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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25화 (25/657)
  • < --  [사랑은 이슬처럼]  -- >최태욱의 옆에서 팔랑거리는 걸음으로 한희정은 따라가고 있었다. 한희정은 축구만 좋아하는 줄 알았던 최태욱이 테니스도 어느 정도 치는 실력이라 매우 놀라고 있었다. 여러 가지 운동을 잘하는 것 같아 신기해 보였다. 한참을 걷다가 최태욱이 불쑥 입을 열었다.“아까 그 사람 누굽니까?”공연히 신경이 쓰여 묻고 있었다. “오늘 처음 만나 사람인데, 대전에서 회사 다니는 직장인이야.”“아하!”처음 만난 사람이라는 대답에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었다.자신이 왜 이러는지 최태욱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저 이상하게 한희정의 행동 하나하나에 은근히 신경이 집중되고 있었다.어제 처음 만난 이후로 자꾸 신경이 예민해지고 있었다.‘별것도 아닌 놈이 수작부리고.’회1/16 쪽

    등록일 : 12.09.09 11:56조회 : 3445/3455추천 : 38평점 :선호작품 : 1915(비허용)아까 경기하던 청년은 보아하니 한희정의 미모에 호감이 가서 슬며시 접근한 것으로 보였다. 왕초보인 한희정에게 테니스를 알려준다고 옆에서 수작을 걸던 것으로 짐작됐다.‘아침부터 남자와 연애질이나 하고.’이렇게 생각해 그에 대해 한마디 하려다 말았다. 사실 같은 하숙집에서 산다는 이유 말고는 한희정과 아무 관계도 아닌 최태욱이 공연히 남의 연애 사에 끼어들 이유가 전혀 없었다. 공연한 일이라는 생각에 최태욱은 더 이상 그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하숙집으로 돌아와 세면장 옆에 있는 샤워장으로 들어갔다.가볍게 샤워를 하고 추리닝 바지는 입었다. 상체는 완전히 벗고 대충 추리닝을 어께에 두른 상태에서 밖으로 나오게 됐다.이때 세면장에서 머리를 흰 수건으로 터번 모양으로 쓰고 세면하기 위해 칫솔을 입에 물고 서있던 한희정과 정면으로 마주했다.“어마!”마치 남자 웃통 벗은 몸을 처음 보는 모양으로 한희정이 짧고 날카로운 비명을 2/16 쪽질렀다. 더구나 얼굴이 벌게져서 급하게 자기 방으로 들어가고 있었다.‘호들갑은. 사람 처음 보나.’ 최태욱은 그런 그녀가 오히려 이상하다는 듯이 힐끗 쳐다보았다. 자기 방에 들어가 새 유니폼과 추리닝으로 갈아입었다.더럽혀진 유니폼과 스타킹 운동 팬티를 들고 세면장으로 가서 손빨래를 했다.오늘 운동장으로 입고 간 운동복이 대동 조기회 유니폼이라 내일 시합에 나가서 입으려면 빨아야 된다.좌르륵! 철퍽! 철퍽!빨래 비누로 비누칠하고 나서 대충 문질러 빨아 툭툭 털어 널어도 되는 땀만 빼면 되는 손빨래다.한창 빨래를 끝내가고 있은 중에 할머니가 크게 외쳤다.“학생! 빨래 그만하고 식사해.”“예, 다 끝났습니다.”상의와 하의 운동복을 탁탁 털어 빨랫줄에 집게로 집어 널었다. 밥 먹으라는 소리에 최태욱은 얼른 다시 방으로 들어가 하숙비를 가지고 안방으로 들어갔다. 밥값은 주고 밥은 먹어야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다.3/16 쪽안방에 들어와 밥상에 앉으며 최태욱은 하얀 봉투에 들어 있는 하숙비를 할머니 앞으로 드밀며 말했다.“할머니, 여기 하숙비요.”“집에 다녀와서 준다면서?”“아는 형님이 빌려준 겁니다.”할머니는 하숙비를 빌렸다는 소리에 놀란 표정으로 반문했다. “하숙비를 빌렸어?”“예!”복잡하게 설명할 필요성이 없어 짧게 답하고 수저를 들고 밥을 먹기 시작했다. 그런 모습을 보며 할머니가 혀를 차고 있었다.   “쯧! 쯧!”4/16 쪽옆에 있는 오영자도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었다. 하숙비를 남에게 빌려서 낸다는 것이 너무 안됐다는 표정을 지으며 최태욱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아마도 평소에 옷도 허름하게 입어서 그래 보이는 것 같았다. 