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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게 예술이다-234화 (234/237)
  • 234화. 30살, 꿈을 실었다

    엔진 점화.

    발사!

    푸우우우우우!

    거센 바람을 일으키며 하얀 연기가 주변을 덮었다. 거센 불길이 바닥으로 뿜어지며 거대한 몸체를 위로 밀어 올렸다.

    “와아!”

    서서히 위로 올라가는 HAN-1을 보는 사람들의 입이 벌어지며 탄성을 질렀다.

    “가랏!”

    “우리 로켓 기술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 주는 거야!”

    허공에 뜬 로켓의 속도가 빨라졌다. 우주로 날아가는 모습이 위풍당당하다.

    나로호에 사람들은 꿈과 소망을 담았다. 한국의 자체 기술로 쏘아 올리는 HAN-1 로켓이 성공하기를 바랐다.

    푸후후후후.

    멀리 있음에도 공기를 찢고 올라가는 로켓의 소리는 엄청났다.

    “추진력 정상입니다.”

    붉은 불기둥의 힘으로 힘있게 올라가는 로켓은 빠른 속도로 우주로 향해 날아갔다.

    “맥스 큐를 대비하여 가속도 하양 진행 중입니다.”

    관계자의 설명이 이어졌다. 이건 바로 방송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이 되었다. 전 세계 사람들이 HAN-1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었다.

    1분 10초가 넘어간 시점 맥스 큐를 지나며 첫 번째 단계에서 가속에 이르렀다.

    “정상 신호가 들어왔습니다. 계속 가속합니다.”

    1분 30초.

    로켓은 무리 없이 정상 가동을 하였다.

    “두 번째 연소 시작합니다.”

    2분이 다가올 때, 연소가 시작됐다.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함성을 내질렀다.

    “3G 정도의 가속도입니다.”

    모든 것이 정상이었다. 사람들은 크게 감격하였다. 두 손에 힘이 쫙 들어갔다.

    2분 20초가 되는 시점, HAN은 중력가속도를 낮추기 위하여 감속에 들어갔다.

    “곧 메인 엔진이 멈추고 분리에 들어갑니다.”

    2단 추진체 엔진이 움직였다. 1단 엔진이 분리가 되었다.

    “2단계 엔진 점화.”

    2단계 엔진이 점화된 사실을 확인을 하였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다.

    나로호를 쏘아 올렸을 때와는 모든 것이 천지 차이로 비교가 되었다.

    세계 최고의 우주기술을 가지고 있다는 러시아를 넘보는 모습이었다.

    로켓은 안정적으로 정상궤도에 올랐다. 성공이었다. 사람들은 재차 환호를 하였다.

    이내 사람들의 관심은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1단 추진체의 재진입 연소가 시작됐습니다.”

    그때 또 다른 관계자로부터 소식이 전달됐다. 분리된 1단 추진체가 연소를 시작했다는 소식이었다.

    와아아아아!

    지금까지는 계산대로다. 과연 가능할지 싶었던 일이 고스란히 진행이 되었다.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린 것 보다 지금의 순간을 더욱 즐겼다.

    “1단 추진체 착륙 연소를 시작할 예정입니다. 1단계 추진체 착륙 연소 시작.”

    와아아아!

    다시 한번 사람들의 감탄사가 이어졌다. 박수 소리는 끊임없이 이어졌다.

    “1단 추진체 착륙하였습니다.”

    와아아아!

    “됐다고! 우리가 해냈다고!”

    “와, 진짜로 돌아왔어. 이건 다시 없을 우리나라의 기술이라고!”

    “이게 우리나라야! 한리버다!”

    아래로 빠르게 추락하는 1단계 추진체 모습에 폭발하지 않을까 걱정으로 물들던 사람들은 완벽하게 수직으로 착륙하는 추진체 모습에 크게 열광을 하였다.

    나로호보다 안정적이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1단계 추진체를 재사용하는 기술을 충족시키고 말았다.

    나라조차 엄청난 예산으로 시도조차 하지 못한 놀라운 기술을 한리버에서 해내고 말았다.

    “저기 유한강 회장이다!”

    그때 한강의 모습이 사람들 시야로 들어왔다.

    기자들은 서둘러 카메라를 한강에게 고정했다.

    “우리 한리버는 세계 우주 기술에 크게 한 발짝 다가섰습니다. 우리는 이 1단계 추진체를 세계에 수출함으로써 한국의 기상을 알리게 될 것입니다. 한리버는 앞으로도 멈추지 않고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우주항공기술을 보유한 대표 우주항공 기업으로 우뚝 서겠습니다. 지금까지 함께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한강도 가슴이 두근두근거려 미칠 지경이었다. 아직도 감격의 순간이 머릿속에서 머물러 떠나지를 않았다.

