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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군으로 살어리랏다-255화 (255/365)
  • <대군으로 살어리랏다 255화>

    ***

    보통은 내 똥이 더 굵네, 마네로 치고 박고 싸우던 빈청이었지만 오늘은 모두 한 마음, 한 뜻이었다.

    이름하여 어심 돌리기 프로젝트.

    아, 프로젝트 명명은 내가했다.

    오지고, 지리고 렛잇고 한 작명센스에 직접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싶지만, 진짜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여기 계신 분들이 날 이상하게 쳐다보실 게 뻔하니 과감하게 패스하기로 하고.

    빈청이 침묵으로 물들 무렵 외친 와탕카.

    내 계획에 모두들 이견없이 와탕카를 외쳐주셨다.

    노공필 씨 같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하기는 했지만 여기가 민주주의 사회도 아니니, 소수 의견은 가볍게 묵살시키고 작전을 실행시켰다.

    “그래, 어찌 되었던가?”

    우리가 모두들 비장한 표정으로 편전에 들자, 형님은 우리가 자리를 잡기도 전에 물으셨다.

    천하일주 할 생각에 어지간히 부푸셨던 모양이다.

    물론 형님을 망망대해로 떠나보낼 순 없다.

    “그······.”

    “오, 진성이. 어찌 되었더냐?”

    “당상들이 논의를 해봄에 있어 몹시 타당하다는 것이 공론이었사옵니다.”

    어심 돌리기 프로젝트인데 갑자기 타당이 웬 말이냐고?

    사람은 누구나 하지 말란 건 더 하고 싶어 하는 심보도 있다.

    이건 원활한 작전 수행을 위한 일이다.

    “다만 형님, 제가 언제 말씀 드렸던가요?”

    “음?”

    고개를 갸웃거리시는 형님에 나는 얼른 좌의정 아저씨께 눈치를 보냈다.

    그러자 좌의정 아저씨께서는 허둥거리며 급조한 지도를 가져오셨다.

    이건 군대로 치면 마치 4성 장군을 심부름꾼으로 이용하는 그림과 똑같지만, 지금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

    “천하도가 아니냐?”

    다행이다.

    내가 빈청에서 발로 그린 세계지도를 형님께서 용케 알아보셨다.

    “맞습니다.”

    “한데 이게 왜?”

    “형님께서 천하일주를 하신다고 치겠습니다. 말이 나온 김에 오늘 바로 출발했다고 치지요.”

    상상만으로도 흡족하신지, 형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오히려.

    “왕이 주장(主掌)으로 가는 것이니 아마 수행원이 족히 1만은 될 것이다. 어떤 이방을 가더라도 그 위엄에 굴복하겠지. 크크.”

    어련하시겠습니까.

    라는 말은 생략했다.

    “예. 하지만 서역의 나라들 중에는 중국과 같은 제국도 있습니다.”

    “그래, 그건 일전에 네가 내게 강론할 때 들은 기억이 있다.”

    “용케 기억하시는군요. 다행입니다. 그런데 그 제국의 황제들은 넓은 땅과 인구를 갖고 있습니다. 국력이 어마무시하다는 거죠.”

    “흠.”

    “그런데 지금 만약 형님께서 천하일주를 하시면서 그 나라들을 지나치고, 그 나라 황제들과 마주친다고 생각을 해보십시오.”

    “마주친다?”

    “네. 비록 수행원이 1만에 달하더라도 어떤 황제가 그게 위엄을 갖춘 거라고 생각하겠습니까?”

    “듣고 보니 일리가 있는 말이다. 그럼 곱절을 더 보태서 2만을 데려가야 하려나?”

    “아뇨, 그게 아닙니다.”

    “하면?”

    “서역의 황제들에게 꿀리지 않는 업적을 이루시면 되는 문제 아니겠습니까? 어떤 황제도 이루지 못 한 업적이라면, 설령 황제라 한들 어찌 형님을 가볍게 보겠습니까?”

