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돌아온 미드필더-70화 (70/225)
  • < 70. 단 세 번 >

    “오늘 새벽도 저희와 함께 해주시는 축구 팬 여러분들, 안녕하십니까. 박상철 입니다.”

    “최장수 입니다.”

    “이제는 저희 인사도 점점 짧아지는 것 같군요.”

    “벌써 몇 년째 이어진 중계입니까? 더 이상 늘릴 인삿말이 없는 거죠.”

    박상철 캐스터의 말에 최장수 해설이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고,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몀 짧게 웃더니 몇 마디의 농담을 더 나누었다.

    분위기가 가벼웠던 만큼, 스튜디오에 생기가 돌기 시작한 것을 확인한 박상철 캐스터는 곧 한 단계 가라앉은 목소리로 오늘 있을 경기에 대해 설명을 시작했다.

    일단 무엇보다 두 사람이 가장 기뻐했던 것은···.

    “드디어 이번 시즌 첫 한국인 더비가 성사되었습니다!”

    최재혁과 김수용.

    두 선수들의 선발 출전 여부였고, 그것이 선발 명단 발표로 확정난 것에 크게 기뻐한 것이다.

    먼저 오늘 선발로 뛰게 될 김수용은 무릎 부상 이후 수술까지 받아야 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기에 과연 복귀전이 언제가 될지 장담할 수 없었는데, 마침내 필드 위에 뛸 수 있을 정도의 상태가 된 것에 둘은 기쁜 목소리로 대화를 나눴다.

    “마음 고생이 참 많았을 거예요.”

    “뛰고 싶어도 뛸 수 없었던 경기들이 있었으니까요.”

    “프리 시즌 경기들을 포함해 대표팀 경기들까지···. 아마 김수용 선수 본인도 지켜보기만 해야 했기에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박상철 캐스터의 안타까움이 진득하게 깃든 목소리에 최장수 해설은 곧 고개를 끄덕였고, 이어서 다음 선수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 선수도 선발로 모습을 드러내는 군요. 프리 시즌 이후 처음이죠? 최재혁 선수입니다!”

    “게다가 풀백이 아닌, 당당하게 주 포지션인 미드필더로 출전합니다. 최재혁 선수는 영국에서의 첫 시즌인데, 무난하게 적응하고 있는 것 같아 보기 좋군요.”

    “아무래도 같은 영어권이었던 호주에서 활동하던 선수였으니까요. 솔직히 아직 18살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선수인데, 비록 리그 컵대회지만 선발로 출장한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죠?”

    맨체스터 시티의 최재혁.

    겨우 10대이면서 2천만 파운드의 거액으로 시드니에서 맨체스터로 거주를 옮기게 된 선수.

    지금까지는 단순히 어리지만 재능있는 선수였다면, 오늘 선발 출장을 기점으로 나이를 초월하는 선수가 되어주기를 기대하며 두 사람은 본격적으로 오늘 매치업에 대한 설명으로 넘어갔다.

    “일단 오늘 두 팀 모두 기존 리그에서 보여주던 스쿼드하곤 차이가 있는 선발진이죠?”

    “과르디올라 감독은 대놓고 2군 선수들과 유소년 선수들로 팀을 꾸렸고, 스완지도 부상에서 막 복귀한 김수용 선수를 중심으로 그동안 많은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던 선수들을 대거 출전시켰어요. 일종의 쉬어가는 매치인 거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출장하는 선수들까지 쉴 수 있는 것은 아니죠.”

    “맞습니다.”

    캐스터의 말에 곧장 고개를 끄덕인 최장수 해설이 그의 말을 이어 받아 설명을 계속 했다.

    “프로라면 실력으로 자신을 증명해야 하고, 증명을 하기 위해선 경기에서 뛰어야 하겠죠. 오늘 경기장에 오를 22명의 선수들은 자신들에게 찾아온 흔치 않은 기회를 꼭 살려야 합니다. 1군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감독들의 머릿속에 확실히 각인시켜야겠죠.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결국 아쉬운 결과를 받게 될 것은 선수 본인들이니까요.”

    “맞는 말씀입니다. 아, 이제 슬슬 선수들이 입장하는군요. 오늘은 스완지 시티의 주장, 리언 브리턴 선수를 대신해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파비안 선수가 가장 앞장 서서 경기장 위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리고 그 뒤로 노턴, 반 데 후른···, 김수용 선수가 그 뒤를 따르는 군요! 아, 그리고 바로 옆에 최재혁 선수가 같이 걷고 있습니다!”

    “한국인 선수들 두 명이 같이 걷고 있는 모습이 정말 오랜만이죠? 부디 두 선수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것이 제 바램입니다.”