    한강의 눈에서 감격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한강의 모습은 그대로 생방송에 노출이 되었다.

    “한리버! 한리버!”

    “우린 믿었다고요!”

    “오빠, 사랑해요!”

    한강의 모습을 본 사람들도 함께 눈물을 흘려주었다. 사람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한강을 연호하였고 앞으로 미래 기술은 한리버 그룹에 달렸음을 인정하였다.

    ***

    압구정동.

    [...... 성공입니다. 한국인으로서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완벽한 우주기술이 갖추어졌습니다. 국민 여러분 보이십니까? 우주로 보냈던 1단 추진체가 무사히 착륙을 하였습니다.]

    생방송으로 중계를 하는 아나운서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아빠, 오빠가 해냈어! 해냈다고!”

    “꺄악!”

    “허허. 허허허.”

    덕화는 딸의 말에 허허하며 웃었다. 동시에 화면에 눈물을 보이는 아들의 모습을 목격했다.

    “고생했다. 한강아.”

    저도 모르게 울컥했다. 자리에 있는 가족들은 한강을 따라 눈물을 보였다.

    가족이란 하나 된 마음으로 공유가 되는 모양이다.

    미화도 덕화도.

    지연도 지혜도.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한강을 응원하였다.

    ***

    이태원.

    “어떻게 보는가?”

    화면에 시선을 가져간 이건호가 물었다. 옆에는 이재진이 함께 자리해 있었다.

    “상황을 보아, 위성은 정상궤도에 올려질 거 같습니다.”

    이재진의 눈도 TV에서 떠나지 않은 채, 고정이 된 상태였다. 그의 목소리에서 작은 떨림이 느껴졌다.

    “그렇구나. 참으로 대단하지 않으냐?”

    이건호는 한강을 처음으로 본 순간을 떠올렸다. 꼬마 시절부터 시작하여 지금에 이르기까지.

    모두 곁에서 성장 과정을 지켜보았다.

    일반 중견기업이나 운영할 줄 알았던 한강은 이제는 아무도 넘볼 수 없는 세계 중심의 인물이 되어 버렸다.

    “그러게요.”

    이재진의 입가에 씁쓸함이 머물렀다. 자신은 완성된 기업의 회장 자리도 물려받기 힘든데, 한강은 스스로 운명을 개척해 황제 자리에 앉았다.

    정말로 대단한 인물이 아닐 수 없었다. 만약 자신이 한강이었다면......

    ‘서민에 지나지 않았겠지.’

    사람은 타고난 운명이 있다고 한다.

    그 운명은 집안의 재정상태에 큰 영향을 끼친다. 재벌 가문에 태어나 주어진 교육을 밟고 엘리트 코스를 걸었다.

    모두 가문의 돈에 의하여 이루어진 결과물이었다.

    하지만 한강은?

    아무것도 없는 맨땅에 헤딩을 하며 하나둘 꿈을 향해 나아갔다.

    주어진 능력을 활용하는 것도 실력.

    가장 어려운 부분을 한강은 스스로 보란 듯이 해냈다.

    [우리는 사람을 로켓에 태우고 우주여행이 가능해지도록......]

    일론 머스크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났다.

    “정말 꿈 같은 말이야. 별거 없어 보이던 사람이 저리 대단한 인물일지 몰랐다.”

    지금 한강의 주변에는 아주 우수한 사람들로 득실댔다. 세계의 천재는 모두 한리버에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한리버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기업으로 자리를 잡았다.

    “일론 머스크를 미리 알았다면...... 어쩌면......”

    “인재가 욕심이 난다 한들, 품을 수 있는 사람이 풀어야 함이 맞다.”

    이건호는 고개를 저었다. 저만한 인물을 품고자 한다면, 그릇 또한 그에 맞게 갖춰져야 하였다.

    기업은 머무를 장소가 되어도 사람을 잡을 수 있는 구속력은 없었다. 하지만, 내 사람으로 품을 수 있는 리더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매번 아깝구나. 아까워.’

    육성 자동차를 한강에게 넘기게 된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아무리 대단한 기업일지라도 품을 수 있는 영역이 분명하게 정해져 있었다.

    일생일대의 꿈을 자식에게 아닌 사위에게 맡겼다.

    결과는 아주 놀라웠다.

    미래 자동차의 시장 점유율을 완벽하게 한강이 가져갔다. 미래 자동차가 새로이 출범한 제네시스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지만, 이미 한리버는 미래를 맞이할 준비를 갖춘 상태였다.

