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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삶-1화 (1/657)
  • < --  [프롤로그]  -- >[프롤로그]세상은 어지럽고 그에 따라 복잡한 세상을 떠나 다른 세상을 꿈꾸는 이들이 많았다.이계······.4차원의 세계.수많은 단어들이 동원되어 사람들은 그에 매료되기도 한다. 20세기에 들어서자 불과 몇 십 년 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하던 그런 세상이 찾아왔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우주는 여전히 미지의 세계다. 사람들은 전혀 모르는 미지의 세계에 인간들이 사는 똑 같은 모습의 또 다른 삶을 사는 세상이 있다고 믿고 있었다.그들은 또 다른 나의 모습이라고 해서 사람들은 그런 삶을 또 다른 삶이라 칭했다.1/15 쪽

    추위가 엄습하는 겨울·······. 충청북도 청주의 중심가는 매우 활기찼다.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각자 나름의 생활로 인해 발걸음이 바빴다. 그런 사람들 틈이 한 청년이 비틀거리는 걸음으로 걷고 있었다.사람들은 술에 취한 청년의 모습에 겁이라도 난 것인지 슬슬 피해가며 속으로 중얼거렸다.‘요즈음도 술을 저렇게 먹는 사람이 있나?’생활환경이 좋아지자 이제는 건강을 챙기기 바빠 술 소비가 전에 비해 많이 줄었다. 그러나 그거야 오래 살고 싶은 사람들 이야기다.세상에서 자신만 홀로 버림받은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사람들이야 여전히 유일한 안식처인 술을 찾고 있었다. 비틀 비틀.많은 사람들이 거니는 대로를 최태욱이 술에 만취한 상태로 걸어가고 있었다.이제 나이가 만 18살인 최태욱은 청주에 있는 ○○고등학교를 오늘 졸업한 청년이다.건장한 체구로 인해 온전한 성인으로 보이나 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청년이라기보다 아직 어린 소년티를 막 벗어난 청소년이다.  2/15 쪽

    최태욱은 학교에서 졸업식을 마치고 친구들과 같이 식당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친구들이 소주를 물 컵에 가득 따라 주는 것을 호기부리느라 마구 마시다 보니 만취했다. 그냥 가슴 속에 치미는 어떤 분노 때문에 과음했다.뒤뚱 뒤뚱.심하게 비들거리는 걸음을 보아 상당히 취한 모습이다.그런 그를 사람들이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처다 보며 지나가고 있었다.그러자 최태욱은 호기를 부려 크게 외쳤다.“뭘 봐! 술 취한 사람 처음 보나?”전 같으면 감히 생각할 수가 없는 과격한 행동이다. 그러나 이제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되자 하게 된 술 취해 부려보는 객기다.   자기 집이 있는 청주 태인 아파트로 가고 있었다.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작은 공원에 있는 곳으로 향했다.터덜터덜 걸어가는 그는 뭔가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다.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작은 소공원 입구에 도착한 최태욱은 드디어 뱃속에서 탈이 생겼다.3/15 쪽“우엑!”작은 공원으로 들어서자마자 최태욱은 속이 미식거리고 울렁거리자 허리를 숙이고 마구 토했다.“컥! 컥!”마구 토해내던 최태욱은 술을 너무 많이 마신 것이 후회됐다. “에이, 술 다시는 안 먹겠어!”머리가 너무 어지럽다. 속이 쓰려서 그런지 배도 살살 아프니 해보는 푸념이다.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최태욱은 오늘 식당에서 있었던 친구들과의 대화를 생각했다.대화 내용은 주로 사귀는 여학생들 이야기와 친구들이 들어가게 된 4년제 대학교에 대한 이야기다. 다른 친구 녀석들은 다들 4년제 대학을 가게 됐다. 자기는 겨우 초급대학을 가게 되는 바람에 자존심이 무척 상하는 대화였다.더구나 최태욱은 다른 녀석들과 달리 학창시절 내내 여학생을 단 한 명도 사귀지 못한 순진남이다.4/15 쪽그리고 뭐하나 남보다 잘하는 것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늘 다른 친구들에게 위축되어 살고 있었다. 그런 이유로 자기 자신에 대해 불만이 아주 많았다.“시발, 다들 나보다 잘난 놈들만 있으니, 세상 살고 싶지 않네.”아직은 미래가 창창한 젊은이로 할 소리가 아닌 말했다. 