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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37화 (37/657)

< --  [독립된 생활과 설득]  -- >○○대학교는 사립학교로 규모면에서는 상당한 크고 학과와 학생 수가 아주 많았다.시간강사인 한희정은 이제 강사 생활을 시작한지 2년차가 되는 터라 자기의 진로를 걱정할 때다.이 학교에서 전임강사 발령받을 기회를 노리던가 아니면 서울의 친척이 교수로 있는 모교로 가서 강사 생활을 새로 시작해야 하나 갈등했다.이제 학생들을 어찌 지도해야 하는지도 잘 안다. 생각보다 이 학교도 여러 가지 전통이 있어 모교인 대학교보다 교수되는 것이 쉽지 않은 곳이다.이 무렵. 그녀는 전혀 새로운 제안이 들어와 계속 이곳에서 근무하게 됐다. 대학병원의 원무과 차석 자리로 그녀를 채용해 준다는 통보다. 대전을 떠날 생각이 없었던 한희정은 대학병원의 김일선 원장의 이런 제안을 즉각 받아들였다.“감사합니다.”“강사도 같이 하니 조금 힘들 거야. 대신 강의 시간은 조금 줄이지.”“알겠어요.”차장은 원무과장 아래 직급이다. 하는 업무는 임원 환자와 의사 간호사의 식사회1/17 쪽등록일 : 12.09.14 00:07조회 : 2815/2822추천 : 28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1915

를 담당하는 주방과 병원 청소 그리고 경비를 분야의 책임자다. 그녀가 그런 자리에 채용 제의가 된 이유는 불어와 영어에 대해 상당한 실력이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모교에서 경상대 학장인 민영우 교수가 대학병원의 김일선 병원장과 밀실거래로 이루어진 인사다. 민영우 교수와 김일선 교수는 대학 동기로 미국 콜롬비아대학교 경영학과와 의대를 다니면서 줄 곳 같은 집에서 살면서 공부한 친구다. 서로 친인척을 교차 방식으로 봐준 것이다. “뒤를 봐주는 사람이 막강한가봐.”“그러게.” 이런 인사발령이 벌어지자 학교 내 교수들 사이에서도 그녀를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달라졌다. 그래서 강사 2년차인 그녀는 강사 3년차 경력이 되면 무조건 전임강사로 임용되어 교수 반열에 오른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같은 강사들도 부러운 시선을 보내며 한희정을 교수나 차장이라고 부르고 있었다.자기 책상에서 의대 과장이 번역을 부탁한 영문 서적이 있었다. 논문을 번역하던 한희정에게 간호학과 여학생이 찾아와서 말을 걸었다.“교수님, 혹시 아세요?”2/17 쪽“뭘?”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고 보니 전에 화방한다는 양애정이다.성적도 좋고 그 일이 계기가 되어 입도 틀어막을 겸 잘 대해주고 조금은 후한 점수도 주는 그런 사이다.“교수님, 전에 그분 우리 학교에 다니는지 아세요.”“그분이라니?”“화방에 같이 왔던 남자요.”“뭐라고? 우리 학교를 다녀?”한희정은 최태욱과 조금 사이가 소원해져 있었다. 도대체 어디 대학교에 어느 과를 편입학해 다니는 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한의정이 너무 놀란 표정을 짓자 때는 이때다 하고 양애정이 얼른 추가로 말을 던졌다.“나이 차이를 극복 못하신 모양이군요. 잘나가시는 교수님이 시골 지방대학교에 겨우 다니는 대학생을 좋아 할리 없죠. 같은 학교에 다니는 또래 여학생이3/17 쪽나 어울리죠.”큰 의미가 담긴 말은 아니지만 정곡을 찌르고 있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바로 뒤 돌아 나가고 있었다.잠시 얼이 빠져 있던 한희정은 급히 따라가 양애정의 팔을 확 잡아채며 급하게 물었다.“어느 과야?”“어마, 교수님은 아직도 미련이 있으신가 봐.”한희정은 신경질 적으로 다그쳤다.“어느 과냐니까?”“이미 늦은 것 같아요. 여자가 매일 팔짱 끼고 다니던데요.”양애정은 참으로 얄밉게도 열 받아 꼭지 돌게 생긴 소리만 골라서 토해내고 있었다.