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0화 신의 광물 (71/143)

6.신의 광물

다음날. 가스톤이 탄 기구가 율리아 계곡에 도착했다.

기구에는 가스톤 외에 채린과 에이린 , 오펜이 함께 타고 있었다. 함께 오리라 예상하지 못했지만 , 학생 혁명 이후 오랜만에 만난 동료들이라 반갑기 그지 없었다.

"어서와 , 그런데 여기까지 어쩐 일들이야?"

"으응, 할아버지가 네 요청을 받고 율리아 계곡에 가신 다고 해서 따라온 거야."

"율리아 계곡에 레벨이 높은 몬스터들이 많다고 해서요."

"헤, 그러니까 광렙하러 온 거랍니다.!"

유한은 동료들을 귀련에게 소개해 주었다.

"누님 , 이쪽 가스톤 영감님 제 동업자시고 , 이쪽은 제 친구들이에요."

"반갑습니다. 귀련이라 합니다."

"어머! 정말 귀련 님이세요?"

채린은 물론이고 동료들 모두가 놀랐다. 그들도 유한처럼 명장 귀련이 남자 유저인 줄 알았던것이다. 그만큼 게임 내에는 여자 대장장이가 적었고, 대장장이는 남자가 한다는 인식이 깊게 박혀 있었다.

"헤에, 우락부락한 아저씨일 거라 생각했는데 귀련님 무지 예쁜 언니였네요!"

"호호호, 다들 그렇게 생각하다 놀라곤 하지."

서로 통성명을 한 일행은 귀련의 별장에서 잠시 쉬었다가 운석 탐사를 하기 위해 계곡으로 발검음을 옮겼다.

"어르신은 자원 탐사 스킬을 계속 써 주세요. 지금 찾으려는 광물은 지상의 광물과 다른 것이라 발끝으로 전해 지는 정보도 다를 겁니다."

"으음, 알았다 . 나에게 맡겨라."

가스톤이 그의 히든 스킬인 자원 탐사 스킬을 쓰면 걸어가자 유한과 파우린은로 분한 귀련 , 채린 , 에이린 , 오펜 이 각각 한 뱡향을 맡아 호위를 했다.

"언니 , 언니는 왜 기사 캐릭을 키웠어요?"

에이린이 그냥 걷기가  무료했는지 파우린을 향해 물었다. 보통 유저라면 한두 개의 서브 캐릭을 가지는 당연하다. 그러나 귀련같이 한 분야의 최고를 달리는 유저들은 서브 캐릭터보다는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위해 한 우물 만 파기 마련이다.

마침 유한도 예전부터 그게 궁금햇던지라 귀를 쫑긋했다.

"글쎄 , 특별한 이유는 없는데."

"아잉, 그러지 말고 가르쳐 줘요."

에이린의 애교에 파우린은 피식 웃으며 입을 열었다.

"그걸 설명하기 위해서는 내가 대장장이가 된 이유뷰터 터 말해야 하는데...."

귀련이 대장장이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다. 파스름한 예기가 감도는 칼과 검. 그리고 은빛으로 빛나는 갑옷에 혼을 빼앗겨 버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런 무구들을 만들어 놓고 보니 사용하고 싶어 지더란다. 그것이 기사 캐릭을 서브로 키웠고 , 온몸에 주렁주렁 무기를 걸치고 다는 이유가 되었다.

"언니는 좀 별종인 거 같아요."

"호호호, 그렇지? 나도 내가 별종이라고 생각해."

그렇게 얼마쯤 이야기를 나누며 갔을까. 묵묵히 앞서 가던 가스톤이 눈을 치켜떳다.

"아니 ! 이것은!"

깜짝 놀란 그는 땅을 마구 파기 시작했다. 모두의 시선과 기대가 그에게로 쏠렸다.

"대단해! 굉장히 순도가 높은 금광이다!"

"우와! 번쩍번쩍 빛나요."

환호하는 동료들과 달리 유한과 파우린은 눈쌀을 찌푸렸다. 기대가 컸던 만큼 허무와 실망도 컸다.

