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6. 2대0 >
재혁의 분위기가 바뀌자 필드 위에 변화가 찾아왔고, 그 변화를 가장 먼저 알아차린 선수는 다름아닌 재혁과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이었다.
아주 미세한 차이였으나 공을 지키는데 성공하고 전방을 뚫어내며 이동하는 재혁의 모습을 통해 선수들은 가느다랗지만 호흡이 통할 숨구멍이 열린 것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은 그 통로를 잃지 않기 위해 재혁의 움직임에 맞춰 서둘러 발을 움직이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측면 열린다! 찔러줘!”
“난 중앙 파고들거야! 여기도 봐!”
“최대한 넓게 오버래핑한다! 파고들 공간은 많아!”
재혁을 중심으로 펼쳐질 수 있는 가능한 많은 선택지를 열어주는 것.
지금까지 자리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던 선수들은 다양한 빌드업을 통해 상대 진영을 부수는 맨체스터 시티만의 플레이를 비로소 후반전에서야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모습을 중계석에 앉자 지켜보던 존위 해설은 이채가 떠오른 눈으로 경기장을 내려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드디어 맨체스터 시티가 맨체스터 시티다운 공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공격은 위건 입장에서 제법 위험할 수도 있겠어요.”
“맨시티다운 공격이요?”
“단순히 선수들이 뛰어나기 때문에 맨체스터 시티가 지금까지 강세를 보인게 아닙니다. 상대 팀이 미처 대응할 수 없는 다양성과 패턴들. 그게 과르디올라 감독이 짜놓은 무적의 맨체스터 시티였죠. 하지만 전반전 내내 상대의 맞불 전략에 휘둘리는 바람에 그 특색을 보여줄 수 없었던 맨체스터 시티가 마침내 제자리를 찾은 겁니다. 폭풍 속에서 홀로 흔들리지 않고 있던 최재혁 선수를 중심으로 말입니다.”
“···!”
“이번 공격이 과연 어떻게 끝이 날지 기대되는 상황 속에서 최재혁 선수, 계속해서 드리블을 치고 나가다가 마침내 패스를 뿌렸습니다!”
해설자의 말과 동시에 뻐엉, 재혁의 발끝을 떠난 공이 하늘 위로 떠올랐고, 한 차례 포물선을 그렸던 공은···.
‘드디어 여기까지 왔구나!’
아구에로의 발밑으로 가볍게 떨어졌다.
오늘 경기를 뛰면서 공을 터치한 횟수가 총 다섯 번이 되지 않았던 아구에로는 오히려 공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오자 어색함에 쓰게 웃었으나 이내 표정을 고쳤다.
지금 그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지나간 시간이 아닌, 바로 지금처럼 공을 가지고 있는 이 순간이었으니까.
‘그러니 고민할 시간도 아깝다!’
사락, 재빨리 공을 받아냄과 동시에 몸을 상대 골대를 향해 돌린 아구에로는 눈앞에 들어오는 상대 수비수들을 확인하면서 드리블을 치고 나아갔다.
공을 잡기 전까진 그 어떤 선수들보다 상대하기 까다로웠지만, 이제 자신의 발밑에 공이 들어온 이상, 움직임에 망설임을 남길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공을 소유하고 움직이기 시작한 아구에로의 활동량이 살아나자 이번엔 측면을 달리던 사네와 스털링의 영향력도 같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고, 그 모든 과정을 건너편에서 지켜보고 있던 위건의 선수들은 입술을 꾹 깨물고 눈빛을 불태웠다.
‘괜찮아. 상대는 아주 약간, 미미한 상승 기류를 탄 것일 뿐이다.’
‘그러니까 이번 공격만 틀어막을 수 있다면, 오늘 경기는 완벽히 우리 것으로 가져갈 수 있어!’
마치 생존을 위해 사지를 꿈틀거리는 것처럼, 위건 선수들의 눈에 맨시티 선수들의 움직임은 최후의 발악과 크게 다를 게 없어 보였다.
아니, 오히려 그것보다 더더욱 가소롭게 느껴졌다.
모든 걸 잃어가는 상황에서 불태울 수 있는 최후의 시도란 결국 막히는 순간 모든 걸 잃을 게 확정된 것과 다를 게 없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생존을 위해 온몸을 비트는 것은 상대만 그런 게 아니었다.
자신들도 오늘 경기를 위해 목숨을 걸고 있던 것이다.
결과를 위해 이것만 틀어막으면 된다.
