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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게 예술이다-231화 (231/237)

231화. 30살, 한리버 기지개를 켜다

재석은 예정된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2012년 2학년으로 올라가기 전에 경기 초등학교로 전학을 하였다.

한강이 걸어온 족적을 따라 걷고 싶다는 아들의 뜻이 반영되었다.

“지혜야, 축하한다.”

2014년, 한강의 나이 서른 살이 되는 3월 첫째 주.

집안의 막둥이인 지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드디어 성인이 되었다.

“굳이 꽃을 챙길 필요가 없었네.”

한강은 꽃다발을 챙겨 지혜에게 건네려 하였지만, 손에는 무수히 많은 꽃다발이 들려 있어 가족들이 나눠 들고 있었다.

“거참.”

어이가 없어 헛바람이 흘러나왔다.

“내가 좀 인기가 많아야지.”

지혜는 한껏 자세를 잡더니 가슴을 올려 콧대를 높였다.

“말을 말자. 네가 어디 가냐.”

한때 지연과 투톱으로 얼짱 소리를 들으며 지냈던 지혜는 지연이 졸업하자 모든 이목을 한몸에 받으며 살았다. 끊이지 않는 러브레터와 고백의 시간은 지혜를 행복과 고통 사이를 오가게 만들기도 하였다.

‘피. 내가 오빠 때문에 얼마나 고생했는 줄 아나.’

무심한 한강의 모습에 입술을 삐죽이는 지혜였다. 너무 잘난 오빠를 둔 덕분에 대부분의 남자들이 눈에 차지 않았다.

과연 그 고통을 오빠는 알까?

‘에휴. 저 바보. 메롱이다. 흥!’

어느새 시야에서 사라졌다.

“줄을 서요. 그래야 사인도 해주고 사진도 찍어주죠.”

정확히는 마누라도 있는 남자가 여학생들에게 둘러싸여 연예인 행세를 하고 있었다.

“언니 힘드시겠어요.”

“호호호호.”

지혜의 진심이 가득 담긴 목소리에 참았던 웃음보가 터졌다. 사실 윤희는 속으로 남편이 잘나가는 모습을 즐기며 구경하고 있었는데, 지혜의 목소리에 저도 모르게 빵 터지고 말았다.

‘호호, 이건 비밀로 하는 게 좋겠네.’

변태로 오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속마음을 숨기기로 하였다.

***

2014년은 한리버에 많은 부분에 있어 영향을 끼쳤다. 첫째로 신사옥의 완공에 있었다.

“모두 신사옥으로 옮기겠습니다. 이사 비용은 영수증 첨부해 총무과로 보내시기 바랍니다.”

수천에 달하는 직원들의 대이동이 발생했다. 대전 엑스포는 크게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정원, 놀이시설, 쇼핑센터, 오피스텔 등이 들어서면서 조용하던 장소는 예전의 엑스포가 아닌, 전혀 다른 모습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멋지지 않나요.”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신사옥으로의 대이동은 아주 흡족한 결과를 얻어냈다.

“정말 멋집니다. 설마 제가 이런 높은 건물에서 아래를 내려보게 될 날이 올 줄 몰랐습니다.”

지상 70층에서 바라보는 전경이란 내려보지 않은 사람은 지금의 기분을 모른다.

김동진은 심하게 요동치는 심장 소리에 주먹에 힘이 꽉 들어갔다.

‘그때는 그저 자산만 봐주면 되는 줄 알았는데......’

한강을 처음을 알게 된 날만 하더라도 자신은 매우 운이 좋은 놈이라 생각을 하였다. 자산이 몇조가 되는 사람을 알게 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기업의 규모가 커지더니 비서실장이 되었고 지금은 계열사 대표보다 더 높은 위치에 올라서 한리버의 실세 중 하나가 되었다.

“후후, 그렇죠. 정말 제가 옳은 결정을 한 건지 저 또한 몇 번씩 고민을 했었는데 말이에요.”

하도 좋지 않은 말들이 들려오니, 한강으로서도 알게 모르게 고민을 많이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저 티를 내지 않았을 뿐.

직원을 위하는 한강으로서 매우 큰 고민이었다. 그러던 것이 성공리에 이전을 하였으니 얼마나 흡족한지 모른다.

“의성에 자리한 스마트워치 공장에서도 슬슬 매출이 잡혀가고 있습니다.”

“의성이라, 그렇죠. 이제 한리버도 제조에 힘을 싣게 되었네요.”