"누가 금광 따윌 발견하랍니까! 우리가 찾는 건 운석이라고요!"

"이놈아 ,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노다지 광맥을 그냥 지나치란 말이냐?"

"그럼 침 발라 두시고 나중에 캐든가요! 우리가 찾는 운석 가치가 얼만지 아세요? 족히 백만 골드는 된단 말입니다.!"

100만 골드의 기계와 맞바꿀 아이템이니 당연히 그 정도로 가격은 될 것이다.

"예?"

"뭐라고요?"

유한의 말에 이행의 입이 떡 벌어졌다. 지금까지는 운석의 가치를 몰랐다. 그냥 유한이 필요해서 찾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100만 골드라니!

모두들 진지해졌다. 가스톤도 운석 탐사에 온 정신을 집중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운석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천천히 계곡 이곳저곳을 흩고 다녔지만, 가스톤은 특이한 반응을 감지하지 못했다.

"음 , 여기도 아니야 . 이 아래 지층에는 자철광이 묻혀 있을 뿐이야."

"그럼 잠시 좀 거들어 주시렵니까?"

그럴 때마다 광렙을 겸해서 족족 무찔렀다. 유한과 파우린이 선두에서 싸우고 , 오펜과 채린이 화살과 마법으로 지원했다. 버프와 힐은 에이린이 채워  주었고 , 가스톤의 발파 스킬도 몹들을 혼비백산하게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렇게 사흘 정도 지났을 쯤,

"정말 운석이 율리아 계곡에 떨어진 게 맞아요?"

탐사가 슬슬 지켜워졋던지 에이린이 입술을 삐죽거렸다.

"NPC들이 그렇게 이야기하니까 뒤져 보는 거지."

"잘못 본 것일 수도 있잖아요. 율리아 계곡 옆의 골짜기나 산등성이에 떨어졌다면?"

에이린의 말을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유한은 구센도르프가 했던 말을 다시 떠올려 보았다.

분명 '율리아 계곡 근방' 에 떨어졌다고 했지 , 율리아 계곡에 떨어졌다고는 하지 않았다. 계곡 근처의 다른 지역에 운석이 떨어졌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는 것이다.

"계곡 밖으로도 범위를 넓혀 보죠."

"그럼 님스 산맥을 몽땅 뒤져야 할지도 모르는데..."

오펜이 질린다는 표정을 지었지만 유한은 고개를 저었다.

"백만 골드짜리 운석을 그리 쉽게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니까"

일행은 일단 가까운 서쪽 숲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겹게 돌아다닌 계곡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모두 의 발걸음은 가벼워졌다. 더구나 계곡을 벗어난 순간 , 성과도 있었다.

"이 앞쪽에 큰 구덩이가 있습니다!"

부유 마법으로 떠올라 주변을 살피던 오펜이 뭔가를 발견했다. 일행은 즉시 오펜이 가르키는 방향으로 뛰었다. 구덩이라면 운석이 떨어졌을 때 생킨 크레이터일 가능성이 높았다.

"뭐야 , 이 구덩이는?"

유한과 파우린은 한숨을 내쉬었다. 직접 도착해 살펴본 구덩이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 않았다. 거기다 운석으로 보이는 광물도 눈에 띄지 않았다.

"이건 사람이 판 것 같은데?"

채린의 말대로 한쪽에 돌과 자갈이 가지런히 쌓여 있었다. 만약 운석이 떨어진 거라면 절대 이런 것이 생길 리 없다.

"흐흠, 그것도 매우 최근에 파 놓은 것 같구나."

"누가 사금이라도 캐려 했던 걸까요?"

"아니야 , 그런 의도는 보이지 않는구나. 더구나 여긴 금맥이 없어."

광산왕인 가스톤의 말이니까 확실할 것이다. 그러자 참 의문 스럽기 짝이 없었다. 구덩이는 함점을 판 것 같지도 않았고 , 그렇다고 집을 짓거나 연못을 파려고 했던 것도 아닌 듯했다.

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땅을 판 것일까?"

"저쪽에 사람들이 있는데요?"