“교수님, 교수님은 이제 끝났어요.”4/17 쪽“끝나다니?” “교수님, 온 정신을 집중해 전력투구해도 틈만 보이면 쓸 만한 남자는 다른 여자들이 금방 채가는 법인데. 제가 알기로는 아마 교수님은 출세로 정신이 없어 누가 자기 애인을 채가는 지 도망치는 줄도 모르나 보군요.”“그건 네가 상관할 일은 아니고 빨리 과나 말해봐.” 양애정은 묘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입을 열었다.“학점 잘 주신 보답으로 제가 알려는 드리죠. 과는 중어중문과! 새로 사귀는 여자는 교수님과 나이가 또래인 강경 여자로 미술과로 편입한 여학생이에요. 데이트 장소는 주로 미술과 강의실 옆 분수대 옆이고요.” 이렇게 말하고 양애정은 서둘러 다른 여학생들이 기다리는 곳으로 달려가고 있었다. 한희정은 오전 강의를 마치고 오후에는 강의도 없었다. 그러나 병원의 원무과로 가서 업무를 해야 하는 터라 마음이 급했다. 한희정은 최태욱이 여학생과 함께 있다는 미술과 쪽으로 급하게 가고 있었다.간호학과와 미술과는 강의실이 상당히 떨어진 곳에 있었다. 학교의 많은 건물 중에서 끝에서 끝에 위치하고 있었다. 여학생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할 생각으5/17 쪽로 한희정은 발걸음을 빨리했다.‘어휴! 왜 이렇게 먼 거야?’ 그러나 높은 하이힐을 신고 빨리 뛰어 갈수도 없었다. 자전거 타고 빠르게 지나가는 남학생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작은 정원에 있는 분수대는 잘 조성되어 있었다. 각종 조각품도 서있고 주변에 작은 동산이 옆에 있어 상당히 경치가 멋진 곳이다. 이곳은 학교 내에서 데이트하는 학생들도 많고 미술과 학생들이 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최태욱은 이미영을 여기서 우연히 만났다. 이곳에서 입학식 다음날 만난 이후로 매일 점심을 같이 먹고 때로는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주된 대화는 자기가 가지 못하는 강경 집에 대한 근황이나 혹은 그림에 대한 이야기다. 또한 이미영은 별 부담 없이 고향의 동생이라 만나면 팔짱을 끼고 있었다. 마침 오전에 수채화 실습 시간이라 이곳에서 수채화를 그린 이미영은 최태욱이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누나!”자기를 크게 부르자 이미영은 환하게 웃으며 반겼다.“왔어! 내 그림 좀 봐줘. 전보다 약간 늘기는 했지만 영 아니다 싶어.”6/17 쪽그러자 최태욱이 이젤에 놓인 화판 위에 그려진 그림을 보며 자기 느낌을 말했다.“누나 성품이 유순해서 그런지 너무 민민한 그림이네요. 다음에 그릴 때는 조금 검정색을 많이 써서 강하게 명암을 넣어 그려 보세요. 그러면 지금 보다 훨씬 나아 보일 겁니다.”“그러냐? 난 그림을 그려도 그게 잘 안 돼.”전에도 느꼈지만 이미영은 유달리 검정색을 싫어했다. 최태욱은 그게 조금 궁금해서 물었다.  “검정색을 왜 싫어해요?”“난 어두운 게 너무 싫어. 그래서 밤에는 무서워서 밖에도 잘 나가지 못해.”“이상하네. 누나는 조금 문제가 있을 정도로 검정색을 싫어하네요.”두 사람이 이런 대화를 나누고 나서 주섬주섬 화구를 챙겼다. 팔짱을 끼고 다정스럽게 학교 구내식당으로 가게 됐다.7/17 쪽구내식당으로 오자 같은 테이블에 앉아 밥을 먹으며 전문대학 시절의 학생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너를 따라 다니던 임숙영 소식은 아직 모르지?”“예!”“그 애는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편입해서 올라갔다고 하는데 1년만 다니고 프랑스로 유학 간다고 하더라.”“아! 그래요.”“네가 잡지 그랬어? 예쁘고 집안도 좋고 그런 애인데.”“다 지난 일인걸요.”이렇게 대답하는 최태욱은 순간 한희정의 모습도 잠깐 떠오르다 사라지고 오래 전에 멀리 떠나버린 그 여자 생각이 거의 동시에 떠올랐다. 