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돈 버는 게 예술이다-65화 (65/237)

65화. 18살, 발전하는 한리버

[한리버 메신저]

도도한[email protected]ㅖ쁜スI혜: 심심...

도도한[email protected]ㅖ쁜スI연: 나두...

천ㅎ┣미남™: 공부해

도도한[email protected]ㅖ쁜スI혜: 너무햄

도도한[email protected]ㅖ쁜スI연: 다 끝냈어용^^*

천ㅎ┣미남™: 회사에서 새로 개발한 겜 해봐

도도한[email protected]ㅖ쁜スI혜: 겜?!

천ㅎ┣미남™: ㅇㅇ

도도한[email protected]ㅖ쁜スI연: 무슨 겜이에요?

천ㅎ┣미남™: 점수 올리면서 오래 버티기

도도한[email protected]ㅖ쁜スI혜: 완전 불친절

천ㅎ┣미남™: 해보고 친구들에게 자랑하기 눌러서 뿌려

도도한[email protected]ㅖ쁜スI혜: 한턱 쏨?

도도한[email protected]ㅖ쁜スI연: ??

천ㅎ┣미남™: ... KIN

“얘네들이 진짜 용돈 쓸 생각을 안 하네.”

한강은 동생들과 메신저를 하다 창을 내려버렸다.

아주 구두쇠가 따로 없는 동생들을 떠올리며.

***

메신저를 내리고.

“재밌을까?”

지혜가 물었다.

“오빠 부탁인데, 도와주자.”

지연은 한강의 일이라면 가장 먼저 나서서 행동을 하고는 했는데, 이번에도 적극적으로 지혜를 설득했다.

“피... 언니는 넘 오빠를 좋아해.”

“헤헤.”

심술궂은 표정을 짓지만, 지혜는 어느새 메신저 옆에 대롱대롱 달려 있는 아이콘을 눌러 게임을 실행했다.

잠시 후...

따라라라 따라라라라.

“언니 점프!”

한편 지연과 지혜는 한리버에서 출시한 플래시 게임에 빠져 있었다.

몇 번을 죽고 반복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포기란 없었다.

지연은 모든 인내와 끈기를 게임에 쏟아부었다.

[31,000점]

“와! 기록이다.”

“오늘 돈가스는 지혜가 사는 걸로?”

“언니니까 산다. 오빠였음 얄짤없지.”

지혜는 쿨하게 패배를 인정하고 밥값을 내기로 하였다.

“아, 맞다. 이거 친구들한테 보내라 그랬지.”

자리에서 일어났던 지연은 다시 자리에 앉아 한강의 부탁(?)을 떠올려 친구들을 일괄 선택해 게임 점수를 보냈다.

“지연아 너도 보내.”

“나도 끝!”

‘정말 손이 많이 가는 오빠야’ 생각을 하며.

“언니 나가자. 나 배고팡.”

지연의 팔을 잡아끌어 밖으로 나갔다.

생각 없이 보낸 게임 기록 ‘자랑하기’...

[1위 도도한[email protected]ㅖ쁜スI연: 31,000점]

[2위 도도한[email protected]ㅖ쁜スI혜: 25,000점]

[3위 없음.]

[4위 없음.]

[5위 없음.]

......

***

[32,000점.]

[도도한[email protected]ㅖ쁜スI연님이 32,000점 기록 경신.]

[45시간 내 순위에 올라보세요. 일주일에 한 번 갱신.]

[1위 하신 분께 쿠키 1만 개 드려요.]

[쿠키는 한리버 쇼핑몰에서 현금처럼 사용 가능]

[자랑하기를 눌러야 순위에 들어갑니다.]

“......?!”

심심하던 차, 지연의 메시지를 받은 영훈은 메시지를 읽었다.

“오, 이런 게 있었어?”

게임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영훈은 진한 승부욕을 느꼈다.

남자로 태어나 여자에게 질쏘냐.

“내가 1위 한다.”

초기 진입이라 경쟁자가 적다. 영훈은 이글이글 타오르는 눈을 한 채 커서로 ‘도망자’를 눌렀다.

띠리링 띠리링.

허공에 떠 있는 동전을 먹으며 점프로 장애물을 피하며 앞으로 내달렸다. 뒤에서 따라오는 경찰에게 잡히거나, 떨어지면 아웃.

“크악, 다시!”

설마 2단 점프도 있을 줄이야.

영훈은 다시 키보드에 손가락을 가져가 게임을 시작했다.

[빠라밤 100,345점]

인생은 버티는 자의 것이라고 했던가? 영훈은 몇십 판 끝에 10만 점을 넘는 점수를 찍었다.

