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3화
파석 전갈 골렘의 꼬리에 휩쓸린 산박은 곧바로 일어나지 못했다. 아무리 방어가 된다고 해도 충격은 확실하게 몸 곳곳에 퍼져 있었다. 거기에 중형급 크기인 보스 몬스터에게 맞았다. 팔로 보호했다고 해도 한계가 있었다.
‘으, 제기랄.’
산박은 바닥을 기었다. 덜덜 떨리는 손으로 품에서 회복 물약을 꺼내 마시고 해독제 점액을 손에 찍어 콧구멍에 쑤셔 넣었다. 독한 약초 향내가 물씬 풍겨 왔다. 콧물조차도 그냥 삼켰다.
응급 처치를 한 산박은 먼지 속에서 들리는 파석 전갈 골렘의 시끄러운 움직임 속에서 확실하게 자신을 찾으려고 달려오는 이시은의 발소리 또한 들을 수 있었다.
‘피했구나. 실력은 진짜 좋다.’
분명 도핑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녀에게도 남은 시간은 많이 없다. 하지만 상황은 좋다고 할 수 없었다.
필사의 각오로 임하는 자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 부딪치고 부딪쳐서 바위를 부수듯이 그냥 깨버릴 때까지 멈추지 않는다. 진짜 죽음을 각오한 자의 외침 소리는 땅을 엎어버릴 정도로 두렵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이시은은 누구보다도 자신의 목숨을 초개처럼 여기고 당장 내다 버릴 각오를 하고 있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그 표적이 되었으니.’
생명의 불꽃을 태우는 것으로 마지막 방점을 찍으려는 자를 그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 그렇기에 산박은 지금 자신의 최후를 직감했다.
몇 가지 보험이 있었지만 그건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리스크가 동반된 보험이었다. 동시에 이 난관을 헤쳐 나가지 못한다면 다음을 기약할 수 없었다.
‘내 힘으로, 세상을 마주한다.’
언제나 그래 왔듯이.
산박은 무거운 장비를 벗었다. 정신을 잃거나 부작용에 시달리겠지만 회복 물약을 남용하고 다른 종류의 해독제를 입으로 삼켰다. 배가 더부룩했지만 가리지 않았다. 구토감이 밀려 나왔으나 참았다.
그는 인내심이 강한 남자였다. 최대한 장비를 버리고 가진 것은 투척용 단검 여럿과 환도 한 자루, 붕대를 비롯한 간단한 것들이었다. 붕대는 압박 붕대도 아니라서 처치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이런 환경은 태산박에게 있어서 좋은 것이니까.
그는 포복한 상태로 서서히 방향을 잡았다. 파석 전갈이 날뛰는 곳으로 기어갔다. 그리고 이내 네발로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서서히 산박의 흔적이 지워지고, 이내 흙먼지 속으로 흩어졌다. 그는 파석 전갈 골렘이 만들어 내는 혼란 속으로 맨몸으로 뛰어들어 갔다. 미친 짓을 감행해야 했다.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뿐이었다.
‘이시은이 친 거미줄이 이미 날 옭아매고 있으니까.’
확실히 인재는 인재였다. 그렇다고 도망칠 수도 없었다.
‘내가 도망치면 서충호가 죽는다.’
그녀라면 반드시 찾아낼 것이었다. 이 정도로 함정을 팠다. 그 전에 승부를 보려면 결국 주사위를 던져야 했다. 그녀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그녀의 거미줄을 피하기 위해서는 의외성이 필요했다. ‘그림자 털가죽 얇은 조끼’와 ‘쌍둥이 성별의 비호’로 능히 역공할 수 있었다.
‘죽인다.’
그 외의 선택지는 없었다. 도망쳐 봤자 막다른 길이다. 되레 이시은은 그걸 원할지도 몰랐다. 독한 각성제와 도핑제를 복용했다고 해도 쉽게 죽을 여자로는 보이지 않았다. 무려 리스크를 감수하고 등용한 자였다. 능력이 없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전력을 다한다. 그리고 산박은 도망보다는 상대를 죽여서 모든 것을 확실하게 매듭짓는 걸 좋아하는 야수였다. 동시에 그에게는 확신이 하나 있었다.
‘사람 죽이는 건 나도 자신이 있다, 이시은.’
산박이 사람을 죽이는 것은 시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함정에 빠지고 모든 것이 망가진 상태에서도 이를 수행하는 건 별개의 문제였다. 산박은 덜덜거리는 손으로 강화제를 움켜쥐었다. 현재 몸 상태에서 그녀를 죽이려면 그 또한 도박을 걸어야 했다.
