오세요.”“세자님, 저희들 왔습니다.”양옥순이 앞으로 나서며 인사하며 이어서 여기까지 찾아온 이유에 대해 말했다.“세자님, 총단에서 있었던 일들이 끝났으니 이제 산에서 내려가셔도 됩니다. 경찰 조사도 모두 끝나고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투서가 들어오고 복잡한 일이 끝났다니 무척 다행한 일이었다. 최태욱은 즉시 배후가 누구인지 물었다.회1/17 쪽등록일 : 12.09.18 00:07조회 : 2762/2770추천 : 41평점 :선호작품 : 1915(비허용)“다행이군요. 도대체 누가 뒤에서 사주한 일입니까?”“신흥교의 현장식 이사장이 그런 음모를 꾸몄습니다. 그래서 그에 대한 조치를 어떻게 할까 세자님의 지침을 받으러 왔습니다.”자신에게 신흥교에 대한 공격에 대응해 지침을 받으러 왔다는 말에 최태욱은 약간 긴장했다. 이유는 이들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찾아 온지 모르기 때문이다.최태욱은 천인교의 후계자라고 하지만 종교인으로 살고 싶은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그래서 복잡하게 엮기는 것은 원치 않았다. 그간 무량스님과 계속 인연이 이어진 것은 그가 자신의 실체를 알고 있으니 만나고 있었다.천인교의 교주가 욕심나는 자리는 아니었다. 그가 교주가 되길 거부하는 이유는 종교지도자로 산다는 것은 너무 힘든 삶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신흥교에서 자신을 직접 해하려고 하니 방치할 처지는 아니라 필요한 조치는 해야 한다.‘고민되네. 그냥 처리하라고 지시면 암살도 불사할 태세인데. 그러다 살인 사건이라도 터지면·······.’어떤 조직의 책임자가 된다는 것은 권한도 생기지만 그에 상응하는 의무도 따2/17 쪽른다. 그래서 최태욱은 잠시 고민하다가 박동훈 교주의 유지가 생각났다.‘그래, 이런 때를 위해서 나에게 화내고 노하지 말라고 당부했어.’사람이란 남이 자신을 해하려면 반드시 보복을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무량스님은 그리 되면 불교계에서 생긴 분파 싸움과 같은 사건들이 벌어진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최태욱에게 참고 기다리라고 신신당부했다.최태욱은 찾아온 천인교인들의 의견이 궁금해서 물었다.“교단에서는 어찌 협의되었나요?”“일단 교주님의 유지도 있어 우리는 정면으로 공격하는 방법은 일단 보류하기로 했습니다.”이런 말에 최태욱은 자기도 같은 생각이라 즉시 답해 주었다.“나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설프게 공격하다가는 그들의 비호세력에게 역공을 당하니 지금은 참는 것이 순서라고 봅니다.”“알겠습니다.”3/17 쪽“우선 내부 결속부터 하고 복수하는 문제는 기다립시다.”“넷!”천인교나 자신의 해하려고 음모를 획책하고 있는 신흥교에 대한 조치는 일단 이렇게 마무리했다. 그러나 최태욱은 속으로 따른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적당한 기회가 포착되면 일거에 신흥교를 무너트릴 생각이다.‘기회를 노려 한 번에 박살내자고.’지난번 백주에 테러를 당한 일도 있으니 그대로 방치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이미 안태형 호법이 현장식에 대한 뒷조사는 철저히 해둔 상태다. 그 내용이 뭔지는 모르지만 큰 타격을 줄 자료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나름 기회를 노려 자신들의 손이 아닌 다른 사람의 손에서 해결할 생각이다.‘중수부나 서울 시경의 강력반으로 간 두 사람을 이용하자고.’두 사람이 모두 천인교라는 것이 나중에 혹시라도 문제될 수 있으니 그들과 친한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있었다. 4/17 쪽잠시 이런 생각을 하다가 최태욱은 심각한 태도로 자기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 다소 이상함을 느꼈다.