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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게 예술이다-233화 (233/237)

233화. 30살, 그땐 그랬지

[한리버 가상화폐 거래소 전년 대비 투자자들이 크게 늘어.....]

가상화폐로 억만장자 인원이 대폭 증가했다.

“아, 부럽다. 진심 레알로.”

“그러게, 나도 좀 사놓고 있었음 지금쯤 못해도 50억은 벌었을 텐데...... 하아......”

“지금이라도 넣어 볼까?”

“미쳤어? 지금 완전 고점이야. 내 친구 현태 알지? 그 자식 지금 거기 발목 잡혀서 나오지 못하고 있잖아.”

“진짜?!”

“그렇다니까. 걔 완전 X됐어.”

“얼마나 했는데...?!”

“2천만 원.”

“와...... 통도 크네.”

“지금 마이너스 600만 원이라더라. 걔 완전 자살각이야.”

“절대 하면 안 되겠다.”

“그건 그놈들 재수였고. 암호화폐는 하는 게 아니야.”

남자는 대박을 터트린 이들을 부러워하면서 암호화폐는 절대 하면 안 되는 투자라며 못을 박았다.

“네 말 듣고 보니 그렇긴 하네. 무섭다.”

“무섭지. 주식도 아는 놈이나 하는 거지. 잘못하면 그놈 꼴 나는 거야.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하면 돼.”

일장 강연을 늘어놓았다.

“맞아 맞아.”

곁에 있던 남자는 강하게 고개를 끄덕여 수긍을 하였다.

“한잔하자. 오늘은 내가 쏠게.”

“오오오.”

“콜?”

“콜!”

둘은 좋다며 ‘콜’을 외치고 소주를 100원에 판매하는 술집으로 향했다.

***

강남 한복판에 자리한 술집.

“안녕하세요. 한리버입니다!”

세 사람이 술집 안으로 들어왔다.

“와, 이제 술집도 한리버란 이름을 쓰네.”

떡하니 한리버 상호를 쓰고 있는 모습에 혀가 내둘러졌다.

“그만큼 유명해졌다는 거겠지. 듣기로 한리버에서도 오케이 했다던데.”

한강은 이미지 경영을 매우 중요시 여기고 있다. 열 번을 잘해봐야 한 번 잘못되면 공든 탑은 힘없이 무너진다.

그래서 자유로이 상호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단지, 유흥주점 같은 업종은 제외다.

“배포도 좋은 녀석이야.”

“맞아 부럽네.”

안으로 들어선 이들은 친구인지 서로 편하게 말을 주고받았다.

“초등학교 때 녀석은 전설이었지.”

“크크, 그랬지. 너 그거 기억나냐?”

“뭐?”

자리에 앉는 와중에도 대화는 끊기지 않았다.

“독점으로 떡볶이 판 거.”

“아, 맞다. 너 그걸로 호되게 당했잖아.”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라. 그 나이에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냐.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고.”

경기 초등학교 당시의 일이다. 한강을 이기기 위하여 금액을 내려 사람들의 이목을 끌어모았다.

그런데 그걸 한강이 전부를 구입하겠다는 말에 혹해서 전부 팔아 버렸다.

그런데 웬걸?

한강은 떡볶이 금액을 대폭 올려 일 인분을 천 원에 판매를 하였다.

덕분에 매출 면에서 크게 차이가 나면서 패배를 하고 말았다.

“크크. 그렇지, 말도 안 되는 일이었지. 난 그때의 한강이라도 당장 돈 들고 찾아가 스카웃을 했을지 몰라. 지금 생각해 보면 한강인 늘 우리 위에 있었어.”

두 사람은 다름 아닌 한강의 동창이자 같은 반이었던 김형석과 김민석이었다.

민석은 한강의 뒤에서 열심히 포장을 돕던 아이였고, 형석은 한강과 떡볶이 가격 경쟁에 들어갔다 된통 당한 아이였다.

둘은 커서 과거의 어리숙한 아이들이 아닌, 사회의 핵심 구성원으로 성장을 하였다.

“정말 그렇네.”

형석은 어린 시절 한강을 떠올렸다. 시키면 고민 없이 완벽하게 해내던 모습과 모든 시험에서 올백을 받은 유일한 인물.

미술이면 미술. 공부면 공부. 음악이면 음악.

정말 운동 빼고 못하는 게 없는 최고의 인재였다.

