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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게 예술이다-162화 (162/237)

162화. 24살, 일론 머스크

우주의 진공 상태가 이러지 않을까?

사무실 안은 뜨거움과 차가움이 섞여 새로운 기류를 형성하고 있었다.

‘세상에...... 역사가 이렇게 꼬여 들어간다고?!’

본 역사대로 흘렀다면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가 경영권을 확보하고 대박을 터트려 스페이스X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아무리 역사가 바뀐다 한들 큰 줄기는 엮여 들어가는 걸 확인했다.

‘그나저나 어쩐다.’

중요한 역사 중 하나기에 거절하기 어렵다.

우주산업 사업이 한두 푼 들어가는 사업도 아니고......

‘무리하면 못할 건 없어. 모든 기업들을 IPO를 감행한다면...... 하지만 그러기엔...... 가만.......?!’

갑자기 머릿속으로 스며들어온 기억 중 하나.

‘도지코인!’

우주산업과 관계된 그만의 코인이 떠올랐다.

‘자칫 욕을 먹을 수 있는 일이지만...... 내 쪽에서 중심을 잡는다면 괜찮을 거야.’

결정을 내렸다.

“회장님.”

말없이 생각에 빠진 모습에 일론 머스크는 목에 힘줘 한강의 정신을 깨웠다.

“미안합니다. 생각도 못한 말을 들어서... 하하.”

당장 반응을 보이는 건, 말이 안 되는 일.

결정을 내렸지만, 한강은 대화를 좀 더 이끌어 나가고자 하였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게 되신 거죠?”

“회장님은 우주에 우리 말고 다른 생명이 있다 믿으십니까.”

“드넓은 우주 어딘가엔 또 다른 태양계는 있겠죠. 그도 아니면 태양계에 준하는 환경을 가진 곳이.”

우주의 끝을 경험한 자는 아무도 없다. 그만한 기술력도 없었고.

하지만 사람들은 생각했다. 또 다른 생물이 다른 한편에 살 거라며, 그들을 만나기 위하여 로켓 기술을 끌어 올렸다.

일론 머스크도 그중의 하나.

우주로 쏘아 올린 스페이스X-펠컨9가 대표적이다.

일류의 새로운 역사를 쓴 수준 높은 기술을 일론 머스크가 해냈다.

‘그걸 위해서라도 역사를 뒤튼 내가 맡아야 할 숙명...... 이겠지.’

일론 머스크와 이야기를 나누며 수많은 생각을 하였다. 우리나라는 우주항공기술이 무지 열악한 상태.

그걸 한리버가 해낸다면?

“하하, 다행입니다. 회장님과 말이 통하겠군요.”

생각하는 사이 일론 머스크는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껄껄 웃으며 기대감을 얼굴에 듬뿍 실었다.

“뭐, 모두가 그리 생각할 겁니다.”

“맞으면서 다릅니다. 믿는다고 했지만, 허황된 얘기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많죠.”

판타지한 이야기는 맞다. 아직 제대로 확인된 사실이 없으니까.

“아무도 실체를 보지 못했으니 당연한 일이에요.”

그저 어느 국가에 UFO가 등장했다는 사진만 나돌 뿐이다.

“제가 입증해 보이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주에 수많은 위성을 띄워 놓아야 합니다. 통신위성은 그걸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 될 겁니다.”

‘그걸 사업 시작도 하기 전에 생각을 하고 있었구나. 정말 대단한 사람이야.’

일론 머스크의 발상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주 사업에 돈이 천문학적으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민간기업이 하기에 상당히 무리가 따르죠.”

“물론, 돈이 많이 듭니다. 하지만 저는 그걸 아낄 수 있는 방법을 압니다.”

“방법이요?”

“그렇습니다. 지금 우주 사업은 문제가 많습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모두 1단 분리대에 돈을 너무 날리고 있습니다. 다시 쓸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

그만 할 말을 잃었다.

한강이 누구던가?

2040년까지 미래를 보고 온 인물로 세계적인 큰 흐름을 아주 잘 아는 유일한 사람이다.

일론 머스크의 말을 듣고 미래에 벌어질 일들이 언제부터 생각해 오던 일들인지 알게 되었다.

생각을 실천해 현실화하는 능력.

‘이 사람 진짜 천재야. 그렇다면......’

한강은 슬슬 시동을 걸었다.

“문제는 과정이 되겠네요.”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합니다.”

