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 버는 게 예술이다-160화 (160/237)
  • 160화. 24살, 이더리움 창시자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태어나 부모님의 사정으로 캐나다로 거처를 옮겼다.

    컴퓨터 공학자인 아버지에게 어린 시절부터 컴퓨터를 배웠다.

    뒤늦게 천부적인 재능을 깨우치고 유치원 시절 엑셀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초등학교 3학년에 접어들어 영재로 발탁돼, 영재반에서 수업을 듣게 되었고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컴퓨터에 빠져들었다.

    중국어를 포함해 총 5개 국어를 할 줄 알게 되었고, 빠른 암산 실력으로 모든 이들을 놀라게 하였다.

    “오늘 수업은 여기까지. 모두 내일 봐요.”

    수업이 끝났다. 일반 아이들과 다른 환경에서 공부를 하지만, 생김새는 여는 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굳이 다른 점을 찾자면 많이 마른 왜소한 체구를 가졌다는 점.

    이걸 빼면 겉으로 봤을 때 크게 다른 점은 없었다.

    “내일 봐.”

    친구들과 인사를 하고 하굣길에 올랐다.

    “어, 일찍 오셨네요?”

    사회사업가인 나탈리아 아멜린은 비탈릭 부테린의 엄마로, 사회사업가이다.

    지금쯤 일터에 있어야 할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자, 비탈릭 부테린은 걸음을 주방으로 향했다.

    “여기 널 보고자 하시는 분이 왔는데 같이 이야기 들어보겠니?”

    주방 식탁에 남자가 앉아 있었다.

    비탈릭 부테린 시선이 남자에게 향했다.

    “반갑구나. 나는 한리버 스카우트팀장 김이권이라 한다.”

    고려대를 졸업해 한리버 스카우트팀에 입사를 하였다.

    정답이 없는 비즈니스 세계에 발을 들여 불확실한 미래를 개혁해 나갈 인재를 뽑는 특별한 부서에 입사해 팀장의 자리에 올랐다.

    비록 경영에 관여할 수 없지만, 스카우트팀에게는 누구도 무시 못 할 힘이 있었다.

    스카우트팀이 뽑은 인재가 기업에서 미치는 영향만큼 해당 팀은 힘도 거대해진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모든 생활비와 경비를 한리버에서 지원을 해준다는 점이었다.

    임원 대우를 해주는 특별한 부서가 스카우트팀이었다.

    『(주)한리버 그룹 스카우트팀장 김이권.』

    명함을 내밀었다.

    올해 열네 살로 중학생인 나이지만, 명함에 찍힌 힘은 비탈릭 부테린도 아주 잘 알았다.

    부모님이 사업을 하고 있기도 했지만, 이미 사회 전반적인 구조를 이해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한리버’의 힘은 유럽에도 무시 못 할 영향을 끼칠 정도였다.

    아이폰과 Y폰에 깔린 한리버 메신저는 유럽에서도 열에 하나는 한리버 메신저를 애용할 정도로 큰 시장을 형성했다.

    “저를 왜 찾아오셨죠?”

    비탈릭 부테린이 명함을 받아 들고 김이권을 응시했다.

    눈빛이 보통 아이들과 궤를 달리했다.

    ‘허허, 천재는 다르다 이건가?!’

    눈동자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보통이 아니란 사실을.

    ‘대체 회장님은 이런 인재들을 어떻게 알고 찾아내 등용을 하는 걸까?’

    참으로 서프라이즈였다.

    “너의 어머니께도 말씀을 드린 부분이지만, 말해주마. 한리버에서 너에게 후원을 해주려 한단다.”

    “저에게요? 왜죠?!”

    “너에게 특별함이 있기 때문이야.”

    천재적인 부분을 특별함으로 표현을 하였다.

    이권의 눈동자는 비탈릭 부테린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특별함?”

    “그래. 특별함. 너의 능력을 한리버에서 필요로 한단다.”

    “네? 저에게 어떤 특별함을 본 건가요? 전 아직 중학생이고 한리버에 도움되는 게 아무것도 없을 건데요.”

    띄워줄 경우 들뜨며 좋아하는 게 일반적인데 비탈릭 부테린은 무척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 자신의 위치를 확실하게 인지를 하였다.

    “관련이 있을지 모르지. 네가 관심을 보인다면 말이다.”

    비탈릭 부테린의 학업성적과 뛰어남은 사전에 조사를 마쳤다.

    “......?”

    그제야 눈동자에 호기심이란 감정이 스며들었다.

    “기업기밀이라 당장 밝히기 어렵지만,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혁신적인 아이템을 개발하고 있단다. 이로 인해 세상은 변할 거란 점. 이 부분을 너에게 말해주고 싶다.”

