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아온 미드필더-133화 (133/225)
  • < 133. 첫 번째 왕관 >

    “쿼드러플이라고?”

    재혁의 말을 들은 케빈은 순간 멍한 얼굴로 재혁을 바라보다가 화들짝 놀란 목소리로 얼굴까지 붉혀가면서 계속 말했다.

    “아직 뭐 하나 제대로 결정된 게 없는 상황인데 갑자기 쿼드러플이라니! 그건 전제부터가 트레블을 달성한다는 생각을 깔고 가는 거잖아? 그런 생각을 떠올리기엔 우린 아직 이르다고!”

    “그런가요?”

    “당연하지! 당장 지난 시즌만 생각해도···!”

    말을 이어가던 케빈의 입이 순간 움직임을 멈췄다.

    무관으로 넘겨야 했던 지난 시즌과 그 전 시즌은 케빈에게 있어서 굉장히 힘들었던 시즌이었기 때문에 다시금 그때를 기억하려니 쉽게 입이 열리지 않던 것이다.

    분명 개인적인 커리어로는 발전을 거듭한 시즌이었지만, 팀적인 부분에서 본다면 이룬 게 거의 없었던 지난 시즌들이었다.

    아쉽게도 준우승에 머물거나 간신히 들어올린 우승컵도 리그 컵에서 거둔 승리가 전부였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뻐하기도, 슬퍼하기도 참 애매했던 시즌들이었기에 혹시라도 올해도 말을 잘못 떠들었다간 부정이 탈까 싶어 입을 조심했던 것인데···.

    그런 케빈을 앞에 두고서 재혁은 당당하게, 그리고 또렷하게 말했다.

    “하지만 자신은 있잖아요? 올해는 어떻게든 무엇이라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 말예요.”

    “!”

    이에 케빈은 무어라 대답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로 뺨만 붉히고 있다가 이어지는 재혁의 목소리에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물론 과한 자신감은 경계해야하는 게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계점을 너무 낮게 잡아도 문제라고 전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기왕이면 기대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다 많이 기뻐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좋지 않겠어요?”

    “기대하고 있는 사람들···?”

    “네.”

    케빈의 흐린 말끝에 재혁은 빙그레 미소를 떠올리며 대답했다.

    “경기장에서 묵묵히 응원해주고 있는 팬들 말예요. 팬들이 즐거워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거잖아요? 쿼드러플을 달성하겠다는 목적의 이유도 그것 때문이었어요. 제 자신의 개인적인 목표가 아니라, 모두가 꿈꿀 수 있는 목표. 물론 그 모두라는 단어엔 케빈도 포함되어 있고요.”

    “나도?”

    “팀인데 당연하잖아요? 애초에 쿼드러플이라는 목표를 저 혼자 달성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말예요. 그리고 또···.”

    씨익, 입가에 떠올린 미소를 더욱 짙게 만든 재혁이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케빈에게 장난스레 양손을 펼쳐보이면서 말했다.

    “앞으로 저라는 에이스가 빠지게 될 경기들이 분명 있을 텐데, 그럴 땐 저를 대신해서 케빈이 활약해줘야 하니. 절대 뺄 수 없죠.”

    “호오, 이 꼬맹이 녀석. 최근 기세가 올랐다고 말을 제법 재밌게 하는데?”

    “그럼 그렇게 기죽고 있질 말던가요. 이래서야 제가 출장하지 않는 날 맘편히 쉴 수 있겠어요?”

    “후후, 그래. 아주 그냥 푹 쉬게 해주마. 그러다가 선수가 아니라 관중이 되어도 난 모른다.”

    “매 경기를 VIP석에서 지켜보는 주급 받는 관중도 제법 재밌을 것 같지 않아요?”

    진지했던 분위기는 순식간에 눈녹듯이 사라졌고, 훈련장에 도착하게 된 두 사람은 훈련 전 몸을 풀기 위해 스트레칭을 시작하면서 더 이상 쿼드러플에 대한 이야기는 나누지 않았다.

    하지만 이야기만 입으로 떠들지 않고 있을 뿐, 케빈은 입이 조용해진만큼 머릿속으로 그에 대한 생각을 조금 더 진중하게 떠올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너무 웅크리고 있을 필요는 없어. 자만이 아닌 자신감인 거니까.’

    우승을 확정 짓는 게 아닌, 목표를 높게 잡는 것.

    모티베이션에 자극을 주는 행동은 분명 나쁜게 아닐테니까.

