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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게 예술이다-224화 (224/237)

224화. 27살, 대박 조짐

어떻게 해야 하는 게 좋을까?

머리를 반복해 굴려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려 안간힘을 썼다.

“으으으.”

왜 이런 걸 자신에게 시켰는지 모르겠다. 분명히 좋은 기회임은 맞는데......

“하...... 정말 한리버는 특이한 곳이야. 다짜고짜 내게 팀장을 맡으라니......”

월급이 오른 건 분명히 반길만한 일이다. 하지만, 어떤 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이에게 이름뿐일지라도 ‘팀장’의 자리를 주었다는 거 자체가 파급적이었다.

“설마, 날 테스트하려는 건가?”

급기야 생각은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다. 그렇지 않은가?! 상식적으로 인맥도 받쳐주지 않는 자신에게 팀장의 자리를 준다는 것 자체가!

“아니지. 좋게 받아들이자. 내 나이에 한리버 팀장...... 동나이대 중 팀장을 단 놈들이 몇이나 될까.”

중소기업도 팀장은 어렵다. 여러 특수성이 만나 운으로 작용했다.

“그래 못 할 거 없지. 한다! 해!”

갈팡질팡 움직이면서 제대로 중심을 잡지 못하던 마음이 안정되기 시작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자.”

고민은 길었지만, 마음을 정한 순간 몸은 빠르게 움직였다.

형주는 지금의 기회를 살리고자, 텐션을 올려 레고 특별 부서를 만들어갔다.

***

한 달이란 시간 만에 김동진이 본사로 복귀를 하였다.

“고생했어요.”

“아닙니다. 직접 움직이면서 일하다 보니 배운 게 많았습니다.”

전시관에 대해선 동진도 모르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 기회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작품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평화를 찾으니, 왜 있는 사람들이 예술품에 연연하는지 알 것도 같았다.

“그렇다면 다행이고요. 말만 하세요. 언제든 그리로 보내드릴게요.”

눈웃음을 지으며 농담을 던졌다.

“정말 진지하게 생각을 해봐야겠습니다.”

“......하하. 농이 느셨네요.”

당황할 줄 알았던 동진의 입에서 직구가 날라오자, 오히려 한강이 당황했다.

“회장님은 많이 약해지셨습니다.”

오랜만에 가지는 자리여서 그런지, 아니면 성과를 올렸다는 자신감 때문인지 늘 위축되어 있던 동진에게서 예전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었다.

오히려 더욱 자유롭고 속세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돌아왔다.

“아주 좋아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부탁해요.”

농담에 당황했지만, 한강은 지금의 모습을 좋게 보았다. 좀 더 단단해지고 완성된 경영인이 눈앞에 있었다.

‘이대로만 더 한다면...... 대표 자리에 앉혀도 되겠어.’

한강은 한리버 그룹 본사 대표 자리에 동진을 앉힐 계획을 가졌다.

좀 더 자유로운 사고를 가지기를 바랐는데, 이제야 그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미래 자동차 제네시스 대공개!]

미래 자동차가 새로운 브랜드를 출범과 동시에 신차를 내놓았다.

└ 구용식: 개 간지 크~

└ 박두영: 미래가 이제 일하네여~~~

└ 고연희: 이거 한강이 오빠가 디자인한 거라던데, 역시 금손 능력자♥

제네시스 G80 사전계약이 줄지어 이어졌다. 미래 자동차 설립 이래 가장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벌써 5만 대가 넘어가다니. 우리나라 잘 사는 사람들 진짜 많네요.”

커다란 모니터에 뜬 기사를 가리켰다.

“회장님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동진은 기사뿐 아니라 댓글도 확인을 하였다.

“아이러니하죠. 미래 자동차는 분명 우리의 경쟁사인데...... 미래가 잘될수록 제가 돈을 버는 구조가 되어 버렸어요.”

제네시스가 판매되는 만큼 한강의 매출로 이어진다. 세상에 다시 없을 독특한 수익구조가 탄생하고 말았다.

게다가 제네시스 브랜드에 속한 차량들의 디자인을 한강이 독차지를 하게 되었으니 반은 한강의 회사라 봐도 좋을 정도였다.

“그게 다 회장님의 능력이 출중해서입니다.”

