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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23화 (23/657)
  • < --  [격동의 80년도 태동]  -- >대전 ○○전문대학을 다니는 최태욱은 2학년 1학기 기말 시험을 보고 나자 오랜 만에 미술과를 찾아가게 됐다.그가 나타나자 미술과 학생들이 웬일인가 하고 다들 눈이 동그래서 처다 보고 있었다.최태욱은 학생들에게 인사했다.“오랜만이다.”“정말 오랜 만이네, 축하한다.”“뭘, 아직 그림도 없는데, 잘 그려야 되는 일인데.”최태욱은 미술과 학생들이 부러운 시선으로 자기를 바라보는 것이 느껴지고 있었다.우연한 계기로 최태욱은 동양화 솜씨가 알려지게 됐다. 그 바람에 미술대 교수의 추천으로 올해 가을에 전시하는 국전에 동양화 작품을 출품하기로 결정되었다.전에 최태욱이 학생들에게 그려줬던 부채에 그린 동양화를 보고 미술과 교수가 경험 삼아 한번 출품해 보라고 권했다.회1/18 쪽천인봉은 부러운 시선으로 최태욱에게 말했다.“너, 이번에 교수님 추천으로 국전에 동양화 부분으로 출품한다고?”“응. 교수님이 경험삼아 한 번 해보라고 해서 해보려고 안 되면 표구된 거니 적당한 사람 선물해도 되고.”“그렇구나. 그럼, 뭐를 그려서 출품하려고 하냐?”“응, 나야 뭐 계룡산이나 그려야지 아니면 영암의 월출산이나 지리산도 가보려고.”천인봉은 계속 부러운 시선으로 묻고 있었다.“방학 동안에 작품 만들려고?”“응. 그래서 혹시 너희들 중에서 연천봉으로 스케치하기 위해 같이 갈사람 있나하고 찾아온 거야.”“나도 가고는 싶지만 지금은 어려울 것 같다.”2/18 쪽“그래?”“그리고 집으로 연락도 해야 하고. 아무래도 못 갈 것 같아.”최태욱은 다른 사람들을 쳐다보나 별 반응이 없자 다시 학생들에게 말했다.“그럼, 나중에 보자.”자기의 제안에 찬성해 동참 한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최태욱은 조금 실망스런 표정을 지으면서 미술실에서 나왔다.산에서 같이 다니면서 말동무도 하고 같이 야영하며 구경하려던 생각이 어긋난 것이다.아무리 건강하고 산을 잔 탄다고 해도 산행은 항상 위험이 도사린 터라 혼자 산행은 피해야하기 때문이다.학교 정원에 가서 그동안 조금 소원했던 강경 출신의 두 여자에게 다가가 말했다.“누나들, 혹시 연천봉으로 그림 스케치 가지 않을래요?”“계룡산 말이지. 나 등산 못해서 힘들어 안 돼.”3/18 쪽등록일 : 12.09.09 03:06조회 : 3431/3443추천 : 32평점 :선호작품 : 1915(비허용)“나도 힘들어 못가.”결국 아무도 같이 갈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고 최태욱은 학교를 나오게 됐다.하숙집에 돌아와서 바로 짐을 싸서 연천봉으로 가기 위해 시외버스 터미널로 가게 됐다. 그러다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전주로 가는 버스를 탄 눈이 익은 여자를 발견했다.“어, 저 여자는?”분명히 부여에서 해어진 신애란이 어떤 30대 여자와 같이 시외버스에 타고 있었다.다다다다!급하게 달려가서 부르려고 하자 시외버스는 이내 떠난다.순간 택시를 타고 따라갈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어쩌면 자기가 사람을 잘못 본 것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내 뒤로 돌아서고 말았다.설마하니 이렇게 우연히 마주칠 리가 없다고 단정했다.“일본으로 떠났다고도 하던데. 설마.”4/18 쪽그리고 잠시 부여의 일을 떠올리고 나서 기억을 지우려는 듯이 머리를 흔들었다. 최태욱은 공주로 향하는 시외버스에 올라 대전을 떠났다.