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아온 미드필더-217화 (217/225)
  • < 217. 의도 >

    코너킥으로 공격을 계속 이어가는 브라질의 키커는 네이마르였고, 티테 감독은 네이마르가 찬 공을 확인하곤 놀라 소리쳤다.

    “짜, 짧은 코너킥이라니! 거기서 짧은 코너킥은···!”

    미세한 각도와 길이의 차이로 달라지는 코너킥 전술들은 종류가 다양했던 만큼 모두 그만한 장단점들이 존재했다.

    박스 중앙을 노리는 코너킥은 상대가 대인 방어 위주로 나선다면 그걸 역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고, 박스 바깥 쪽을 노리는 코너킥은 상대가 박스 안에서 밀집된 방어를 유지한다면 그 틈을 노려 슈팅을 때릴 수 있게 해주는 전술이었다.

    박스 근처에서 직접 골문을 노리는 프리킥을 제외하면 득점을 노릴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세트 피스가 바로 코너킥이었으니,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만큼 코너킥과 관련된 전술들도 계속 발전해온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발전 속에서 지금까지도 오직 한 가지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코너킥 전술이 딱 하나 있었다.

    바로 지금 네이마르가 시도한 짧은 코너킥.

    근처에 위치한 선수에게 짧은 패스로 공을 넘겨 주고 다시 그 공을 돌려 받는 이 전술···, 아니. ‘행위’는 오직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아직까지도 현대 축구에 그 흔적이 남아 있던 것이다.

    바로 경기가 아닌, ‘상대’를 이기겠다는 목적 말이다.

    그리고 그런 티테 감독의 생각처럼···.

    ‘더 이상은 못 참아!’

    공을 몰면서 박스 안으로 들어가는 네이마르의 두 눈은 재혁의 모습을 담고서 불을 뿜었다.

    벌써 몇 번째 녀석에게 당했던가.

    전반전 45분을 포함해 후반전이 진행 중인 지금까지도 수포로 돌아간 공격들은 모두 저 최재혁이란 놈이 원인이었다.

    네이마르는 오늘 하루 감독의 전술을 충실히 이행하며 경기에 임해왔지만, 방금 자신의 플레이가 재혁에게 막히면서 이성의 끈을 놓치고 만 것이다.

    오직 본능만이 남은 네이마르의 머릿속엔 한 가지 생각만이 반복되고 있었다.

    저 건방진 놈을 이번에 확실히 꺾고 득점을 성공시켜···.

    ‘누가 우위인지 확실히 정해주마!’

    투웅, 투웅, 퉁!

    박스 왼쪽 측면을 따라 파고드는 네이마르의 예리한 드리블을 지켜보면서 관중들은 침을 삼켰다.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바로 보이는 그의 드리블은 정확하게 재혁이 지키고 있는 공간을 목표로 움직였고, 그런 네이마르의 앞을 재혁이 잔발을 취하면서 막아서자 다들 잔뜩 긴장한 얼굴로 숨을 모았다.

    경기 결과를 제외하면 어쩌면 가장 중요한 장면이 바로 지금부터 이어질 두 선수의 충돌이었으니.

    과연 어떤 플레이가 펼쳐질 지를 기다리며 사람들은 둘의 충돌을 똑바로 지켜보았고.

    ‘자, 한 번 ‘예상’해봐라!’

    자신의 앞을 막아선 재혁을 눈앞에 두고 네이마르는 옅은 미소를 떠올렸다.

    공격수와 수비수가 맞딱뜨렸을 때, 두 선수가 비슷한 실력을 지니고 있다면 대부분의 상황에서 유리한 것은 공격수였다.

    선제권, 공간, 그리고 선택지들까지.

    수비수는 결국 공격을 진행하는 공격수의 행동에 맞춰 움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네이마르는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감이 넘쳤던 것이다.

    그나마 수비수들이 그런 상황 속에서도 비등한 전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어디까지나 ‘함께’ 막는다는 조직력이란 배경이 밑바탕 되기 때문이었지만, 지금 한국에서 재혁과 ‘함께’ 막는 수비 조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수가 과연 있는가?

    그에 대한 대답은 지금까지 진행된 경기 내용이 말해주고 있었다.

    수비의 핵이자 중심인 최재혁이 붕괴되면 그 뒤를 받쳐줄 선수따윈 남아있지 않다고 말이다.

    그리고 그런 자신감을 토대로 네이마르는 기다렸다.

    재혁이 멋대로 ‘예상’하는 순간이 오기를.

    자신이 뚫린다면 뒤가 없을 것이란 압박감은 분명 놈을 조급하게 할 것이고, 그 조급함이 내린 섣부른 판단은 ‘1초의 세계’에서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게 분명했으니까.