“그럼 이렇게 하도록 하죠. 우주 사업은 1년 뒤에 시작하겠습니다. 그때까지 대표님은 한리버에서 새로이 추진하고 있는 암호화폐사업부에서 일하세요.”

“네??”

아직 비트코인이 세상에 나오지 않아, 잘 모를 터다.

한강은 희미한 미소를 날리며 되묻는 말에 답을 내주었다.

“그곳에 가면 아시게 될 겁니다. 우주 사업을 하는 데 핵심적인 부분을 거기서 얻을 수 있게 될 겁니다.”

이렇게 된 이상, 일론 머스크의 미래를 본 궤도에 올려놓자.

주인은 한강이 되겠지만, 그걸 제외하면 어느 정도 맞아떨어질 터다.

“음...... 회장님도 저만큼이나 특이한 분이십니다.”

“하하, 그런 말 많이 듣습니다.”

“이 자리에서 이유를 설명해 주지 않으실 테니. 좋습니다. 직접 가서 뭔지 알아보겠습니다. 약속 잊으시면 안 됩니다.”

“네, 물론입니다. 그때가 오면 우주 사업에 투자를 하도록 하지요. 남자는 한 입으로 두 번 말하지 않습니다.”

정치꾼은 한 입으로 말을 번복하기 십상.

하지만 한강은 정치인이 아닌 전 세계에서 가장 신뢰를 받는 기업인이다.

약속을 지킬 것임을 힘주어 말했다.

***

HY자동차 일렉트라 공장.

웅성웅성.

예고도 없이 올라온 공고에 사람들은 놀라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인사이동: 일렉트라 대표 일론 머스크 → 암호 사업부 발령』

“아니, 왜? 이리되는 거야?”

“그러게. 이거 좌천 아니야?!”

“대표님이 뭘 잘못하셨나?!”

한리버에서 일렉트라 사업부는 상위에 속하는 사업이다. 투자금도 계열사 중 가장 많았다.

심지어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제너럴 모터스 공장 일부를 인수한다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는 상태.

덩치는 과거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게 변할 터다.

그런데 잘 알려지지도 않은 이상한 사업부로 인사이동을 하니, 납득이 가지 않았다.

이게 좌천이지, 뭐가 좌천일까 싶었다.

“모두 조용, 자리로 돌아가서 일들 해.”

웅성거리는 사람들 틈으로 50대 중년인이 소리를 질렀다.

“후...... 정말 모를 일이군. 이런 특이한 인사는.”

중년인의 말에 자리를 채우고 있던 사람들은 후다닥 게시판에서 멀어졌다.

중년인도 해당 인사발령이 이해되지 않는지, 고개를 조용히 젓고 자리를 떴다.

“대표님, 어떻게 되신 겁니까? 갑자기.”

방으로 일렉트라 전무 최현우가 들어왔다. 그의 얼굴에 우려가 떠올랐다.

“왜요? 다들 저보고 좌천 간다 생각하나요?”

일론 머스크는 콧방귀를 뀌었다. 귀가 있는 이상 주변 돌아가는 상황은 아주 잘 알았다.

“그, 그것이......”

최현우는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

사실이기에 이걸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흥, 내가 원해서 가는 겁니다. 이곳에선 내가 할 게 없어요.”

“......예?!”

순간적으로 정적이 흘렀다. 들려온 말에 귀를 의심했다.

“내가 여기에 안주해 있으려 했다면 투자금 회수해서 나갔을 겁니다.”

투자한 돈이 순식간에 몇 배로 늘어 엄청난 자산가로 성장했다.

하지만, 그뿐.

일론 머스크는 부 이외에 다른 건 얻은 게 없었다.

“정말로 대표님이 원해서 나가는 겁니까?”

어떤 직장인 저럴 수 있을지, 그간 조용히 지내 일의 노예 외에는 다른 생각을 해본 적 없는데,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된 기분이다.

보통이 아닌 인물임을.

“대표는 당분간 공석일 테니, 최 전무님이 대신 맡아야 할 겁니다. 직원들과는 따로 자리를 가질 생각은 없으니, 이상한 자리는 만들지 마세요.”

일론 머스크의 눈에 다른 건 크게 들어오지 않았다.

오로지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만이 머릿속을 차지했다.

“......”

“그런 줄 알고 난 이만 가봅니다. 기회 되면 또 봅시다.”

소파에 몸을 기대고 있던 몸을 떼어냈다.

