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8. 이상한 놈의 이상한 거 >
45분간 쉬지 않고 뛴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 수 있는 하프 타임이 찾아오자 관중들도 하나둘 자리에서 일어나기 시작했다.
화장실을 가거나, 필요한 먹거리나 마실만한 것들을 찾기 위해 다들 움직인 것이다.
그렇게 짝을 이뤄 움직이는 사람들은 잔뜩 흥분한 얼굴이었다.
“세상에, 우리나라가 콜롬비아를 상대로 이기고 있어!”
“아직 경기가 다 끝난게 아니잖아.”
“하지만 그래도! 전반전동안 보여준 경기력 못 봤어? 이건 희망이 있다니까!”
희망.
짧은 단어였으나, 그 안에 함축하고 있는 의미가 참 많은 단어였다.
반 년간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던가.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본선 진출을 탈락할 뻔한 위기를 겪기도 했고, 감독이 교체되는 일도 있었다.
그러는 와중 협회는 한 차례 뒤집혔고, 온갖 감사들을 통해 간신히 지금의 상황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다.
관중들은 그렇게 일을 보면서 계속 경기에 대한 이야기를 떠들었고, 후반전이 시작되기 전 자리에 다시 앉으면서 기대에 찬 눈빛으로 경기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분명 뭔가 달라진 거야. 이런 팀이라면 응원할 수 있지 않겠어?”
“흠 확실히···, 반 년 전과 비교하면 많이 바뀌긴 했네.”
“그러니까 후반전도 끝까지 응원하면서 지켜보자고. 어떻게 될지 궁금하잖아?”
남자가 작은 태극기가 달린 깃발을 흔들며 말했고, 그런 남자의 말에 대충 고개를 끄덕였던 친구.
그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얼른 후반전이 시작되길 기다렸다.
한국으로 원정을 온 콜롬비아 대표팀을 포함해서 말이다.
수건으로 땀을 닦거나 음료를 입에 머금고 있는 선수들을 향해 페커맨 감독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내 생각이 짧았다.”
아주 짧은 한 마디.
하지만 감독이 무슨 의미로 그런 말을 한 것인지 단번에 이해한 선수들은 조용히 침묵을 지키며 이어질 말을 기다렸고, 페커맨 감독은 잠시간 팔짱을 낀 채로 침묵하고 있다가 조심스레 입술을 뗐다.
“일단 직접 상대해본 선수들의 의견을 조금 듣고 싶군. 누구부터 말하겠나?”
“제가 먼저 말하겠습니다.”
“좋아, 아길라르. 솔직한 감상을 부탁하네.”
“가장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상대팀이 예상보다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와 비교했을 때 크게 다르다고 느껴지지가 않아요. 그리고 그 중심엔 그 88번이 있죠.”
“맨체스터 시티의 꼬마를 말하는 거로군.”
페커맨 감독의 대답에 곧장 고개를 끄덕인 아길라르는 계속해서 말했다.
“그 꼬마는 수비에서도, 공격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압박이 필요한 순간에는 가장 먼저 발을 움직여 1차적인 방어선을 구축했고, 공격을 진행할 상황에선 빌드업의 뿌리가 되거나 치명적인 퍼즐조각이 되어 우리 쪽 골문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요. 그리고 그 결과가 지금의 점수 차이죠.”
다른 누구보다 오늘 경기에서 재혁과 많이 부딪쳤던 아길라르의 말이었다.
페커맨 감독은 그의 말에 수긍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고, 그 뒤로 다른 선수들의 증언이 계속 이어졌다.
“박스 안으로 이어지는 키패스들을 찔러 넣은 것도 대부분 그 선수였어요. 수비하는 입장에서 정말 상대하기 껄끄러운 존잽니다.”
“패스를 방해하기 위해 거리를 벌리면 곧장 드리블로 공간을 파고 들고, 공간을 주지 않기 위해 바짝 달라 붙으면 그걸 이용해 후방에 열린 공간을 찾아 공을 찔러 넣고···. 공을 갖고 있는 것만으로도 위협이 되는 종류의 선수에요. 그냥 상대하는 것 자체가 피곤하다고 할까요?”
“공격을 전개하다가 턴오버가 이루어지는 순간 다시 공을 되찾아 오기 위해 압박을 넣어도 별 효과가 없으니···. 허탈하기까지 하더군요.”
센터백, 미드필더, 그리고 공격수까지.