    순간 형님이 노한 표정을 지으셨다.

    작전이 들통난 건가 싶어 가슴 졸이던 때.

    “네 말이 맞다! 서역 오랑캐의 황제들에게 가볍게 보일 순 없지.”

    다행이다.

    노한 표정은, 단순히 상상을 하고 계셨던 것 같다.

    서역 황제들이 본인을 짚신처럼 여기는 상상.

    밑밥은 얼추 깔린 것 같다.

    “지금 당장 천하일주를 하실 수도 있지만, 그런다 한들 웃음거리 밖에 안 되지 않겠습니까. 생각해보면 정화가 저 먼 이방까지 배를 타고 나갈 수 있었던 건, 황제의 위엄을 빌렸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지금 당장 우리가 배를 타고 나간다면 어느 누가 우리의 위엄에 굴종하겠습니까?”

    끄덕끄덕.

    “하면 내 어찌 해야겠느냐?”

    “서역의 황제들도 형님을 가벼이 여길 수 없는 업적을 남기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그런 업적을 단기간에 쌓을 수 있을 리가······.”

    “있습니다.”

    벌떡!

    “벌써 형님께서 쌓은 업적이 뭐겠습니까?”

    “경연을 폐한 일?”

    “···그건 업적이라 할 수가 없구요.”

    “아, 하긴. 그렇겠군.”

    “열기구를 생각해보십시오. 만들긴 제가 만들었지만 형님 전하의 치세에 만든 것이니, 어찌 형님의 업적이 아닙니까? 사람을 하늘로 띄우는 건, 중국의 황제도 못 한 일인데 하물며 서역의 황제가 해냈겠습니까?”

    “옳거니! 네 말이 참으로 옳다.”

    “하지만 이것가지곤 부족한 듯 한데 제가 생각한 계획이 조금 있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까?”

    끄덕끄덕.

    형님이 미끼를 물자, 좌의정 아저씨가 세계지도를 활짝 펼치셨다.

    나는 급히 공수한 등채로 러시아를 가리켰다.

    정확히는 블라디보스토크의 윗 지방들을 말이다.

    “지금 여긴 무주지입니다.”

    “무주지? 주인이 없단 말이냐?”

    “뭐, 정확히 말씀 드리면 오랑캐 몇몇이 들어가 살고 있기도 할 테고, 원주민들이 있긴 할 테지만요.”

    “그런데?”

    “여길 점령하는 겁니다!”

    “···”

    잔뜩 기대하신 듯한 표정을 지으신 형님께선, 곧 맥빠진 소리를 내셨다.

    이러면 안 된다.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물었다.

    “안 내키십니까?”

    “별로 안 내키는구나. 대군을 움직여야 할 텐데, 대군을 운용하는 일은 백성에게 해가 되는 일이기도 하거니와······.”

    꿀꺽.

    나만 마른 침을 꼴깍거린 게 아니다.

    “더군다나 저곳을 점령한다 한들 국가에 무슨 티끌 득이 있겠더냐?”

    내가 말했나?

    우리가 빈청에서 세운 플랜이 3가지나 된다고.

    결국 플랜A는 실패했다.

    이러면 플랜 B로 은밀하고 위대하게 넘어가야 한다.

    나는 황급히 좌의정 아저씨께 눈치를 보냈다.

    곧 좌의정 아저씨께서는 세계 지도를 살짝 집어 올리셨다.

    “여기도 무주지입니다.”

    “거긴 어디냐?”

    내가 가리킨 곳은 호주였다.

    나는 사실 여기에 큰 기대를 걸었다.

    왜냐고?

    형님께서 좋아할 만한 게 호주에는 있거든.

    “호주라는 곳인데 말씀드렸다시피 여기도 무주지입니다. 그런데 여긴 땅덩어리가 무지막지하게 큽니다.”

    “무지막지하게라면 얼마나?”

    “조선팔도의 30배는 넘을 겁니다.”

