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9화 율리아 계곡 (70/143)

5.율리아 계곡

"조심 , 모주 조심해라."

그로지아 왕국 타사르 평원 깊숙한 곳 , 인적 없는 봉분을 향해 다가가는 일단의 인물들이 있었다. 마치 도둑고양이처럼 발검을을 죽여 가면 움직이는 이들은 철십자 길드에서 파견환 회수대였다.

주로 중요한 아이템이나 던전을 발견했을 시 이를 획득하고 장악하는 임무를 맡는 회수대는 철십지가 길드에서도 정예 멤버로들로 구성되어있었다.

"대장 , 역시 누군가 들어간 흔적이 있는데?"

봉분 입구로 정찰찰을 나갔던 도둑 계열의 유저가 돌아와 보고했다.

"제길 , 역시 그놈들이군."

배틀 폴로 대회에서 아깝게 준우수응을 차지한 철십자 길드. 그들은 반크의 열쇠를 손에 넣지 못했지만 , 결코 뇌제의 홀을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마침 반크의 열쇠를 정체불명의 마도사들이 강탈했다는 정보를 입수한 수뇌부는 즉각 회수대를 꾸려 뇌제의 홀이 있는 타사르 평원으로 파견했다.

"모두 전투 준비. 안으로 들어간다."

뇌제의 홀은 절대 남에게 넘겨줄 묽언이 아니다. 그래서 상대가 누구든 힘으로 빼앗을 생각이었다. 쿠쿵!

약100명에 달하는 회수대가 봉분 안으로 들어가자 얼마 안 있어 거짓말처럼 입구가 닫혔다. 계단을 한참 내려가자 지하 광장이 나왔다.

아마 뇌제의 무덤을 지키던 석상들이 있던 장소였는지 조각상의 일부가 남아 있는 그곳은 축구장 한 면 정도로 넓었다. 그런데 지하 광장의 맞은편, 그러니까 안으로 통하는 문이 있는 곳에 20명가량의 마도사와 기사들이 서 있었다.

"으하하핫! 천한 놈들이 죽을지도 모르고 기어 들어왔구나!"

NPC들의 앞. 온몸에서 검은 오러(Aura)를 뿜어내는 늙은이가 광소를 터트렸다.

"감히 미케니아의 위대한 왕인 짐의 행사를 방해하려 하다니. 모두 죽여라!"

이바니우스 3세의 명령이 떨어지자 NPC 기사들과 마법사들이 유저들을 향해 공격을 퍼부었다.

"막아라!"

"실드!"

"디펜더!"

창졸간의 공격이었지만 ,  회수대는 전원 레벨 150 이상의 정예. 그들은 미케니아 잔당들의 공격을 막으며 반격을 가했다.

'으음! 천한 놈들 중에서도 제법 강한 자들이 많구나.' 싸움이 팽팽하게 진행되자 이바니우스 3세는 즉각 주문을 외웠다.

"나에게 주어진 권능으로 명하노라. 적들을 모두 띄워 올려라 , 제로 그래비티!

암흑의 심장을 손에 넣은 뒤로 처음으로 펼쳐 보는 마계의 마법이였지만 효과는 컸다.

지하 광장을 옅은 마기가 감싼다 싶은 순간 회수대 유저들의 몸이 둥실 떠올랐다.

"어 , 이게 뭐야?"

"마법이다. 마법을 해지해라!"

그러나 일반 마법도 아니고 , 마기로 펼치는 마계의 마법은 디스펠이나 어지간 신성 마법으로 해제할 수 없었다. 이를 해제하려면 디스펠 1랭크의 마법사가 주문을 외거나 아니면 대신관 급의 사제가 축복을 내려야 하는데 , 그만한 실력자는 회수대 내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게 100명에 달하는 회수대 유저들이 지하 광장을 둥둥둥 떠다니자 이바니우스 3세는 다크 블레이드와 다크 에로우를 소환했다.

"죽어라!"

"크아악!"

"으악!"

무차별적으로 공격을 퍼붓자 곳곳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몸을 제대로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서 공격을 피하거나 막기란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었다.

간혹 실력이 뛰어난 유저들이 이를 막거나 튕겨 냈지만 , 그럴라치면 미케니아 잔당들이 벌 떼처럼 달려들어 공격했다. 그렇게 회수대의 유저들이 하나 둘 속속 로그아웃 당했다.

"이런 바보 같은 일이..."

설마 뇌제의 호을 접수하러 왔다가 회수하기는 커녕 npc들에게 몰살아하게 될 줄은 몰랐던 회수대 대장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그들 그들에게 이나비우스 3세가 결정타를 날렸다.

"모두 죽어라 , 다크 익스플로전!"

마기의 폭발. 그위력은 상상을 불허할 정도였다.

지하 광장을 꽉 채운 마기가 폭발하자 그나마 버티고 있던 30명가량의 회수대 유저들이 한순간에 몰살당했다.

"적들이 모두 죽었사옵니다. 안으로 드시지요."

한차례 광풍이 지나간후 , 근위대장 라이칸이 무릎을 끓으면 말했다.

고개를 끄덕인 아빈우스 3세는 품속에서 반크의 열쇠를 꺼냈다.