그런 공통된 생각이 위건 수비수들 머리를 떠돌았고, 곧장 압박에 참여하면서 수비를 시작했다.
아무리 뜨겁게 타오를 불꽃이라도 결국 심지를 잘라낸다면 더 이상 타오를 수 없게 될 것이니.
그 흐름을 자른다.
그러기 위해선···.
‘이 공을 걷어내야 해!’
콰득!
‘!’
위건의 센터백 더클리가 거칠게 다리를 뻗으면서 인상을 잔뜩 구겼다.
객관적으로 그가 아구에로를 기술적인 수비로 막아낼 수 있을리 없었으니, 거칠지만 피지컬을 이용한 수비에 나서기 위해 몸을 내던진 것이다.
그런 더클리의 육탄 수비에 아구에로는 한 차례 당황했지만 이내 침착하게 공을 옆으로 흘렸다.
마침 그의 옆에는 팀내 최고의 재능들 중 한 명인 케빈이 위치하고 있었기에 돌아갈 길이 항시 존재했던 것이다.
뒤꿈치로 간신히 공을 흘려 보내는 바람에 밸런스를 잃은 아구에로는 바닥으로 쓰러졌지만, 넘어지는 와중에도 신뢰가 가득 실린 눈빛으로 공과 케빈을 바라보았고, 그런 아구에로의 패스를 이어 받은 케빈은···.
뻐엉!
곧장 낮게 깔리는 빠른 패스를 상대 진영 깊숙히 찔러 넣었다.
선수들은 잔디 위를 훑으며 날아가는 공의 진행 방향을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돌렸고, 각기 다른 표정을 선보이면서 미간을 모았다.
위건의 4백과 골키퍼 사이, 그 틈을 파고 드는 패스는 분명 이어진다면 치명적인 패스가 될 수 있었겠지만···.
‘이건 막았다!’
그 위치가 너무 깊었기 때문에 스털링에게 공이 이어지기 전에 잘릴 모양새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특히 패스를 직접 찔러준 케빈은 공이 발을 떠나는 순간 느껴진 감각에 붉어진 얼굴로 한숨을 토해낸 뒤 입술을 깨물었다.
‘이 기회를 날리다니···!’
어쩌면 다시 오지 않을 찬스였는데.
하필이면 가장 중요했을 순간에 힘 조절에 실패하면서 패스 거리가 그가 예상한 것보다 길게 뻗어나간 것이다.
궤적 자체는 분명 완벽했거늘.
케빈의 패스를 쫓으면서 달리던 스털링은 애매한 거리에 떨어지는 패스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리더니 천천히 다리에 힘을 풀기 시작했다.
어차피 놓칠 패스라면 다음을 위해 힘을 축적하는 길을 택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스털링을 향해 뒤에 있던 누군가가 소리를 내질렀다.
“아직 안 끝났어! 멈추지마!”
“···!”
중원에 위치해 있던 재혁.
그가 힘을 풀려는 스털링을 향해 고함을 내지르면서 계속 달릴 것을 종용했고, 그의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반응한 스털링은 멈추려던 다리에 다시 속도를 붙였다. 그리고 그런 스털링의 대쉬를 확인한 위건의 골키퍼, 월턴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떠올랐다.
‘포기한 게 아니었어?!’
스털링이 속도를 줄이는 것을 확인하고 여유있게 공을 처리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또 다시 달리기 시작한 스털링을 보면서 월턴 골키퍼의 머릿속이 한 차례 꼬였고, 결국 그는 안정적으로 공을 처리하는 것보단 일단 바깥으로 걷어내는 선택을 취하면서 굴러오는 공을 그대로 차버렸다.
어느 누구를 향한 패스도 아닌, 말 그대로 걷어내는 식으로 말이다.
그런 공의 꽁무니를 쫓아 선수들은 고개를 들다가···.
“?!”
낯빛이 바뀌었다.
공이 낙하할 위치에 누구보다 먼저 자리를 잡고 있는 한 선수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바람결에 펄럭이는 등번호 88번을 등에 달고 있는 최재혁.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 자리를 잡고서 공을 기다리고 있는 재혁의 모습을 보면서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린 위건 선수들은 황급히 수비 라인을 재정렬하기 시작했고, 리바운드를 재혁이 받아낼 것이란 확신이 떠오른 맨시티의 선수들은 다시금 멈췄던 발을 움직여 공간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떨어지는 공을 발등에 붙이려던 재혁을···.
“쉽겐 안 돼!”
