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5화 불타버린지그 철공소 (116/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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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장이 지그 12

불타버린지그 철공소

시커먼 연기를 뿜어 대는 거대한 불꽃의 파도가 밀려오고 있었다. 바람을 받으며 남쪽의 숲을 먹어 치운 화마는 칠공소와 광산 마을 쪽으로 빠르게 다가왔다. 

"어째서 산불이?"

유한의 얼굴이 하얗게 변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산불은커녕 화마의 징조조차 없었는데. 그러나 그렇게 굳어 있던 것도 잠깐이었다. “어서 불을 꺼라!”

가스톤의 고함 소리에 정신을 차린 유한은 인벤토리에

서 삽올 꺼내 들고 불길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는 땅을 파고 무섭게 번져 오는 불길에 연방 흙을 끼 얹었다. 유한보다 한발 뒤졌던 블랙도 커다란 솔가지를 꺾어서 마구 내리치며 불을 꺼 나갔다.

 뒤이어 가스톤과 광부 NPC들, 철공소의 대장장이들, 그리고 여러 유저들도 달려와서 진화에 힘을 보됐다.

 "흙뿌려!빨리물가져와!”

"블랙 하나론 안 돼! 대기 중인 블랙 아이언들 몽땅 끌 고와!”

 철공소엔 빙의 작업을 마친 블랙 아이언이 10여 기가량 있었다.

주문자에게 넘기기 직전 창고에 보관하고 있던 녀석들 이 가세하자, 진화 작업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

블랙 아이언들은 부지런히 물을 퍼 나르고, 나무를 쓰러트리고,땅을 파헤쳤다. 

"워터 블(Water Ball)!” 

“어스 배리어(Earth Barrier)!" 

"실피드! 바람의 방향을 틀어라!”

  오팬을 비롯한 마법사 유저들과 정령술사들도 온갖 마법과 정령들을 동원해 불길을 막았다.

그러나 기세등등한 산불은 쉽게 꺼지지 않았다. 계곡 전체, 아니 산맥 일부에까지 번진 불길은 어느 순간 밀려나는듯하다가도 거센 남풍에 다시 피어올랐다.

-화상올 입었습니다. HP가 100 닳았습니다. ^

-이대로는 연기에 질식되고 맙니다. 서둘러 안전한 곳으로 피하십시오 

더욱 성가신 것은 연기와 불길에 당할 수도 있다는 점 이다. 유한은 불새의 코트 덕분에 불에 대한 내성이 강했지만, 그렇지 않은 이들이 많았다.

불에 데서 HP가 떨어진 유저들이나 연기에 질식한 NPC들이 속출했다.

“제길! 버텨야 해! 송코 형, 거기 쓰러진 사람들 좀 봐줘요.”

“알았서 치료는 나한테맡겨!”

송코와 다른 성직자 유저들은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NPC들을 구조하고 유저들에게 힐을 퍼부었다.

유한은 선두에서 악전고투를 계속했다. 그런 그의 귀에 비명 같은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으악! 사장님, 저거 봐요!”

그는 NPC 일꾼이 가리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일꾼이 가리킨 곳은 다름이 아닌 유한과 일행의 뒤에 있는 광산 마을과 철공소였다.

마을의 몇몇 지붕에서 불길이 피어올랐다. 철공소에도 불이 났는지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아니, 어째서!”

무엇 때문에 죽을힘올 다해 불길올 막고 있는가. 철공소와 광산 마을올 보호하기 위함이 아닌가.

그런데 분전한 보람도 없이 불꽃은 철공소와 마을에 옮겨붙고 말았다 

'제기랄! 바람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야!’ 

 유한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검은 연기가 거센 남풍을 타고 날려 가고 있었다. 검은 연기는 빨간 불티를 잔뜩 머금고 있었다. 바람에 날려 온 불티들은 마치 우박처럼 철공소와 광산 마을을 두들겼다. 

"리지스 부탁해! 철공소가 불타면 우리 모두 끝이야!” 

"말았어, 나한테 맡겨!”

철공소에 남아 있던 리지스는 철강 조합의 대장장이들을 부려 철공소에 옮겨 붙은 불길을 진압했다.

 포포도 이곳저곳 쫓아다니며 물을 나르고 불티를 밟아 껏다.

리지스가 눈에 불올 켜고 시킨 것도 있지만, 푸짐한 식량 창고(?)를 잃을 수는 없기때문이다. 그렇게 어느 정도 불길이 잡혔다 싶은 순간,

퍼어-엉!

갑자기 올린 굉음에 선두에서 진화 작업을 펼치고 있던 유한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계곡 쪽에서 난데없는 폭발과 함께 거센 화염이 하늘 높이 솟구쳐 올랐다. 덕분에 그 주변에서 진화를 하던 유저와 NPC들이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

퍼엉! 퍼 퍼평!

