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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메이커-133화 (133/227)
  • < 제 44장 - 마몬의 유산 >

    제 44장 - 마몬의 유산

    던전 상회 가상공간에 접속하는 것과는 달랐다.

    투기장으로 이어지는 비밀통로를 지날 때와도 다른 감각이었다.

    스카자하의 생명의 물이 전신을 감쌀 때의 감촉.

    그것을 느낀 순간 의식이 끊어졌다. 다시 눈을 떴을 때는 전혀 다른 감각이 전신을 지배했다.

    시간이 지났다. 그 사실은 인지할 수 있었다. 그저 눈을 감았다 떴을 뿐인데 그 사이에 분명 무언가가 존재했다.

    용호는 숨을 쉬었다. 빠르게 전신의 감각을 되찾았다. 손끝에서 따스함과 부드러움이 느껴졌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용호는 카타리나와 거의 동시에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앉은 채로 뒤를 돌아보았다.

    마력이 소용돌이 치고 있었다. 마치 던전 내부에 생성된 뒤틀림을 보는 것 같았다.

    오색찬란한 빛을 뿌리던 뒤틀림은 자연스럽게 작아졌고, 작은 테니스 공 크기로 고정되었다. 용호는 그제야 겨우 주변을 둘러볼 여유를 회복했다.

    입이 절로 벌어졌다. 이질적이면서도 익숙했다. 침대와 책상같이 큰 가구가 거의 다 사라져서 묘하게 낯설긴 했지만 분명 용호 자신의 방이었다. 십년 가까이 보고 산 벽지와 천장이 이를 증명했다.

    돌아왔다. 이곳은 인계였다.

    인식했기 때문인지 공기마저 다르게 느껴졌다. 의식을 집중해도 마계에서는 항시 보이던 마계의 흐름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사실상 무풍지대라 해도 좋았다.

    “집이다.”

    용호가 말했다. 카타리나는 귀를 살짝 파닥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처음 용호를 데려갈 때는 급히 용호만 데려가느라 주변을 둘러볼 여유도 없었었다.

    용호는 그런 카타리나에게 크게 신경을 쓸 수 없었다.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다시 한 번 소리쳤다.

    “집이야!”

    그리운 방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사실 방 냄새라고 해봐야 별 거 있겠냐마는 그래도 감동했다.

    용호는 얼른 방문을 열어 보았다. 반사적으로 소리쳤다.

    “아버지! 아들 왔어요! 아버지!”

    하지만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거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카타리나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 집안에는 현재 아무도 없는 것 같습니다.”

    인기척 같은 것들을 파악하는 능력은 용호보다 몇 수 위인 카타리나였다. 용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일하러 가셨겠지. 치킨집. 우리집 가업.’

    더욱이 카타리나와 엘리고스는 용호를 데려갈 때 그냥 납치만 해온 것이 아니었다. 나름 정성들여 준비한 편지를 인계에 남기고 왔다고 했다. - 물론 마계어를 몰라도 읽을 수 있도록 번역 마법을 걸어둔 편지였다. -

    ‘댁의 아드님에게 마왕의 재능이 있어 마몬 가의 가주로 모셔갑니다.’

    대충 저런 내용이라고 했었다.

    다른 집이었다면 망상에 빠진 아들놈이 괴상한 편지를 남겨놓고 집을 나갔나 의심할 법한 내용이었지만 용호 자신의 집은 특별했다. 어쩌면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기뻐하셨을지도 몰랐다.

    ‘으음, 아버지라면 충분히 가능해.’

    오히려 용호 자신이 아니라 아버지 본인이 가셨어야 했다며 아쉬워하셨을 가능성도 있었다.

    아버지 생각을 하니 머릿속이 차분해졌다. 흥분은 여전했지만 다른 여러 가지 것들에 생각을 분산할 수 있었다.

    용호는 일단 카타리나를 보았다. 멀쩡했다. 귀도 꼬리고 건강하게 파닥거렸다.

    “좋아.”

    카타리나로서는 영문을 알 수 없는 점검을 마친 용호는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일단 가지고 온 것들을 확인했다.

    세미 정장을 연상시키는 마왕의 정장은 말끔했다. 왼팔에 장착한 마장 역시 장갑 형태로 잘 있었고, 아몬의 또 다른 형태인 불꽃의 팔찌 역시 그러했다.

    용호는 아몬에게 마력을 살짝 주입해 보았다. 마치 대답이라도 하듯 팔찌 주위로 은은한 녹염이 일었다. 용호는 아몬을 느낄 수 있었다.

