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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메이커-51화 (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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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6장 - 가주의 집무실

    마계 남부 일대가 주인 없는 공백지가 된 지도 벌써 천 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탐욕의 왕 마몬이 사라진 이후 마몬 가는 급속도로 몰락하였고, 차지하고 있던 수많은 던전들과 영지들을 거의 대부분 잃어버렸다.

    탐욕의 왕 아래 숨죽이고 있던 왕들은 죽은 사자獅子의 시신을 게걸스럽게 먹어치웠다.

    남부 공백지는 그렇게 먹다 남은 시신이었다.

    먹을 가치가 없거나, 먹기가 곤란하거나, 먹을 수 없는 그런 것들의 집합체.

    들판에는 시체가 쌓여 있었다.

    마른 바람에 악취가 진동했고, 까마귀 우는 소리가 밤이 내린 하늘 아래 가득했다.

    과연 늑대라 부를 수 있을지 의문일 정도로 거대한 짐승들이 들판 한 가운데 한가로이 앉아 있었다. 그리고 그런 늑대의 무리 선두에는 남자 하나가 오롯이 서 있었다.

    그는 전신을 뒤덮는 검은 갑옷을 입고 있었다. 갑옷과 색을 맞춘 것 같은 검은 머리칼은 바람에 흩날릴만치 길었고, 마르고 무심한 얼굴에 난 수염은 짧지만 정돈되지 않았다.

    마왕 엠브리오.

    그것이 그의 이름이었다.

    전투가 끝난 것은 어제 오후였다. 마계의 모든 전투가 던전 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급격히 세를 키우는 그를 저지하기 위해 주변의 가주들이 연합을 맺었고, 엠브리오는 과감한 기습으로 그들을 공격했다.

    하루 온종일 진행된 야전의 결과 그는 승리하였고, 가주들은 패배하였다.

    연합을 맺은 가주의 숫자는 넷.

    그중에 둘이 이 자리에서 목숨을 잃었다. 나머지 둘은 자신의 던전으로 도망쳤다. 아마도 방비를 굳게 하거나 새로운 동맹을 구하기 위해 보다 남쪽에 있는 가주들에게 손을 뻗을 터였다. 어쩌면 조금이라도 더 힘을 키우기 위해 다른 가주를 공격할지도 몰랐다.

    어느 쪽이든 좋았다.

    지금 당장이라도 던전에 쳐들어가 놈들의 목줄기를 물어뜯을 수 있는 그였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너무 빠른 성장은 필요 이상으로 ‘왕’들의 관심을 끌 수 있었다.

    그저 조금 세가 강한 가주.

    지난 천 년의 세월동안 남부 공백지에서 몇 번이나 나타났던, 그리고 끝내 남부 공백지에서 저물고 만 여느 인물들과 같은 자.

    한동안은 그 정도 수준으로만 인식되는 것이 좋았다.

    ‘격노의 왕’이 움직인다면 아직은 감당할 수 없었다. 만약 그녀가 본격적으로 움직인다면 ‘식탐의 왕’은 아무런 미련 없이 엠브리오 자신을 버릴 터였다.

    우선은 남부 공백지에 혼란을 일으킨다.

    마치 맑은 수면 위에 조약돌을 던진 것처럼 평화를 깨트린다.

    건조한 바람에 또 다른 냄새가 섞였다.

    한가로이 늘어져 있던 늑대들이 하나 둘 머리를 들었다. 낮게 으르렁 거리는 놈도 있었고, 소리죽인 채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는 놈도 있었다.

    엠브리오도 기척을 느꼈다. 하지만 바로 돌아서는 대신 수를 헤아렸다. 참을성 없는 어린 늑대의 으르렁거림이 충분히 커진 뒤에야 소리를 듣고 겨우 눈치 챘다는 듯 천천히 뒤를 돌아보았다.