    거기까지 생각을 이어갔던 케빈은 더 이상 그에 대한 고민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대라는 새로운 감정을 담아넣기 시작했고, 최선을 다해 훈련에 임하면서 더 이상 고민이라는 감정의 흔적을 남겨두지 않았다.

    그리고 그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던 과르디올라 감독은 흥미롭다는 얼굴로 그를 지켜보며 중얼거렸다.

    “케빈의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갔는데? 좋은 일이라도 있나?”

    “글쎄요. 훈련장에 오기 전에 재혁이랑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건 봤는데···.”

    “재혁이랑?”

    재혁이라는 이름을 듣게 된 과르디올라 감독의 표정이 기묘하게 변했고, 그에 따라 코치도 재차 고개를 끄덕이더니 콧등을 긁적이며 말했다.

    “네. 제법 진지한 얼굴로 대화를 나누던 것 같았습니다. 그렇게 표정이 굳어 있더니···, 지금은 또 저렇네요.”

    “흐음.”

    “혹시 마음에 걸리시는 일이 있나요?”

    코치의 물음에 과르디올라 감독은 작게 고개를 저어보인 후 별 일 아니라고 대답했고, 다음 훈련 세션을 진행하기 위한 준비를 코치에게 부탁했다. 그에 코치는 곧장 알겠다고 대답하며 자리를 떠났고,

    홀로 남게 된 과르디올라 감독은 한 손으로 턱을 매만지며 생각했다.

    ‘재혁이 녀석, 아무래도 케빈한텐 말을 한 것 같군.’

    지난 밤, 재혁과 나누었던 대화.

    훈련이 끝나고 따로 재혁을 불렀던 과르디올라 감독은 재혁에게 선택을 내릴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당장 다음 주부터 진행될 리그 컵 경기 일정에 참여하고 싶은지, 아닌 지를 말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아직 그의 몸이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박싱데이까진 최대한 로테이션을 유지하기 위해 재혁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지만, 4개 대회를 한 번에 진행해야 하는 현재 상황에선 선수 선발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였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 중 가장 먼저 고려한 인물로 재혁을 꼽았던 것이다.

    다른 선수들이라면 모르겠지만, 아직도 성장해야 할 재혁에겐 무리한 일정보단 필요한 일정이 더 중요했으니까.

    그래서 직접 재혁에게 선택할 기회를 주었던 것이고, 거기에 재혁은···.

    ‘쿼드러플이라는 답장을 내놓았지.’

    지금 다시 생각해도 어이가 없었는지 과르디올라 감독은 큭큭, 실소를 흘리다가 눈을 돌려 재혁을 찾았다.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천진난만한 웃음을 띠며 훈련에 임하고 있는 재혁을 말이다.

    저 얼굴을 보고 있자니 오묘한 감각에 연신 입술을 씰룩였다.

    ‘어린 녀석이 안에는 능구렁이 한 마리가 똬리를 틀고 있는 것 같단 말이지.’

    그러면서 재혁과 처음 만났던 날을 떠올렸던 과르디올라 감독.

    그땐 분명 자신이 그에게 트로피를 선물하겠다고 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입장이 바뀌어 재혁이 그에게 더 큰 것을 약속하고 있었다.

    클클, 넋을 잃은 실소를 흐리던 과르디올라는 사무실을 떠나기 전 재혁이 했던 말을 기억하면서 트레이닝 복의 깃을 고쳤다.

    ‘하지만 쿼드러플도 결국 다른 세 개의 트로피가 확정됐을 때나 가능한 것. 그저 모든 게 확정되기 전까진 최선을 다할 뿐이라는 재혁의 그 말은···, 과연 저게 정말 이제 영국에서 첫 시즌을 치르는 선수인지 의심이 드는군.’

    지금 생각한 말을 다르게 해석한다면 그만큼 재혁의 존재가 든든하다는 의미이리라.

    과르디올라 감독은 한 때 그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 선수를 기억하면서 천천히 다음 훈련 장소로 발을 옮기다가···.

    “이렇게 되면 그 꼬마들을 만나게 되는 것도 간만이겠군. 이거 기대되는 걸.”

    반가운 얼굴들을 다시 보게 될 것에 은근한 미소를 떠올렸다.

    ***

    와아아아···!

    관중 사이에서 크게 울려퍼지는 함성 소리는 끝없이 이어졌다.

    아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맨체스터 시티와 브리스톨 시티와의 리그 컵 준결승전.

    현재 그 1차전이 에티하드 경기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이었고, 그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맨시티의 팬이라면 당연히 흥분할 수밖에 없었으니까 말이다.

    해당 경기를 중계하고 있는 캐스터와 해설자들도 믿기 힘들다는 듯, 상황을 설명하면서 감탄사들을 끊임없이 토해냈다.