그런데 폭발은 한 번에 그치지 않았다. 불길이 밀려올 때마다 땅이 갈라지며 화염과 폭발이 휘몰아쳤다. 그때마다 십수 명의 유저와 NPC들이 휘말려 죽거나 다쳤다.

"히이익! 뜨거워!”

"크악!사람살려!”

폭발은 계속 일어났고 유저와 NPC들의 공황도 더욱 심해졌다

선두에서 용전분투하 블랙 아이언들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 어떤 블랙 아이언은 터져 나온 불길에 휘말려 불덩이가 되어 허우적거리기도 했다.

"이,이게 대체 어떻게 된?"

연이은 폭발에 놀란 유한은 참상올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런 유한의 앞에서도 폭발이 일어났다.

"위험하다!”

블랙이 재빨리 유한의 앞을 가로막았다. 그러나 폭발과

함께 터져 나온 진득한 화염이 블랙의 몸을 스치고 유한 에게 떨어졌다. 

"이게 뭐야r

유한은 소매에 묻은 불꽃올 내려다보았다. 불에 대한 내성이 강한 불새의 코트라 태우지는 못했지만, 불꽃은 그래도 맹렬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진득한 검은 액체 위에서.

그는 근처의 물통에 팔을 담갔다. 소매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서였는데, 불은 물에 담근 것만으로 꺼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세게 타올랐다. 

"크옥!대체 이 불꽃은 뭐야!” 

불이 꺼지지 않기는 블랙도 마찬가지였다. 물통째로 덮어쓰고도 불을 끄지 못한 블랙은 땅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흙먼지를 잔뜩 덮어쓴 뒤에야 불꽃은 간신히 꺼졌다. 그 모습을 보고 유한도 재빨리 흙을 뿌려 불을 껐다. 

“제길!뭐가어떻게된거야?" 

산불만으로도 당황스러운데 이런 괴이한 폭발까지 일어나다니.

그러나 불행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했다. 철공소 쪽에서 찢어지는 비명과 함께 지금까지의 폭발올 모두 합친 것과 같은 거대한 폭염이 솟구쳐 올랐다.

퍼퍼ㅡ평!

”꺄아악!난몰라,이를 어떡해!”

"뻐이! 삐이!”

철공소에서 솟구치는 화염을 보고 리지스와 포포는 어쩔줄을 몰랐다.

계곡 쪽의 폭발과 소란에 잠시 놀라긴 했지만, 아랑곳 없이 철공소의 진화 작업을 하던 그들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철공소 뒤에서 연기가 피어오른다 싶더 니 이내 맹렬히 폭발해 버리는 것이 아닌가.

“연료창고가폭발했다!”

"빨리 불을 꺼!”

철공소에 남아 있던 이들은 다급히 물통을 들고 연료 창고 쪽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재차 폭발이 일어나자 선 두에 달려가던 알세인과 카프 등이 황급히 바닥에 몸을 숙였다..

"물러서,멍청이들아!그 안에 초열탄이 잔뜩들어 있단말이다!”

갈리의 고함에 대장장이들은 연료 창고와 더욱 거리를 두고 물러섰다.

특히 제련 공방의 대장장이들은 초열탄이 어떤 물건인 지 잘 알고 있었다. 드워프의 철, 혹은 지그 제련강이라 불리는 우수한 철을 제련히는 데 꼭 필요한 특수 연료다.

만드는 방법은 아직 모르지만, 엄청나게 강한 화력을 일으킨다는 건 알고 있었다.

폭발이 일어난 원인은 그 엄청난 화력을 지닌 초열탄 때문이었다. 같이 보관되고 있던 잘 마른 소나무 장작이나 숯들은 덤에 지나지 않았다.

"어떡하지요, 갈리 님? 이러다가 철공소가 몽땅 타 버리겠습니다!”

알세인의 말대로 연료 창고에서 치솟은 화염은 바람에 날려 오는 불티 따위와 비교도 안 될 만큼 빠르고 거센 속도로 철공소를 태워나가고있었다.

 "나도 알아, 이 뾰족귀 녀석아! 너도 엘프라면 어떻게 좀 해봐라!”

갈리의 윽박에 정신을 차린 알세인은 정령들을 소환했다.

대장장이 NPC라지만, 알세인도 일단은 엘프였다. 그가 소환한 물의 정령들이 부지런히 불을 끄는 사이, 알세인은 정신을 집중하여 불의 정령과 소통을 시도했다.

"무도한 불꽃의 지휘자여! 당장 파괴의 춤을 중단하시오!”

그러나 알세인의 요구를 비웃기라도 하듯, 불꽃은 필씬 더 거세게 타올랐다.

"안됩니다. 신이 나서 완전히 이성을 잃었어요!”

"이런 빌어먹을 불티들이!"

이를 갈던 갈리는 두 손에 망치와 도끼를 쥐어 들었다.

철공소 공방 일부를 때려 부숴서라도 불길의 확산올 막 올생각이었다.

그러나 갈리의 뒤에 나타난 사람이 그를 말리고 나섰다.

