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1. 꿈 >
“마침내 ‘그 순간’이 단 하루, 24시간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가슴이 쿵쾅거리고, 숨이 막히고···. 저만 이런 기분을 느끼고 있는 게 아니겠지요?”
“물론이죠, 쟝! 주변을 둘러봐요. 이곳에 모여 있는 모두가 똑같은 심정이라구요! 그렇지 않나요, 여러분?”
“와아아!”
여성 리포터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남녀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던 인파가 커다란 환호성을 내질렀고, 두 사람 또한 마이크를 쥐고 있는 손을 하늘로 쭉 펼쳐 보이면서 사람들을 따라 큰 목소리로 외쳤다.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
평소와 달리 다양한 사람들이 자리한 키예프는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라는 축제를 하루 앞두고 인파로 북적이고 있었다. 국적은 달랐으나 모두 한 가지 공통점, 축구를 좋아한다는 점 때문에 전세계에서 모여든 팬들은 각자가 응원하는 구단들의 스카프나 유니폼같은 굿즈들을 몸에 두르고서 광장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여성 리포터 세이라는 그런 서포터들 사이를 누비면서 신이 난 얼굴로 마이크를 가지고 움직였고, 눈에 띄는 사람들에게 마이크를 건네며 준비한 질문들을 던졌다.
“안녕하세요? 이탈리아에서 오셨나 봐요?”
“맞습니다! 우리 아주리의 자랑인 비엔코네리가 올라온 결승전인데, 이걸 놓친다면 팬이라 말할 수 없으니까요! 결승전이 확정되기 무섭게 비싼 값에 티켓을 구해서 바로 날아왔습니다!”
“말씀과 행동에 자신감이 가득하시네요. 그렇다면 경기 결과에 대해선···.”
“당연히 유벤투스의 완승이지요!”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목소리를 낸 중년의 이탈리아인은 양쪽 어깨에 걸쳐 놓은 이탈리아 국가대표의 유니폼과 유벤투스의 유니폼을 번갈아 흔들어 보이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솔직한 말로 많이 놀랐습니다. 아무리 맨체스터 시티가 강했다곤 한들, ‘역사’로 따지면 아직 다른 ‘명문’ 클럽들에 비해 많이 부족한 게 사실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결승까지 올 줄이야. 저력만큼은 인정해줄 수 있겠더군요, 저력만큼은. 하지만! 그것도 내일이면 끝입니다.”
팡팡, 자신에 찬 얼굴처럼 확신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가며 가슴을 친 남성은 곧게 펼친 손가락을 하늘에 빙빙 휘두르면서 말을 이었다.
“상대 구단의 생애 첫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 진출을 축하해주고 싶지만, 현실이란 잔혹한 법이니까요. 결국 ‘경험’과 ‘역사’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모두가 알게 될 결승전이 될 것이라고 전 예상합니다!”
“와아아!”
“그렇군요. 말씀 감사했습니다. 그러면 다음으로···.”
카메라가 멀어짐에도 쉬지 않고 유벤투스의 응원가를 부르는 중년인과 그 그룹에게서 간신히 마이크를 떼어낸 세이라는 그렇게 다음 인터뷰 대상을 찾아 고개를 돌렸으나 그 후에도, 또 그 다음에도 등장한 것은 유벤투스를 지지하는 팬들이었다.
처음에는 난감한 기색을 표했던 세이라였으나, ‘역시···.’라는 생각을 품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사실 처음에 인터뷰를 진행했던 중년인의 말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었던 것이다.
최근 맨체스터 시티가 축구인들 사이에서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 구단을 지지하는 기반을 쌓는 것은 단순 화제성이 아닌 그 구단이 쌓아온 역사였으니까.
그러니 지금 이곳에 모여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벤투스의 팬들일 것이리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렇게 자리를 정리할 수는 없는데···.’
세이라의 새하얀 미간이 살며시 찌푸려졌다.
벌써 세 명이나 되는 사람들과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그게 모두 유벤투스의 팬들이었으니.
방송을 위해서라면 적어도 한 명정도는 맨체스터 시티 쪽에서 응원하는 사람의 인터뷰가 필요했는데 어째서인지 맨시티의 팬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세 번째로 인터뷰를 진행한 남성을 보낸 세이라는 여기 저기서 들리는 목소리에 난처한 얼굴로 삐질 식은 땀을 흘렸다.