    “맨체스터 시티, 정말 대단합니다! 전반전에 그랬던 것처럼, 후반전에서도 상대를 완벽하게 압도하고 있어요! 점수 차이가 벌써 3점입니다! 이건 뒤집기 힘들겠는데요?”

    “뒤집기만 힘든 게 아닙니다. 분위기부터 시작해서 모든 게 맨체스터 시티 쪽에 크게 기울은 상황이죠.”

    해설자는 캐스터의 말을 곧장 받으면서 오늘 나온 선수들의 선발 명단을 찾았다.

    그 중에서도 다시 읽어 봐도 믿기 힘든 맨체스터 시티의 선발 명단을 말이다.

    한 명, 한 명의 생소한 이름의 선수들을 쭉 읽어내려가던 해설자는 그가 놀랄 수밖에 없었던 사실에 대해 언급하면서 계속 말했다.

    “오늘 맨체스터 시티에서 선발 출장한 선수들의 평균 나이가 19.8세에요.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가 21살인 사네란 말이죠. 이게 무슨 의미냐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오늘 성인 2군도 아닌, 유소년 팀에 속해 있는 선수들을 주축으로 경기를 준비해왔다는 겁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건 이 전력으로도 상대를 완벽하게 압도하고 있어요.”

    “혹시 브리스톨 시티도 2군을 준비해 왔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을 것 같아 언급하자면 브리스톨 시티는 리그 컵에 욕심이 있기 때문에 오늘 준비할 수 있는 최상의 전력을 꺼내들었죠?”

    “그렇습니다. 오히려 지난 경기에서 주축 선수들을 쉬게 하고 오늘 경기를 준비할 정도였죠.”

    캐스터의 흥분한 목소리에 크게 고개를 끄덕인 해설자는 준비한 말을 끊지 않고 이었다.

    “그렇다고 브리스톨 시티가 아주 약한 팀이냐고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니거든요. 비록 지금은 챔피언쉽에 머물고 있지만 현재 승격에 가까운 팀들 중 하나이고, 또 8강에서 만난 맨유를 이기고 다음 라운드에 올라왔을 정도의 팀이니 분명 저력이 있는 팀이 분명한데···.”

    “그런데 지금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는 맥을 못추리고 있네요. 하멜 해설자님께선 현재 이 상황이 왜 벌어지고 있다고 보십니까?”

    “아무래도 역시 가장 큰 이유는 지금 공을 잡고 있는 저 선수 때문이겠죠.”

    하멜 해설자는 현재 중계 카메라에 비추어지고 있는 선수를 바로 가리켰고, 캐스터의 눈이 손가락을 따라 이동한 뒤 해설자가 가리키는 선수를 발견하곤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답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최재혁 선수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저는 저 선수가 없다면 지금 이 구도의 성립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구도의 성립이요?”

    “네. 바로 지금 같은 플레이를 말하는 겁니다.”

    잠시 말을 끊으며 이어지는 재혁의 플레이를 지켜보던 해설자는 중원에 머물면서 마킹이 비어 있는 선수를 찾아 귀신같이 패스를 찔러주는 재혁을 모습을 설명하며 그의 플레이를 칭찬했고, 캐스터는 재혁의 패스 이후에 연결되는 플레이를 쭉 설명하다가 마지막 슈팅이 아깝게 골대 밖으로 향하는 것에 아쉬움에 찬 탄식을 흘렸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도 잠깐이었을 뿐.

    코너킥을 준비하기 위해 코너 플래그 옆에 선 재혁을 발견한 해설자는 눈동자를 반짝였다.

    무언가 터질 것 같다.

    그런 기분이 든 탓에 은은한 흥분감이 눈빛에 스며든 것이다.

    그리고 그런 해설자의 기대는···.

    철썩!

    공이 골망을 파고들면서 정확하게 들어맞았다.

    재혁의 코너킥 이후 공중에 떠오른 공을 브라함 디아즈가 정확한 헤딩으로 각도를 꺾으면서 골망을 흔든 것이다.

    캐스터는 맨체스터 시티가 또 한 번 득점에 성공하자 마이크를 붙잡고 잔뜩 흥분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고오오올! 경기가 거의 다 끝나가는 이 시점에서 맨시티는 집중력을 잃지 않고 또 한 점을 성공시키면서 점수를 4점 차까지 벌려놓습니다! 아직 2차전이 남았지만 이정도로 흔들렸다면 브리스톨 시티의 입장에선 큰일이 난 것이나 다름이 없겠죠?”