    형님의 입이 쩍 벌어지셨다.

    “그런 땅이 여태 무주지란 말이냐?”

    “예. 여기에 빗돌을 세우는 겁니다. 조선령이라는 빗돌요. 그럼 이제······.”

    “잠깐.”

    “예?”

    “농사 짓기에 적합한 땅이냐?”

    호주 여행은 가 본 적 없지만 사막이 농사 짓기 적합한 땅이 아니란 건 안 가도 알 수 있겠다.

    “···아뇨.”

    “그럼 땅덩어리만 크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곳이 아니냐. 그런 곳에 비석을 세운다 한들 왕업이 될 순 없을 것이다. 게다가 거리도 멀어보이니, 관리하기도 여간 힘든 게 아닐 테지.”

    “하, 하지만 거긴 괴상하게 생긴 동물이 살고 있습니다.”

    “괴상한 동물?”

    “껑충이라는 동물인데요.”

    “껑충이?”

    껑충이는 다름아닌 캥거루다.

    왜 껑충이로 지었냐면······.

    그냥.

    캥거루라고 할 순 없잖아?

    분명 뜻을 물어보실 텐데.

    “네. 껑충이요. 진짜 괴상하게 생긴 동물인데, 이 동물이 어떤 동물이냐면요. 새끼 때······.”

    절레절레.

    “동물 때문에 국고를 탕진 할 순 없지. 생각해보니 네가 말한대로 이미 나는 중국의 황제폐하도 하지 못 한 업적을 쌓았다. 사람을 하늘로 올려보낸 일만 해도 그럴진대, 하물며 존망의 위기에 있던 소국도 구하였으니 서역의 황제라 한들 어찌 날 가벼이 대할 수 있겠더냐? 이대로도 괜찮을 것이다.”

    “···”

    나는 순간 당황했다.

    이건 내가 아는 형님이 아니다.

    적어도 내가 아는 형님이라면 플랜 A에는 별 감흥이 없어도, 플랜 B에는 지대한 관심을 보이셨어야 맞다.

    넓은 땅덩어리+괴상한 동물+무주지.

    형님이 딱 좋아하시는 조합이거든.

    그런데 동물 때문에 국고를 탕진 할 수가 없다니, 이건······.

    ‘우리 형님이 달라졌어······.’

    달라져도 너무 달라지셨다.

    예전 같았으면 그 동물을 당장 대령하라! 수백번 외치고도 남았을 텐데 말이야.

    이러면 이제 마지막 플랜이 먹혀들길 바랄 수 밖에 없다.

    ‘대감, 마지막 계획입니다.’

    그러다 절박한 눈빛의 허침 할아버지와 눈이 마주쳤다.

    허침 할아버지만이 절박한 표정은 아니었다.

    빈청의 모두가 절박한 눈빛을 쏘아 보내고 있었다.

    형님만 눈치 못 채고 있을 뿐.

    여러 사람의 기대에 부응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건지 알고 있는 일이지만, 기필코 작전을 성사시켜야 한다.

    지그시 눈을 감고, 뜬금없이 감상에 젖은 나는 할 말을 미리 정리한 뒤 입을 열었다.

    “아, 형님. 천하도 보는 김에 생각난 건데 혹시 제가 북해국에 대해서 말씀 드렸던가요?”

    “북해국?”

    “네. 말씀 안 드렸죠?”

    “그래, 그런 말은 없었던 것 같구나.”

    “여기가 북해국인데요.”

    내가 세계지도에 가리킨 북해국이란 곳은 다름 아닌 북해도다.

    형님의 관심을 유발하기 위해서는 섬 도(島)자 보다는 나라 국(國)을 붙이는 게 더 좋아보였다.

    아닌 게 아니라 16세기 사람들은 신비한 나라라고 해야할까?

    알려지지 않은 나라에 대한 동경 같은 게 있다.

    대다수의 식자라 불리는 사람들도 여인국(女人國)이란 나라가 실재하는지 안다.

