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아온 미드필더-190화 (190/225)

< 190. 새로운 바람 >

종철이 등장하자 순간 정적이 찾아왔고,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바라보던 인물들 중 사각 안경을 쓴 남성이 미간을 구기며 말했다.

“누가 임종철 감독한테 연락 했어?”

“저한테 온 연락 같은 건 없었습니다, 조강연 부회장님. 이걸 확인하고 제 발로 찾아온 겁니다!”

타앙!

큰소리와 함께 손에 쥐고 있던 서류를 탁자 위에 내던진 임종철 감독은 애써 시선을 회피하려는 사람들에게 다시 한 번 큰목소리로 말했다.

“최재혁의 부상에 따른 후보 엔트리 교체요? 대체 누굽니까, 이딴 서류를 올린 사람이!”

“그딴 서류라니. 그건 엄연히 회의를 통해 적절하다고 판단이 들어서 올린 서류야. 우리도 제법 고민이 많았다고.”

“그래서 고민 끝에 대체 선수까지 벌써 뽑아 준비해놓은 겁니까?”

터앙!

말을 끝내며 또 다른 서류를 던진 임종철 감독이 물었고, 조강연 부회장은 쯧, 혀를 차더니 건조한 목소리로 답했다.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가능한 빨리 선수를 채워야 할 게 아닌가? 그리고 상비군 명단 작성은 어디까지나 협회 관할이야. 이걸 가지고 임감독이 뭐라고 할 처지는 아닌 것 같은데?”

“상비군 명단과 후보 엔트리는 엄연히 다르다는 것을 모르고 하신 말씀은 아닐 텐데요. 혹시 지금 하신 말씀은 협박입니까?”

“협박이라니. 당치도 않을 소리.”

종철의 말을 얼른 부정한 부회장.

하지만 그의 눈은 입과 달리 웃고 있었다.

그 눈웃음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잔뼈가 굵은 종철이 모를 리 없었고, 부회장은 그런 종철을 향해 헛웃음을 털어 놓은 뒤 계속 말했다.

“요즘이 협박이란 게 통하기나 할 시대인가? 그저 최재혁에 모자라지 않은 선수가 있다는 것을 임감독에게 알려주고 싶었을 뿐인 거야.”

“그래, 그래. 민재후 정도면 절대 빠지지 않을 선수지. 2014년 월드컵에서 뛴 경험도 있는 베테랑이고, 마침 포지션도 최재혁 선수와 같은 미드필더잖은가? 고려 정도는 해보는 게 어떻겠나, 임감독?”

“소속 구단에서 보낸 보고서에 적힌 내용도 꽤 긍정적이야. 협회의 권위를 생각해서라도 여기선 임감독이 한 번···.”

“협회의 권위요?”

테이블에 둘러 앉은 남성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중 종철이 되물었고, 이에 남성들은 저마다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주고 받았다.

“아무래도 최근 좋지 않은 일들이 많지 않았나? 이미지 쇄신을 위해서라도 협회가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하지.”

“그럼, 그럼. 조별 예선에서 탈락해버리면 그 비난을 협회에서도 감수해야 하는데, 16강 진출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려면 당장 활동이 가능하고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데려가는 편이 도움이 되지 않겠나?”

“듣기론 최재혁이는 적어도 2주는 쉬어야 한다는데. 그러면 평가전도 못 뛰고 바로 월드컵이야. 형평성에 맞지도 않고, 선수 본인도 준비가 힘들 거라고. 그러니까 선수를 위해서라도 이번엔 우리 말을···.”

“후우, 다시 한 번 이 자리에서 말하겠습니다. 두 번은 없을 테니, 똑똑히 들으세요.”

결국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중간에 대화를 자른 종철.

그는 짧은 심호흡 후 낮은 목소리로 또박또박 단어들을 잘라 말했다.

“누구를 뽑을지 정하는 건 접니다. 거기에 대해 왈가왈부 하지 마세요. 협회는 협회가 할 일을 하고, 저는 제가 할 일을 하면 되는 겁니다. 아시겠습니까?”

“허허, 임감독. 너무 그렇게 열내지 말라니깐 그러네. 우리도 어디까지나 보다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보다 나은 결과요? 큭큭, 큭큭큭···.”

대화 도중 종철은 얼굴을 가리고 실소를 터트렸고, 부회장은 그런 종철을 노려보며 주의를 주었다.

지금 이 자리가 어딘지 잊고 있느냐며 말이다.

부회장의 말에 종철은 후우, 숨을 길게 토해내며 대답했다.