    “큰일 수준이 아닙니다. 이건 거의 재난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하지만 최재혁 선수가 선발로 나올 것이 정해져 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재난은 예정된 재난이었다고 말하고 싶군요.”

    “예정된 재난이요?”

    “브리스톨 시티가 맨유를 이기고 올라온 건 사실입니다만, 그 승리는 역습과 빠른 전개를 통해 맨유의 중원을 무시하고 넘어갈 수 있었기 때문에 거둘 수 있는 승리였거든요. 하지만 맨체스터 시티는 달라요. 아니, 단순히 다른 수준이 아닙니다. 맨시티의 중원은 맨유 때 그랬던 것처럼 무시하고 넘어갈 수가 없거든요.”

    “왜 넘어갈 수가 없는 거죠?”

    “그건 맨체스터 시티엔 바로 최재혁 선수가 있기 때문이죠.”

    최재혁.

    다시 한 번 재혁의 이름을 부른 해설자는 오늘 경기에서 재혁이 보여준 플레이를 간단히 요약하는 것으로 그 이유를 설명했다.

    “중원에서 상대의 공격을 막는 제 1차 수비벽이 되면서도 동시에 공이 그의 발밑에 떨어진다면 그땐 바로 공격 전개의 뿌리가 될 수 있는 선수가 지금의 최재혁 입니다. 그야말로 이상적인 육각형 미드필더인 거죠.”

    “하지만 겨우 한 선수의 존재 유무가 경기를 이렇게까지 바꿀 수가 있습니까? 축구는 11명이서 하는 스포츠이지 않습니까?”

    캐스터의 합리적인 의문에 해설자는 일단 고개를 끄덕였으나, 그 의문에 대한 답이 될 수 있는 말을 바로 설명으로 붙였다.

    “11명이서 하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그 1명의 영향력이 더 거대한 겁니다. 왜냐면 그 한 명은 혼자 움직이는 한 명이 아닌, 나머지 10명을 하나로 묶어줄 수 있는 한 명이기 때문이죠.”

    “나머지 10명을 하나로 묶어요···?”

    “이 말의 의미를 가장 확실히 설명해줄 수 있는 자료가 이거겠군요. 한 번 확인해보시겠습니까?”

    펄럭, 해설자는 자신의 앞에 놓여 있던 종이 서류 한 장을 캐스터에게 넘겼고, 종이를 넘겨 받은 캐스터는 잠시간 조용히 자료를 살펴보다가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헛숨을 삼켰다.

    그리고 해설자를 향해 시선을 돌리며 눈빛으로 물었다.

    이게 정말 말이 되는 일이냐고.

    그런 캐스터의 의문에 해설자는 작은 미소가 떠오른 얼굴을 위아래로 끄덕이며 대답해주었다.

    “만약 한 선수가 자신만의 플레이를 위해 존재한다면 지금과 같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지만, 최재혁 선수처럼 모든 선수들과 패스를 교환하며 경기를 운영한다면···, 자신의 플레이에 팀을 녹일 줄 아는 선수라면, 그 한 명은 단순한 한 명이 아니게 되겠죠. 아까 말씀드렸듯, 한 명이지만 한 명이 아닌 11명과 같은 선수인 겁니다. 이런 특별함이 있기 때문에 지금의 맨체스터 시티는 맨유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팀을 구성할 수 있게 된거죠.”

    한 차례 말을 자른 해설자는 골을 넣은 선수를 축하해주다가 오히려 동료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고 있는 재혁을 바라보며 흐릿한 초승달을 입술로 그렸다.

    지금 그가 한 설명을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이해할 수 없을 지 몰라도, 경기를 함께 뛰고 있는 선수들은 다를 것이다.

    그들은 어느 누구보다 재혁의 존재에 대해 또렷히 느끼고 있을 것이고, 또 고마워 하고 있을 게 분명했다. 바로 지금 눈에 보이는 장면처럼 말이다.

    해설자는 그렇게 1차전을 성공적인 대승으로 마감한 맨체스터 시티를 칭찬하면서 중계를 마무리했다.

    “지난 시즌을 무관으로 끝냈던 맨체스터 시티가 과연 이번 시즌 몇 개의 왕관을 머리에 쓰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그럼 저희는 다음 경기에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며칠 뒤 이어진 2차전에서도 맨체스터 시티는 무난한 승리를 거두면서 그 누구보다 먼저 결승전에 자신들의 이름을 올렸고, 쿼드러플 중 그 첫 번째 왕관, 리그컵 결승전을 위해 런던으로 향했다.

    < 133. 첫 번째 왕관 > 끝

    ⓒ 권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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