모두 하나같이 재혁을 상대하는데 있어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솔직하게 토로했고, 그런 선수들의 의견을 조용히 듣고서 생각을 정리하던 감독은 슬며시 고개들어 한 선수를 향해 시선을 옮겼다.
“하메스. 너는 어땠나?”
10번을 등에 달고 있는 하메스 로드리게스.
조직력이 특징인 팀에서 각 선수들을 이어주는 필수적인 부속품이며 필요한 순간에 극적인 창의성을 플레이에 더해주는 하메스를 향해 감독은 감상을 물었고, 하메스는 고개를 떨군 채로 잠시간 생각에 잠겨있다가 입을 열었다.
“단순히 특별하다고 말하는 걸론 부족합니다.”
“그러면?”
“녀석은···, ‘크랙’입니다.”
“!”
크랙.
단순히 슛을 잘해서, 패스를 잘해서, 드리블, 혹은 수비를 잘하기 때문에 불릴 수 있는 명칭이 아니었다.
경기를 혼자 힘으로 바꿀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지닌 선수.
쉽게 말해 ‘클래스’가 있는 선수를 지칭하는 명칭인 것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하메스의 입에서 그런 단어가 나오자 페커맨 감독은 처음으로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되물었다.
“확신할 수 있나?”
“당장 우리 전술에 균열이 일어난 걸 보면 그보다 확실한 증거는 또 없겠죠.”
“음···.”
“조금 더 자세히 설명을 해드리자면···.”
“아니. 그거면 충분했네. 무슨 느낌인지 확실히 이해했어.”
슬쩍 한쪽 손을 들어 하메스의 말을 막은 페커맨 감독은 그 상태 그대로 다시 한 번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고, 그렇게 말없이 시간을 보내다가 천천히 눈을 뜬 뒤 전술판을 향해 손을 뻗었다.
착, 착.
자석 말들이 떨어지고 붙기를 반복하길 수 차례.
한동안 말없이 전술판을 교정하던 페커맨 감독은 곧 원하는 모습이 완성되자 손을 멈췄고, 살며시 고개를 돌리며 그를 바라보고 있는 선수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그렇다면 후반전은 작전 변경이다.”
“변경이시라면···?”
“전반전에 내가 했던 말은 모두 잊으란 말이다.”
탕.
손바닥을 던져 가볍게 전술판을 친 페커맨 감독은 더 없이 진지한 얼굴로 말했다.
“오늘 이 경기를 월드컵 본선 무대라고 생각하고 모두 전력을 다해주길 바란다.”
***
와아아, 와아···!
터널을 빠져나오자 박수 소리와 함께 수만 관중들의 환호성이 귓가를 간지럽혔다.
손에 들고 있는 태극기, 혹은 응원 도구들을 마구 흔들면서 관중들은 경기장으로 돌아오는 선수들을 맞아 최선을 다해 응원해주고 있던 것이다.
그런 응원 소리를 듣고 있자니 선수들의 마음속에 천천히 뜨거운 감정이 자리잡기 시작했고, 대표팀에서 고참을 맡고 있는 이백주와 조한성은 서로를 마주보며 쓰게 웃었다.
“이런 응원···, 얼마만이지?”
“글쎄다. 욕만 먹기 바빠서···.”
“사실 그동안 욕먹을만 하긴 했지.”
순간에 반응하기 급급하니 계획이 없었고, 계획이 없으니 열정도 같이 사라졌었다. 그리고 본질적인 뜨거움이 사라진 것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차린 사람들이 바로 경기를 지켜본 팬들이었기에 둘은 잔디 위를 걸으며 무어라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다르다.
둘은 이어서 터널을 빠져나오는 재혁을 발견했고, 천천히 발목을 풀면서 잔디 위로 올라오는 모습을 빤히 바라보다가 재차 중얼거렸다.
“겨우 한 명이 추가 된 거 같은데 엄청 바꼈네.”
“전술부터 시작해서 모든 부분에서 말이지.”
그동안 잊고 있던 모든 것.
그걸 재혁은 가지고 있었고,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훈련과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자연히 그들도 플레이에 열정을 담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임종철 감독이 지나가면서 했던 말이 그들의 가슴을 깊게 찔렀다.
이백주는 감독이 한 말을 작은 목소리로 읊조리며 머리를 긁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몸값 비싼 놈이 제일 열심히 뛴다는 말씀은 왜 하셨던 거야?”
