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던전메이커-116화 (116/227)

< 제 38장 #2 >

동부의 가주들은 결코 멍청하지 않았다. 그들 역시 현재를 보고 미래를 예상할 줄 아는 자들이었다.

현재는 안전했다.

엠브리오가 야기한 난세 때문에 사방 천지에서 던전 전투가 벌어지는 와중에 ‘안전’을 논하는 것도 우스웠지만, 어디까지나 사실에 기반 한 이야기였다.

북부를 제압한 엠브리오가 서부를 치는 동안 동부 역시 홍역을 앓았다. 연이어진 던전 전투는 승자와 패자를 낳았고, 패자의 숫자가 승자의 숫자를 압도하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동부는 기묘한 평화를 손에 넣었다.

리스크의 증가는 섣부른 행동을 자제시키는 법이었다.

더욱이 살아남은 승자들의 힘은 서로를 위협하기에 충분했다.

작금의 마계를 지배하는 여섯 왕들이 서로를 견제한 나머지 이렇다 할 충돌을 벌이지 못하는 것과 같았다. 소위 말하는 냉전 상태에 들어간 것이었다.

이 와중에 앞뒤 안 가리고 균형을 깨트릴 우려가 있는 아가레스가 제거되었다. 더욱이 동부의 누군가에게 당한 것이 아니었기에 어느 한쪽으로 힘의 무게추가 확 기우는 일도 없었다.

비로소 여유라는 것을 회복한 동부의 가주들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불과 몇 개월이란 시간 만에 남부 공백지의 정세는 완전히 달라졌다.

수십 명이 넘던 가주들은 이제 남부 공백지 전 지역을 다 합쳐도 열 댓 명에 불과했다. 다른 가주에게 목숨을 잃고 정수를 빼앗긴 가주도 있었고, 마왕의 자리를 포기하고 사역마가 되는 길을 택한 가주도 있었다.

북부는 초토화 되었다. 북부에 남은 마왕은 오직 늑대의 마왕 엠브리오 하나뿐이었다.

서부의 멸망은 현재 진행형이었다. 기세등등하게 일어났던 서부 가주 연합은 마지막 싸움만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단순히 병력의 숫자만을 논한다면 여전히 엠브리오보다 우세했지만, 서부 가주 연합의 승리를 믿는 자는 거의 없었다.

가장 예상 밖의 결과를 보인 것은 남부였다.

사람들은 흔히 남부 공백지를 버려진 땅이라 불렀다.

'남부'는 그런 남부 공백지 내에서도 버려진 땅이었다.

사방위 가운데 가주의 숫자가 가장 적었고, 던전과 던전 사이의 거리도 멀었다.

그런 남부에서 두각을 드러낸 것은 참으로 뜻밖의 존재였다.

마몬 가.

과거의 영광이야 어찌되었든 이제는 멸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가문.

더욱이 그냥 제압이 아니었다. 마몬 가의 가주는 동부에서 승승장구한, 공백지 전체에서도 강자로 꼽힐 아가레스를 격파했다.

동부의 가주들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남부의 마몬 가는 이제 더 이상 몰락한 명가 따위가 아니었다. 공백지 전체에 영향력을 발할 수 있는 강력한 가문이었다.

동부의 가주들은 미래를 생각했다.

엠브리오의 다음 행보는 어찌 될 것인가. 이대로 동부에 앉아 서부가 몰락하는 것을 구경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 것인가.

동부를 양분한 두 가문의 수장들은 서로간의 우열을 가릴 최후의 대결을 펼치는 대신 손을 잡았다.

지금은 자기들끼리 싸울 때가 아니었다. 저 멀리서부터 다가오고 있는 늑대를 처리하는 것이 먼저였다.

두 가문의 가주들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의 활동 범위는 동부에 그치지 않았다.

“이게 그 결과물이라는 건가요?”

급한 일을 처리하기 위해 자유도시에 귀환했던 오필리아는 자신 앞에 선 불청객에게 차분히 물었다. 그를 쳐다보는 대신 참나무 바 위에 올라가 있는 작은 상자에 눈길을 주었다.

작은 상자는 바닥이 젖어 있었다. 그리고 그 바닥을 적신 것은 상자 안에서부터 흘러나온 붉은 액체였다.

불청객은 대답에 행동으로 답했다. 부드럽게 웃으며 상자의 뚜껑을 열었다.

오필리아는 미소 짓지 않았다. 그렇다고 인상을 찡그리지도 않았다. 그녀의 시선은 차가웠다. 동요를 감추기 위함이었다.

상자 속에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짐작한 물건이 들어 있었다.

융케라스의 딸.

