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82화 해킹범의 정체는? (83/143)

7.해킹범의 정체는?

"후아암!"

이른 아침 밤새 게임을 한 유한이 캡슐에서 나와 하품을 하굉ㅆ을 떄였다.

부르르르!

진동으로 맞춰 놓은 핸드폰이 떨렸다.

잠이 와서 가물가물한 눈에 처음 보는 번호가 들어왔다.

'혹시.......해커?"

한순간 졸음이 안드로메다 까지 날아갔다.

눈을 부빈 유한은 여전히 떨리고 있는 핸드폰을 바라보았다.

그는 예전에 해커에게 처음 전화를 받은 후론, 이젠 모르는 번호는 전부 해커에게서 온게 아닌가 의심하고 있었다.

유한은 받을까 말까 고민하다 받았다.

만약 해켜라면 어떤 식으로 대꾸해 줘야 할까?

"누구세요?"

"안녕하십니까, 아침부터 죄송합니다. 전 변호사 최정민이라고 합니다."

해커가 아니라니 기운이 쏙 빠졌다.

그런데 변호사가 왜 전화를 한 것일까?평생 남의 만화책이나 소설을 스캔한 적도 공유한 적도 없는유한인데.

"무슨 용건이십니까?"

"강유한 군. 혹시 허진태 씨라고 아십니까? 전 허진태 씨 담당 변호사입니다."

"허진태? 모르겠는데요?"

그러나 변호사의 다음 말에 금방 생각이 났다.

"지포라이터라고 하시면 아실 거라 던데요?"

'앗! 그 자식!'

한동한 게임에 열중해 까멱고 있었따.

리셉션 파티 떄 드림맥스를 해킹하려 했던 산업스파이.

그놈이 바츠를 해킹한 해켜인 줄 알고 삽질을 하지 않았던가.

허진태 입장에선 분통이 터질 것이다.

바츠를 해킹한 놈 때문에 자신이 잡혀 버렸으니까.

"허진태 씨가 강유한 군을 만나고 싶어 합니다."

"왜요? 한대 갈기고 싶대요?"

그런데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말은 예상밖의 대답이었다.

"바츠를 해킹한 범인에 대해 알려 줄 수도 있다고 하던데요."

"예? 그게 무슨 소리죠?"

"이야기를 듣고 싶으시면 서울 구치소로 허진태 씨를 찾아오십시오."

"이, 이보세요! 자세히 설명해 봐요!"

유한이 급히 전화기에 대고 고함을 질러보았지만, 용건을 말한 상대는 깔끔하게 끊어 버렸다.

다급히 핸드폰에 뜬 번호로 전화를 걸었지만 통화중이라는 신호만 들려올뿐이다.

"크악!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람?"

아닌 밤중에 홍두깨도 아니고, 갑자기 전화를 걸어서 바츠 해킹범에 대해 알려 주겠다니.

혹시 장난이라도 치려는 것인가?

그렇다고 보기에는 너무 구체적이다.

'일단 허진태란 작자를 마나 보면 알 수있겠지.'

유한은 서둘러 세수를 하고 옷을 갈아입었다.

오후에 학원 강의가 있기에 서둘러 다녀올 생각이엇다.

준비를 끝낸 유한은 밖으로 나와 서울 구치소로 가느 ㄴ버스에 몸을 실었다.

서울 구치소 면회실.

그곳으로 초췌하지만 낯익은 면상의 인물이 들어왓다. 유한이 바츠 해킹범이라고 오해해서 잡았던 산업스파이 허진태였다.

"당신이 변호사 더러 전화를 걸라고 했나?"

유한은 다짜고짜 반말로 물었다.

드림맥스 본사에서부터 시작된 악연은 덕근이파의 닙치사건으로 절정을 맞았고, 결국 골목기르이 통쾌한 주먹다짐으로 끝났다.

그러자에게 존댔말을 쓰는건 사치라고 생각했따.

"그래, 내가 전화를 걸게 했지."

허진태는 순순히 시인했다.

"속셈이 뭐야? 정말 바츠를 해킹한 범인이 누군지 알고있는거야?"

유한은 내심 미심쩍었다.

허진태가 비록 드림맥스를 해킹할 정도로 능력이 있음은 알지만, 경찰과 드림맥스의 조사 결과 산업스팡리임이 밝혀졋다.

당연히 바츠를 해킹한 사건과는 관계엾고, 범인이 누군지도 모를 것이다.

그런데 유한의 물음에 허진태는 지금까지의 무포정한 얼굴에 약간의 미소를 지엇다.

그는 지난 과거를 생각해 보았다.