    “저도 똑같은 마음입니다. 코인 토스 이후 진영이 정해졌고, 마침내 EFL컵의 32강 경기가 시작됩니다!”

    캐스터의 힘찬 목소리와 함께 시작된 경기는 스완지 시티의 선축으로 진행 됐다.

    ***

    센터 서클에서 빠져나온 공은 빠른 속도로 선수들 사이를 헤맸다.

    후방으로 한 차례 공을 빼고 난 뒤 안정적으로 중원을 통과해 공격 상황으로 전개해나가는 전형적인 스완지식 플레이를 십분 활용하기 위함이었고, 중원에서 공의 흐름에 맞춰 발을 움직이던 수용은 자신의 발 밑에 굴러온 공을 곧장 앞으로 보내주면서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나쁘지 않아.’

    단순히 무릎 상태만 평가한 것이 아니다.

    1.5군으로 이루어진 선수들간의 호흡도, 자신의 몸 상태도, 경기의 흐름도, 모두 나쁘지 않다는 의미였다.

    그에 반해 상대팀인 맨체스터 시티는···.

    “막아! 압박으로 한 명! 아니, 둘 다 가지 말고 한 명!”

    “패스 좀 빨리 빨리!”

    “아, 그게 아니라···!”

    ‘조급해하고 있군.’

    기본적인 압박을 통한 수비부터 시작해서 공의 흐름을 이어갈 역습까지.

    모든 부분에서 꼬이고 있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조합이긴 했다.

    척 보기에도 2군, 그리고 유소년 선수들로 짜맞춘 선발진이었으니까.

    그런 선수들을 상대로 결코 지고 싶지 않았던 수용은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을 무난히 막아낸 뒤 다시 공을 중원에서 소유하면서 슬슬 앞으로 전진했고, 곧 그의 눈에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선수를 발견하곤 쓰게 웃었다.

    같은 한국인 선수인 최재혁, 그가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도록 앞을 가로 막고 서있던 것이다.

    ‘2천만 파운드짜리 선수라.’

    재혁의 이름이 나올 때면 꼭 따라오는 수식어, 2천만 파운드.

    요즘같이 이적료가 폭등하는 시기에 눈에 띌 정도로 큰 금액은 아니었지만, 17살에 기록한 이적료로는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었으니.

    아마 그런 부분에서 계속 사용되는 단어이리라.

    물론 선수의 몸값은 이적료로 판단이 되지만···.

    ‘그게 실력을 나타내주는 건 아니지!’

    투웅!

    재혁이 앞에 서 있음에도 수용은 공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드리블을 이어나갔고, 그런 수용을 침착하게 상대하면서 재혁도 멈췄던 발을 움직였다.

    중앙에서 방향을 유지한 채로 이동하고 있는 수용의 앞을 계속 해서 가로 막을 목적이었는지, 재혁은 하체와 상체를 비스듬이 놓고 수용을 따라 계속해서 움직인 것이다.

    그런 재혁의 수비 방식을 한 눈에 파악한 수용은 오른 발등을 사용한 짧은 터치로 공을 계속 건드리다가···.

    스윽!

    “!”

    재빨리 공을 왼쪽 발로 넘겨 공의 진행 방향을 꺾은 뒤 재혁의 정반대 편을 노리고 달리기 시작했다.

    그냥 지켜보기엔 별 다른 변화를 준 것 같지 않은 드리블이었지만, 수용을 직접 상대하고 있던 재혁은 그가 드리블에 아주 미세한 템포의 변화를 준 것을 뒤늦게 파악하고 돌파를 허용할 수밖에 없었고, 손쉽게 재혁의 압박에서 벗어난 수용은 왼쪽 측면에서 공을 기다리고 있던 동료 선수, 페르를 향해 패스를 찔러 준 뒤 자신의 뒤꽁무니 쫓아오던 재혁을 곁눈으로 살핀 다음 재차 다리를 움직이면서 맨체스터 시티 공략을 계속 했다.

    ‘역시 아직 어려.’

    단 한 번 맞부딪쳤을 뿐이거늘.

    재혁에 대해 대략적으로 파악이 가능했던 수용이 입꼬리를 살며시 말아올렸다.

    장래에 어떤 잠재 능력을 터트릴 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그의 상대가 될 만한 선수는 아니라는 생각을 머릿속으로 계속 떠올리면서 말이다.

    단순히 기술과 피지컬이 부족한 어린 선수라는 이유 때문이 아니었다.

    ‘본인은 어떨지 몰라도, 주위에 영향력을 미칠 정도의 선수는 아직 아니라는 거지.’

