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메이커-153화 (153/227)

< 제 51장 #3 >

“와아.”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토한 카타리나가 귀와 꼬리를 파닥거렸다. 던전 상회 비행마차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은은한 달빛을 닮은 하얀 유선형의 마차도 마차였지만, 마차를 끄는 여섯 마리 페가수스들이 특히 눈에 띄었다. 하늘을 밟으며 내려오는 모습 뒤로 비치는 환한 달빛 덕분에 성스럽다는 느낌마저 들 지경이었다.

마차가 지상에 안착했다. 마부석에 앉은 것은 말끔한 정장을 잘 차려입은 인큐버스였다. 최속의 날개 사마엘의 부하들 가운데 반은 몽마였고, 나머지 반은 하피였다. 그 중에서도 대외적인 업무를 담당하는 것은 거의가 몽마들이었다.

마부석에서 가볍게 뛰어내린 인큐버스는 용호에게 허리를 깊이 숙이는 예를 표한 뒤 마차 문을 열었다. 아몬드마냥 납작한 타원형 마차 안에는 익숙한 얼굴이 앉아 있었다.

“사랑하는 고객님, 이제 많이 뻔뻔해지셨네요. 거물인 저를 오라가라 하실 줄은 꿈에도 몰랐답니다.”

고혹적인 붉은 이브닝드레스를 입은 시트리가 제법 날카롭게 말했다. 하지만 눈과 입술은 웃고 있었다.

용호 역시 미소를 그리며 능청스럽게 답했다.

“도와줘서 고마워요, 시트리 씨.”

“뭐, 사랑하는 고객님이시니까요. 하지만 너무 능청스러워지셨네요. 예전이 더 풋풋하고 귀여웠는데.”

용호도 이번에는 쓰게 웃는 것 외에는 딱히 할 말이 없었다.

꼿꼿한 티그리우스와 엘리고스도 시트리의 무례를 탓하지 못했다. 그녀가 던전 상회의 다섯 이사 가운데 하나여서가 아니었다. 그녀는 저 위대한 탐욕의 왕 마몬의 연인이었던 자. 어찌보면 손자를 귀여워하는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 허물을 탓하기 어려웠다.

“어… 시트리?”

용호 옆에 서 있던 카이완이 조심스럽게 시트리를 불렀다. 여간한 일에는 눈 하나 깜빡 안하는 카이완이었지만 이번에는 시선부터가 불안했다. 자기 혼자만 반가운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시트리는 그런 카이완을 보았다. 눈을 한 번 동그랗게 뜨더니 이내 두 팔을 벌렸다. 자애롭게 말했다.

“귀여운 고객님, 오랜만이네요. 제가 한 번 안아 봐도 될까요?”

카이완은 더 이상 참지 못했다. 시트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마차 안으로 뛰어들었다. 시트리를 와락 끌어안았다.

“시트리!”

“여전히 응석받이시네요.”

시트리는 자신의 품에 어린아이처럼 안긴 카이완의 머리와 등을 몇 번이고 쓰다듬어 주었다. 마몬 가의 예속 사역마들 모두가 보는 앞이었지만 카이완은 시트리의 가슴에 뺨을 비비며 눈물을 글썽였다.

믿고 따를 수 있는 ‘어른’에 목말라 있던 어린 시절의 카이완에게 시트리는 언니이자 어머니였다. 더욱이 수십 년 만의 해후이지 않은가.

시트리는 어쩔 수 없다는 얼굴로 카이완을 꼭 끌어안아주는 한편 용호에게 눈짓을 보냈다. 얼른 마차 안으로 들어오라는 신호였다.

“다녀올게. 집에서 보자고.”

용호는 경매장에서 바로 마몬 가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동부의 큼직한 던전은 모두 손에 넣었고, 여간한 물건들 역시 전부 던전 상회에 팔아치워 환금했으니 더 이상 동부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었다. 식탐의 왕과 대립하기 전에 조금이라도 더 마몬 가의 던전을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했다.

“즐거운 여정이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티그리우스가 예속 사역마들을 대표해 말했고, 엘리고스와 오필리아는 미소로 용호를 배웅했다.

마차 안에는 푹신푹신한 쿠션들이 타원형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문 바로 맞은편 자리에 시트리와 카이완이 앉아 있었기에 용호는 문 바로 왼편에 카타리나와 함께 앉았다.

카이완은 창백하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하얀 피부를 돋보이게 하는 검은 이브닝드레스를 입었고, 카타리나는 색 대비를 노린 듯 하얀 이브닝드레스를 입었다. 마차 문이 닫히자마자 시트리가 말했다.