"물러나세요! 불은 제가 끄겠습니다!”

옛된 목소리의 주인공은 검은 로브를 걸친 키가 작본 마법사유저였다.

그는바로 아크 위저드 아스란.

방금 게임에 접속한 아스란은 재빨리 사태 파악을 했다. 곧장 마법 스킬을 캐스팅 한 그는 완성된 마법을 연료 창고가 있는 철공소 뒤편에 날렸다.

"프로스트 프리징 (Frost Freezing)!"

철공소 주변이 서늘해진다 싶더니 사방이 온통 하얗게 얼어붙기 시작했다. 불티들은 언 상태로 바닥에 떨어졌으며, 거센 화염도 차츰 힘을 잃고 사그라졌다.

"오오오! 꺼졌다!”

“역시 아크 위저드!”

철공소의 불길이 순식간에 잡히자 리지스와 대장장이들이 환호성올 내질렀다. 벼랑 아래로 떨어질 뻔하다 간신히 멈춘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쪽은됐고"

아스란은 대다수의 유저와 NPC들이 몰려 있는 남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여전히 산불은 진화되지 않은 상태였다. 아니, 진화는 커녕 더욱 맹렬하게 타오르고 있었다. 불길을 진화하던 유저들이 잇따른 폭발에 완전히 기가 꺾여 버린 탓이다. “리지스 님, 가서 모두들 대피하라 이르세요.”

 "대피요? 뭘 어쩌려고?" 

“광대역마법을 쓸 겁니다.”

 광대역 마법이란 말에 리지스는 깜짝 놀랐다. 일반적인 범위 공격 마법들에 통달하면 훨씬 넓은 지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되는데, 이것을 더러 광대역 마법 이라고한다.

 마법사 유저들 중에서도 몇몇의 랭커들만이 광대역 마법을 시용할 수 있었다.

 아르페디아 온라인에서 가장 먼저 광대역 마법의 존재를 알린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아크 위저드 아스란이다. 

"모두 물러서! 아스란 님이 광대역 마법올 쓴대요!”

 "다들 피하세요!”

리지스와 길드원들의 고함에 유한올 비롯해 여러 유저와 NPC들은서둘러 부상자들올 데리고 대피했다.

그사이 아스란은 수정구를 띄우고 천천히 마법 주문을 외웠다. 일거에 산불을 꺼 버릴 마법 스킬을 사용할 참이 었다.

 다소 시간이 걸렸지만,불길이 광산 미을에 도달하기 전에 캐스팅은 모두 끝났다.

“타이달 웨이브(Tidal Wave)! 스톰 오브 데저트 (Storm Of Desert)! 아이스 스콜(Ice Squall)!”

아스란의 마법이 발동하자 모두들 깜짝 놀랐다.

광대역 마법 하나만 해도 놀라운데, 아스탄은 동시에 3 개의 광대역 마법올 전개했다.

이른바 트리플 캐스팅 (Triple Casting.)

이것은 아크 위저드의 칭호를 가진 아스란만의 능력이 었다.

"저, 저게 뭐냐!”

"해일이다!”

"모래 폭풍에 얼음비까지!”

이미 안전한 곳으로 대피한 유한과 여러 유저들은 전개 되는 광대역 마법들올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거대한 파도가 불길을 쓸고 지나가자, 사나운 모래 폭풍이 그 뒤를 따르며 남은 불길올 뒤덮었고, 하늘에서 쏟아지는 수천 개의 얼음 화살들이 남은 불씨를 완전히 제 거했다.

괴물같이 일렁이던 연기와 불꽃은 깨끗이 사라졌다. 그러고도 여전히 힘이 남은 광대역 마법들은 불길이 지나은 길까지 말끔히 청소했다. 

"크옥!저게 타이달 웨이브!”

“옛날에 길드전에서 성 하나를 무너트렸다는 극강의 수계 마법이 저거였군.” 

“광대역 마법을 동시에 셋이나 전개하다니.....”

유저들의 얼굴은 충격과 공포로 물들었다. 

만약 그 광대역 마법이 불길이 아닌 자신들에게 쏟아졌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여기저기서 무겁게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들이 들려왔다.다들 상상하기 싫은 장면들을 머릿속에 그려 본게 틀림없다.

"대단히군.혹시 드래곤도 찜 쪄먹을수있는거 아닐까?

유한은 멍하니 아스란을 바라보았다.

아르페디아 온라인 5위의 랭커.

아크 위저드 칭호의 최강 마도사

거대길드 B.O.B의최고 위원.

이래저래 말은 많이 들었지만, 실제 그가 가진 힘을 눈

앞에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자연의 재앙도 제압해 버리는 실력이라니.

“괜찮아요?"

"좀 힘드네요.”

 가까이 다가간 유한의 물음에 대꾸한 아스란은 대량의 MP를 회복시켜 주는 아이템 엘릭서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정말 고마워요. 제때 아스란 님이 나타나지 않았으면 정말 큰일 났을겁니다.”