처음 유한에게서 '바츠를 해킹하니 좋냐'고 들었을  때 까지만해도 무슨 소릴를 하는지 몰랐다. 그저 이 고딩 자식이 왜 자신을 사사건건 방해하고 물고 늘어지는지 이유를 모랄 황당하고 화가 나기만 했다.

그러나 체포된 후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놈이 뭔가 오해를 하고 자신을 잡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유한을 불러낸 것이다.

사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이놈에게 알려 줄 의무는 없었다. 그러나 가족이나 친지가 전무한 그의 입장에선 구치소 벽만 보는 것은 지루하고 심심한 일이었다.

"도대체 알고 있는 거야, 모르는 거야!"

허진태가 아무 대답도 없자, 유한은 목청을 높였다.

바츠를 해킹한 녀석을 잡아야 하는데 모든게 원점으로 돌아가고 말았다. 리셉션 파티 이후로 해커에게 전화도 오지 않는다.

"물론 알고 잇다."

"뭐?"

유한은 허진테와 자신 사이를 갈라 놓은 윻리벽에 머리로 들이받을 뻔했다. 그만큼 충격적인 소리였기 때문이다.

"누구냐? 도대체 누가 내 바츠를 해킹한거야?"

어떤 놈이건 자신의 바츠를 해킹한 녀석은 절대 용서할 생각이없었다. 자신이 당한 고통을 열배, 아니 백배 천배로 돌려줄 것이다.

"아아, 진정하라고. 훙분해봤자 아무것도 얻을수 없으니까."

허진태의 말에 윻나은 가까스로 흥분을 가라앉혔다.

"그래 바츠를 해킹한 범인은?"

"그런데 맨입으로 대답하긴 그렇군. 면회를 온다면 적어도 통닭 한 마리는 사 와야 하는 거 아닌가?"

뜬금없는 요구에 유한의 언성이 또다시 높아졌다.

"바랄 걸 바라라 이 자식아!"

"어허, 너무하다고 생각하진 않나? 여긴 생각보다 춥고 삭막한 곳이야. 음식도 거칠기 빡이 없어서 입에 기름칠을 좀 해줘야 한다고."

'이, 이, 이!'

유한은 할 수만 있다면 능글맞은 허진태의 얼굴에 주먹을 꽂아 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여긴 규치소 그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된다.

화를 꾹 놀러 참은 윻나은 이를 갈며 말했다.

"오냐, 내가 나가면 사식으로 넣어주지."

"훗, 완전히 엎드려서 절 받기군. 하지만 좋아. 네 정성을 생각해서 놈의 정체를 말해 주지."

유한은 행여 잘 들리지 않을까 봐 허진태 쪽으로 바짝 다가가 앚았다.

"일단 네 신상정보가 새지 않았다고 가정했을 시, 드림맥스의 막강한 보안 프로그램을 뚫고 유저의 캐릭터 데이터를 가로챌 정도로 뛰어난 해커는 몇 안 돼지."

허진태는 천천히 손가락 3개를 폈다.

"내가 알기로 모두 셋인데, 그중 한 명은 재작년의 미CIA 서버를 해킹하다 잡혔고, 또 한 명은 네 눈앞에 있고, 나머지 한명은......."

"잠깐! 셋 중 한 사람이 너라고?"

"그래, '진태무쌍'이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지."

해커 허진태.

유한은 모르지만 그는 해킹계에서 꽤 유명한 실력가였다. 돈을 무지 밝혀 국내외의 큰 건수를 전문으로 도맡아서 인터폴에서도 수배 중인 인사였다.

"큭! 그럼 나머지 한 사람은?"

"손.석.진."

허진태의 말에 유한은 순간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

그가 입만 벙긋거리자 허진태가 다시 말해 주었다.

"드림맥스의 보안 프로그램을 만든 손석진이다."

"하, 하하핫!"

유한은 허탈한 웃음을 터트리다가 버럭 화를 냈다.

"이봐! 손석진 씨가 해커란 소리도 듣지 못했지만, 뭐가 아쉬워서 바츠를 해킹한단 말이야?"

손석진이 해커란 솨리는 금시초문이다.

하지만 그가 해커라 해도 자신이 만든 게임을 망치려고 작정하지 않은 이상 고객의 캐릭터를 해킹할 리가 없다.

"그건 나도 모르지. 하지만, 그는 너에게 아주 흥미가 있는 모양이더군. 나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이상을 실천한 사례로 널 꼽았을 정도니까."

허진태는 잡히기 전에 손석진과 나눈 통화 내용을 기억 했다.

그는 그떄 손석진이 말했던 '변할 수 있는 사례'가 유한임을 직감했따.