항상 허름한 잠바에 다 떨어지다시피 한 운동화 그리고 거의 추리닝 바람으로 살고 있으니 집이 무척 가난하다고 판단한 것 같았다. 설상가상으로 그것을 입증이라도 하듯이 한희정이 나서며 조용하게 한마디 던졌다.“동생 집안이 아주 어려운 모양이지?”그 말에 최태욱은 아니라고 답하기도 그래 그대로 인정하는 대답을 했다.“예, 시골이라 아주 어려워요.”별로 심각하게 생각 안하고 하는 응수였다.그러자 옆에 있던 오영자가 밥상에 있는 고기반찬을 최태욱의 밥 위에 올려 주면서 말했다.“난 그런 줄 몰랐네요. 오빠 많이 먹고 힘내세요.”이야기가 아주 요상한 쪽으로 흐르고 있었다.회5/16 쪽등록일 : 12.09.09 11:56조회 : 3445/3455추천 : 38선호작품 : 1915(비허용)밥을 다 먹고 일어나려는 최태욱에게 한희정이 나름 생각해서 조용히 격려하고 있었다.“동생, 지금은 조금 살기가 힘들어도 뭐든 열심히만 하면 나중에는 부자 될 거야, 그러니 공부 열심히 하라고. 졸업 후에 취업하기 어려우면 내가 주선해서 좋은 곳에 넣어 줄 거니까.”어차피 분위기가 자기는 불쌍 모드가 된 처지다. 최태욱은 그녀의 말에 즉시 답했다.“정말요? 감사합니다. 학교 졸업하면 뭐하며 먹고 살까 막막하던 차에 누님이 절 살려주시는군요.”전혀 틀린 대답은 아니었다. 최태욱은 학교졸업은 다가오나 앞으로 사회로 나가 뭐를 하며 살아야 할지 막연한 상태다.아무튼 오늘 일로 인해 최태욱은 하숙비를 받기가 미안할 정도로 가난한 집의 청년으로 변했다.사실 최태욱은 요즈음 들어 무척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본래 용돈도 많이 안주고 있었다. 전에는 어머니가 몰래 넘겨주던 용돈도 이제는 누나 덕분으로 그것도 힘들기 때문이다.더구나 전에는 천인교 신도가 넘겨준 돈의 일부를 쓰기도 해서 그런대로 여유6/16 쪽롭게 지냈다. 이제는 그것마저도 전혀 없으니 별로 여유로운 처지는 아니다.아침밥을 먹고 나자 별로 할 일도 없는 최태욱은 바로 가방을 들고 강경으로 가게 됐다. 남에게 돈을 빌렸으니 빨리 갚아야 된다. 어차피 용돈도 다 떨어진 판국이라 가서 용돈도 타야했다.강경의 집에 도착해 최태욱은 누나인 최태란을 만나 하숙비와 용돈을 받게 됐다.“아껴 써라.”“응!”공연히 토를 달아야 이득이 없다는 것을 잘 아니 여기서도 불쌍 모드로 가는 것이 최선이었다.  다른 때와는 달리 아주 고분고분하니 주는 용돈을 받아 주머니에 넣자 뭔가 알아내려는 의혹에 찬 표정을 지으며 누나가 말했다.“너, 엄마에게 용돈 받았냐?”“아니?”7/16 쪽최태란은 별 이상한 일도 다 있다는 표정이다.아무튼 그런 이상한 표정을 보이던 최태란이 생각난 듯이 말했다.“아참. 너에게 서울에서 등기편지 온 것 몇 개 있는데.”그러면서 사무실 책상 안에서 등기 편지를 꺼내 넘겨주었다.하나는 한국미술협회라는 단체에서 보낸 국전 심사 결과에 대한 등기다.자기가 출품한 작품이 입선했다는 확인서를 보낸 것이다. 또한 그 입선 작품들이 11월부터 한 달간 국립 현대 미술관에서 전시한다는 내용이다.‘됐네.’또 하나는 한국서예협회서 보낸 서예작품 출품에 대한 가작 당선에 대한 통지서다. 그것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한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아싸, 싹쓸이다.’두 곳 모두에서 이런 통지를 받자 요즈음 유행하는 전두환 고스톱처럼 완전히 싹쓸이하는 기분이 들었다.    8/16 쪽다른 하나는 대전의 천인교에서 보낸 것으로 출품한 동양화와 서양화를 사고 싶으니 꼭 연락해 달라는 서신과 함께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집으로 편지를 보낸 이유는 아마 자신이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하숙집을 옮겨서 벌어진 일 같았다. 서울로 보낸 작품이야 당연히 주소를 강경으로 했기 때문에 이곳으로 연락이 온 것이다.돈이 매우 궁한 처지라 최태욱은 이내 수화기를 들고 천인교로 전화했다.