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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26화 (26/657)
  • < --  [사랑은 이슬처럼]  -- >아침 일찍 일어난 최태욱은 새벽이슬을 맞으며 하숙집을 나섰다. 새벽이라 매우 한산한 거리를 걸어 신흥 국민학교 앞에 있는 해장국 집으로 가게 됐다. 아침을 학교 앞 식당에 먹기로 약속하였기 때문이다. 신흥 해장국 집에는 이미 많은 대동조기회 회원들이 모여 식사하고 있었다. 그가 약속시간에 이곳에 도착하자 매우 반가운 표정으로 민병호 회장이 다정하게 말했다. “조금 늦었네. 어서 식사부터 하게.”“네.”다른 회원들도 다들 조금 늦게 된 최태욱이 혹시 안 올까 해 걱정했던 표정들이다가 안도하고 있었다.해장국을 먹고 나서 운동장에 들어갔다.운동장에는 마치 운동회라도 하듯이 행사용 천막을 치고 그 옆에는 서로 같이 부담해 차린 간이식당도 있었다. 본부석에는 인근에서 모인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아주 간단하게 회장들의 인사말이 있었고 일반 팀부터 경기는 시작됐다. 회1/17 쪽

    삐이익!긴 호루라기 소리와 동시에 나이를 먹은 일반 팀 선수들이 서로 이리 저리 몰리면서 경기를 했다. 별로 특이할 것이 없는 전형적인 펑 차기 축구다.펑! 우르르, 우왕좌왕.선수들이 이리 저리 축구공을 따라서 우르르 몰리고 있었다. 최태욱은 일반 팀에서 골키퍼를 하고 있었다. 전후반을 각기 20분씩 하는 경기라 몸을 푼다는 기분으로 하는 경기다.본래는 모든 게임에 출전한다고 구상했으나 내기 금액이 너무 커지자 작전을 바꾸게 됐다. 나중을 위해 다른 게임에서 골키퍼로 출전하기로 했다.전반전에는 상대편이나 이쪽 팀이나 모두 골문 안으로 들어가는 슈팅이 하나도 안 나오는 정도로 부진한 게임으로 진행됐다.후반전 역시 거의 비슷한 경기를 하다가 결국 대동 조기회의 일반 팀에서 한골을 어렵게 밀어 넣어 1대0으로 승리했다. 일반 팀도 큰 금액은 아니나 선수들이 모두 식사 한 끼를 할 정도의 내기를 걸고 하는 게임이었다. 경기가 끝나자 신이난 대동조기회의 일반 팀 선수들은 크게 환호하며 좋아했다. 전에는 항상 지던 게임을 승리하자 기쁘기도 하고 또한 내기까지 걸린 경2/17 쪽기에서 승리해서 기쁨은 더 한 것이다.“이겼다.”다음 경기는 장년 팀 경기라 그런지 조금 긴장감이 덜 드는 경기로 진행되었다. 결국 전후반 25분씩 뛰는 경기는 서로 2대 2로 비기게 됐다.장년 팀 경기에는 최태욱이 선수로 뛰지 않았다.다음 경기는 청년 경기로 최태욱은 이번에도 골키퍼로 나오고 있었다. 드디어 또 다른 풀게임이 가능한 선수인 오덕재가 출전했다.오덕재는 최태욱 말고 민병호 회장이 히든카드로 숨겼던 축구선수 출신으로 본시 골키퍼를 고등학교 2학년까지 했었다. 역시 부상으로 선수생활은 그만 두었으나 축구실력은 만만치 않았다.현재 대동택시회사에서 회사택시의 보조 기사로 근무하고 있었다. 오덕재는 본래 포지션이 골키퍼이나 이번에는 공격수로 나와 큰 키를 이용해 주로 헤딩으로 상대방을 위협하고 있었다.오덕재나 최태욱 모두 키가 180센티미터 정도로 오덕재가 조금 더 컸다. 두 사람 모두 상당히 큰 키로 남들과 완전히 체구에서 달랐다. 게임은 양쪽이 모두 팽팽하게 진행되다가 후반전 거의 끝날 무렵. 코너킥을 대동 팀에서 얻게 되자 최태욱이 골대를 벗어나서 코너킥을 차게 됐다.“알았지. 수비수가 네 쪽으로 몰리면 다시 나에게 넘겨.”3/17 쪽“예!”사실 다른 선수들의 킥이야 골문 앞까지 겨우 나가지만 선수출신인 최태욱의 후리 킥은 완전히 반대편에 넘길 정도다. 그런 롱 킥을 이용하기로 작전을 짠 것이다.펑! 우르르.힘차게 찬 공이 골 에어리어를 지나서 반대편에 있는 오덕재 앞에 떨어지고 다시 우르르 오덕재 앞으로 상대방의 수비수들이 몰려갈 때 오덕재도 다시 반대편으로 힘 것 찼다.