“이 정도면 내가 1등이지. 케케케.”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친구들에게 자랑하기를 눌러 점수를 올렸다.

“...말도 안 돼.”

[12위 ㄷHㄱrㄹI★: 100,345점]

“크아!! 다시!!!”

기대했던 1등은 15만 점! 전보다 더한 승부욕을 느끼며 ‘시작’을 눌렀다.

친구들과 ‘스타크래프트’를 하기로 한 약속도 잊고 다시 도망자를 시작했다.

***

청담동 한리버 빌딩 대회의실.

“도망자에 가입해 게임을 시작한 회원 수가 무려 1천만 명을 넘었습니다. 연령대는 10대 미만 4백만 명으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20대가 3백만 명 30대 이상이 뒤를 이었습니다.”

여름휴가가 끝난 둘째 주 월례회의.

한강은 얼마 전 한리버 이름을 단 게임 ‘도망자’에 대한 보고를 들었다.

“30대 이상은 저조하네요. 이유가 뭔가요?”

“30대 이상은 직장인이 많고 접속률이 다른 연령대보다 적어 지금과 같은 현상이 나타난 걸로 조사됐습니다.”

“좀 아쉽네요. 제일 중요한 게 30대인데.”

지갑을 여는 연령대가 30대부터. 조금 아쉬운 감이 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렇긴 하지만, 이 정도만 하더라도 엄청난 성과입니다. 비록 간단한 플래시 게임이지만, 리니지 바람의 나라 어둠의 전설을 가볍게 넘어섰습니다.”

현재 세상은 게임으로 무장한 황금시대였다.

PC방은 개업하면 무조건 성공한다는 말들이 오가는 세상.

그만큼 사람들은 게임에 취해 과감히 지갑을 열었다.

“사실 이 정도면 감사하죠. 어차피 회원을 모으기 위한 거니, 광고 쪽은 어떻게 됐어요?”

아쉬움을 털고 광고 쪽으로 주제를 바꿨다.

“현재 육성 엔지 대진 로뎀 엔씨 등 광고 리스트입니다.”

“다른 중소업체는요?”

대기업 부분을 뒤로 밀었다.

“좌측에 있는 게 중소업체입니다.”

“물건은 직접 보셨나요?”

종이를 쓱 훑던 한강은 시선을 광고팀장에게 가져갔다.

“......?!”

광고팀장은 무슨 말인가 싶어 당황한 눈으로 변했다.

“돈 많이 준다고 무조건 광고에 넣지 마세요. 직접 눈으로 보고 정하세요.”

기업은 수익을 내야 살 수 있는 기업. 하나, 한강은 기본적인 수익보다 이미지에 중점을 맞췄다.

브랜드 가치란 이미지에서 시작되는 것.

아무거나 받아들인다면 고객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유(有)의미한 광고는 될 수 없었다.

“네? 그렇게 한다면 지금...”

“인원이 부족하면 최대한 많은 인원을 채용하세요. 앞으로 우리는 검증된 제품과 상품만을 광고에 넣는 품질광고를 할 겁니다. 광고를 보냈을 시, 고객 입장에서 사진과 다른 물건을 받는다면 그건 우리의 책임이기도 해요. 처음이 중요해요. 이게 자리를 잡지 못한다면 광고를 하는 이유가 없어요. 광고비는 우리가 정하세요.”

“알겠습니다. 지시대로 하겠습니다.”

대신 광고비는 다른 곳보다 고가로 책정이 될 것이다.

인건비와 프리미엄을 얹어 광고비를 책정하기로 하였다.

“아, 그리고 쇼핑몰에 올라온 모든 업체 검증 들어가세요. 검증 안 된 업체는 모두 뺍니다.”

끝으로 쇼핑몰 부분을 언급하고 자리를 파했다.

***

멋쟁이 쇼핑.

“그게 뭔 소리세요. 광고하겠다는데, 왜 우리 옷을 검수해요.”

멋쟁이 쇼핑 이재석 대표는 들려온 말에 어이없는 시선을 보냈다.

요즘 대세로 떠오르는 한리버에서 광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광고 신청을 하였는데, 마치 계열사 본사라도 된다는 듯 광고할 옷들을 내놓으란다.

이게 과연 정상적인 사고에서 나올 수 있는 행동일까?

“회사 방침입니다. 거부하신다면, 이번 광고는 없던 걸로 하겠습니다.”

남성은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상대방의 기분을 충분히 이해했다.

“재수 없어서리. 나가요. 그깟 광고 안 하고 말지. 나가요. 당장.”

이재석은 짜증으로 가득한 얼굴로 남성을 밖으로 쫓아냈다.

대부분의 업체가 이재석과 같은 행동을 보였지만.

