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아온 미드필더-93화 (93/225)
  • < 93. 설레게 하다 >

    처음 한두 번정도는 운이 따른다면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세 번째부터는 약간 말이 다르다.

    단순히 운에 기반하는 게 아닌, 기술을 사용할 줄 안다는 의미였으니까.

    그런데 그 뒤로 네 번, 다섯 번···, 그렇게 여덞 번의 경합에서 모두 이긴다면?

    “이건 뭔가 잘못 된거야.”

    다이크 감독의 처참한 심정이 목소리를 타고 그대로 흘러나왔지만 상황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아니. 번리의 입장에서 본다면 시간이 흐를수록 상황은 계속 나빠지기만 할 뿐이었다.

    조금 더 냉정히 말한다면 지금 팀은 완전히 흐름을 잃었다. 그리고 그 원인이 누구인지, 다이크 감독이 입술을 깨물고 한 선수, 88번을 달고 있는 재혁을 노려보았다.

    처음엔 단순히 후방에만 머물며 투레와 귄도간의 보조라는 역할에 충실했으나 이제는 후방에서 고정된 자리에서만 머무는 게 아닌, 선수들간의 연결 고리로서의 역할에도 적극 참여하면서 전방으로 움직이는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에 활력을 북돋더니 기세를 완전히 뒤집어 버린 것이다.

    그 덕에 투레와 귄도간이 살아나기 시작하니 맨체스터 시티의 중원은 여유를 찾기 시작했고, 그 흐름은 좌우 측면, 그리고 최전방으로까지 이어지면서 전방위에서 번리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이 말인즉···.

    “허물어졌다···.”

    번리의 축구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였고, 맨체스터 시티가 마침내 경기의 주도권을 손에 쥐었다는 이야기였던 것이다.

    그 변화는 바로 플레이에 묻어나기 시작했고, 캐스터가 두눈을 반짝이며 이어지는 장면을 지켜보더니 목소리를 높였다.

    “오른쪽 측면이 열렸습니다! 귄도간의 패스가 마침내 번리의 측면을 열었어요!”

    “스털링 선수, 공을 이어받고 빠른 속도로 드리블을 치면서 박스 안으로 침투하고 있죠? 매서운 속도입니다.”

    “그 뒤를 따라 제수스, 사네, 그리고 투레 선수들이 진영을 이루고 있어요! 번리, 위깁니다!”

    “계속해서 스털링, 박스 안으로 침투를 계속하면서 스털링 선수가···, 달려드는 벤 미의 발을 피해 반대쪽으로 연결하는 땅볼 크로스를 뿌립니다!”

    “구르는 공을 향해 침투하는 선수들이 달려 들고 있고, 마지막에 슈팅으로 이어가는 건···.”

    “사네, 사네 선수입니다! 굴러오는 공을 멈추지 않고 그대로 슈팅으로 때리면서 플레이를 결정지었습니다! 사네의 추가 고올!”

    “정말 기가 막힌 골이네요. 간결하게, 딱 좋은 슈팅이었습니다. 득점과 동시에 심판이 휘슬을 불면서 전반전이 끝났습니다. 2대0으로 전반전을 마무리하는 맨체스터 시티 선수들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이는 건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니겠죠?”

    “번리 선수들, 표정이 좋지 않아요. 상황이 너무 불리해졌거든요. 이대로 변화없이 후반전을 맞이하게 된다면 위험합니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해요. 번리의 축구를 맨체스터 시티가 완전히 깨버렸거든요.”

    순식간에 이루어진 공격 전개와 그로 인한 실점.

    다이크 감독은 출렁이는 골망을 바라보며 할말을 잃은 얼굴이었고, 번리의 선수들도 참혹한 심정을 숨기지 못하고 탄식을 흘렸다.

    언뜻 본다면 아직 2점차 밖에 나지 않는 상황에 충분히 역전의 가능성에 대해 희망을 품을 수도 있겠지만,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모두가 마음 속으로 느낀 것이다.

    이 경기를 뒤집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거라고.

    그리고···.

    ‘재혁을 어떻게 하지 못하면 번리는 다른 수가 없겠어.’

    TV를 통해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임종철 감독은 하프 타임이 찾아오면서 CF로 화면이 넘어가는 걸 확인하고 등받이에 몸을 던진 후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던가?

    아니, 이 경우엔 느낌이 조금 달랐다.

    ‘무대가 선수를 만든 것인가?’