펑! 우르르.쉽게 보면 그냥 펑 펑 차기 대회 하는 것 같은 축구 경기다. 아무튼 두 번이나 좌우로 날아다니는 축구공으로 인해 상태편의 수비 진영에 허점이 보였다.그러자 최태욱이 가볍게 한사람을 제치고 나서 세게 차지도 않으면서 상대편의 골의 구석으로 쉽게 차 넣었다.삑!“와! 들어갔다.”4/17 쪽드디어 1대0으로 앞서게 된 대동 선수단으로는 다들 환호하며 좋아했다. 짧은 시간을 하는 단축 게임이라 하프라인에서 경기는 속개되어 조금 왔다갔다 서로 몇 번 하는가 싶더니 경기는 끝나게 됐다.“와! 와! 이겼다.”자기 기량을 모조리 발휘하지 않은 최태욱은 너무 싱거운 게임이다. 다른 사람으로는 아주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게임이다.선수들 중에 두 게임을 뛴 사람도 있기 때문에 20분간 휴식에 들어가게 됐다.운동장 주변에 계단식으로 만든 스탠드에서 편안한 자세로 쉬고 있었다. 의외로 한희정이 찾아와 옆으로 다가오며 놀란 표정으로 말했다.“공을 아주 잘 차네.”“왔어요?”연두색의 추리닝을 입고 서있는 한희정의 옆에는 오영자도 파란 추리닝을 입고 서있었다. 아마 새벽이고 지리를 잘 모르니 한희정이 오영자를 앞세운 것 같았다. 5/17 쪽등록일 : 12.09.10 01:26조회 : 3175/3186추천 : 28평점 :선호작품 : 1915(비허용)오영자의 양손에는 커다란 검정 봉지가 들려있었다. 검은 봉지를 최태욱에 내밀며 말했다.“오빠. 이거 음료수. 언니가 오다가 샀어요.”“그래? 고마워.”커다란 검정 봉지 2개에는 20여 병의 콜라와 사이다가 가득 들어 있었다.최태욱은 검정 봉지를 선수들이 둘러 앉아 있는 곳에 가져다주었다. 그러자 민병호 회장이 여자들을 보더니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최 코치, 보기 좋은데. 여자가 둘이나 와서 응원하고.”“형님은·······.”민병호는 빙그레 웃으며 운동장으로 들어오는 정문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우리 마누라들은 왜 응원을 안 오는 거야.”분명히 민병호 회장의 부인이나 조기회 회원들 부인들도 이미 와서 본부석에 앉아 구경하는 상황이다. 의외의 말이라 약간 이상해 쳐다보자 민병호가 빙그6/17 쪽레 웃으며 설명했다.“최 코치가 너무 순진해서 내말 잘 모르는군. 응원하러 오지로 한 다방 아가씨를 말하는 거야.”“아하!”그 말이 끝나자마자 다방 아가씨들 10여명이 대동택시를 타고 우르르 내렸다. 다들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일부는 커다란 보온병과 종이컵을 들고 있었다.“이제 왔군. 최 코치! 제일 예쁜 놈은 오늘 네 것이니, 잘 골라.”“예?”민병호가 호기롭게 말했다. “아따! 최 코치는 또 이런다. 마지막 게임 이기면 오늘 아가씨 데리고 외박하는 비용 내가 다 대줄거니. 하나 점찍어두고 있다가 오입한번 신나게 하라는 거야.”“형님은 틈만 나면 그 소립니까?”7/17 쪽“아무튼 이기라고.”“형님, 도대체 내기를 얼마나 크게 건겁니까?”그러자 민병호가 살짝 최태욱을 조금 떨어진 곳에 끌고 가더니 귀에 대고 속삭이듯이 급하게 말했다.“동생, 내기는 신형 포니 한 대야.”“예? 진짜요?”“놀라긴. 택시 회사 사장과도 내기를 걸었다고.”이건 내기 치고는 큰 내기가 걸린 축구 경기다.최태욱은 어찌 생각하면 민변호가 너무 한심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투치기를 좋아하는 것으로 보아 내기라면 사족을 못 쓰는 사람 같아 보였다. 아무튼 너무 큰 내기까지 걸린 경기라 꼭 이기기는 해야 되게 생겼다. 상대편도 각오가 대단하다는 것을 아니 긴장이 안 될 수 없었다.최태욱은 두 여자가 있는 스탠드로 와서 앉았다. 