"이렇게 재미난 곳이 큰일 나서는곤란하죠"

아스란의 목적은 스타레이에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

지금까지 견학이랍시고 철공소에 줄곧 있었던 데는 유한과 개성 넘치는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짐이라 칭하는 가디언 블랙 아이언과 세상에서 돈이 제일 좋다고 외치는 미소녀 상인 리지스, 투덜대 면서도 항상 유한을 돕는 NPC 드워프 갈리 등등.

그들이 티격태격하며 같이 살아가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그나저나 뒷수습이 만만치 않겠는데요.”

"아아, 확실히…” “

상황이 진정되자, 유한은 서둘러 뒷수습에 나섰다.

리지스에게 피해 상황을, 송코에게는 발화 원인올 조사

해 달라 부탁하고, 자신은 죽고 다친 유저와 NPC들을 보살폈다.

사상자, 특히 사망자 수가 예상보다 훨씬 많았다. 그 정체불명의폭발 탓이다.

특히 NPC가 문제였다. 유저들이야 죽어도 부활 포인트에서 되살아나거나 부활의 성수로 살릴 수 있지만, NPC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한은 화상을 당한 NPC들에게 포션을 먹여 치료하도록 하고, 죽은 NPC들의 시신을 수습하도록 했다.

철공소의 일꾼 NPC들은 물론, 가스톤 휘하의 광부 NPC들의 피해도 막심했다. 부상자는 여든셋이나 되었고 사망자는 서른명이넘게나왔다.

죽은 NPC들이 못내 안타까웠는지, 가스톤의 표정은 침울했다.

"부활의 성수를 쓰면 NPC를 살릴 수 있지 않을까?"

 "그건 유저만 살리는 거예요. NPC는 죽으면 못 살립니다.”

살리고 싶은 마음은 유한이 더하면 더했지 모자라지 않았다. 실력 있고 믿을 만한 일꾼이란 쉽게 구할 수 없을뿐 더러 그들 중에는 초기 대장간 시절부터 함께 일해 온 대장장이도 있었기 때문. 

"그래도 원가 방법이 있지 않겠나?"

"글째요, 별로 방법이…... 아! 있습니다!"

열심히 머리를 굴리던 유한은 NPC를 살릴 방법을 생각해 냈다.

 예전에 했던 모험이 힌트가 되었던 것이다.

"정말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거냐?"

가스톤이 눈이 화등잔만 해져 물었다.

“육신이 썩어 사라져도 되살릴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 문계는 죽은 NPC들의 영혼을 붙잡아 둬야 하는 데…….”

"음, 그건 네크로멘서 칭호를 가진 마법사에게 맡기면 되겠지. 마침 내가 잘 아는 녀석이 한 명 있으니 그 점은 염려할 필요 없네."

“그럼, 부탁드리겠습니다"

죽은 NPC들은 그 비책으로 살리기로 결정하고, 유한 은 다른 문제들을 수습하러갔다.

"에휴, 어쩌다 이런 일이!” 

리지스의 보고에 유한은 머리를 움켜쥐었다. 철공소의 전소는 막았지만,

 건물의 상당 부분이 불길에 휩싸였다. 특히 연료 창고 부근은 완전히 숯덩이가 되어 대대적인 수리가 불가피해졌다.

 연료 창고의 소실은 2차 피해를 야기했다. 대량의 초열탄 손실로 제련강 생산이 중단되었는데, 이는 지그 철공소의 블랙 아이언 생산뿐만 아니라 지그 철강 조합에 속한 길드원들의 생산 차질로 이어질 것이다.

불의의 사고라 해도 생산이 중단되는 만큼 상품의 납품에 차질이 생기고,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그래도 연료야 새로 구하면 되지만, 이건 정말 골치 아프군'

이번 사고로 숙련된 NPC들이 상당수 다치고 죽었다. 살릴 방법이 있다고하나 그것이 잘될지 미지수인데다, 실제로 된다 해도 그들을 되살릴 때까지 생산에 차질을 빚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래도 철공소가 완전히 불타지 않은 것만 해도 어디야. 설비는 무사하다면서?" 

"맞아요. 이런 걸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하는 거예요.” 

오랜만에 접속한 동생 얀과 베르디가 유한올 위로했다.

 "어쩔 수 없잖아. 자연재해도 겪는 게 이 게임의 흥미 진진한요소니까"

"지랄!이건 자연재해가 아니라고!" 

이번산불은인재(入災)다!

 송코가 작성한 발화 원인 보고서의 내용은 이번 산불이 절대 자연 발화가 아님을 알려 주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사실올 모르는 얀이 태연히 말했다.

"그래? 누가 피운 모닥불이 번진 건지 몰라도 고의는 아닐 거야. 째째하게 그런 일로 원한을 가지진 마."

“인마! 고의적이니까 문제라는 거다!”