이시은은 그런 산박의 행동을 처음에는 이해하지 못했다. 거미줄에 뒤엉킨 놈이 할 수 있는 건 도망밖에 없었다.
‘장비를 모두 버렸어.’
그녀가 바짝 몸을 붙였다. 파석 전갈 골렘은 아직까지도 보이지 않는 적들을 뒤집어엎으려고 곳곳을 휩쓸고 다녔다. 어찌나 시끄러운지 귀가 계속해서 먹먹해지고 있었다. 그때마다 침을 삼켜야 했다.
콰아아앙!
‘저 시끄러운 놈.’
바위를 깨부수는 굉음에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이시은은 산박이 버린 장비를 훑었다. 하나도 빠짐없이 확인했다. 제법 비싼 장비조차도 버렸고, 적에게 타격을 줄 만한 소비품도 버렸다.
무게를 최소화했다는 것은 금방이라도 한계에 도달할 몸 상태를 생각했다는 것이다. 잠이 올 때 눈꺼풀이 태산처럼 무거운 것처럼, 인간은 상태에 따라서는 손가락도 하나 올리지 못한다. 나쁘지 않은 판단이었다. 도망가려는 사람다웠다.
질질 기어가다가 제법 활력을 회복했는지 족적으로 바뀐 흔적이 보였다. 흐려서 잘 파악되지는 않았다. 파석 전갈이 워낙 난리를 친 탓이었다. 놈은 모든 것을 죽일 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었다.
‘회복 속도가 빨라. 닥치는 대로 회복 아이템과 회복제를 썼어.’
시은은 빠르게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다시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손을 돌돌 말아서 더 잘 들으려고 애를 쓰기도 했다. 그리고 이내 순식간에 판단을 마쳤다.
‘도망칠 것 같았는데, 아닌 것 같다.’
물약을 많이 먹었다는 것이 걸렸다. 그렇게 다양한 종류의 물약을 먹은 것만으로도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었다. 거기에…….
시은은 흙을 헤쳤다. 피가 묻은 흙과 모래가 난잡하게 손에 뒤엉켰다. 그 속에서 덩어리진 피가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검은 피 말고 생생하게 밝은 피도 있었다.
‘해독제도 다량으로 닥치는 대로 먹었어.’
그것까지 확인한 시은의 입이 비틀렸다. 산박은 싸울 각오를 하고 있었다.
‘그 몸으로…….’
어마어마한 자신감을 가지고 산박은 다시 그녀와 부딪칠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오싹했다.
“후, 후흐흐흐!”
시은이 웃었다. 자신감이 없다고 하면 거짓이다. 그녀 또한 자신이 있었다. 여기에서, 이 분야에서만큼은 톱급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었다.
‘사람 몇 죽여본 걸로 우습게 굴지 마. 난 살려고, 사회에 녹아들려고, 충동을 억누르려고 사람을 죽였어.’
그에게 살인이 억지로 해야 했던 것이라면, 그녀에게 살인은 꼭 해야만 했던 것이었다. 질 수가 없었다.
‘질 리가 없어.’
시은은 수색을 거치지 않고 소란의 중심으로 향했다. 암살자라면 그런 곳에서 그녀를 기다릴 것이었다. 그녀 또한 암살자였다. 하지만 평범하지는 않았다. 검을 버리고, 오직 키메라 단검만 왼손에 쥐었다.
‘끝내자. 날 죽이고, 너도 죽어. 널 위해서 죽어줄게. 그러니 같이 죽자. 분명 나쁘지 않을 거야. 마지막 춤을 춰봐요.’
이시은은 산박의 거미줄에 스스럼없이 들어갔다. 그녀의 거미줄에 엮여서 엉망진창이 된 산박이었다. 그런 몸으로 무엇을 준비했는지 궁금했다. 하지만 그런 기대감은 빠르게 사라졌다.
‘꽁꽁 숨어만 있네.’
시은의 움직임이 점점 거세졌고, 빨라졌다. 도핑을 했기에 빠르게 한계가 찾아오고 있었다. 속으로 흥얼거렸던 노래도 잊고, 미소 또한 사라졌다.
시은은 점점 외곽으로 향했고, 이내 턱 하고 함정에 걸렸다. 다급함이 생겼을 때, 그 속에서 산박이 득달같이 달려들었다. 이시은은 기습을 허용할 수밖에 없었다. 그림자 털가죽 얇은 조끼 덕에 알아차리지 못했다. 빠르게 달렸기 때문이다.
퍽!