현재 아비게일 가의 가주인 그녀의 머리.

불청객은 상자에 다시 뚜껑을 덮지 않았다.

오필리아는 눈동자를 굴려 불청객을 보았다. 격노의 왕의 영토인 마계 서부에서라면 모를까, 남부 공백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종족인 팔부중의 야차였다.

폼이 넉넉한 어디서나 찾아보기 쉬운 복장으로 파랑에 가까운 초록 피부를 가리고 있었다. 체구는 제법 당당했고, 성게 같은 수염이 돋아난 얼굴은 야차의 상징과도 같은 매서운 고리 눈과 잘 어울렸다.

그가 말했다.

“그저 우호의 선물일 뿐입니다. 이웃의 골칫거리를 제거하는 것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지요.”

뱀 같은 혓바닥이었다. 오필리아는 이것이 선물인 동시에 힘의 과시임을 놓치지 않았다.

아비게일 가가 사실상의 몰락을 눈앞에 둔 것은 사실이었다. 더욱이 융케라스의 딸은 포라스나 융케라스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약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그녀는 자신의 던전을 소유한 가주였다. 그것도 상당한 방비가 갖춰진 던전의 가주 말이다.

나름 융케라스의 딸을 예의주시하고 있었음에도 불청객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그녀의 죽음을 알지 못했다.

동부의 가주들은 자신들이 얼마든지 남부에 잠입해 소리 소문 없이 가주 하나의 목숨을 취할 수 있음을 드러낸 것이었다.

오필리아는 비비꼬인 외교적 수사 대신 직설적인 화법을 선택했다.

“망치가 될 테니 모루가 되어 달라는 거군요.”

“화통하시군요. 맞습니다. 남부가 엠브리오를 막아선다면, 동부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북부를 칠 것입니다.”

불청객 역시 직설적으로 말했다.

오필리아는 손끝으로 바의 매끄러운 표면을 살짝 어루만졌다.

사실상 통보나 다름없었다.

서부가 공격당하고 있는 지금은 북부를 치지 않는다.

엠브리오가 서부를 완전히 박살내기를 바라니까.

하지만 동시에 남부까지 엠브리오의 손에 들어가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 그랬다가는 엠브리오가 지나치게 강해질 우려가 있으니까.

마몬 가가 혹여 항복하는 일이 없도록 희망을 심어준다. 북부는 물론이고 서부마저 박살낸 엠브리오에게 마몬 가가 전력을 다해 맞서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북부를 먹어치우고 초토화된 서부에 이어 지칠 대로 지친 엠브리오와 마몬 가 까지 다 먹고 싶다는 건데.’

속이 너무 뻔 한 심보였지만 여기서 드잡이 질을 해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이후야 어찌되었든 일단 현 상황만을 놓고 보자면 동부는 마몬 가의 우군이었다.

“아비게일 가의 던전은 그대로 남겨두었습니다. 마몬 가에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호의에 감사드립니다.”

“별 말씀을요. 천방지축으로 날뛰는 아가레스를 치워주신 분들 아니십니까. 주인님께서는 진심으로 마몬 가에 감사하고 계신답니다.”

할 이야기는 다 끝났다.

오필리아는 미소로 축객을 표했고, 불청객은 들어왔을 때 그러했던 것처럼 유유히 선술집을 나섰다.

속으로 가만히 숫자를 헤아리던 오필리아는 충분한 시간이 지났다는 판단이 서자 일단 상자의 뚜껑을 덮었다.

창밖을 내다보니 해가 지고 있었다. 하지만 주저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오늘은 밤새 달려야만 할 것 같았다.

&

용호가 오필리아를 마주한 것은 아침이라 부르기도 뭐한 새벽이었다.

간밤에 늦게 잠든 터라 몹시 피곤했지만 그렇다고 밤새 달려온 오필리아를 외면할 수는 없었다.

오필리아의 보고가 끝나자마자 눈을 꽉 감은 용호는 일단 머릿속에 떠오른 것부터 물었다.

“융케라스의 딸의 시신은 어떻게 처리했지?”

“간단한 장례를 치룬 뒤에 매장할 것을 지시하고 왔습니다.”

“잘 했어.”

진심이었다. 얼굴조차 한 번 못 본 융케라스의 딸에게 딱히 원한 같은 것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어찌 보면 가엾기까지 한 여자였다.

용호가 다음으로 물은 것은 동부의 통보에 어찌 반응할 지가 아니었다. 그건 이미 정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아비게일 가는 일단 접수하는 쪽으로 가지. 지금 여력으로 거기까지 요새화하는 것은 무리니 더미 정도로 쓰는 게 어떨까 하는데.”