“최태욱입니다. 제 작품을 사신다니 알아서 돈은 적당히 주시면 됩니다. 그 대신 작품 인도는 전시회가 끝나야 되고요.”이어서 천인교의 종단 사무원이 즉시 다른 작품도 사겠다고 말해 대답해 주었다. “아! 다른 작품요? 그것도 사신다면 모두 팔겠습니다. 그거요 그럼 이따 직접 찾아가죠.”이렇게 이상한 전화를 하자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으면서 최태란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한마디 던졌다.“너, 또 무슨 일 저지르려고 그림을 판다고 그러냐?”9/16 쪽“염려마라고, 이제 내 그림을 누가 사도 사기죄에 해당은 안 되니까.”사실 예술 작품 자체는 금액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사기죄라는 것은 성립이 안 된다.다만 적어도 권위가 있는 대회에서 입상해 화가 또는 서예가라고 인정을 받지 않은 사람이 작품을 판매하면 때로는 남을 속인 것이 될 수는 있었다.이제는 그런 사기죄에는 면하게 되어 하는 응수였다. 어차피 자기와 별로 사이가 안 좋은 누나와 그런 이야기할 이유가 없었다. 최태욱은 그래도 기분이 좋아 최도술 관장을 만나러 가게 됐다.자기가 그나마 존경하는 사람이고 항상 자기를 인정해주는 분이라 입선한 사실에 대해 말해주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했다.백강 체육관은 토요일이나 많은 관원들이 나와 운동하고 있었다.“관장님!”조금 요란하게 문을 열고 최태욱이 안으로 들어오자 평소답지 않은 조금 흥분한 모습이라 우선 걱정부터 해주고 있었다.“태욱아! 무슨 일이냐? 그렇게 급하게 들어오고.”10/16 쪽“죄송합니다. 제가 조금 흥분해서요.”그리고 등기 편지 3통을 보여 주었다. 편지를 읽어 보고 최도술 관장은 다소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으면서도 환하게 웃으며 축하해 주었다.“야! 정말 대단해. 동양화가에 서예가가 됐어. 정말 축하한다.”좀처럼 흥분 안하는 최도술 관장이 큰 소리를 외치며 악수를 청하며 축하해 주었다. 그러자 관원들이 주위에서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바라보았다.조금 흥분된 상태서 최도술 관장이 급하게 옆에 있는 자기 집으로 가고 있었다.그리고 최도술 관장의 부인과 같이 들어오며 말했다.“저 녀석이 집에 안 오더니 정말 해냈다고.”“정말이에요.”그러면서 최태욱이 들고 있는 통지서를 보여주자 차명희 선생은 더욱 놀랐다.“정말 대단하네요. 이제 미술학원 차려도 되겠어요.”11/16 쪽“암! 이제 미술 대학 나온 것과 같으니 서예학원이나 미술 학원 차려도 되지.”본시 서예학원이나 미술 학원을 차리려면 미술대학을 나오거나 아니면 권위가 있는 전국 대회에서 입상 경력이 있어야 되는 법령이 있기 때문에 하는 말들이다.지방에도 학원 열풍이 불어 학원을 차리면 돈벌이가 되고 있었다. 영수 학원은 물론 이제 예능 계통인 학원들이 줄지어 생기고 있었다. 특히 피아노 교습소는 지방도 골목마다 생기고 있는 실정이었다.    최태욱은 잠시 흥분된 상태서 그런 이야기를 하고 나서 조심스럽게 말했다.“아버지나 식구들에게는 아직 이야기하지 마세요. 아버지가 아시면 또 공부 안하고 엉뚱한 짓한다고 혼나기만 할 것이니까요.”“이놈아, 이게 혼날 일이냐 축하 받고 잔치 벌여야 할 일이지. 형님이 잘 몰라서 하는 말이지. 너 이게 뭔지 알아. 학비 안내고 미술 대학 나온 자격증과 같은 거야.”“그래도요.”“녀석 하고는. 아무튼 네 아버지도 아버지지만 너도 참 이상하다. 왜 그리 가족과 이상하게 꼬이는지.”12/16 쪽최태욱은 이런 말을 그나마 해주는 사람이 자기 주변에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어차피 내일은 축구시합이 아침 일찍부터 있기 때문에 서둘러 최도술 관장 부부에게 인사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됐다.