모두 열렬한 얼굴로 손을 들고 있었지만, 그 사람들이 모두 유벤투스의 팬들처럼 보였기에 누구에게 마이크를 건네야 할지 도통 감을 잡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끄응, 속으로 앓는 소리를 흘리며 살며시 입술을 깨물던 세이라는 열심히 주변을 살피다가 남녀 한 쌍이 거리를 걷는 것을 발견하곤 눈을 반짝였다.
어쩌면 그냥 지나칠 수 있었던 평범한 한 쌍이었으나···.
‘저 가방에 달려 있는 마스코트는 분명 맨시티의 ‘문체스터’다!’
“저기, 잠시만요!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요!”
“네?”
세이라가 인파 사이를 헤집고 지나가 마이크를 건네면서 말을 건넸고, 그녀의 말에 고개를 돌리게 된 두 사람, 안토루와 케이트는 자연스레 목소리를 쫓아 고개를 돌리며 무슨 일이냐고 되물었다.
둘의 걸음이 멈추자 세이라는 기대에 찬 눈빛으로 안토루와 케이트를 바라보며 웃었다.
“혹시 커플이신가요?”
“남매인데요. 아, 커플이라고 해야 혹시 선물 같은 걸···, 아아악!”
“···아뇨. 그런 건 아니고요. 다름이 아니라 간단히 여쭈고 싶은 게 있어서 두 분을 불렀어요. 시간 괜찮으시죠?”
능청스런 목소리로 대꾸하던 안토루의 옆구리를 강하게 꼬집는 케이트의 행동을 보면서 애써 웃어보이던 세이라는 목을 가다듬었고, 흐름이 끊기기 전에 얼른 준비한 질문을 던졌다.
“두 분께서도 내일 치러지게 될 결승전을 보기 위해 이곳에 오신 것 같은데요. 과연 어떤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나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아무래도 머리에서 말하는 답과 가슴이 내놓는 답이 다르기 때문이겠죠?”
“그 말씀은 머리로는 유벤투스가 이길 것 같지만, 가슴으론 맨시티가 이겼으면 하는 마음 때문인가요? 아무래도 영국 대회가 아닌, 유럽 대항전인 챔피언스 리그라는 결승전인 만큼, 경험이 적은 맨시티가 불리할 것 같다?”
“흐음. 비슷하게 말씀 하셨는데 핵심적인 부분들이 크게 다르네요.”
세이라의 말에 어깨를 으쓱인 안토루는 콧등을 살살 긁적이더니 답을 이었다.
“머리로는 맨체스터 시티가 간신히 이길 것 같다고 말하고 있지만, 제 가슴은 이렇게 말하고 있거든요. 최소 5골 차이로 맨체스터 시티가 대승을 거둘 거라고 말예요.”
“뭐어?! 지금 건방진 말을 떠든 게 저 입이야?”
“우리 유벤투스가 5골 차이로 질 거라고? 평소에 축구를 보긴 하냐? 아니, 눈을 제대로 달고 살긴 하는 거야? 너 시력 몇 이야?”
“아하하, 아무래도 주변 분들 중 유벤투스 팬분들이 많은지라 반응이 뜨겁네요. 혹시 괜찮다면 설명을 부탁드려도 괜찮을까요?”
여기 저기서 아우성치는 항의의 목소리를 애써 웃음으로 흘려 넘긴 세이라는 능숙하게 다음 질문으로 이야기를 넘겼고, 안토루는 주변 사람들의 목소리가 시끄러웠기에 한 쪽 귀를 막은 후 예의 능청스런 얼굴로 말을 계속 했다.
“유벤투스와 맨체스터 시티라는 매치 업을 기대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유벤투스의 손을 들어줄 겁니다. 이번 시즌 맨체스터 시티가 보여준 아우라는 분명 기대 이상이긴 했지만, 객관적으로 두 팀을 비교했을 때, 그 아성이 유럽을 모두 삼킬 정도는 아니라고 전문가들도 평가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앞에 계신 분께선 그 반대되는 의견을 제시하셨잖아요? 저는 그 이유가 궁금한 걸요.”
“얼핏 이런 말을 들은 것 같은데 맞나요? ‘유벤투스에는 맨체스터 시티에 없는 역사와 경험이 존재하는 클럽이다.’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죠. 눈에 보이는 건 아니지만 실제로 경험치라는 건 어느 정도 경기에 영향을 주는 게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씨익.
여태까지 보여준 능청스런 미소가 아닌, 순수한 의미의 짙은 미소를 입술에 떠올린 안토루는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여러 사람들을 향해 가뿐한 어조로 말했다.
“지금의 맨시티에는 역사와 경험을 ‘스스로’ 작성하고 쌓아 올릴 능력을 지닌 꼬마가 존재하거든요.”