공주를 거쳐서 계룡산의 갑사에 도착한 최태욱은 의외로 주차장에서 안태형 호법을 만나게 됐다.“어? 오랜 만이네요.”“예, 세자님.”“에이, 그런 말 이제 하지 마라니까요.”안태형 호법은 멋쩍은 표정으로 말했다.“습관이 되서 그렇습니다. 그럼 앞으로 뭐라고 부르죠?”막상 뭐라고 부르냐는 말에 미처 생각 못한 물음이라 최태욱은 묵묵히 서있었다.그러자 다시 안태형이 말했다.5/18 쪽“혹시 연천봉에 가시나요?”“예,”“그곳에 가야 교단 사람은 모두 철수해서 아무도 없습니다. 물론 그 암자는 다른 사람이 쓰고요.”“그래요?”“세자님은 혹시 텐트나 그런 것 가지고 계세요?”“아뇨.”이렇게 먼저 말을 꺼내고 나자 안태형은 자기 생각을 말했다.“혹시 같이 야영하며 전국 명산을 돌아다닐 생각 없으세요.”“그런 생각은 있지만.”“그럼, 잘되었네요. 제가 이번에 계룡산을 출발해 전국 순회 고행을 떠나는 중입니다. 모두 30명으로 구성된 다른 신도들도 갑니다. 여자들도 있고요.”6/18 쪽“그래요?”“복지 재단에서 사용하는 버스를 사용해, 전국 일주 고행 수련을 하는 것이니 생각이 있으면 같이 가시죠. 저희들도 치성도 드리고 그러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니 스케치 작업에 충분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사실 내용적으로는 최태욱의 의도를 알고 미리 대기한 일이다. 안태형은 우연히 만난 것으로 위장하기 위해 구구한 이야기를 했다.안태형의 제안에 잠시 생각하다가 최태욱은 물었다.“그래요? 어디 어디로 갑니까?”그러자 안태형이 자기들이 가려는 코스를 이야기했다.“전국 일주라고는 하나 모든 산을 다 들릴 수는 없습니다. 계룡산을 시작으로 전국의 유명한 산을 돌아올 예정입니다.”“그러려면 한 달 가지고도 힘들지 싶은데요?”“그야 그렇지요. 한 달 반 코스로 떠나는 겁니다.”7/18 쪽“좋습니다. 같이 가죠.”결국 최태욱의 천인교 신도들과 같이 한달 반 예정으로 산행을 하기로 결정했다. 스케치 작업을 하는 전국 일주 여행이다.최태욱이 결정하자 일행들이 기다린다는 주차장 한 쪽에 정차된 버스에서 사람들이 내렸다.대형 버스 한 대와 승용차 2대가 이동하는 규모다. 대부분 20-30대 연령으로 구성된 신도들로 남자의 경우는 대부분 20대다, 여자들의 경우는 30대들이다.체력이 좋은 최태욱이 항상 앞서서 출발하고 그의 옆에는 그에 못지않은 등산 실력을 지니 안태형이 같이 가고 있었다. 그 뒤로 다른 신도들이 따르는 형태다. 산행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최태욱이 멈추면 멈추어 쉬고 올라가면 올라가고 내려가면 따라 내려가는 아주 단순했다. 천인교의 신도들 입장에서는 미래의 교주를 따라서 전국을 일주하며 고행에 나선 것이다. 최태욱의 입장에서는 그저 편하게 전국을 일주하며 구경하고 스케치 작업을 다니고 있었다.계룡산을 하루에 종주했다. 최태욱 일행인 천인교 신도들은 동학사에서 모여 8/18 쪽버스에 올라 다음 코스인 마이산으로 향했다.전북 진안군 진안면에 위치한 해발 685m의 마이산(馬耳山)은 이름 그대로 커다란 바위로 이루어진 봉우리가 둘로 이루어졌다. 수마이산과 암마이산으로 나뉘고 있고 등산로는 그 사이로 나있다.마이산에 도착해 산을 넘고 나서 하산 길에 탑사에 있는 많은 돌탑을 구경하며 최태욱이 일행들을 보며 말했다.“대단하네요. 이것을 한사람이 전국에서 모은 돌로 쌓았다니. 정말이라면 놀라운 일이군요.”“좋아 보이세요?”“그러네요. 오히려 돌을 깎아서 세운 돌탑 보다 정성이 보여서 좋아 보입니다.”“저도 그리 보입니다.”“천인교에는 이렇게 생긴 돌탑은 없지요?”“예!”9/18 쪽“이런 돌탑을 세우면 정성이 드러나니 석공들이 만드는 석탑 보다 더 웅장하게 보일 겁니다.”