    그렇게 이어지는 경기 내용은 그가 예상했던 대로 진행 되었다.

    전반전이 30분 가까이 진행되는 동안 맨체스터 시티는 대부분의 시간을 수비하는데 쏟아야 했고, 스완지 시티는 아직 한 수 아래인 상대 선수들을 농락하면서 끊임없이 골대를 노렸다.

    눈에 보이는 기록인 슈팅 시도에서 맨체스터 시티가 겨우 2회인 것에 반해 스완지 시티에선 벌써 8회 째를 기록하고 있는 것에서부터 큰 차이가 나기 시작했던 것이리라.

    그리고 또 한 번 찾아온 기회.

    수용은 중원에서 우측면을 완벽히 허무는 패스를 아위유에게 연결했고, 드리블을 계속해서 이어가던 아위유는 맨시티의 풀백의 태클을 가뿐하게 뛰어 넘은 뒤, 중앙에 위치해 있던 동료를 향해 패스를 연결하면서 맨체스터 시티는 또 한 번 위기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아위유의 발을 떠난 공은 잔디 위를 부드럽게 구르면서 그와 함께 침투하고 있던 수용의 오른발로 정확히 향했고, 수용은 다시 없을 슈팅 기회가 찾아온 것에 입술을 굳게 다물고 타이밍에 맞춰 오른발을 휘둘렀다.

    파앙. 공과 발등이 접촉하면서 가볍게 흐르는 소리와 함께 그의 등골을 타고 전율이 흘렀다.

    이 슈팅은 완벽하다, 라는 감각이 공에 발이 닿기 무섭게 그의 뇌리를 휘저은 것이다.

    발등에 맞고 떠오른 공은 이후 가뿐하게 허공을 가르기 시작했고, 그대로 쭉 나아가 상대 골문의 구석을 향해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아니, 내려 했다.

    터엉!

    “!”

    촤르륵, 잔디 훑는 소리와 함께 등장한 재혁의 태클이 수용의 슈팅을 막아내지 않았다면 말이다.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들이 멍하니 슈팅이 뻗어나가는 걸 지켜보고 있던 것과 달리, 재혁은 몸을 날려 슈팅을 막아내고 그 궤도를 골라인 바깥으로 벗어나게 만든 것이다.

    아쉬움에 찬 얼굴로 수용이 혀를 차더니 코너킥을 준비하기 위해 자리를 벗어났고, 스완지 시티의 선수들도 하나둘 이어질 세트 피스에 맞춰 자리를 다시 잡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도 하나둘 얼떨떨했던 표정을 지우고 자리를 찾아 이동하려 했는데, 그 전에 재혁의 목소리가 먼저 흘러나와 동료들의 귓가에 스며들었다.

    “뭐하는 거야?”

    “뭐?”

    “지금 뭘하고 있던 거냐고.”

    조용했지만 또렷하게 들린 재혁의 목소리에 다들 고개를 들었고, 여러 얼굴들 사이에서 골키퍼를 보고 있는 선수를 향해 재혁이 재차 물었다.

    “뮤릭, 방금처럼 자유롭게 슈팅을 때리도록 내버려둔 수비수들한테 넌 뭐라고 한 마디 해야 하는 거 아냐? 너무 조용하잖아.”

    “···.”

    “그리고 로즈. 넌 거기서 한 번에 뚫려버리면 어쩌자는 거야? 대놓고 측면을 타고 달리는 플레이었는데. 그걸 한 번에 당해? 지금까지 잘 막았어도 그 한 번 때문에 실점할 뻔 했잖아.”

    그 뒤로도 재혁은 몇 명의 선수들을 향해 한 마디씩 던졌고, 재혁에게 한 소리를 들은 어린 선수들은 이내 풀이 죽은 얼굴로 고개를 숙이다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미안해···.”

    “누가 나한테 사과하래? 미안하다고 말할 상대는 내가 아냐. 너희들 자신이지. 오늘 같은 기회가 흔하게 오는 기회인줄 알아? 이걸 못 살리면 결국 피해를 볼 건 너희들이라고.”

    “!”

    “그리고 내가 너희들이랑 같이 훈련할 때, 뭐라고 했는지 제대로 기억하고 있어?”

    “어이, 거기! 경기 끌지 마라!”

    재혁이 따끔한 목소리로 선수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던 중, 맨체스터 시티의 선수들이 뭉쳐있는 것을 발견한 주심이 그들을 향해 휘슬을 불며 소리쳤고, 재혁은 그런 심판을 향해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인 뒤 자리를 떠났다.