“노파심에 먼저 말씀드리자면, 이번 경매에서는 제 곁을 떠나지 마세요. 탐욕의 힘도 가급적 사용하지 마시고요. 아셨죠?”

“예, 잘 부탁드립니다.”

용호는 흔쾌히 대답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애당초 지금 이 자리에 시트리가 있는 것부터가 용호 자신의 부탁 때문이었으니 말이다.

“사마엘이 어떤 흑심을 품고 고객님을 초대하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러기에는 너무 성실한 아이니까요.”

사마엘의 초대 자체는 무척이나 흡족했다. 다섯 이사 가운데 하나가 공식적으로 마몬 가를 인정해준 사실도 기뻤다.

하지만 용호는 경계하는 마음을 버리지 않았다. 평소라면 별 생각 없이 초대에 응했겠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랐다.

‘식탐의 왕이 그대를 찾아갈 것이다.’

엠브리오가 했던 경고.

던전 상회가 주관하는 특별 경매에는 마계의 여러 유력 인사들이 모였다. 왕이 직접 행차할 가능성은 극히 낮았지만 왕의 대리인 정도라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용호는 그들에게 자신을 노출하고 싶지 않았다.

용호는 사마엘이 자신을 부른 이유가 두 가지라 생각했다.

하나는 정말 순수한 의미의 초대였다. 마몬 가는 이제 더 이상 망해가는 약소 가문 따위가 아니었다. 남부 공백지 내에서라면 대적은커녕 비교할 가문조차 찾아볼 수 없는 독보적인 가문이었다.

자의식 과잉일수도 있었지만, 이 점에 관해서는 시트리 역시 동의했다.

그리고 두 번째 이유는 역시나 시트리였다.

“그냥 호기심 정도일거예요. 늘 자기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여자가 관심을 보이는 남자라고 하니까 궁금했겠죠. ‘이 남자가 뭐가 특별해서 우리 던전 상회의 거물께서 상대를 해주시는 걸까?’ 하고요.”

용호는 쓰게 웃었고, 카이완은 여전히 시트리의 품에 꼭 안겨 꼼짝도 하지 않았다.

부유감과 속도감이 동시에 느껴졌다. 여섯 마리 페가수스들이 본격적으로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아, 내 정신 좀 봐. 세 사람 모두 이걸 팔에 차도록 하세요. 브리가다의 힘을 감춰야 하니까요.”

시트리가 가슴골 사이에서 은색 팔찌 세 개를 꺼내 일행에게 나눠주었다. 시트리가 팔에 차고 있는 것과 똑같은 모양의 민무늬 팔찌였다.

‘신의 금속’이라고도 불리는 브리가다는 특별했다. 하지만 그 특별함이 발휘되는 것은 ‘왕’과 그 권속들의 손에 들어갔을 때뿐이었다.

브리가다로 만든 장신구를 낀 사람이 있다면 그는 십중팔구 왕 혹은 왕의 권속이었다.

브리가다 자체가 꽤나 단단하고 가벼운 금속인 터라 브리가다인줄 모르고 병장기를 만드는 일은 흔했지만, 장신구를 만드는 일은 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

강철로 된 반지를 끼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였다.

탐욕의 왕이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서는 일단 브리가다부터 감출 필요가 있었다. 처음에는 아예 브리가다를 장착하지 않는 쪽도 생각해봤지만 ‘마신왕의 심장’ 때문에 무리였다. 반지와 달리 마신왕의 심장은 마음대로 뺏다 꼈다 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었다.

“이 팔찌를 차고 계시면 브리가다의 성능 자체가 저하된답니다. 그러니 필요할 때는 꼭 팔찌를 풀도록 하세요. 아셨죠?”

용호와 카타리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팔찌를 착용했다. 카이완이 물었다.

“시트리는?”

“같이 있는 일행 셋이 차고 있는데 저만 안 차고 있으면 이상하겠죠?”

까르르 웃은 시트리가 카이완의 뺨을 꼬집었다. 얼핏 보면 사이좋은 언니와 동생 같았다.

‘내가 저랬으면 앙탈부렸겠지?’

카타리나 뺨 꼬집고 꼬리나 귀 만지는 건 좋아하면서, 정작 자기 뺨을 꼬집히면 언제나 앙칼지게 으르렁거리는 카이완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저 수줍게 웃기만 했다. 마치 조금 더 쓰다듬어 달라고 보채는 고양이 같았다.

시트리가 다시 말했다.