    반면 미래 자동차는 밥그릇을 지키기도 버거워하는 상태. 심지어 제네시스의 디자인도 한강이 맡아 하고 있지 않던가?

    “......이제 한국은 한리버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하는 나라가 되어 버리겠군요.”

    이재진은 돌아가는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을 하였다.

    “그렇겠지. 어느새 육성의 기술을 따라잡고 독자 기술을 갖춘 기업이 되어 버렸다. 나라에서도 아주 민감하게 다루게 되겠지.”

    반도체, 전기차, 우주항공에 이르기까지 모든 기술이 한리버에 집중되어 있었다.

    다른 기업과 달리 개인, 법인, 상장사로 구분되어 있는데, 한리버 그룹의 규모에 비해 상장사는 무척 적었다.

    개인 기업이 한리버의 지분을 모두 가지고 있는 형태를 취했다.

    참으로 부러운 구조이기도 하였다.

    승계작업 때도 보다 쉽게 이루어질 걸로 보였다.

    “이제는 우리가 눈치를 보게 되었네요.”

    “어쩔 수 없지. 약자는 강자를 따라야 하는 법. 한리버가 있는 이상, 육성은 보호를 받게 될 것이다.”

    기업이란 것도 결국 약육강식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정략혼이란 것이 왜 있겠나?

    기업의 힘을 보다 강하게 키우고 가문을 지키고 유지하기 위함에 있었다.

    “그것보다...... 이제 그 아이와 다시 만날 생각은 없는 것이냐?”

    이건호의 관심사가 바뀌었다. 재벌그룹에 있어 사랑이 아닌 서로의 이득을 위해 결혼식을 올렸다 하지만......

    이혼은 가문의 수치이기도 하였다. 이건호는 그 부분을 언급하였다.

    “네.”

    이재진은 전과 달리 아주 당당한 목소리로 말을 하였다.

    “그래, 역시 그 아이 때문이냐?”

    “......”

    이재진의 몸이 부들 떨렸다. 누구를 지칭해 말하는지 안 까닭이다.

    “설마 내가 모르고 있을 거라 봤느냐? 그렇게 티 내고 다니는데, 왜 모를까.”

    기업을 정상에 끌어 올렸음에도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자식 농사다.

    이건호는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이지만, 그간 쌓아온 연륜과 공부를 그것을 참아냈다.

    “......그 사람과 결혼하고 싶습니다.”

    전 부인을 이제 신경 쓸 이유는 없었다. 유명 남배우와 열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소식통을 통해 귀로 들어왔다. 곧 기사에 실리게 될 터다.

    그에 힘을 입어 뜻을 전했다.

    “안 된다.”

    인정을 해 줄 거 같던 이건호는 고개를 좌우로 저어 반대 의사를 확실히 전했다.

    “저는 그녀를 사랑합니다.”

    입술을 강하게 물던 이재진은 결심이 선 눈으로 결혼 허락을 구했다.

    “내가 눈을 뜨고 있는 이상 안 돼.”

    하지만, 이건호는 단호하게 말하며 뜻을 확고하게 하였다.

    “아이들도 엄마가 필요로 할 겁니다.”

    “엄마는 있다.”

    이건호는 다시 결합하기를 바라는 눈치였다.

    “......지금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습니다. 아주 유명한 남배우지요.”

    안 되겠다 싶었는지, 비밀로 부치고 있던 사실을 꺼냈다.

    “...... 배우?”

    이건호의 눈이 급격히 흔들렸다. 알 수 없는 미지의 감정이 머릿속에 안착하였다.

    “그렇습니다.”

    이건호의 분위기를 읽은 이재진은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대답을 하였다.

    약간의 머뭇거림도 없었다.

    “허, 허허......”

    이혼 과정에서 5천억 규모의 재산 분할이 이루어진 바 있었다.

    당시 이건호는 노발대발하며 이재진을 크게 나무랐던 적이 있었는데......

    남자가 있었다는 말에 입을 다물었다.

    “혼자 있고 싶다. 나가 보거라.”

    “아버......”

    “나가라 했다.”

    “......”

    단호한 이건호의 음성에 이재진은 더는 말을 잇지 못하고 자리를 벗어났다.

    “날세. 첫째 며느리에 대해 조사 좀 해줘야겠네. 빠를수록 좋아.”

    이건호의 눈엔 어떠한 감정도 실려 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 눈빛이 더욱 무섭게 느껴졌다. 이건호는 혼자 소파를 차지해 앉으며 아직 끝나지 않은 한리버 로켓 방송에 시선을 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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