“···꼬, 꼬마요?”
귀를 쫑긋이며 되묻는 세이라의 말에 안토루는 슬쩍 시선을 돌려 뺨을 붉히고 있는 케이트의 얼굴을 한 차례 살폈고, 이내 다시 시선을 돌린 후 고개를 끄덕였다.
“네. 본인 스스로가 전술이 될 수 있는 선수. 아마 이번 경기를 지켜보게 될 분들은 기대하셔도 좋을 걸요. 새로운 전설이 탄생하는 순간은 자주 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니잖아요?”
***
“후우, 하아. 후우, 하아.”
해가 지고 어둠이 찾아온 시간.
아무도 남아 있지 않는 훈련장이었지만 재혁은 그곳에 홀로 누워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와 피부가 건조하지 않을 정도의 기분 좋은 습도는 숨을 쉴 때마다 지친 폐에 활력을 채워주는 듯 했다.
아마 이대로 몇 분만 가만히 누워있는다면 그대로 단잠에 들 수도 있으리라.
만약 그의 머리 위로 이질적인 그림자가 드리워지지 않았다면 말이다.
재혁이 숨을 고르고 있는 모습을 위에서 내려보면서 미켈 코치가 이마를 긁었다.
“내일이 결승이야. 적당히 하고 쉬라고 말했을 텐데?”
“적당히 했어요. 평소보다 5km는 덜 뛰었고, 훈련 세트도 평소의 반 밖에 안 했는 걸요.”
“적당히 하라는 말에 변명처럼 그런 설명들을 늘어놓는 것 자체가 이미 적당히란 수준을 넘은 게 아닐까?”
“그것도 그렇네요.”
미켈 코치의 예리한 지적에 겸연쩍은 듯 어깨를 으쓱이며 몸을 일으킨 재혁.
“긴장되나?”
그런 재혁을 조용히 내려보던 미켈 코치는 낮은 목소리로 물었고.
“제가요? 설마요.”
재혁은 간단히 대꾸하며 웃었다.
마치 그런 일이 실제로 존재하겠냐라는 듯이 말이다.
어깨를 으쓱이는 재혁을 향해 미켈 코치는 재차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경기 전날에 가볍게 몸을 푸는 정도라면 평소의 너와 다를 바가 없었겠지만···, 평소의 너였다면 양말이 엉망이 될 정도로 뛰진 않았겠지.”
“!”
“그리고 정강이 보호대도 이런 곳에 흘려 놓지 않았을 테고. 잃어버리지 말고 잘 챙겨둬. 내일 써야 하잖아?”
바닥을 뒹굴고 있는 자신의 정강이 보호대를 미켈이 건네준 것에 고개를 꾸벅이며 고맙다는 말을 전한 재혁은 보호대를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앉아 있다가 서서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고, 상기된 뺨을 긁적인 뒤 읊조렸다.
“솔직히 저는 아직도 실감이 안나요.”
“챔피언스 결승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사실이?”
“제가 이곳에 있다는 것 자체가요.”
“뭐?”
그게 무슨 소리냐고 되묻는 미켈의 눈썹이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꼬였으나, 재혁은 계속해서 자신이 할 말을 이었다.
“지금은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로서 이곳에 있지만, 언제라도 훈련이나 시합 중 회복하지 못 할 부상을 당할 수도 있어요. 혹은 기회를 얻지 못 해 그대로 빛을 잃던가요. 이유는 여러가지 있겠지만 어쩌면 저는 축구 선수가 아니라 트럭 운전수가 되어 일생을 보내고 있었을 수도 있겠죠. 그런데 저는 지금 유니폼을 입고 있고, 내일이면 전세계 사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경기를 뛰게 될 거예요.”
“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거냐?”
“그냥 이런 일이 있을 수도 있었다, 라는 가능성에 관한 말을 하는 거에요.”
말을 이어가며 모호한 얼굴로 뺨을 매만지던 재혁은 무언가를 회상하듯 조심스레 눈을 감았다.
이제는 거의 희미해진, 과거의 삶에 대한 기억이 뇌리를 스치고 간 것이다.
다만 그런 재혁의 머릿속을 읽을 수 없었던 미켈은 여전히 뚱한 얼굴로 그를 지켜보고 있었고, 재혁은 미켈에게 옅은 미소를 보인 후 말을 하다가···.
“참 알 수 없는 일이에요. 아니죠, 꿈 같은 일이죠. 사실 아직도 제게 자격이 있는 지도 잘 모르겠지만···.”