'거짓말!'

유한은 허진태의 말을 헛소리로 치부했따. 그저 감옥에있다가 심심해서 자신에게 장난을 치는 것이라 생각했따.

"당신은 모르는가 본데 나에게 몇번 해커로부터 전화가 왔어. 손석진 씨와 목소리가 달랐다고. 심지어 그와 함꼐 있을 때도 말이야."

"역시 믿지 않는군. 하긴 그럴 거라 생각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 주는 사람을 의심하고 싶지는 않을 테니까."

허진태는 한발 더 나가기로 했다.

'손석진에 대해 세상 사람들이 모르는 사실을 한 가지 말해 줄까?"

"그게 뭔데?"

"손석진은 게임 개발자로서도 천재지만 보안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세계에서 최고로 꼽히지. 왜 그런 거 같나? 바로 그 자신이 해커이기 때문이야. 그 누구보다 해커들의 속성을 잘 알고 있지."

"그렇다면 당신은 어떻게 보안 프로그램을 해체했지?"

"그야 내가 그놈에 대해서 잘 알고 있으니까."

허진태는 손석진과 보육원 동기였다.

"너희 세대는 잘 모르겠지만 나와 손석진이 태어났을 무렵엔 멍청한 정치인들 때문에 대한민국 경제 IMF니 뭐니 때문에 아버지들은 노숙자가 되었고, 어머니들은 자식을 내버려 두고 도망갔지."

허진태의 눈빛에는 깊은 증오심이 깃들어 잇었따. 자신을 버린 보모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부모를 그리 만든 세상에 대한 것인지.

"사정이 비슷한 덕분에 처음에 우린 서로 친동기간 처럼 친하게 지내며 같은 전공의 학문을 공부했지. 하지만 나이가 들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차이가 나면서 자연히 서로 거리가 멀어지게 되었어."

허진태는 세상을 비판적으로 보았지만 손석진은 그래도 세상엔 희망이 있다고 여겼다.

"세상에 희망이 없다면, 내가 만들어 뿌려 볼 거야."

허진태의 냉소에 손석진은 그렇게 답했다.

그래서 그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공부하고 해커가 되었지만, 크래커가 된 허진태와 달리, 손석진은 게임 개발 쪽으로 뛰어들었다.

"그게 내가 해킹당한 것고 무슨 상관인데?"

"나도 몰라. 하지만 뭔가 꿍꿍이가 있는 건지도....."

유한은 허진태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희망을 뿌리겠다는 사람이 남의 캐릭터를 해킹해 절망을 줄 리는 없지 않는가.

"제길 괜히 시간만 낭비했군."

유한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더이상 허진태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되엇기 때문이다.

"만약 시간이 나거든 조커란 해커에 대하 알아봐. 그럼 내말을 믿게 될지도."

면회실 밖으로 나가는 유한의 등에다 대고 허진태가 말했다.

돌아오는 내내 유한은 허진태의 말이 귓가에서 가시지 않았다.

손석진이 바츠를 해킹한 범인일 리 없다.

그는 아르페디아 온라인의 개발자로서 바츠를 해킹할 아무런 이유가 없엇다.

게다가 작년 드림맥스의 리셉션 파티에서 그와 대화를 나누는 중 해커에게서 전화를 받기도 했다.

'절대 그 사람일 리가 없어.'

그러나 허진태의 마지막 말이 자꾸만 마음에 걸렸다. 조커란 해커에 대해 알아보라니.

조커가 손석진의 해커 시절 별칭이었을까.

곰곰이 생각하던 유한은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전화기 너머에서 낯익은 목소리가 흘러나왓다.

"나다, 블라덱. 오후 다섯 시쯤에 너네 아지트에세 좀 봤으면 하는데?"

블레덱은 움찔했다.

저번의 옌스 사건 이후, 그는 유한에 대해 무척이나 저자세를 보이게 되엇다. 그 때문인지 말소리도 다소 떨렸다.

"왜, 왜 그러는데?"

"왜 그러긴. 하나 물어볼 말이 있으니까 보자는 거지."

"아, 알았어. 그럼 아지트에어 봐."

유한은 입시 학원을 마치고 블라덱의 아지트로 향했다.

녀석의 아지트인 창고 건물은 지저분하게 어질러 져있었다.

블라덱은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었따.

그의 주변에는 인터넷을 하거나 컴퓨터를 조립하는 패거리가 있었지만, 유한과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애썼다.

그들은 예전에 유한에게 두들겨 맞은 전적이 있었다.

"용건이 뭐야?"

"혹시 조커라는 해커 알아?"

"조커?"

블라덱의 눈동자가 휘둥그레졌다.