의성이 나오자 한강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한강은 조용히 창가로 시선을 옮겼다. 시선이 사람으로 바글거리는 정원으로 이동됐다.

쉬이이이이이이.

하늘 위로 비행기가 지나갔다.

[한리버 그룹 누보 미디어, 한리버 전자로 상호 변경......]

전자책을 생산하던 누보 미디어는 스마트워치 사업을 추가함으로써 상호가 바뀌었다. 이제 전자 기업으로서 한리버 그룹의 한 축이 되었다.

“오더 3만 개 떴어요.”

“미국에 10만 개요.”

“중국 20만 개 떴어요.”

스마트워치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대박 상품으로 떠올렸다. 애플과 육성 핸드폰과 연동이 되는 심플하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소비자들의 소비 활동을 이끄는 데 크게 한몫을 하였다.

띠리리링.

“퇴근 시간이다!”

4조 2교대로 운영이 되고 있다. 대부분의 대기업에서 행하는 제도로 제대로 휴식을 보장받을 수 있게끔 4조 2교대로 방침을 정했다.

『주간, 주간, 야간, 야간, 휴무, 휴무, 휴무, 휴무.』

휴무 보장이 확실하고 직원들에게 피로감을 줄이게 만들 수 있어 꽤 괜찮은 근무표였다.

“저거는 글라스 부분이 불량이라 옆으로 빼두었어요. 그거 외에 특별한 지시사항은 없었어요.”

근무교대 전 인수인계가 이뤄졌다. 근무시간 때 발생한 문제를 인계하고 퇴근길에 올랐다.

“으, 살겠다.”

기지개를 쭉 켜고 따사로운 햇살을 바라봤다.

“시간 겁나 빠르네. 벌써 1년이나 지나고.”

한리버 전자에 취업을 하겠다고 서울에서 의성까지 왔다. 그 시간이 벌써 1년이 되었다.

“누가 알았을까. 이 시골이 갑자기 이렇게 발전하게 될 줄은.”

한리버 전자 주변으로 수많은 상가가 들어섰다. 일렉트라 전기차 배터리 사업부가 의성에 들어선다는 소식에 돈이 있다 싶은 사람들은 의성으로 내려와 술집부터 시작하여 각종 음식점과 쇼핑거리를 만들었다.

완벽한 인프라가 구축이 되면서 교통편이 상당히 발달해, 사람들의 이동에 불편함이 해소되었다.

심지어 문제가 되었던 인구에 있어서도 크게 증가를 하였다. 의성과 대구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신혼집이 늘어갔다.

땅값도 싸고 한리버 그룹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대출을 해주니, 아파트는 빠르게 채워졌다.

“형, 오늘 한 잔?”

“오, 콜!”

환복을 마치고 밖으로 나온 이들은 평소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과 모여 함께 퇴근을 하였다.

[한리버 전자 매출 1천5백억 돌입! 한리버 전자가 작년 매출을 5개월 만에 이루는 기염을 토했다. 앞으로 매출은 더 늘어날 전망이며 4천억도 꿈은 아니게 되었다.]

2014년 5월, 한리버 전자가 역대 기록을 세웠다. 설립한 지 1년도 안 되는 시점에 연매출 4천억의 문턱을 기대하게 되었다.

“허, 사고를 칠 거라 생각은 했지만...... 허허.”

이건호는 기사 내용을 보고 혀를 차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여기에 우리 지분은 넣어 두었나?”

돈 냄새가 난다. 아주 많이......

한리버 전자에 지분을 얼마나 넣어 두었는지 확인을 하였다.

“기술대여를 해주면서 5%의 지분을 받았습니다.”

스마트 워치가 그렇게 잘 팔리게 될 줄 정말 몰랐다. 시계에 있어 혁명이라 할 수 있었다.

“5%...... 5%.......”

손가락으로 허벅지를 딱딱 치며 고민에 빠졌다.

“8%까지 올리게. 이런 좋은 종목이 있는데 이대로 있어서 쓰나.”

[나스닥에 상장을 할 겁니다.]

언제고 한강이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지금 돌아가고 있는 상황을 본다면 한리버 전자는 무조건 크게 뜰 회사이다.

상장을 하기 전에 지분을 늘리는 게 무엇보다 매우 중요했다.

“과연 유한강 회장이 들어줄까요?”

“또 무언가 제시를 하겠지. 들어줄 수 없는 요청을 할 녀석은 아니니, 알아서 해봐.”