자신이 초라하다고 느끼는 터라 최태욱의 입에서 저절로 튀어 나오고 있었다.물론 자기도 4년제 대학은 갈수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께서 공부가 시원치 않으면 기술이라도 배우라고 재촉해 진로를 그쪽으로 선택했다. 그래서 청주에 있는 2년제인 ○○대학의 전기과를 가라고 권해 그 대학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아파트 내의 소공원에 있는 작은 정자에 도인 차림인 노인 한 명이 앉아 있었다.“어라? 점쟁이야.” 점쟁이로 보이는 노인은 수염과 머리가 하얀 분으로 흰색 도포에 하얀 고무신을 신고 있었다. 풍기는 분위기가 위엄이 있어 보였다. 아무래도 예사 점쟁이 같지가 않았다.  5/15 쪽아직 해가 지려면 한참 남은 시각이다. 옹기종기 여러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도인 옆에는 몇 명의 아주머니와 꼬마들이 모여 앉아서 호시심이 가득해 도인이 하는 말과 행동에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심심한데 구경이나 해볼까?’최태욱는 이렇게 속으로 중얼 거리며 도인 점쟁이 옆으로 가게 됐다. 도인 주변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주부들 뒤에 서서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구경했다.도인 점쟁이는 세면 대야 비슷한 커다란 철제 그릇을 앞에 놓고 있었다. 돈을 받고 점을 쳐주거나 사주 풀이를 해주고 있었다.도인은 눈을 지그시 감고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아주머니에게 말하고 있었다.“올해는 남편께서 계장으로 진급할 운세요. 그리고 교통사고를 당할 액운 하나가 있어.”“그래요?”“액운을 막으려면 부적 하나만 집의 벽에 붙여 놓고, 자동차 키를 항상 부적 6/15 쪽아래에 걸어 놓으면 돼.”교통사고가 있다니 기겁한 아주머니가 다급하게 말했다. “부적이 얼마인데요?”“부적을 그냥 드릴 수도 있지만 그러면 부적의 효과가 적어지니, 옥황상제님에게 잘 봐 달라고 돈을 좀 드려야 해. 형편에 따라 성의 표시해도 되고·······.”다소 애매모호한 말이다.도인의 말에 아주머니는 조금 머뭇거리더니 결심한 듯 답했다,“저·······. 점을 두 번 보느라고 2천원 써서 3천원 남았는데 그거면 되나요?”“그 정도면 충분해.”이런 대화를 나누고 나서 도인은 빨간색으로 그려진 작은 부적 하나를 아주머니에 넘겨주었다. 도인 점쟁이는 아주머니로부터 5천원을 받아 챙겨 돈을 얼른 도포 자락 속으로 집어넣었다.그러자 다른 주부들도 다투다 시피 점을 보고 사주 풀이를 해달라고 부탁하고 7/15 쪽있었다.“저도 봐주세요.”“뭐를 볼 것인지.”“우린 남편이 바람피우는지 알아야 하거든요.”“그건 조금 어려운 일인데.”“그럼, 2천원 드리면 알 수 있나요?”“아무래도 옥황상제님이 돈을 많이 받으면 알려 줄지도 모르지.”이런 말을 토하는 곱상하게 생긴 주부는 사실은 남편이 바람피우는 것이 아니다. 진실은 본인이 바람을 피우는 여자다. ‘웃기는 여자야.’최태욱은 그 아주머니가 외간 남자와 여관으로 들어가는 것을 두 번이나 목격했다.8/15 쪽도인은 이것저것 물어보고 나서 답해 주었다.“남편 걱정은 안 해도 되네.”점을 보게 되어 도인으로부터 남편은 바람을 안 피우니 걱정마라는 소리는 듣게 된 주부는 2천원을 도인에게 넘기게 됐다. “저도 봐줘요.”다른 주부들도 서로 다투듯이 점을 보고 있었다.사사삭 사사삭.아주머니들이 점을 본다고 나설 때마다 도인의 손길은 도포 자락 소매 안으로 바쁘게 들락날락했다. 큰돈은 아니지만 참으로 쉽게도 돈을 잘도 챙기는 도인이다.이윽고 해가 떨어지는 시각이다. 집으로 돌아가 저녁 할 시간이 돼서인지 아니면 점을 다 봐서인지 모르지만 주부들도 모두 아파트 안으로 들어갔다. 작은 소공원의 정자에는 이제 최태욱 혼자 남았다. 도인 앞에 쪼그리고 앉아 졸고 있었다.9/15 쪽점을 보면서 도인의 말이 거의 비슷한 멘트다 보니 흥미를 잃었다. 지루하게 구경하다 자기도 모르게 지루하고 술기운에 졸음이 와서 쪼그리고 앉아 졸고 있었다.도인이 최태욱에게 크게 호통 쳤다.“이놈아! 너는 왜 집에 안 가냐, 너도 점을 보려느냐?”졸고 있던 최태욱은 도인의 호통 소리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머리를 긁으면서 멋쩍게 웃으면서 조용히 입을 열었다.“할아버지, 저 물그릇은 뭐에요?”“이건 다른 삶으로 가는 통로다.”“에이! 거짓말!”최태욱의 말에 도인은 기겁하며 크게 호통 쳤다.“젊은 놈이 속고만 살았나? 어른보고 함부로 말하네.”