‘왜 다들 긴장해서 저러지? 또 다른 문제가 있나?’약간 의혹어린 시선으로 양옥순을 바라보자 그녀는 그제야 입을 열었다.“세자님, 사실 여기로 저희들이 찾아온 문제는 바로 교단의 책임자 문제 때문입니다.”“책임자라면 교주를 말하는 거요?”“예, 하시라도 그 자리는 비울 수 없습니다.”“어떤 식으로 해달라는 거요?”“세자님이 교주를 지명해 주시기 바랍니다.”“교주를 내가 지명해 달라고요?”“예.”5/17 쪽이미 자신은 교주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 판국에 그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자신이 교주를 지목해 달라는 요구다. 최태욱은 양옥순을 바라보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교주가 살아있을 때와 지금은 상황이 전혀 달라졌다. 그러니 천인교는 교주가 없는 상태로 일시적인 권력의 공백이 생긴 것이다. 그런 판에 어느 누구의 손을 일방적으로 들어주면 자칫 큰 실수를 범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누가 믿을 만한 사람이지?’물론 믿음도 좋지만 또한 그만한 능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배신의 염려가 전혀 없어야 한다. 더불어 다른 간부들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 적당했다. 그렇다고 그것을 지금 이 자리에서 파악하거나 정면으로 물어 볼 상황도 아니다. 최태욱은 배운 그대로 써먹는 수밖에 없었다.‘민주적인 방법으로 결정하자고.’이런 생각으로 최태욱은 물었다.“지금 교단의 종교재단 이사들은 몇 명입니까?”6/17 쪽“20명입니다.”“그들이 실질적으로 교단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인가요?”최태욱의 물음에 다소 이상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양옥순은 순순히 대답해 주었다.“세자님, 그렇지는 않습니다. 일부는 천인교에 대한 공헌도나 기여도가 상당히 낮은 사람도 끼어 있습니다. 대부분 젊은 이사들이 그렇습니다.”최태욱은 양옥순의 대답에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그렇다면 이렇게 하죠. 100명 정도의 대의원을 먼저 결정하세요. 그리고 그 대의원회의에서 선출된 이사들 20명으로 앞으로 교단을 이끌 사람을 정하도록하세요.”교주를 지목해 달리니 전혀 엉뚱한 이야기라 다소 의문이 들어 양순옥이 즉시 반문했다.“혹시 교주를 투표로 선출하라는 건가요?”7/17 쪽“선출을 하되 투표하는 방식이던 아니면 추대 방식이던 그건 여기 모인 분들이 결정하세요. 가한은 탈상 전까지 최소한 20명의 이사는 선정이 끝나야 됩니다. 그리고 일본에 있다는 교단 사람들도 문제가 없다면 대의원과 이사에 포함시키세요.”“알겠습니다.”이런 지시를 받자 간부들은 모두 한참 자기들끼리 뭔가 대화를 나누고 나서 연천봉에서 내려갔다.다음날 최태욱은 그간 하고 있던 작업을 마무리하고 하산하게 되었다. 동학사로 향해 내려가며 최태욱은 태일호에게 슬며시 물었다.“태 호법은 이사로 포함이 안 되나?”“예, 저야 서열이 한참 아래죠. 안태형 호법님도 이사가 아닙니다.”“그럼, 왕치영 총호범만 포함되는 모양이군.”“예, 왕치영 총호법도 이번에 이사로 포함됐습니다.”8/17 쪽최태욱은 자신의 측근이라고 보는 안태형이 의외로 교단의 이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생각에 잠겼다. 그가 서열이 낮다는 것은 표면적인 위장이 아닐까 생각했다. 조직의 중요한 정보는 모두 그의 손으로 모아지기고 있으니 실질적인 위상은 전혀 다르다.‘아마 교주 직계 부하는 외부로 드러나는 이사를 시키지 않은 모양이군.’오랜 관행은 그만큼 타당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했을 것으로 이해했다. 