공중에서 정찰하던 오펜이 또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 그리 멀지 않은 곳이라 일행은 곧장 그쪽으로 이동했다. 중간 중간에 유저들이 쓰러트린 것으로 보이는 몬스터들의 잔해가 널려 있었다. 그리고...

"여기서 반응이 온다 이거지?"

"그래 , 여기에 묻힌 게 틀림없어."

"너 아까처럼 허탕이면 죽는다?"

10명 명의 유저들이 유한 일행의 눈앞에 나타났다. 수맥 찾는데 사용하는 L로들르 든 한 명만 빼고 다들 삽과 곡쾡이를 들고 있었다. 그들은 유한 일행을 보고 눈살을 찌푸렀다.

"뭡니까?"

"님들이 아까 저쪽에서 구덩이를 팠습니까?"

"그러습니다만."

리더로 보이는 유저가 대표로 나서서 응당했다. 그는 꽤 호화로운 옷차림이었지만 , 망치나 집게 같은 공구들을 허리에 차고 있었다.

"왜 숲 속에 구덩이를 파셨습니까?"

유한은 기분 같아서 '왜 쓸데없이 삽질을 해서 사람 헷갈리게 만드냐!' 라고 항의하고 싶었다. 그러나 괜히 분란을 일으켜 득 될 것이 없었다.

"그야 저희도 목적이 있어 그런 거지만...그 이유를 말해야 합니까?"

리더는 굉장히 말하기 싫다는 투의 표정을 지었다. 하기야 게임을 하는데 남에게 간섭받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다. 유한도 딱히 그들의 목적을 듣고 싶지는 않았다.

어뜻봐도 그냥 광물이나 캐려는 무리들로 보였으니까.

"아뇨 , 수고하십쇼."

유한 일행이 등을 돌리자 그들은 열심히 땅을 파기 시작했다. 슬쩍 뒤돌아 그들은 보던 가스톤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거참 , 이상한 일이군 . 저긴 점토밖에 묻히지 않는 곳인데."

"도자기라도 만들려나 보죠."

"글쎄 , 대장장이로 보이는 사람은 있어도 예술가나 도공으로 보이는 사람은 없던걸?"

유한도 그렇지만 ,파우린도 아까 무리의 리더가 대장장이임을 알아봤다. 허리춤에 연장은 대장장이 전용이었으니까.

파티에서 대장장이가 리더인건 흔치 않는 일이다. 더구나 차림새로 보건대 돈 꽤나 있어 보이는 대장장이다. 현질을 한것이 아니면 , 제법 실력 있고 레벨 높은 대장장이일지는 모른다.

일행은 또 다른곳으로 발검음을 옮겼다. 그리고 또 다른 진풍경을 보았다. 율리아 계곡 북쪽에 있는 암석 지대에 소풍을 나온 듯 한 수십 명의 아이들과 한 명의 젋은 남자를 본 것이다.

"뭔가 특이한 돌멩이를 찾으면 바로 선생님에게 갖고 와라 , 알겠니?"

"예!"

"그래 , 선생님이 찾는 돌을 갖고 오는 착한 학생에겐 만 골드를 상으로 주마!"

"우와아아!"

환호성을 지른 아이들은 부지런히 돌멩이들을 살펴보고 다녔다. 간혹 몬스터들이 근방ㅇ에 나타긴 했지만 ,무서운 초글링들의 공격에 속절없이 쓰러졌다.

초등학교 교사로 보이는 대장장이 남자는 그렇게 아이들이 들고 오는 돌을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샘! 여기 굉장히 특이한 돌멩이요!"

"이놈아 . 이건 몬스터의 알이잖아."

일행은 잠시 쉬면서 그들의 행동을 구경했다. 찾는 돌이 없는지 ,남자는 아이들을 데리고 근처의 다른 지역으로 이동했다.

"아까 그 남자 이름이 '아론' 이었지?"

"머리 위의 이름자가 그렇던데 , 혹시 아는 사람입니까?"

"응 , 스틸러스에 접 잘나가는 대장장이 유저야. 철십자 길드가 저번에 영입하려다가 실패한 사람이지."