한희정과 조금 소원해 지자 또다시 그녀의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 차버렸다.8/17 쪽‘보고 싶네.’그 여자는 최태욱에게 여전히 아린 상처로 남는 첫사랑이다. 미술과 학생들과 유달리 친했던 최태욱은 이미영이 그들의 소식을 알려주고 있었다. 또는 매주 강경을 가는 이미영이라 고향 소식도 알려주는 전달자가 되니 자주 만나 이런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한편 한희정은 제자로부터 정보를 듣고 급하게 분수대로 오게 됐다. 분수대 근처에서 다정스런 두 사람의 행동을 멀리서 지켜보던 한희정은 미치고 팔딱 뛰는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어머머!’ 최태욱과 같이 있는 여자는 화사한 꽃무늬의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촉촉하게 젖어 있는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고 보통 다정스럽게 구는 것이 아니었다. 예쁘장한 불여우 같은 여자는 빈 밥그릇을 가져다주면서도 최태욱의 팔짱을 끼고 있었다.‘저 늙은 불여우가!’이제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해 가슴을 들뜨게 하는 계절이다. 자기자리를 넘보9/17 쪽는 여자의 모습에 한희정은 눈에서 불이 났다.‘이것들이?’눈에서 불꽃이 일어나며 손톱은 저절로 날카롭게 날을 세워지고 있었다.“호! 호! 호!”여우같은 여자는 최태욱의 팔에 매달려 크게 웃고 있었다. 많이 배우고 안배우고를 떠나 이런 판국에 교양 따질 정황은 아니다. 순간 꼭지가 돌아버린 한희정은 식식거리는 콧김을 품으며 급하게 두 사람에게 달려가고 있었다.구내식당에 식사를 끝낸 최태욱은 이미영과 같이 나오다가 화가 잔뜩 난 한희정이 자기 쪽으로 달려오는 것을 보았다.“어!” 최태욱이 그녀를 보고 놀라서 막 뭐라고 말하려는 잘라!삐끗.10/17 쪽달려오던 한희정은 그 자리서 털썩 주저앉아 버렸다. 보도블록 사이로 뾰족한 하이힐 굽이 끼자 발이 꼬여 버렸다.“어마! 악!”발목에 심한 통증이 오자 크게 비명을 질렀다. 놀란 최태욱은 얼른 한희정에게 달려가 안아들며 발목을 만지고 살폈다.“아잉! 아파요!”고통스런 표정으로 얼굴을 찡그리며 한희정은 앙증맞은 주먹으로 최태욱의 가슴을 툭툭 쳤다.“아프니까 만지지 마~앙.”아파서 그런지 애교를 부리느라 그런지는 모르나 한희정의 간드러진 목소리는 남들이 들으면 누구라도 이상하게 들리는 코맹맹 소리를 토해내고 있었다.그녀의 그런 투정에는 관심 없이 최태욱은 계속해 염려스런 표정을 지으면서 발목을 어루만지고 있었다.“아야! 아파요!”11/17 쪽“안되겠어. 뼈가 부러졌나 봐야겠어.” 이렇게 말하고 최태욱은 한희정을 얼른 등에 업었다. 간호학과에 있는 치료실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다다다다!점심시간이라 학생들은 다들 정원에서 잔디 위에서 앉아 있거나 혹은 벤치에 앉아 있었다. 교내에서 제일 미인이라는 젊은 강사를 남학생이 등에 업고 빠르게 뛰고 있었다.“뭐야?” 학생들은 무슨 일인가 하고 모두들 처다 보고 있었다. 눈들이 휘둥그레져 바라보았다. 한희정은 너무 창피해 슬며시 고개를 떨어뜨리며 눈을 감고 기절한 척 쇼하는 수밖에 없었다.한희정은 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이게 무슨 개망신이야. 어휴! 창피해!’12/17 쪽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최태욱의 등에 업혀가니 기분은 아리 삼삼했다. 때는 이때다 하고 넓은 등에 얼굴을 푹 파묻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좋아하는 남자에게 업혀 보는 기분은 정말 황홀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빠르게 달리니 등에 부푼 가슴이 밀착되며 짓눌려지는 느낌이 오자 기분이 너무 좋았다. 