대화는 최태욱의 자기가 처한 환경에 대해 하소연 비슷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10/15 쪽계속됐다.“저희 집이 부자가 아니고요. 저도 공부를 잘 못하고요…….”술기운이 남아 횡설수설하고 있었다.“그래서 그 뒤에는.”어느새 노인의 말재주에 놀아난 최태욱은 호주머니에 가지고 있던 2만원을 주기로 했다. 자기가 새롭게 살수가 있다는 또 다른 삶을 고르게 됐다.  도인의 말에는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가려면, 최대한 그 사람과 연결 고리가 많아야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려면 나이가 비슷하거나 비슷한 상황에 처한 일이 있어야 그 사람 몸속으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삶을 원하는 최태욱 입장에야, 자기의 현재 능력보다 달라져야 된다는 것을 원했다. 평소에 혼자 속으로만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토해 냈다. “저는요. 운동도 잘해서 싸움도 잘하고요, 공부도 잘하고요, 머리도 좋고요. 그림도 잘 그리고. 내 주변에 여자들도 많이 따르고요. 돈도 쉽게 벌고요. 사회적인 직위도 아주 높고요. 가족들과 사이도 좋고요. 대학은 명문대에 가야하고요. 그런 새로운 삶을 원해요.”11/15 쪽요구사항이 너무 많아서 그런지 노인이 기가 차다는 표정으로 답했다.“이놈 봐라. 원하는 것도 많아. 이놈아! 조금 줄여라……. 몇 가지라도.”“에이, 다 들어 준다면서.” “이놈아, 네가 원하는 것이 너무 많아, 내 능력으로는 보내기가 너무 힘들어.”“에이, 도사님이 그런 것도 못해요.”“도사라고 다 하냐? 원하는 것을 다 얻으려면 돈을 더 내던가 아니면 필요 없다고 생각되는 몇 개는 빼라.”결국 자기가 요구하는 많은 조건이 부합되려면 돈을 더 내야 된다는 소리다. 가진 돈이 2만원이 전부인 최태욱은 선택했다. 도인 요구대로 자기가 원하던 몇 가지는 포기한 상태로 결정했다. 몇 가지는 동그라미를 겹으로 쳤다. 몇 가지는 선택했다가 포기해 엑스표로 지웠다. 노인이 물었다.“다 정했냐?”12/15 쪽“예!”최태욱은 술김에 다른 삶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서로 합의하에 또 다른 삶이 결정되자 도인은 물그릇을 손으로 감싸고······, 한참 주문을 외우고 있었다.“사바 사바하아!”그게 모두 끝나고 나서 최태욱에게도 주문을 외우게 시켰다.“이제 너는 내일부터 다른 삶을 살거니, 집에 가서 욕조에 물 받아 놓고 그 안에 들어가 이 부적을 손에 꼭 쥐고 1분만 있어라. 그럼 다 된다.”“예.”최면술이라도 들린 듯이 최태욱은 도인의 말에 순응했다. 피 같은 돈 2만원을 도인에게 넘겨주고 자기 집으로 돌아왔다.최태욱은 도인이 시킨 그대로 욕조에 들어가서 옷을 모두 벗고 누었다. 도인이 준 금빛 부적을 손에 꼭 쥐고 눈을 감았다.13/15 쪽얼마 후 최태욱 어머니가 욕조로 들어간 아들이 아무런 기척이 없자 욕실로 들어왔다.아들이 죽은 듯이 누어있는 것을 보고 크게 비명을 질렀다.“여보! 우리 아들이…….”“뭐!”아버지가 급하게 욕조에서 아들을 꺼냈다. 119 구급차가 달려와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최태욱은 영영 깨어나질 못하고 있었다.의사들이 심폐 소생술을 시행해 겨우 숨은 쉬고 있었다. 하지만 목숨만 붙어 있는 상태로 아주 편안한 상태로 누어만 있는 것이다.이상한 것은 최태욱의 손바닥에 황금빛 문양의 그림이 불로 지진 듯이 새겨져 있었다.“이게 무슨 문양이죠, 화상도 아니고.”“그러네요. 문신도 아니고.”의사들은 너무도 이상한 일이라 당황했다. 전에는 없는 것이 아들의 손바닥에 생긴 것이 너무 이상한 부모님들이다.14/15 쪽‘저게 언제 생긴 거지?’너무 황당한 사건이 벌어지자 이상한 소문이 떠돌게 됐다. “그 집 아들이 도인의 최면술에 걸려 자살을 시도했다는 거야.”“정말?”아파트 주님들 사이에 이상한 소문이 떠돌자 경찰들이 나서서 사건 진상을 조사했다. 도인에게 점을 보았던 아파트에 사는 주부들을 조사했다. 사라진 도인의 인상착의를 확인했다. 경찰에서 급하게 몽타주를 만들어 도인 차림의 점쟁이를 찾았으나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그 시각······.최태욱은 또 다른 삶이 지속되는 먼 곳으로 날아가고 있었다.15/15 쪽그 시각······.최태욱은 또 다른 삶이 지속되는 먼 곳으로 날아가고 있었다.15/15 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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