    “왕께서 승리를 치하하셨다. 분에 넘치는 영광이니 감사히 여기거라.”

    거칠고 음산한 목소리는 땅 속에서 들렸다. 식탐의 왕과의 유일한 접선책인 그는 단 한 번도 본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엠브리오는 지면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절제된 동작으로나마 예를 표했다.

    땅 속에서는 응답이 없었다. 하지만 마치 칼로 찌르는 것 같은 시선이 느껴졌다.

    “엠브리오. 네 역할에 충실해라.”

    나직한 경고를 끝으로 기척이 사라졌다. 엠브리오는 충분한 시간이 지난 다음에야 자세를 바로 하였다.

    식탐의 왕의 수하.

    그는 참으로 좋은 감시자였다.

    엠브리오 자신을 싫어했고, 그것을 감추지도 않았다.

    직선적이고 오만한 자는 등불 아래를 살피지 못하는 법이었다. 그의 엠브리오에 대한 의심과 섣부른 평가는 오히려 발밑을 가리는 그림자가 되었다.

    식탐의 왕은 엠브리오 자신을 이용해 남부 공백지를 손에 넣을 생각이었다.

    최하급 마수인 아귀에서부터 악착같이 기어올라 기어코 왕이 된 식탐의 왕은 치밀하고 끈진길 자였고, 아마 엠브리오 자신이 모르는 몇 가지 계획을 더 진행 중일 터였다.

    그런 그를 과연 이용할 수 있을까.

    엠브리오는 다시 돌아서서 남쪽을 보았다. 그의 벗이자 형제들인 늑대들 역시 같은 방향을 보았다.

    남부 공백지는 분명 버려진 땅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아무도 차지하지 못한 땅이었다.

    그런 이 땅을 일통한다면.

    건조한 바람이 불었다.

    피 냄새가 베인 바람은 남쪽으로 향했다.

    &

    요즘 들어 쇠뿔도 단김에 뽑는다는 표현을 자주 떠올리는 용호였다.

    중요 인사들과의 각료 회의(?)를 끝마치자마자 용호는 바로 카이완의 집무실을 찾아 나설 것을 선언했다.

    당연히 빨라도 내일 아침에나 출발할 거라 생각했던 사역마들은 다들 당황했다.

    하지만 용호에게도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첫째, 던전 재배치 시기를 늦추고 싶지 않았다.

    던전 재배치 작업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았다. 집무실 수색이 하루 늦어지면 던전 재배치 역시 늦어졌다.

    용호가 포라스를 꺾었다는 사실을 아는 자는 아마 거의 없을 터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방심할 수 없었다. 소문이 퍼지면 다른 가주들이 어떻게 움직일지 알 수 없었다. 제대로 된 방비를 갖추는 것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았다.

    둘째, 수색 자체에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사실 확정이라기보다는 추정에 가깝긴 했지만 용호는 그렇게 생각했다.

    꿈속에서 다소 불확실하게나마 집무실의 위치를 확인했다. 카이완은 금광에 상당한 애착을 가지고 있었고, 집무실 역시 금광과 가까운 곳에 마련하였다.

    금광을 차지하고 있던 크레이지 앤트 무리는 일소되었다. 크레이지 앤트 무리 덕분에 주변에는 슬라임을 제외하고는 다른 던전 몬스터가 거의 보이지 않았으니 집무실 근방도 사실상 무주공산일 가능성이 높았다.

    물론 전부 가능성의 영역이긴 했다. 하지만 용호는 그 가능성을 무척이나 높게 보았다.

    리쿰은 두말없이 용호에게 찬성했다.

    나름 각료로 인정받기는 했지만 아직 마몬 가의 사정에 대해서는 밝지 못한 그였다. 더욱이 포로에서 고용 사역마로 격상된 지 이제 겨우 하루였으니 용호에게 반대 의견을 내세우기도 쉽지 않았다.