옆구리에 산박의 발 차기가 작렬했다. 시은은 허수아비처럼 쓰러졌지만 한 바퀴 뒹굴며 단번에 일어나더니 그대로 덤벼들어 왔다. 고통에 둔감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 모습에 겁을 먹고 물러날 산박이 아니었다.
‘롱 소드를 버렸어? 미쳤구나, 이시은!’
서걱!
순식간에 이시은의 뺨을 단검이 훑고 지나갔다. 피가 거세게 쏟아져 내렸다. 이빨이 보일 정도로 깊게 베였다.
서로 단번에 가까이 들러붙었다. 이어지는 단검 공격을 시은은 팔로 가볍게 쳐냈다. 힘 또한 그녀가 우세했다. 그 속에서 산박이 단검을 그녀의 얼굴에 투척했다.
파삭!
섬광이 터져 나왔다. 이미 그 단검이 뭔지는 둘 모두 잘 알고 있었다. 동시에 눈을 감고, 서로 거세게 부딪쳤다. 팔과 팔이 얽히고, 손과 손이 얽혔다.
우웅……!
키메라 대거의 공격에 쌍둥이 성별의 비호가 모습을 드러냈다.
쿵! 파직!
단번에 균열이 일어났지만 시간을 벌었다. 산박이 손목을 움켜잡았다. 덜덜 떨렸다. 힘을 주면서 피가 빠져나가 탈력감이 들었지만 산박은 고함을 내질렀다.
“으으으아아아아!!”
손목에 있는 대거를 밀어내며 이시은의 옆구리를 무릎으로 올려 찼다.
“으.”
작은 신음 소리가 산박의 귀에 들어왔다. 이시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퍽!
산박의 코에 머리를 박았다. 코피가 터져 나오고, 코가 삐뚤어졌다. 서로 잡힌 상태에서 곳곳에 타격을 줬다.
먼저 허물어진 건 산박이었다. 넘어진 산박에게 시은이 그대로 덤벼들어 왔다. 대거를 한 손으로 잡고 내려찍었다. 다른 손은 산박의 대응을 쳐냈다.
“헉헉, 헉헉헉!”
결국 먼저 한계에 도달한 것은 산박이었다. 숨었던 참을 뱉어내자 시은이 키메라 대거를 산박의 목에 겨눈 채 멈췄다. 옆구리가 크게 아파 왔다. 보통 통증이 아니었다.
울컥.
목에서 뭔가가 올라왔지만 이를 삼켰다. 그리고 산박이 내는 불안한 숨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헐떡거리는 산박의 숨소리가 이시은의 욕정이 달아오르게 만들었다.
“사장님, 그거 아세요? 아냐고!”
퍽! 퍽! 퍽!
시은의 다른 손이 산박의 얼굴을 세 번 가격했다.
“쿨럭! 크으……!”
산박이 기침을 했다. 피가 튀어나와서 입 주변으로 번졌다.
“저랑 같이 걸어갔으면, 끝까지 갔을 텐데……. 왜 다른 여자한테 눈을 돌려요? 그래서 지금 이렇게 되는 거잖아요.”
시꺼먼 핏물이 주룩 흘러내려 목을 지나 바닥에 떨어졌다. 이시은이 산박에게 몸을 밀착했다. 산박은 그녀를 밀어내고 발을 움직여 위로 조금 기었지만 그 이상 이어지진 않았다.
“또 딴생각하신다. 우리 사장님, 정말 못 말린다니까.”
시은의 무릎이 산박의 사타구니를 강하게 가격했다.
“……!”
산박은 거친 숨을 내쉬지도 못한 채 고통에 숨이 턱 막혔다. 산소가 필요했지만 숨이 내쉬어지지 않았다. 아쉽게도 그가 준비한 것들은 그 어떤 고통 속에서도 전투를 지속하게 만들지는 못했다. 이 정도의 파국을 예상하지 못해서였다.
산박의 몸이 고통에 떨렸다. 시은이 왼손을 가져다 대며 몸을 밀착하여 그걸 느꼈다. 심장 소리가 느껴졌다.
여흥은 그걸로 끝이었다. 그녀 또한 여유롭지 않았다. 키메라 대거를 그대로 찔렀다. 동시에 물줄기가 이시은을 날려 버렸다.
“캬아아아! 배신자!”
이시은은 순식간에 몇 바퀴를 나뒹굴었다. 하지만 산박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 날아가면서 키메라 대거가 목젖을 찌르기는 찔렀다. 미량에 불과하지만 충분히 극독이다. 입술이 검게 변한 산박에게 수호 정령 정원사 카멜이 뒤늦게 닿았다.