"고의적이라고?"

두 사람의 눈빛이 달라졌다. 유한은 그들에게 피해 상황보고서를 내밀며 말했다.

“목격자들 말로는 계곡 남쪽에서 세 군데 동시에 불길 이 일어났데. 세 군데에서 동시에 자연 발화가 발생할 확 률이 과연 얼마나 될까?"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공식 홈페이지에 가니까 스크린샷도 있더라."

그 스크린샷은 근처에서 사냥하던 유저가 찍은 것으로 좀 전에 유한이 들러 확인했다.

"그리고 고의라고 여기는 근거가 두 개는 더 있어.”

"뭔데?"

"하나는 갑작스런 연속 폭발. 그 폭발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봤는데, 폭발을 일으킨 건 역청이었어"

"역청? 석유 말이야?"

역청은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에 둥장한 새로운 아이템 이다.

흔치 않게 발견되는 역청은 가공해서 접착제와 방수 재료로 사용되고 있었다. 특히 범선올 제작하는 목수 유저들에게 절실한아이템. 

"검은 노다지가 이 근방에 묻혀 있었다는 거야?"

"그럴 리 없지. 그게 있었다면 우리 광산왕 할아버지가 개발을 해도 벌써 했을 거다”

 더구나 지표면의 열에 반응해 터질 정도라면 가스톤이 아닌 다른 유저들도 충분히 발견했을 것이다.

"불이 꺼진 다음에 송코 형이 광산 마을과 철공소 주변을 뒤졌는데, 역청이 담긴 나무통들이 나오더라는 거야.”

 "그럼 누군가 철공소와 광산 마을을 태워 버리기 위해 서묻었다는거야?" 

"그래. 누군지 몰라도 아주 고약한 놈들이지.”

  끈적한 역청은 한번 불이 붙으면 잘 꺼지지도 않았다. 그 때문에 유저나 NPC는 물론이고 블랙 아이언들까지 적잖은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내가 의심히는 둘째는 연료 창고 폭발 터지기 전에 누가 알짱거리는걸 알세인이 봤다고 해 ”

철공소로 날아오는 불티를 끄던 그는 처음 보는 손님들 이 연료 창고 주변에 어슬렁거리는 것을 보았단다.

 그리고 얼마 후 연료 창고가 대폭발올 일으켰다.

"폭발한 이유는 초열탄 때문이지만, 분명히 불티가 날아와서 터진 건 아니야. 연료 창고에 불이 붙었다면 다들 거기부터 껐을 테니까.”

 그런데 불티가 날아오지도 않은 연료 창고가 폭발올 일으켰으니 당연히 수상할 수밖에. 

"그런데 초열탄이 뭐야?" 

"내 영업 비밀이다.”

유한이 딱 잡아떼자 얀은 더 이상 캐묻지 않았다. 어차피 자신은 대장장이도 아니고, 지금 중요한 건 초열탄이 아니다.

“산불이나 다른 곳에 신경을 쓰는 틈에 누군가 연료 창고에 고의적으로 불올 질렀다는 건가?"

"바로 그거야. 어떤 놈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손해 보기를 바라고 저지른 일이라는 거지.”

대놓고 지그 철공소를 공격할 수 없으니,산불올 지르고, 연료 창고를 태우는 테러를 가한 것이다. 이렇게 하면 길드전을 선포하지 않아도 되고, 유저나 NPC를 죽여도 패널티를 먹지 않으니까. 

“누가 형이 손해 보기를 바랐을까?"

 "난 알 것 같아. 발리안이란 대장장이가 아닐까?"

 베르디가 용의자를 한 명 집어냈다.

"그 발리안이란 대장장이 브라더의 호적수라면서요? 브라더가 만드는 블랙아이언 때문에 자기 골램이 잘 안 팔리니까 분명히 앙심을 품었을 거예요.”

  '맞아 그런 가능성은 충분히있어’

 발리안은 베레타-마노스 전쟁에서 한편이었긴 하지만, 그 전에 운석 쟁탈전에선 상당한 신경전을 펼쳤다.

베르디의 말대로 발리안의 거대 골렘 레기온은 시장에 서 블랙 아이언에 뒤쳐지고 있었다. 값싸고 보다 움직임이 정교한 블랙 아이언 쪽이 더 큰 호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발리안 철공소는 크기를 보다 축소시키고 파워를 2배로 향상시킨‘레기온lI’의 개발에 성공했다 그러나 여전히 블랙 아이언의 아성을 넘지는 못하고 있었다.

‘거기다 발리안은 에르젠 폭등 시기 때 에르젠을 만들 어 팔아서 짭짤히 재미도 봤지.’

 그 짭짤한 재미를 망쳐 놓은 게 유한이다. 

 발리안이 충분히 앙심을 품을 만하다. 더구나 운석 쟁 탈전에서 보았듯, 발리안은 자신 대신에 더러운 일을 해 줄 유저를 얼마든지 돈으로 고용하고도 남을 놈이 었다"정말 발리안 그 자식이 그랬다면.......”