최태욱은 누나에게 받은 하숙비와 용돈을 어머니에게 드리면서 말했다.“엄마! 나 이제 집에서 돈 안가지고 가도 앞으로 살 길이 있으니 이 돈으로 아버님과 엄마 보약이나 지어 드세요.”어머니는 화들짝 놀라며 부드럽게 말했다.“너, 또 왜 그러냐? 네 누나가 또 이상한 소리하던?”“아뇨. 꼭 보약 사서 드셔요.”최태욱은 바로 어머니에게 인사하고 나서 버스를 타고 대전으로 가게 됐다.대전 서부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자 그곳 주차장 앞에 줄지어 서있는 영업용 택시를 타고 가수원동의 천인교로 찾아 가게 됐다.최태욱이 천인교 총단의 종단 사무실에 들어가자 민복자 총국장이 고개를 직13/16 쪽각으로 굽히면서 인사했다.“세자님, 어서 오세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오랜만입니다. 그림을 산다고요?”“예, 지난 번 사건도 있어 이제 정식으로 화가와 서예가가 되셨으니 종단에서 정식으로 지출해도 문제가 없어 처리하려고 합니다.”“그래요?”최태욱이 그려서 이들에게 넘겨준 그림은 사실 상당히 많았다. 습작으로 그려서 줬던 그림 모두를 정식으로 구매해 종단 기금에서 지출한다는 것이다.사실 이들이 굳이 최태욱의 그림을 사려는 이유는 다름이 아니라 그림 자체의 가치보다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것은 최태욱의 신분이 천인교의 창시자이자 교주인 박동훈 교주의 후계자로 내정된 세자라는 신분이기 때문이다. 또한 신도들과 전국 명산을 다니며 고행한 기록이기도 해 천인교에서는 소장가치가 충분했다.이미 준비를 철저히 한 듯이 구입 서류도 작성해 놓은 상태에서 낙관도 찍어 놓았다. 그림에 사용된 낙관은 태인이라는 글씨가 적힌 것으로 전에 최태욱에14/16 쪽게 호를 박동훈이 지어서 만들어둔 것이다.최태욱은 자신의 낙관을 이들이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해 질문했다.“제 낙관 여기에 있었나요?”“아닙니다. 세자님 낙관인데 여기에 보관할 수 있나요. 작품에 낙관을 사용하고 바로 총단 금고에 보관 중입니다.”“총단 금고에 보관해요?”“예!”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지 이해가 안 가고 있었다. 이들 말은 총단이 따로 있다는 식이라 잠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물었다.“그럼, 총단 본부가 여기가 아닌가요?”“예, 아직 총단 본부는 여기가 맞으나 낙관을 보관하는 금고는 다른 총단 본부에 있습니다.”민복자는 간단하게 설명했다. 이곳은 모두 복지법인 재산으로 등재되었다고 15/16 쪽했다. 천인교 총단은 두마면의 새로운 부지에 건립 중에 있다고 했다. 또한 그곳에 있는 금고에 최태욱의 낙관이 있다는 이야기다.그렇게 말하며 최태욱에게 금고 번호와 작은 열쇠를 넘겨주었다.“언제고 가시면 사용이 가능합니다.”“알았어요.”아울러 민복자는 두마면에 세우는 총단 건립에 관한 평면도를 보여 주는 것이다.“이것이 총단 건립 계획입니다.”“그래요. 상당히 규모가 크군요.”“예, 시골이라 부지 대금이 싸서 조금 큰 지역으로 선택했습니다.”지금으로 보면 대전에 있던 총단보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몇 번에 나누어 계속해 건립하면 괘나 웅장한 건물이 밀집되는 그런 평면도다.새로운 총단 건물이 준공되기 전에는 복지재단에서 건물을 빌려서 총단 건물16/16 쪽새로운 총단 건물이 준공되기 전에는 복지재단에서 건물을 빌려서 총단 건물로 사용하는 식으로 장부 처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16/16 쪽새로운 총단 건물이 준공되기 전에는 복지재단에서 건물을 빌려서 총단 건물로 사용하는 식으로 장부 처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새로운 총단 건물이 준공되기 전에는 복지재단에서 건물을 빌려서 총단 건물로 사용하는 식으로 장부 처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총단 건물이 준공되기 전에는 복지재단에서 건물을 빌려서 총단 건물로 사용하는 식으로 장부 처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새로운 총단 건물이 준공되기 전에는 복지재단에서 건물을 빌려서 총단 건물로 사용하는 식으로 장부 처리되고 있다는 설명이다.