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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버는 게 예술이다-85화 (85/237)

85화. 20살, 일론 머스크, 전기차 사업 시작

1971년 6월 남아프리카 공화국 프리토리아에서 태어나 세 개의 국적을 가진 남자.

열두 살부터 프로그래밍에 관심을 가지고 독학해 게임을 만들고 게임잡지사에 판매했다. 금액은 5백 달러.

평범하지 않던 그의 시작은 괜찮았으나, 캐나다로 떠나면서 상당한 어려움에 처한다.

인력시장을 전전하며 궂은일을 하며 살아갔다.

힘든 시간을 거쳐 창업의 길에 들어서 회사를 성공리에 키우고 28살의 나이에 백만장자가 되었다.

그리고 지금 2004년.

“전기차를 만들기 위해 배터리 개발을 하고 있다고요?”

두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남자의 이름은 마틴 에버하드와 마크 타페닝이었다.

“그렇습니다. 앞으로 시대는 친환경 자동차를 원하게 될 겁니다.”

매캐한 매연, 기후변화 등이 늘 언론의 중심에서 다뤄졌다.

이대로 간다면 미래엔 방독 마스크를 쓰고 살아가야 할지 몰랐다.

마틴 에버하드는 미래에 벌어질 문제와 사회적 이슈를 들먹여 배터리 개발에 나선 점과 앞으로의 비전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나와 생각이 같군요. 사실 저는 어린 시절부터 전기 자동차를 만드는 게 꿈이었죠.”

마틴 에버하드의 목소리에 남자는 크게 공감했다.

“뜻이 맞아 다행입니다.”

마틴 에버하드는 크게 반색했다. 긍정적인 그의 반응에 희망을 보았다.

“그래서 얼마를 생각하고 계십니까?”

남자는 외모만큼이나 시원하게 물었다. 거침없는 모습이었다.

“7백만 달럽니다.”

“음......”

하나 그것도 잠깐.

제법 큰 돈에 살짝 생각의 시간을 가졌다.

“힘들겠습니까?”

자신보다 훨씬 어린 남자지만, 그는 미국에서 제법 알아주는 성공한 남자였다.

맨땅에 헤딩해 짧은 시간 내 백만장자가 된 그.

불안한 마음을 애써 숨겼다.

“필요한 돈이 7백만 달러가 맞나요?”

잠시 닫혔던 그의 입이 열렸다.

시야로 마틴 에버하드가 비쳤다.

“그렇습니다. 목표야 그렇지만, 최소 650만 달러를 보고 있습니다.”

확답을 던졌다.

“좋습니다. 그럼 이렇게 하도록 하죠. 630만 달러를 해드리죠.”

드디어 남자에게서 원하는 답이 들려왔다.

“음......”

하지만 마틴 에버하드의 얼굴에 아쉬움이 깃들었다.

[천만 달러를 드리죠. 디자인은 제가 준비하겠습니다.]

[자금은 계속 들어가게 될 겁니다. 부족한 자금을 제가 전부 대도록 하죠.]

유한강의 목소리가 환청이 되어 귓가로 파고들었다.

‘정말 이자와 함께해도 되는 걸까?’

단시간에 성공하면 다행이지만, 과연 어떨까?

머릿속이 갑자기 복잡하게 돌아갔다.

“왜 그러십니까?”

생각했던 반응과 다른 모습에 남자는 의아해 질문을 던졌다.

“아닙니다. 지분 문제로 넘어가죠.”

마틴 에버하드는 생각을 털어냈다.

곧 셋은 지분 관계로 주제를 넘겼다.

***

청담동 한리버 빌딩.

“미국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마틴 에버하드가 투자유치에 들어갔다 합니다.”

“......90% 지분협상은 좀 그랬나.”

들려온 보고에 한강의 이마에 골이 파였다.

떡하니 투자자가 근처에 있는데, 지난날 함께했던 정은 과거 속 추억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모였다던가요?”

“모두 퇴짜를 맞았다 합니다. 한데...”

“왜 그러시죠?”

“좀 특이한 사람이 그들에게 접근을 했다 합니다.”

벌떡!

“특이한 사람요?”

편안하게 앉아 있던 한강의 몸이 급히 일으켜 세워졌다.

“아, 네. 그런데 왜 그러신...”

깜짝 놀란 김동진은 눈을 동그랗게 뜬 상태로 한강을 바라봤다.

“혹시, 이름도 알아봤나요?”

하나, 한강은 들려온 말을 무시하고 질문을 던졌다.

“네, 제법 유명한 사람이라 이름을 알아보는 데 어렵지 않았다고 합니다. 일론 머스크라 했습니다.”

“......”

한강의 얼굴이 얼빠진 표정이 되어 버렸다.

