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 해커를 잡다 >
(1)
푸른새벽과의 길드전이 끝난 직후 아르페디아 온라인 관련 홈페이지에 동영상이 하나 떴다.
길드전을 구경한 유저가 올린 거였는데 처음에는 사람들에게 외면받았다. 그 내용을 믿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드전을 보았다는 유저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심지어 화면 속의 리저드맨들에게 쳐 맞았다는 유저까지 나서면서 동영상이 사실임이 확인되었다.
순간, 동영상은 하루 만에 폭발적인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그리고 네티즌들에 의해 이곳저곳으로 옮겨지면서 더 유명해졌다.
매일 길드전이 벌어지는 아르페디아 온라인임을 감안했을 때 그 동영상이 유저들의 시선을 끈 비결은 바로 길드전에 몬스터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한두 마리가 아니라 무려 5만 마리나 되는 리저드맨이.
덕분에 상대 길드는 아주 죽사발이 났다. 길드원의 반이 리저드와 싸우다 죽었고, 나머지 반은 도망치거나 잡혀 항복했다.
그들이 처절하게 당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유저들은 온몸을 엄습하는 전율에 몸을 떨었다. 그것도 그럴 것이 저 리저드들을 손아귀에 넣을 수만 있다면 아르페디아 대륙에 작은 나라를 세우고도 남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리저드맨이 왜 저기 나타난 거죠?
-★☆승리의 리저드 히어로☆★
-제가 듣기로는 레드 타이거 용병대 쪽에 리저드 족장과 친분이 있는 유저가 있었다고 해요. 그 유저를 돕기 위해 나타났다고 합니다.
-허, 무서비!
유저들은 도대체 누가 저 많은 리저드들을 동원했는지 조사햇다. 그리고 이번 길드전의 시발점이 된 대장간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것은 발 빠른 게임 방송사들도 마찬가지였다.
<여러분! 국민 요정 미루입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이 그토록 궁금해 하셨던 리저드 히어로의 친구를 인터뷰하기 위해서 케이트 산맥으로 왔습니다.>
버추얼 에이지가 생방을 시작하자마자 시청률이 급속하게 올라갔다. 모든 아르페디아 온라인 유저는 이번 사건의 배후 인물에 대해서 궁금해 했다.
<제가 이렇게 리저드 히어로의 친구를 알 수 있었던 것은 한 어여쁜 소녀의 제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보를 해 주신 분은 지난 길드전에 참가하신...>
<방가! 방가! 안녕하세요. 신의 귀염둥이 에이린입니다!>
미루가 제대로 소개하기도 전에 에이린이 화면에 불쑥 얼굴을 내밀었다. 미루는 에이린을 슬쩍 밀어내고 계속 방송을 진행했다.
<에이린 양, 에이린 양은 리저드 히어로의 친구가 누군지 아신다고요?>
<실은 지그 오빠가 말하지 말라고 했지만, 헤헷. 지그 오빠를 알리는 게 오빠에게 시비 거는 사람이 적어질 거라 생각해서 제보했어요.>
<지그... 라고 하셨습니까? 지금?>
시청자 전원은 지그라는 이름을 재빨리 머릿속에 입력했다.
몇몇 아르페디아 유저들은 그가 저번에 공중 요새를 발견했다는 것을 기억해 냈다. 제보한 에이린이란 소녀도 바로 공중 요새를 발견한 1인이지 않은가?
<저번에 에이린 양과 공중 요새를 발견한 대장장이 분이 맞죠?>
미루도 그걸 기억하고 있는 모양이다. 에이린은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저기 계곡에 아름답게 자리를 잡고 있는 통나무 집이 지그 오빠의 대장간이에요.>
<네! 여러분, 드디어 리저드 히어로의 친구를 알아냈습니다. 빨리 찾아가서 인터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청자들은 대장간으로 달려가는 미루와 에이린의 뒷자태를 감상하면서 문제의 대장장이 지그가 누군지 시선을 집중했다.
그러나 잠시 후, 모두의 기대가 모래성처럼 와르르 무너졌다.
<지그 없는데요.>
대장간 앞에 있던 상인 소녀의 심드렁한 말에 미루의 귀와 어깨가 축 쳐졌다.