    재혁이 초등학생일 때부터 관심을 갖고 있었기에 종철은 재혁이 호주에 있을 때도 간간히 소석을 묻거나 경기를 지켜보곤 했다. 그리고 그럴 때마다 재혁은 믿기지 않는 성장 속도를 보여주며 매순간 그를 놀라게 했다.

    어릴 때부터 특별했지만, 그럼에도 철저한 자기관리와 지독한 연습 벌레인 점을 기억하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랬던 만큼 재혁이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이 확정 되었을 때, 종철은 기쁘면서 또 한 편으론 걱정이 들었다.

    최고 수준의 구단에서 최고 수준의 코칭 스태프들의 훈련을 따른다면 분명 더 성장할 가능성도 있었지만, 그동안 느끼지 못 했던 ‘벽’이란 존재를 만나게 되는 순간이 찾아올 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든 것이다.

    하지만···.

    “오늘 경기를 지켜보니 괜한 기우였던 것 같군.”

    다행히도 재혁은 그의 걱정과 달리 영국 무대에서도 계속 성장하고 있었다.

    마치 아직도 자신의 한계를 모르는 것처럼.

    걱정이 사라지니 목을 타고 넘어가는 맥주의 목넘김도 덩달아 좋아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종철은 손에 들고 있던 캔을 순식간에 비워내고 다음 캔을 땄다.

    그러는 사이 TV화면에 경기장의 모습이 다시 떠오르면서 후반전이 시작될 기미를 보였고, 종철은 새로운 캔을 홀짝이며 습관처럼 생각에 잠겼다.

    ‘내가 만약 번리의 감독이라면 이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무슨 수를 꺼내들까.’

    전반 초반, 그들이 경기를 유리하게 이끌고 갔던 건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었다.

    상대보다 넓은 범위를 커버하는 활동력을 기반으로 한 꾸준한 압박을 통해 맨시티가 진영에서 못 나오게 꽁꽁 묶어둔 것이 주효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게 중반부터 철저하게 무너졌고, 나중에는 투레와 귄도간마저 살아나면서 모든 게 틀어졌다.

    그 원인은 누가 뭐래도 지금 경기장으로 들어오는 모습이 비춰지고 있는 88번, 재혁이리라.

    그렇다면 의외로 대응 법은 간단했다.

    ‘다이크 감독도 나랑 같은 생각을 했나 보군.’

    공이 움직이기 전, 번리 선수들이 이룬 진영을 살피며 종철이 턱을 쓸었다.

    이전까지 4-4-1-1의 형태를 띠던 모습이 바뀌고 4-2-1-3으로 선수들의 위치가 전과 비교했을 때 꽤나 공격적으로 바뀐 것이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으니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겠다는 의미임과 동시에···.

    “더 이상 재혁이 마음대로 날뛰지 못하게 막겠다는 의미.”

    꿀꺽, 꿀꺽.

    식도를 타고 내려가는 차가운 탄산에 입을 모아 탄성을 흘렸던 종철은 손등으로 주변에 묻은 거품을 쓸어내며 웃었다.

    아마 오늘 경기를 통해 대강 결정 되리라.

    앞으로 이어질 시즌 동안 재혁이 어떤 선수로 쓰이게 될 지가 말이다.

    종철은 안주로 삼기 위해 가져온 생라면을 입에 넣으면서 주심의 휘슬과 함께 시작된 후반전을 지켜보기 시작했고, 카메라에 비춰지는 재혁을 향해 씨익 웃어보이며 중얼거렸다.

    “운동장에서 내게 보여줬던 프리킥처럼, 가슴 설레게 하는 플레이가 뭔지 사람들한테 한 번 똑똑하게 보여줘봐.”

    ***

    후반전이 시작되기 무섭게 강하게 들어오는 압박이 전과 다르다는 것을 바로 알아차린 재혁은 발밑으로 공이 오기 무섭게 얼른 동료를 찾아, 혹은 공간을 찾아 패스들을 뿌렸다.

    그 탓에 경기 템포는 시간이 흐를수록 극적으로 빨라졌고, 공을 소유하는 시간은 줄어만 갔지만 그를 향한 압박은 어째서인지 계속 강해질 뿐이었다.

    그렇게 망갈라에게 연결 받은 패스를 사네에게 건네주던 재혁은···.

    쿠웅!

    “···후욱!”

    또 한 번 옆에서 찌르고 들어오는 번리 선수의 강한 몸싸움에 순간적으로 호흡을 참아야만 했다.

    어깨와 어깨가 부딪쳤을 것인데, 무슨 돌덩어리와 부딪친 듯한 충격에 재혁은 미간을 찌푸렸다.

    ‘정당한 몸싸움을 빌미로 찍어 누를 생각인가?’