“설마요. 제가 대한축구협회의 조강연 부회장님께서 계신 자리에 있다는 걸 설마 잊고 있겠습니까? 하지만 말입니다. 아무래도 부회장님과 이사진께서 잊고 계신 게 있는 것 같아 제가 말씀을 드려야겠네요.”

스윽,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어 담뱃갑을 꺼낸 임종철 감독.

그는 그 속에서 담배를 한 개피 뽑았고···.

후드득!

“아, 아니, 임감독! 지금 뭘하는 건가?”

“그걸 갑자기 왜 탁자 위에서 부수는 거야? 정신이 나갔나?”

모두가 보는 앞에서 담배를 분질러 부쉈다.

이에 종이가 찢어지면서 담뱃잎들이 탁자 위로 쏟아졌고, 사람들은 뭐하는 짓이냐며 고성을 높였다.

사람들의 격한 반응에도 임종철 감독은 무심한 눈길로 쏟아지는 담뱃잎을 내려보다가 입술을 뗐다.

“이게 보이십니까? 이게 지금 뭐랑 같은 줄 아십니까? 바로 지금 우리 상황입니다.”

“ ⁈”

“뭉쳐 있어야 겨우 한 개피일 건데, 아주 박살이 나서 산산조각이 났죠. 그런데 더 웃긴 건 뭔지 압니까? 이 담뱃잎들 하나, 하나들은 그걸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자기들 잘난 맛에, 취해가지고, 집이 박살이 난 것도 모르고 있다고요!”

쿵!

말을 끝맺으며 손바닥으로 흩뿌려진 담뱃잎을 내려친 종철.

그는 허공에 비산하는 담뱃잎 사이로 부회장을 노려보았고, 부회장은 그런 종철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바라보다가 물었다.

“그래서 뭘 원하는 거지?”

“이딴 어줍잖은 짓 하지 말고, 내가 할 일은 내가 알아서 하게 내버려 두세요. 그게 답니다.”

“그래, 좋아. 원하는 대로 하게. 그 의견은 내가 직접 수용하지.”

“후···, 그럼 수고들 하십시오.”

“하지만 원하는 소원을 들어줬으니 임감독도 내 소원 하나를 들어줘야 수지가 맞지 않겠나?”

“내가 내 일을 하겠다는데 이걸로 수지타산을 따집니까?”

“어허, 임감독 정도면 이 바닥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르는 것도 아니지 않나? 갑자기 그렇게 점잔을 빼면 내가 곤란하지.”

부회장의 말에 종철은 피식 헛웃음을 흘렸다.

그러고 보니 잊고 있었다.

이들은 이곳에서 행정을 하는 게 아니라 정치 놀음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클클거리며 고개를 끄덕인 종철은 한 번 어떤 말을 하나 들어보겠다는 의미로 밖으로 향하던 몸을 돌렸고, 조강연 부회장은 종철을 향해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감독의 일을 하겠다고 했으니, 그럼 감독으로서의 결과를 내는게 응당 맞는 일이지 않겠나? 이번 대회에서 최소 8강 이상까지 올라가보게. 그럼 이 담배 조각들은 내 실수로 떨어진 거라고 후에 설명하지.”

“최소 8강이요?”

“그래, 8강. 그렇게 자신이 구성한 팀에 자신이 있다면 이정도 결과는 내줘야 하는 게 아닌가? 아니면 지금이라도 이걸 다시 가져가겠나? 아직 아주 늦은 건 아니라구. 이번이 마지막 기회야.”

“마지막 기회라는 말씀은···, 당분간 서로 볼 일이 없을 거란 말씀이겠죠?”

끌끌 웃으면서 임종철 감독이 내던진 서류들을 슬쩍 앞으로 민 부회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종철의 대답을 기다렸고, 종철은 그런 부회장과 서류들을 번갈아 살피다가···.

“지랄하지마.”

짧은 한 마디를 남긴 후 망설임 없이 회의실을 떠났다.

***

“화려하게 치르고 오셨네요, 감독님. 이런 반응을 기대하고 알려드린 건 아닌데, 이런 전개도 제법 만족스럽군요.”

“이것도 많이 참은 거야. 면전에 쌍욕을 박아주고 나오려던 걸 간신히 참았다고.”

“이런, 더 재밌을 뻔 했네요. 저도 하나 주세요.”

“끊었다며?”

“여기만 오면 땡겨서요.”

건물에서 빠져나오기 무섭게 담배를 입에 문 임종철 감독과 강철우 코치.

