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4화 (94/270)
  • 94화

    종휼간의 귀로 통화음이 들려왔다.

    한 번, 두 번, 세 번…….

    “…….”

    산박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음성 메시지를 남기라는 음성이 들려왔다. 휼간은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 끔찍한 기분에 휩싸였다. 가슴이 납덩이처럼 무거워졌고, 답답했다. 자존심에 상처가 많아져 갔다. 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보호할 수도, 방어할 수도 없다. 자존심은 산박에게 통화를 누른 시점부터 나락으로 떨어졌다.

    ‘X발, 개같네.’

    답답함에 그는 속으로 욕지거리를 날렸다. 현실이라는 놈은 거기에 반응하지 않는다. 분을 삭인 휼간은 자신이 뭘 해야 할지 잘 알고 있었다.

    사죄. 손을 공손하게 모으고,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꿇는 일이었다.

    그건 사실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다만,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고 있었다. 휼간의 나이 때문이었다. 그의 나이는 서른다섯 살이었다. 그런데 한참 어린 산박에게 먼저 찾아가서 사죄를 하는 건 매우 힘든 일이었다.

    대신 그는 도피를 선택했다. 똥개마냥 도망쳤다. 산박을 앞에 두고 허둥지둥 어둠 속으로 몸을 숨겼다.

    송유나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던전에서 나오고 나서 몇 번이고 서로 연락을 나누었기에 그나마 편안한 기분이었다. 또 직면하기 싫은 곳으로부터 도망쳐서 나오는 해방감도 조금 있었다.

    병원에서 트라우마에 사람을 보면 헛구역질을 하고 안에 것을 토해내던 휼간이지만 그는 지금 또 던전을 갈구하고 있었다. 이제 남은 건 그것밖에 없었다. 서른다섯 살 먹고 새 시작을 하기는 부끄럽고 싫었다. 자존심이 상하고, 남들과 비교되면서 낮은 곳에 있는 기분에 휩싸이는 게 싫었다. 그렇기에 송유나와 산박을 놓지 못하고 있었다.

    스스로 족쇄를 끊어낼 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휼간은 그 고리를 끊을 수 없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남과 비교하고 자해하고, 남을 질투하고 시기하고, 그러면서도 자신의 행복을 원하는 그런 평범한 사람이었다.

    “네가 도와줘야겠다. 이대로는 아무것도 안 될 것 같다.”

    휼간은 엉망진창인 상태로 유나에게 전화를 걸어서 애걸했다. 소주 한잔을 마시고 탁 내뱉은 한숨처럼 말을 뱉어냈다.

    ―하지만 팀장님이 언급하지 말라고 해서. 잘 안됐어? 어떻게 됐는데? 뭐라고 하셔?

    유나 또한 안달이 난 상태긴 했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변명부터 첫마디에 툭 나왔지만 그 뒤로는 속사포처럼 질문을 쏟아냈다. 그녀 또한 휼간이 꼭 필요했다. 직업이 암살자이기 때문에 언제 다른 팀원한테 밀려서 ‘임시 팀원’이 될지 몰랐다. 조사한 결과 1팀인 옥시모론에서도 강합이라는 전사가 임시 팀원인 것을 알아낸 참이었다.

    ‘팀장님은 2레벨에 올라섰어. 이제는 정말 끝이야.’

    휼간이라도 팀원으로 삼아서 2팀 내에서 영향력을 최소한으로 확보하고 있어야 했다. 굉려처럼 공격력을 높이기에는 송유나는 사람 피를 손에 묻힌 적도 없고, 그와 비슷한 경험도 없었다. 죽이는 데 절박함이 없었다. 그건 암살자라고 할 수 없었다.

    “전화했는데 안 받더라고…….”

    ―아니… 찾아가야지, 안 받으면. 겨우 전화 안 받는다고 나한테 이렇게 전화하면 안 되지.

    유나가 황당해했다. 산박이 미리 언질을 줬기에 이를 휼간에게 이야기한 지 오래였다. 며칠간 고민한 결과가 통화 한 통화라니. 그것도 부재중 통화 한 통이다.

    “후우……. 나도 안다. 하지만…….”

    ―하지만이고 뭐고 내가 더 도와줄 게 없어. 팀장님은 아직도 마음이 있으시다구.

    “노력해 볼게.”

    전화는 금방 끊겼다. 휼간 또한 유나가 보여주는 혐오감을 느낀 탓이었다.

    ‘빌어먹을.’

    어찌 되었든 자신은 실패했다. 눈을 감았다. 실패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단 한 마리.’