“너 그 덕에 큰 건 하나 했다며.”

“어, 한강이가 앞에 있으면 절이라도 하고 싶다.”

형석은 어린 시절에 당한 경험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기업에 상당한 이득을 가져다주었다.

[기업은 가격 경쟁도 중요하지만, 가격을 낮춘다고 좋은 게 아닙니다.]

[정 가격을 내려 치킨 싸움에 들어가고자 하신다면 그만한 총알을 준비하세요. 그게 아니라면 가격을 무조건 내린다는 발상 자체를 하지 마세요.]

[우린 제품을 더욱 좋은 걸로 사용하는 한편, 옵션 선택을 고객들에게 떠넘겨 최종 가격을 정할 수 있도록 유도를......]

다른 사람들은 경쟁기업처럼 원자재와 부자재를 저렴한 걸로 바꾸는 한편, 제품 규격을 더욱 작게 만들자 이랬지만, 형석은 오히려 자재의 질을 높여 제품의 퀄리티를 올리자 주장을 하였다.

덕분에 가격대는 경쟁기업보다 높게 책정을 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그 작전이 잘 먹혀 경쟁기업 두 곳을 인수했을 정돈데. 겁나 감사해야지.”

시장의 처음 반응은 냉랭했다. 너희 걸 쓸 바에 독일제를 사용하겠다.

이런 반응들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기술에 투자해 밀어붙인 결과 제품 하자와 불량률이 적다는 평가를 받기 시작하면서 시장은 단숨에 형석이 속한 기업으로 향했다.

싼 게 비지떡이다.

아주 잘 사용된 성공사례라 볼 수 있었다.

[뉴스입니다. 한리버 그룹의 우주항공사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소식입니다. 2013년 대한민국 최초로 궤도에 올린 나로호에 이어 한리버 그룹의 발사체에서 HAN-1이 내달 중순에 발사될 예정입니다.]

[한리버 우주항공은 1단 발사체를 회수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이것이 성공하게 되면 단가를 대폭 낮출 수 있다는 이점이 있습니다.]

TV 화면에 일론 머스크가 등장했다. 대화를 하고 있던 두 사람의 관심이 TV로 향했다.

“저것 봐라. 이제는 우주란다. 우주.”

한리버는 막강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1단 추진 로켓 재활용 기술을 시간을 두고 개발에 집중을 하였다. 특히 일론 머스크는 구글과 같은 유명한 기업들의 퇴사자를 스카우트하며 인재 육성에 온 힘을 쏟아부었다.

심지어 면접은 최소 500줄 이상의 코드를 작성해야 할 정도로 난이도가 상당했다.

“1단 추진 로켓 성공이 가능할까?”

TV에 시선을 둔 민석의 질문이었다.

“힘들지 않을까? 연료 문제도 있고 낙하 지점도 파악을 해야 하는데......”

형석은 일론 머스크의 말도 안 되는 시도에 부정적인 의견을 꺼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원래는 이번 달에 쏘아 올리기로 했는데 다음 달로 미룬 것부터가 힘들다는 소리 아닐까?”

HAN-1의 본래 발사 계획은 이번 달로 예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어떤 문제가 생겼다며 다음 달로 발사 일자를 미뤘다.

기대로 가득하던 사람들은 이번 결정에 크게 실망을 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번 시도를 실패할 거라 내다봤다.

“에휴, 나는 성공했으면 좋겠다. 한강이 녀석이 저기에 쏟아부은 돈이 장난이 아닐 건데.”

“나도 같지. 서로가 그 녀석의 도움을 받았는데.”

형석의 눈이 민석에게 향했다.

“그렇지. 걔가 학교에 지원을 하지 않았다면, 나나 다른 녀석들도 지금의 자리에 앉지 못했을 거야.”

그러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소환하였다. 외환위기 당시 민석의 집안도 꽤 힘든 시기를 거쳐왔다.

모든 재산이 압류당하면서 집안 경제는 거지와 다름이 없게 되었다. 매일같이 집으로 찾아와 돈을 내놓으라는 투자자들과 사채업자들.

믿고 있던 지인들까지 해일처럼 밀려와 매일같이 정신적으로 괴롭혔다.

민석은 전학을 가야 하는 처지에 놓이기까지 하였다. 돈이 없었다.

그럴 때 한강의 지원이 숨통을 트이게 해주었다.