설마 유한의 입에서 조커라는 이름이 나올 줄은 몰랐다.

"전설의 조커를 네가 어떻게 알아?"

"그냥. 그런데 이 사람에 대해 아는 거 있어?"

"조커는......."

"블라덱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모두 말해주었다.

조커.

활동기간은 짧았지만 해커 세계에 아주 뚜렷한 족적을 남긴 인물이다.

그가 조커라 불리게 된 이유는 자신이 턴 서버들에 조커 카드를 한 장씩 남겨 놓았기 때문이란다.

조커는 모두가 불가능할 거라 생각한 전 세계에서 가장 보안이 철통같은 서버들에 침투했다.

이런 행보만이라면 여느 해커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실력을 세상을 위해 사용했다는 점에 차이를 보였다.

조커는 이스라엘 군부가 계획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폭격 정보를 사전에 공개하여 민간인들을 대피시키기도 하고, 대통령 선거에 나서는 모 후보의 비리를 밝혀내 낙선 시키기도 했다.

한때 조커의 이름으로 모 국가의 난민 단체의 거액의 기부금이 전해 진 적이 있었는데, 그 전날 해당 국가의 군벌들이 스위스 은행에 은닉해 둔 무기 구매 자금이 몽땅 털렸다고 한다.

"이야, 대단한 사람인걸."

"그렇지? 실력도 그렇고 꽤 존경할 만한 사람이지."

그러던 조커는 10년전, 미국 NSA(National Security Agency : 국가안전보장국)를 해킹한 이후 다시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고 한다.

"뭐 NSA에 몰래 암살되었다는 소문도 있고, 추적을 피해 활동을 완전히 접었다는 말도 잇어."

"본명이나 인상착의는 몰라?"

해여 손석진이란 이름이 나오는 건 아닌지.

그러나 유한의 물음에 블라덱은 어이없다는 포정을 지엇다.

"해커가 자신의 이름이나 얼구링 팔리면 어찌되는지 몰라? 당장 경찰이 체포하러 올 게 뻔하잖아."

"그래도 약간의 정보 정도는 있을 게 아냐."

"그가 한국인에 남성이라는 것을 빼고는 이 바닥에도 전혀 알려진 것이 없어."

"그래?"

머리를 긁적인 유한은 마침 생각났다는 듯 물었다.

"아참, 바츠 아이템에 대한 조사는 어떻게 됐어? 지금쯤이면 알아낸게 있겠지?"

지난 가짜 바츠 사건 이후로 유한은 또다른 바츠 무구를 찾는 데 공을 들였다. 그러나 그간 블라덱에게 아무런 연락이 없었따.

"그, 그게 아직......."

블라덱이 쩔쩔매자 유한은 주먹을 말아 쥐며 말했다.

"빨리 찾아. 난 참을 서이 많지 못하다고."

"알았어. 최대한 노력해 볼게."

집으로 돌아온 유한은 현관에서 못보던 신발을 보았다.

젊은 여자들이나 신을 만한 부츠.

누가 왔나 싶었더니 거실에서 채린이가 어머니와 조잘대며 감자를 깎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안녕 유한아. 학원은 잘 갔다 왔니?"

"채, 채린이 네가 여긴 웬일이야?"

전혀 예상치 못한 손님에 유한의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엄마 심부름 때문에 근처에 왔다가 들렀어. 저녁이나 얻어먹고 갈까 해서."

"넉살 좋구나, 너."

"옛날 부터 그랬잖아."

그랬다. 옛날에도 채린이는 유한네 집에서 놀다가 점심 저녁을 먹고 가곤 했다.

그때는 무전취식 이었지만 지금은 어머니 반찬 만드는것을 돕는다는 것이 다를 뿐.

오늘따라 어머니 김 여사의 표정은 무척 흐뭇해 보였다.

"다녀왔습니다."

유한이 오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 유현이도 들어왓따.

그런데 유현은 혼자가 이니었다. 금발을 찰랑거리는 이국의 소녀가 뒤따라 들어와 집안을 요리조리 둘러보고 있었다.

"야, 쟤는 뭐냐?"

"뭐냐니? 내 여친이지. 한번 보지 않았어?"

그러고 보니 생각났다.

찰스턴에서 동생과 만났을 때, 여자 친구라던 귀여운 외국인 소녀가 있었다. 캐릭터명이 베르디라고 했던가?

매번 유현이 귀엽다고 노래 부르던 여친이 바로 이 애였던 모양이다. 처음 봤을 땐 그저 게임만 같이 하는 줄 알았는데.

