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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메이커-78화 (78/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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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25장 - 홍련의 마창 아몬

    검은 로브를 두르고 짐승 모양 가면을 쓴 사내가 용호를 안내했다.

    카이완과 비슷한 차림이었지만 사내라고 단정 지을 수 있을 만큼 크고 단단한 체구의 소유자였다.

    그는 카이완과 달리 용호에게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그저 천천히 앞서나갈 뿐이었다.

    저 자도 전대의 가주인 것은 아닐까?

    마몬 가의 역사는 길었다. 그 기나긴 역사 사이에 투기장을 발견하고 도전한 것이 카이완뿐일 것 같지는 않았다.

    관객석을 거의 다 내려가자 사내는 경기장으로 통하는 통로의 문을 열었다. 용호와 마주한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어 말했다.

    “도전자는 경기장에 입장하시오. 동행자는 더 이상 갈 수 없소. 여기서 관람하시오.”

    무겁고 투박한데다가 말투 자체가 어색했다.

    용호는 바로 응답하는 대신 경기장을 한 번 내려다보았다. 각 층의 플로어 마스터들이라고 해서 탑을 오르거나 반대로 던전을 내려가는 형태를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경기장에 플로어 마스터들이 찾아오는 형태인 모양이었다.

    “가주 님.”

    카타리나가 용호를 불렀다. 구시온 앞에서 버텨서는 것으로 많은 심력을 소모했기 때문인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안색이 좋지 못했다.

    카타리나의 커다란 눈망울에 걱정과 불안이 가득했다. 구시온 앞에서는 드러내지 않았지만, 카이완을 마주했을 때 크게 동요한 것은 카타리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용호도 카이완처럼 되는 것은 아닐까.

    용호는 카타리나의 마음을 알았다. 불안하기는 매한가지였지만 씩 웃어보였다. 아몬을 들지 않은 왼손으로 카타리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다녀올게.”

    “기다리겠습니다.”

    마지막에는 카타리나도 힘주어 말했다. 언제나처럼 꼬리와 귀가 카타리나의 감정을 대변했다.

    용호는 다시 웃었다. 새삼 카타리나의 머리를 한 번 더 쓰다듬은 뒤 돌아섰다. 미련 없이 경기장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었다.

    투기장의 공기가 차가웠다.

    &

    일천에 달하는 인파를 수용하고도 남을 정도로 커다란 관중석에 하나 둘 자리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소수였고, 기껏해야 이삼십 명을 겨우 헤아릴 정도인 터라 관중석을 채운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그랬기에 도리어 눈에 잘 띄었다. 새하얀 눈밭 위에 자리한 검은 나뭇가지 같은 형국이었으니 말이다.

    투기장에 예속된 사역마들 가운데서 비교적 자유롭게 운신이 가능한 자들이었다.

    남자도 있었고 여자도 있었다. 아이가 있는가 하면 노인도 있었고, 묘령의 여인과 청년도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 앉은 그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용호와 카타리나를 보았다. 카타리나는 그 시선을 느꼈지만 뒤돌아보거나 그들에게 다가서지는 않았다. 그저 자신의 자리에 앉아 용호만을 바라보았다.

    구시온은 관중석 한 가운데 위치한 특별석에 앉아 있었다. 넓게 트인 공간에는 의자가 셋이었다. 중앙에 자리한 구시온의 오른편 자리는 비어있었다. 하지만 왼편에는 구시온과 동급의 존재가 자리했다. 아몬- 정확히 말하자면 아몬의 분신이라 할 수 있을 붉고 붉은 홍련의 불길이었다.

    마몬의 투기장은 그 자체가 마몬의 마법 결계라 할 수 있었다. 아몬의 본체는 용호와 함께 하고 있었지만 그 의식의 일부는 이렇게 구시온의 곁에 자리하는 것도 가능했다.

    카타리나의 머리를 쓰다듬은 뒤 경기장으로 향하는 용호를 내려다보던 구시온은 턱을 괴었다. 표정을 감추듯 약간은 심드렁한 얼굴을 가장하며 지나가듯 말했다.

    “싹수는 있나?”

    [관심이라도 있나?]

    아몬의 되물음에 구시온은 바로 답하지 않았다. 잠시 입술을 삐쭉이는가 싶더니 이내 흥 하고 콧김을 뿜었다.

    “우문이었군. 싹수가 있으니까 네놈이 어린 주인 운운하는 거겠지.”

    다른 누구도 아닌 홍련의 마창 아몬이었다.