    여인국이 어떤 나라냐면, 말그대로 여자들만 사는 나라다.

    근데 그런 나라가 있었다면 자칭 카사노바였던 내가 전생에 이미 갔다 오고도 남았겠지.

    당연히 신화 속의 나라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실재하는 줄 아는 건, 그만큼 세계 정세에 대한 이해도가 적으면서도, 알려지지 않은 나라에 대한 동경 때문이다.

    “북해국? 경들은 북해국이란 나라를 아는가?”

    형님이 화살을 대신들에게 돌리자, 나는 서둘러 대신들을 흘겼다.

    다행히 눈치 빠른 분들이 대부분인지라.

    “그, 그런 나라가 있었사옵니까?”

    “시, 신은 듣지 못 하였사옵니다.”

    “신도 듣지 못 한 나라이나이다.”

    형님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말씀을 잔뜩들 해주셨다.

    우리는 그런 나라 몰라요, 라고.

    과연 형님께선 반응을 보이셨다.

    “지도를 보면 왜국의 위인데, 나는 왜국의 위에 이런 나라가 있는 줄은 몰랐다.”

    “사실 나라라고 부르기는 좀 애매하긴 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부족 국가라고나 할까요? 부족장이 통치하는, 그런?”

    “음. 그렇다면 그런 나라를 들어보지 못 한 것도 이해가 가는구나. 그런데 그 나라가 어쨌다는 것이냐?”

    “여기서 잠깐.”

    “···?”

    “오키나와를 왜구들한테 구하셨을 때, 기분이 어떠셨습니까?”

    “무릇 선비라 함은 어려움이 있는 사람을 외면치 않아야 하는데, 이는 나라를 통치하는 군주라 할지라도 다르지 않다. 의를 숭상하는 것은 또한······.”

    라고 입바른 말씀을 하시는 형님이 사관을 자꾸 흘기는 게, 아무래도 사초를 염려하시는 것 같다.

    나는 사관을 쫓아냈다.

    평소 같았으면 아니되오를 외쳐댔을 대신들도 흔쾌히 사관을 쫓아내는 데 동조했을 정도다.

    “자, 사관도 없으니 솔직히 어떠셨습니까?”

    다시 한 번 묻자, 형님은 어좌에 엉덩이를 깊숙이 파묻고 손을 내저었다.

    “오키나와 왕의 소인 같은 기질이 마음에 들지 않고, 또한 교활한 그 성품이 마음에 들지 않아 외려 왜구를 응원하는 마음도 있었지. 이뿐인가? 차라리 남해정토군을 왜구로 변장시키고, 왕에게 내 위엄을 보일 생각도 아주 잠깐이지만 했었다.”

    “···”

    “물론 잠깐이다.”

    “···아, 예.”

    “그래도 막상 구원하고 나니 흡족했다.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구한다는 것은 결국 나를 희생하지 않고서는 불가한 일이 아니냐? 나를 희생한다는 게 어렵다는 것은 불씨(석가)조차 말한 사실인데 불씨 조차 아는 사실을 한 사람의 선비가 외면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실행에 옮기니 내 말로 형용 할 수 없는 뿌듯함이 있었다.”

    장황한 말씀이지만, 어쨌든 보람찼다는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이 북해국도 같습니다.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처했거든요.”

    “그러냐?”

    “예. 왜구들이 핍박해서 나라 자체가 없어질 위기입니다. 그리고 왜구들 아시잖습니까. 어찌나 저기 사람들 못 살게 구는지··· 별에 별 구실로 가세(苛稅)를 걷지 않겠습니까.”

    “안타까운 일이로다.”

    “그런 의미에서,형님께서 서역의 황제들에게 뽐낼 업적으로 북해국을 구하는 것은 어떠십니까?”

    “북해국을?”