    “너무 설득력이 없는 얘긴데요.”

    호기심이 흐려졌다. 힘이 들어갔던 눈빛은 맥없이 풀려 버렸다.

    시큰둥한 눈만이 자리를 대신했다.

    “하하. 그럴 거다. 당장 말해주는 건 어렵지만, 내년에 공개가 될 거란다.”

    “그래서 저에게 하고자 하는 말이 뭔가요?”

    “일단 우리의 후원을 받는 걸로 하고, 내년에 발표될 아이템을 보고 한리버와 함께할지 정하면 된다.”

    ‘이거 참, 설명하기 난감하네. 차포 떼고 얘기하려니, 바보도 하지 않을 행동을 하고 있는 꼴이라니. 끙.’

    핵심을 감추고 설명을 한다는 건 무척 힘든 일이다. 그것이 설득이라면 난이도는 한참 올라갔다.

    [호기심만 가지게 하세요. 설득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우리의 후원을 받는 걸로 연결고리만 이어 놓으세요.]

    한강이 내린 말이었다.

    이권은 지시대로 충실히 따랐다.

    “......그게 끝인가요?”

    “그래.”

    “제가 꼭 선택하지 않아도 후원을 해준다는 거죠?”

    “그래.”

    “엄마와 아빠가 좋아하겠네요. 전 빠져도 될 거 같아요.”

    “받겠다는 거니?”

    “준다는 걸 안 받는 게 이상하잖아요. 부모님께도 도움이 될 거고.”

    시선이 엄마에게 향했다. 나탈리아 아멜린은 아들의 시선에 가벼이 웃어 보였다.

    “방으로 들어가. 나머지는 엄마가 아저씨랑 얘기할게.”

    아들의 등을 살살 토닥이고 방으로 돌려보냈다.

    “면목 없습니다. 아드님이 참으로 영악합니다.”

    “고마워요.”

    아들의 칭찬을 질리도록 들었지만, 기분은 늘 좋다.

    나탈리아 아멜린의 표정에 아들의 사랑이 묻어났다.

    “부럽습니다. 제 아들도 저리 크면 참으로 좋을 거 같습니다.”

    “잘할 거라 봐요. 팀장님을 닮았다면 말이죠.”

    “하하, 괜히 쑥스럽네요. 아드님에게 말한 대로 조건 없이 후원을 해드리겠습니다.”

    나탈리아 아멜린의 집은 매우 부유한 축에 속했다.

    굳이 후원이 없어도 잘 먹고 잘살 집이다.

    “정말로 그게 다인가요?”

    “더는 없습니다. 대신 우리 회사에 관심을 보인다면, 확실히 밀어주셨음 합니다.”

    “음...... 좋아요. 그러지요.”

    한리버 그룹은 빠르게 성장하는 세계적인 IT기업이다. 언젠간 세계 10위 내에 드는 기업으로 성장할 거라는 입소문이 나돌 정도로 날이 거듭될수록 위세가 거대해 지고 있었다.

    한리버와 친분을 쌓는다면 절대 손해는 보지 않으리란 계산이 깔렸다.

    ***

    2007년 12월, 미국 금리가 약속대로 0.75%포인트가 내려갔다.

    [한리버 그룹 이번엔 대형사고를 치다. 미국 금리 인하에 풋옵션을 건 한리버, 2조 2천억 원 규모의 수익을 거두다.]

    └ 이미영: 와......

    └ 서승만: 형님 저 0.1%만 주세요ㅠㅠㅠㅠㅠ

    └ 이지은: 정말 신이 따로 없다. 어떻게 하는 거마다 저리 터트리지? 저게 가능한 거??

    └ 유지예: ㄴㄴㄴ 절대 불가능. 한강이 오빠라 가능한 거임.

    └ 조승진: ㅅㅂ 될놈될.

    한강은 옵션 행사에 들어갔다.

    5백억이 2조 원이 넘는 돈으로 바뀌어 계좌에 꽂혔다.

    “배은망덕한 놈.”

    기사를 본 이건호의 관자놀이에 핏줄이 곤두섰다.

    “좋은 소스가 있으면 내게 건네야 할 게 아니냔 말이야. 에잉!”

    핸드폰 스크롤을 검지로 이용해 거칠게 위로 올렸다.

    “하하, 정말 유 회장은 못 당하겠습니다.”

    김종식은 안경을 고쳐 쓰며 허허롭게 웃었다.

    “웃음이 나오나?”

    “막내 아가씨가 참 좋으시겠습니다.”

    한리버가 득을 보면 자연히 윤희도 득을 보는 구조.

    김종식은 그 부분을 꼬집었다.