'아 , 그러고 보니 ....'

유한도 아론을 이전에 한 번 본 적이 있었다. 카잔 공국에 일꾼을 모집하러 갔을 때 , 스틸러스시의 경연대회에서 그와 우승을 두고 타투었지 않는가. 결국 공동 우승을 했지만 말이다.

그때 이후로 별다른 인연이 없어 잊었던 인물이다.

"아론이 애들을 왕창 끌고 와서 뭘 찾고 있었던 걸까?"

귀련의 중얼거림에 유한은 흠칫했다. '혹시 설마...!'

아까도 무리를 이끌던 있던 대장장이를 만났다. 그도 꽤 실력이 있어 보였고 , 무너가를 찾는 듯했다.

만약에 그들이 찾는 것이 유한이 생각한 그것이라면? '아냐 , 괜한 과민 반응이야. 설마 나나 귀련 누님 말고 그걸 찾는 대장장이들이 있을리가...'

그때였다. 갑자기 아래쪽 숲 속에서 찢어지는 듯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꺄아악! 사람 살려요"

수풀을 헤지고 한 쌍의 남녀가 튀어나왔다.

남자는 여자의 손을 잡고 도망가느라 정신이 없었고 , 여자는 연방 빽빽 소리를 질렀다. 그들의 등 뒤에는 외눈의 사이클롭스들이 몽둥이를 휘드루면 쫒아오고 있었다.

'얼래 , 저 두 사람은?' 유한은 몬스터들에게 쫒기는 커플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그들을 구하기 위해 먼저 행동에 나선 것은 채린이었다. 그녀가 날린 파워샷이 제일 앞에서 쫒아오고 있던 사이클롭스의 외눈에 박혀 들었다.

"크워억!"

사이클롭스들의 시선이 유한 일행에게 향했다. 채린이 재차 활을 날릴 준비를 하자 , 그들은 곧장 일행이 있는 쪽으로 돌진해 왔다.

"체인 라이트닝(Chain Lighrning)!" 

오펜이 서둘러 범위 마법을 날렸다. 그러자 억센 사이클롭스들은 마법에 맞고도 발걸음을 늦추지 않았다. 채린이 날린 애로우 레인을 맞고도 마찬가지였다.

"홀리 레이 (Holy Ray)!"

"꾸어엇!"

에이린의 손끝에서 터져 나온 밝은 빛에 눈이 먼 사이클롭스들이  그 자리에 멈춰 섰다. 그 틈을 타서 파우린이 도끼와 클레이모어를 던지고 , 장창으로 놈들의 심장을 찔렀다. 유한과 가스톤으 좌우에서 그녀를 지원하면 사이클롭스들의 공격을 차단했다.

"죽어라! 쇼크 웨이브!"

"발파 ! 발파!"

동족들이 속절없이 쓰러지자 살아남은 사이클롭스들은 등을 돌려 도망쳤다. 전투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경험치 700을 얻엇습니다.

-513골드를 얻엇습니다.

-쇼크 웨이브 스킬이 8랭크로 올랏습니다. 솜씨가 2 올랐습니다.

-레벨 140이 되었습니다. 민첩성이 3 올랐습니다.

유한은 자신의 앞에 나타난 안내창들을 지워 없앴다. 일행 덕분에 간신히 살아난 커플은 연방 머리를 숙이며고마워했다.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습니다."

"뭘요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해 주는 건 당연한 건데요."

채린이 손사래 쳤다. 무기들을 회수한 파우린은 두사람들을 잠시 살펴보다가 입을 열었다.

"둘다 대장장이 같은데 이 위험한 곳엔 웬일이죠?"

"그게...."

여자가 말하려고 하자 남자가 말하지 말라는 눈치를 보냈다. 그 순간 그들의 심장을 뜨금하게 하는 말이 들려왔다.

"드워프가 신의 광물을 구해 오라 하던가요?"

이 말은 한 것은 유한이었다. 그는 이 커플을 베르겐에서 본 적이 있다. 구센도르프트의 공업사에서 투덜거리면 나왔던 이들이었다.