배틀 폴로 대회 때 바크의 열쇠를 훔친 것은 이나빈우스3세의 부하들이었다. 그는 반크의 열쇠를 입수하자 뇌제을 홀을 얻기 위해 이곳으로 왔다.

그런데 , 감히 미천한 것들의 자신의 뒤를 치기 위해 미행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놈들을 기다렸다가 모두 없애 버린것이다. 반크의 열쇠를 문 옆의 홈에 끼우자 끼기긱 하면 기관 장치가 돌아가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절대 열리지 않을것 같던 석문이 열렸다.

이에 이바니우스 3세를 위시로 미케니아 잔당들이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그들은 얼마 가지 못해서 멈춰야만 했다. 뇌제 테리칸이 잠든 방으로 통하는 길이 환상 마법진으로 가로막혀 있었기 때문이다.

"뜷어라!"

이나비우스 3세의 명령에 부하 마법사들과 기사들이 노력을 했지만 허사였다. 얼마나 지독한지 이바니우스 3세도 발을 들여놓았다가 홀릴 뻔했다.

"이익! 부숴 버리겠다!"

이에 열 받은 이바니우스 3세는 환상 마법진이 펼쳐져있는 공간 자체를 없애 버리려고 했다. 그러낟 도대체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복도는 마계의 마법을 맞고도 말짱했다.

"페하 , 여기를 보시옵소서!"

이바니우스 3세가 씩씻거리고 있을 때였다. 주위를 살피던 마도사 하나가 벽면을 가리켰다. 그곳에는 시구절이 하나 적혀 있었다.

투사의 발걸음을 따르는 자 , 테리칸페하의 곁으로 가리라.

"대체 이게 무슨 뜻이냐? 투사의 발검을을 따르라니?"

자세히 보니 바닥에는 발자국 같은 것이 있었다. 이나니우스 3세는 그 발작국을 따라가 봤지만 , 이번에도 역시 마법진에 가로막혀 되돌아와야 했다.

"에잇! 소용없지 않는가!"

"페하 , 제가 좀 살펴보겠사옵니다."

마도사 하나가 나와 마법진과 바닥의 발자국을 살펴보았다. 발자국을 유심히 살펴보던 그는 결론을 내렸다.

"아마도 이곳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이 발자국에 딱 맞는 신발을 신어야 할 듯하옵니다."

"발자국에 딱 맞는 신발? 그런 게 있느냐?"

그러나 또 다른 마도사가 생각나는 게 있다듯이 , 입을 열었다.

"페하 , 소인이 반크의 열쇠에 대한 정보를 입수할 때 함께 들은이야기온데 , 그로지아 왕실에서 투사의 슈즈라는 것을 보관하고 있다 하옵니다.

"투사의 슈즈?"

"아마도 그 투사의 슈즈가 이 마법진을 통과할 열쇠가 아닌가 합니다."

그러고 보니 과거 아르페디아 대륙을 통일한 테라칸 황제에게는 3명의 신하들이 있었다고 했다.

백색의 현자라 불리던 마도사 반크 , 전장의 귀신이라 불리던 투사 파일런, 빛스이 성녀라 일컬어지던 사제 아리엘.

바로 그 파일런이 남긴 유물이 투사즈이 슈즈인 모양이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이바니우스 3세는 무척 아쉽지만 발걸음을 돌렸다.

"일닽 투사의 슈즈를 찾아라! 뇌제의 홀을 얻는 것은 그다음이다!"

베레타 공화국과 브로딘 왕국의 경계에는 산봉우리가 높고 골짜기가 깊은 님스 산맥이 있다.

그중에서도 약간 동쪽으로 치우친 곳에 바로 율리아 계곡이 있었다.

"하아 , 여기 예전에 안 그랬던 것 같은데."

산맥 입구에 서서 유한은 한숨을 푹 쉬었다. 바츠 시절 와 봤을 때와 달ㄹ 님스 산맥에서는 몬스터가 바글거렸다.

그것도 제일 약한 게 120레벨일 정도로 강한 몬스터들이. 그가 만약 기사나 마법사라면 두 손을 들고 환영햇을지 모른다. 퀘스트 도중 사냥해서 경험치도 쌓고 일석이조니까.

그러나 대장장이가 아무리 강해도 같은 레벨의 기사보다 강할 수 없다. 몇 차례 진입 시도를 해 봤지만 , 이놈의 몬스터들이 선공에 다수 인식까지 있어 상대하기가 무척 까다로웠다.

"죽어라! 쇼크 웨이브!"

"꾸어엉!"

유한은 산맥 입구까지 쫒아온 님스 그리즐렝게 최후의 일격을 선사했다.

-경험치를 620 얻엇습니다

-웅담을 얻었습니다. 곰 발다닥을 얻었습니다.

-쇼크 웨이브 스킬 경험치가 50 올랐습니다.

"에고 , 죽을 뻔 했다."

유한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혼자 몬스터 서식지를 뜷고 무사히 율리아 계곡까지 가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어떡하지? 자칼 사부나 옌스 놈에게 부탁을 해볼까?'

그런 생각을 하자마자 마음속의 바츠가 쯧쯧 혀를 찼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일이다. 대장장이는 전투력이 약하니까. 더구나 지그로 플레이하면서 파티 플레이를 많이했다. 남에게 등을 맡기는 것을 나쁘지 않게 여기게 된 것이다.