그리고 정보를 가진 사람이 이사까지 한다는 것은 사실 교주의 권한이 상당히 그에게 쏠리니 그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일 수도 있었다.천인교도 어찌 보면 방대한 조직이고 내부적으로는 많은 권력을 지나고 있는 기구다. 그래서 최태욱은 나름 깊이 생각하고 있었다. 자신은 한발 빠진 상태로 기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뭔가 확실한 모델을 찾아 새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그렇게 생각하자 좋은 모델이 떠오르게 되었다.‘그런 방식이 제일 적당하겠어.’앞으로 천인교의 조직을 구상하며 천천히 내려오다 보니 어느새 동학사에 도착했다. 9/17 쪽주차장에 도착하자 그곳에서 안태형이 박연화를 만나고 있었다. 서로 친하게 지내는지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뭔가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은 최태욱을 보자 박연화는 이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안녕 하세요.”안태형은 그저 고개만 숙이고 박연화는 인사말을 건네고 있었다. 인사를 마친 박연화는 빠르게 옆으로 다가와 속삭이듯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세자님, 제가 교주님의 개인 비자금을 관리해요. 그러니 꼭 제 집을 찾아오세요.”“기회가 생기면 가죠.”“꼭 오셔야 해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이런 말을 건넨 박연화는 고급 승용차에 올라 빠르게 사라지고 있었다. 그녀가 사라지자 최태욱은 안태형을 보며 슬며시 물었다.“안 호법, 혹시 저 누님과 돈거래가 있어요?”10/17 쪽“예, 저는 저분이 주는 자금으로 움직입니다.”“그렇군요.”안태형이 그녀로부터 자금을 받아 활동한다면 죽은 박동훈 교주의 개인 비자금이 그녀에게 있다는 것은 확실했다.‘왜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안했지?’개인 비자금에 대해 자신에게 말하지 않은 이유는 잘 알 수 없었다.  죽은 박동훈은 이런 개인비자금이 있어 자신과 박연화가 인연이 깊다고 말한 것 같다고 생각됐다. 아무튼 그거야 나중에 만나면 알 일이라고 판단했다. 최태욱은 태일호 일행과 같이 서둘러 대전으로 향하게 되었다.한편 최태욱이 연천봉으로 가있는 동안 한희정은 자주 하숙집으로 찾아왔다.그녀가 하숙집을 자주 찾아오는 이유야 당연히 최태욱을 만나기 위해서다. 전에는 자취방으로 수시로 찾아오다 갑자기 나타나지 않자 매우 궁금했다.퇴근해서 자취방에 들려 바로 하숙집으로 왔으니 만나지를 못해 마루에 걸터앉아 있었다.11/17 쪽‘도대체 말도 없이 사라지고 아직 나타나지도 않고, 또 내 피를 말리네.’춘장대에서 일주일간 같이 꿈같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그 이후로 한희정은 전보다 더욱 빠르게 변해버렸다. 전에는 사랑이 우선이었다. 이제는 시도 때도 없이 최태욱의 넓은 품속이 마냥 그리웠다. 어느새 남자 자체를 그리워하는 욕정으로 가득한 여자로 변했다.마당에서 방에 들어가 보니 안에는 진한 먹물 냄새만 가득했다. 사방에는 온통 각종 서예 작품으로 가득했다. 한희정은 밤이 깊도록 기다리다 자취방으로 돌아갔다.다음날 마침 일요일이라 혹시 하고 하숙집으로 오자 의외로 최태욱이 돌아와 있었다.“어머, 왔네요. 그동안 어디에?”“산에서 무술 수련을 하느라고.”최태욱은 한 번도 면도를 안 한 상태로 있었는지 턱에 검게 수염이 가득했다. 작은 탁자를 놓고 한지에 글씨를 쓰고 있었다.“앉아 있어요. 이제 거의 끝나가니.”12/17 쪽한동안 만나지 못한 사이인데 눈길 한번 주고 다시 글씨를 쓰는 일에 집중했다. 자기는 전혀 알아보지도 못하는 초서체로 쓰고 있었다. 너무 진지하게 붓글씨를 쓰니 감히 옆에서 말을 걸기도 버거울 정도다.‘뭘 저렇게 열심히 쓰지.’한참 그렇게 붓글씨를 쓰고 나서 최태욱은 다 쓰게 된 한지를 모아 책으로 만들었다. 한쪽에는 그림이 그려진 책이었다.3권의 두툼한 책을 만들고 그제야 최태욱은 한희정을 보며 말했다.