    말 그대로 단 한 마리였다. 오직, 한 마리가 들어왔고, 세 명을 죽였다. 그나마 ‘도망치는 공략’이 이미 완료되어 있었기에 휼간은 홀로 도망치는 루트를 탔고 던전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운이 좋았다. 하지만 그 운은 그저 악운일 뿐이었다.

    손톱을 깨물며 고민하던 휼간은 결국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산박에게 메신저로 장문의 글을 보냈고, 마지막으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산박은 이에 최대한 짧게 대답해 줬다.

    [세종시 청사 앞 카페에서 보죠.]

    냉정해 보이도록. 그가 자신과 더는 함께할 수 없을 정도로 위태로운 상태라는 걸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날짜는 금방 잡혔다. 서로 거리낄 게 없었다. 오랜만에 마주한 휼간은 조금 살이 빠져 있었다. 세 명이 죽었기에 그 공포는 대단했고, 그는 이를 ‘구토’하여 ‘배출’하는 것으로 이겨냈다. 또한 시간이 이를 해결했다. 결국 그는 돈을 위해서, 자신의 입지를 위해서라도 던전으로 나아가야 했다.

    “오랜만입니다.”

    산박의 무뚝뚝한 말이 송곳처럼 휼간의 가슴을 찔렀다. 휼간은 감히 고개를 들지도 않았고 어깨를 당당하게 펴지도 않았으며 간신배처럼 등을 조금 숙이고 있었다.

    “다시 봬서…….”

    휼간이 말을 골랐다. 조금이라도 덜 비굴해지고 싶어서였다. 갑과 을의 차이가 명백한 자리에 스스로 기어들어 왔다. 그것만큼 참담한 것이 없었다.

    ‘영광입니다? 고맙습니다? …….’

    “…감사합니다.”

    하지만 비굴한 건 피할 수 없었다.

    그는 따뜻한 카페모카를 양손으로 잡았다. 손가락이 조금 떨렸다. 산박은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한 입 크게 마셨다.

    “감사할 것까지야 있겠습니까? 그저 유나 씨의 간곡한 부탁이 있어서 온 것뿐입니다. 그리고 휼간 씨도 저와 함께 팀으로 함께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안 나올 수야 없죠.”

    산박이 능숙하게 입을 놀렸다. 지금 이 만남은 내가 원해서가 아니라 현 팀원인 송유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고 전(前) 팀원이긴 해도 인연을 쌓은 사람이 만나자고 해서 온 것이라는 것을 확실히 하는 발언이었다. 산박은 거기서 끝내지 않고 말을 이어 나갔다.

    “실은 안 오려고 했습니다. 문자를 보내기 전에 저한테 전화하셨죠?”

    “예.”

    산박은 반드시 여기에 답해야 했다. 왜냐하면, 상대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무시는 인간이 인간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흉포한 행위 중 하나였다. 스스로 자신의 목을 움켜쥐고 스스로를 죽이게 하는 악독한 수단이 바로 ‘무시’였다.

    ‘지금 상황을 벗어나면 앙금이 남기 쉽지.’

    내 전화를 감히 무시해?! 같은 일차원적인 분노는 아니다. 말 그대로 감정의 앙금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감성의 폭탄이 마음속에 들어차는 일이었고, 던전 공략에 불안 요소로 작용하기 쉬웠다.

    “저도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유나 씨가 휼간 씨의 소식을 가장 먼저 급하게 전했기 때문이죠. 루둔표 씨의 죽음도 들었습니다.”

    “…….”

    휼간은 땅 밑을 바라봤다. 잠자코 산박이 하는 말을 경청했다.

    “저희 팀을 거침없이 떠났기에 무시하고 싶었고, 반대로 휼간 씨의 실력 때문에 다시 불러들이는 것 사이에서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전화를 못 받았죠. 그렇게 부재중 전화가 한 건 쌓이니까, 속이 후련하더군요.”

    “그 말씀은 저에 대한 미련이 없어졌다는 겁니까?”

    “휼간 씨, 본인의 가치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그는 대답을 못 했다. 대신 산박이 그의 가치에 대해서 말했다.

    “가장 눈여겨볼 것은 나이죠. 35세에 1레벨 던전 사용자라……. 거기에 가진 기술과 주문은 각각 두 개씩뿐. 이번에 던전에서 도망쳤지만 그것 또한 클리어로 인정받았겠죠. 뭐가 더 추가되셨죠?”

    놀리는 것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휼간은 솔직하게 답했다.