    그런 확신에 가까운 기대를 품고서 공을 가지고 전진하는 네이마르는 쉬지않고 몸을 흔들었고···.

    사악!

    “!”

    재혁이 마침내 미끼를 문 것에 빛을 품고 있던 네이마르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물결을 타듯 상체를 왼쪽으로 살짝 기울이면서 왼쪽 발등에 두고 있던 공을 가볍게 건드리는 모션 페인트.

    크지 않은 동작이었기에 재혁이 완벽하게 속은 것은 아니었으나.

    ‘분명 중심이 움직였다!’

    몸의 균형을 지키는 밸런스의 중심이 분명 움직인 것을 확인한 네이마르는 곧장 연결 동작을 시작했다.

    재혁의 중심이 이동한 그 반대 방향으로 공을 밀면서 파고들 준비를 한 것이다.

    그런 네이마르의 행동에 한 차례 움직였던 재혁의 중심은 또 한 번 상대를 쫓기 위해 반대로 이동했고···.

    ‘바로 그걸 기다렸어!’

    투웅!

    재혁이 앞을 막기 위해 몸을 움직이는 순간 네이마르의 양발이 빠르게 교차했다.

    아니, 단순히 빠르게 교차하기만 한 게 아니었다.

    오른쪽으로 이동하던 공을 오른발 뒤꿈치로 깎아 차 이동 방향을 순식간에 뒤집는 힐찹에 이어 몸을 시계 방향으로 회전시키면서 하프 턴.

    네이마르는 마치 채찍질을 하듯, 재혁의 균형을 흔들어 무너뜨린 뒤 바로 골대를 노릴 수 있는 공간으로 공을 밀어넣으면서 자신이 선보일 수 있는 최고의 돌파를 지금 성공시킨 것이다.

    눈으로 직접 보고도 믿기지 않는 탄력과 기술에 관중들은 소름이 돋았는지 할 말을 잃은 얼굴로 헛숨을 삼켰고, 그건 네이마르를 막아야 하는 입장에 놓인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대체 자신이 지금 무엇을 본 것인가.

    재혁의 뒤에 위치해 있던 고영훈은 재혁을 제치고 계속해서 파고드는 네이마르를 향해 달려들면서 눈썹을 모았다.

    재혁이도 뚫린 마당에 과연 자신이 네이마르를 막을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이 떠오르면서 그의 머릿속을 복잡케한 것이다.

    그리고 의문에 대한 대답은 곧장 결과로 나타났다.

    “아···!”

    경기를 지켜보던 해설자의 입이 벌어지며 탄식이 흘러나왔다.

    재혁에 이어 최종 수비수인 고영훈까지 네이마르의 드리블에 당하고 말았다.

    너무도 깔끔하게 뚫어버린 수비 진영을 헤집으면서 계속해서 골대를 향해 나아가는 네이마르는 이제 마지막 상대로 정형우 골키퍼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신들린 선방으로 팀을 몇 번이고 구원했던 정형우 골키퍼.

    지금까지 자신감 넘치던 얼굴로 경기에 임하던 그의 두 눈에 좌절이란 씨앗이 뿌려졌고, 뿌리를 내린 씨앗은 스멀스멀 절망이란 꽃을 피웠다.

    ‘이건···, 먹힌다···!’

    지금까지 그가 골키퍼란 자리를 지키며 쌓아온 경험들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이번엔 막기 힘들 거라고.

    겨우 하나의 몸으론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슈팅 코스들이 사정을 봐주지 않고 쏘아져 나와 골망을 찢는 상상이 그의 머릿속에 펼쳐졌다.

    한 쪽을 막으면 다른 쪽이 뚫리고, 아래를 지키면 위가 열리는 상황.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정형우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모두 쏟아내면서 몸을 날렸고, 그런 정형우 골키퍼의 슬라이딩을 지켜보면서 네이마르는 웃었다.

    어디로 슈팅을 때려도 들어갈 것 같다는 확신.

    그 확신이 주는 신뢰에 네이마르는 자연스럽게 미소를 떠올린 것이다.

    ‘이걸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다!’

    네이마르는 발밑에서 구르는 공을 향해 오른발을 뻗으며 마무리 슈팅을 시도했다.

    곧 축구화와 가죽이 맞닿는 소리가 크게 울렸고, 골대 구석을 가를 것을 기대하며 공을 향해 시선을 내리던 네이마르.

    그는···.

    “···?!”

    자신이 잘못 보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며 미간을 찌푸렸다.

    왜냐면 이건 도저히 말이 되질 않았으니까.

    대체 어떻게···.

