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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메이커-80화 (80/227)
  • < 제 26장 - 천둥 >

    제 26장 - 천둥

    짐승 가면 사내를 따라 경기장을 나온 용호는 바로 관중석의 카타리나에게 향했다. 앞열에 앉은 카타리나의 뒤, 꽤 높은 열에 자리한 투기장의 사역마들은 그런 용호를 내려다보며 저들끼리 잡담을 나눴지만 딱히 다가올 생각은 없는 것 같았다.

    용호는 잠시나마 그들을 바라보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용호에게 달려가고 싶은 걸 억지로 억누르는 게 표정과 몸짓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는 카이완과 달리 그들은 용호에게 안달하지 않았다. 내려다보는 시선은 여유로웠고, 약간은 차가워 보이기까지 했다.

    ‘투기장의 사역마들.’

    저들이 전부일리 없었다. 그리고 저들 모두가 그럴 것 같지는 않았지만, 일부는 카이완과 마찬가지로 전대 마몬 가의 가주일 가능성도 있었다.

    투기장에 도전했고, 끝내 패해 투기장에 예속된 존재들.

    용호는 시선을 돌렸다. 어떻게든 용호 자신과 시선을 맞추고자 하는 카이완을 계속 피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괜찮아?”

    “괜찮습니다.”

    용호의 물음에 카타리나가 겨우겨우 답했다. 말하는 것과 달리 영 몸 상태가 안 좋은지 귀와 꼬리가 축 늘어진 채 꼼짝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나 표정은 밝았다. 용호는 승리했고 성장했다. 카타리나 자신도 뿔이 하나 더 생겼으니 기뻐하는 게 당연했다.

    억지로 일어서려는 카타리나를 만류하듯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은 용호는 푸근하게 웃었다. 아몬을 다시 팔찌로 변환시킨 뒤 어쩔 수 없다는 듯 돌아앉으며 말했다.

    “업혀.”

    “예?”

    “업히라고. 업어줄 테니까. 걷기는커녕 일어서기도 힘들잖아?”

    용호는 등을 보이고 쪼그려 앉은 채 어서 업히라는 듯 손을 까딱였다.

    카타리나는 눈을 몇 번 깜박이다가 힐끔 뒤를 돌아보았다. 투기장의 사역마들이 여전히 재미있다는 눈으로 용호와 카타리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용호보다 훨씬 더 눈과 귀가 좋은 카타리나인 터라 그들이 작게 재잘거리는 소리들도 다 들렸다.

    “카타리나?”

    “아, 으, 예.”

    용호의 부름에 카타리나는 발갛게 달아오른 귀를 축 늘어트리더니 주춤주춤 자리에서 일어섰다. 등 뒤에서 쏟아지는 시선과 작은 목소리들은 무시하고 용호의 등에 업혔다. 남의 등에 업힌 것은 어릴 때 전대 호위 기사에게 업힌 것이 전부인 터라 한 없이 어색했지만 그래도 엉거주춤 용호의 목을 끌어안는 것까지는 성공했다.

    “좋아.”

    카타리나의 허벅지를 단단히 잡은 용호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카타리나에게 보이지 않아서 다행이지 용호도 얼굴이 살짝 붉어진 상태였다. 또래 여자애를 업는 것은 처음이었고, 등 뒤로 전해지는 감각이 상상이상으로 부드러웠다.

    “저것들이 지금 뭐하는 거냐.”

    멀찍이 경기장에서서 쳐다보던 구시온이 중얼거렸고, 오감이 잔뜩 민감해진 터라 그 소리를 포착한 카타리나는 입술을 입안으로 밀어 넣으며 고개를 푹 숙였다.

    용호는 구시온을 똑바로 보았다. 카타리나를 업은 상태였기에 모양새가 살지 않았지만 상관없었다. 크게 말했다.

    “이만 돌아가겠다. 다음에 다시 보도록 하지.”

    “얼마든지.”

    구시온도 크게 답한 뒤 여유롭게 웃었다. 용호가 ‘다음’을 언급했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생각해보면 구시온은 그렇게 나쁜 녀석이 아닐지 몰랐다. 어찌되었든 자신의 주인인 마몬에게 충성하는 충신이었으니 말이다. 용호 자신에게도 아직 인정하지 못하느니 어쩌니 잔뜩 말을 늘어놓았지만, 결국 조건만 완수하면 주인으로 인정하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지금 웃고 있는 저 모습도 처음에 비하면 무척이나 호의적이었다.

    ‘삼국지의 장비 같은 녀석인가?’