“우리 회사 상품은 검증받은 소재를 이용해 공장에 직접 납품해 생산합니다. 여기 있는 옷들 전부 같은 공장에서 생산한 상품입니다.”

반대로 당당히 자사의 상품을 공개해 소개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은 공통된 표정을 갖췄는데, ‘자부심’ ‘자신감’이 기본적으로 깔려 있었다.

“구김도 덜하고 내용과 다르지 않네요.”

무엇보다 사진과 실물과 같았다.

“광고에 적법한 업체로 지정됐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합니다. 대표님.”

“하하, 저야말로 잘 부탁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매너와 예를 아주 잘 알았다.

한리버는 어려운 길을 걸으며 하나씩 조각을 맞춰 기업을 완성해 나갔다.

***

“와... 사진으로 봤을 땐 이러지 않았는데, 이게 뭐야...”

쇼핑 갈 시간이 없어 인터넷에 올라온 모델들의 광고를 보고 구입한 원피스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받을 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아 실망을 하였는데 세탁을 하자 옷이 확 줄어들고 면 위로 보풀이 막 올라와 있었다.

구입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문제가 생겨버렸다.

“아 짱나.”

분명 믿을 수 있는 사이트에 올라온 광고를 보고 구입한 옷이었는데.

이건 정말 아니었다.

“나 오늘 약속 못 갈 거 같아. 그게 아니고 갑자기 몸이 좋지 않아서, 미안해. 담에 내가 맛있는 거 살게.”

오늘을 위해 준비한 원피스를 입지 못하게 되었다. 여성은 결국 약속을 깨고 집에 있기로 하였다.

“왜 이딴 옷을 광고하고 지X이야! 아아아!! 짜증 나!!!!”

핸드폰을 던진 여성은 눈에 불을 켜고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 후기를 남겼다.

불만고객: 여기 왜 사지 마세요. 사진과 완전 달라요. 걸레로도 쓰지 못할 옷이에요.

화가 치밀어 분노를 댓글 창에 풀었다.

--- 예쁜옷찾자: 여기 올라오는 광고 보고 사지 마세요. 완전 사기꾼들이에요. 검증도 안 된 걸 팔고 쓰레기예요.

신기하게 바로 댓글이 달렸다.

불만고객: 직접 보고 사야 할까 봐요.

--- 예쁜옷찾자: 여기 말고 한리버 메신저에 뜨는 광고 이용해 보세요. 거기 광고 믿을 만해요.

불만고객: 정말로요?

--- 예쁜옷찾자: 하자 생기면 무조건 책임지고 환불이나 교체를 해주겠다고 되어 있을 정도로 믿을 만해요.

“한리버...”

어쩌다 댓글이 대화 형태로 바뀌어 이어가게 되었는데, 아주 익숙한 이름에 키보드에 가져간 손을 마우스로 옮겨 한리버 메신저 창을 확인했다.

“언제 이런 게 생겼지?”

그저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기 위해 켰던 화면 아래로 지금껏 보지 못한 4칸으로 구분된 광고창이 있었다.

[패션]

[전자]

[문구]

[잡화]

“......”

여성은 호기심에 네 가지 광고창 중에 [패션]을 눌렀다.

“와...”

인터넷이 켜지며.

[한리버 쇼핑몰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아래는 한리버가 직접 찾아가 검증한 업체입니다.]

[믿고 구매하세요.]

[문제 발생 시 바로 조치를 해드리겠습니다.]

소개 글과 함께 아래쪽으로 업체들이 쫙 떴다.

한눈에 들어오는 상호들을 내려보며 그중 마음에 드는 배너를 눌렀다.

[155cm, 45kg~55kg]

[160cm, 50kg~60kg]

[165cm, ...]

“... 이렇게 상세하다고?”

다른 곳과 차별화된 사이트를 보며 여성은 잠시 고민하다, 입술을 강하게 물고 한번 믿어 보기로 하였다.

쓰레기통에 버린 원피스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선택해 결제를 하였다.

이틀이 지난 날.

“와... 진작 여기다 시킬걸.”

받아 든 원피스는 지난날 버린 원피스와 큰 차이를 보였다.

옷과 핏도 자신의 체형에 완전히 맞았다.

[구매 후기를 남겨주세요.]

[후기는 기업의 힘이 됩니다.]

ㅇH교자5이: 너무 마음에 들어요. 앞으로 여기에서 구매하도록 할게요. 감사합니다!!!!!!

여자는 만족한 만큼, 기분을 댓글에 표현을 하였다.

(주)한리버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금씩 인지도를 높여갔다.

누군가에게는 아주 작은 움직임.

하나, 이건 앞으로 한리버가 발전하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하게 되는 힘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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