이들이 왜 율리안 계곡에 왔겠는가. 유한은 자세한 사정을 알수 없지만 , 자신과 비슷한 퀘스트 받았을 거라고 확신했다. 아마 먼저 보았던 두 대장장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당신도 퀘스트를 받는 겁니까?"

"그걸 구해 오면 기계 값을 공짜로 해 준다고 하던데요."

남자는 어이없던 모양인지 잠시 동안 아무 말도 못했다. 그러다가 더 이상 숨길 필요가 없다고 여겻던지 , 자초지종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제 이름은 보시다시피 '맥스' 고 , 이쪽은 제 여자 친구인 '마야' 입니다. 저희는 견습 때부터 대장간에서 함께 경쟁하며 플레이하다 사귀게 되었죠."

게임은 물론 오프라인에서도 커플이 된 맥스와 마야는 그로지아 왕국에 터를 잡고 대장장이로서 명성을 쌓아 갔다고 한다.

"대규모 업데이트가 되자 우리는 제련 , 생산 , 합금 , 주물 을 먼저 5랭크 이상 찍는 사람을 도와주기로 했습니다. 그러다 제가 먼저 조건을 달성시켰고 , 관련 기계를 사러 노스아크에 갔는데...."

그다음엔 유한이 본 대로였다. 드워프들이 제시하는 엄천난 가격에 놀란 두 사람은 처음에는 철공소를 포기할까 고민을 했다. 그러나 아무 소득 없이 그로지아로 돌아갈 수는 없었다.

"그래서 갖고 있는 돈을 좀 써서 고급술을 사서 만만해 보이는 드워프에게 먹였습니다. 유명 메이커 품목으로 지르니까 효과가 있더군요."

이슬같이 맑고 쓴 술맛에 넘어간 드워프는  신의 광물을 구해 오라는 퀘스트를 내렸다고 한다. 신의 광물을 구해 오면 공작 기계들을 공짜로 주겠노라고.

"드워프의 이름이 구센도르프입니까?"

"아니요 라르센이란 공업사 주인이었습니다."

'뭐야 , 딴 놈이 줬는데도 똑같다고?'

아무튼 맥스와 마야는  신의 광물이 떨어졌다는 이곳 율리아 계곡으로 오게 되었다. 물론 대장장인 그들은 전투력이 약햇음으로 적잖은 돈을 주고 용병 유저들을 호위로 고용했다.

"그런데 그놈들이 사이클롭스를 보자마자 로그아숫을 해 버리지 뭡니까? 저랑 마야는 정신없이 도망쳤고 , 여러분들 덕분에 간신히 죽음은 모면할 수 있었습니다."

두사람의 이야기를 들은 파우린은 유한을 째려보며 말했다.

"지그 너 , 실은 나 만나러 온 게 아니라 신의 광물을 찾으러 온 거아냐?"

'헉! 예리하기도하지.'

하지만 절대 그렇다고 시인해서는 안된다.

"아뇨 ,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이실직고하렷다!"

유한의 눈빛에서 거짓을 익은 파우린의 그의 귀를 잡아당겼다.

"아앗!  아파요! 아파!"

"엄살 피우지 마 ! 게임인데 뭐가 아파!"

"그만 하세요. 지그가 아프다잖아요."

채린이 말리지 않았다면 유한은토끼 귀가 되고 말았을것이다. 살짝 뿔난표정의 채린을 보며 파우린은 미소를 지었다. 왠지 그녀의 눈에는 유하과 채린이 무척 잘 어울려 보였다.

"저 , 부탁인데 저희들을 심연의 호수까지 호위해주시면 안 되나요? 사례비는 드리겠습니다."

마야는 간곡히 청했다 . 유한 일행이 무척 강해 보였기 때문이다. 심연의 호수에는 유저들의 휴양지가 있고 , 귿ㄹ의 호위해 주는 용병 유저들도 많았다. 마야는 그들을 고용해서 다시 탐사에 나서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안 됩니다."

유한은 딱 잘라 말했다. 그러나 실망하던 두 사람의 표정은 이어지는 유한의 말에 환하게 변했다.