이제는 용호 자신과 격차가 너무 벌어져 정수를 취해도 별 소용이 없을 융케라스의 딸과는 달랐다.

아비게일 가의 던전의 심장은 루시아에게 좋은 양식이 될 공산이 높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굳이 필요한 것은 또 아니었다. 과거의 마몬 가였다면 간절한 양식이었겠지만, 지금의 마몬 가에게는 선택지 가운데 하나에 불과했다.

“저 역시 더미로 삼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보강하는 시늉만 해도 외부에서는 던전의 방어 상태를 짐작하기 어려울 테니까요.”

오필리아와 더불어 용호의 자문을 담당하는 리쿰은 현재 란돌트 가에 가 있었다. 용호와 오필리아가 뜻을 함께 했으니 더 이상 논할 것도 없었다.

용호는 일단 오필리아에게 쉴 것을 명한 뒤 간단한 명령문을 작성했다.

자유도시에 자리한 미치광이 오로스에게 아비게일 가를 장악할 것을 명하는 서신이었다.

그리고 다시 몇 시간.

거의 점심때가 다 되어서 깨어난 오필리아는 용호를 몹시 당황하게 만들었다.

&

“소원권이라니. 정말 좋은 생각인 것 같네요. 마침 가주님 덕분에 힘이 크게 성장한 상황이기도 하고요. 의욕이 샘솟는 걸요?”

란돌트 가에서 이미 루시아에게 대강의 사정을 전해들은 오필리아였지만 그래도 자신이 떠나있던 며칠 동안의 일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때문에 오필리아는 깨어나자마자 호구기사- 아니 호위기사인 카타리나를 붙잡고 그간 있었던 일들을 캐물었다.

선량하고 순박한 호구답게 카타리나는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이야기까지 입에 담고 말았다.

베테랑 정보 상인인 오필리아에게 문자 그대로 탈탈 털렸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였다.

예속 사역마들의 힘이 급격히 강해진 이유.

스카자하가 말한 탐욕의 왕의 신기.

홍련의 마창 아몬의 진화.

탐욕의 미궁 2층에 자리하고 있는 최악의 사역마 바포메트의 존재.

모두 흥미로웠지만 오필리아의 사적인 관심을 끈 것은 역시 카타리나와 카이완이 용호에게 내준 소원권이었다.

대련장 위에 서서 활기찬 소녀처럼 말하는 오필리아의 모습에 용호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다. 비밀을 누설한 잘못을 아는지 귀와 꼬리를 축 늘어트린 채 눈치를 살피는 카타리나 대신 온몸으로 난처함을 표하고 있는 엘리고스를 보았다.

언제나와 같은 대련을 빙자한 노인공격. 아니, 자연스런 스킨십이 오가는 친목의 장.

여기에 오필리아는 소원권을 추가하였다. 명분은 의욕고취였다.

말로는 도저히 오필리아를 당해내지 못하는 엘리고스인 터라 용호에게 간절한 구조의 눈빛을 보냈지만 소용없는 일이었다. 용호는 잔혹하게도 고개를 슥 돌리는 것으로 엘리고스를 외면했다.

‘미안하다, 엘리고스. 재밌을 것 같다.’

아몬에게 놀림 아닌 놀림을 당할 때는 끔찍했지만, 역시 남의 일이 되니 재미있었다. 오필리아가 엘리고스에게 어떤 소원을 말할지도 궁금했고 말이다.

‘더욱이 엘리고스도 필사적이 될 테니까. 단발성이긴 해도, 오필리아 말대로 의욕고취에는 그만이겠어.’

동부와 서부가 시끄럽다 하여 허둥거릴 필요는 없었다. 마몬 가는 현재 필요한 일들을 차곡차곡 진행하고 있었으니, 지금처럼 작은 이벤트로 긴장을 푸는 것도 좋았다.

어떻게 소문이 돌았는지 마몬 가의 사역마들이 하나 둘 구경을 위해 훈련장에 모여들었다. 점심 식사 후 휴식 시간이었던 터라 고블린 레인저들뿐만 아니라 오크들, 심지어는 버그림과 트리엔트까지 구경을 나왔다. 유리아는 바둑이와 함께 카타리나 옆에 자리를 잡았다.

일이 여기까지 오자 엘리고스도 각오를 다졌다. 사나이에게는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이 있는 법이었다.

엘리고스는 뿔 세 개를 모두 드러내고 전력을 개방했다.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집사장의 전력개방에 마몬 가의 사역마들이 크게 동요했다.

강했다. 그것도 생각보다 훨씬 더!