    “기술로 깔끔한 소마법술을 배웠습니다. 1레벨 마법에 사용되는 힘이 10% 적게 듭니다.”

    효율성을 높여주는 기술이었다.

    “솔직해서 좋습니다. 다시 이야기를 돌리겠습니다. 던전은 체력 싸움입니다. 근데 서른다섯 살을 받아 줄까요?”

    “저는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방형 던전이라면 학을 떼겠죠. 불안한 팀장도 많을 겁니다. 러닝 머신 달려 보라고 하겠죠. 그것도 5일간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얻고 싶어 하는 곳이 많을 겁니다. 제대로 된 팀이라면요. 거기에 못 들어가면 위험하기 짝이 없는 팀에 들어가야 하고요.”

    “개방형 던전이라면 클리어하지 않았습니까.”

    “장거리로 치고 빠지는 기형적 스타일의 팀에서요? 보통 팀이었다면 근접전 이후에 도망쳐서 2팀이 이동한 거리의 두 배는 더 멀리 움직여야 했을 겁니다. 감당하리라고 보십니까?”

    적과 가까이 조우한 만큼 더 멀리 도망쳐야 했다. 그걸 감안하지 않다니, 실망이었다.

    ‘아니, 장점이라고도 볼 수 있지. 적어도 다른 놈들은 이놈에게 붙지 않을 테니까.’

    “마법사의 역량은 제법 되죠. 얼음 주문을 두 개나 가지고 있고, 공격과 방어 주문이니까요. 전사에게도 도움이 되고, 위험에 처한 사람을 한 번 구할 수도 있습니다. 상당한 인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휼간의 장점을 마지막에 거론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휼간의 표정은 안 좋았다.

    ‘이건 좀 의외인데.’

    “혹시 본인의 가장 큰 단점을 아십니까?”

    혹시나 싶어서 물었다. 만약 이 질문에 대답한다면 휼간은 산박의 2팀에 들어올 수 없었다.

    “후방 직업의 숫자가 많은 거 아닙니까? 그리고 한 번 뛰쳐나갔던 것도 있습니다.”

    수준 낮은 대답이었다. 휼간이 지닌 단점은 바로 팀장이면서 홀로 살아남아 현실 세계에 돌아왔다는 점이었다. 그 낙인은 평생 갈 것이었다. 그 누구도 그와 팀을 맺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며, 그의 밑으로 들어가지 않을 것이었다.

    휼간은 사람을 죽인 자동차나 다름없었다. 일가족이 죽은 중고 자동차를 사려는 사람은 없다. 그 낙인은 결코 지워지지 않는다. 기록으로 남고, 모든 던전 사용자가 열람할 수 있다. 이력이 남기 때문이었다. 팀을 홍보하면 자연스럽게 노출됐다. 지우기에는 휼간이 지닌 사회적 위치가 전혀 높지 않았다.

    ‘기업에 소속된 것도 아니지.’

    결국 휼간은 던전 사용자 경력를 접어야 했다. 그걸 깨닫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을 터다. 그 전에 산박과 마주했다는 게 휼간에게는 재앙이었다. 자신이 뒤가 없다는 걸 그는 모르고 있었다.

    ‘더 압박한다면, 이를 말하는 것으로 충분하지.’

    하지만 휼간은 산박에게 상상 이상으로 저자세로 나올 것이었다. 지금 당장은 좋지만, 고개를 돌리고, 상황을 모면하면? 산박에게 이를 갈고 뒤통수를 노려볼 터였다.

    검은 머리 짐승은 키우는 게 아니다. 만들어서도 안 된다. 짐승과 인간은 다르다. 휼간의 부모가 된 것처럼 그를 교육할 위치도 아니었다.

    ‘그래도 너무 저자세가 아냐. 자신의 처지를 이렇게 모르다니?’

    황당할 노릇이었다.

    “꼭 오버시어에 되돌아올 이유가 있습니까?”

    “아무래도 제 장기가 300m 장거리 마법 샷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무엇보다 유나… 와도 관계가 있어서 무리 없이 녹아들 수 있고…….”

    그가 주저리주저리 떠들어 대었다.

    ‘헛똑똑이였나.’

    처음과 전혀 다른 면모였다. 위기가 닥치면 거기에 휘말려서 헤어나지를 못했다.

    ‘나쁘지 않지.’

    밑에 두고 써먹기에는 좋았다. 딱 팀원 수준이었다. 나이도 있었기에 인간관계도 유들유들하다. 둔표와 유나가 서로 투덜거리며 싸울 때 중재 역할을 했다. 완충제로 충분하고, 그 이상은 바라지도 않는 수준의 그릇이었다.