"사례비는 받지 않겠습니다. 공짜로 데려다 드리죠."

"정말 그래 주시겠습니까?"

"물론이죠 , 다들 찬성이죠?"

동료들의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치켜들었던 주먹을 내렸다. 유한이 매정하게 거절하면 안 죽을 만큼만 때려 줄 생각이었다. 그러나 유한의 호의 보인건 주먹이 무서워서가 아니었다. 자신이 대장장이기에 , 약자의 어려움과 설움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경쟁자지만 , 이들을 흔쾐히 돕기로 한것이다.

"자 , 그럼 심연의 호수로 출발!"

운석 , 그러니까 신의 광물 탐사에 약간 지루함을 느꼇던 일행은 심연의 호수로 발걸음을 옮겼다.

중간에 몬스터들을 만났지만 , 유한 일행은 별문제 없이 심연의 호수에 당도했다.

무사히 호수의 휴양지에 도착한 맥스와 마야는 일행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호위 용병들을 구하러 갔다. 두 사람과 헤어진 유한 일행은 곧장 율리아 계곡으로 돌아가지 않고 휴양지 곳곳을 돌면서 구경했다. 호 변의 휴양지에는 구경할 것뿐만 아니라 즐길 거리도 많이 있었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만 해도 . 질투와 부러움으로 가득했던 유한도 너그러운 마음으로 관광을 즐겼다. 다 곁에 함께 걸어가는 채린 덕분이었다.

"자 , 풍선 사세요! 풍선!"

"커플 갑옷 팝니다! 무적의 커플 소드도 있습니다."

죄판을 깔고 파는 사람들의 물건 중에는 진귀한 것도 있었지만 , 쓸모없는 것들은도 많았다.

커플 소드가 그랬다. 그저 한 쌍인 것을 제외하면 허접스런 숏쇼드일 뿐이었다. 그런데도 가격은 터무니없을 정도로 비쌌다.

"참나 , 저런 걸 누가 산다고 . 내가 발로 만들어도 저거보단 잘 만들겠다."

"기념품이라고 사는 거지 , 뭐"

하긴 여기엔 쓸데없는 곳에 돈을 펑펑 써 줄 커플들이 많았다. 특히 남자유저들 그들은인류의 원초적인 구애 행위에 충실했다.

특이하거나 진귀해 보이는 것은 뭐든지 사서 앤인의 환심을 사려는 그들의 소비 행태를 보자니 , 유한은 절로 코웃음이 나왔다.

그 코웃음은  스스로에 대한 비웃음이기도 했다. 유한은 자신도 남자라는 생물임을 새삼 깨달았다. 괜히 아까부터 옆에 있는 채린이 자꾸 신경 쓰이고 , 전에 파우치 백을 사 줬을 때처럼 뭔가 잘해 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느 것이다.

"근데 좀 이상한걸?"

"뭐가요?"

뒤따르던 파우린이 고개를 갸웃하면 말문을 열었다.

"여긴 주로 커플들이 많이 찾는 곳이거든 . 그런데 오늘은 평소와 다를걸"

파우린의 말대로 커플이 아닌사람들이 꽤 있었다.

외롭고 황량한 분위기의 전사와 기사들 , 진지한 표정의 마법사와 성직자 , 연방 주변을 살피는 궁수와 도적 유저들.

전혀 관광이나 데이트를 즐기러 온 이들이 아니었다. 이 근방에서 활동하는 호위 용병 같지도 않았다.

'네시라도 잡으러 왔나?'

네시는 심연의 호수에 사는 괴물 이름이다. 종종 출현해서 호수에서 배를 타는 유저들을 공격하거나 호 변까지 쫒자오곤 했다. 꽤 강한 만큼 좋은 아이템을 주기에 놈을 노리는 유저들이 많았다.

그러나 저들은 네시를 잡으러 온 것 같지도 않았다. 수중 몬스터를 잡기 위한 작살이나 갈고리 같은 것을 소지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철저히 지상용 장비로 무장한 그들은 누군가 접속을 하자 곧증 그와 함께 율리안 계곡 방향으로 떠낫다.