“옮길게요.”
“저 여자는 내가 해결할게. 가.”
카멜이 물러갔다. 대장삵이 늠름하게 고개를 뻣뻣이 든 채로 이시은에게 다가갔다. 하지만 대장삵은 그녀를 죽일 생각이 없었다.
‘힘을 아껴야 하니까.’
대신 그녀를 처단할 자에게 그녀를 옮길 뿐이다. 딱 좋은 놈이 있었다. 이시은의 위로 물 분수가 소복이 차오르며 뿜어지기 시작했다.
“윽. 학!”
충격에 이시은이 머리를 이리저리 흔들며 버둥거렸다. 지금 무조건 움직여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끝이 없었다.
벌벌벌벌!
근육 경련이 시작됐다. 예상보다 지나칠 정도로 빨랐다. 아직 3분도 안 지났다. 2분, 120초라는 시간을 뚫고 부작용이 빠르게 다가왔다.
‘어, 어떻게.’
이미 몇 번이나 사용해 봤다. 시험적으로 사용하여 부작용이 나타나는 시간을 확인하고 내성도 길렀다. 소량씩 투여하여 약물에 약간의 익숙함을 가미했다. 가장 잘 사용할 수 있을 때를 앞두고 복용을 그만했다.
“넌 날 누구라고 생각하는 거냐? 그냥 대장삵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겠지?”
“뭐?”
이시은의 긴 눈썹이 파르르 떨려 왔다.
“난 물의 마법사다. 그리고 인간들은 강화제를 많이들 먹지. 전투를 앞두고 자신의 덩치를 크게 만들기에 급급해. 어리석어. 스스로 독을 마시다니. 감히 물의 마법사를 앞에 두고 물을 마시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내, 내가……. 언제?”
“파도에 맞을 때 내 물을 마셨지.”
“…….”
입이 벌어지지 않았다. 고장 난 것처럼 턱 근육이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고 힘만 강하게 줘졌다. 어찌나 힘이 줘지는지 눈물이 왈칵 나올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그대로 쓰러진 시은은 근육 발작을 하며 자신의 위로 뿌려지고 있는 분수를 바라보았다. 흙먼지가 걷히고, 햇빛이 내리쬐었다. 던전의 인공 햇빛이었다. 하지만 그냥 보기에는 화려한 태양 빛과 다를 바가 없었다.
“으…으그극……. 으으으으으으!!”
그녀가 버둥거렸다. 발버둥 쳤지만 물의 분수는 찰떡처럼 그녀가 쓰러진 곳의 위에서 흩뿌려졌다.
“크큽. 크으!”
물이 입과 코에 떨어져 숨을 쉬는 것조차 어렵게 만들었다. 물이 계속해서 입 안과 코로 들어왔다. 끔찍하게 고통스러웠지만 이시은은 숨 쉬는 걸 멈추지 않고 계속, 계속 움직였다. 그러나 그건 그저 버둥거림에 지나지 않았다.
대장삵은 아무 말 하지 않고 배를 땅에 깔았다. 냉정하게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녀의 최후를 볼 생각이었다. 두 눈으로 새기고, 태산박에게 상세하게 말해줄 생각이었다.
시간이 조용히 흘렀다. 파석 전갈이 이상함을 알아차리고 다가와서 물을 맞고 있는 이시은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아무 감흥 없이 꼬리를 내려쳤다.
‘드디어 끝났다.’
안도감이 전신을 지배했다. 죽음을 앞에 두고, 왜 빨리 오지 않았냐고 서둘러 손짓하는 것처럼 이시은은 자연스럽게 죽음을 받아들였다. 누구보다 상냥하게 그리고 강하게 죽음을 끌어안았다.
살아도, 살고 싶어도 모든 것을 그저 견뎌내야 했고 가만히 있어도 충동 속에서 견뎌야 했던 치열한 삶이 드디어 끝났다. 처음으로 안식이 그녀에게 쥐여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죽음이 드디어 그녀에게 내려왔다.
자면서도 아침을 먹으면서도 배변 활동을 하는 그 순간마저도 살인 충동에 시달리며 스트레스 속에 살아온 이시은에게 있어서 죽음은 너무나도 달콤했다.
퍽!
그걸로 그녀는 죽었다. 하지만 파석 전갈의 분노는 대단했다. 이시은을 아예 핏덩이로 만들어 버릴 때까지 꼬리를 계속 내려쳤다. 열심히 찾아다닌 결과 겨우 찾아낸 적이었다. 곱게 놔둘 리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