그러자 뒤에 있던 청년은 빠르게 글을 쓰고 있었다.작은 필기도구를 항상 들고 다니는 청년은 교단에서 발행하는 신문에 넣을 기사를 쓰는 홍보부 소속 직원이다.“세자님이 마이산에서 돌탑 건립이 신도들의 정성으로 이루어진 일이니 너무 좋아 보인다고 하시고, 천인교에도 이런 돌탑이 있었으면 하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이런 제의하는 세자님에게 감동한 신도들은 모두 새로 세우는 총단의 천인단에도 돌탑 건립에 나서게 됐다.” 그리고 그는 다음 장에는 자기 생각을 적어 놓았다.“본인 생각에는 전 신도들이 나서 동참을 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해, 앞으로 전국 고행은 반드시 돌을 가지고 오는 일도 병행해야 하고, 앞으로 그런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생각된다. 주) 반드시 천인교가 주도하는 산악회를 각 지부마다 결성되어야 한다. 이는 신도 확충에도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이거야 모두 신도들의 입장에서 하는 생각이다. 10/18 쪽최태욱은 틈틈이 힘들어 다른 사람들이 쉬는 시간이나, 주차장에서 기다리는 시간, 기념사진 촬영 시간을 틈내서 빠른 속도로 스케치 작업을 하고 있었다.돌탑을 구경하고 하산해 주차장에 도착한 최태욱은 스케치 작업하고 있었다.스슥스슥연필로 화첩에 스케치를 하고 나서 최태욱은 주변에 있는 나무들도 스케치했다.안태형이 많은 사람들이 구경하는 가운데 스케치 작업을 하는 최태욱에게 와서 말했다.“세자님, 식사하세요.”“에이, 또 그러신다.”“죄송합니다.”최태욱의 옆에서 그림을 구경하던 사람들이 특이한 호칭을 듣고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두 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최태욱 일행은 주차장 근처에 있는 식당에 가서 식사했다.주인이 굳이 최태욱을 찾아와서 인사하는 것을 봐서는 아마도 천인교 신도이거나 관련이 있어 보였다.11/18 쪽식사를 끝내고 나자 일행은 버스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백양사로 향했다.  각도에 있는 종단에서 소개한 여관에서 밤에는 잠을 자고 있었다. 새벽에 일어나 낮에는 등산하고 빠르게 이동했다. 가는 코스마다 각도에 있는 신도들도 일부 합류하는 경우도 있었다. 동시에 산행하는 일행의 수는 때로는 100명에 이르기도 했다.최태욱은 천인교 사람들과 같이 전국을 일주하며 여름 방학을 모두 보내고 있었다.부산에서 이곳 전주로 와서 기사 식당을 시작으로 건설회사. 나이트클럽, 직업소개소, 다방을 운영하게 된, 신애란은 이제 모든 비자금이 사채업으로 풀려 나가게 됐다.신애란과 홍철민이 주축으로 시작된 조직이다. 빠른 속도로 덕진 공원을 중심으로 세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었다.덕진이라는 이름의 나이트클럽을 운영하자 홍철민 사장은 덕진파 회장이라고도 조직세계에서 서서히 불리게 됐다.전주 기사 식당의 전영희 마담은 신애란과 좁은 방에서 대화하고 있었다.“왕언니! 이층 보험회사의 계약이 만료되어 나가는데. 무엇을 하실 생각입니까?”“네 생각에는 어떤데?”12/18 쪽“저는 회집이 좋지 싶던데요. 요즈음 횟집 차리기만 하면 노다지입니다.”“그래? 차리면 네가 직접 운영하려고?”신애란의 말에 전영희는 기겁하며 즉시 답했다.“제가 무슨 염치로 그것을 욕심내요. 자리가 아까우니 언니에게 하는 말이죠.”“욕심은 나나보네.”“아닙니다. 저 저번에 혼나고 다시는 욕심 안냅니다.”