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아온 미드필더-131화 (131/225)
  • < 131. 그렇게 완성되다 >

    가장 먼저 재혁의 압박을 받게 된 본머스의 프레이저가 공을 발바닥에 붙인 채로 인상을 구기며 입술을 끌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행동을 하려는 것인진 몰랐지만, 허세가 아니라 진심이 가득 담긴 압박에 자연히 미간이 찌푸려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프레이저는 공을 확실히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위해 공을 굴렸다.

    자신의 바로 뒤에 위치해 있는 다니엘스의 발을 향해서 패스를 찔러주는 방법을 이용하기 위해서 말이다.

    ‘네가 아무리 용을 써도, 라스트 써드는 완전히 우리 지역이라고!’

    투웅!

    아무리 재혁의 압박이 강하다 한들, 그의 달리기 속도가 공보다 빠를 순 없었기에 뒷공간을 완벽히 점유하고 있는 동료들 사이를 돌면서 공은 손쉽게 재혁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그렇게 다니엘스를 거쳐 아케, 스티브, 그리고 프란시스로 이어지는 사이드 체인지가 부드럽게 이루어지자 프레이저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다.

    ‘자, 어떠냐? 네가 아무리 발악해봐야 우리에게 넘어온 흐름만큼은 절대로 쉽게 내줄 생각이 없다고! 그냥 그대로 계속 멀어지는 공이나 쳐다 봐···, 어?!’

    미소가 떠올라 있던 프레이저의 얼굴이 그대로 굳었고, 그의 두 눈은 초점을 잃은 채로 차츰 떨기 시작했다.

    눈에 보이는 재혁의 움직임을 확인하면서 설마, 라는 생각을 떠올리던 프레이저.

    그는 계속해서 눈에 보이는 장면을 읽으면서 의문을 던졌다.

    설마···, 저녀석은···.

    ‘이런 상황에서도 공을 계속 쫓을 생각인 거냐?!’

    재혁은 공이 뒤로 물러난 순간에도, 반대편으로 전환된 상황에서도 발을 멈추지 않고 공을 쫓아 계속 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었던 프레이저는 입술을 깨물고 다리에 힘을 주었다.

    말도 안된다.

    아무리 저렇게 달린다 한들 공을 막을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런 생각을 계속해서 되뇌면서 달리던 프레이저는···.

    ‘마, 막아섰다!’

    재혁이 어떻게든 반대편에 위치해 있는 스타니슬라스의 앞을 막아내는 장면을 직접 눈으로 목격하곤 놀라 숨을 삼켰다.

    분명 패스의 속도가 느리지 않았거늘, 저 속도를 따라잡아 앞을 막아내다니.

    말이 되지 않는 현실에 프레이저가 당황한 것처럼 본머스의 다른 선수들, 특히 재혁을 앞에 두고 있는 스타니슬라스도 공을 가지고 이동하려다가 그의 앞을 가로막고 등장한 재혁을 발견한 뒤 숨을 삼키면서 눈을 좁혔다.

    ‘이 꼬마, 분명 방금 전까지 왼쪽 측면에 있지 않았던가? 그런데 여기까지 달려와서 날 막아서다니. 음? 그렇다면···.’

    꿀꺽, 침을 삼킨 스타니슬라스의 눈동자가 번득였다.

    그만한 거리를 단시간 내에 이동했다면 분명 어딘가 틈이 생겼을 것이고, 그렇다면 그 틈을 노려 뚫는 것이 다른 무엇보다 효율적인 방법이 될 터.

    생각을 정리하기 무섭게 스타니슬라스의 발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선수를 뚫는 드리블엔 자신이 없었지만, 경기의 흐름을 이어가는 패스만큼은 누구에게든 밀린다는 생각이 없었던 스타니슬라스는 자신의 장기를 선보일 수 있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몸을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우측면에 위치한 터치라인을 따라 공을 굴리던 스타니슬라스는 오른 발등으로 공을 짧게 밀어냄과 동시에 고개를 들었고, 눈으로 보이는 상황을 읽기 무섭게 그의 입술은 얇은 초승달을 그렸다.

    ‘역시! 그만한 거리를 그렇게 달렸는데 다리가 지치지 않을 수가 없지!’

    자신을 쫓아 이동하는 재혁의 위치는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좀 더 뒤쪽에 위치해 있었다.

    아니, 그냥 그곳에 위치한 게 아니었다.

    근육이 지쳐 빠른 터치 동작을 읽지 못하고 뒤로 쳐진 것이었다.