    “어떻게 최재혁 네가 이곳에 있을 수 있는 건데?!”

    뻐엉!

    비명 같았던 외마디와 함께 반발력 때문에 위로 크게 튕겨 오른 슈팅.

    골문이 아닌, 하늘을 향해 떠오른 슈팅을 보며 한국 중계진들과 관중들의 환호성이 터졌다.

    “막았다, 막았어!”

    “미쳤다! 저걸 막는다고?!”

    “한국! 실점에 가까운 상황을 또 한 번 최재혁 선수의 좋은 태클로 모면합니다!”

    “정말 위험했었거든요. 수비가 모두 뚫리는 바람에 이건 꼼짝없이 먹는다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걸 최재혁 선수가 막아냅니다!”

    “와아아아···!”

    “아니야! 아직 안 끝났어!”

    “정신 차려! 끝까지 지켜야 돼!”

    그런 상황 속에서 브라질 선수들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리바운드를 노리기 위해 몸을 움직였고, 한국 선수들도 어떻게든 공을 따내겠다며 이를 악 물고서 자리 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 넋을 잃은 얼굴로 몸을 일으키는 재혁을 내려보는 네이마르.

    아직까지도 어떻게 자신의 슈팅을 끊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네이마르는 재혁을 노려보았고, 그런 네이마르를 향해 재혁은 씨익 웃으면서 한 마디를 남겼다.

    “그러니까 멋대로 ‘예상’하면 안되는 거죠. 상상과 현실은 다른 거니까요.”

    “···!”

    “그럼 슬슬···, 움직여 볼까요.”

    양손으로 잔디를 짚고 몸을 일으킨 재혁이 고개를 들었다.

    그는 떨어지는 공의 위치를 살폈고, 주변을 쓸듯이 훑은 뒤 미소를 떠올린 얼굴로 중얼거렸다.

    “이제부터 ‘우리의 현실’을 찾을 시간이거든요.”

    “?!”

    파파팍!

    말을 끝낸 재혁이 달리기 시작했다.

    슬슬 후반전의 중반이 지나고 종반이 다가오는 시점이었지만, 재혁은 막 교체 투입된 선수처럼 전력을 다해 달렸다. 그리고 재혁이 달리자 그의 옆으로 그림자처럼 한 선수가 달라 붙었다.

    파울리뉴.

    여태까지 뛴 경기들 중 가장 많은 거리를 오늘 뛰게 된 파울리뉴는 잔뜩 붉어진 얼굴로 호흡을 씩씩 거리며 재혁을 쫓았다.

    아직 누가 리바운드를 잡게 될 지 결정된 게 아니었지만.

    ‘최재혁, 네가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걸 가만 지켜볼 수 없으니까!’

    끝이 얼마남지 않았다.

    그러니까 남은 심지를 모두 태워서라도 꼭 막겠다.

    그런 의지를 숨기지 않고 내보이면서 달리는 파울리뉴는···.

    “조세정 선수! 치열했던 공 쟁탈전에서 좋은 자리를 선점해 리바운드를 따냅니다!”

    한국 선수가 공을 소유하면서 공격권을 가져가자 더더욱 다리에 힘을 주었다.

    공을 받은 한국 선수가 누구에게 패스를 연결해줄지 너무도 뻔했으니까.

    그런 파울리뉴의 생각이 채 끝나기도 전에 조세정은 그가 예상했던 대로 최재혁을 향해 공을 차보냈다.

    그저 길게, 그리고 높게 띄워서 말이다.

    언뜻 보기엔 성의 없어 보이는 패스였지만, 저 패스는 지금까지 재혁이 한국 선수들에게서 쌓은 신뢰의 정도일 것이다.

    어떻게든 근처로만 공을 보내주면 반드시 받아줄 거라는 그의 실력에 대한 신뢰가 담긴 패스 말이다.

    그리고 그런 신뢰에 재혁은 확실히 응답했다.

    가뿐한 가슴 트래핑.

    떨어지는 공을 열어둔 왼쪽 가슴으로 받아 이동하는 방향에 맞춰 떨군 후 곧장 드리블로 이어갔다.

    마치 공과 하나가 된 듯한 완벽한 컨트롤에 모두가 감탄했지만, 파울리뉴는 아니었다.

    그는 잔뜩 굳은 얼굴로 재혁을 노려본 뒤 어깨를 밀어넣으면서 생각했다.

    ‘내가 힘든 만큼, 분명 이 녀석도 지쳤을 거다!’

    잔디를 밟는 다리는 충격이 전해질 때마다 당장이라도 경련을 일으키려 했고, 충돌한 어깨는 후들거리면서 이젠 한계라는 것을 확실히 표현했다.