"세라가 우리집 구경하고 싶대서 말이야. 온 김에 저녁도 같이 먹을까해."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 놓고 들어온 세라는 귀엽게 손을 흔들며 유한에게 인사를했다.

"Hi, Nice to meet you. 내 이름 세라 라이언."

"엥? 한국말 잘하는 거 아니었어?"

"그거 머니맥스 번역 서비스. 세라 한국말 조금만 해."

베르디, 아니 세라의 말을 듣자니 유한은 왠지 버릇없는 여동생이 생긴 느낌이었다.

'똑같이 버릇없다면 여동생 쪽이 더 낫겠느걸.'

유한이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 세라는 김 여사에게 쪼르르 달려가서 꾸벅 인사했다. 어른에 대한 한국의 예의는 어디서 배웠던 모양이다.

"안녕하세요. Mom. 저 세라. 자주 와서 한국말 배울래요."

"어머, 그러렴. 어찌 이리 예쁠까, 호호호."

김 여사는 흐뭇한 기분을 참지 못하겠는지 연방 웃음을 터트렸다. 시커먼 아들놈만 둘이라 예쁜 딸자식 잇는 사람들이 부러웠는데, 오늘은 그 부러움이 한방에 날아가는 듯했다.

"안녕, 나 채린이야. 게임에서 한번 본 적이잇지?"

김 여사 엎에 있던 채린이 반갑게 인사를 건네왔다. 그러나 그녀의 반가운 표정은 세라의 철없는 말에 일그러지고 말았다.

"아, 깡패 Sister. 우리 현 괴롭히지마. 나빠."

"뭐? 너 맞을래?"

채린이 주먹을 뿔끈 쥐는 것을 보고 유한이 서둘러 말렸다.

채린이가 진짜 때리지는 않겠지만, 나쁜 이미지를 보여서 좋을 게 있겠는가.

간신히 진정한 채린에게 이번엔 유현이 다가와 이죽거렸다.

"아, 누님 오셨네. 웬일이에요?"

"너 여전히 까부는지 구경하러 왔다, 왜?"

살짝 도끼눈을 한 채린의 말에 슬쩍 시선을 피했던 유현은 그녀가 저녁 준비를 돕는 것을 보고 다시 입을 열었다.

"음식도 할 줄 알아요?"

"나 가정 수업은 백 점이거든."

"진짜? 나랑 세라랑 사이좋게 암살되는 건 사양인데."

"그럼 넌 먹지마!"

사나운 덕담을 주고 바받는 사이에 저녁밥이 만들어졌다.

식사시간에 집에 잠시 들르 아버지는 깜짝 놀랐다. 집안에 못 보던 꽃이 2송이 피어 있다니!

따스한 저녁 식사 시간이 끝난 후, 유현은 세라를 데리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그는 듸따라 들오오는 유한과 채린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형이랑 누님은 왜 내방에 들어오는 거야?"

"니방을 점령하러 왓따, 왜!"

유한은 지저분한 자신의 방을 채린에게 보여 주기 싫을 뿐이었고, 채린은 나름 진심(?)이었다.

세라는 유현의 방을 둘러보다가 방 한뽁에 놓인 캡슐을 발견했다.

"이게 현의 Capsule?"

"좀 더티하지? 원래 형 건데 저 인간이 워낙 험하게 써서 말이야.'

"험하게 써서 미안핟."

그러나 유한의 얼굴은 전혀 미안한 표정이 아니었다. 그캡슐 덕분에 바츠를 키웠으니까.

"그런데, 동생아. 형이 묻고 싶은게 있는데."

"말씀하셔."

"너 아르페디아로는 왜 넘어온거냐?"

자신을 찾아 찰스턴에 왓다지만, 그게 다는 아닐 것이다. 분명 처음엔 자신이 이곳에 있는 줄도 몰랐을 테니까.

"당근 신대륙을 찾기 위함이지. 나와 세라의 왕국을 건설하기 위해."

유현은 세라 뒤에서 살짝 끌어안으며 씩 웃었다.

다정한 동생 커플을 본 유한의 몸에서 질투와 부러움의 오라가 피어올랐다. 나름 분위기가 화기애애지고 있는 채린이 옆에 잇지만, 아직 여자 친구라 부르기엔 일렀다.

"실은 농담이고, 신대륙 찾으면 혜택도 있는데다가 관련된 퀘스트를 받았기 때문이야."

"퀘스트?"

유현과 세라가 활동했던 찬드라 대륙은 동양적이고 무협틱한 세계였다.

유현은 캐릭터 무사 얀을 키우며 '화산파'라는 사라진 대문파의 비급들을 찾아 관련 스킬을 익히고 잇었따.