몸이 하늘로 붕붕 뜨는 기분이 들었다. 순간 춘향전에서 왜 이몽룡이 성춘향을 업고 ‘어화둥둥’하며 노는지 이제야 실감이 났다. 한희정은 양팔을 크게 벌리고 환호성이라도 치고 싶은 기분이다.그러나 그럴 상황은 아니니 대신 떨어질까 두려운 듯이 목을 바싹 당겨 더욱 등에 밀착했다.‘아아! 너무 좋다.’이대로 멀리멀리 달렸으면 좋을 것 같았다.점심시간에 보기 힘든 진귀한 구경거리를 보게 된 남녀학생들은 다들 호기심으로 모두들 고개를 돌려 구경하고 있었다. 남학생들은 침을 질질 흘리며 부러워하고 있었다.최태욱은 결국 한희정을 업고 교정 끝에서 끝까지 달리는 긴 거리를 빠르게 질주했다.    간호학과 강의실 옆에 있는 응급치료실로 급하게 달려갔다. 한희정을 업고 남학생이 달려 들어오자 간호사가 놀란 표정으로 급히 물었다.회13/17 쪽“무슨 일이야. 학생?”“다리를 다쳤습니다.”간호사가 급하게 손으로 침대를 지목하며 외쳤다.“저쪽 침대로 눕혀요.”최태욱이 업고 있던 한희정을 침대에 눕혔다. 그제야 깨어난 것처럼 한희정은 슬며시 눈을 뜨고 있었다. 그러자 간호사는 다급하게 물었다.“한 교수님, 어디가 아프세요?”“다리가 접질렸는지······.”간호사는 의사를 불러온다고 밖으로 나가고 이제 둘만 남자 최태욱은 다시 한희정의 아픈 발목을 슬슬 어루만지고 있었다.별 이상은 없고 가볍게 접질린 정도라는 것을 알고 최태욱은 다리를 살짝 잡아 빼고 다시 맞추었다.14/17 쪽“아야야!”조금 찌릿 하는 통증을 느낀 이후로는 별다른 통증이 느껴지지 않았다.“어마! 안 아프네.”그러자 최태욱은 부드럽지만 다부진 목소리로 나무랐다.“그러니까 뭐 하러 높은 구두는 신고 다녀. 뭐가 급해서 달리고·······”“다 태욱씨 때문이지 뭐. 딴 여자와 연애하니 내가 이러죠.”“그게 무슨 소리야?”“아까 그 여자랑 연애하잖아요.”최태욱은 그제야 조금 전에 한희정이 화가 나서 식식거리는 표정으로 달려오던 표정이 생각나자 피식 웃고 말았다.“풋!”15/17 쪽“왜 웃어요. 전 지금 심각한데요.”“그건 오해야. 그 여자는 고향의 옆집 누나야.”“나랑 나이도 같아 보이던데요.”최태욱이 뭐라고 대답하려다가 중단하고 말았다. 치료실로 간호사와 의사가 들어오고 자기들 뒤를 따라 치료실로 오게 된 이미영을 보았기 때문이다.의사가 다가오자 최태욱은 슬며시 치료실에서 나가고 있었다. 계속해 옆에 있어줄 줄 알았다가 여자가 들어오자 같이 나가니 한희정은 또다시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달리 뭐라고 이 자리서 말할 처지도 아니라 골난 표정으로 바라만 보고 있었다.그런 한희정의 태도를 모른 채 복도로 나온 최태욱은 이미영에게 말했다.“별로 안 다쳤으니 괜찮아요.”“그럼, 다행이네.”이미영은 다시 최태욱의 팔을 잡고 호들갑을 떨었다.16/17 쪽“어머! 이마에 땀 좀 봐. 목마르지? 가서 음료수 사먹자.”“사주려고요?”“그럼, 당연히 내가 사줘야지.”치료실을 떠난 두 사람은 복도를 통해 사라지고 있었다.한희정은 의사가 다리를 만지자 조금 고통스런 표정을 보였다. 약을 바르고 나자 다 나은 것 같다고 말하고 치료실에서 나오게 됐다.멀리 매점 앞에는 여전히 두 남녀는 음료수를 마시면서 팔짱을 끼고 있었다.‘아휴! 매미도 아니고, 찰거머리처럼 붙어······.’속으로 이런 생각을 하지만 또다시 가서 뭐라고 할 용기가 나질 않았다. 속이야 바싹바싹 타들어가지만 지금은 이런 정도로 넘어가자고 생각했다. 나중에 하숙집으로 가서 만나 따질 요량으로 한희정은 교수실에 들려 바로 대학 병원으로 가게 됐다.17/17 쪽나중에 하숙집으로 가서 만나 따질 요량으로 한희정은 교수실에 들려 바로 대학 병원으로 가게 됐다.17/17 쪽나중에 하숙집으로 가서 만나 따질 요량으로 한희정은 교수실에 들려 바로 대학 병원으로 가게 됐다.나중에 하숙집으로 가서 만나 따질 요량으로 한희정은 교수실에 들려 바로 대학 병원으로 가게 됐다.나중에 하숙집으로 가서 만나 따질 요량으로 한희정은 교수실에 들려 바로 대학 병원으로 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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