“미국에 있는 사람에게 알리세요. 지분 30%, 기업이 안정될 때까지 급여는 일절 받지 않고... 전기 자동차 배터리 기술을 공개하겠다고요.”

“네?! 갑자기... 아니, 저희가 그런 기술도 있었나요?”

“얘기는 나중에 할 테니, 어서 전해주세요. 혹여 둘이 만나고 있다면 자리에 참여하라 이르세요. 저는 바로 미국 비행기에 오르겠습니다.”

너무 욕심을 부렸나 보다. 솔직히 천억 달러 정도면 그들도 혹할 이야기라 생각했다.

미래를 알고 있기에 가지던 아주 오만한 생각이었다.

“아, 네. 알겠습니다.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쉬이이이이잉.

그날 늦은 오후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가 인천공항을 떠났다.

***

“실례하겠습니다. 혹시 마틴 에버하드 대표님과 마크 타페닝 대표님 맞으신가요?”

계약의 마무리 단계 시점, 불쑥 남자가 껴들었다.

“누구십니까?”

자리에 있던 셋의 시선이 남자에게로 향했다.

30대에서 40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는 여유로운 얼굴로 명함을 건넸다.

“한리버 소속 김한국이라 합니다.”

“......?!”

“......!!”

상대의 정체를 들은 두 사람의 얼굴에 당혹감이 서렸다.

“잠시 저도 껴도 될까요?”

둘의 반응을 모른 척 무시하고 말을 이었다.

“이거 불쾌하군요. 그 사람을 그렇게 보지 않았는데, 우리를 미행하고 있던 겁니까?”

그래도 좋은 기억으로 남겨 두고 있었는데, 심한 불쾌한 감정이 똬리를 틀었다.

“아닙니다. 오해는 하지 마셨음 합니다. 우리는 그저 대표님의 사업에 충분히 매력을.....”

“아쉽게 됐습니다. 우리는 좋은 투자자를 만나 더는 한리버의 도움은 필요하지 않을 거 같습니다.”

마틴 에버하드는 말을 자르고 시선을 정면으로 던졌다.

“이만 끝내시죠.”

“자, 잠시만,...”

“마크.”

마틴 에버하드는 마크 타페닝을 불렀다.

“여기서 이러지 마시고 밖으로 나가죠.”

마크 타페닝은 자리에서 일어나 한국을 데리고 자리를 떴다.

“잠시 제 얘기를 들어보고......”

“제가 대신 들어 드릴 테니 나가시죠.”

하지만 한국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으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한국은 마크 타페닝의 이끌림에 밖으로 이끌려 나갔다.

한국의 시선에 종이로 펜을 가져가는 젊은 남자가 시야로 들어왔다.

“당장 계약을 멈춰주세요. 대표님께서 새로이 조건을 제시하셨습니다.”

밖으로 끌려 나온 한국은 당장 계약을 멈출 것을 요구했다.

“미안합니다. 당신네들 행동은 무척 무례했습니다.”

하지만 마크 타페닝은 그의 요구를 들어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좋습니다. 그럼 대표님의 얘기만 남기고 가겠습니다.”

방법이 없어 보이자, 한국은 하는 수 없이 메시지만 남기고 가기로 하였다.

어쩌겠나? 여기서 무턱대고 달려가 계약서를 찢을 수도 없는 노릇. 최소 대표의 전언을 남기고 자리를 뜨기로 하였다.

“좋아요. 그 정돈 들어드리죠.”

“그러니까, 대표님께서......”

한국은 모든 이야기를 남기고 자리를 떴다.

자리에 홀로 남겨진 마크 타페닝은.

“그럴 리가 없어. 말도 안 되는 소릴.”

멀어지는 한국을 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그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를 못들은 걸로 하기로 하였다.

***

끼릭, 끼리릭.

미국 공항으로 비행기가 내려섰다.

공항으로 나오는 남자를 보며.

“대표님 죄송합니다.”

김한국은 고개를 숙여, 지난날 있던 이야기를 전했다.

“......끝났군요.”

미국 공항에 도착한 한강은 보고를 듣고 머리를 긁적였다.

“일이 이리될 줄 몰랐네요. 하하.”

솔직히 시간이 흐르면 유리해지는 건, 자신이라 생각했다. 해결책도 있었고.

하지만, 역사의 흐름에 한리버가 함께하지 못했다.

“여기까지 온 김에 그들을 만나 보도록 하죠.”

마지막이란 생각은 들지 않지만, 그래도 당시의 좋았던 기억을 떠올려 둘의 얼굴을 보고 떠나기로 하였다.

1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지나고.

“오랜만입니다.”

마틴 에버하드와 마크 타페닝의 사업장에 도착한 한강은 가볍게 고개를 숙였다.