들리는 소문으로 당시에 지원금으로 약 5억 원 상당의 자금을 냈다 들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건, 한참이 지난 후였다.

[한리버 그룹 유한강 회장은 외환위기 당시 친구와 후배들을 위해 지원금 명목으로 학교에 돈을 기부했다.]

[어린 나이임에도 한강은 모든 장학금 또한 학교를 위해 사용을 하였다.]

해당 기사는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급식비를 내지 못하는 아이들을 닦달하던 선생들이 조용히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그뿐이냐. 교과서, 문제집, 준비물 전부 한강이 대준 거잖아.”

민석은 그때를 회상했다.

“정말 대단하긴 하다. 어떻게 그 나이에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형석도 그때가 떠올랐는지 그때의 기억을 끄집어내어 민석의 말에 공감을 하였다.

그러면서 자신을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우리 한강을 위해 건배 한 번 하자.”

말하는 사이 주문한 안주한 소주가 테이블 위에 올려졌다.

“그러자. 우리의 친구 한강이를 위하여.”

형석이 선창을 하였다.

“위하여!”

챙!

민석의 소주잔이 형석의 잔에 부딪히며 청명한 소리를 냈다.

둘은 한강의 앞날에 영광이 있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

2014년 9월 가을이 되었다. 세상은 붉은 옷으로 환복해, 새로운 계절을 준비했다.

“이번엔 발사가 가능한 건가요?”

한강의 앞에 일론 머스크가 서 있었다. 일론 머스크는 잠시 생각을 하다.

“이번엔 무리 없을 겁니다.”

자신감을 드러냈다.

“성공 가능성은요?”

“발사를 하기 전까지 확실하게 말씀을 드리기 어렵지만, 실패 확률보다는 높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습니다.”

모호한 답변이었다. 하지만 그걸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유롭게 웃는 모습을 연출하기까지 하였다.

‘담이 큰 건지. 여러 의미에서 대단한 사람인 건 확실하네.’

전해 듣기로 하루 근무 시간이 20시간이 넘는다고 한다. 현장에서 텐트를 치고 잘 정도로 그는 지독한 일 중독자였다.

한강은 길게 고민을 하였고, 이번 프로젝트에 성공 시 그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기로 하였다.

스톡옵션을 내걸어 부족한 보상을 채워 주기로 말이다.

“그럼 성공한다 믿으면 되겠네요.”

“맞습니다. 회장님께서는 편안히 구경하시면 되십니다. 한리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멋지고 의미 있는 기업이 될 거라 확신합니다.”

그의 목표는 우주를 여행하는 것이 말한 바 있었다. 지금도 그때의 꿈을 좇아 로켓 개발에 총력을 기울였다.

“절 너무 기대하게 하시면 곤란한데. 좋아요. 기대하도록 하겠습니다. 꼭 성공하길 바라요.”

한강은 그에게 힘을 실어 주었다. 그리고 진하게 웃어주었다.

자신 있는 모습이 매우 보기 좋았다.

‘실패하면 어때. 실패를 하면 하는 대로 배울 게 많아. 실패할 때 좌절하지 않기를.’

일론 머스크는 괴짜이면서 천재이고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인물이었다.

그렇기에 실패 시 상처를 받지 않기를 바랐다.

그가 노력한 이상의 결과물이 있기를 바랐다.

“회장님을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분으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씨익 웃으며 엄지를 위로 추켜세웠다.

***

2주가 지났다.

“모두 완벽하게 준비해. 조금의 실수도 있어선 안 될 거야.”

오늘은 HAN-1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날이다.

사람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마지막 점검에 나서면서 발사 준비를 하였다.

“회장님께서 스톡옵션을 약속하셨다. 모두 실수 없도록 임하도록.”

일론 머스크가 직접 진두지휘를 하며 직원들을 닦달했다. 그러면서 돈의 힘을 빌려 직원들을 독려하였다.

“앞으로 10분입니다.”

카운트가 시작됐다. 주변에는 기자들이 포진해, 돌아가는 상황을 카메라에 담아 세계 각 곳으로 전파를 하였다.

“10초.”

시간은 빠르게 흘렀다. 사람들은 하나 된 목소리로 숫자를 셌다.

“5!”

“4!”

“3!”

“2!”

“1!”

‘1’이 ‘0’으로 바뀌는 순간.

“발사!”

기다리던 HAN-1에서 거대한 불기둥이 바닥으로 뿜어지며 하얀 연기를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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