싱긋.

한강의 입매가 길게 호선을 그렸다. 역시 김동진이 옆에 있어야 마음의 안정감을 찾는다.

“시간이 벌써 이리되었네요. 이제 회의를 하러 가죠.”

시간은 벌써 2시 22분. 회의시간까지 8분 남았다. 시계로 가져간 시선을 거두고 동진과 함께 회의장으로 향했다.

“회장님께서 도착하십니다. 모두 자리에서 기립해 주십시오.”

긴 타원형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한강을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

“안녕하십니까.”

한강이 안으로 들어서자 건달과 비슷한 각진 인사를 하였다.

‘제발 좀 그러지 마세요’

몇 번이고 말렸지만, 말을 듣질 않았다.

[아무리 회사가 자유로운 문화를 고수한다고 하나, 최소한의 격식은 갖춰야 합니다.]

“모두 즐거운 2시 반입니다.”

임원진들의 인사를 받으며 자리에 착석을 하였다. 기립해 있던 사람들은 한강이 착석하자 바로 자리에 앉았다.

“2011년 4월 둘째 주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곁에 자리한 남자가 회의 시작을 알렸다.

“첫 번째 안건은 일본 물자 공급입니다.”

첫 주제는 대지진으로 발생한 일본 구호물자 지원이었다.

“3차 구호물자가 4월 20일이면 마무리되고 피해지역으로 계열사 직원 30명이 자원봉사를 나갔습니다. 복귀는 30일 예정입니다.”

한리버는 세계에서 한 손에 꼽는 최고의 기업으로 급부상한 만큼 자원봉사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첫째도 안전, 둘째도 안전입니다. 이점 항시 머릿속에 새기세요. 부족한 게 있으면 비행기 화물이라도 보내, 최대한 빨리 지원을 해주세요.”

“알겠습니다. 다음은 중국 물류창고입니다.”

한리버 그룹, 선라인 그룹, 스와치 그룹, 위더야오가 뭉쳐 만든 물류센터 홍콩지점이 완공되었다.

건물 완공은 한참 전에 이뤄졌지만, 레이아웃과 스마트 작업에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김교동입니다.”

중국 물류센터 총괄 센터장으로 등용한 김교동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영업은 5월 중순부터 들어갈 예정이며 선라인, 위더야오 측의 물량을 시작으로 범위를 넓혀갈 예정입니다.”

시작부터 두 거대 기업이 물류센터의 거래처로 떠올랐다. 나아가서는 스와치 그룹도 나설 것이고 한리버 그룹, 육성그룹도 한리버 물류센터를 이용할 터다.

“나아가 한리버 메신저를 통한 배달 서비스가 가동될 겁니다. 이는 고객들의 편의와 안전배송에 목적을 두고 있으며......”

김교동은 앞으로 센터를 어떻게 운영을 해나갈지 계획안을 상세하게 발표를 하였다.

“물류업은 한리버의 교통로가 될 거예요. 아주 중요한 사업인 만큼 센터장님의 운영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겁니다.”

물류센터는 한리버가 성장하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교두보가 되어 줄 터다. 한강은 그 점을 강조하였다.

“다음 안건은 뭔가요?”

보고서를 넘기며 다음 차례를 물었다.

“일렉트라입니다. 현재 일렉트라는 100대 생산 이후, 신규 차량에 대해 양산을 하지 않고 테스트만을 반복하며 기술력을 높여 나가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떠오른 건 미래에 타고 다닐 전기차 일렉트라다.

“회장님 말씀대로 현재 고체 배터리로 넘어가며 여러 배터리를 개발하는 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분리형, 일체형 두 대를 만들어 테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출고된 백 대의 전기차의 운행기록을 보고 부족한 부분들을 발견했다.

당장은 시장에 먹힐지 모르나, 장기적으로 봤을 때 경쟁력이 부족하다 여겼다.

“너무 완벽하게 내놓으려 하지 마세요. 우리가 차근차근 살을 붙여 나가는 겁니다. 그렇다고 방심을 하란 말은 아닙니다. 제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아시리라 믿습니다.”

더 따지지 말고 양산에 들어가란 의미다. 완벽한 전기차를 선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래선 기업 입장에 마이너스다.