짐승처럼 부풀어 오른 엘리고스의 근육을 마주한 오필리아는 생긋 웃었다. 그녀 역시 힘을 아끼지 않았다. 새로이 돋아난 네 번째 뿔을 과시하듯 전력을 개방했다.

두 번째 충격이 마몬 가의 사역마들을 강타했다. 다시 한 번 동요가 번졌다.

타고난 전투종족인 오크들은 주먹을 불끈 쥐며 마른 침을 삼켰다. 버그림은 눈을 가늘게 뜬 채 대련장 위의 두 사람을 예의 주시했다.

“시작하겠소.”

“잘 부탁해요, 오라버니.”

짧은 인사가 오간 직후 두 레드 데몬은 동시에 지면을 박찼다. 무시무시한 빠르기로 서로에게 쇄도했다.

실로 숨 막히는 공방이었다. 어느 한쪽도 물러서지 않는 근접 박투가 눈앞에서 펼쳐졌다.

용호는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엘리고스의 성장이 상상 이상이었다. 몇 번 소소한 전투에 데려나가기는 했지만, 그래서 강해졌다는 사실 자체는 알았지만 설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거의 마몬 가에 들어올 당시의 오필리아에 근접해.’

아니, 달랐다. 당시의 오필리아 보다도 강했다.

오필리아는 엘리고스에게 제대로 된 길을 제시했다. 무시무시한 괴력에 근본을 둔 엘리고스의 짐승 같은 공세는 무지막지한 공격력을 낳았다. 단순히 돌진력만을 논한다면 마몬 가의 사역마들 가운데서도 최강일지 몰랐다.

오필리아는 그런 엘리고스의 공격을 모조리 막아냈다. 그녀가 엘리고스의 스승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 해도 놀라운 기예였다.

용호를 비롯한 마몬 가의 모두가 두 사람의 대련에 빠져들었다.

하지만 대련은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 고작해야 2분 남짓한 시간이 지났을 때였다.

엘리고스의 주먹이 오필리아를 강타했다. 제대로 된 일격이었는지 오필리아는 막거나 흘려내지 못하고 그대로 뒤로 크게 튕겨져 나갔다.

오크들은 순간 함성을 토했지만 정작 공격을 성공시킨 엘리고스는 무척이나 당황한 얼굴이었다.

혹시 방금 공격에 오필리아가 다쳤을까봐 걱정하는 것이 아니었다.

손맛이 없었으니까.

더욱이 애당초 허초로 내지른 주먹이었다. 그런데 이 주먹에 다른 누구도 아닌 오필리아가 당했다?

“꺄아, 제가 졌어요. 정말 많이 강해지셨네요, 엘리 오라버니.”

어쩐지 모르게 고혹적으로 쓰러진 오필리아가 발랄하게 말했다. 엘리고스는 두 번째로 당황했다. 함성을 지르며 좋아하던 오크들도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필리아는 주변의 반응에 연연하지 않았다. 상체를 부드럽게 일으켜 세우더니 여우같은 얼굴로 속삭이듯 말했다.

“그럼… 이제 우리 엘리 오라버니는 제게 어떤 소원을 말씀하실까요? 설마 시시한 소원은 아니시겠죠?”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그리고 대련장에 침묵이 감돌았다.

엘리고스는 멍청한 얼굴로 아무 말도 못했고, 남중 남고 공대 테크를 밟은 진짜 사나이 용호는 그저 눈만 껌벅였다.

“[와…….]”

반면 여성진인 카타리나와 유리아, 루시아는 작게 감탄했다.

덕분에 용호는 정신을 차렸다. 뭔가 지금 여성진 일동이 배우면 안 될 것을 배운 것 같은 기분에 사로잡혔지만 이미 너무 늦었다.

무어라 말도 못하고 입만 뻐끔 거리던 엘리고스는 용호를 돌아보았다. 이번에도 구원을 바라는 눈빛이었기에 용호는 가차 없이 외면했다. 앞장서서 - 카타리나와 유리아를 챙기는 것을 잊지 않았다. - 훈련장을 빠져나갔다.

‘오필리아… 무서운 아이.’

절레절레 고개를 내저은 용호는 카타리나를 슬쩍 돌아보았다.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뜬 사람마냥 반짝이는 눈빛이 참으로 위험해 보였다.

그리고 이틀 뒤.

란돌트 가에서 급히 돌아온 스컬을 맞이한 용호는 예속 사역마 전부를 이끌고 지하로 향했다.

탐욕의 미궁 2층.

학살의 악마 바포메트의 영역인 ‘지옥의 문’ 공략을 개시했다.

&

< 제 38장 #2 > 끝

ⓒ 취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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