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군으로 살어리랏다-1화 (프롤로그) (1/365)

<대군으로 살어리랏다 1화>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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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 퀴블러로스는 죽음이 임박한 사람들이 겪는 심리학적 반응을 이하의 5단계로 나누었다.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

이건 굳이 죽음이 임박한 사람들에게만 국한되는 심리학적 반응은 아니었다.

현호에게도 통용되는 것이었다.

“아니지? 그래, 지금 꿈 꾸고 있나보다. 얼른 꿈에서 깨야지.”

처음엔 부정.

“왜 나한테 이런 일이! 어?! 내가 얼마나 착실하게 살았는데! 씨발! 세상 엿 같네!”

분노.

“그래도 돌아갈 방법이 있지 않을까? 그래, 있겠지. 이렇게 밑도끝도 없이 조선 사람으로 살아갈 리가 없지.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

타협.

“근데 못 돌아가면 어떡하지? 영영 못 돌아가면··· 내가 좋아하는 콜라는? 치킨은? 자장면은? 그리고··· 동노랑 PC방이랑 배그는? 게다가 여긴 화장지도 없을 텐데······.”

우울.

이렇게 3개월이 지나 4단계를 모두 경험한 지금.

“아, 생각해보니까 어차피 돌아간다고 해도 기다리는 사람 하나 없잖아? 왕자 씩이나 되는 위치인데 아쉬울 것도 없고. 거기가면 취직 스트레스에, 집 마련 스트레스에··· 아주 스트레스 덩어리지. 안 그래? 대군마마라는데, 나쁘진 않잖아?”

수용의 단계를 막 거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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