"일다은 우회로를 찾아보자."

그래도 혼자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 봐야 한다. 유한은 바츠 때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서 몬스터가 뜸하게 나타날 만한 길목을 찾았다.

'응? 저건 뭐지?' 산맥으로 들어가는 어느 길목에 유저들이 꽤 많이 모여있었다. 유저들 사이에 는 피켓을 들고 호객 행위를 하는 무리들도 있었다.

"산 중턱에 있는 '심연의 호수' 까지 데려다 드립니다. 저렴한 가격에 모십니다."

심연의 호수라면 율리아 계곡 바로 옆이다. 유한의 눈동자가 반짝하고 빛났다. 그는 당장 다가가 물었다.

"정말 , 심연의 호수까지 데려다 줍니까?"

"당근이죠 , 여기 든든한 호위들이 손님들을 손끝 하나 다치지 않게 모셔다 드릴 겁니다."

유한은 몰랐지만 , 이들은 얼마 전부터 님스 산맥에서 장사를 시작한 '사슴 택배' 길드의 길드원들이었다.

그들이 하는 일은 심연의 호수는 물론 , 님스 산맥 곳곳에 있는 경치 좋은 관광 명소까지 유저들을 돈 받고 호송 하는것이다.

"예전과 달리 근방에 위험한 몬스터들이 출몰해서 돈벌이가 제법 잘 되지요"

주요 고객은 레업보다 데이트에 더 관심이 많은 커플유저들. 아르페디아 온라인의 접속자 수가 기하급수저으로 늘고 플레이 스타일도 다양해지자 , 이런 식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도 생긴 것이다.

'하연간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어요.' 유한은 돈을 지불하고도 좀 더 기다려 7쌍으 ㅣ커플들과 함께 심연의 호수로 이동했다.

"자기야 , 나 다리 아파."

"우리 아기 다리 아파? 그럼 내가 업어 줄 테니 업혀."

"아잉 , 부끄러워."

'아주 지랄들을 해라 , 지랄들을!

게임 속의 캐릭터가 다리 아플 리도 없으며 , 그런다고 당장이라도 여친이 죽을 것처럼 호들갑을 떠는 남자 유저도  정말 병맛이었다.

그런데 심각한 것은 이런 모습이 한 커플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데 있었다. 한 커플이 스타트를 끊자 나머지 커플들도 뒤질세라 닭살 행각을 떨어 댔다. 업는 것은 물론이고 , 안고 가기까지했다.

'애인 없는 놈 서러워서 살겠나!' 왠지 채린이가 강하게 생각나는 유한이었다. '몬스터가 습격해서 깡그리 엎었으면 좋겠다!' 

"꺄악! 몬스터다!"

유한의 마음이 하늘에 닿앗는지 , 일행들 앞을 율리안 계곡의 터줏대감인 사이클롭스들이 가록막고 나섰다.

레벨 130대의 사이클롭스는 외눈의 흉포한 몬스터로서 바위를 일격에 가루에 만들어 버릴 정도의 괴력을 가지고 있었다.

"죽어라 , 파이어 볼!"

"놈들이 손님들에게 다가오지 못하도록 막아 , 그리드!"

"모두 다 썰어 버리겠다 , 휠 슬래쉬!"

사슴 택배의 호위들은 강했다. 그들은 쿵쾅거리며 달려 오는 사이클롭스들을 적절히 견제하며 모조리 쫒아 버렸다.

바퀴벌레 7쌍이 드러눕길 원햇던 유한의 입장에선 실망스런 결과였다. 참 근성 없는 사이클롭스들이었다.

"그럼 계속 이동하겠습니다."

일행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그렇게 약 2시간을 걸었을까? 간간히 나타나는 몬스터들은 사슴 택배 길드원들이 모조리 처리했고 , 손님들은 무사히 심연의 호수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우와아! 멋지다!"

"사진이나 동영상으로 봤을 때보다 더 아름다운거 같아."

비치빛 물결과 다양한 모양의 나무들로 커플들이 많이 찾는 명소가 된 심연의 호수. 햇볕으로 반짝이는 비취 속에 살짝 발을 담그며 그대로 도오하 속의 요정이 되어 버릴것만 같다.

'얼러리? 어느 틈에 카페랑 별장들이?' 호 변에는 예전에 없던 예쁘장한 건물들까지 들어서 있었다.

그 이용객들은 당연히 놀러온 관광객 유저들이었다. 그들은 커플끼리 스샷을 찍너ㅏ 호수에서 보트를 타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으으 , 나중에 몹들을 몰고 와서 껑그리 엎어 버리고 말리라.'

심하게 배 아픔을 느낀 유한은 저주를 퍼부으며 율리아 계곡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율리아 계곡은 심연의 호수에서 가깝고 몬스터의 출몰도 적어 혼자 가도 문제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이 엄청난 착각이었음을 깨닫는 데는 얼마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키아아악!"

닭의 상체에서 도마뱀의 하체를 한 괴물이 나타나 괴성을 질렀다. 껑충껑충 뛰어다니면 닿는 것은 무엇이든 돌로 만드는 브레스를 내뿜는 이 몬스터의 레벨은 138의 하프 바질리스크 였다. '이런!"