둘은 속에 품고 있는 감정을 삭히려는 것처럼 조용히 연기를 토했고, 필터까지 남은 담배 꽁초를 쓰레기통에 버린 뒤 차에 올랐다.

운전석에 앉은 강철우가 핸들을 잡았고, 보조석에 앉아 벨트를 착용하면서 종철이 물었다.

“그래서 재혁이랑 연락해봤어? 정확히 어떻데?”

“전에 말해준 대로죠. 최소 2주는 조심해야 한답니다. 혹시라도 무리했다가 기간이 길어지면 그땐 정말 위험하니까요. 아, 맨체스터 시티 쪽에서 팀닥터를 포함해 경과를 지켜봐준다고 했으니까 재활 훈련도 거기서 해결할 생각인가 봅니다.”

“그래도 가능하면 우리가 눈으로 상태를 확인하는 게 좋겠지. 내일이라도 항공편 수배해서 김박사를 보내. 그리고 최대한 빨리 합류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그렇지 않아도 김박사님께서도 출국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마 빠르면 내일 오후 비행기에 타시겠죠.”

“좋아. 그건 그 정도면 됐고···, 다른 선수들 소집은 다 끝났나?”

“네. 오늘 정오까지 모두 도착해서···.”

재혁이와 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팀에 관해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 두 사람.

둘은 운전을 하는 동안 계속해서 말을 주고 받았고, 식당에 도착해서도 둘의 대화는 식사가 끝날 때까지 이어졌다.

그렇게 밥그릇을 깨끗하게 비우고 식당 밖으로 빠져나온 둘은 또 한 번 담배를 나눠핀 뒤···.

“그런데 감독님 정말 괜찮겠어요?”

“뭐가?”

“협회에서 있었던 일 말예요.”

진지한 목소리로 강철우 코치가 물었다.

당시에야 통쾌했지만, 아마 후폭풍이 잠잠하진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걱정스레 물은 것이다.

이에 종철은 말없이 연기를 뻐끔거리더니 반밖에 타지 않은 담배를 비벼 끈 뒤 말했다

“너랑 나랑 언제 처음 봤었지?”

“나이 먹는 거 느껴져서 세는 거 그만뒀습니다.”

“적어도 10년은 넘었을 거야. 대학팀에서부터 시작해서 청대도 같이 맡았고, 중앙초에서 재혁이도 같이 찾았지.”

“그러게 말예요. 오래 됐네요.”

“둘이서 같이 못 볼 꼴도 참 많이 봤어. 청대에서 짤릴 때가 하이라이트였지. 대회 시작을 앞두고 짤렸으니 말야.”

“그랬죠. 더 대단한 건 돌아가는 비행기가 대회 이후에 잡혀 있어서 대회가 끝날 때까지 스태프들하고 같이 캠프에 머물던 거였죠. 그때 생각하면 아직도 속이 거북하다니까요.”

“아니. 넌 뻔뻔해서 그런 거 별로 없을 거 다 알아.”

“칭찬인지, 욕인지···.”

그 뒤로 과거를 추억하듯 가벼운 대화를 철우와 나누던 종철은 이내 표정을 굳혔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내가···, 앞으로 대표팀 쪽으론 연결될 일이 없을 거라고 장담했던 내가 감독 제의를 수락했어. 이유는···.”

“재혁이 때문이었죠. 사실상 아무런 연줄도, 배경도 없을 재혁이에게 기회를 주고 싶으신 마음에 감독직을 수락하신 거겠죠.”

“알고 있었나?”

“저도 바보는 아니에요. 그리고 제가 감독님의 제의를 수락한 이유도 똑같은 이유 때문이거든요. 저도 재혁이의 팬이니까.”

실실 웃으면서 툭툭 담뱃재를 털어낸 강철우 코치.

그 또한 종철이 그런 것처럼 추억에 잠긴듯, 고개를 주억였다.

처음 재혁이를 보았을 때 그가 보여준 실력과 시간이 흐를 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었던 특권은 분명한 신의 축복이었으니까.

그리고 그런 신의 축복이 보다 많은 이들에게 닿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특권을 누린 자의 의무일 것이리라.

거기까지 생각을 이어갔던 강철우 코치는 꽁초를 버리고 자리를 털고 일어났고, 코치를 따라 일어난 종철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미안하다. 아무래도 국가대표 감독까지만 함께 하자는 약속을 깨야겠다. 월드컵이 끝나면 서로 좀 쉬는 게 좋을 것 같았는데···, 마음이 바뀌었어. 역시 이대론 안 돼.”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감독님 성격에 여기서 끝낼 분이 아니죠.”