    상체는 앞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었지만 하체가 상체를 따라오지 못하고 뒤로 쭉 빠져있는 게 그 증거였다.

    거기까지 생각이 미친 스타니슬라스는 한결 편해진 마음으로 이동하는 공을 향해 떨어졌던 오른발을 재차 휘둘렀다.

    이만한 거리가 벌어져 있다면 절대로 재혁이 그의 패스를 끟어낼 수 있을 리가 없었으니까.

    그런 생각을 떠올리면서 스타니슬라스는 곧 오른발 안쪽으로 공의 밑면을 투웅, 차냈고, 공이 그의 발끝을 떠나면서 그리기 시작한 궤적을 확인하며 기대에 찬 시선을 보내던 스타니슬라스는···.

    파앙!

    “?!”

    전혀 예상하지 못 한 둔탁한 소리에 눈썹을, 그리고 생각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꺾이고 있는 공의 이동 궤적 확인하면서 비명을 내질렀다.

    “최···, 최재혁?! 대체 어떻게?”

    잔디 위를 미끄러지듯 몸을 날리면서 다리를 뻗어 패스의 궤적을 꺾어낸 상대 선수의 이름을 담은 비명을 말이다.

    동시에 그의 눈으로 재혁의 후속 동작이 들어오면서 지금 상황이 어떻게 흐른 것인지 파악할 수 있었다.

    ‘설마 하체가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고 읽었던 부분이 사실은 슬라이딩 태클을 준비하는 사전 동작이었던 거냐? 무슨 말도 안되는···!’

    완전히 속았다.

    재혁의 다리에 걸려 높게 튕겨 오른 공을 노려보면서 입술을 깨물고 있는 스타니슬라스.

    전혀 예상하지 못 한 일 때문에 당황해 움직임을 멈추고 있는 그의 발은 필드 위에 뿌리를 내린 듯, 미동조차 없었지만···.

    촤르륵!

    스타니슬라스의 입술을 통해 흘러나온 이름의 주인인 재혁은 잔디 위에서 몸을 날린 후 슬라이딩이 멈추기 무섭게 양손으로 운동장을 짚고 일어서면서 고개를 들어 방향을 잃은 공을 찾았다.

    ‘어디야, 어느 쪽으로 꺾였어?’

    프레이저를 압박하는 것, 압박을 통해 공의 위치해있는 사이드를 강제시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타니슬라스의 패스의 궤도를 읽고 태클로 끊는 것까지.

    앞에서 벌어진 모든 것들은 재혁의 생각대로 진행이 됐다.

    오직 한 가지, 발에 걸린 공이 떨어질 장소를 제외한다면 말이다.

    단순히 패스의 길목을 끊는 데 집중하다보니 각도를 조절할 수 없었던 탓에 공이 그의 예상과 달리 너무 높게 뛰어올라버린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플레이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눈에 담아 공을 찾던 재혁은 공이 낙하하고 있는 지점을 포착한 뒤 갈빛 눈동자를 빛냈다.

    ‘넓게 떨어진 우측면, 방금까지 내가 있던 자리다!’

    ‘공이 다시 이쪽으로 돌아오고 있다!’

    그리고 재혁과 마찬가지로 공의 궤적을 눈으로 쫓던 프레이저도 입술을 깨물었다.

    의도치 않게 어쩌다 보니 다시 재혁과 같은 장소에서 맞부딪치게 된 것이다.

    다만 이번엔 전과 상황이 조금 달랐다.

    자신의 소유가 아닌, 누구의 소유도 아닌 중립인 공을 놓고 싸워야 한다는 점 때문에 선택지를 고르는 게 아닌, 강요받는다는 점.

    그 점 때문에 이번엔 재혁을 피할 수 없었기에 프레이저는 몸에 단단히 힘을 주고서 낙하 중인 공을 노려보았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자신은 미리 자리를 잡아둔 상황이라는 점일까.

    ‘위치를 지키면서 공을 받아내기만 하면 다시 흐름은 내 쪽으로 온다.’

    아직까진 자신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

    프레이저는 그 유리함을 끝까지 지키기 위해 발을 단단히 땅에 고정시킨 채로 고개를 들어 공을 보았다.

    그렇게 떨어지는 공이 머리에 닿기 전까지 3미터, 2미터 그리고 1미터.

    당장이라도 몸을 날리면 공을 건드릴 수 있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 때 즈음, 프레이저는 힘차게 잔디를 짓이기며 뛰려 했는데···.

    파팍!