“안다니 다행이군. 너도 조금 짐작은 하겠지만 내 돈이 나 혼자 써야 하는 돈이 아니라는 것 너도 알거야.”“예!”“아무튼 나도 횟집이 좋지 싶던 차에 너도 찬성하니 다행이다. 양보해줘서 고맙고.”13/18 쪽전영희와 신애란이 나눈 대화중에 혼난 이야기는 아주 간단하지만 무시무시한 이야기다.전영희가 욕심을 부려서 카운터 아가씨와 짜고 매상 금액을 속여서 돈을 빼돌리려고 시도했다. 그것은 불과 이틀도 지나지 않아서 바로 미수에 그쳤다.그로 인해 신애란이 그녀에게 준 처벌은 아주 간단했다. 김효정과 조민자가 그녀가 살고 있는 아파트로 한밤중에 몰래 침입해 자고 있던 그녀의 온몸을 결박한 상태로 시퍼런 생선회칼로 머리털을 뺀 모든 털을 밀었다.덕분에 그녀에게는 이상한 별명하나가 붙기는 했다. 무려 두 시간에 걸쳐 생선회칼 앞에서 벌벌 떨던 그날의 공포는 전영희가 평생가도 지워버릴 수없는 끔찍한 사건이다. 어떻게 튼튼하게 잠긴 아파트 문을 따고 들어왔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가 키우던 애완견만 극독이 든 고기 한 첨을 먹고 피를 토하고 죽어 있었다. 더구나 피를 토하고 죽은 애완견을 벌거벗긴 자기 몸의 배위에 올려놓은 상태로 자기의 온 몸을 모조리 면도해 버렸다. 애완견의 털도 모조리 벗기는 끔찍한 광경을 목격하자 이제는 감히 욕심은 꿈도 꾸지 못했다.그제야 맨 날 먹고 노는 김효정이 무서운 여자인지 알았다.소문으로만 듣던 부산 해운대 파 내부에서 비밀 조직인 여자해결사들이었다. 해운대 조직원인 남자들도 공포에 떨게 하던 여자 칼잡이들이라는 것을 알게 14/18 쪽됐다. 두 여자 옆에서 이제 두 살이 되는 최선민의 재롱을 보던 조민자가 뜬금없이 한마디 했다.“아, 아깝다. 그날 그냥 보내 버리고 포를 떠서 비닐봉지에 담아 버리는 건데. 그럼 기사 식당은 내 차지인데.”그러자 옆에 있던 김효정이 나서면서 말했다.“뭐, 골치 아프게 그러냐? 마약 처먹이고 창문 밖으로 집어 던지면 그만인데. 나는 그게 더 쉽겠더라.”그러자 신애란이 웃는 얼굴로 말했다.“까불고 있네, 지랄들 말고 가서 선민이 우유나 사와.”“언니, 원래 배신하려는 년들을 이렇게 관대하게 대하시면 안 되는 거에요. 싹이 노란 것은 미리 잘라야 되요.”“지랄들 해요. 나가서 공중전화로 부산으로 연락해 네 스승이나 당장 오라고 15/18 쪽해.”“스승님을 오시라고요?”“그래, 한 달 이내로 횟집 주방장할 생각하고 짐 싸서 이곳으로 오라고 전화 해.”“예!”두 여자가 모두 밖으로 나가자 그제야 다시 신애란이 말했다.“전 마담, 내가 두 번 다시 저 애들 너에게 보내는 일이 없도록 앞으로 조심해, 그리고 난 전주서 떠날 거야. 그러니 그리 알고 전주 일은 이제 네가 알아서 챙기라고.”“왜요? 서울로 가시려고요?”“아니. 아주 떠나는 것도 아니고 가끔 오기는 해야 될 것 같아, 풀어놓은 자금을 일부는 회수해야 되니까. 진짜 곤란한 문제가 생기면 홍 회장에게 직접 연락하면 될 거야.”16/18 쪽물론 다른 관원들도 많았다. 하지만 덕진파가 합법적으로 운영하며 조직의 무력을 키우는 장소다. 덕진파의 행동 대원을 키우는 장소로 이용되고 있었다. 덕진파의 행동 대원들은 대부분 이제 막 군대를 전역하거나 그 아래 나이에 속하는 아주 어린 청년들로 구성됐다.전주에서는 덕진 나이트클럽을 배경으로 한 새로운 조직이 서서히 실체를 드러내고 있었다. 18/18 쪽전주에서는 덕진 나이트클럽을 배경으로 한 새로운 조직이 서서히 실체를 드러내고 있었다. 18/18 쪽

    전주에서는 덕진 나이트클럽을 배경으로 한 새로운 조직이 서서히 실체를 드러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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