    다음으로 용호는 허리에 찬 가죽 주머니를 열어 보았다. 주먹 하나가 겨우 들어갈 크기였지만 그 안에 든 것들이 특별했다. 척 보기에도 비싸 보이는 물건들이 가득했다.

    던전 상회가 없는 인계였다. 며칠 머물지 않을 예정이긴 했지만 마왕씩이나 되어서 돈에 쪼들릴 수는 없었다. 아버지께 한 재산 챙겨드리겠다는 목적도 있었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가져오고 싶었다. 하지만 엠브리오와의 싸움을 위해 워낙 많은 돈을 쓴 터라 당장 가져올 수 있는 현금성 자산이 얼마 없었다.

    ‘다행이다.’

    공간의 문을 통한 세상간 이동에 대해서는 카타리나와 엘리고스는 물론이고 오필리아도 잘 알지 못했다. 심지어는 마법사인 티그리우스나 직접 세상간 이동을 경험한 버그림도 이쪽 분야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별로 없다고 했다.

    용호가 확실히 아는 것은 처음 마계로 넘어갈 때 함께 딸려 간 컴퓨터와 휴대폰 등 각종 전자기기가 모조리 망가졌다는 것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책상 서랍에 들어있던 것들 중에서도 내부 구조가 제법 복잡한 것들은 예외 없이 망가져 있었다.

    반면에 용호 자신이 입고 있던 옷은 멀쩡했었다. 때문에 용호는 구조가 단순한 것들은 괜찮다는 가정 하에 금은보석들을 챙겼다. 다행히 예상은 적중했다.

    안도의 숨을 토한 용호는 새삼 다시 마력의 뒤틀림이 자리한 장소를 돌아보았다. 잔향처럼 은은히 새어나오는 마력을 마주하니 새삼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그런데 카타리나.”

    “네, 가주님.”

    “처음에 어떻게 할 생각이었던 거야?”

    “네?”

    용호는 목 뒤쪽을 살짝 긁적였다. 이제와서 카타리나를 추궁할 생각은 없었지만, 직접 세상간 이동을 경험해 보니 아무래도 의문이 생겼다.

    세상간 이동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공간의 문을 만드는데 들어간 마력은 실로 어마어마했다.

    좀 우스운 말이었지만 용호 자신은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급격한 성장을 보였다. 티그리우스가 괜히 용호 자신을 보고 기적 같은 행보를 이어온 자라 평한 것이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공간의 문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만약 용호 자신에게 탐욕의 죄악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지금 같은 성장을 이룰 수 있었을까?

    포라스 같은 이웃 가주들에게 당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과연 세상간 이동을 해낼 수 있었을 지 의문이었다.

    용호 자신이 지금 인계에 온 것은 인계 방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 물론 꼭 '지금'이어야만 할 이유는 없었다. -

    엘리고스는 용호가 인계에 다녀와야 할 이유를 '인계의 존재이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인계의 공기를 쐬어줄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힘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었다.

    하지만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니 처음 생각한 것과는 다소 개념이 달랐다.

    이계 출신이라 하여 꼭 자신의 세상에 정기적으로 다녀올 필요는 없었다. 애당초 마계에 처음 진입할 당시부터 마력을 다룰 능력이 있었던 존재들은 사실상 재방문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용호 자신은 이제 꽤나 강력한 마왕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계에 한 번은 다녀올 필요가 있었다. 인계에서 마계로 넘어올 '당시'에는 마력이 약했고, 마력을 조절할 능력 역시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즉, 마계에 넘어온 이후 얼마나 강해졌는지와는 무관하게 세상간 이동을 할 당시의 마력 양이나 마력 컨트롤 능력 등이 재방문의 주기나 필요성을 결정한다는 이야기였다.

    다소 이상한 현상이었다. 자연적인 현상이라기보다는 인위적인 '허가'의 개념에 가까운 것 같았다.

    마치 입출국 비자를 받을 때 어떤 비자를 받았는지에 따라 외국에서의 체류 기간이 달라지듯이 말이다.

    '아예 이런 제한이 없는 이계도 있다는 것 같고.'

    어찌되었든 현재의 용호에게 한 번의 재방문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번 방문이 끝나면 향후 수백 년 동안은 인계에 재방문할 필요가 없을 터였다. 어쩌면 아예 기간 제한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었다. 용호 자신이 그만큼 강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시 이야기를 원점으로 돌리면 역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

    카타리나와 엘리고스는 대체 어떤 방식으로 용호 자신을 집에 다녀오게 해줄 생각이었던 걸까.