    마몬의 사역마들 가운데서도 특별한 그가 허투루 주인을 정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어쩌면 시간에 짓눌린 것은 아닐까? 구시온 자신과 달리 아몬은 투기장에 있지 않았다. 시간의 흐름을 온전히 느낀 아몬이 섣부른 판단을 했을 가능성도 있었다.

    [무엇을 생각하는지 안다. 하지만 나는 도리어 묻고 싶군. 시간에 짓눌린 것은 오히려 네가 아닌가?]

    마치 마음속을 들여다본 것 같은 아몬의 말에 구시온은 흠칫했다.

    아몬은 용호를 대하는 구시온의 행동으로부터 더 많은 것들을 읽어냈다. 하지만 침묵했고, 구시온은 이를 한 번 악 물었다. 턱을 괴고 있던 손을 치우고 의자 등받이에 몸을 묻었다.

    “너도 알다시피 투기장에서는 시간의 흐름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잠들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 공간 자체가 마몬 나리의 마법 결계이기 때문이지. 카이완… 그 계집애가 조바심이 날만도 해. 시간이 흐른 것은 알겠는데 도대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가 없으니까. 몇 십 년이 지났는데도 몇 년 같지. 때로는 겨우 며칠을 보낸 것 같은데 몇 십 년이 흘러 있기도 하고.”

    구시온은 눈을 감았다. 지금도 생생한 기억들이 하나 둘 떠올랐다.

    “하지만 그래도 대강은 알아. 나는 이 공간에 익숙하니까. 카이완이나 다른 플로어 마스터들처럼 허구한 날 잠만 자는 것도 아니고. 많은 시간이 지났어. 천 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지. 하지만 그래도 마치 엊그제 일 같아. 나리의 등을 따라 계단을 오르던 그 때가 말이야.”

    마천루의 계단.

    구시온의 말대로였다. 그때의 광경은 아몬에게도 생생한 기억으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그것만이 아니었다.

    탐욕의 왕 마몬.

    마계 역사상 가장 위대한 마왕.

    그의 마지막.

    그의 최후.

    구시온은 이를 악물었다. 입에 담지는 않았지만 ‘그때’를 떠올리고 있음이 분명했다.

    [구시온.]

    “안다. 알고 있다 아몬. 그것은 나리의 뜻이었고, 그랬기에 나는 지금도 나리를 존경하는 것이겠지. 다시 한 번 그 등을 따라 계단을 오르고 싶은 것이겠지. 꿈에서라도 말이야.”

    구시온은 숨을 크고 길게 쉬었다. 아몬은 섣부른 말을 꺼내는 대신 구시온에게 시간을 주었다.

    “오랜만의 대화가 너무 감상적으로 흘렀군.”

    구시온은 씩 웃었다. 다시 자세를 고쳐 상체를 앞으로 기울인 뒤 짓궂게 말했다.

    “안심해라. 1층은 벌칙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네 어린 주인은 패배의 쓴맛을 보고 낙담하겠지만 죽거나 억류되지는 않을 거다.”

    참으로 구시온다운 도발이었다.

    아몬은 미소를 지었다. 그저 불길이었지만 구시온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랬기에 기대했다. 용호에게 했던 말은 단순히 도발만이 아니었다.

    [시작한다.]

    아몬이 말했다. 구시온과 아몬의 시선이 모두 경기장의 용호를 향했다.

    &

    [마몬의 투기장 1층]

    [플로어 마스터 : 강철 소]

    [일일 최대 도전 횟수 : 3회]

    [승리 보상 : 두 가지 중 택일]

    [패배 벌칙 : 정신적 고통]

    허공에 펼쳐진 빛의 문자를 읽은 용호는 눈을 살짝 가늘게 떴다. 짧고 굵게 평했다.

    ‘솔직…하군.’

    직경 50미터는 족히 될 커다란 경기장 반대편에는 거대한 황소가 서 있었다. 이름 그대로 강철로 만들어지기라도 했는지 전신에서 강철 특유의 무거움이 느껴졌다.

    강철 소가 낮은 으르렁거림을 토했다. 어깨 높이만 근 2미터에 달했고, 머리에 난 뿔은 참으로 크고 우람한데다가 길기까지 했다. 콧김을 내뿜을 때마다 불꽃이 흩날렸다.

    마계에 온 이래 살라멘더나 랜드 웜 같은 마수들과도 싸워본 용호였지만 황소와 싸우는 것은 처음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결국 기본은 같아.’