    무심코 떠올린 발상이었는데 제법 그럴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식할 정도로 커다란 덩치 또한 그러했다. 괴력의 구시온이라 했으니 아마 완력도 어마어마할 터였다. 애당초 육체파 종족인 레드 데몬이지 않은가.

    ‘그래도 역시 반감이 남긴 하네.’

    카이완의 존재가 제일 컸다. 구시온이 딱히 육체적으로 카이완을 학대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녀를 대하는 구시온의 태도가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용호는 휙 돌아서서 구시온을 외면한 뒤 마지막으로 투기장의 사역마들과 카이완을 보았다.

    그저 시선이 마주쳤을 뿐임에도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뭐라도 좋아.

    뭐라도 좋으니까 제발 말해줘!

    ‘미안해요.’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동생의 소식을 뭐라도 접하고 싶은 그녀에게 해줄 수 있는 말은 동생의 죽음뿐이었다. 용호는 지금의 카이완에게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언젠가, 언젠가는.’

    용호는 지금껏 전전대 가주에게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그가 절망과 회한 속에 죽어갔다는 사실뿐이었다.

    외면하듯 돌아선 용호는 발걸음을 내딛었고, 어느새 다시 용호의 곁에 자리한 짐승 가면의 사내가 용호를 투기장 밖으로 이어지는 통로로 인도했다.

    짐승 가면의 사내는 통로 입구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않았다. 안내는 끝났다는 듯 손을 들어 통로 안쪽을 가리킨 뒤 나타날 때 그러했던 것처럼 홀연히 사라졌다.

    카타리나를 고쳐 업은 용호는 통로 안으로 들어섰다. 구시온이 앞장섰을 때와는 반대로 용호가 나아갈 때마다 천장에서 쏟아지던 빛이 하나 둘 사라지며 어둠이 들이찼다.

    그렇게 얼마나 나아갔을까.

    용호는 멈춰 섰다. 이제 용호의 머리 위에서 쏟아지는 빛은 오직 한 줄기뿐이었다.

    투기장을 빠져나가기 전에 묻고 싶은 것이 있었다.

    “아몬.”

    [말하라, 나의 어린 주인이여.]

    대답은 즉각 돌아왔다. 용호의 눈앞에서 홍련의 불길이 타올랐다.

    카타리나는 용호의 등에서 마른침을 삼켰다. 용호는 불길을 마주한 채 물었다.

    “마몬… 초대 탐욕의 왕은 어떻게 죽은 거지?”

    마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마왕.

    일곱 개의 대죄 가운데 세 개를 손에 넣었을 뿐만 아니라 네 개나 되는 신기를 부렸던 존재.

    아몬이나 구시온 같은 막강한 마인들을 자신의 사역마로 부렸던 자.

    그의 죽음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저 마몬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해 마몬 가가 몰락했다는 역사적 사실만이 남아 있었다.

    그는 어떻게 죽은 것일까.

    처음에는 그다지 궁금하지 않았다. 천년도 더 전의 인물이었으니 그냥 죽었구나 하고 말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알고 싶었다. 그의 죽음에는 무언가 숨은 비밀이 있을 것만 같았다.

    아몬은 바로 답하지 않았다. 아마도 마몬의 마지막을 함께 했을 사역마는 한참동안 침묵을 지켰다. 바람에 흔들리는 불꽃이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용호는 기다렸다. 카타리나는 혹시라도 소리를 흘릴까 두렵다는 듯 입술을 입 안에 밀어 넣었다.

    [아직은 말해줄 수 없다. 나의 어린 주인이여.]

    ‘아직’이라 말했다. 용호는 일단 이 정도 선에서 만족하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다른 것을 물었다. 질문이라기보다는 확인에 가까운 것이었다.

    “아직은 내가 카이완을 구할 수 없다고 했지?”

    [그래, 그 역시 아직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머지않은 미래에는 가능할 것이라 나는 생각한다. 그렇게 믿고 있다.]

    단순히 타오르는 불꽃이었지만 용호는 아몬의 미소를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것은 카타리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문답은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듯 아몬을 나타내던 홍련의 불길이 사그라들었다. 바람과 함께 흩날려 사라지는 그것을 바라보던 용호는 숨을 크게 삼켰다. 뒤돌아보는 대신 한 걸음을 내딛었고, 마몬의 투기장을 빠져나왔다.

    &

    완전한 어둠 속에서 몇 걸음을 더 걸었는지 알 수 없었다. 어둠 속에서 볼 수 있는 카타리나조차도 한치 앞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짙은 어둠이었다.