    “!”

    그보다 한 템포 빠르게 몸을 날린 선수가 눈앞으로 튀어나왔다.

    놀란 프레이저가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눈을 동그랗게 뜨며 상대를 확인했다.

    이번엔 재혁이 아니었다.

    재혁은 아직까지도 멀리 떨어진 위치에서 이쪽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으니까.

    그럼 대체 누가···?

    짧은 상념에서 깨어남과 동시에 프레이저는 공의 시야를 가리는 상대 선수의 등번호를 확인하곤 눈을 부릅 뜨며 소리쳤다.

    “케, 케빈 데 브루위너···!”

    “후욱···!”

    본래 머물러야 할 위치에서 크게 벗어나 프레이저와 공중볼 다툼을 벌인 케빈.

    그는 낙하 중인 공을 끝까지 노려보면서 참고 있던 숨을 토해내며 미간을 모았다.

    왜 재혁이가 저렇게 무리하면서까지 공을. 쫓고 있는 것인지는 그도 잘 몰랐다.

    하지만.

    ‘분명 재혁이라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다!’

    터엉!

    동료 최재혁을 향한 무한한 신뢰.

    그 신뢰가 케빈의 몸을 움직이게 만들었고, 자신의 위치를 벗어난 공간에서 헤딩을 따내 공의 소유권을 되찾아 오게 만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케빈의 헤딩 패스를···.

    “역시 도와주셨네요.”

    재혁이 이어 받으면서 조그맣게 읊조렸다.

    그런 재혁의 속삭임을 들었는지, 케빈은 잔디에 착지함과 동시에 균형을 잃으면서 바닥을 굴렀지만, 그 또한 재혁과 비슷한 미소를 얼굴에 띠고 있었다.

    너니까 믿고 도와준다는, 그런 미소를 말이다.

    그렇게 케빈과 짧게 시선을 교환했던 재혁은 곧장 공을 운반하기 시작했고, 재혁이 드리블을 시작하자 본머스의 선수들은 서로를 향해 소리치며 허둥지둥 수비 진영을 다시 구축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반응한 선수는 휴식 시간 중 라커룸에서 에디 감독에게 지시를 받았던 조슈아 킹이었다.

    본래 공격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조슈아였지만,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필요한 선택이라는 감독의 말에 재혁의 주변을 계속 맴돌고 있었고, 때마침 벌어진 턴 오버 상황에서 누구보다 빠르게 반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일단 1차 수비벽이 되기 위해 재혁의 앞을 가로막으려던 조슈아는 동시에 그의 뒤에 자리를 잡고 있는 루이스의 위치를 살폈다.

    ‘내 기준 오른쪽 뒤. 저런 위치라면···.’

    빠르게 생각하고 동시에 판단을 내리면서 조슈아가 하체 위치를 조정해 수비 길을 팠다.

    재혁이 자신을 뚫고 지나간다고 해도 다음 동작에선 무조건 루이스에게 걸리도록 유도하기 위한 수비 길을 말이다.

    이거라면 감독이 원하는 ‘벽’이 될 수 있을 것이리라.

    수비 준비를 모두 끝마친 조슈아는 이제 머릿속을 비우고 눈앞의 상대에 온 신경을 집중시켰다. 그러면서 참고 있던 숨을 입을 통해 천천히 흘리면서 두 눈을 매섭게 빛냈다.

    드리블이냐, 패스냐?

    어떤 선택을 취할 거냐?

    그런 질문을 계속해서 머릿속으로 던지던 조슈아의 빛나는 두 눈이 빠른 속도로 공이 이동하는 방향을 쫓았고.

    퉁!

    ‘드리블!’

    자신이 서있는 곳에서 오른쪽을 뚫으려는 재혁의 드리블을 확인하기 무섭게 조슈아의 입술에 비릿한 미소가 진하게 떠올랐다.

    ‘이걸로 수비 성공이다.’

    놈은 몰이 사냥을 당하는 토끼처럼 그가 파놓은 수비 길, 그 가장 깊숙한 곳을 목적지로 드리블을 시작한 것이다.

    빠지면 절대로 도망칠 수 없는 그곳을 향해서 말이다.

    그렇게 조슈아는 재혁을 루이스가 위치해 있는 장소까지 쭉 몰아가면서 흘러 넘치는 웃음을 숨기지 못했다.

    이대로 조금만 더, 몇 발자국만 더 간다면 루이스와의 협동 수비로 공을 뺏을 수 있게 될테니까.