“지금 무량스님은 어디계신가요?”“교주님은 지금 전남 종단에서 요양 중이십니다.”“요즈음 건강은 어떠세요?” “전보다 많이 좋아졌어요.”최태욱이 나가려고 하는 기색을 보이자 민복자가 급하게 말렸다.“아직 설명을 더 들어야 합니다.”“무슨 설명요?”“다름이 아니라 전에 그리신 모든 그림은 저희가 임의로 회수해 일부는 불태웠습니다. 미술과 여학생에게 준 평풍용 그림도 회수해 태웠습니다.”“뭐요?”“전에 워낙 그 일로 큰 곤욕을 당한 처지라 부득이하게 그렇게 했습니다.”회2/17 쪽

    등록일 : 12.09.10 01:25조회 : 3210/3221추천 : 26평점 :(비허용)평점 :(비허용)선호작품 : 1915

    결과적으로 자기가 장난삼아 남에게 쉽게 그려준 과거의 그림들은 모두 최대한 회수해 태워버리고 국전 출품 직전이나 이후에 그린 그림만 남아있다고 자세하게 설명했다. 물론 오래전에 그려 줬던 달마도나 산수화도 예외는 아니라는 것이다.마치 과거의 부실한 삶에 대한 흔적을 지우기라도 하는 것처럼 처리했다는 소리에 다소 황당했다. 그러나 이제 정식으로 동양화가가 된 입장이라 이런 조치에 대해 그리 나쁘게 생각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런 조치 자체를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저희가 임의로 처리해 죄송합니다. 교주님의 특별한 지시라 그렇게 했습니다.”그림에 대해 왜 그래야 했는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나서 민복자는 그런 일을 한 사과의 의미라고 하며 두툼한 봉투를 주는 것이다.“이게 뭡니까?”“예, 저희 간부들이 마련한 성의에요. 본의 아니게 세자님 주변을 조사하다 보니 요즈음 형편이 안 좋은 것을 알아서 모은 돈입니다. 그냥 받아 주세요.”3/17 쪽주소를 잘 모른다고 하며 이렇게 말하니 다소 이상했다. 그러나 다른 경로를 통해 집에서 돈을 별로 보내지 않는 것을 알 수도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최태욱은 조용히 돈 봉투를 보며 조용히 말했다.“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이런 돈은 필요 없어요.”“왜 우리가 그것을 모릅니까? 전에 저희들이 드린 돈을 모조리 교주님 영치금으로 넣으신 분인데요. 일단 받으시고 정이나 받아서 사용하시기 거북하시면 주변에 있는 어려운 사람 돕는데 쓰시던 누구라도 직접 도와주시면 됩니다.”이렇게 말하자 최태욱은 봉투를 받아 호주머니에 넣고 총단 사무실을 나오게 됐다.이들과 만나기만 하면 점점 복잡해지고 있었다. 최태욱은 총단을 나와 길을 걸으며 참으로 골치 아픈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이들이 자기와 오래전부터 잘 아는 사람들 같이 친근하게 느껴지고 있었다.최태욱은 큰 도로로 나와서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탔다.도대체 얼마나 넣은 것인지 궁금해 흰 봉투를 열고 보다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헉!”4/17 쪽다급하게 숨을 토해내는 소리에 택시기사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물었다.“손님, 어디 아프세요.”“아! 아닙니다.”봉투 안에는 의외로 50만원권 고액 수표가 다발로 들어 있었다. 너무 큰 금액이라 놀라 가슴이 덜컥하는 기분이 들었다.두툼해서 지폐로 생각했더니 의외로 수표가 가득했다. 