    용호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차분히 발걸음을 내딛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끊어졌던 감각이 이어짐을 직감했다.

    [주인님! 어딜 가셨던 거예요!]

    루시아의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크게 울려 퍼졌다. 그리고 이것은 곧 용호가 투기장을 빠져나와 마몬 가의 1층- 루시아의 통제 범위 안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의미했다.

    진한 걱정과 불안, 안도감이 동시에 뒤섞인 목소리에 용호 역시 안도했다. 이제야 겨우 ‘집’에 돌아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나중에 다 이야기할게. 일단은 엘리고스와 스컬, 오필리아를 도서관으로 불러줘.”

    [알겠습니다.]

    [예속 사역마 엘리고스와 스컬에게도 큰 변화가- 세상에! 주인님 뿔이 하나 더 느셨어요! 마력도 크게 성장했고요!]

    [예속 사역마 카타리나 역시 마력이 무척 강해졌습니다.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있으셨던 거예요?!]

    용호는 대답 대신 난처함이 살짝 섞인 미소를 지었고, 용호와 정신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루시아는 더는 용호를 곤란케 하지 않았다.

    [알겠습니다. 세 사역마들에게 가주님의 뜻을 전하겠습니다.]

    루시아와 대화를 끝낸 용호는 어둠을 빠져 나와 카이완의 휴게실에 섰다. 등 뒤에 자리한 카타리나가 작게 안도의 숨을 토하는 것이 느껴졌다.

    ‘카이완이 어째서 사역마들에게 투기장 위치를 비밀로 했는지 알 것 같아.’

    투기장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은 컸다. 마몬의 마력을 포함한 보상들은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다.

    1층을 클리어한 지금 용호는 2층의 보상이 무엇일지 궁금했다. 1층의 강철 소조차도 만만치 않은 적이었으니 2층의 플로어 마스터는 더한 놈이 기다리고 있을 터였지만, 플로어 마스터나 패배의 공포보다는 보상에 대한 호기심과 욕망이 더 컸다.

    한 번 도전하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었다.

    오필리아의 아버지였다는 엔델리온이라면 아마 정말로 본인이 죽어 사라질 때까지 다음 층에 도전했을 터였다.

    구시온은 가주의 경우 사역마들보다 벌칙이 약하다고 했다.

    그런 카이완조차도 투기장에 예속되는 벌칙을 받았다. 그렇다면 대체 경감되지 않은 벌칙은 어느 정도란 말인가. 어쩌면 목숨을 잃는 것조차 최악의 경우가 아닐 수 있었다.

    “카타리나, 내 허락 없이는 절대 투기장에 도전하지 마. 알겠지?”

    용호의 당부에 카타리나는 꿀꺽 마른침을 삼켰다. 반응을 보니 도전할 마음이 어느 정도는 있었던 모양이다.

    “알겠습니다. 가주 님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그래도 역시나 카타리나였다. 솔직한 약속에 용호는 안심했다. 카타리나를 다시 한 번 고쳐 업은 뒤 카이완의 휴게실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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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기장에 다녀오셨다고요?!”

    조용해야 할 도서관에서 경악에 찬 목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오필리아였다. 예상 이상으로 흥분한 오필리아의 모습에 약간이지만 당황한 용호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다녀왔다. 1층을 클리어 했고. 나와 카타리나… 그리고 엘리고스와 스컬의 변화는 그 때문이고.”

    대답하며 용호는 엘리고스와 스컬을 돌아보았다. 두 사람 역시 카타리나와 마찬가지로 강해졌다. 엘리고스의 뿔은 여전히 두 개뿐이었지만 마력 자체가 강해진 덕분인지 온몸에서 말 그대로 짐승 같은 기운을 내뿜었다. 아이언 스켈레톤 나이트가 된 스컬 역시도 분출할 방법이 없어서 그렇지 몸에 강인한 마력을 품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오필리아는 그야말로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 있었다. 평소 이지적이고 냉정한 모습을 보이는 그녀인 터라 이렇게 흥분해서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 꽤나 신선했다.

    ‘아버지에게 들은 이야기라도 있나?’

    그것만이 아니었다. 오필리아의 눈앞에는 세 번째 뿔이 돋아난 카타리나가 앉아 있었다.

    여전히 마력의 양과 순도만을 따진다면 오필리아가 더 강했다. 번외격의 존재인 아몬을 제한다면, 오필리아는 현존하는 마몬 가의 사역마 가운데서 최강이었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곧 최강의 사역마 자리는 다른 누군가가 차지할 것 같았다.