    재혁의 말은 제대로 끝을 맺지 못 했지만, 그의 목소리를 들은 선수들은 하나같이 머리를 한 대 얻어 맞은 것처럼 눈동자를 떨고 있었다.

    뒤늦게나마 지금 그들이 뛰고 있는 무대가 어딘지를 인식하고 차츰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 것처럼 말이다.

    특히 실점할 뻔한 위기 상황을 초래했던 로즈는 골포스트 옆에 서서 코너킥을 준비하고 있는 스완지 시티의 선수를 노려보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같이 훈련을 할 땐 그렇게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말해놓고, 정작 경기장에선 잔뜩 굳어 있는 꼴이라니.’

    교체 멤버에 이름을 올려도 얼마 뛰지 못하거나, 교체 멤버로도 출전하지 못하던 재혁을 훈련장에서 보면서 장난처럼 비웃었던 자신의 모습과 현재 경기장에서 긴장으로 다리를 벌벌 떨고 있는 모습이 겹쳐 보이더니 순간 그의 뺨을 붉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런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던 것은 비단 로즈뿐만이 아니었다.

    수비수들의 실수를 보고도 무어라 한 마디도 하지 못 했던 골키퍼도, 로즈와 함께 포백을 맞추고 있는 수비수들도, 그리고 재혁과 함께 중원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들과 최전방에서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던 선수들까지.

    모두들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침착함을 되찾은 듯한 얼굴이 된 것이다. 그리고 이제야 동료 선수들의 떨림이 잦아든 것을 확인한 재혁이 살며시 미소를 떠올렸다.

    ‘이제 뭐가 좀 되겠네.’

    냉정하게 생각했을 때, 이번 경기를 혼자 힘으로 뒤집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지금처럼 제대로 된 빌드업은커녕 공격 전개도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 계속 되니 재혁 본인이 가장 큰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고, 결국 동료들을 향해 한 마디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 다행히도 자신감을 완전히 상실하는 역효과가 아니라 졸고 있던 정신을 깨우는 계기가 된 것이다.

    스완지 시티가 코너킥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담당해야 할 선수를 마킹하던 재혁의 눈에 곧 공이 떠오르는게 보였고···.

    “내꺼다!”

    어중간하게 떠오른 공을 향해 골키퍼인 뮤릭이 몸을 날리면서 공을 품에 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바닥을 한 바퀴 뒹굴고 곧장 자리에서 일어난 뮤릭은 잔디로 엉망이 되었지만 완벽하게 자신감을 되찾은 얼굴로 박스 바깥에 위치한 선수들을 재빨리 살핀 뒤 공을 굴렸다.

    골키퍼 장갑을 떠난 공은 바닥을 한 차례 튕긴 뒤 누구보다 빨리 반응했던 로즈의 발을 향했고, 뮤릭이 보내준 공을 컨트롤함과 동시에 로즈는 공을 가지고 측면을 따라 달렸다.

    골키퍼부터 시작된 재빠른 역습.

    과르디올라가 추구하는 가장 이상적인 역습 형태가 비로소 경기장 위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하지만 그 흐름을 그냥 두지 않으려는 듯, 스완지 시티에서 수용과 함께 중원에서 짝을 맞추고 있던 캐롤이 로즈의 앞을 막아서며 발을 뻗었다.

    ‘어차피 흐름만 한 번 끊으면 돼! 이대로 공을 터치 라인 밖으로 걷어내기만 하면···.’

    “?!”

    공을 못 막으면 그대로 로즈의 발을 묶어 플레이 자체를 끊어낼 생각을 하고 있던 캐롤의 두눈이 급격히 커졌다.

    분명 계속해서 드리블을 할 것이라 예상했거늘.

    공은 이미 로즈의 발에서 멀어져 있었고···.

    “드디어 왔다.”

    센터 서클에 서서 로즈가 보내준 패스를 어느 누구의 방해도 없이 받아낸 재혁이 입가에 살며시 미소를 떠올렸다.

    역습의 시작은 골키퍼에서부터 시작이 되지만.

    “그 역습의 마침표를 찍는 건···.”

    투웅!

    이 패스다.

    둥실, 마치 깃털처럼 떠오른 재혁의 패스를 따라 시선을 옮기던 사람들의 눈동자가 경악성으로 물들었다.

    오직 한 사람.

    “그래. 바로 저 패스지.”

    이런 상황이 찾아올 것을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웃고 있는 과르디올라 감독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단 세 번의 패스.

    그 세 번의 패스 이후에 이어진 슈팅이 스완지 시티의 골망을 가른 것에 경기를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이 비명을 질렀다.

    < 70. 단 세 번 > 끝

    ⓒ 권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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