“재혁아.”
“네?”
“너도 긴장이란 걸 하긴 하는 구나.”
“···예?”
짧지만 정곡을 정확히 찌른 미켈의 단호한 한 마디에 자신도 모르게 되물었다.
그런 재혁을 향해 짧게 혀를 찬 미켈이 계속 말했다.
“마냥 어른스러운 줄 알았더니. 큭큭, 이제 보니 그냥 늙은 척하는 어린 꼬마였어. 아무리 대단해 보여도 사실 속에 있는 건 아직 20살도 되지 못한 어린 꼬마란 소리지.”
“그걸 어떻게 확신하세요?”
“네가 두 번을 살아도 지금 내 나이가 되질 못하니까, 그런 내가 하는 말이니까 오해하지 말고 들어라.”
“···.”
글쎄요,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것을 한 차례 꾹 참은 재혁은 미켈에게 고개를 끄덕여 보였고, 미켈은 그런 재혁을 향해 진지한 얼굴로 천천히 말문을 열었다.
“그런 종류의 사람들이 있지. 큰 무대를 눈앞에 두면 과연 자신에게 자격이 있는 걸까, 라던가. 내가 저곳에서 정말 제대로 활약 할 수 있을까, 라는 의심 섞인 의문들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말야.”
“저는 그런 게 아니라···.”
“그래서 그런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그런 고민을 하곤 해. 당장 찾아올 순간을 어떻게 하면 피할 수 있을까, 라는 고민을 말이지. 지금 내 앞에 있는 너처럼 말야. 그리고 몇 년 전의 내가 그랬지.”
“그러니까 제가 말하려는 건 분명 다른···.”
“아니. 똑같아. 지금 이 자리에 있는 네 존재를 부정하려고 하고 있는 거잖아?”
“···!”
“과거에 무엇이 있었던, 현재의 네가 어떻던, 중요한 건 지금 네가 이 자리에 있다는 거야.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긴 대화는 아니었다.
오히려 대화 속에 함축되어 있는 의미들을 생각해본다면 둘이 나눈 대화는 굉장히 짧았다.
하지만 짧았음에···.
“후아!”
재혁은 어째선지 속이 후련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어 짧게 숨을 토해내며 몸을 일으켰다.
아니, 단순히 후련해지는 게 아니었다.
‘지금까지 안고 있던 고민의 대부분이 해소되는 느낌이다.’
과거로 회귀한 첫 날부터 안고 있던 고민이었다.
왜 자신이 돌아왔고, 왜 자신이 이 자리에 있게 된 걸까.
혹시 이 모든 것들은 결국 언젠가 또 한 번 때가 찾아오게 되면 전부 무너지게 되는 것이 아닐까, 라는 고민은 밤이고 낮이고 항상 그를 괴롭혔던 것이다. 그리고 그 고민은 결승이란 무대와 함께 그가 준비한 한 가지를 앞에 두고서 강하게 그의 머릿속을 옥죄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미켈 코치가 말한 것처럼 중요한 것은 지금 자신이 이 자리에 있다는 거니까.
그러니까···.
“꼭 이겨야겠네요. 이번엔 저도 결혼까지 해보고 싶거든요.”
“그래, 그래야지. 꼭 이겨야···, 뭐?!”
“코치님께도 청첩장 드릴 거니까, 기대하고 계세요. 아 혹시라도 거절당하면 그대로 전부 끝이니까. 괜히 다른 사람한테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겨, 결혼이라니 그게 무슨 말이야? 최재혁!”
자신이 할 말만 하고 떠나는 재혁의 등을 향해 미켈이 손을 뻗으며 소리쳤으나 재혁은 그 모습 그대로 사라졌다.
그렇게 혼자 남게 된 자리에서 머리를 긁적이던 미켈은 슬쩍 주변을 둘러보더니 한숨을 토했다.
“나아지라고 조언을 해줬더니, 스스로 지옥길로 향하는군. 괜히 날 원망하진 마라. 뭐, 내 결혼 생활이 행복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또 다른 문을 연다는 것은 또 다른 책임감과 의무가 생긴다는 의미였으니까.
미켈은 잘 정돈된 훈련장을 한 차례 살핀 후 숙소로 향했고 곧장 휴대폰을 꺼냈다.
정해진 건 아니지만 가능하다면 양복은 미리 준비해놓는 편이 좋았으니 말이다.
그렇게 많고 다양한 사람들의 꿈이 깃든 밤이 지났고, 마침내 날이 밝았다.
< 181. 꿈 > 끝
ⓒ 권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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