한 무리가 떠난다 싶더니 , 대장장이 유저를 앞세운 또 다른 파티가 율리안 계곡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설마 저지들도?"

"드워프에게 술을 퍼 먹인게 맥스와 마야 커플만이 아닌 모양이지."

유한은 심장이 덜컥 내려 앉는 기분이었다.퀘스트를 내는 건 구센도르프와 라르센만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공작 기계를 파는 드워프들 중 , 유저들에게 회유당한 NPC들이 모두 줄 수 있는 공통의 퀘스트인지도.

'으으 , 드워프의 조수 칭호 때문에 받은 혜택인 줄 알았는데.'

사실 유한의 경우는 남들보다 빠르고 쉽게 퀘스트를 받은 것뿐이었다. 그것도 모르고 우쭐했으니.

아무튼 예상보다 경쟁자가 많은 듯하자 , 유한의 마음도 다급해졌다. 예상보다 철공소를 지을 조건을 갖춘 대장장이들이 많이 있었는데 . 하기야 이제 국내 이용자도 1,500만을 넘었다는데 , 그중에 상급 대장장이들도 꽤 있지 않겠는가.

"안달하지 마 . 계곡은 이미 우리가 다 살펴봤잖아...."

"그럼 어쩔 수 없지. 백만 골드를 써야지 뭐."

"누님!"

"자 , 여러분 우리 차나 한 잔씩 마시고 갈까요?"

파우린은다급한 유한의 마음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일행을 인솔해 노천 카페로 간 파우린은 런치 세트까지 주무누하는 느긋함을 보였다.

"안달하지 마 급하게 설치며 들어올 복도 도망가는 법이야. 느긋하게 여유를 가지면서 쉬어야 길이 보이지."

초조한 마음이 가라앉지 앉았지만 , 유한은 파우린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발품을 팔아도 못 찾은 것이라면 , 뭔가 다른 비밀이 있을지 모른다.

그것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머리를 굴러야 하고 , 조급해 해서는 머리가 잘 굴러가지 않는다.

"누님 , 나 하나 궁금한 게 있는데요."

"뭐가 궁금하니 , 지그 동생?"

"누님은 철공소 안 지을 겁니까?"

자신도 그렇고 다들 철공소를 지으려고 안달이다. 그러나 유한의 곁에서 바라본 파우린 , 아니 귀련은 전혀 그런 기색이 없었다. 그녀가 신의 광물을 찾으려는것도 던전에서 얻은 드워프 비전을 써 보기 위해서였다.

"난 그런데 관심 없어 뭐 , 하려고 한다면 지금 당장 철공소가 아닌 제철소를 지을 수 있지만 말이야."

'헉! 그럼 생산뿐만 아니라 제련 , 합금 , 주물도 다 1 랭크란 말?"

하기야 아르페디아 대륙 최고의 대장장이라 손꼽히는 귀련이면 그 정도 실력은 될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현재 자신이 가진 대장가능로도 충분히 만족하는 듯했다.

"철공소나 제철소 같은게 뭐겠어? 물론 관련해서 새로운 스킬을배울 수 있겠지 하지만 그런 것들은 결국 대량 생산을 노리는 방향으로 나갈 거야. 판에 찍듯이 만들어 내는 공장제 무구는 내 취미가 아냐."

"우와! 언니 ,장인 정신이 투철하시네요."

옆에 에이린이 대단하다는 듯 탄성을 질렀다.

유한도 그녀의 장신 정신을 존경했지만 , 그래도 철공소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대장장이라 불리지 않는 최고의 대장장이가 되기 위해선 작업장의 확장은 불가피하다니까.

"후후, 역시 귀련 님이군요. 그 옹고집은 여전하시다니까."

그때 옆에서 누군가 다가와 말을 건넸다.

화려한 차림새와 그에 걸맞은 준수한 용모를 자랑하은 청년. 유한은 그가 누군가 싶어 봤다가 그의 머리 위에 있는 이름을보고 깜짝 놀랐다.

"발리안!"