다시 택시를 돌려 총단으로 갈까 생각했으나 필요가 없으면 남을 도와주라는 말이 생각났다.최태욱은 잠시 생각하다 운전기사에게 말했다.“대동택시회사로 가주세요.”“네! 손님.”돈이 생겼다고 남을 돕기 이전에 우선 하숙비를 빌렸으니 그것부터 갚아 버리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판단했다.수표 뭉치를 들고 대동 택시회사에 도착한 최태욱은 회사사무실로 들어가 민5/17 쪽병호 상무를 만나게 됐다.사무실에서 친구들과 소파에 앉아 한창 고스톱을 치던 민병호가 갑자기 찾아온 최태욱을 보며 놀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자네가 웬일인가?”“아침에 빌린 돈 갚으려고요.”민병호 생각에는 자신이 돈을 줬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대동택시의 선수로 뛰는 일종의 보수로 생각해 즉시 답해 주었다.“돈을 빌리다니? 나는 그 돈은 자네에게 그냥 준 것인데 내일 경기를 뛰는 보수로.”“예?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제가 왜 그런 식으로 형님에게 돈을 받아요?”다소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최태욱은 약간 언성을 높여 말했다. 즉시 민병호 상무에게 50만 원권 수표를 한 장 넘겨주었다. 수표를 받아들고 나자 민병호는 약간 놀란 표정으로 답했다.“알았네. 자네가 받기 싫다니 내가 여직원을 시켜서 잔돈으로 바꿔오도록 하6/17 쪽지.”결국 아침에 빌린 5만원을 제한 45만원을 받게 됐다.  “최 코치! 기왕에 왔으니 우리랑 저녁이나 먹지.”“아닙니다. 빨리 갈 곳이 있습니다.”최태욱은 많은 돈이 생겼으니 사고 싶은 것을 살 생각이었다. 그리고 내일 당장 축구경기를 위해 축구화나 기타 운동용품을 사야 되겠다고 생각했다.민병호는 굳이 급하게 나가려는 것을 말리지 않고 당부했다.“내일 꼭 늦지 말고 신흥해장국 집으로 오게. 택시 회사 소속으로 뛰는 선수들은 운전면허증으로 선수자격을 확인하니 꼭 면허증 가지고 오고. 잊지 말고.”“예!”최태욱은 가볍게 고개 숙여 인사하고 나자 급하게 사무실을 떠났다.그러자 사무실을 떠나는 최태욱을 보며 고스톱 치던 사람이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7/17 쪽“자네가 전에 말하던 축구 잘 찬다는 그 친구인가?”“응! 고2 때까지 날리던 친구야. 그 후에 선수 생활을 부상과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접었고.”“태권도도 잘한다며?”민병호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최태욱에 대해 말했다.“못하는 운동이 없어, 태권도도 3단이고 검도도 2단이야.”“대단하군.”“지금 다시 축구 선수를 해도 충분히 대성할 거야.”서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이들은 고스톱 판이 재미가 없는 지 모두 일어나면서 말했다.“민 상무, 같이 저녁이나 먹고 한잔 하러 가지.”그러자 민병호가 정색하며 단호하게 거절했다.8/17 쪽“나는 오늘은 술 먹으면 안 돼. 내일 축구 경기 때문에.”“알았다고. 그놈과 축구로 내기하기로 했다고?”“응. 작년에 우리 택시 회사가 4대0로 지자 만나기만 하면 그 이야기해서 내 속을 뒤집어 놔서 이번에 크게 내기를 걸고 한판하자고 했어.”  “승산은 있나?”친구가 하는 말에 민병호가 호언장담하며 큰 소리를 치고 있었다.“내가 누구야 한다면 하는 나야.”“또 저러네. 저러더니 작년에 완패하고.”“두고 보라고 반드시 이길 것이니.”사실 내일 경기는 내기가 걸린 축구경기로 라이벌 의식이 강한 택시회사끼리 하게 되는 상당히 많은 금액이 걸렸다.우선 승리하면 200만원을 받기로 했다. 골 차이가 1골당 100만원이 걸린 판9/17 쪽이라 엄청난 거액이 걸렸다. 