유한은 혼자서는 상대하기 까다로운 몬스터였다. 거기다 놈은 컬고 혼자서 사냥하는 법이 없다. 반드시 가까운 곳에 동료들이 있을 터.

"키아악! 키아아악!"

유한은 뒤에서 하프 바질리스크 두 마리가 뒤뚱거리며 걸어 나왔다. '내가 너무 성급하게 생각했군.' 뒤늦게 후회해 봤지만 ,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는 법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순순히 죽얼 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싸워야 하나?' 퇴로는 없었다 유한은 마이티 소들르 들고 선두에 있는 하프 바질리스크에게 달려들었다. 생긴 게 우스워 보여도 , 하프 바질리스크는 상당히 강하다.

살각죽도 고무공 처럼 질기고 탄력이 있어서 검이 쉽게 박히지 않았다. 유한이 연달아 공격을 성공시켰지만 , 살껍질만 살짝 베었을 따름이었다.

"쇼크 웨이브!"

유한은 막 자신에게 석화 브레슬르 뿜으려던 하프 바질리스에게 쇼크 웨으브 스킬을 날렸다. 검고 망치가 부딪치는 날카로운 소리에 놀란 하프바질리스크는 순간 멈칫하여 물러섰다.

'됐다' 그 틈에 유한은 하프 바질리스크들을 따돌리고 계곡 안으로 달려갔다. 앞에는 더이상 몬스터가 보이지 않았다 . 그때였다.

"키아악!"

"아놔! 왜 하필 지금!"

갑자기 유한의 앞에 하프 바질리스크 한 마리가 리젠되어 나타났다. 재빠르게 유한을 인식한 하프 바질리스크는 석화 ㅡ렛르르 뿜으려는지 , 목을 불록하게 부풀렸다. 유한이 황급하게 몸을 피하려하는데 , 날카로 운 여성의 고함 소리가 그의 고막을 강타했다.

"망항 닭대가리들이 감히 어디서 난리를 치는거야!"

고함과 동시에 , 엄청산 기운을 품은 뭔가가 하프 바질리스클에게 날아왔다. 쿠콰콰콰콰! 풍차처럼 빙글빙글 돌면서 날아온 클레이 모어는 막 석화 브레슬르 뿜으려던 하프 바질리스크 한 마리의 목을 댕강 자르고 지나갔다.

"거기 괜찬아요?"

하프 바질리스크를 처리한 여 기사가 다가와 물었다. 유한은 완전무장을 한 그녀를 단숨에 알아보았다.

"파우린 님?"

"어라 , 너였어?"

배틀 풀로 대회 기간에 슈탈린에서 만났던 파우린이었다. 귀련의 무구로 완전무장한 초호화 캐릭터. 그녀의 등장으로 인해 유한은 잠시 잊고 있던 것을 떠올릴 수 있었다.

'맞다 ! 귀련이 율리아 계곡에 산다고 그랬지!' 어쩐지 구센도르프에게서 율리아 계곡에 대한 ㅣㅇ야기를 들었을때 낯설지 않다 싶었다. 그리 오래전에 들은것고 아닌데 잊고 있다니. 유한은 자신의 둔한 머리를 스스로 두들겼다.

"키에엑!"

그때 , 유한의 뒤에서 하프 바질리스크 3마리가 나타났다. 아까 유한을 가로막았던 놈들이 쫒아온 것이다.

"인사는 나중에 하도록 하고."

파우린은 등 뒤에서 큼지막한 도끼를 2개 꺼내 들었다. 그녀는 젓가락 던지듯이 하프 바질리스클에게 날렸다.

"더블 부메랑 액스!"

휘리리릭! 무서운 소리를 울리며 날아간 한 쌍의 도끼는 하프 발질리스크의 2마리의 머리를 정확히 쪼갰다.

"랜스 차지!"

파우린의 순식간에 장창을 뽑아 들고 남은 하프 바질리스크에게 돌진했다. 잔영을 날리며 고속을 돌진한 그녀의 창이 하프 바질리지크의 심장을 꿰뜷었다.

'우와 , 엄청 세다.' 혼자서 순식간에 하프 바질리스크 4마리르 잡다니. 겉모습만 봐도 보통은 아닐 거라 생각했지만 ,파우린은 유한의 예상 이상으로 강했다.

입을 헤 벌리고 있는 유한을 본 파우린은 빙긋 미소를 지으며 인사말을 건네 왔다.

"다시 보니 반갑네 . 그동안 질 지냈어?"

"예 , 파우린 님은 무탈 ...하셨겟군요."

한눈에 보아도 씩씩한 그녀다 그녀에게 문제가 생겼다면 그게 더 이상할 터. 간단히 인사를 마치자 파우린이 말했다.

"여기는 몬스터들이 많이 출몰하는 지역이니까 다른 곳으로 가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자"

"그러죠."

두 사람은 그 자리를 떠났다

유한은 파우린을 따라 계곡 안쪽으로 들어갔다. 

계곡 안 , 냇물이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경치 좋은곳에 집이 한 채 들어서 있었다. 녹색 지붕에 하얀 회칠을 한 아담한 2층집

"저기가 바로 귀련의 별장이야"

유한은 귀련이 머문다는 별장보다 주변 풍경에 더 눈길이 갔다. 별장 주변에는 창과 검 , 도끼들이 장식처럼 세워져 있었고 , 군데군데 플레이트 갑옷이 병정처럼 늘어서 있었다.