    최강의 자리가 아깝지는 않았다. 오히려 다른 누군가가 최강이 된다면 더 좋았다. 그만큼 마몬 가의 사역마들이 강해졌다는 소리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뒤처지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아버지 엔델리온 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녀 역시 끝없는 성장을 갈망하는 존재였다. 호승심이라면 넘쳐서 문제였지 조금도 부족하지 않았다.

    “저도, 저도 가주 님의 예속 사역마로 삼아주세요!”

    앞뒤 다 자르고 단도직입적으로 소리쳤다.

    용호는 어색하게 웃었다.

    물론 용호도 오필리아를 예속 사역마로 삼고 싶었다. 하지만 그 같은 제안을 입에 담지 않았던 것은 예속 사역마가 이름 그대로 ‘묶인’ 존재였기 때문이다.

    예속 사역마는 가주와 던전에게 예속된다. 던전이 죽으면 함께 죽는 존재가 되고 만다.

    얼마든지 계약 관계를 끊고 떠날 수 있는 일반 사역마들과는 달랐다. 그야말로 가주와 삶과 죽음을 함께 하는 운명 공동체가 되는 것이었다.

    몸과 마음, 그 모든 것을 가주에게 바친 존재.

    그것이 예속 사역마였다. 그런 것을 함부로 제안할 수는 없었다.

    반대로 오필리아 역시 지금껏 예속 사역마로 삼아달라는 말을 아낀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용호가 생각했던 제약이나, 용호에게 생사여탈권을 맡겨야 한다는 불안감은 주된 이유가 아니었다.

    예속 사역마의 자리는 한정되어 있었다.

    공백지의 가주들은 적게는 둘에서 셋, 많아봐야 다섯 정도의 예속 사역마를 두고 있을 뿐이었다. 마계를 지배하는 저 강대한 여섯 왕들조차도 예속 사역마의 숫자는 많아봐야 열 명 남짓에 불과했다.

    용호가 가진 진화의 권능과 마몬 가 던전의 특수성을 생각한다면 예속 사역마는 그야말로 성장의 고속도로나 다름없었다. 당장에 카타리나와 엘리고스만 해도 두 달 전의 그들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해졌다.

    던전 상회에서 쇼핑 좀 거하게 하면 사은품으로 찔러주는, 그만큼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스켈레톤 일꾼’에 불과했던 스컬은 말할 것도 없었다.

    그래서 이야기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참을 수 없었다. 어차피 탐욕과 아몬에게 제압당한 순간, 용호가 새로운 탐욕의 왕이라는 사실을 안 순간 결정한 바였다.

    오필리아 자신은 탐욕의 왕의 사역마였다.

    “오필리아, 일단 진정하시오. 가주님의 앞이니 예의를 지키시오.”

    엘리고스가 차분히 말하자 오필리아는 자신이 지나치게 흥분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끙 앓는 소리를 낼뿐 여전히 자리에 앉지는 못했다.

    엘리고스는 그런 오필리아 대신 용호를 돌아보았다. 정중히 예를 표하며 말했다.

    “가주 님, 저도 부탁드립니다. 오필리아는 분명 마몬 가에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뜻밖의 지원사격에 오필리아는 감동한 얼굴로 엘리고스를 돌아보았다. 어쩐지 모르게 ‘역시 오라버니!’같은 말이 들린 것 같은 기분도 들었다.

    용호는 대답하기 앞서 스컬과 카타리나를 돌아보았다. 스컬은 아무래도 좋다는 듯 웃고 있었고, 카타리나는 작게나마 고개를 끄덕여 엘리고스의 말에 무게를 실어주었다.

    이 정도면 만장일치라 해도 좋았다.

    “좋아, 오필리아만 좋다면 예속 사역마로 삼겠어. 하지만 일단은 다른 이야기가 먼저야.”

    카타리나와 마찬가지로 쿨함을 잃어버린 오필리아가 급히 착석하며 용호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엘리고스 역시 용호에게 집중했다.

    용호는 숨을 가다듬으며 짧게나마 생각들을 정리했다. 역시나 가장 먼저 이야기 할 것은 정해져 있었다.

    “3대 전 가주. 왜곡의 마왕 카이완이 살아있다.”

    짧은 말을 끝마친 순간, 이번에는 엘리고스와 오필리아가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섰다.

    &

    < 제 26장 - 천둥 > 끝

    ⓒ 취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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