두 여자가 그의 양 옆으로 나8/17 쪽란히 앉으며 오영자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오빠!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거야?”“아. 그냥 오늘 게임 잘해야 된다는 이야기.”“그걸 무슨 비밀이라고 귀에 대고 남자들이 말해?”“작전 이야기야.”이렇게 변명하고 나서 긴장감도 풀 겸 스탠드 턱에 의지해 몸 풀기를 시작했다. 그러자 오영자는 계속해서 경기에 대해 물었다.“오빠, 이번에도 골키퍼 하는 거야?”“아니, 나는 본래 포지션이 공격수야.”“그런대 왜 골키퍼를 해”“그러니까 작전이지.”9/17 쪽“어머! 그건 그러네요.”경기 직전에 모든 선수들이 모이자 최태욱은 작전을 지시했다.“아무튼 이겨야 하니 이렇게 하자고······· 전반전에는 오재덕도 공격수로 나오라고”“예?”“오재덕은 키가 크니 중앙에서 무조건 짱 박혀 있다가 내가 센터링 날리면 무조건 헤딩으로 골을 넣어 보라고. 아니면 패스를 해주던지 하고.”“예!” 키가 큰 선수인 국자대표의 김재한이 헤딩으로 중앙에서 골을 잘 넣어 이런 작전은 다들 알고 있었다. 그러니 자세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하고 있었다.  “내가 잡으면 무조건 롱 킥이던 뭐든 네 머리 쪽으로 날려 보낸다.” “알았어요.”10/17 쪽본래 골키퍼로 내정된 오재덕까지 공격수로 포진해 공격하기로 했다. 만약 골을 넣으면 후반에는 오재덕이 골키퍼로 들어오고 최태욱은 미드필더로 내려오는 수비 작전을 펼치기로 약속했다.  게임이 시작되자 일단 뒤로든 사이드이던 무조건 대동 택시 팀은 최태욱으로 공이 보내지고 있었다. 그러면 최태욱은 전방에 박혀있는 오재덕을 겨냥해 무조건 센터링을 날렸다.펑!선수출신이라 양쪽 발 어느 쪽으로 차던 정학하게 골문 쪽으로 날아가고 있었다.최태욱에게 공이 가기만 하면 좌측이고 우측이고 혹은 후방이고 골 에어리어 근처로 센터링되자 상대팀은 당황한 기색이 역역했다.삑!여러 번 공격을 당하던 상대방이 골에서 공이 튀기면서 핸들링 해 페널티를 얻었다. 대동 택시 팀 선수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질렀다.10명의 다방 아가씨들도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고 좋아했다. 오늘 승리를 하면 술판이 벌어지고 자기들도 두둑하게 팁을 받기로 약속해 응원을 열심히 하고 11/17 쪽있었다. “와! 와!”“오빠아! 골 넣으면 오늘 나하고 외박하자.”“캭! 오빠! 나도!”운동장의 터치라인에서 응원하는 다방 아가씨들이 더욱 난리가 났다. 신흥택시 선수들이 공을 잡으면 아가씨들이 듣기 거북한 소리를 지르며 야유를 보내고 있었다.대부분 듣기 거북하게 하는 말들 자주해 은근히 신경 쓰이게 했다.  당연히 공을 제일 잘 차는 최태욱이 인사이드 킥으로 가볍게 코너에 막아 넣어 1대0으로 앞서게 됐다.이어서 당초 작전대로 높이 띄우게 된 공이 오재덕의 머리에 맞고서 골 망에 철컥 걸렸다.삐익! “와! 와! 두 골이다!”회12/17 쪽순간에 2대0으로 스코어가 벌어지자 상대 팀은 당황했다. 더욱 분발해 뛰어보지만 그럴수록 허점만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었다. 그 바람에 가볍게 수비수 2명을 가볍게 제친 최태욱이 역시 인사이드로 골의 구석에 볼을 차 넣어 골인했다.삑!“와! 와! 우리가 이겼다!” 3골이나 앞서니 다들 이겼다고 환호성을 지르고 있었다. 이윽고 조금 시간이 지나 심판의 휘슬 소리와 함께 전반전이 끝나게 되었다.결국 전반전은 대동택시 팀이 이긴 상태인 3대0으로 끝나게 됐다.후반전에는 작전대로 오재덕이 골키퍼로 오고 최태욱은 미드필드로 내려오게 됐다. 그러자 오히려 전반전 보다 상대진영에서 공이 더 오래 노는 것이다. 