“같이 좀 더 고생 하자. 그리고 오늘 나눈 대화는 재혁이한텐 비밀이다.”

“감독님께 받는 제의들은 매번 최악의 조건들 밖에 없지만, 역시 이번에도 따르겠습니다. 재혁이 걱정은 뭐, 하실 것도 없고요.”

그렇게 서로를 마주보며 악수를 나눈 뒤 차로 향하던 두 사람.

종철은 강철우 코치가 운전석에 앉자 어디를 좀 다녀오겠으니 먼저 가있으라 말했고, 철우의 차가 주차장을 떠나자 택시를 잡아 탄 종철은 한 저택으로 향했다.

겉보기에도 평범한 사람의 집이 아닌 것으로 보이는 저택의 벨을 누른 종철은 가정부에게 자신을 소개했고, 잠시 기다리는 말 이후 문이 열리자 안으로 들어갔다.

저택 안에서 가정부의 안내를 받아 복도를 따라 걷던 종철은 한 방 앞에 멈춰섰고, 들어오라는 노년 남성의 말에 짧게 대답하며 문고리를 잡았다.

그렇게 방 안으로 들어선 종철은 서재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남성을 향해 고개를 꾸벅였고, 안경과 함께 책을 책상 위에 내려놓던 남성은 허허, 웃음을 흘리며 인사와 함께 말을 건넸다.

“국가대표 감독 자리를 부탁하던 때랑 비슷한 얼굴을 하고 찾아왔구만. 임종철이, 또 무엇이 부탁하고 싶어서 찾아온 게야?”

“회장님.”

“다 늙어서 은퇴하고 책이나 읽으며 사는 노인한테 회장은 무슨. 얼른 용건이나 말해. 지금 읽는 부분이 아주 재밌는 부분이거든. 오래 기다리게 하지 말라구.”

“자리를 하나 만들어 주십시오.”

“자리를? 이미 감독하고 있잖아.”

“감독 자리는 월드컵이 끝나면 물러날 겁니다. 제가 원하는 건 협회에서의 자리입니다.”

“···이유는?”

협회라는 말이 나오자 지금까지 편한 미소를 보이던 노년의 표정이 변했다.

속에 있는 것을 솔직하게 꺼내라는 듯, 자신을 속일 생각일랑 버리라는 듯한 매서운 눈매로 종철을 노려본 것이다.

그런 노년의 눈빛에도 종철은 기죽지 않고 마주보면서 짧게 답했다.

“현 협회의 권위를 박살내고, 바닥부터 다시 깔 생각입니다.”

“뭐? 권위를 박살낸다고?”

“그냥 박살내는 걸로 끝나지 않을 겁니다. 대들보부터 썩어버렸으니, 전부 들어내서 새로 세울 겁니다. 그러기 위한 자리를 원합니다.”

“큭큭큭, 임종철이 몇 년 사이에 많이 바뀌었군! 아주 바꼈어! 누가 키웠는지 이건 걸작이 되어버렸는 걸? 큭큭큭.”

종철의 대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호탕하게 웃기 시작한 노인.

그렇게 한동안 배를 잡고 웃던 노인은 순간 웃음을 뚝 그치고 말했다.

“그렇지만 말야, 자리를 주고 싶어도 실적이 없으면 내가 힘을 쓸 수 없거든. 나도 옛날같지 않아서 과정이란 게 필요하단 말이지.”

“실적이라 하시면···.”

“이번 월드컵 8강. 아마 그 정도면 충분하지 않을까?”

“···!”

“어때, 자신있나?”

마치 우주가 담겨 있는 듯한 깊은 눈동자로 자신을 똑바로 마주보며 물은 노인의 말에 종철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미소를 떠올리며 차라도 한 잔 하겠냐는 질문에 해야 할 일들이 많다며 종철은 예의를 갖춰 거절했고, 저택을 떠났다.

종철이 탄 택시가 떠나는 것을 창문 너머로 지켜보던 노인은 클클거리는 웃음을 흘리면서 중얼거렸다.

“최재혁이라···. 아마 그 꼬마 때문이겠지. 일이 아주 재밌게 됐어.”

그 후 다시 책과 안경을 손에 쥔 노인은 바람이 필요하겠다며 창문을 열었고, 창문이 열린 틈을 타고 들어온 새로운 바람이 방 안에 맴도는 것을 지켜보다가 시선을 책 쪽으로 내렸다.

이제부터 어떤 흐름이 찾아올 지는 바람에 달린 일이었으니까.

< 190. 새로운 바람 > 끝

ⓒ 권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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