"이거 전부 귀련이 만든 건가요?"

"만들다 맘에 안 드는 건 이렇게 처리자."

"그래도 명색에 귀련이 만든 거잖아요. 누가 훔쳐가면 어쩌려고..."

"훔쳐 가도 못 쓰는 건데 , 뭐 "

파우린 말대로 무기에는 날이 서 있지 않았고 , 갑옷들는 관절이 고절되 어 있었다. 무엇보다 '鬼' 자가 새겨지지 않았다.

가져가 봤자 귀련의 무구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장식품들일 따름이다.

"그냥 용광로에 녹여 버릴 것이지."

"그래도 나름대로 쓸모가 있거든 . 쇠 냄새를 진하게 풍겨서 몬스터가 접근하지 못하게 만드는 거야. 몬스터는 여기에 인간의 군대가 있다고 착각하게 되거든."

그런 목적이 있었던 모양이다. 하긴 대장장이 홀로 몹들이 득시글한 곳에 머물려면 이런 식의 대처도 필요할 터. 파우린은 열쇠를 꺼내 별장 문을 열였다.

유한은 별장 출입 열쇠를 가진 그녀를 보고 새삼 귀련과 파우린이 얼마나 가까운 사이인가 깨닫게 되었다. 그러낙 친구 혹은 애인일 거라 생각했던 유한은 예상은 별장에 들어온 순간 깨지고맗았다.

"안녕 , 내가 귀련이라네 ~!"

"켁!"

별장에 들어오자마자 파우린은 빛과 함께 사라졌고 , 잠시 후 또 다른 빛과 대장장이 귀련이 나타났다.

긴 생머리를 묶어 내리고 일하기 좋은 작업복 차림을 하고 있었지만 , 아까 파우린과 같은 사람이란 것을 못 알아볼 정도는 아니었다.

"왜 동일 인물이라고 말 안 했어요!"

유한은 마치 놀림을 당한 것 같아 기부이 상했다. 처음부터 자신이 귀련이라 했으면 될 것을 , 마치 아닌 것처럼 떠보다니.

"훗 , 사람에겐 누구나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는 법이야 . 네게도 비밀이 있을텐데. 안그래 , 지.그 .군 ?"

유한은 순간 움찔했다. 혹시 귀련이 옌스처럼 자신이 예전에 바츠였음을 눈치 챈 게 아닌지? 그러나 귀련은 그 이상의 언급은 하지는 않았다. 그저 유한에게손을 내밀 뿐이었다.

"자 , 방문 퀘스트 아이템을 제출하세요 , 지그군 . 이 누나를 만나러 여기까지 힘들게 온 거 아닌가요?"

"아! 예 , 여기"

유한은 파우린일 때 귀련이 줬던 단검을 돌려주었다. 생글새을 웃는 그녀 앞에서 , 그는 차마 철공소 관련 퀘스트 때문에 여기 온 거라고 말 할 수 없었다. 아르페디아 최고의 대장자이의 ㄱ분을 상하게 해서 좋을 게 뭐가 있겠는가?

"자 , 이쪽으로 와."

귀련은 응정실로 유한을 안내했다. 명장의 집답게 응접실에는 그녀가 만든 것으로 보이는 무구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우와!"

유한은 사방에 눈 돌리기 바빳다. 밖에 장신된 것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명품들. 상당히 멋들어지고 우아한 데다 실용성까지 있어 보였다. 유저라면 누구나 침을 뚝뚝 흘려 댈 터.

반쯤 넋을 잃은 유한의 표정에 약간 우쭐한 기분이 든 귀련이 선심 쓰듯 말했다.

"맘에 드는 거 있어? 있으며 골라. 뭐든지 줄 테니까."

유한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 1분도 안 되는 짧은 순간이었지만 , 그는 수십 번의 고민 끝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말했다.

"귀련 님의 기술을 받고 싶어요"

"응? 내 기술을?"

귀련의 무구라면 내다 팔면 몇만 골드는 너끈히 받을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깟 무구 하나 가지는 것보다 그녀의 기술을 배우는 게 더 이득이다 싶었다. 그녀가 가진 기술을 배운 다면 이 무구들을 다 가진 것이나 마찬가지일 테니까.

"아니 , 내가 주겠다고 한 건....."

"맘에 드는거 있으면 뭐든지 주신다고 하셧잖아요."

"어유 , 엉큼한 자식."

귀련은 거절할 수가 없었다. 자신이 내뱉은 말을 지키지 않은 것은 , 연장에 아르페디아 온라인 최고외 대장장이라 자부하는 그녀의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았다.

"좋아. 하지만 내가 손해를 많이 보는 거니까 대신 너 이 누나 일 좀 도와야해 , 알겠지 ?"

"훗 , 무슨 일이든 맡겨만 주세요."

대장장이가 시켜 봐야 무슨 일을 시키겠는가? 유한은 귀련이 자신을 조수로 삼으려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녀의 일을 도우며 어깨너머로 배울 수도 잇으니 일석이조라 여겼다.

그렇게 자신에 찬 유한을 보며 귀련은 씨익 웃었다.