“이번 경매는 일전에 참가하셨던 경매보다 조금 더 규모가 크답니다. 사마엘이 주관하는 정식 경매 외에도 박람회식 자유 경매 역시 준비되어 있죠.”

“박람회식이요?”

카타리나가 귀를 파닥이며 물었다. 시트리는 언제나처럼 친절하게 답했다.

“조금 더 직설적으로 말하면 시장통이라고 할까요? 회장에 여러 매물들을 동시에 올려놓고 판매하는 거죠. 구매하고 싶으신 물건이 있으시면 그때그때 최고가보다 높은 가격을 기입하시면 된답니다. 마감 시간 안에 가장 높은 가격을 기입한 사람이 물건을 가져가는 구조니까요. 기다리기 싫으시다면 판매자가 정해둔 직구매 가로 구매하시면 되고요.”

비행마차가 공간을 도약했다. 일전 고양이 마차가 그러했던 것처럼 어마어마한 거리를 단숨에 좁혔다.

“여기 준비한 가면들입니다.”

창밖을 슬쩍 내다본 시트리가 쿠션 사이에 놓여 있던 상자를 열었다. 나눠 주기 앞서 암사자 가면을 머리에 썼다.

용호는 갈기 달린 숫사자 가면을 받았고, 카타리나와 카이완은 각각 강아지와 고양이 가면을 받았다. 어쩐지 모르게 썩 어울리는 구성이었다.

“지난번에 방문하셔서 이미 아시겠지만, 가면으로 얼굴을 가려도 상대를 특정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답니다. 이 점을 유의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당부한 시트리는 더 할 말이 없다는 듯 쿠션에 몸을 깊이 묻었다.

용호는 마차 창밖을 내다보았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화려한 경매장의 전경을 눈에 담았다.

&

뒷문으로 몰래 들어가야 했던 이전과는 달랐다.

정문으로 당당히 입장한 용호는 숫사자 가면 속에서 작은 환희를 느꼈다.

이전과 달랐다.

눈 먼 칼처럼 마구잡이로 소용돌이치는 난폭한 마력은 그대로였다. 여전히 경매장 안을 거칠게 돌아다니고 있었다.

하지만 더 이상 부담스럽지 않았다. 마치 산들바람을 마주한 것처럼 자연스럽게 흘러 넘길 수 있었다.

용호 자신의 마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보다 단순한 이유였다.

마력이 강해졌다.

그저 까마득한 하늘을 올려다봐야만 했던 그때와 달랐다. 용호 자신도 하늘에 있었다. 아래를 내려다볼 수도 있었고, 머리 위의 하늘 역시 마냥 멀게만 느껴지지 않았다.

스트라바디의 마력을 흡수한 지금도 용호의 뿔의 개수는 다섯 개였다.

하지만 여섯 개에 근접해있었다. 뛰어넘어야 하는 새로운 벽을 눈앞에 실감하는 단계라 해도 좋았다.

카이완에 이어 뿔 다섯 개에 도달한 카타리나 역시 용호와 같았다. 편안함 속에 작은 희열을 느꼈다.

“본 경매가 시작되면 사마엘이 직접 인사를 올 가능성이 높답니다. 그 전까지는 자유롭게 자유 경매를 즐기도록 하세요.”

시트리의 속삼임이 귓가를 간지럽혔다. 저도 모르게 움찔한 용호는 얼른 고개를 끄덕인 뒤 자유 경매장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카타리나와 카이완이 그런 용호에게 바짝 따라붙었다.

자유 경매장은 시트리의 말마따나 박람회를 연상시켰다. 벽면을 따라 갖가지 매물들이 쭉 나열되어 있는 모습이 전시회 같기도 했다.

[마귀 손톱]

[마귀 손톱에 당해 피를 본 상대는 강력한 마귀 저주에 걸립니다.]

[마귀 저주에 걸린 상대는 마귀의 정신 공격에 시달립니다.]

[집중력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신체 능력이 저하되며, 정신력의 강약에 따라 효과가 달라집니다. 심신이 모두 피폐해진 상대라면 단숨에 죽음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부가적으로 상대에게 공포를 유발할 가능성 역시 높습니다.]

[마귀 저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마력을 공급해야만 합니다.]

카이완이 새빨간 단검을 보며 눈을 빛냈다. 손잡이뿐만 아니라 칼날까지 모두 붉은 것이 무척이나 특이했다.

“이건 어때? 꽤 유용할 것 같지 않아?”

“어?”