    왼족에선 코크, 반대쪽에선 아필드가 번갈아가며 호시탐탐 어깨를 부딪칠 기회만 노리고 있었으니. 이걸 눈치채지 못 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당장 같은 팀인 스톤스가 재혁을 스쳐 지나가며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괜찮겠어?”

    “후우···, 뭐가요?”

    재혁이 애써 되묻자 스톤스가 불이 난 목소리로 재차 물었다.

    “저 두 사람. 아까부터 집요하게 너만 노리고 있잖아. 반칙은 아니지만 눈에 너무 띈다고.”

    “반칙은 아니니까 괜찮아요. 반칙을 당하면 그때 좀 눕죠, 뭐.”

    “허.”

    큰일이 아니라는 듯, 입가에 옅은 미소를 띠며 대답한 재혁을 스톤스는 못마땅하게 쳐다보더니 머리를 긁적였다.

    말로는 괜찮다고 하지만 아마 지금쯤 어깨에 시퍼런 멍이 들었을 것이다. 부딪치는 순간마다 몸을 움찔거리는 걸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그걸 억지로 참아가면서 뛰다니.

    ‘독한 놈.’

    포백 보호를 위해 항상 자신의 앞에 서있어야 하는 재혁의 뒷모습을 계속 지켜보던 스톤스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이 무게를 계속 녀석에게만 짊어지게 하는 건···.

    그런 생각을 이어가던 중, 재혁의 목소리가 들렸다.

    “혹시 말예요.”

    등을 진 채로 갑자기 입을 연 재혁을 향해 스톤스가 고개를 돌렸고, 재혁은 여전히 그에게서 등을 진 채로 말을 이었다.

    “혹시라도 제게 향하는 압박을 옅게 할 목적으로 공을 다른 곳으로 돌리거나 그러면 안 돼요.”

    “···!”

    “우리가 지금 유지하는 4-1-4-1은 결국 어떻게든 제 발을 통해 루트가 열리게 되어 있어요. 물론 굳이 저를 안 통해 가도 될 때가 있긴 하지만, 가야할 때가 더 많죠. 그런데 그걸 억지로 바꾸려고 하면 저쪽에서 바라는 대로 되는 거예요.”

    “하지만···!”

    “제 몸은 제가 더 잘 알아요. 아직은 괜찮아요. 그리고 정말 나가야 한다면···.”

    잠시 말을 끊은 재혁은 슬쩍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과르디올라 감독을 한 차례 살핀 후 스톤스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그건 감독님이 판단하실 문제죠.”

    “···그래, 알았다.”

    본인이 괜찮다고 한 것에 스톤스는 곧장 고개를 끄덕이곤 이내 방금까지 떠올리던 모든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웠다.

    사실 그게 옳았다.

    만약 억지로 빌드업 과정에 변화를 주려 한다면 혼란을 겪게 될 것은 다름 아닌 자신들이었고, 그게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쉬이 가늠할 수 없었던 것이다.

    비록 마음이 시원하진 않았지만, 수긍할 수 밖에 없었던 스톤스는 다시 자리로 돌아가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그런 스톤스에게서 시선을 돌리고 공을 찾아 눈동자를 옮기던 재혁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

    ‘절대로 못 물러난다.’

    어떻게 따낸 선발 자리인가.

    항상 경기가 고팠던 재혁에게 있어서 오늘 뛰게 된 선발 경기는 정말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발견한 느낌이었다.

    그동안 참고 있던 갈증이 해소 되고, 비었던 물주머니를 채울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존재 말이다.

    하지만 그것도 마무리까지 완벽 했을 때의 이야기.

    이대로 버티지 못하고 내려가게 된다면 지난 2주간의 훈련은 큰 의미를 남기지 못하게 되리라.

    ‘그러니까 어떻게든 90분을 다 뛰는 거야···!’

    터엉!

    생각이 끝나기 무섭게 제수스가 시도한 슈팅이 골대를 때리고 밖으로 튕겨 나오는 게 눈에 들어왔다.

    선수들은 아쉬워하며 땅을 차거나 고개를 털어내고 있었지만, 재혁의 몸은 그들과 달리 벌써 움직이고 있었다.

    큰 궤적을 그리며 떨어지는 공이 번리 선수들 사이에 떨어지려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번리의 미드필더 데푸르가 떨어지는 공을 따내기 무섭게 옆에 같이 라인을 형성하고 있던 구드문드손에게 패스를 밀어주었고, 구드문드손은 드리블을 치고 달리다가 전방에서 공간을 쫓아 움직이는 우드를 향해 스루 패스를 찔러주었다.