    “이거 참. 어떻게 된 게 휼간 씨만 자신의 상황을 제대로 모르고 있으니…….”

    산박이 실로 답답해하는 표정을 지었다.

    “예?”

    그가 멍청하게 반문했다.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어느새 이마에 땀이 주룩 흘러내렸다. 휼간은 반사적으로 옷으로 땀을 훔쳤다.

    “팀을 만들고 세 명 죽여서 혼자 돌아온 사람인데… 어느 팀에서 써주겠습니까? 그렇다고 다시 팀을 만들 수도 없고…….”

    산박이 스마트폰을 꺼내서 그에게 건넸다. 그곳에는 수많은 어플이 존재했다. 개수만 해도 수백 개는 되어 보였다. 그중 대표적인 게 ‘던전 블랙리스트’ 어플이었다.

    “던전에 들어가려면 출입이 전자 문서로 등록됩니다. 그 정보는 대부분 공개 처리가 됩니다. 상세 내용은 없지만 누가 죽었는지, 누가 살아서 돌아왔는지는 민간 쪽에서도 잘 알죠. 여기에 본인 이름을 쳐볼까요?”

    “아……!”

    휼간의 눈이 크게 뜨였다. 산박은 블랙리스트 어플을 클릭하고 능숙하게 종휼간의 이름을 쳤다. 몇몇 중복되는 이름이 있었지만 종휼간 본인을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일정이 다 1~2주씩 어긋나 있기 때문이었다.

    “블랙 등급이네요. 참고로 전 옐로입니다.”

    화이트, 그린, 옐로, 레드, 블랙.

    던전 공략 성공률 0%인 휼간과 여러 번 공략에 성공한 산박은 등급이 크게 다를 수밖에 없었다.

    초행 팀보다 더 열악한 환경이 사람 죽인 팀장이 만든 팀이었다. 산박도 마찬가지지만 산박은 줄초상을 내지는 않았고, 꾸준히 클리어해 냈다. 연줄 하나 없어서 어디 들어가기 힘든 팀원을 영입할 수준은 되었다. 첫 단추부터 아예 찢겨 죽은 휼간의 팀과는 달랐다.

    “으…….”

    그가 얼굴을 부여잡았다. 사회가 그의 멘탈을 짓눌렀다.

    “전!”

    그가 크게 소리쳤고, 산박이 인상을 찌푸렸다. 카페였기에 다른 이들도 각자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곳이었다. 휼간이 주변에 사과하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눈빛이 흔들릴 정도로 멘탈이 무너진 모습이었다.

    “걱정 마세요. 낭떠러지에 떨어질 사람을 어떻게 떠밉니까? 도와줘야지. 안 그래요?”

    “저, 정말이십니까?”

    “예. 하지만 다시 한번 팀을 나가시면 저도 어쩔 수가 없어요.”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두고 봐야죠. 하지만 휼간 씨. 조건이 있습니다.”

    “조건요? 예, 말만 하십시오.”

    “1레벨 던전 클리어 시 6만 원만 가져가세요. 그게 제가 주는 벌입니다.”

    “고정 수입이라는 말씀입니까?”

    “예. 0레벨 던전이 평균 3만 원은 가져가니까 1레벨은 그 두 배인 셈이죠.”

    휼간이 한숨을 내뱉었다. 받아들이기 싫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뿌리칠 수도 없었다.

    ‘어디도 못 가는 신세인데.’

    가봤자 오버시어 같은 팀 색이 없다. 그가 팀을 꾸릴 수 없기 때문이다.

    산박은 조용히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입에 가져갔다. 발악해도 소용이 없었다. 주저해도 의미가 없었다.

    ‘상대적으로 생각하면 그냥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아야 하거늘.’

    평상시에는 머리가 좀 돌아가 보이던 휼간이었는데, 자기가 위험해지니 영 맹탕이었다. 산박은 그에 대한 판단을 하향 조정하고 팀원 이상의 영향력을 주지 않기로 했다.

    한 사람의 평가가 끝났다. 종휼간은 팀원 이상의 직급을 산박에게서 결코 받을 수 없을 것이었다. 다행이라면 ‘위기 속 멍청이’였기에 산박이 그를 영입할 마음이 생겼다는 점이었다.

    “…하겠습니다.”

    휼간이 고민 끝에 답했다. 산박이 손을 내밀었고, 휼간은 그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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