"게임 설정상으로 삼백 년 전, 화산파의 마지막 고수가 강호르 ㄹ제패하고 대륙을 떠났어."

"대륙을 떠났다고?"

"응, 바다를 건너 서쪽으로 갔다나 봐. 그는 대륙 곳곳에 화산파 검법을 남겼는데, 화산파 최강의 검법은 남기지 않았지."

"아하,  그래서 그 화산파 마지막 고수를 찾아서 신대륙 탐사에 참가한 거구나. 최강의 검법, 최강의 스킬을 획득하려고."

"그거 Get하면 우리 현이 Best of Best 된다!"

유한은 묘한 생각이 들었다.

전사 바츠를 키워 냇던 캡슐이 지금은 동새으이 캐릭터인 얀을 키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얀이 바다를 건너 자신의 앞에 나타났다.

우연이라지만, 기가 막힌 일이 아닐 수 없다.

찰스턴 접전 후 마노스 제국과 베레타 공화국의 전쟁은 소강 상태에 빠져 들었다. 

전선에 거대 골렘들이 속속 제작되어 투입되자, 더 이상 제국군은 병기의 우월을 내세우기 힘들어졌다. 제국군은 강력한 반격을 펼치는 베레타 공화국에 밀려 원래의 국경지대에서 공방전을 벌이게 되었다.

이후 전쟁은 1달 가까이 국경지대에서 치고받기만 했다.

별다른 성과 없이 시간이 지나자 이탈하는 유저들이 생겨났다.

이것은 베레타 공화국보다는 철십자 길드가 주 전력인 제국군에 더욱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

"폐하! 전쟁을 이쯤에서 멈춰야 합니다. 더 이상 계속 했다가는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것이옵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요, 베히모스 백작! 한번 칼을 뽑았으면 끝장을 봐야지 어찌 중간에서 그만둘 수 있다는 게요! 계속해서 전쟁을 해야 하옵니다. 폐하!"

미네르바 여제의 군막에서 전쟁을 해야 하니 말아야 하니 하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었다. 베히모스를 비롯한 유저들은 전쟁을 그만둬야 한다는 쪽이었고, 반대로 NPC관료들은 계속해서 전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들이 정말!'

베히모스는 마음 같아서는 눈앞에 거치적거리는 NPC들을 다 쓸어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랬다가 자신은 마노스 제국의 역적이 되고 말 터.

그가 혼자서 씩씩 거리고 있을 때 미네르바가 물었다.

"백작. 정말 저 발칙한 베레타 공화국 놈들을 응징할 방법이 없단 말이오?"

"송구하옵니다, 폐하. 지금 저희의 힘 만으로는 놈들을 응징할 수 없사옵니다."

사실은 전쟁은 베헤모스도 계속하고 싶었다.

이번전쟁에서 부유한 나라인 베레타 공화국을 점령하면 이후 아리페디아 통일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건이 좋지않았다.

베레타 공화국에 거대 골렘이 등장하면서 전력의 우위가 뒤집혔고, 얻는 것 없이 전투만 계속하다 보니 길드원들의 불만이 팽배했다. 전투만 계속하느라 레벨 업은 물론, 던전 탐사 등 모험도 즐길 수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유저이자, 철십자 길드의 간부인 베히모스는 길드원들을 신경 써 주지 않을 수 없었다. 채찍과 당근으로 회유하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더 전쟁을 길게 끌었다가는 길드원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만다.

그리 되면 자신의 자리도, 기반도 허물어진다.

"폐하! 만약 폐하께서 전쟁을 중단하지 않으신다면, 소신을 따르는 이들부터 모두 물리겠사옵니다."

베히모스의 선언에 NPC 관료들이 눈에 불을 켰다.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요! 적을 눈앞에 두고 도망 치겠다는 거요!"

"폐하, 베히모스 백작을 하옥해야 합니다."

NPC관료들의 성토가 이어졌지만, 미네르바 여제는 침묵을 지켰다.

얼마후 무겁게 닫혀 잇던 그녀의 말문이 열렸다.

"베레타 공화국에 사신을 보내라. 그들과 휴전을 할 것인즉 대소신료들은 준비토록 하라!"

그녀는 야망이 가득한 황제였으나, 그렇다고 바보는 아니었다. 전쟁은 힘들다는 것을 그녀도 느끼고 있었다.

병사야 계속해서 충원하면 되지만, 계속 국력을 소모했다가는 신민들이 반발하고 나설 것이다. 더구나 선대 황제들이 점령했던 지역에서는 해방군이라 칭하는 역도들이 설치고 잇엇따.

"폐하! 아니되옵니다!"