더구나 골키퍼와 적절하게 백패스도 하며 시간을 끄는 바람에 당황한 상대방은 더욱 허점이 많아지게 됐다. 결국 대동 택시 팀이 후반 박판에 총공격에 나서자 텅 빈 공간으로 오재덕 골키퍼가 멀리 차준 공을 단독 찬스로 몰고 가서 공격수가 한골을 더 넣어 4대 0으로 경기는 끝나게 됐다. 13/17 쪽등록일 : 12.09.10 01:26조회 : 3175/3186추천 : 28선호작품 : 1915(비허용)설마하니 이런 정도로 차이가 날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신흥택시 사장이 이의를 제기했다.신흥택시 사장은 얼굴이 붉어져서 최태욱에게 큰 소리로 말했다.“야, 너 운전면허증 제시해봐.”“아까 보고 또 보나요?”“가라도 있잖아.”결국 최태욱의 운전 면허증을 보고 나서도 트집을 잡았다. 너무 억울한 생각이 들었는지 최태욱에게 택시를 직접 몰아보라는 요구하는 것이다.“운전 해봐!”“예? 여기서 운전을 해요?”“그래.”본래 회사 택시로 운전을 배운 최태욱이 쉽게 운동장을 택시로 돌았다. 더 이상 할 말을 잃은 신흥택시 사장이 허탈한 표정으로 투덜거렸다. 14/17 쪽“에이. 포니 한 대 날렸네.”아무튼 그동안 2년간 자기에게 잘해주고 아주 친하게 지내던 민병호에게 보답은 해주게 된 기분이었다. 이제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어준 사람들에게 갚을 것은 다 갚았다는 기분이 들었다.편한 마음이 되자 최태욱의 얼굴도 환해지고 있었다.최태욱은 두 여자와 같이 운동장에 준비된 국밥으로 조금 이른 점심을 먹었다.한희정이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운전도 해?”“예. 택시 회사서 배워 면허증 땄어요.”운전면허증이 큰 자격증으로 알던 시절이라 한희옥은 매우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러자 최태욱은 무심결에 응수했다.“아무고 다 가지고 있는 운전면허증인데요.”15/17 쪽“뭐? 운전면허증을 아무고 다 가지고 있다니?”최태욱은 무의식 속에서는 이렇게 전생에 살던 시절의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여전히 각성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무의식 세계에서는 이렇게 혼선이 오고 있었다. 지금은 운전면허증이 마치 큰 자격증 정도로 인식하던 때이다.아침 일찍 시작한 경기라 11시도 되지 않아 모든 경기는 끝났다.  최태욱은 식사를 끝내고 나서 민병호에게 슬며시 다가가 말했다.“형님,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더 놀다 가지 않고.”“집에 가서 할 일이 있습니다.”“그렇다면 하는 수 없군. 너 찍고 준다고 하던 애들이 실망하겠다.”“형님도 어지간하네요. 듣기 이상하게.”민병호는 같이 축하하며 술판을 벌일 생각을 하다 최태욱이 가겠다는 말에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다시 권했다.16/17 쪽“그럼, 같이 회식도 안할 생각이냐?”“예, 가야 해요.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잖아요.”17/17 쪽“예, 가야 해요.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잖아요.”17/17 쪽“예, 가야 해요.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잖아요.”“예, 가야 해요.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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