    스컬은 언제나처럼 스컬컬 거렸고, 카타리나는 용호의 명이니 그게 뭐든 따르겠다는 얼굴이었다.

    유일하게 반대의견을 내세울만한 위치인 엘리고스는 용호를 잠시 바라보더니 결국 수긍하고 말았다.

    “무리만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마지막 안건이 통과되었으니 각료회의도 끝났다. 용호는 카타리나 하나만을 대동하고 금광 방으로 향했다. 본래는 스컬도 따라오려 했지만, 엘리고스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스컬을 끌고 가 버렸다. - 그리고 엘리고스는 어쩐지 모를 윙크를 용호에게 보냈다. -

    [금광에 자리하고 있던 크레이지 앤트 군락은 일소되었지만 아직 슬라임들은 소수나마 남아 있습니다.]

    [새삼스럽지만 주의해 주세요.]

    루시아의 목소리를 들으며 용호는 슬라임을 떠올려 보았다.

    던전 상회에서 파는 사역마 슬라임과 금광 부근에서 출몰하는 슬라임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던전 몬스터였던 살라멘더를 사역마로 삼은 것처럼 금광 슬라임들을 사역마로 삼으면 어떤 쓸모가 있을까.

    ‘추락 함정을 만들어서 그 안에 슬라임들을 가득 채워둔다던지…….’

    전부 똑같이 생긴 것 같은 슬라임들이었지만 그 산성의 강도나 전투 방식은 개체나 종마다 천차만별이었다.

    일부 가주들은 슬라임들을 잔뜩 모아 일종의 풀을 형성, 전투 후에 생긴 시체나 쓰레기 등을 처리하는 용도로도 사용했다.

    이런저런 망상을 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금광 방에 도착했다.

    평소 잠이 많은 카타리나는 졸지 않기 위해 몇 번이나 입술을 깨물었고, 용호는 꿈에서 보았던 광경을 떠올리기 위해 집중했다.

    엘리고스가 봤으면 어쩐지 모를 한숨을 내쉴 광경이었지만 어찌되었든 진짜 목적은 둘 다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셈이었다.

    마왕의 방만큼이나 넓은 금광 방안은 고요했다. 루시아의 말마따나 구석진 곳에서 슬라임 몇 마리가 꾸물거렸지만 딱히 적대감을 보이지는 않았다.

    용호는 잠시 입구에 서서 좌우를 돌아보더니 이내 왼쪽 벽을 향해 걸어갔다.

    여기서부터는 미지의 영역이었다.

    하지만 용호에게는 자타가 인정하는 최고의 길잡이가 있었다.

    일곱 개의 대죄 가운데 하나인 탐욕의 힘.

    탐욕이 용호의 의지에 반응했다. 용호의 욕망을 이루고자 가치 있는 것의 냄새를 쫓았다.

    보이지 않는 힘이 용호를 중심으로 하여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그중 일부는 카타리나를 휘감았고, 다시 일부는 금광으로 향했다.

    하지만 용호가 지금 원하는 것은 다른 것이었다.

    용호는 집중했다. 카이완의 얼굴과 그녀의 집무실을 떠올렸다.

    중구난방으로 흩어지던 탐욕의 기운이 한 곳으로 모였다. 마치 나침반이 방향을 가리키듯 용호에게 길을 인도했다.

    벽 위에 손바닥을 올리고 천천히 걷던 용호는 어느 순간 멈춰섰다. 무어라 말할 필요도 없이 루시아가 용호의 의지를 인지했다. 막히지 않은 곳. 비활성화 된 공간을 찾아내 활성화시켜 통로를 만들어냈다.

    용호는 집중을 유지했다. 카타리나는 숨 쉬는 소리조차 죽인 채 그런 용호의 뒤를 따랐다.

    다시 몇 개인가 되는 방 하나를 활성화 시켰다.

    그리고 용호와 카타리나는 멈춰 섰다.

    달을 삼키는 늑대의 문장.