"발리안 님이 아님니다.”

 유한의 말을 끊으며 집무실에 들어온 것은 골드러시 상인 연합의 발덴 지부장 딜론이었다.

 화재 소식을 전해들은그는곧장 지그 철공소로달려 왔다.

 앞으로의 생산과 납품에 대해 의논올 하기 위해

그는 유한에게 유력한 용의자의 정체를 밝혔다.

"지그 철공소를 이렇게 만든 건 철십자 길드입니다."

“철십자 길드요?"

확실히 그쪽도 용의선상에 오를 만한 작자들이다.

이미 몇 차례나 유한 때문에 낭패를 보았기에 앙심을 가질 계기는 충분하다. 거기다 그들의 행동력과 추진력은 아르페디아 최강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심중만으로 그들이라고 딱 집어 말할 수는 없다.

"확실한 증거가 있습니까?"

"산불이 나기 전 지그 철강 조합원들이 지그 님을 찾아 왔지요?”

“예,사기 당하고 경쟁에서 밀렸다고.”

"우리도 지그 철강 조합의 대장장이들이 곤경에 처했 다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여전히 유한과 돈독한 거래 관계를 맺고 있던 골드러시 상인 연합도 리지스 몰래 지그 철강 조합원들과 적잖은 거래를 트고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조합원들이 곤경에 처하게 되자, 곧장 사태 파악에 나선 것이다.

"이곳저곳에서 지그 철강 조합원들에게 사기를 치고 다닌 유저들이 예전에 미네랄 상회에 몸담고 있던 자들이 더군요. 미네랄 상회의 배후에 누가 있었는지 지그 님도 잘알지요?"

 "물론입니다.”

잘 알다 뿐인가. 아주 물을 먹여 놨었다. 

"거기다 조합원들의 대장간 근처에서 장난질을 해 대는 대장장이들의 배후에도 철십자 길드가 있었어요. 그들에 게 자금올 지원한 자들은 마노스 제국의 상인들입니다.”

마노스 제국의 현 황제는 철십자 길드의 핵심 간부인 베히모스다. 이미 철십자 길드는 베히모스가 황위에 오르기 전부터 마노스 제국의 상권을 장악했었다.

마노스 제국의 상인은 철십자 길드의 수하라 해도 무방 했다.

"그거야 그들 짓이라고 치죠. 하지만 이번 화재가 그들 짓이라는 증거는 없잖습니까?"

"아르페디아 대륙에서 역청이 채굴되는 지역은 얼마 안 됩니다. 마노스 제국 남부에 역청 산지가 하나 있는데, 얼마 전 철십자 길드장인 노벨이 역청을 대량으로 징발했 어요. 범선 건조를 위해서였다는데…….” 

딜론은 거기서 말을 끊었다.

문제의 역청이 이번 화재, 아니 화공에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딜론의 주장이었다.

'정말그럴지도.’

유한은 내심 고개를 끄덕였다.

이미 베히모스도 자신의 정체를 알고 있지 않는가 지난번 에르젠 폭등 사건도 자신을 노리고 저지른 일이 아닌가 의심스러웠다. 그게 아니면 자신에게만 유독 비싸게 팔려고 하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유한은 한 가지 더 확인해 보고 싶은 것이 있었다.

"만약 지그 철공소가 화재로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 철십자 길드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있습니까?"

"있죠. 지난번 베레타 공화국의 마노스 정벌 때 거대 키메라를 제입한 것은 거대 골렘이 아닌 블랙 아이언이었습니다. 만약 블랙 아이언 생산이 중단되거나 둔화된다 면…….”

 베레타 공회국을 비롯해 아르페디아의 왕국과 길드들은 원하는 만큼 블랙 아이언을 보유하지 못할 것이다.

그에 반해 마노스 제국은 거대 키메라 생산에 박차를 가할 것이고, 충분한 수량이 갖춰지기만 한다면 뒤에 벌 어질 일은 불을 보듯 뻔하다.

"아르페디아대륙의 제패요?"

"예전부터 철십자 길드의 어린 친구들이 노리던 건 그것이었으니까요. 다소 문제는 있었지만, 그들은 마노스 제국을 손에 넣는 데 성공했고, 이전의 거대 목인병을 능 가하는 거대 키메라도 손에 넣었습니다.”

거대 키메라가 언급되자 유한의 눈빛이 달라졌다. 이를 의식한 듯 딜론이 비밀 정보를 공개했다.

"저희 길드에서 알아본 바에 의하면 거대 키메라는 설비와 재료만 있으면 단기간에 대량 생산을 할 수 있는 모양입니다.”

"크흠, 대체 칠십자 길드는 그 거대 키메라를 어떻게 만들 수 있었을까요?"