    “곧 한리버 엔터가 IPO 심사에 들어갈 게야. 현금 마련해놓게.”

    “그리 진행하겠습니다.”

    샘이 나는 척하지만, 입매는 웃고 있다. 김종식은 ‘솔직하지 못하시다니까’ 희미하게 웃으며 밖으로 걸음을 옮겼다.

    [한리버 엔터테인먼트 내년 IPO 예고. 오랜만에 대형 대장주가 공모주로 나올 예정이다. 정확한 시일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관계자는 2008년 여름을 짐작...... 주가는 10~15만 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2007년 12월 둘째 주 한리버의 소식이 메인을 차지했다.

    “한리버 주관사, 우리가 되어야 해.”

    XX증권사는 비상이 걸렸다. 대어를 낚기 위한 미팅에 들어갔다.

    “경쟁이 제법 치열할 겁니다.”

    “그러니까, 만반의 준비를 해야지. 올해 최대 실적을 낼 수 있을지 모를 대형주라고.”

    꾸준히 실적을 내는 것도 부족해, 시장을 빠르게 독식해 덩치를 키웠다.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을 잠식해 가는 한리버의 성격상 엔터 사업도 거대한 시장으로 변하리라 내다봤다.

    “육성과 경쟁이라......”

    남자는 전쟁으로 변할 ‘한리버 엔터테인먼트’를 떠올리며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육성이 한리버의 가족사인 건 모두가 아는 사실.

    두 번째로 많은 물량을 가져오리라 목표를 설정했다.

    증권사의 소리 없는 싸움이 시작되는 시간.

    방송사별 가요대전이 열렸다.

    SBC에서 12월 29일 서울 장충동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회장님, SBC 측에서 연락 왔습니다. 가요대전에 나와주실 수 있는지, 유지곤 방송국장이 확인해 달랍니다.”

    KBC, MBS 가요대전에 불참했다.

    작년에도 초대를 응하지 않았는데.

    “이번엔 가죠. 우리 식구 신인상 타는 거 봐야죠.”

    조금 다르게 움직였다.

    현재 지상파 두 곳에서 지윤은 신인상을 싹쓸이하였다.

    이제 한 곳만 털면 모든 방송국에서 신인상을 받는 명예를 안게 된다.

    “유지곤 방송국장에게 그리 전하겠습니다.”

    처음으로 가요대전에 참여를 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덕분에 김동진도 겸사겸사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그래서인지, 김동진의 얼굴이 무척 밝았다.

    “아내도 같이 간다고 전해주세요.”

    “네!”

    들뜬 김동진을 보며 피식 웃었다.

    똑똑.

    김동진 나가고 10여 분 뒤.

    다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천천히 열리며 김이권이 안으로 들어왔다.

    “어, 왔어요. 어떻게 됐나요?”

    스카우트 부서는 한강과 다이렉트로 연결된 직속 사업부서.

    그렇기에 한강이 직접 스카우트팀을 챙겼다.

    “여러 차례 접선 끝에 마무리 지을 수 있었습니다. 회장님 지시대로 모든 선택을 그 아이에게 맡기기로 하였습니다.”

    “후원을 받기로 했으니, 연결고리는 만들어진 거네요. 수고하셨어요.”

    욕심 같아서는 이더리움도 한리버에 속해 개발이 되기를 바랐지만, 자신의 밑에서 일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저 미래를 조금이라도 앞당겨 보고 싶은 마음에 서둘렀을 뿐이다.

    ‘그렇게까지 어린 줄 몰랐지. 고등학생쯤 되었음 좋았을 걸. 아쉽게 됐어.’

    할 피니의 사망일까지 앞으로 약 6년 정도.

    그 안에 할 피니에게 암호화폐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다.

    “세상의 모든 인재를 한리버에서 받는 한이 있더라도......성공한다.”

    한강은 각오를 다졌다. 한리버의 돈이 줄줄 새는 한이 있더라도 미래를 앞으로 끌어 오기로 하였다.

    ***

    2007년 12월 29일

    서울 장충동에 레드카펫이 깔렸다.

    연예인들을 태운 차량들이 줄지어 카펫 앞에 멈췄다.

    찰칵찰칵.

    기자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카펫과 포토존에 사진작가와 기자들이 대기해 있었다.

    부릉!

    다음 차량에 이동하는 때.

    “원더걸스다.”

    원더걸스가 레드카펫을 밟았다. 팬들이 비명과 같은 함성을 지르며 원더걸스를 맞이해 주었다.

    “어, 저 차는??”

    그때였다. 유명 연예인이나 타고 다니는 스타크레프트 벤이 우람한 풍채를 풍기며 다가왔다.

    사람들의 시선이 단번에 그쪽으로 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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