    무기고에 새겨져있던 것과 똑같은 문장을 가진 문이 눈앞에 드러났다.

    낡고 더러웠다. 무기고와 달리 문에서부터 수십 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숨을 한 번 크게 몰아쉰 용호는 카타리나에게 눈짓을 보냈다. 두 사람은 각기 문 손잡이를 하나씩 잡았고, 동시에 문을 열며 벽 쪽으로 몸을 숨겼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집무실 안에 던전 몬스터가 있는 경우를 걱정했지만 기우였던 모양이다.

    다시 서로를 보고 눈빛을 한 번 교환한 용호와 카타리나는 집무실 안으로 들어섰다. 루시아가 말했다.

    [집무실의 활성화를 시작합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애당초 그리 크지 않은 방이라 그런지 금방 활성화가 되었다. 사실상 짚단 침대와 작은 탁자 하나 들어갈 크기인 용호의 방보다 겨우 두, 세 배 쯤 커 보이는 방이었다.

    문과 마찬가지로 수북이 쌓인 먼지가 세월의 흔적을 드러냈다. 더욱이 냄새 또한 썩 좋지 못했다. 크레이지 앤트나 슬라임 중에 어느 쪽이든 집무실에 침투한 적이 있는지 군데군데 손상된 것들이 보였다.

    용호는 일단 방 전체를 가볍게 둘러보았다.

    꿈에서 봤던 것과 거의 동일한 구조. 서적보다는 서류들이 쌓여 있는 책상과 책장들.

    “아.”

    돌연 카타리나가 목소리를 냈다. 용호가 돌아보니 카타리나가 책장 구석에 놓여 있던 낡은 곰인형을 들어 올리고 있었다.

    “어… 3대 전 가주님의 것일까요?”

    인계의 것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귀엽게 생긴 곰인형이었다.

    용호는 잠시 카이완을 떠올려 보았다.

    흑표범이나 뱀을 연상시키는 표독스런 눈매의 미녀.

    차라리 전전대 가주의 것이라고 하는 편이 어울릴 것 같았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카이완에게도 어린 시절이 있었다. 그녀가 소녀 시절에 좋아하던 곰인형이라 생각하면 이상할 것도 없었다.

    전전대 가주를 꼭 끌어안던 모습을 생각하면 확실이 이런 인형 하나 정도는 간직하고 있는 것이 더 자연스럽기도 했다.

    [서재에 문서가 꽤 많습니다.]

    [옮기실 거라면 다른 사역마들을 부르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루시아의 말에 용호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카이완의 집무실은 금광 방 바깥쪽에 위치했다. 애당초 금광 방은 재배치에서 제외하기로 했으니 집무실 역시 그대로 내버려두면 될 일이었다.

    용호는 눈을 감고 다시 한 번 탐욕을 유도하는 대신 기억을 따랐다. 먼지가 잔뜩 쌓인 커다란 책상에 다가섰고, 카이완이 서둘러 물건을 감추던 서랍을 열었다.

    아무런 모양도 없는 두툼한 가죽 표지와 약간의 마력이 깃든 팔찌가 용호를 반겨주었다.

    꿈속에서 보았던 바로 그 물건.

    투기장을 비롯해 카이완이 남긴 각종 유산들의 정보가 담겨 있을 기록의 보고.

    카이완의 일지였다.

    &

    아침이 밝자마자 엘리고스의 지휘 하에 사역마들이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던전 재배치 전에 각종 세간 살림들을 금광 방에 옮겨두기 위함이었다.

    다소 슬픈 이야기이긴 했지만, 워낙에 살림살이가 적은 마몬 가의 던전이었기에 작업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던전 전체를 재배치하는 것은 무척이나 위험한 일이었다.

    던전을 재배치하는 동안 던전은 무력해졌다. 던전 재배치 직후에도 함정의 부재 때문에 위험하기는 매한가지였다.