"따라와 , 당장 가르쳐 줄게."

귀련은 별장 뒤에 이어진 자신의 공방으로 안내했다. 그녀의 공방은 좀 더 넓고 깔끔하고 정리가 잘된 것을 빼면 유한의 개인 작업실과 비슷했다.

"내 기술은 대부분 내 히든 스킬에 근원한 것이기 때문에 지그 네가 익히기는 무리가 있어. 하지만 히든 스킬이 없어도 누구나 배울 수 있는 기술이 하나 있지."

"그게 뭔가요?"

"주름 철판을 가공하는 방법이야."

'주름 철판이라면.....'

유한은 배틀 폴로 대회에서 철갑기다매가 걸쳤던 갑옷을 떠올렸다. 삐죽한 장갑과 함께 울룩불룩한 철판으로 만들어졌던 무적의 갑옷.

울룩불룩한 철판 , 그러니까 주름 철판은 일반적인 철판보다 강도가 훨씬 강해 보였다. 그러지 않아도 철판을 어떻케 일일이 주름지게 만들었을까 궁금햇었다.

철판을 그런 모양으로 대량생산 할 수만 있다면 같은 종류의 갑옷을 만들어도 방어력을 더 향상시킬수 잇을 것이다.

"가르쳐 주세요. 철판을 어떻케 주름지게 만들죠?"

"훗 , 그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지."

귀련은 가지런히 정돈된 공구들 중에서 한 쌍의 넓은 직사각형 모양의 철물을 끄집어냈다.

그 철물들의 한쪽 면은 울룩불룩하게 요철이 되어 있었다. 유한은 보기 전에는 이해를 못했지만,관련 공구를 직접 보게 되자 제작 과정을 단숨에 깨달았다.

"아하! 달궈진 철판을 이 철물들 사이에 올려놓고 누르면 되는 거군요!"

"맞아 , 철물의 요철이 맞물리면서 철판이 짓눌려 사이좋게 주름지게 되는거야."

그게 바로 울룩불룩한 주름 철판의 비밀이었다. 의외로 제작 과정이 간단했다. 제작에 필요한 철물도 주물 스킬로 쉽게 만들 수 있는 물건이었다.

그러나 그로 인해 만들어지는 철판은 , 보통 철판 보다 훨씬 우수했다.

"대체 이렇게 만드는 걸 어디서 배웠어요?"

"직접 재운건 아니고 , 파우린으로 모험을 하다 입수했어. 거기다 옛날 마도사들을 피해 숨어든 드워프들의 지하도시인가 그랫는데 , 지금은 몬스터들만 득식득실하더라. 처음엔 보상방에서 그걸 얻고도 무엇에 쓰는 물건인가 이해하지 못했지"

철판 간공과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안 것은 근래의 일이라고. 우연히 철물 사이에 끼인 종이가 주름지게 접히는 것을 보고 알아냈다고 한다. 바로 철파능로 대체해서 뽑아 보자 , 같은 두께의 철판보다 방어력이 더 좋은 것을 확인할수 있었다.

"이제 받고 싶은 것을 받았으니 됐지?"

"예! 감사히 받아서 잘 쓰겠습니다."

이제 지그표 무구는 훨씬 더 좋아지리라. 신이 난 유한을 보면서 귀련은 씨익 웃었다. 자신이 먼저 한 방 맞았지만 , 이제 유한이 한 방 맞을 차례다.

"그럼 이제 이 누나의 일을 도와주는 거다."

"뭐든 자신 있으니까 시키세요. 제련을 할까요? 아님 생산 , 주물? 정밀 조립?"

"노노 , 그런 거 아니거든."

"그럼 채광인가요? 장작 패기요? 물을 길어 올까요?"

귀련은 계속해서 고개를 저었다. 유한은 그녀의 번득이는 눈을 보고 가슴이 서늘해 옴을 느꼈다. 대체 이 명장 누님께서는 자신을 어디에 부려 먹으려는 것인가? 불안감이 해일처럼 밀려오고 있었다.

"으아악! 죽어! 죽으라고!"

유한은 끝도 없이 달려드는 베어도그(Beardog)들을 찌르고 베고 후려 갈겼다.

"캐캥...! 크르릉! 컹컹!"

레벨 125인 베어도그는 곰과 개를 섞어 놓은 것처럼 생겼는데 , 움직임도 굼뜨고 ,님스 산맥에서 다른 몬스터들에 비해 공격력도 떨어지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능이 높고 , 무리 지어 공격할 줄 알기에 상대하기 까다로운 몬스터였다.

"뭐 하는 거야 , 지그! 너 때문에 내 뒤가 위험해지잖아!"

다시 파우린으로 플레이하는 귀련이 호통을 쳤다. 그녀는 양손에 듣 롱메이스로 베어 도그들을 잘 때려잡고 있었다. 유한 쪽과 달리 파우린이 맡은 방향에서 연방 복날의 개들이 내짖는 비명 소리가 울려 펴졌다.

-경험치가 650을 얻었습니다.

-개가죽을 얻었습니다

-뼛가루를 얻었습니다.

-524골드를 얻었습니다.