“아, 반복되는 일만 반복적으로 하지 마세요. 계속 바꾸려 하세요. 가기 전에 마지막으로 드리는 조언입니다. 수고하세요.”

이것이 일렉트라에서 끝으로 던진 말이었다. 일론 머스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표실에서 벗어났다.

떠나는 그의 얼굴엔.

쓰읍, 하!

“좋구나.”

만족한 미소가 입가에 머물렀다.

***

2008년 3월, 앙상한 나뭇가지에 푸른 싹이 돋는 시기.

[한리버 엔터테인먼트 상장일은 8월 초로 예정되어 있으나, IPO 일정에 따라 변동될 수 있어......]

[한리버 엔터테인먼트 측에서 제시한 공모가 밴드는 10만 원~15만 원이다. 사측에서 평가한 기업가치는 최대 30조 원으로 평가했다.]

[SN 엔터테인먼트 시가총액이 600억 원을 넘지 못하는 가운데, 너무 높게 책정한 게 아닌지 증권가는 우려를 표명했다.]

한리버 IPO 소식이 메인을 차지했다.

뒤를 이어.

[【단독】 한리버 계열사인 HY 자동차에서 미국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 모터스 공장 부지를 인수하겠단 의지를 밝혔다.]

HY 자동차 회사에서 제너럴 모터스 공장 인수계획 소식을 알렸다.

사소한 조직개편은 두 기사로 인해 묻혀 버렸다.

“이거 무조건 사야 돼.”

한리버 기사를 본 30대 남성은 한리버 엔터를 가리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인간적으로 너무 거품 아니냐? SN이 고작 600억이야. 근데 한리버는 무려 30조나 잡았다고. 말이 된다 생각해?”

그러나 곁에 있는 친구는 반대의견을 냈다. 솔직히 너무 말이 안 되는 상황이었다.

5배도 아니고 무려 500배를 불러 버렸다.

말도 안 되는 수치였다.

“야 당연하지. 그게 말이 된다 생각하냐? 지금 엔터에 연예 기획사만 있냐? 피아노 음반도 내고 파라다이스가 붙어 있어. 거기서 나오는 웹소설이랑 웹툰이 미국이랑 일본까지 나가서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고. 특히 일본에서 완전 인기야.”

그뿐이랴?

웹소설과 웹툰을 기반으로 웹드라마와 영화까지 연계되어 배우와 작품이 시너지 효과를 낳아 엔터테인먼트 매출이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음......”

“지금 웹드라마 작살났어. 거기 소속 배우들 몸값도 뛰고 여기저기서 광고 제의 들어오면서 벌이도 좋다잖아.”

“또 그렇게 들으니, 그런 것도 같고......”

“야, 보호 예수 기간까지 들고 있으면 최소가 2배 이상이다.”

“따상할 거 같냐?”

“얘가 아직 모르네. 주식은 단순히 기업가치만 좋다고 뜨는 게 아냐. 인기가 좋아야 돼. 그걸 보면 지금 한리버 엔터는 완전 호재라고.”

세계인들이 보는 월드 플레이에 얼굴을 비춰 이름을 알리는 배우들과 그로 인해 찾게 되는 웹소설과 웹툰.

친구의 이야기에 푹 빠진 남자는 완전히 넘어간 얼굴로 목울대를 꿀렁였다.

“8월달까지 돈 빡시게 모아둔다.”

“잘되면 밥 사라.”

“당빠.”

둘의 의견은 하나로 좁혀져, 8월이 오기를 기다렸다.

***

제너럴 모터스 미국 본사.

따르르르릉.

“네? 우리 회사 일부 공장을 인수하고 싶다고요?”

한 통의 전화가 제너럴 모터스에 충격을 가하였다.

전화를 받은 여직원은 너무 놀라 수화기에서 들려온 내용을 목청껏 외쳤다.

“......?!”

“......?!”

사무실에 함께 있던 모든 직원들의 시선이 전화를 붙들고 있는 여직원에게 고정했다.

“연락처를 남겨 주시면 위에 확인해 연락을 드리겠습니다.”

주변의 시선을 느낀 여직원은 수화기를 내려놓고 파티션 건너편에 자리를 잡고 있는 남자를 바라봤다.

“어디서 온 무슨 전화인데, 인수 얘기가 나옵니까?”

시선이 닿은 남자가 물었다.

“한리버 자동차에서 미국 공장 일부를 인수하길 원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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