마귀 손톱으로부터 딱 두 칸 옆 구역을 구경하던 용호가 어설프게 답했다. 카이완이 돌아보니 늘씬한 몸매의 엘프 정령사가 매물로 올라가 있었다. 목에 쇠사슬을 차고 있는 걸 보니 이계에서 잡아온 노예 사역마인 모양이었다.

카이완은 뚱한 얼굴로 눈을 가늘게 떴고, 용호는 열심히 마귀 손톱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한편 카타리나는 귀와 꼬리를 함께 파닥이며 반지 하나를 골똘히 쳐다보았다.

[사령 반지]

[근방의 시신을 이용해 스켈레톤 계열의 언데드를 만들어냅니다.]

[단, 이렇게 만들어진 스켈레톤들은 마력 공급이 끊기는 즉시 소멸합니다.]

[충분한 마력만 공급한다면 범위 내의 시신들을 자동으로 언데드화 시키는 것 역시 가능합니다.]

카타리나의 머릿속에 스컬컬 웃는 스컬이 떠올랐다. 스컬이 이 반지를 가지고 전장에 나서면 무척이나 효과적이지 않을까?

“괜찮아 보이긴 하지만… 아무래도 마력 효율이 나쁠 것 같네요. 차라리 네크로멘서 계열의 사역마를 구해보는 건 어떨까요?”

카타리나는 입찰가들을 돌아보았다. 과연 시트리의 말처럼 효율이 썩 좋지는 않은지 입찰가들이 시원찮았다.

“네크로멘서라.”

마귀 손톱을 내려놓은 용호도 끼어들었다. 확실히 요 근래 전투를 생각해봤을 때 네크로멘서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전투 한 번 할 때마다 시신이 대량 생산되었으니 말이다.

물론 윤리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꽤나 비인도적인 처사였다. 하지만 매력적인 발상임을 부정할 수 없었다. 진화의 권능과의 시너지 효과도 엄청날 것 같았다.

쇠뿔도 단김에 뽑으라고 용호는 혹여 네크로멘서 사역마가 매물로 나와 있지 않나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놀랄 정도로 달콤한 향기가 콧속을 파고들었다. 용호뿐만 아니라 카이완과 카타리나 역시 향기를 맡았는지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렸다.

냄새의 근원지는 엘프 정령사의 맞은편에 위치한 매물이었다. 커다란 항아리와 작은 찻잔이 하나 놓여 있었는데, 시트리는 찻잔에 담긴 보랏빛 음료를 가리키며 말했다.

“소마군요. 약간의 환각작용을 하는 음료랍니다. 향기가 특히 좋은 걸 보니 정말 상급품인 것 같네요.”

카이완은 군침을 꿀꺽 삼켰고, 카타리나는 귀를 심하게 파닥거렸다. 둘 모두 마시고는 싶은데 사달라는 말이 선뜻 나오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흉측하고 무섭게 생긴 붉은 귀신 가면을 쓴 여자가 사람들을 헤치고 달려왔다. 소마를 확인한 여인은 빠른 속도로 입찰가를 썼다.

귀신 가면 덕분에 얼굴이 보이지 않았지만 그 몸매와 분위기만으로도 굉장한 미녀라는 느낌을 주는 여인이었다. 귀신 가면에 어울리는 화려한 붉은 옷을 입었는데, 소매가 길고 치렁치렁한 것과 달리 하반신 쪽은 거의 헐벗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허벅지가 훤히 드러날 정도로 짧은 치마 밑으로는 가죽 끈으로 동여맨 하얀 다리가 매력적인 곡선을 그렸다.

용호는 여인을 바라보았다. 결코 여인의 미색에 혹해서가 아니었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숨결이 절로 거칠어졌다.

분명 이전에 경험해본 일이 있는 감각이었다. 카타리나나 카이완과 마주했을 때의, 그때의 가슴 떨림과는 성격이 달랐다.

‘귀신 가면의 사내.’

불현듯 떠올랐다. 일전 경매장을 방문했을 때 마주했던, 아주 잠깐 눈이 마주쳤던 거대한 사내.

‘아니야.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이 아냐.’

그때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거리도 멀었고 느낀 것은 순간의 충동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마신왕의 심장을 손에 넣었기에 알 수 있었다. 연인과의 두근거림을 몇 번이고 경험해 봤기에 구분할 수 있었다.

탐욕이었다.

탐욕이 바로 두근거림의 근원지였다.

그렇다면 어째서.

저 여인이 갖고 싶어서? 육욕 때문에?

‘공명!’

순간 소름이 돋았다. 그리고 때를 맞추듯 여인이 돌아섰다.

< 제 51장 #3 > 끝

ⓒ 취룡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