    용호가 오른 손으로 아몬을 움켜쥔 채 자세를 잡았다. 2미터 길이로 늘어난 아몬을 사용하는 용호의 창술은 서양식 창술보다는 동양식 창술에 가까웠다.

    [준비]

    [시작!]

    빛의 문자가 산산이 깨짐과 동시에 어디선가 큰 북소리가 울렸다. 하지만 용호는 무엇 하나 신경 쓸 수 없었다. 지축이 울렸다. 거칠게 땅을 박찬 강철 소가 폭주 기관차처럼 돌진해왔다.

    용호는 급히 몸을 던졌다. 정면에서 맞상대할 공격이 아니었다. 바닥을 한 번 구른 뒤 서둘러 몸을 일으켜 세웠다. 용호가 서 있던 공간을 관통한 강철 소는 순식간에 이십여 미터를 이동하더니 벌써부터 방향을 전환하고 있었다. 용호가 몸을 일으킨 순간 재차 지면을 박찼다.

    시간이 없었다.

    용호는 생각과 동시에 행동했다. 아몬을 거칠게 휘둘러 불꽃의 파도를 일으켰다.

    정면으로 뻗어나가는 불꽃의 파도는 실로 무시무시했다. 하지만 강철 소는 조금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 속도를 죽이지 않았다. 오히려 가속하며 불꽃의 파도를 꿰뚫었다.

    불꽃이 흩날렸다.

    예상대로 녹염은 강철 소에게 조금의 피해도 주지 못했다. 애당초 불꽃 속에서 머문 시간이 너무 짧았다.

    하지만 성과는 있었다. 애당초 강철 소의 시야를 가린다는 게 목적이었던 용호는 몸을 구르지 않고도 강철 소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이번에도 직선으로 돌진한 강철 소의 측후방에 위치했다.

    강철 소는 공격이 빗나간 것을 인지한 순간 몸을 돌리려 했지만 너무 빠른 속도가 방해가 되었다. 몸을 회전시키려 한 그 때 용호는 강철 소의 발목을 노리고 아몬을 크게 휘둘렀다.

    카앙!

    쇳소리와 동시에 아몬이 튕겨져 나갔다. 상상 이상의 반발에 용호의 두 팔이 저렸다. 오히려 공격을 펼친 용호의 타격이 더 클 지경이었다.

    강철 소가 불꽃 섞인 콧김을 내뿜었다. 방향을 돌렸고, 용호는 지체할 수 없었다. 팔의 고통을 무시하고 다시 한 번 몸을 던져 강철 소의 돌진을 피했다.

    빠르고 단단했다. 불꽃은 물론이고 통상적인 공격도 통하지 않았다.

    카타리나는 입술이 바싹바싹 마르는 기분이었다. 관중석에서 지켜보는 사역마들 가운데 일부는 바닥을 구르는 용호의 모습에 기꺼운 웃음을 터트렸다.

    용호는 식은땀을 흘렸다. 공격이 실패했지만 낙담하거나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다시 한 번 불꽃의 파도를 일으켜 자신과 강철 소 사이의 시야를 차단했다.

    강철 소의 공격은 단순했다. 빨랐지만 직선이었기에 예측할 수 있었다. 지금처럼 시야를 가리는 것만으로도 공격의 정확성을 크게 떨어트릴 수 있었다.

    다시 지면을 박찼다.

    강철 소의 돌진을 피하며 용호는 생각했다. 경기장의 전체 구조와 현재 위치를 명확히 했다.

    마력의 흐름을 읽었다. 진화의 권능은 진화를 위해 대상을 분석했다. 그리고 그 분석에는 마력의 흐름이 당연히 포함되었다.

    강철 소는 용호의 사역마가 아니었다. 제대로 된 분석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애당초 용호가 지금 바라는 것은 강철 소의 진화 정보 따위가 아니었다.

    강철 소로부터 발산된 붉은 마력이 일렁거렸다. 그것들이 일정한 흐름을 만들어냈다. 강철 소는 단순히 근력만으로 돌진하지 않았다. 마력을 이용해 폭발적인 가속을 이뤄냈다.

    마력의 흐름이 강철 소의 다음 공격 방향을 알려주었다.

    쾅!

    지축이 뒤흔들렸다. 이번에도 용호는 강철 소의 공격을 피했다. 거듭된 회피에 화가 난 강철 소가 으르렁거렸다. 용호는 마른침을 삼켰다. 전투 도중에 마력을 읽어내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일이었지만 계속해내야만 했다. 경기장의 구도를 떠올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강철 소가 재차 돌진한 그 순간 불꽃을 일으켰다. 일정한 방향을 그리며 몸을 던졌다.