“틀린 말은 아니셨잖아? 훈련이 끝나고 따로 개인 훈련까지 소화하던 거 못 봤어? 괜히 영국을 간 게 아니라니까.”
“···.”
잠시간 말을 멈추고 서로를 바라보던 둘.
두 사람은 그렇게 무언의 눈빛을 교환하더니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 후 자리를 찾아 이동하며 멀어졌다.
리그도 다르고, 주급에 찍히는 0의 갯수도 다르지만, 그들도 재혁과 같은 국가 대표 선수다.
그 점을 상기하면서 오늘 경기에 임하겠다는 의지를 뜨겁게 불태우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런 둘처럼 왼쪽 측면에 자리를 잡고 있던 신형민도 재혁을 살펴보며 웃었다.
‘정말 보통 놈이 아니네.’
재혁과 같은 영국 프리미어 리그에 속한 토트넘의 선수인 신형민.
그는 이번 소집을 통해 재혁을 처음 만난 것이었지만 대강 그에 관한 소식은 김수용에게 전해 들어 알고 있었다.
‘괴물같은 이상한 놈이 나타났다고 했었지.’
처음엔 수용의 말이 과하다고 생각했었다.
10대의 나이에 2천만 파운드의 이적료를 갱신했다는 게 물론 평범한 일은 아니었지만, 이적료가 꼭 실력을 보증해주는 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조금씩 맨체스터 시티에서 자리를 잡아가더니 컵 대회를 중심으로 활약하기 시작했고, 오늘 대표팀 경기를 같이 뛰어보니 형민은 왜 수용이 저녀석을 보고 괴물이라고 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공을 원하면 바로 발 밑으로 패스를 찔러주는 기술이며, 상황을 읽는 시야, 그리고 개인 전술까지 받침되는···, 단어 그대로 ‘기형적인’ 선수가 바로 최재혁인 것이다.
자신도 18살의 나이에 함부르크에서 프로로 데뷔했지만, 저만큼 완벽하진 못했기에 괜한 경쟁심을 느끼다가 고개를 가볍게 털며 웃었다.
‘지금은 같은 팀이야. 경쟁이 아니라 서로 도와야 하는 거지. 경쟁은 나중에 서로 소속팀에 돌아가서 펼쳐도 늦지 않는다.’
삐이익!
신형민의 생각이 끝나기 무섭게 각 팀 선수들이 모두 필드 위로 올라온 것을 확인한 주심이 후반전의 시작을 알리는 호각을 불었고, 22명의 선수들과 수만 관중들이 동시에 소리를 내지르며 온 신경을 다시 경기에 집중시켰다.
특히 그 중에서도 후반전 만큼은 확실히 잡겠다는 의지로 경기에 임하기 시작한 콜롬비아 선수들의 집중력이 플레이에 그대로 묻어나기 시작했다.
“돌아, 계속 돌아! 잡았으면 절대 놓아줄 생각을 하지마!”
“카르도나, 그쪽으로 간다! 라인 내려!”
아길라르와 C. 산체스, 그리고 그곳에 카르도나까지 투입하면서 중원에만 3명의 선수들을 투입한 콜롬비아.
후반전을 맞아 대대적인 전술적인 개편을 시도했는데, 그 해답을 재혁이 있는 중원에서 찾으려 한 것이다.
재혁이 공을 잡는게 문제라면 그가 있는 위치로 공이 오지 못하도록 최대한 막고, 중간에서 공을 뺏는데 성공하면 순간적으로 좌우 측면을 벌려 공간을 여는 플레이로 한국을 압박하는 전술을 통해서 말이다.
페커맨 감독은 전술을 바꾸자 흐름을 다시 자신들 쪽으로 가져오는데 성공한 것에 만족스러운 얼굴로 미소를 뗬다. 다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앞으로 만나게 될 강팀을 상대로 준비했던 전술이었는데. 이걸 한국을 상대로 실험하게 될 줄이야.’
하지만 이 또한 중요한 경험이다. 아니, 오히려 월드컵을 시작하기에 앞서 실험하게 될 상대를 만나게 된 것에 페커맨 감독은 기대에 찬 얼굴이었다.
그렇게 페커맨 감독은 자신을 다독이며 날카로운 눈빛을 빛내며 경기를 지켜보았고, 마침내 후반 73분, 기회가 찾아온 것을 발견하고 주먹을 움켜쥐었다.
콜롬비아의 강한 압박에 한국에서 패스 미스가 발생했고, 그 공이 카르도나를 거쳐 곧장 중원을 침투하고 있는 하메스에게 향한 것이다.