    두 사람은 용호 자신에게 탐욕의 죄악이 있다는 사실도 몰랐고, 이렇게 급성장을 해낼 거라고도 예상하지 못했다. 설마하니 대책 없이 데려온 것이었을까? 일단 급한 불이라도 끄자고?

    그리고 여기에 한 가지 의문이 더해졌다.

    엘리고스는 분명 마몬 가의 남은 여력 모두를 총 동원해 공간의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직접 경험해보니 그게 과연 가능했을 지 의문이었다.

    당시의 마몬 가는 정말 망하기 직전이었다. 남은 여력이라고 해봐야 얼마나 되었겠는가.

    지금까지는 다소 의식적으로 막아두었던 의문들이었지만 이제는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용호가 자신의 의문들을 하나하나 늘어놓자 카타리나는 입술을 움츠렸다. 귀를 몇 번 늘어트리다가 용호의 눈치를 살폈다. 아주 조심스럽게 말했다.

    “스크롤이 있었습니다.”

    “스크롤?”

    “네, 마몬 가에 유실되지 않고 전해져 내려온 몇 안 되는 유산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저와 집사장은 그 스크롤을 가동하기 위한 마력을 모았던 거고요.”

    일반적인 스크롤은 스크롤 자체에 내장된 마력으로 마법이 발동하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따로 마력을 더 필요로 했다는 걸 보니 확실히 보통 스크롤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스크롤이 몇 장 더 있는 거야?”

    “그게… 딱 한 장뿐이었습니다. 그, 그래도! 스크롤로 공간의 문을 열면서 마왕의 방에 마법진 등이 각인되었으니까요. 나중에 고명한 마법사나 던전 상회의 도움을 받으면 어떻게 한 번 정도는 다시 열수 있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지금처럼 공간의 문을 만들어도 되고요!”

    혹시나가 역시나였다.

    용호는 화를 내는 대신 카타리나의 양 뺨을 아프게 꼬집었다. 용호 자신을 빈약한 대책만 세워놓고 부른 것은 괘씸했지만, 당시의 카타리나와 엘리고스는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었다. 더욱이 과정이야 어찌되었든 용호 자신은 마몬 가의 가주가 되는 길을 선택했다.

    울상이 된 얼굴로 죄송해 하는 카타리나의 얼굴이 너무 귀여웠던 터라 용호는 쉬이 손을 놓지 못했다. 처음 꼬리를 만졌을 때처럼 위험한 것을 배운 기분이 들었다.

    “흠흠. 그럼 여기서 질문 한 가지 더. 난 대체 어떻게 찾았던 거야?”

    처음에는 그냥 그러려니 했는데 이것도 생각해보니 좀 이상했다. 지금까지 궁금해 하지 않은 것이 신기할 지경이었다.

    카타리나가 빨개진 뺨을 살짝 어루만지며 답했다.

    “스크롤 자체가 공간의 문을 열기 위한 스크롤이라기보다는 마몬 가의 가주에 어울리는 자를 찾아내서 데려오는… 그런 스크롤이었습니다. 스크롤로 포착한 마몬 가의 후예 두 분 가운데서 가주 자리에 오르실만한 역량을 가지신 것은 가주 님 뿐이었고요.”

    “나머지 한 명은 우리 아버지셨고?”

    “네. 아마도 스크롤이 찾아낸 인물은 가주 님이셨을 겁니다. 가주 님의 아버님께서는 가주 님 근방에 계셔서 함께 포착이 되신 걸 테고요. 이제와서 새삼스런 말씀이긴 합니다만, 저희도 아예 다른 세상으로 연결이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과연.”

    대강 이해가 되었다. 하지만 연이어 또 다른 의문들이 떠올랐다.

    마몬은 어째서 용호 자신의 고향인 이곳에 온 것일까.

    그리고 인계와 다른 이계들, 이를테면 버그림이나 바포메트의 고향과 인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던전 상회에서는 이계의 존재들을 사고팔았다. 그렇다면 일부러 공간의 문을 열고 이계로 가 노예로 삼을 존재들을 물색한 것일까? 아니면 우연찮게 이계로 이어지는 뒤틀림이 열릴 때마다 노예사냥에 나선 것일까?