    이대로 쓰러지면 정말 편할 것 같은데.

    하지만 절대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파울리뉴는 어금니를 물고서 계속 달렸다.

    아마 이번이 자신이 선보일 수 있는 마지막 플레이일 것이다.

    그렇다면 마지막인 만큼 확실히 끝을 맺어야 했다.

    ‘8강에 올라가는 게 우리라는 걸 확실히 정해야 해!’

    쿠웅, 쿵! 쿠웅!

    엄청난 기세로 펼쳐지는 몸 싸움.

    마치 황소가 들이받듯, 파울리뉴는 끊임없이 재혁과 충돌했다.

    몸 싸움과 파울, 그 아슬아슬한 경계선 위를 걷고 있었기에 주심은 긴장한 얼굴로 둘을 살폈고, 모두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면서 달리던 재혁은 고개를 들어 주변을 훑었다.

    자신이 취할 수 있는 선택지들이 무엇이 남았나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1초도 되지 않는 짧은 순간 동안 아군과 적군을 구분해낸 재혁.

    그는 마음을 정한 듯 몸을 부딪치는 파울리뉴의 어깨를 한 차례 걷어냈고, 앞으로 밀면서 이동하던 공을 오른발 안쪽으로 붙잡으면서 몸을 반 바퀴 돌렸다.

    그리고 뒤로 빠지는 공을 왼쪽 발바닥으로 밟으면서 남은 반 바퀴를 도는 스핀.

    마르세유 턴.

    그 짧은 순간 안에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낸 재혁은 곧바로 최전방에서 패스를 기다리고 있던 형민을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패스를 뿌려주기 위해 자세를 고친 것이다.

    모두의 시선이 기대로 차올랐다.

    예술에 가까운 움직임 이후 스루 패스를 찔러줄 완벽한 찬스를 잡은 재혁이 무엇을 보여줄지, 다들 기대와 함께 차오르는 흥분에 눈동자를 옅게 떨었다.

    그렇게 마침내 재혁의 발끝이 공을 차올리는 순간.

    누구도 예상하지 못 한 소리가 경기장 위에서 울렸다.

    삐이이익!

    반칙을 선언하는 주심의 휘슬.

    재혁에게 튕겨나갔던 파울리뉴가 황급히 자리로 돌아오면서 재혁과 충돌했고, 공이 아닌 몸을 막으면서 파울리뉴의 반칙이 선언된 것이다.

    모두가 아쉬움에 찬 한숨 소리를 토해낼 때.

    “···이걸로 이겼다.”

    잔디 위에 쓰러진 재혁은 하늘을 바라보며 마침내 모든 게 그의 예상대로 진행됐다면서 웃었고.

    “···교체, 해야겠습니다.”

    다가온 심판이 경고를 꺼내 드는 것을 바라보면서 파울리뉴는 자리에 주저 앉은 채로 말했다.

    ***

    경기장 밖으로 빠져나온 파울리뉴는 벤치에 쓰러지듯 앉은 후 숨을 몰아 쉬었다.

    코치들은 그에게 다가와 수건과 음료를 건넸고, 파울리뉴는 고맙다는 의미로 간단히 고개를 꾸벅인 후 또 한 번 호흡을 다졌다.

    그러는 사이 이번엔 티테 감독이 그에게 다가왔다.

    “고생했어. 그동안 잘 막아줬네.”

    “···.”

    “만약 오늘 경기에서 이긴다면···.”

    “아뇨···.”

    이어지는 티테 감독의 말을 중간에 자른 파울리뉴.

    그는 흔들리는 눈동자로 경기장을 바라보았고, 티테 감독은 그런 파울리뉴의 기분을 이해한다며 위로의 말을 전했다.

    “마지막에 파울을 범한 건 아쉽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잘 막았으니까 너무 실망하진 말고···.”

    “제가 파울을 범한 게 아니었습니다···.”

    “···뭐라고?”

    그런 파울리뉴의 짧은 한 마디에 눈썹을 꼬은 티테 감독.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이냐며 티테 감독이 재차 되물었고, 파울리뉴는 떨리는 눈빛으로 경기장 위에서 자세를 고치고 있는 선수, 재혁을 바라보며 말했다.

    “···녀석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마지막에 그 파울은···, 최재혁, 녀석이 범하도록 만든 파울이었던 겁니다.”

    “아니, 파울을 기다리다니. 저 위치에서?”

    대체 왜, 라는 의문이 감독의 머릿속에 떠오를 때.

    경기 재개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이 카랑카랑 울렸고, 재혁은 자신이 왜 그 자리에서 파울을 기다렸는 지를 바로 증명해 보였다.

    < 217. 의도 > 끝

    ⓒ 권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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