처음에는 고스톱 치면서 농담하던 이야기가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는 바람에 큰 내기로 변했다.민병호는 택시 회사끼리 하는 경기의 내기에서 선수 자격조건을 두기로 했다. 택시 회사의 출전 선수는 반드시 1종 보통 운전 면허증을 소지한 사람이어야 된다고 했다. 그런 조건을 걸게 된 이유는 그래야 부정 선수를 서로 최대한 방지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1종 보통 운전면허증을 가진 사람은 택시회사로 취업되고 회사 택시 스페어 운전기사로도 채용되니 그런 규약을 둔 것이다.민병호의 생각에는 최태욱이 잡아 놓은 훈련 계획에 따라 자기 팀 선수들이 1년 기간 동안 체계적으로 훈련한 상황이라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민병호는 지금 큰 도박을 걸고 있었다. 그래서 이길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었다.‘선수 출신 둘만 뛰면 그동안 연습한 것도 있으니 승산이 있어.’또한 오늘 아침에 최태욱이 다시 조기회에 나와 시합에 참가하기로 약속 받자 자신감은 더욱 높아졌다. 신흥 택시회사 상무를 점심시간에 만나 내기 금액을 몇 배로 올려 버렸다.물론 처음에는 내기를 그만 두자고 엄살을 떨었다. 나중에는 질것이라 포기한다고 놀리자 일부러 화난척하고 내기 금액을 몇 배 올려 하자고 약속했다.사실 이런 음모는 오래전에 치밀하게 계획했다. 최태욱이 전년도에 축구를 안 10/17 쪽하는 바람에 완패 당했고 이제는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축구선수 출신으로 젊은 나이에 1종 운전면허를 따는 젊은이가 아주 드물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최태욱은 대동택시에서 나와 다시 택시를 타고 대흥동의 대전 체육사에 도착했다.큰돈이 생긴 입장인 최태욱은 이제 낡아서 신지 못하는 축구화를 사기 위해서다.“어서 오세요.”“축구화 구경 좀 하려고요.”주인은 복장을 보아 별로 고급을 찾지 않는 손님으로 판단하였는지 중급 축구화를 꺼내 놓았다.“더 좋은 축구화는 없나요?”“있습니다.”“선수용으로 주세요.”11/17 쪽최태욱은 아무래도 큰돈이 생기자 고급으로 고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운동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가지 물건을 사게 됐다.“아저씨, 등산용품을 모두 주세요.”“전부를?”“예.”최태욱은 등산복 두 벌과 등산용 조끼, 모자, 침랑, 배낭, 코펠, 등산화, 아이젠, 스틱 등 그동안 돈이 없어 사지 못하던 등산용품을 고급으로 모조리 사게 됐다.이곳에서 제일 비싼 고급인 물건으로 고르다 보니 거의 모두가 외국산으로 구입됐다. 외제를 구입한 이유는 아직은 한국에서 생산된 고급 등산용품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이제 졸업하면 겨울 산행을 떠날 생각이라 미리 등산용품을 간 것이다. 가지고 있던 50만 원권 수표를 주어 지불했다.모조리 사도 50만원이 넘지는 않았다. 현재 9급 공무원 평균 월급이 월 20만 원 정도라 한번에 2달치 봉급을 쓴 것이다.다행이 주인이 알아서 약간 할인해주어 10만 원을 거스름돈으로 받고 나서 대12/17 쪽흥 체육사를 나왔다.근처에 있는 옷가게로 가서 평상시에 입을 바지와 잠바를 두 벌이나 새로 샀다. 항상 운동화만 신을 수 없어 구두도 한 켜래 사게 됐다.이제 집에서 돈을 받아서 안 쓴다고 선언한 마당이다. 돈이 생겼을 때 평소에 원하던 것을 사거나 앞으로 살아갈 때 꼭 필요한 물품을 구입했다. ‘미술 도구도 사야 되겠어.’최태욱은 앞으로 틈만 나면 그림을 그릴 생각으로 다시 화방에 가서 화구나 화선지도 사게 됐다.이렇게 필요한 물건을 사고 나서 택시를 타고 하숙집으로 돌아오게 됐다.많은 돈을 쓰고는 있지만 천인교 신도들이 준 돈을 모조리 자기가 쓸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필요한 물건만 사고 나면 나머지는 기회를 봐서 돌려줄 생각이다.