"당장 명을 거두어 주십시오!"

NPC관료들이 청을 했지만, 그녀는 냉정히 말했다.

"경들은 더 이상 토를 달지 마시오!"

그렇게 여제의 명령으로 베레타 공화국과의 휴전이 결정되었다.

"어이, 소식 들었냐?"

국경 지대의 어느 성벽 위.

그곳에 서서 적진을 바라보고 있던 유저들 중의 하나가 심심했던지 입을 열었다.

"무슨 소식?"

'곧 전쟁이 끝날 것 같대."

"정말?"

"그렇다니 까. 내 친구가 어제 마노스 제국의 화친 사절이 오는 것을 봤대."

"오오, 그래?"

정말 그렇게 되면 좋은 일 아닌가.

나름 전재잉 어떻게 되나 끝까지 지켜보자는 생각에 계속 참전하고는 있지만 아까운 시간을 전쟁만으로 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그들의 염원이 통했는지 얼마후 유저들 앞에 공지창이 떴다.

마노스 제국과 베레타 공화국이 휴전을 선언 하였습니다. 지금부터 두 진영의 유저들은 적대 관계를 풀고 생업으로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이제 마노스-베레타 영토에서 유저를 죽일 시 PK가 성립되며 페널티를 당하게 됩니다.

공지창은 열심히 거대 골렘을 제조, 수리하고 잇던 대장장이 유저들에게도 떴다. 그들은 처음에는 어리 둥절해 있다가 곧 환호성을 질렀다.

"이겼다!"

"우리가 이겼어!"

거대한 마노스 제국과 철십자 갈드로 부터 베레차 공화국을 지켜 냈으니 이겼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다.

"에고, 드디어 끝났군."

열심히 닦고 조이고 기름칠을 하던 유한도 휴전 공지창을 보았다.

죽음의 상인이란 불명예스런 칭호까지 얻으며 일으킨 전쟁.

무구 특수는 사라지게 되었지만 유한은 그다지 아쉽지 않았다. 이미 벌 만큼 벌었고 새로운 사업이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헷, 덕분에 스킬 랭크를 많이 올렸지.'

가장 많이 올라간 것은 정밀 조립 스킬이다.

거대 골렘을 제작하는 퀘스트로 정밀 조립 스킬의 랭크는 빠르게 올랐고, 얼마 전에는 드디어 블랙 아이언을 제작할 수 있는 3랭크를 찍었다.

"자, 어디 한번 즐겁게 감상해 볼까/"

유한은 전체적으로 자신의 레벨과 랭크가 얼마나 올랐는지 살피기 위해 상태차을 열었다.

[상태창]

이름:지그

칭호:오우거 헌터, 드워프의 조수, 공주요새의 발견자, 리저드의 친구, 고대 드워프 유적의 발견자, 미케니아의 은인, 신종 제작자, 사장, 엔지니어, 죽음의 상인, 노력가

직업:대장장이

레벨:155

체력(HP):1620/1620

스테미나:1350/1350

마나(MP):100/100

힘:152 

민첩성:110

인내심:135+10(투사의 슈즈)

지식: 95+15(기술관의 곤복)

행운:100

솜씨;201+15(기술관의 관복)

명성:15000

공격력:175+186(마이티 소드+와이어 건틀렛+투사의 슈즈)

방어력:125+118(투사의 슈즈+기술관의 곤복+와이어 건틀렛+동지의 목걸이)

경험치:3000/24000

돈:1013000골드

[습득 스킬]

장작 패기 스킬 3랭크

벌목 스킬 6랭크

채굴 스킬 3랭크

채석 스킬 5랭크

제련 스킬 2랭크

생산 스킬 2랭크

합금 스킬 4랭크

정밀 조립 스킬 3랭크

수리 스킬 3랭크

주물스킬 4랭크

도발 스킬 9랭크

쇼크 웨이브 8랭크

선동 스킬 8랭크

수리 성공률 78%

[히든 스킬]

그레인 스킬 2랭크

암 브레이크 스킬 4랭크

[공작 기계 스킬]

선반 가공 스킬 7랭크

용접 스킬 8랭크

절단 스킬 8랭크

천공 스킬 8랭크

압력 가공 스킬 7랭크

스킬도 많이 올랐고, 중간에 찰스턴에서 한 번 거창하게 싸우면서 레벨과 스탯도 제법 올랐다.

상태창을 보자니 유한은 참 아이러니 함을 느꼈다.

전쟁은 모든것을 파괴하기도 하지만, 거대 골렘같이 새로운 것을 탄생시키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큰 기회를 주기도 했다.