방해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안토루가 튀어 나왔다.
모두가 예상하지 못 했지만, 재혁이 공을 받게 될 것이라 확신했던 안토루는 그의 주변을 머물면서 다시 찾아온 이번 기회에 어떻게든 재혁을 막겠다는 의지로 그를 향해 달려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안토루의 의지는 너무도 가볍게 꺾였다.
공이 발등에 붙기 무섭게 뒤로 빼면서 이루어진 턴터치.
그 짧고 간결한 동작에 안토루는 이번에도 재혁을 막지 못하고 벗겨지고 말았고, 뒤로 넘어간 안토루를 힐끗 살핀 재혁은 곧장 시선을 정면으로 옮긴 후···.
파앙!
깔끔한 동작으로 패스를 찔러 보냈다.
낮고 빠르게, 그리고 정확하게 날아간 공.
그 공을 향해 발을 뻗던···.
“나이스 패스!”
맨체스터 시티의 사네의 입가에 마침내 함박 웃음이 꽃폈다.
그동안 끊임없이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하던 그를 향해 재혁이 정확한 패스로 라인 브레이킹에 맞춘 패스를 보내준 것이었고, 덕분에 터치와 동시에 뒷공간을 파고들 찬스를 만들 수 있었던 사네는 자신의 장기를 십분 살린 쾌속 질주를 시작할 수 있었기에 만족스럽게 웃을 수 있던 것이었다.
그 탓에 애써 짜두었던 위건의 후방 라인이 완전히 무너졌고, 센터백인 번과 던클리는 다급한 목소리로 동료들을 향해 소리쳤다.
“얼른 내려와! 내려와서 막아야 해!”
“파워, 몰세이! 내려오면서 마크를 놓치지마!”
“놓치지 말라고? 누구 맘대로?”
그런 위건 선수들의 외침을 들으면서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은 자신감이 차오른 얼굴로 미소를 보이면서 달렸다.
그동안 흐름이 꼬여 상황에 얽매여 있던 것이지, 개인 능력으론 상대를 압도하지 못 할 자신들이 아니었으니까.
게다가 지금까지 그들은 자신의 개인 능력에만 기대어 경기들을 이겨온 게 아니지 않던가.
여태까지 잊고 있던 것들이 하나둘 머릿속에 떠오르기 시작한 선수들의 행동엔 활력이 담기기 시작했고, 마침내 그 중심에 선 아구에로가 손을 번쩍 들면서 중앙을 파고 들었다.
상대 수비수 두 명을 끌어낸, 완벽한 중앙 침투.
순간적으로 마크까지 따돌린 치명적인 침투를 허용한 위건의 수비수들은 간담이 서늘해졌다.
이대로 만약 패스가 아구에로에게 향한다면 어떤 결과가 찾아오게 될지, 미리 머릿속으로 상상해본 것이었다.
그 암울한 미래를 어떻게든 막아내기 위해 아구에로를 쫓아 수비수들은 전력을 다해 달렸고, 이어지는 상황을 끝까지 지켜보던 사네는 입가에 미소를 띠면서···.
“열렸다.”
투웅.
“?!”
가볍게 공의 방향을 꺾어 패스를 아구에로가 아닌, 뒤늦게 박스 안으로 침투하고 있는 케빈에게 보내주었다.
미끼 플레이.
‘좋은’ 침투를 시도하는 아구에로를 미끼로 ‘더 좋은’ 위치를 찾아가는 케빈을 열어주는 플레이에 위건 수비수들은 완전히 당하고 만 것이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위건 선수들이 발길을 돌렸으나, 이미 공은 케빈의 오른발에 닿은 상황.
일단 짧은 터치로 슈팅 각을 조정한 케빈은 골키퍼의 위치까지 완벽하게 파악한 뒤 정확한 슈팅을 때렸고, 그대로 휘감긴 케빈의 슈팅은 위건 선수들이 바라볼 수밖에 없는 각도로 파고들면서 골망을 철썩였다.
드디어 한 점.
마침내 한 점을 복구한 것에 기뻐할 법도 하건만, 맨시티의 선수들은 그대로 바닥에 구르고 있는 공을 가지고 센터 서클로 올라가면서 서로를 향해 외쳤다.
“이제 시작이야! 아직 끝나려면 30분은 더 남았어!”
“동점이 목표가 아니다! 이기는게 목표다!”
“얼른 돌아와! 다시 자리 잡아!”
그들의 말처럼 이제 2대1.