    “예. 이건 일석이조의 효과가 생깁니다. 북해국의 신민들이 형님을 떠받드는 효과, 왜놈들이 우리 조선의 무위를 실감하게 되는 효과, 세 번째로, 그러니까 세 번째로는······.”

    말문이 막힌 날 도와준 건, 뛰어난 순발력의 허침 할아버지셨다.

    “신이 진성대군에게 듣건대 그곳 나라는 야만하기가 이를 데 없어서, 날고기를 먹기도 하고 또, 문자도 없어 서로 뜻을 통하지 못 한다 하니 이보다 더한 오랑캐가 어디 있겠사옵니까? 세 번째로는 오랑캐를 교화하는 효과가 생기는 것이니, 어찌 업이라 아니 할 수 있는 일이겠사옵니까?”

    16세기 조선에서는 오랑캐를 교화하는 것도 군왕의 업적으로 친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오랑캐는 여진족이 대부분이지만, 뭐 어때?

    아, 혹시나 해서 하는 말인데 나는 문화적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한다.

    아이누인이 야만인이라 한 것은, 선의의 거짓말이다.

    선의의 거짓말도 군주를 기만하는 거 아니냐고?

    나는 21세기의 소울을 가진 현대인이다.

    여기 사람들과는 다르게 이 정도 융통성은 있다.

    “교화?”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형님이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예, 교화! 형님께서는 생각해보십쇼. 단군 임금은 우리 동국에서 최초로 천명을 받은 임금입니다. 그 다음 기자(箕子)는 동국에서 난생처음으로 교화를 일으킨 임금이구요. 따지고 보면 우리가 중국에 사대하는 것도 교화를 사모하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옛말에 교화를 숭상한 임금이라야 태평한 정치를 기대 할 수 있다 했는데, 이 교화가 자국의 신민에게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잖습니까. 형님께서 북해국을 구원하시면 수의지화(교화가 저절로 이루어지는 태평한 시대)를 바로 형님께서 손수 여시는 것과 다름이 없는 것입니다.”

    형님은 일리가 있다는 듯 고개를 주억거리셨다.

    그래도 긴장의 끈을 놓아선 안 된다.

    형님이 사색에 잠긴 지 얼마나 지났을까.

    “경들의 생각은 어떠한가?”

    “처, 천만윤당한 일이라 사료되옵니다!”

    “속히 시행하소서!”

    “고금의 역사에 오랑캐를 교화하려고 했던 것은 요순의 시절이 이미 그러했기 때문이옵니다. 제어가 어려운 오랑캐를 교화한다는 것은 온화한 기운을 충만히 뽐낸다는 것이니 그 명성을 상국에도 알리는 일이고, 교화를 사방에서 일으킨다면 이 역시 상국에서 바라마지 않는 일일 테니 아마 상국에서 역시 세상의 도의가 조선으로 인해 순후해졌다고 여겨 후한 상을 내릴 것이며······.”

    “지부사(노공필)는 입 다물라.”

    “···”

    “경들의 뜻이 이리도 지극하니 내 마땅히 북해국을 교화하고 구원하는 데에 힘써야겠다. 다만 북해국을 구원하면서 왜국과 마찰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니 경들은 유념하여 빈청에서 이를 논하라.”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즈어언하!”

    후, 간발의 차로 작전 성공이다.

    플랜 A,B,C 모두 쪽빡차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C가 먹혀들면서 일단 시간을 버는 데에는 성공했다.

    북해국 구원이 말이 구원이지, 1~2년 내에 뚝딱 되겠어?

    준비하고 뭐하고 하는 데에 못 해도 3년은 걸리겠지.

    그리고 설마 3년 뒤에도 형님께서 천하일주 생각을 갖고 계시겠나?

    사람 생각이란 게 어제가 다르고 오늘이 다르고 내일이 다른 법인데 말이야.

    ‘근데 갖고 계시면······.’

    그럼 그때 또 빈청에서 한 마음, 한 뜻으로 어심 돌리기 프로젝트2를 기획해야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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