  유한은 그 점이 제일 궁금했다. 근래에 철십자 길드에서 새로운 거대 병기로 내놓은게 문제의 거대 키메라였다. 블랙 아이언이 대형 석궁 같은 무기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도리어 제압당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전투력과 움직임이 놀라웠다.

"그건 우리도 잘 모톱니다. 듣기론 베히모스 황제 결에 유능한 npc 마도사가 있다고 하더군요.” 

"npc 마도사라고?"

키메라, 마도사라는 말에 미케니아가 떠오르는 유한이 었다.

하지만 미케니아의 마도사들은 전멸했고, 국왕인 이바니우스 3세도 블랙에게 죽임을 당했다

 잔당이 남아 있든, 또 다른 고대 미케니아 왕국의 생존 자든 간에 철십자 길드는 막강한 힘을 얻은 게 분명하다. 그리고 그들은 유한을 노리고 있었다.

"음흉한 놈들이네. 형, 이 기회에 그놈들올 싹 쓸어버리는 건 어때?"

"그래요, 브라더. 나도 도와줄게요. 찬드라 대륙에서 친구들 잔뜩 불러올 수 있어요.”

얀과 베르디가 유한올 부추겼다.

그들도 철십자 길드와 안 좋은 사이였다. 예전에 아르페디아 대륙에 처음 왔을 때부터 충돌했던 탓이다.

"쓸어버리는 거 좋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뭔가 생각이 있어?"

계획이야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 철공소를 원상 복구하는 게 더 중요했다. 철공소는 유한에게 있어 게임을 해나갈수 있는 힘이요 원동력이었다.

"얀, 베르디. 너희 둘이 일단 날 도와줬으면 해.”

"뭘 도외주면 되는데?"

"나랑 같이 갈 곳이 있어. 거기 가서 어떤 아이템을 가 져와야해.”

“그거 중요한 일이야?"

“중요하니까 믿음직한 동생들에게 도와 달라고 말하는거야.”

유한은 얀과 베르디의 어깨를 토닥여 주었다 그냥 입에 발린 소리라 해도 듣기는 좋았다.

  얀과 베르 디가 모험을 떠날 준비를 하러 간 사이, 유한은 다시 딜론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딜론 님께 부탁할 일이 있습니다.” "

뭐든 말만 하세요.”

"지그 철공소의 피해가 심각하다는 소문을 퍼트려 주세요. 게임이고 인터넷이고 가리지 말고.”

 "호오, 상대를 기만할 속셈이군요.”

 딜론은고개를 끄덕였다.

확실히 그런 식으로 기만한다면, 이번 일의 원흉을 수면 위로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1차적인 목적을 이웠다 생각하면 곧장 다음 행동으로 들어갈 테니까. ,

 "앙갚음은 그 때 해 줄 겁니다."

 일단 지금은 기회를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상대를 쓸어버릴 좋은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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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일은 웹과 게임올 왔다 갔다 하며 좋은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벨의 계획대로 놈의 길드원들을 골탕 먹이는 데 성공 했고, 거대한 산불을 발화시키는 일도 계획대로 되었다,

이제 결과만 기다리면 되는데, 아직 지그 철공소가 어찌 되었다는 소식은 자세하게 올라오지 않고 있었다. 그저 철공소가 불에 휩싸였느니, 불벼락에 유저 수십 명이 떼죽음을 당했다느니 하는 단편적인 소식만 들려왔다.

자세한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던 베히모스에게 노벨이 달려왔다.

"어떻게 됐어?"

“완전 전소 시키는 데는 실패했어. 지그 자식이 어느 틈엔가 아크 위저드 아스란을 제 편으로 끌어들여 서….”

베히모스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러나 이어지는 노벨 의 이야기를 듣고 그의 얼굴은 활짝 펴졌다.

"그래도 화재 때문에 놈이 부리던 npc 숙련공들이 꽤 많이 죽은 모양이야. 거기다 내부 설비들이 죄다 불타서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고 하더라.”

“크크크! 숙련공이 죽고 설비들이 타 버렸다고?"

이만하면 괜찮은 전과가 아닌가. 직접 치고 받지 않고, 이만큼 피해를 입혔다면 대승이라 할 만했다

“놈의 길드원들도 우왕좌왕하고 있는 상황이니까, 한동안은 정신차리지 못할거야” "앞으로 우리가 할 일에 방해도 못한다 이거군.” 

"그래, 이 기회에 내정올 안정시키고 전력을 보강하 면??????"

“이후 아르페디아 대륙을 도모하며 지그 철공소를 같이 박살 내면 된다 이거군."

베히모스가 거기까지 말했을 때였다. 베히모스 뒤에 조용히 서 있던 NPC 아벨이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이런 이런! 폐하, 너무 무르신 거 아님니까? 지그 철공소를 이참에 나락으로 떨어트려야지요.”

 "완전히 끝장낼 비책이라도 있어?"