    흥미가 동했지만 일단은 머릿속에서 지웠다. 돌아가서 티그리우스나 시트리, 하다못해 스카자하나 구시온이라도 붙잡고 진득하게 이야기하면 모를까, 지금 당장은 생각해봐야 답을 구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시트리도 괜히 그런 말을 하지는 않았을 테고.’

    공간의 문을 재건하고 있다고 했을 때 시트리는 결코 쉽지 않을 거란 이야기를 했었다.

    용호가 아는 시트리라면 단순히 마력 공급이 어려운 정도로는 그런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 터였다. 분명 용호 자신이 아직 모르는 다른 무언가가 숨겨져 있을 터였다.

    “어… 가주 님?”

    용호가 말없이 생각에 잠기자 카타리나가 주저하며 물었다. 혹시라도 화가 많이 났을까봐 걱정하는 눈치였다.

    용호는 그런 카타리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시원하게 웃으며 말했다.

    “좋아, 아무튼 집에 왔어. 저쪽 집에 돌아갈 때까지는 인계를 즐기자고.”

    진심으로 그럴 생각이었다. 던전 상회의 인장이 박혀있는 스크롤을 한 차례 확인한 용호는 손을 뻗어 공간의 문을 완전히 닫았다. 돌아갈 때는 공간의 문이 열렸던 장소에서 스크롤을 찢어 아주 작은 틈을 만든 뒤 마몬 가에 신호를 보내면 되었다. 신호를 수신한 마몬 가에서 카타리나를 좌표로 삼아 새로운 공간의 문을 연다는 계획이었다.

    용호 자신의 체류 기간은 인계 기준이 아닌 마계 기준으로 약 이틀이 될 예정이었다. 때문에 용호는 일단 인계와 마계의 시간차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었다.

    마계에서 보낸 시간과 이곳에서 흐른 시간을 비교한다.

    용호는 일단 창문으로 향했다. 블라인드를 쳐내고 창밖을 보았다.

    “와우.”

    용호는 감탄했고, 카타리나는 태어나 처음 보는 광경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새카만 겨울밤 사이로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고 있었다.

    &

    ‘확실히 비교를 해봐야하겠지만… 거의 비슷하네.’

    단순히 계절이 바뀐 것만으로 추측한 것이 아니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에는 눈 말고도 새빨간 것들이 참으로 많고도 많았다.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교회가 성탄절 분위기로 꾸며져 있는 걸 보니 지금은 연말. 아마도 크리스마스 직전 혹은 직후.

    머릿속으로 얼추 암산을 해보니 사실상 일 대 일로 대응한다고 봐도 좋을 것 같았다.

    그렇다면 이제 어떡할 것인가. 가만히 방 안에 앉아 아버지께서 돌아오실 때까지 기다릴 것인가?

    혼자가 아니었기에 꽤나 매력적인 선택지였지만 그럴 수 없었다. 용호는 방을 나와 거실로 향했다. 거실 한쪽에 세워둔 작은 게시판을 보고 섰다.

    “호오, 이게 그 소문의 학고라는 것인가.”

    게시판 왼쪽 귀퉁이에 대학에서 발부한 '학사경고장'이 붙어 있었다. 전 과목 F가 떴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어차피 자퇴할 생각이었으니 말이다. 용호 자신은 이제 공대 신입생 천용호가 아니라 마몬 가의 가주- 탐욕의 왕 천용호였다.

    제법 패기 있게 고개를 끄덕인 용호는 다시 옆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이번에는 저도 모르게 움찔했다. 본능적인 반응이었다.

    ‘괘, 괜찮아.’

    학사경고와 똑같았다. 이제 용호 자신의 삶과는 무관한 것이었다.

    국방부 인이 찍힌 '신체검사 통지서'를 애써 외면한 용호는 빠르게 게시판을 훑어보았다. 딱히 더 특별한 것이 없자 꼬리를 살랑거리며 주변을 둘러보는 카타리나에게 손을 내밀었다.

    “카타리나, 아버지 뵈러- 아니, 치킨 먹으러 가자.”

    유리아가 그랬던 것처럼 치킨이라는 말에 카타리나는 고개를 갸웃했지만 잠깐 뿐이었다. 티그리우스가 미리 준비해준 변장 마법 스크롤을 찢어 귀와 꼬리를 감춘 뒤 용호의 손을 마주잡았다.

    기분 좋은 발걸음을 내딛었다.

    &

    < 제 44장 - 마몬의 유산 > 끝

    ⓒ 취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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