    던전 상회 택배 기사는 늘 그랬던 것처럼 신속 정확하게 등장했다.

    전투 마차와 금품을 넘기고 각종 물자와 사역마들이 들어있는 상자를 수령한 용호는 금광 방으로 향하는 대신 던전 입구를 등지고 엘리고스와 마주했다.

    “다녀올게.”

    “행운이 함께하시길 바라겠습니다.”

    포라스를 쓰러트리고 이제 겨우 3일.

    남들의 이목을 끌지 않고 재배치를 할 수 있는 시기도 지금뿐이었지만, 동시에 용호가 던전을 나가 다른 곳을 둘러볼 시기도 지금뿐이었다.

    포라스의 후계자는 마몬 가를 공격할 여력이 없었다.

    다른 가주들은 멀리 있는 마몬 가의 던전보다는 가까이에 있는 포라스의 던전을 노릴 터였다.

    더욱이 용호와 포라스의 던전 전투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는 가주라면 더더욱 마몬 가보다는 포라스의 던전을 노릴 공산이 높았다.

    가주들에게 있어 포라스를 이긴 마몬 가는 미지의 대상이었고, 가주를 잃은 포라스의 던전은 이빨 빠진 호랑이였다.

    시트리는 말했었다.

    던전 상회 밖에서도 정보를 얻는 방법을 익힐 필요가 있을 거라고.

    던전 안에만 웅크리고 있을 수 없었다.

    남부 공백지를 직접 둘러보고 마계가 어떤 곳인지, 현재 공백지의 분위기는 어떠한 지를 피부로 느껴봐야 했다.

    “목숨을 걸고 가주 님을 호위하도록 하겠습니다.”

    “스컬컬!”

    못내 걱정을 지우지 못하는 엘리고스 앞에서 카타리나가 똑 부러지게 말했다.

    스컬은 맡겨 달라는 듯 망치를 쥔 주먹으로 가슴을 탕탕 두드렸고, 안내 역할을 맡은 리쿰 역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덧붙였다.

    “가주임을 숨기고 방랑 마족인 척 하는 편이 더 안전할 거야. 그리고 이젠 나도 제법 세잖아?”

    허리에 검처럼 찬 아몬을 탁탁 두드리며 허세를 부리자 엘리고스는 못 당하겠다는 듯 푸근하게 웃었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돌아오시면 바뀐 던전의 모습에 깜짝 놀라실 거예요.]

    [공주개미 사역마 등록도 하셔야 하고, 3대 전 가주님의 일지 해석도 하셔야 하니 빨리 돌아오셔야 해요.]

    [아셨죠? 빨리요.]

    용호는 엘리고스와 루시아 모두에게 미소로 화답했다.

    그리고 그 사이에 고블린들에게 무슨 이야기라도 들었는지 한층 순종적으로 변한 오크들이 기대 섞인 눈으로 용호를 보며 예를 표했다.

    고블린들도 진화의 권능이 정확히 뭔지는 모르고 있으니, 아마 뭔가 강해질 수 있는 축복 같은 것을 내린다는 식으로 해석을 한 것 같았다.

    사역마 모두와 인사를 끝마친 용호는 카타리나와 스컬, 리쿰과 더불어 던전을 나섰다.

    “방향은 저쪽입니다.”

    던전 상회에 팔고 남은 말 네 마리 모두를 끌고 나왔다.

    리쿰과 스컬이 앞장섰고 말머리를 나란히 한 용호와 카타리나가 그 뒤를 따랐다.

    공백지에 존재하는 여러 자유도시 가운데 하나.

    선술집이 자리한 뉘른베르크를 향해 네 사람은 말을 달렸다.

    제 16장 - 가주의 집무실 끝, 제 17장 - 자유도시 뉘른베르크로 이어집니다.

    < 제 16장 - 가주의 집무실 > 끝

    ⓒ 취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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