대동 하숙집 할머니가 많은 물건을 사서 오자 조금 놀란 눈으로 최태욱을 바라보았다.“할머니, 저 방, 제가 같이 쓸게요. 그래도 되죠?”“혼자서 방 두 개를 쓴다고?”13/17 쪽“예, 제 작업실로 써야겠어요.”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나서 최태욱은 사오게 된 물건을 방안에 들여 놓고 정리했다.화구와 등산 장비는 모두 새로 쓴다는 방에 집어넣고 나머지 옷은 본래 쓰던 방에 정리했다. 방하나는 3개월 하나는 2개월로 계산해 지불하는 형식으로 선불로 내년 1월까지 하숙비를 지불했다. 월 5만원이 하숙비라 모두 25만원을 준 것이다.이런 이상한 행동을 보며 할머니는 약간 불안한 기색이 역역했다. 선불로 많은 하숙비를 받은 할머니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이러지 않아도 되는데.”“아닙니다. 제가 돈을 가지고 있으면 보관하기가 불편해서 그럽니다.”이런 대화를 나누고 나서 안방에 밥상이 차려진 상태라 들어가서 밥을 먹게 됐다.혼자서 두 개의 방을 모두 사용하게 되자 이제는 4명만이 하숙집에서 함께 사는 한 가족처럼 지내게 됐다.식사를 하며 한희정이 궁금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14/17 쪽“동생은 그림도 그리나 봐!”“예!”“경영학과 다닌 다면서?”“예!”한희정은 자꾸 뭐가 그렇게 궁금한지 묻고 있었다.“이상하네. 화구도 유화가 아니고 다른 것 같고.”“동양화와 서예를 해요.”최태욱이 이렇게 답하자 세 명의 여자들은 너무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 동양화와 서예란 당연히 나이 많은 사람이 그리거나 쓰는 것으로 이해하니 어리둥절한 것이다.더구나 거친 축구를 좋아한다며 그림을 그린다니 다소 어울리지 않아 더욱 그렇다.최태욱은 그런 여자들의 시선과는 무관하다는 듯이 밥만 후다닥 먹고 나서 자15/17 쪽기 방으로 돌아와 축구화의 끈을 매기 시작했다.뭔가 궁금한 듯이 한희정이 방문 앞으로 와서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물었다.“축구도 잘하나 보네.”“그렇지 않아요. 오래 전에 그만 둬서······. 내일은 조기회끼리 시합이 있어 준비하는 거요.”축구화의 끈을 모두 매고 나서 스타킹과 양말까지 신고 마당으로 나와서 제자리 뛰기를 시작했다.다다다다!발목도 빙글빙글 돌려보고 때로는 공을 차는 동작도 해보고 있었다. 새로 산 축구화가 발에 조금이라도 익숙하게 하기 위해 하는 동작이다.한희정은 마루에 앉아 구경하다 더 이상 볼 것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기 방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잠시 후에 다시 밖으로 나와 물었다.“내일 시합은 어디서 하는데?”16/17 쪽“신흥 국민학교서 해요. 아침에 회원들이 모여 같이 밥 먹고 시합을 시작하니 내일 아침을 저는 안 먹어요.”최태욱은 약 30분간 마당에서 여러 가지 동작을 취하고 나서 자기 방에 들어가 책을 조금 보다 잠들었다.내일 아침 일찍 게임이 시작되기 때문에 푹 쉬려는 것이다. 17/17 쪽최태욱은 약 30분간 마당에서 여러 가지 동작을 취하고 나서 자기 방에 들어가 책을 조금 보다 잠들었다.내일 아침 일찍 게임이 시작되기 때문에 푹 쉬려는 것이다. 17/17 쪽최태욱은 약 30분간 마당에서 여러 가지 동작을 취하고 나서 자기 방에 들어가 책을 조금 보다 잠들었다.내일 아침 일찍 게임이 시작되기 때문에 푹 쉬려는 것이다. 최태욱은 약 30분간 마당에서 여러 가지 동작을 취하고 나서 자기 방에 들어가 책을 조금 보다 잠들었다.내일 아침 일찍 게임이 시작되기 때문에 푹 쉬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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