    다만.

    촤라락!

    “또야?!”

    재혁이 몸을 날려 패스 길을 막아내지 않았다면 말이다.

    잔디 위를 미끄러지듯 슬라이딩하며 다리를 쭉 뻗은 재혁의 발끝에 구드문드손의 패스가 걸렸고, 공을 뺏기 무섭게 얼른 자리에서 일어난 재혁은 공을 넘겨줄 선수를 찾기 위해 고개를 들었다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선수의 얼굴을 확인하고 이를 물었다.

    이번에도 그를 향해 몸을 날린 것은 코크였다.

    센터백 출신이라는 것을 증명하듯, 그와 부딪칠 때면 온몸의 뼈마디가 비명을 질렀고, 재혁도 당장이라도 신음을 토해내고 싶었지만 그럴수록 더더욱 어금니를 물었다.

    절대로 지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그리고 그건 코크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만큼은···!’

    자신보다 체구도 작은 선수와 벌써 몇 번을 부딪쳤던가.

    아직까지 버티는게 신기했지만, 아마 한계일 것이다.

    당장 자기부터 숨이 턱끝까지 차오르는 게 느껴졌으니까 그래야만 한다.

    그러지 않으면 사실 더 이상 버티기 힘든 건 이쪽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공을 가지고 빠져나가려는 재혁을 집요하게 쫓으면서 코크가 거친 숨을 토해냈다.

    이대로 먼저 어깨를 걸고, 그리고 슬그머니 팔을 사용해 상대의 가슴께를 누른다.

    그리고···!

    ‘그대로 힘을 줘서 놈을 넘긴다! 이번에야 말로 확실하다!’

    꾸우욱!

    서서히 힘이 들어가기 시작한 오른팔에 체중을 실으며 코크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이번엔 완벽했다.

    상대의 무게가 확실히 느껴졌고, 균형이 무너지는 게 눈에 보였던 것이다.

    ‘좋아. 이대로 이제 앞을 점하고, 공을 내쪽으로 가져오기만 하면···?!’

    생각을 이어가며 공을 향해 발을 뻗으려던 코크의 몸이 순간 굳었다.

    아니, 굳은 것으로 끝이 나지 않았다.

    기울고 있었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천천히 옆으로 기울고 있었던 것이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코크였으나, 곧 온몸에 전해지는 충격을 확인하고 그가 겪고 있는게 무슨 상황인지 바로 알 수 있었다.

    나는···.

    ‘졌구나.’

    쿠웅!

    “아앗! 코크 선수, 최재혁 선수와의 몸싸움에서 밀리고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코크 선수를 이겨내고 최재혁 선수, 계속해서 드리블을 이어갑니다. 당황한 번리 선수들, 이번엔 아필드 선수가 최재혁 선수의 앞을 막으려고 달려들어 봅니다만···!”

    “속도를 살린 채로 계속해서 드리블을 시도하고, 그대로 아필드 선수까지 제쳐버렸습니다! 번리, 또 다시 찾아온 위기!”

    코크에 이어 아필드까지 제쳐버린 재혁은 어째서인지 공을 가지고 계속해서 전진했다.

    그런 재혁을 향해 섣불리 달려드는 번리 선수들은 더 이상 없었다.

    아니, 달려들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당장 그 옆으로 재혁과 함께 뛰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도 견제해야 했고, 혹시 모를 패스에도 대응해야 했으니. 무턱대고 달려들었다간 오히려 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될까 번리 선수들은 가능한 몸을 사렸다.

    하지만 만약, 그들이 알았다면 계속해서 재혁이 드리블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만 있었을까?

    만약 재혁이···.

    뻐어엉!

    “‼”

    패스가 아닌 중거리 슈팅을 시도할 것을 알았다면, 분명 그들의 행동은 달랐을 것이다.

    예상하지 못 한 기습적인 슈팅에 모두가 놀란 얼굴이 되어 눈을 크게 떴으나, 경기를 TV로 지켜보고 있던 종철은 재혁이 슈팅을 때리기 무섭게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그래 인마! 바로 그거지! 너는 슈팅을 때려야 돼!”

    가슴 설레는 플레이.

    종철은 간만에 느끼는 감각에 손에 캔맥주를 들고 있다는 사실도 깜빡하고 잔뜩 흥분했고, 재혁의 슈팅이···.

    철썩!

    골망을 때리는 것을 확인하기 무섭게 고함을 내지르며 양손을 번쩍 치켜들었다.

    < 93. 설레게 하다 > 끝

    ⓒ 권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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