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화. 돈 버는 게 기술이요, 쓰는 게 예술이다
모든 내용은 허구이며, 픽션입니다.
일부는 실제 상호와 이름을 가져왔습니다.
좋은 추억 여행이 되길 바랍니다.
***
세상엔 아름다움의 종류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눈으로 보는 것과 귀로 듣는 것.
그걸 우리는 ‘미’라 부르기도 하고 ‘예술’이라 부르기도 한다.
“정말 대단한 걸작입니다.”
“그림에도 이런 일가견이 있을 줄 정말 몰랐습니다.”
예술의 미를 갖기 위해 붓을 들었다.
세상을 담는 도화지는 최고의 금고였다.
사람들은 그를 칭송했지만 만족하지 못했다.
“그림은 아쉽게도 소리를 들을 수 없구나.”
답답했다.
아쉬웠다.
그래서 넘어간 것이 음악이었다.
감미롭고 잔잔한 음색들이 만나면 마음의 평안을 주기도, 격한 울림을 받기도 하였다.
“다시 없을 천재십니다.”
“그림에 이어 음악에까지 조예가 깊으실 줄은...”
사람들은 다시 한번 감격하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이것도 아니야.”
최고의 예술을 만들고자 노력했지만, 진정한 예술은 만들지 못했다.
“아가야, 너는 최고의 예술이 무어라 생각하느냐?”
바람을 쐬기 위해 나간 한강공원.
바람을 맞으며 옆에서 노는 아이에게 물었다.
“돈이요!”
“돈?”
“네!”
“왜지?”
“돈은 내가 하고 싶은 걸 다 하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잖아요.”
“돈이라...”
“엄마가 그랬어요. 돈만 있으면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살 수 있다고요.”
“허허. 그래, 그렇구나.”
아이의 입에서 나온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리고 늦어서야 알 수 있었다.
“사람마다 추구하는 예술은 다르구나. 그래, 그렇지. 돈은 인간이 만든 최고의 예술이지. 하하.”
그 뒤부터 돈을 만드는 기술을 최고의 예술로 쳤다.
끼익, 콰앙!
딱 그날이 있기 전까지 그렇게 생각했다.
한강에서 급발진으로 의심되는 차량으로부터 아이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망할 것. 내가 이러려고 쌓아 둔 부가 아니거늘.”
모으기만 했지 ‘나’를 위하여 쓰지를 못했다.
허망하게 목숨이 끝나는 그 순간 비로소 깨달았다.
예술은 벌어 모으는 것만이 아닌, 사용하는 것에 있었음을.
그때 작게 되뇌며 기도했다.
“작은 생명을 구하는 것 또한 예술이요, 진정한 아름다움이겠지. 넌 살거라. 네가 죽으면 이건 부가가치도 나오지 않는 개죽음에 지나지 않으니...”
세상이 한 바퀴 돌며 어두워지던 그 순간, 또 하나의 생각이 머릿속에 자리를 잡았다.
‘돈 버는 게 기술이요, 쓰는 게 예술이다.’
기억은 거기서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