아직도 점수로는 지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세레머니를 치를 정도의 여유가 그들에겐 없었던 것이다.
당장 골을 넣은 케빈부터가 세레머니에 대한 생각을 전혀 하지 않고 있을 정도였으니.
다른 선수들도 재빨리 자리로 돌아와 경기 재개를 서둘렀다.
하지만 위건의 입장에선 어떻게든 분위기를 다시 돌리기 위해 경기장 분위기를 늦춰야 할 필요가 있었고, 자신들의 소유로 시작된 경기에서 공을 후방으로 돌리면서 안정화 작업을 시도했다.
허나···, 지금까지 위건이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이점을 가져갈 수 있었던 부분은 절대로 후방이 탄탄하기 때문이 아니었다는 것.
그 기초적인 판단 실수로 인해 위건은 또 한 번 위기 상황을 맞아하게 되었다.
최후방에 있던 공이 중원으로 이어지던 중, 그 패스의 맥을 재혁이 슬라이딩 태클로 끊어내면서 오히려 후방에서 역습을 허용하게 되는 그림을 그리고 만 것이다.
재혁은 이번에도 재빠른 판단을 내리면서 공을 찔렀고, 상대 센터백 사이를 파고 드는 아구에로의 발밑을 정확히 따라가는 패스를 성공시키면서 또 한 번의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냈다.
순식간에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게 된 아구에로.
그는 재혁이 보낸 패스의 결을 따라 이동하다가 톡, 가볍게 공을 차넘겼고, 아구에로의 슈팅각을 좁히기 위해 바깥으로 뛰쳐나왔던 월턴 골키퍼는 자신의 머리 위로 넘어가는 공을 향해 손을 뻗어 보았지만 아쉽게도 높은 포물선을 그린 공을 쳐낼 수 없었다.
결국 그렇게 보낼 수 밖에 없었던 공은 다시 한 번 골라인을 넘었고···.
“동점! 마침내 동점! 결국 맨체스터 시티가 기울어져 있던 경기의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는데 성공했습니다!”
“축구에서 가장 위험한 점수가 2점차라는 말이 왜 있는지, 많은 팬들이 오늘 경기를 통해 실감할 수 있겠군요!”
“정말 대담합니다. 저기서 로빙슛이라니요. 오늘 아구에로 선수의 집중력이 극에 달한 듯 보이는데요?”
“그 전에 정확하게 이어진 최재혁 선수의 패스를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죠. 상대 패스 길을 완벽하게 읽고 끊어낸 부분부터 시작된 슈퍼 플레이가 오늘 맨체스터 시티를 벼랑 끝에서 구원해주었습니다!”
“아, 위건 선수들. 표정이 좋지 않아요. 좋을 수가 없죠. 2점차로 기분 좋게 앞서나가던 중 순식간에 따라잡힌 상황이거든요. 하지만 이럴수록 정신을 차려야겠죠?”
“맞습니다. 아직 경기가 끝난게 아니거든요.”
캐스터의 말에 존위 해설이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경기는 끝난 게 아니었다.
승부는 90분이 모두 지난 후에 결정되는 것이었으니까.
그렇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가정을 존위 해설은 머릿속으로 떠올리면서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니까 위건 선수들은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합니다. 지금은 동점이지만 이대로 계속 흔들린다면 오히려 조련당할 겁니다. 성난 폭풍을 완벽하게 이해한 항해사에게 말이죠.”
존위 해설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다시 재개된 경기.
그렇게 90분까지 진행된 경기는···.
***
삑, 삑, 삐이이익!
마침내 울린 심판의 휘슬 소리와 함께 90분이 모두 지났다.
쉬지 않고 달리던 선수들은 발을 멈췄고, 그 사이에 섞여 있는 안토루도 발을 멈추고 고개를 들어 전광판을 찾았다.
이마에서 턱밑으로 흐르는 땀이 눈에 닿으면서 그를 괴롭혔지만, 안토루는 개의치 않고 전광판에 떠오른 점수를 확인하곤 쓰게 웃었다.
눈이 쓰린 것보다, 그의 가슴을 파고든 한기가 더 쓰렸으니까.
‘결국···, 여기서 끝나는군.’
한숨을 길게 푹 내쉰 안토루는 그렇게 멈췄던 발걸음을 옮겼고, 잔디 위에 쓰러질 듯이 누워 있는 선수를 향해 손을 뻗으며 말했다.
“이긴 거 축하한다, 재혁아.”
< 146. 2대0 > 끝
ⓒ 권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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