판매가 이뤄져야 점유율이란 게 생기는 거 아니겠나?

몇 년간 준비를 해온 만큼, 일렉트라의 전기차를 믿었다.

“7월 내 마케팅부터 시작해 양산에 들어가세요.”

확실하게 기준점이 되어 주었다.

흔들리지 않고 기준을 잡아주니 회사는 흔들리지 않는다.

“네.”

그 밖에 스마트 워치 사업부터 시작해 리튬, 본사 이전 문제들이 회의 안건으로 나왔다.

한강은 일관성 있게 답을 내놨고, 임원진들에게 확실히 인지를 시켰다.

***

슈웅- 퍼엉!

하늘 위로 폭죽이 떠올라 화려한 불꽃을 만들었다.

물류센터 홍콩지점 준공식이 열렸다. 삽으로 쌓아둔 흙을 퍼 허공에 뿌렸다.

“하하, 축하합니다. 유 회장님.”

“뭘 또 축하인가요. 우리 모두 함께 만든 회사인데요.”

류이첸, 부디 텍, 닉 하이예크가 한자리에 모였다. 중심에는 한강이 자리했다.

처음엔 예술에 대한 공통 관심사로 모인 네 사람은 사업파트너로 뭉쳐 중국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물류센터를 설립하였다.

“오늘을 위해 제가 특별히 준비한 선물이 있습니다.”

그때 류이첸이 방긋 웃으며 한강에게 은근한 목소리를 보냈다.

“선물요?”

한강의 의아한 두 눈이 부디 텍을 넘어 닉 하이예크에게 향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어깨를 으쓱이는 정도.

어떤 답도 들려오지 않았다.

그들도 모르는 눈치다.

“하하. 보고 놀라지 마세요.”

류이첸은 뭐가 그리도 즐거운지 한강의 궁금한 모습을 즐겼다.

“이거 참, 대체 어떤 선물이기에 그런가요.”

정말 궁금해 물었다.

“나도 궁금해지려 합니다. 대체 뭘 준비했기에 그리 뜸 들입니까?”

닉 하이예크는 답답한 마음에 류이첸에게 투정(?)을 부렸다.

“제 선물은...... 마침 저기 오는군요. 여기네. 성룡.”

......!!!

모두의 눈에 놀라움이 자리했다. 특히 한강의 눈은 크게 부릅떠졌다.

어린 시절부터 선망의 대상으로 떠올랐던 인물.

성룡이 다가오고 있었다.

TV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였다.

“후후.”

한강의 표정을 확인한 류이첸은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안녕하세요.”

영어로 인사를 한다.

“반갑습니다. 유한강입니다. 팬입니다.”

남자아이들이라면 성룡을 싫어하는 이는 없었다. 지금의 한강은 그룹의 회장이 아닌, 성룡의 팬으로서 존재했다.

“류 회장님께 많이 들었습니다. 저도 늘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

성룡도 한강의 팬임을 자처했다. 둘은 악수를 나누며 서로에게 사인을 해주는 걸로 친목을 다졌다.

자리는 금세 화기애애하게 바뀌었다.

“오늘을 위해 제가 조촐한 파티를 준비했습니다. 여기 모이신 모든 분을 초대하겠습니다.”

류이첸은 사람들에게 큰 목소리로 외쳤다.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닌가요? 여기서 해도 충분하리라 보는데.”

“하하, 여기서 이러는 게 우리에겐 손해 아닙니까. 오늘 같은 날은 그럴싸한 곳에서 모두와 함께 멋진 밤을 보내야지요.”

파티를 무척 좋아하는 눈치다.

“저도 류 회장과 동감입니다. 이런 기쁜 날 여기서 시간을 때울 수야 있겠습니까.”

“암. 그럴 수 없지요. 옆에 계신 사모님과 아드님도 생각을 하셔야지요.”

오늘 준공식에 가족 전체가 참여를 하였다. 덕화는 자동차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고 이건호와 그밖에 국내 그룹 회장들은 저마다 모여 중국 부호들과 인맥을 쌓고 있었다.

“좋아요. 그러시죠. 오늘 류 회장님만 믿고 직진하겠습니다.”

이렇게 중국 부호들이 모인 파티가 류이첸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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