“나, 또 어디를 가봐야 할 일이 있으니 자취방으로 가서 기다려요.”“예?”“아마 며칠 더 걸릴 것이니 그리 아시오.”오랜 만에 다시 만났으나 또 어디를 간다는 말에 한희정은 실망한 표정으로 말했다.“저도 같이 가면 안 되나요?”13/17 쪽“안될 것은 없으나, 그렇다고 굳이 당신을 데리고 갈 필요는 없는 곳이요.”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럼, 그동안 저 서울 좀 다녀와도 되죠?”“그럼 그렇게 하시오. 전에 그린 그림 가지고 가시오.”최태욱은 작업실에서 자기가 유화로 그린 그림을 보여주었다.한희정이 숲속을 혼자 걸어가는 뒷모습이다. 만수원의 숲에 있는 벤치에서 화사하게 웃으며 솜사탕을 먹는 모습이 그려진 그림도 보였다. 얼굴만 크게 그린 그림도 있고 10여점이나 되는 달력 크기의 유화가 있었다.여러 작품을 보자 한희정은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어머나, 이것을 언제 다 그렸어요?”“시간 나면 틈틈이 그린 거요. 어디 출품할 정도나 판매할 정도는 안 되고, 당신의 모습이니 소장할 만한 그림일 거요.”“고마워요.”14/17 쪽너무 기쁘기도 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최태욱의 품에 안기려고 하자 약간 몸을 비키며 조용하게 말했다.“나, 지금 상중이요.”“예? 그게 무슨 강경 부모님이?”한희정은 화들짝 놀라 응수했다. 그러자 최태욱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답했다.“아니요. 내 스승님이 얼마 전에 돌아가셨소.”“그럼 저도 가봐야 하잖아요.”“아니오.”사랑하는 남자의 스승이 사망을 했는데 당연히 가야 된다고 생각하는 한희정으로는 정말 서운한 말이다. 너무 서운한 생각이 들어 한희정은 금방 울음이라도 터트릴 기색이다. 최태욱은 한숨을 쉬고 나서 조용하게 말했다.15/17 쪽“굳이 내 일에 당신을 끼게 싶지 않아서요.”  “그게 무슨 소리에요.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당신의 스승이면 저도 스승님이니 제가 당연히 가야죠.”“당신이 말하는 그런 스승이 아닌 분이오. 그분은 다른 세계서 사시던 분이요.”“다른 세계라뇨?”이건 또 무슨 귀신 밥풀 뜯어먹는 소리란 말인가?간단하게 스승이 전과범으로 사이비 교주하다가 죽은 사람이라 조금 껄끄럽다고 말하면 그만인 것을 참으로 어렵게 했다. 한희정은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를 못하는 표정을 지었다.‘도대체 돌아가신 스승이라는 사람이 누구라는 거야? 딴 세계 사람이라니? 외계인이라는 소리도 아니고.’최태욱은 점차 동화되어서인지 아니면 본래 그런 사람인지는 모르나 말하는 것이나 행동이 죽은 박동훈 교주를 점점 닮아 가고 있었다.16/17 쪽“탈상이라 나 혼자 다녀오면 되요.”“알았어요. 그럼 다녀오면 전화해 주세요.”“그러지.”최태욱은 같이 갈 것이 없다고만 강조하자 결국 한희정은 자취방으로 돌아가게 했다. 그녀가 돌아가자 최태욱은 서책 3권을 가지고 경호원들이 대기한 검은 승용차에 올라 천인교 총단으로 가게 됐다.천인교는 불교와는 달리 49제로 탈상되는 것이 아니다. 21제라고 해 21일 만에 탈상하고 있었다. 최태욱은 오늘 탈상 행사에 참석하고 그동안 결정하지 못한 천인교의 기구를 약간 개편하거나 신설할 생각이다.17/17 쪽에 탈상하고 있었다. 최태욱은 오늘 탈상 행사에 참석하고 그동안 결정하지 못한 천인교의 기구를 약간 개편하거나 신설할 생각이다.17/17 쪽에 탈상하고 있었다. 최태욱은 오늘 탈상 행사에 참석하고 그동안 결정하지 못한 천인교의 기구를 약간 개편하거나 신설할 생각이다.에 탈상하고 있었다. 최태욱은 오늘 탈상 행사에 참석하고 그동안 결정하지 못한 천인교의 기구를 약간 개편하거나 신설할 생각이다.에 탈상하고 있었다. 최태욱은 오늘 탈상 행사에 참석하고 그동안 결정하지 못한 천인교의 기구를 약간 개편하거나 신설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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