몬스터를 잡을 때마다 경험치와 아이엩ㅁ 획득을 알리는 안내창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대장장이뿐 아니라 기사로서도 레벨이 제법 높은 파우린과 파티 플레이를 해서 그런지 유한의 경험치는 쑥쑥 올라갔다 .당연한 일이지만 , 레벨도 꽤 올랐다.

-레벨 132가 됬습니다.

 힘이 2 올랏습니다.

 행운이 2 올랐습니다.

"헉헉 , 이게 웬 예정에도 없던 광렙이냐."

한동안 대장간 일에 몰두하느라 레벨을 많이 올리지 못했다. 그랬는데 이번에 귀련 덕분에 톡톡히 레벨 업을 하게 되었다.

"상태창 확인!"

[상태창]

이름:지그

칭호:오우거 헌터, 드워프의 조수 , 공중 요새의 발견자 , 리저드의 친구 , 고대 드워프 유적의 발견자 , 미케니아의 은인 , 신종 제작자

직업: 대장장이

레벨: 132

체력(HP): 1,200/1,200

스테미나: 950/950

마나(MP) 70/70

힘: 130

민첩성: 99

인내심 : 101 +10 (투사의 슈즈)

행운: 90

솜씨 : 185 + 15 (기술관의 관복)

명성: 12 ,000

공격력: 150 +186(마이티 소드 + 와이어 건틀렛 +투사의 슈즈)

방어력: 110+118(투사의 슈즈 + 기술관의 관복 + 와이어 건틀렛 +동지의 목걸이)

경험치: 4,000 /18,000

돈:502,000골드

[습득 스킬]

장작 패기 스킬 3랭크

벌복 스킬 6랭크

채굴 스킬 3랭크

채석 스킬 5랭크

제련 스킬 3랭크

생산 스킬 3랭크

정밀 조립 스킬 7랭크

수리 스킬 3랭크

주물 스킬 5랭크 

도발 스킬 9랭크

쇼크 웨이브 9랭크

선동 스킬 9랭크 

수리 성공률 74%

[히든 스킬]

그레인 스킬 3랭크

암 브레이크 스킬 5랭크

'오! 많이 올랐다!'

레벨이 올랐다는 메세지를 볼 때는 잘 몰랐는데 , 직접 확인해 보니 지그의 스텟들이 골고루 올라 있었다. 그중에서도 공격력과 방어력이 많이 올라 몸빵 캐릭터로 나가도 될 정도.유한의 입이 헤벌쭉 벌어져 있을 때였다.

"앗! 조심해!"

"아악!"

갑자기 날아온 전격 마법이 유한의 머리 위에 떨어졌다. 순식간에 HP가 절반 가까이 떨어진 유한은 방금 마법을 날린 녀석을 돌아보았다.

"크르르..."

레벨 153의 '마석수'

마력이 강한 바위에 악령이 깃들어 만들어졌다는 이 바위 괴물은 몇가지 마법을 쓸 뿐 아니라 전투력도 강하고 돌로 되어 웬만한 창칼은 통하지도 않았다.

님스 산맥의 중간 보스로 활동하는 마석수를 본 유한은 눈을 부라리며 달려들었다.

"이 돌 쪼가리 새끼가 죽으려고 환장했나!"

유한은 순식간에 검을 곡괭이로 바꿔 쥐고 마석수를 후려갈겼다. 창칼로도 끄덕없는 마석수의 앞다리에 금이 쩍 나가더니 화강암 석재들이 돌 쪼가리와 함께 떨어져 나왔다.

"뒈져, 채광! 채광 ! 채석 ! 채석 !

"크에엑!"

마석수는 불행하게도 상성이 무척 나쁜 상대를 만났다. 하필이면 만만하다 여기고 찍었던 대장장이가 나무와 금속과 돌로 된 것들은 밤으로 아는 존재였다.

"흠 , 다시 봐도 신기하단 말이야."

파우린은 남은 베어도그들을 두들겨 가며 유한이 혼자 마석수를 박살 내는 것을 구경했다.

이미 이틀 전에도 레벨 137의 '마계의 고목' 들을 혼자 죄당 처리해 버리는 것을 보았다. 처리할 때 사용햇던 스킬은 장작 패기와 벌목. 히든 스킬이나 강력한 공격 수킬이 나올 줄 알았던 그녀는 황당함에 입이 벌렸다.

'나도 한번 따라해 봐?" 본캐인 귀련을 전투에 동원해 볼까 진지하게 고민하는 파우린이었다.

몬스터를 무찌른 유한과 파우린은 산 정상에 올랐다. 유한이 쉬는 사이 파우린은 아래쪽 율리아 계곳을 쓸어 보았다. 벌써 7일째 파우린은 매일 율리아 계속이 한눈에 보이는 산봉우리 들을 등정했다. 그런 그녀를 호위하는 것이 유한의 '일' 이었다.

처음에는 어떤 일인가 듣게 된 유한은 펄쩍 뛰었다. 대장간 관련 일을 할줄 알았는데 호위 업무가 웬 말인가. 항의해 봤지만 귀련은 다음과 같은 말로 일축했다.

"내가 언제 대장간 일이라고 한 적 있어?"

그런  적 없다. 귀련은 그저 기술을 배운 대가로 힘든 일을 하게 될 거라고만 했다.