패널티 아크를 정면에 두고 공을 잡는데 성공한 하메스.
페커맨 감독은 환한 미소를 입가에 떠올렸다.
그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공격 루트가 지금 막 눈앞에서 펼쳐진 상황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렇게 공을 발밑에 두고 있던 하메스는···.
투웅, 퉁!
가벼운 패스를 콰드라도와 주고 받으면서 순식간에 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패스 한 번에 순식간에 수비수 3명이 모두 바보가 되어버린 순간이었다.
특히 센터백을 맡고 있는 조한성은 하메스의 속도에 제대로 반응도 하지 못하고 돌파를 허용하고 말았기에 잔뜩 붉어진 얼굴로 달려들며 소리쳤다.
“망할! 그냥은 못 보낸다!”
늦었지만 뒤늦게라도 발을 뻗는다면 어떻게든 슈팅을 방해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열심히 잔디를 짓이기며 달려들었던 것인데.
공은 그의 예상과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해 날기 시작했고.
“나이스 패스!”
파앙!
수비수의 키를 훌쩍 넘겨 반대편을 향한 공은 따라 들어오던 팔카오의 머리에 걸리면서 헤딩으로 이어졌다.
수비수도, 그리고 골키퍼도 모두 하메스에게 몰리면서 완벽히 열린 골문을 노린 헤딩으로 말이다.
팔카오는 공이 골라인을 넘기 무섭게 양손을 펼치면서 뛰기 시작했고, 득점에 성공한 팔카오를 향해 동료들이 달려들면서 기쁨에 찬 환호성을 내질렀다.
콜롬비아는 승부의 균형을 다시 한 번 맞추는데 성공한 것이다.
페커맨 감독 또한 불끈 쥐고 있던 주먹을 허공에 내지르면서 선수들에게 지시사항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들의 목적은 단순 동점으로 끝나는 게 아닌, 경기의 승리였으니까.
그런 상황에서 임종철 감독은 턱을 한 차례 털어내더니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들을 향해 손짓했다.
선수 교체를 준비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필드 위로 올라가 손을 모아 소리쳐 물었다.
“최재혁! 앞으로 얼마나 더 뛸 수 있겠어?”
오늘 경기에서 누구보다 많은 활동력을 보여주었던 재혁.
그의 체력이 과연 얼마나 더 경기를 소화할 수 있을 지에 대해 감독이 물었고, 재혁은 잠시간 호흡을 고르며 생각을 정리하더니 감독을 향해 손가락을 다섯 개 펼쳐보이며 답했다.
“전력으로 사용하면 5분 정도, 조금씩 분할하면 10분은 버틸 수 있겠네요.”
“소화하는 게 아니라 버티는 거냐?”
“지금 상황에선 버티는 것도 대단한 거죠.”
“큭큭, 그래. 맞다.”
오늘 경기에서 보여준 활동량 자체만 본다면 90분을 소화한 것이나 마찬가지였으니.
임종철 감독은 재혁을 향해 간단히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보인 후 읊조렸다.
“그러면 5분간 전력으로 가보자. 스탭! 선수 교체입니다!”
재혁과의 대화를 끝내고 진행 요원을 찾은 임종철 감독은 준비시켰던 선수를 투입하면서 전술에 변화를 주었고, 변화에 맞춰 포메이션이 바뀌고 있는 한국 대표팀을 쭉 지켜보던 페커맨 감독의 이마에 힘줄이 살며시 돋아났다.
그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전술적 변화가 지금 이루어졌기 때문이었다.
“지금···, 톱을 뺀다고?”
제로톱.
공격수가 필드에서 사라진 것이다.
그런 변화를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관중들도 의아해하며 의심에 찬 눈빛을 보냈으나, 필드 위에 서있는 한 선수, 임종철 감독이 모든 것을 건 핵심인 재혁 만큼은 의심이 아닌 확신에 물들은 얼굴로 다리를 풀며 웃었다.
“예나 지금이나 참 이상한 시도를 좋아하신다니까.”
그리고 그런 재혁의 혼잣말을 듣기라도 한 것처럼 종철이 대꾸했다.
“이상한 게 아니라 전술이다, 자식아. 물론···, 네가 없으면 절대 시도도 못 할 전술이지만 말이지.”
< 108. 이상한 놈의 이상한 거 > 끝
ⓒ 권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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