아마 이번 전쟁에서 가장 많은 기회를 얻고 발전하게된 것은 여기 모인 여러 대장장이들일 것이다.

짧지 않은 기간 동안, 함께 거사를 치렀던 대장장이 유저들은 이제 자신의 작업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보따리를 쌌다.

두서넛씩 모여 아프로 무엇을 할지 이야기를 나누는 이들도 있었다.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지그님은 이제 뭘 하실 겁니까?"

발리안이 다가와 말을 건넸다.

처음에는 악연으로 만났지만 그래도 같이 골렘을 만들며 나름 정이 든 이였다.

성격이 좀 이상한 것을 빼면 친하게 사귈 만할 텐데.

"저야 제 철공소로 돌아갈 것입니다만, 발리안 님은요?"

"전 이곳에서 익힌 기술을 바탕으로 저만의 거대 골ㄹ렘을 만들 것입니다. 그걸 팔아 아르페디아 온라인의 돈을 모두 싹쓸이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 재력으로 아르페디아를 지배할 겁니다, 음하하하하핫!"

잠시 잘나간다 싶더니 곧바로 삐딱선을 타는 발리안이다.

그의 마왕 같은 광소는 갈리의 서슬 퍼런 눈빛에 뚝 그쳤다.

"뭐라고? 너 이놈 나랑 거대 골렘은 거대 목인병을 상대로만 쓰기로 약속하지 않았느냐!"

"아, 그거야 '베레타의 거대 골렘'이 그렇다는 것이지요. 저는 다른 거대 골렘이 그렇다고 약속한 적은 없습니다만?"

유한은 발리안의 이러한 변명을 예상했다. 갈리를 꼬드길 적부터 말이다.

"이놈이 날 농락해? 오냐, 그래 네 멋대로 해라."

"아앗! 갈리 님 어디 가십니까! 저희 철공소 고문으로 모시겠습니다!"

발리안은 갈리를 설득했지만 갈리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한편 발리안의 계획을 듣게된 맥스와 마야도 다가와 한마디 했다.

"후훗, 앞으로 발리안님이 저희 라이벌이 되겠군요."

"저흰 아직 철공소는 없지만 맥스&마야제 거대 골렘을 아주 야무지게 만들테니까 긴장하시라고요."

의장의 초청으로 모인 대장장이들은 거대 골렘을 만드는 노하우를 습득했다.

물론 다른이들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대장장이들은 부품만 죽어라 만들며 랭크만 올렸지만, 일부는 설계도면과 제작 기술을 ㅅ노에 넣을 수있었다.

그들이 세상에 퍼져 나가면 지금까지 몇몇 거대 길드만이 보유했던 거대 병기가 중소 길드나 유저들사이에 급속도로 보급이 될것이다.

이것은 향후 아르페디아의 전쟁과 전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 당연한 일.

이를 우려했는지 거대 길드에서 나온 유저들은 여러 가지 조건을 내세우며 대장장이들을 자기 길드에 끌어들이기 위해 유혹하고있었다.

"다크나이트 길드에 들지 않으시렵니까? 명장이 될 때까지 지원을 아낒 않겠습니다.'

"B.O.B 길드에 오시면 매달 월급으로 오천 골드를 지급하고 각종 혜택을 드립니다.'

'훗, 다들 바쁘구먼.'

전쟁이 끝난지 30분이 지나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그 뒤를 생각해서 재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친구로 해어지지만 나중에는 경쟁자가  될지 모를 사람들. 유한은 그들과 인사를 나누고 짐마차를 소환했다.

마차에 올라 케이트 산맥의 철공소로 돌아가련느 그에게 낯익은 이들이 우르르 달려왔다.

반가운 동료들.

그러나 지금은 그다지 반갑지 않았다.

"이제 돌아가는 거야? 지그 옆 자리는 내 자리!"

"나도 좀 태워줘!"

"우리도 탈까?"

"정원 초과 같은데......."

"리지스 언니는 마차 있으면서 왜 끼죠?"

"마차 바퀴 닳는 게 아까우니까."

채린과 리지스, 옌스와 에이린, 오펜. 거기다 동생인 얀과 그녀석의 여친인 베르디까지 올라타자 짐마차는 금세 만운이 되었다.

"채린이 빼고 다 내려! 무거워서 안 가잖아!"

"에이, 섭섭하게 그러지 말자."

아무도 내리지 않아 느릿느릿 하게 가는 마차에 또한명이 덜렁 올라탔다.

바로 드워프 갈리였다. 그는 발리안의 /"

제의를 뿌리치고 유한에게로 왔다.

"조수야, 나를 빼놓고 가면 어떻게 하냐

"참나, 언제는 조수 아니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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