    이번에는 조금 다른 소리가 울렸다. 지축만이 아니라 경기장 전체가 진감하는 것 같았다.

    부서진 불꽃 너머로 몸을 뒤트는 강철 소가 보였다. 용호의 의도대로 경기장 벽에 뿔을 박은 놈은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을 지체해야 했다.

    용호는 즉각 다음 움직임을 개시했다. 이번에는 용호가 강철 소를 향해 돌진했다.

    강철 소의 직선 공격을 이용해 벽과 충돌시킨다는 계획 자체는 좋았다. 흔히 떠올릴 수 있는, 딱히 창의적이라 할 수 없는 작전이었지만 실제로 이루어냈다는 사실에 구시온은 높은 점수를 주었다.

    하지만 이제 어찌할 것인가.

    강철 소에게는 용호의 타격이 통하지 않았다. 전력을 다해 벽과 부딪히고도 뿔 하나 상하지 않은 강철 소였다.

    구시온이 몸을 조금 더 앞쪽으로 기울였다. 구경하던 사역마들이 저마다 목소리를 높였다. 카타리나가 두 손을 꽉 마주 쥐었다. 말을 허락받지 못한 카이완이 애타는 눈으로 용호를 보았다.

    용호가 도약했다. 거의 칼이라 해도 좋을 만치 짧아진 아몬을 짧게 고쳐 쥐며 다시 한 번 녹염을 일으켰다.

    불꽃의 파도는 소용없었다. 용호도 알았다. 그랬기에 이번에는 다른 것을 행했다.

    아몬의 창끝에 녹염을 집중시켰다. 크고 아름다운 불꽃을 일으키는 대신 작고 집중된, 그만큼 강렬한 힘을 담은 녹염의 칼날을 만들어냈다.

    아몬의 창끝이 빛났다. 백열하는 그것으로부터 무시무시한 열기가 발산되었다.

    강철 소가 조바심을 느꼈다. 전력을 다해 몸을 비틀었고, 용호가 당도하기 직전에 경기장 벽을 무너트렸다. 그대로 몸을 회전시켰다.

    용호는 당황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마력을 읽어냈다. 곡선을 그리는 강철 소의 뿔을 향해 오히려 돌진했고, 아슬아슬한 간격으로 피해냈다. 그 대가로 좁혀진 거리에서 짧게 쥔 아몬으로 강철 소의 육신을 찍었다.

    꿰뚫었다. 백열하는 녹염의 칼날이 강철 소의 육신을 관통했다. 강철 소가 비명을 토했다. 하지만 용호는 멈추지 않았다. 단 한 순간도 지체하지 않고 남은 마력 전부를 아몬을 통해 방출했다.

    강철 소의 온갖 구멍으로부터 녹염이 내뿜어졌다. 지금까지 우습다는 듯 불꽃의 파도를 무시해왔던 강철 소도 육신 내부에서부터 일어난 녹염에는 속수무책이었다.

    강철 소는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그대로 힘없이 무너져 바닥에 쓰러졌다. 이내 빛이 되어 사라졌다.

    구경하던 사역마들이 박수를 치며 좋아했다. 카타리나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귀와 꼬리를 파닥거렸고, 카이완은 안도의 숨을 토했다.

    [1층 돌파 성공]

    [보상을 선택해 주십시오.]

    빛의 문자가 눈앞에 떠올랐다. 용호는 그것들에 응답하는 대신 돌아서서 시선을 높이 했다. 관중석 한 가운데 앉아 있는 구시온을 보았다.

    구시온은 그 시선을 받았다. 자신을 노려보는 용호의 시선에서 참을 수 없는 즐거움을 느꼈다.

    용호가 어떻게 싸웠는지 알았다.

    마력의 흐름을 읽어냈다는 것도, 아몬을 이용한 불꽃을 자유롭게 다뤘다는 것도 모두 이해했다.

    [싹수가 있냐고 물었었나?]

    아몬이 말했고, 구시온은 잠시 멍한 얼굴로 아몬을 보았다. 이내 크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과연, 아몬이 선택한 주인답군. 하지만 겨우 이 정도로 이 구시온의 나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지. 카이완도 이 정도는 했다고.”

    아몬은 이번에도 대답하는 대신 그저 불길을 일으켰다. 자신의 어린 주인을 바라보았다.

    < 제 25장 - 홍련의 마창 아몬 > 끝

    ⓒ 취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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