절대 공짜는 없는 녀석이다. 그러면서도 들어줄 수 있는 것만 제안을 하였다.

매일이 신기한 녀석이었다.

“바로 만나 보겠습니다.”

김종식은 바로 몸을 돌렸다.

“아, 잠깐.”

그때 이건호가 김종식의 걸음을 멈춰 세웠다.

“네.”

종식은 다시 몸을 돌려 이건호에게 시선을 가져갔다.

“재진이는 어떻게 하고 있나?”

최근 대표 자리에 앉혀 놓은 아들에 대해 물었다.

“인수인계를 끝내고 본격적으로 전면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는 걸로 보입니다.”

이재진은 물산과 모직을 합병 이후 에버랜드 지분을 가져오면서 승계작업을 완벽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문제되는 건 없고?”

“호건건설 사건이 방패가 되어 줘서 이쪽으로 신경을 쓰는 이는 없습니다. 호건건설 문제는 이번에 모두 마무리될 것으로 보입니다.”

승계작업을 위해서 호건건설을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다. 그간 있던 비리는 덕분에 다 까발려져 빈털터리로 전락해 거지 신세가 되었다.

“그래, 더는 사골도 나오지 않을 테니, 알아서 정리하라 이르게.”

육성은 침수피해 지역에 대대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이미지를 확실하게 구축을 해놓았다.

심지어 침수지역 배수로 공사를 직접 맡았는데, 그 이후로 침수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덕분에 육성의 이미지는 크게 올라 여론은 육성을 크게 지지하고 나섰다. 재진의 승계작업 문제는 수면 아래로 묻혀 버렸다.

“네.”

이제 더는 호건건설은 필요 없게 되었다. 김종식은 대답을 하고는 자리를 떴다.

***

대전에 자리한 한리버 그룹 신사옥.

이곳으로 김종식 육성그룹 비서실장이 직접 찾아왔다.

“장인어른이 그러셨다고요?”

종식에게 들은 말에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네, 회장님께서 조그만 신경을 써주신다면 원하시는 걸 들어드리겠습니다.”

한강의 표정을 본 종식은 슬며시 웃었다. 그게 싫어서 인상을 찌푸리는 게 아님을 그간의 경험으로 알고 있던 까닭이다.

“장인어른은 참 욕심쟁이시네요. 얼마나 더 가져가시려고 말입니다.”

‘돈 냄새는 기막히게 맡는 분이라니까.’

한강은 말을 하면서도 이건호의 뛰어난 후각에 감탄을 하였다.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아주 잘 팔리는 아이템이니, 욕심이 나지 않다면 이상한 일이지.’

스마트폰 시장이 점점 거대하게 변해 가면서 세상은 스마트폰과 연결되는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그중의 하나가 스포츠와 운동이다. 사람들은 스마트폰과 연동되어 활동량을 체크해 주고 편하게 착용을 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을 하였다.

덕분에 판매량은 매달 증가해 최고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아직 최고점이 아니란 걸 너무 잘 아시는 분이야.’

가치가 더욱 크게 오르기 전에 기업의 지분을 더욱 가질 생각인 거다.

게다가......

‘상장 시 몇 배에 달하는 수익을 낼 수 있겠지.’

한강은 수익 부분까지 생각을 하고는 입매를 살짝 비틀었다.

‘그런 대단한 걸 드리는데 결코 가벼운 걸 받을 수 없지.’

한강의 결정은 빨랐다. 종식에게 고정된 시선을 잠시 거두고 차를 마셨다.

“스마트워치 사업의 잠재력을 파악하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자, 어떻게 말을 할까.

한강은 입맛을 다셨다.

“아주 잘 알지요.”

종식은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서로가 알 만큼 아는 사이에 가족 회사이기에 복잡하게 돌아가지 않기로 하였다.

“그렇다면 대화가 잘 통하겠네요. 한리버 전자는 앞으로 지금보다 몇십 배에 달하는 성장을 하게 될 겁니다.”

지구에 살아가는 인구 약 60억 명 이상.

여기서 1억 명한테만 꾸준히 팔아도 매출은 엄청날 터다.

“그렇지요.”

김종식은 크게 공감을 하고 나섰다.

“공감을 하셨으니, 저의 요구를 말씀드리지요. 한리버에서 생산되는 스마트워치를 육성그룹 직원들 수만큼 구입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이것이 제가 요구하는 조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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