 이미 지그 철강 조합원들에 대한 사기와 훼방만으로도 놈은 배후에 누가 있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다만 방화 사건의 경우에 얼마든지 발뺌할 수 있다. 그렇다 해도 같은짓을 두 번 할수 는없다.꼬리가길면 밟히는법이니까. 끝장을 내기 위해선 다른 방법이 필요했다. "좀 전에 재상 각하의 말씀을 들으니 지그 철공소의 숙련공들이 많이 죽었다지요?"

"그래,그렇다고 하더군.”

“그걸 이용하면 됩니다.잘만 하면 지그 철공소를 뿌리째 흔들어 놓을 수있습니다."

 베히모스는 아벨의 말에 귀가 쫑긋했다. 대체 숙련공이 죽은 걸 이용해서 뭘 어떻게 하자는 것 인지는 모르지만, 지그 철공소를 끝장낼 수만 있다면 뭐 든 좋다는 생각이었다.

"분명 지그 그자는 죽은 숙련공의 빈자리를 매우려 할 겁니다. 새로 실력 있는 대장장이들을 대거 모집하려 들 겠지요.”

“그래서?"

"그때 우리 제국의 대장장이들을 지그 철공소에 위장 취업 시키는 겁니다.그리고.......”

“아,놈의기술을 훔치자는 거구나!”

 베히모스는 복수를 꿈꾸면서 유한의 캐릭터에 대해서 나름 조사해보았다.

대장장이 지그가 잘나가는 요인은 대량으로 생산하는 고급 제련강과 블랙 아이언에 있었다. 놈은 제련강을 발판으로 무기를 팔아 돈을 벌어들였고, 블랙 아이언 생산 으로 아르페디아에서 손꼽히는 명장으로 등극했다.

 만약 제련강 생산 비법이이나 블랙 아이언 설계도를 빼 낼 수 있다면? 그럼 기술을 훔쳐 낸 이쪽에서도 똑같은 품질의 제련강을 생산하고 블랙 아이언을 만들어 이득을 취할수있다.

‘그리고 다른 놈들에게 기술을 공개해 버리면?'

지그 철공소의 우위는 사라지고. 이익이 기하급수적으로줄것이다.

"기술을 훔친다라. 그것도 괜찮지요. 그러나 그런 일은 앞으로 진행할 일의 덤에 불과합니다”

 "덤일뿐이라고?"

"한동안 위장 취업시킨 대장장이들은 묵묵히 맡은 바 일올 다 합니다. 그러다 보면 실력을 인정받을 것이고, 직책이 높아질 겁니다. 그다음은…….” 

베히모스는 침을 꿀꺽 삼키며 아벨의 이야기를 들었다. 

“일한 것에 비해 보수가 낮다느니, 다른 곳의 대우가 더 좋다는 식으로 일꾼들을 마구 부추기는 겁니다. 그렇 게 불만을 쌓게 만들고 파업을 유도하는 거지요.” 

"오호! 그렇게 되면 지그 놈 꽤 골치 아파지겠군.”

 골치만 아프겠는가. 잘하면 나중에 완전히 철공소 문을 닫아버릴지도 모른다.

현실에서도 강성 파업을 겪은 기업들이 생산과 납품에 차질이 생겨 도산하는 일이 종종 있지 않은가. 지그 철공소도 그리되지 않으라는 법이없다. 그러나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다면…….

 "만약에 지그 놈이 파업히는 일꾼들을 모조리 내쫓거 나 진압해 버리면?"

"그건 그거대로 좋습니다. 안 좋은 소문이 퍼지면 그 소문올 부풀려서 만인의 비난올 사도록 만들면 되니까 요"

"크크크, 이미지를 구겨 놓자는 거구나.” 

그리되면 게임이고 인터넷이고 지그를 잘근잘근 씹는 녀석들이 나오게 될 것이다. 아니, 나오지 않으면 이쪽에 서 키보드 워리어가 될 녀석들을 부려서 씹어 대면 된다.

 놈을 단순한 질투와 시기의 대상이 아닌, 불의와 증오의 대상으로 만들 수 있다. 그럼 게임올 즐기는 데도 굉장히 애로사항이 꽃피지 않겠는가.

변태가 아닌 이상, 누구나 영웅이 되고 싶어 하지 욕을 먹고 싶지는 않다. 

“서둘러 준비를해둬야겠군.” 

"이번 일에 부릴 만한 대장장이들을 구해 놓겠습니다. 폐하께선 염려 놓으십시오.” “좋아,그대에게 맡기도록 하지"

 베히모스에게 예를 표한 아벨은 곧장 대전을 나갔다. 아벨이 나간 다음, 노벨이 약간 우려 섞인 표정으로 베히모스에게 물었다. 

"저 녀석이 떠벌린 대로 잘될까?" 

“잘될 거야. 여느 NPC 답지 않게 교활한놈이니까.” 

"그래도…… 만약 지그 놈이 모자라는 일꾼을 뽑지 않 으면 어떻게?"죽은 NPC 숙련공들을 살리기라도 하면 이(페이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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