유한은 말이란 참 무서운 것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남의 말을 교묘히 용해 기술을 뜯어냈지만 , 말을 잘못 이해했다가 매일 사선을 넘나들고 있었다.

"대체 뭐 때문에 자꾸 산에 오르는 겁니까?"

"듣고 싶어? 그럼 더욱 힘든 일을 하겠다고 약속해."

"이보다 더 힘든 일이 있습니까?"

대장장이에게 호위 엄부보다 더힘든 일이라니! 설마 님스 산맥의 몬스터를 죄다 사냥하자는 말은 아니겠지? 물론 마계의 고목이나 , 악령의 갑주 , 마석수 따위는 얼마든지 해칠울 수 있다.

그런 놈들은 장작 패기로 썰거나 암브레이크로 작살내거나 채석으로 조각내면 되니까. 그러나 피와 살로 뼈로 된 것들은 상대하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우린은 유한을 호위로 부려 먹었다. 레벨도 더 높으면서 말이다.

'기술 뺏긴 데 화가 나서 일부러 몸 많은 곳으로 끌고 다니는 거 아냐?'' 그럴지도 모른다. 유한이 귀련이라도 그런 식으로 ,아니 이보다 더한 방식으로 애를 먹였을 것이다.

그러나 목적도 모르고 마냥 쫒아다는건 절대 유한의 취미와 맞지 않았다. 얼마나 힘든 일인지 ㅗㄹ라도 귀련의 목적이 무엇인지 확식히 알고 싶었다.

"좋아 ,약속을 햇으니 들려주지 . 일은 주름 철판을 만드는 공구를 얻었던 드워프의 지하 도시에서 시작되었어."

당신 귀련은 부캐 파우린을 키우면 자신의 만든 무구의 위력을마음껏 실감하고 있었다고한다.

복잡한 지하 도시 탐험 중에 그녀는 알려지지 않은 비밀 통로를 발견했고 , 그곳을 쭉 나가다가 드워프들의 숨겨 놓은 비전을 입수했다.

"그건 신의 광물을 제련하는 비법서였지."

'헉 , 신의 광물이면!'

애초에 유한이 율리아 계곡에 온 이유가 신의 광물 때문이었다. 율리아 계곡 근방에 신의 광물이 떨어졌다고 해서 말이다.

"난 신의 광물이 무엇인지 한참 동안 조사했어. 나중에 그것이 하늘에서 떨어진 운서깅란 것을 알았지."

귀련은 운석을 찾아 사방을 돌아다녔다. 그러나 아르페디아 대륙에 운석은 이미 옛날에 드워프들이 모두 접수해 버리고 남은 것이 없었다

그러다 얼마 전에 율리아 계곡에 운석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별장을 짓고 계곡 인근을 날마다 뒤졌지만 , 운석은 커녕 운석이 떨어진 크레이터도 찾지 못했다.

"그러니까 저더러 그 신의 광물을 찾으라는?"

"내가 힘든 일이라고 햇잖아."

유한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어차피 그는 신의 광물을 찾아야 했다. 철공소에 필요한 기계를 입수하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바로 신의 광물을 입수해 구센도르프에게 전달하는 것이니까.

문제는 귀련이 오랫동안 찾아도 못 찾은 것을 쉽게 찾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운석이 이쪽으로 떨어진 건 확실하답니까?"

"NPC들이 그리 이야기하니까 믿을 수밖에"

귀련은 운석이 떨어진 장소를 알아내기 위해 님스 산맥에 사는 NPC들을 일일히 찾아다미녀 물어봤다고 한다.

"그런데도 없다면....."

"충돌할 때 충격으로 산이 무너져서 묻혀 버렸을지도 모르지."

"그럼 더욱 찾기가 어렵잖아요."

정말 땅속에 묻혔다가면 그야말로 백사장에 바늘 찾기다 . 뭐 강력한 자석이라도 있다면 그나마 찾는게 조그이나마 수월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묻혀 버린운석을 탐지할 방법은....

'있다!' 뭔가리 머리에 번쩍 떠오른 유한은 손바닥을 쳤다.

"왜? 뭔가 찾을 방법이라도 있어?"

"있지요 근데 맨입으론 좀..."

"야 , 지그 . 너 나하고 약속하고도 그렇게 굴기냐?"

"누님은 '찾으라'고 했지 , '갖고 와라;고는 하지 않았잖아요."

"으이구!"

만약에 유한이 운석을 발견하고 그대로 먹고 튀어버리면 귀련으로선 손쓸 방법이 없다. 괜히 정보만 알려 줬을 뿐. 물론 그동안 살펴본 유한이 그럴 인물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원하는게 뭔데?"

"신의 광물 제련법을 저에게 '만' 공유해 주세요 그럼 운석 반띵해 드리죠."

"좋아 , 반띵 할 수 있는 거라면 그렇게 해 줄게."

귀련은 정말 지그란 녀석이 만만찮음을 실감했다. 여느 대장장이들보다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단지 히든 스킬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렇게 협상을 완료한 유한은 곧바로 작업에 들어갔다.

'역시 이런 일은 프로에게 맡겨야지.' 그는 가스톤에게 쪽지를 보냈다. 광산왕의 칭호를 가진 가스톤이 이번에 신의 광물 탐색을 맡을 최적의 인물이라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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