"그렇습니다. 제가 브로인 왕국의 명장 발리안입니다."

대장장이 발리안 주변의 유저들의 시선이 모두 그에게로 쏠렸다. 귀련과 더붙어 아르페디아 최고의 대장장이 유저로 일컬어지는 이가 바로 발리안이다.

대장장이로서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 그에겐 또 다른 유명한 점이 있었다.

"우와! 갑부 발리안이다!"

"아르페디아 10대 갑부중 한 명이라며?"

발리안은 돈이 많은 것으로도 유명했다 보유하고 있는 개인 재산이 웬만한 길드의 재력과 맞적을 정도라고 할정도로.

브로인 왕국과 주변의 여러 길드에게 무구를 납품하며 부를 축저하는 그는 100만 골드라는 막대한 자금력으로 아르페디아에서 제일 먼저 철공소를 지었다.

주변 유저들에게 연달아 터진 환호성에 발리안의 콧대가 쑥쑥 높아졌다.

"왔냐, 2등 " 

파우린은 가볍게 발ㄹ안의 콧대를 깔아뭉갰다.

기세등등하던 발리안의 얼굴이 귀신처럼 일그러졌다.

"누가 2등이라는 겁니까!"

"바로 너님."

파우린의 발리안을 2등을이라 운운하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갑부건 명장이건 간에 발리안은 자신의 하수이기 때문이다. 둘다 비슷한 시기에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지만, 발리안 귀련보다 스킬 랭크나 실력이 두처져 있었다.

돈을 벌기 위해 무구 생산과 판매에 매달려 개인 수련을 게을리 한 탓이다.

"흥! 코딱지만 한 대장간을 운영하면서 너무 잘난척하시는 거 아닙니까 , 귀련 님?"

"니 코딱지는 오십 평이나 되냐?"

둘다 명성이 높은 대장장이 그래서 그런지 서로에 대해서 잘 아는 듯했고 , 라이벌 같은 모습을 보여주 있었다.

"여긴 뭐 하러 왔어? 나한테 데이트 신청하려고?"

"후후후, 아쉽지만 그럴 정도로 한가하진 않습니다. 전그저 삭초제근을 하기 위해 왔을 따름입니다."

무슨뜻일까. 유한은 그의 말이 신경 쓰였다.

말투는 공손했지만 , 발리안의 눈빛은 오만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 오만한 눈이 유한을 바라보았다.

"흠 , 지그라 ...당신의 이름은 익히 들었습니다."

유한에게 다가온 발리안 어깨를 토닥이며 충고하듯 말했다.

"당신이 무엇 때문에 이곳까지 왔는지 압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당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얻지 못할 겁니다."

발리안의 시건방진 선언에 유한은 웃으며 답했다.

"뭘 하려는지 모르지만 , 내 일을 방해하면 당신은 그날부터 끝장이야."

웃는 낯으로 이야기하는 말치고 꽤나 살벌했다. 발리안 내심 가슴으로 서늘했지만, 결코 내색하지 았다.

"후후 , 제가 도마뱀 오만 마리를 무서워할 거라 생각 하셨다면 오산이라 말해 드리고 싶군요."

"내가 단순히 리저드맨 오만 대군을 동원할 거라 판단햇다면 , 그거야말로 당신의 착각이야."

유한은 끝까지 지지 않고 대꾸했다. 발리안의 눈앞의 애송이가 보통내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하긴 이 정도는 돼야지'

자신의 확창한 판매처를 야금야금 좀 먹고 있는 녀석이다. 판매하는 무구의 질을 미루어 보건대 장장이로서의 실력도 뛰어나고 배짱까지 좋았다.

이 정도니까 대장장이면서 게임을 들었다 놓앗을터 

"어디 기대해 보겟습니다."

기분 나쁜 미소를 지어 보인 것을 마짐가으로 발리안 일행의 곁에서 떠났다. 유한은 한참동안 발리안의 둿모습을 노려보았다.

'아무래도 이번 퀘스트는 정말 쉽지 않을 것 같군.'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앞날이라지만 , 그거 하나는 확실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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