    이번에 공을 뺏어 역습으로 공세를 전환한다면, 잘만 한다면 승부의 균형도 맞출 수 있게 되리라.

    거기까지 생각이 이어졌던 조슈아는 공을 가지고 이동하던 재혁이 갑자기 몸을 크게 틀었다가 다시 되돌리는 바디 페인팅을 시도하는 것에 조소를 흘렸다.

    ‘그런 조잡한 움직임으로 날 속일 수 있을 것 같냐? 그런 건 유스 선수들을 상대로나 시도해보라고!’

    “지금이야, 루이스! 간격을 좁혀!”

    완벽한 수비 기회가 마침내 찾아온 것에 조슈아가 큰 소리를 치며 재혁을 향해 달려 들었고, 조슈아는 재혁이 자신의 발을 피하기 위해 공을 그의 반대쪽으로 크게 이동시키는 것이 확인하곤 환한 미소를 보였다.

    이걸로 완벽하게 막았다.

    그런 의미가 깃든 미소를 말이다.

    그런데···.

    “?!”

    없었다.

    그와 함께 협동 수비를 해줘야 할 루이스의 반응이 없었다.

    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당황한 조슈아는 멀어지는 재혁을 끝까지 쫓으면서 행방을 알 수 없는 루이스를 찾기 위해 옆을 살폈고, 루이스가 균형을 잃고 쓰러져 있는 장소를 확인하곤 얼굴이 굳었다.

    ‘루이스! 왜 정반대편에 넘어져 있는 거야?! 대체 왜···. 아, 바디 페인팅···!’

    우측을 뚫으며 선보였던 재혁의 바디 페인팅의 목표는 자신이 아닌, 그의 뒤에 시야가 가려져 있던 루이스를 노리고 시전한 것이란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 조슈아는 이를 악 물고 독기를 품은 얼굴로 끝까지 재혁을 쫓았다.

    협동 수비는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재혁을 이곳에 묶어두겠다는 의지를 잔뜩 품은 얼굴로 말이다.

    하지만 재혁은 이미 완벽하게 열린 길을 따라 드리블을 시작한 상황.

    손이라도 뻗어 재혁을 넘어뜨려 보려던 조슈아의 마지막 시도 또한 재혁이 공을 밀고 나가면서 가속을 붙이는 것으로 허사가 되고 말았다.

    그렇게 중앙을 완벽히 뚫어내고 상대방의 센터백 두 명을 앞에 둔 상황에서 재혁은 계속해서 드리블을 치고 나갔고, 그 장면을 관중석에 앉아 지켜보던 사람들은 고조되는 긴장감에 하나둘 의자에서 엉덩이를 떼기 시작했다.

    그리고 높은 곳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베르겐도 목울대가 위아래 흔들릴 정도로 침을 크게 꿀꺽 삼키면서 입가에 미소를 띄우며 중얼거렸다.

    “크랙이란 단어를 설명하는 글들은 수없이 많지. 그 설명들은 객관적이기도 하고, 주관적이기도 해. 하지만 그것들이 공유하고 있는 개념들 중 꼭 한 가지는 절대 바뀌지 않아. 크랙은 경기를 부수기 전···, 가장 먼저 자신을 부술 줄 알아야 한다는 개념이 말이지. 그리고 오늘···.”

    뻐엉···, 철썩!

    “재혁이 마침내 자신을 부수는데 성공했군.”

    “와아아아!”

    “골이다! 저기서 중거리 슛으로 바로 골을 넣었어!”

    “대박, 미쳤다! 최재혁 저거 오늘 진짜 미친 거 아냐?!”

    베르겐 에이전트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재혁은 센터백 두 명을 앞에 두고 과감하게 슈팅을 시도했고, 그가 때린 슛은 베고비치 골키퍼의 장갑을 피해 정확히 골대 우측 구석을 향해 빨려 들어갔다.

    이걸로 경기는 이제 2대0.

    한 점 차 리드를 유지하던 맨체스터 시티는 거기서 추가 점을 올리면서 보다 안전한 위치를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 한 점이 의미하고 있는 것은 단순히 추가 1점만이 아니었다.

    동료들에게 둘려싸여 있는 재혁을 향해 두 손을 모아 박수를 쳐주던 과르디올라 감독이 더없이 진한 미소를 얼굴에 떠올리며 말했다.

    “이걸로 완성이다. 내가 꿈꾸던 최강의 스쿼드가 말이지.”

    < 131. 그렇게 완성되다 > 끝

    ⓒ 권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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