“큼.”

둘의 얼굴에 불편한 기색이 진하게 자리했다.

“이야기는 전부 들었습니다. 불편하셨다고요. 그냥 온 김에 얼굴을 뵙고 갈 요량으로 들른 거니 불편하게 봐주시지 않으셨음 합니다.”

한강은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악의는 없었다. 그저 변수를 대비하기 위한 방법이었지, 미행은 아니었다.

“이제 봤으니, 그만 가보시죠.”

마틴 에버하드가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더는 불편한 자리는 사양이었다.

“저도 전기차 사업을 해볼까 합니다. 저도 사업에 뛰어들어도 되겠습니까.”

“그게 뭐 대수라고.”

전기차 사업을 하는 곳은 꽤 많았다.

둘도 그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

반면, 마크 타페닝의 얼굴에 불안감이 스쳤다.

[...... 지분을 보장해 주신다면 배터리 핵심기술을 넘기겠습니다.]

한강의 옆에 자리한 김한국의 목소리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말도 안 되는 소릴. 그런 기술이 있었다면 진작 시작했겠지. 사업을 시작도 하지 않은 우리를 찾아왔을 이윤 없지.’

앞과 뒤가 너무 맞지 않았다. 애써 불안한 감정을 지우고.

“멀리 안 갑니다.”

고개를 돌렸다.

이제 그와의 인연은 끝났다.

자리에 있는 둘은 그렇게 생각했다.

‘곧 다시 만나게 될 겁니다. 그때가 되면 둘을 받아들이도록 하지요.’

돌아서는 한강은 조용히 혼잣말로 앞으로의 계획을 되뇌었다.

***

쉬이이이이이.

“우리도 전기차 사업에 뛰어든다는 게 정말입니까?”

복귀하는 길, 김한국이 물었다.

“네, 앞으로 우리 한리버는 인터넷뿐 아니라, 미래를 선도하는 모든 기술에 투자를 아끼지 않을 거예요.”

허락도 받았다. 더는 거칠 것이 없었다.

가슴 속 깊이 남아 있는 양심은 추후 그들에게 보상을 해주기로 하였다.

‘일론 머스크라.....’

그러고 보니 그를 보지 못했다. 될 수 있으면 그도 보고 싶었는데.

다음 기회를 노려보기로 하였다.

“뭐? 전기차를 하겠다고?!”

“네. 그래서 그런데 아빠 회사도 투자를 해줬음 해요.”

다음으로 들른 곳은 한강 자동차.

오랜만에 보는 한강 자동차는 상당한 발전을 이뤘다. 체감되는 평수만 1만 평.

버스 정거장 명칭은 ‘한강 자동차’로 표기되어 있기도 하였다.

“포털업에서 갑자기 전기차냐?”

갑작스러운 투자보다, 전기차 사업을 하겠다는 부분에 놀랐다.

궁금증도 일었다.

“시장은 곧 친환경을 외칠 거예요.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는 그 정도가 더할 거예요. 즉 내연 자동차가 설 자리는 길어봐야 30년 수준이에요.”

미래를 보고 왔다. 어쩔 수 없는 흐름에 시장은 강제적으로 변화를 거쳤다.

많은 기업들은 앞다퉈 관련된 사업에 올인을 하여 변화하는 시대를 따라가고자 하였다.

후발주자는 살아남기 힘든 세상. 미리 선점하여 앞으로 치고 나갈 필요가 있었다.

“너는 내연 자동차가 사라질 거라 보고 있구나.”

“네, 분명 사라져요. 여기서 도태되는 기업은 모두 사라지게 될 거고요.”

미래에서 넘어온 만큼 많은 걸 보고 겪었다.

유명한 브랜드로 기억 속에 있던 자동차들이 전기차 시장을 따라오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모습들을.

“네 말은 이해했다. 허면, 내 투자를 받으려는 이유가 궁금하구나. 내 알기로 네 재산이 상당한 걸로 아는데.”

아들의 말을 받아들인 덕화의 입에서 다음 질문이 던져졌다.

내동 궁금하던 부분이기도 하였다.

“모든 자금을 저 혼자 감당해도 될 일이지만, 투자를 받고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서요. 또 한리버 전기차 사업이 커지면 그만큼 아빠 회사에도 큰 도움이 될 거예요.”

한강 자동차는 IPO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육성 자동차의 사업이 확대됨에 따라 생산량을 맞추기 위하여 사세를 확장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즉, 한강 자동차의 미래에 한리버 전기차가 함께하겠단 의미가 담겼다.

“좋다. 그럼 얼마나 하면 될까?”

“50억에 지분 10%를 한강 자동차에 넘길게요.”

한강의 전기차 사업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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