방송국 측에 충격과 공포가 회오리쳤다. 분명 드림맥스로부터 이 시간 대 지그의 접속률이 99%에 달한다는 것을 확인하고 생방을 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시청률은 아직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실례지만 누구신가요?>
<동업자인 리지스입니다.>
<지그 님은 왜 없답니까?>
<아! 보면 몰라요? 대장간 문 닫고 잠수했어요.>
정말 대장간은 휴업 중이었다. '사정이 있어서 한동안 쉽니다'는 글이 적힌 팻말만 붙여진 채로.
<도망간 건가요? 접속을 안 한 건가요?>
<귓말 쳐도 없다는 걸 보니 접속을 안 하고 있나 봐요. 그 때문에 물건 떼서 파는 저도 장사에 지장이 많아요.>
<왜 접속을 안 하는지 혹시 아시나요?>
<사람들이 귀찮게 하니까요. 어떻게 해서 리저드맨의 친구가 되었냐는 둥, 우리 길드를 도와주면 안 되냐는 둥...>
그런 사정이 있었던 모양이다.
하긴 길드전 자체만 해도 폭발적인 주목을 받았는데, 그 자리에 있었던 유저들이 얼마나 귀찮게 했을 것인가는 안 봐도 동영상이었다.
<아쉽군요. 꼭 지그 님과 인터뷰를 하고 싶었는데...>
<뭐 지그가 어떻게 리저드맨이랑 친구가 되었는지는 저도 알고 있어요.>
<정말인가요? 들려 주실 수 있나요?>
미루의 눈이 반짝반짝하게 빛났다.
빛나는 건 미루의 눈만이 아니었다.
리지스의 눈 역시 황금빛으로 빛났다.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말아 돈을 요구하면서.
<말해 줄 수는 있지만... 맨입으론 안 돼죠.>
<아, 그러니까 그냥은 곤란하시다?>
빛나던 미루의 두 눈이 가늘게 찢더졌다. 곁에 있던 에이린도 할 말이 없던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세종대왕 이백 분을 주신다면 뭐가 어떻게 된 일인지 전부 말해 줄 수가...>
<네, 이상 버추얼 에이지의 MC 미루였습니다.>
<야!>
미루가 거기서 방송을 종료해 버리자 리지스가 펄쩍 뛰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미루와 카메라맨은 순식간에 접속을 끊었다.
하지만 이러한 미루의, 아니 방송국의 처사는 시청자들의 부아를 치밀게 만들었다.
-시바 돈이 그렇게 아까우삼?
-어떻게 된 건지 끝까지 조사하는 게 미디어의 역할 아니오!
-제길. 리저드맨을 꼬시는 방법을 알 절호의 기회였는데.
(2)
대장간 문을 닫은 뒤로 일주일이 지났다.
그동안 유한은 아르페디아 온라인에 접속하지 않았다.
접속해 봤자 무슨 일이 벌어질지 뻔히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루에 한 번씩 컴퓨터로 쪽지함을 확인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비록 아르페디아 온라인에 들어가지는 못하지만 홈페이지에 로그인하면 메일이나 쪽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어휴, 오늘도 쓸데없는 쪽지가 가득하군."
거의 다가 모르는 사람에게서 온 것들이었다. 내용은 안 봐도 알 수 있었다. 어떻게 리저드맨과 친구가 되었냐 그것이겠지.
쪽지를 정리하다 보니 그냥 버릴 수 없는 쪽지가 한 통 있었다. 그것은 바로 골드러시 상인 연합의 딜론에게서 온 거였다.
'무슨 일이지?'
그는 쪽지함을 눌러 내용을 확인했다.
-지그 님 안녕하세요?
의뢰하신 블라덱이란 자의 정보를 알아냈습니다. 조만간 한번 만나지요.
'헉 블라덱!'
설마 블라덱에 관한 것일 줄은 몰랐던 유한은 깜짝 놀랐다. 얼마나 놀랐냐 하면 들고 있던 우유 컵을 떨어트릴 정도였다.
그는 후다닥 바닥을 청소하고는 일주일째 놀리고 있던 캡슐에 들어갔다. 그리고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입력했다.
<지그로 접속하시겠습니까?>
순간 승낙하려다가 유한은 입을 다물었다.
지그의 유명세가 생각난 것이다.
지금 그가 지그로 접속하면 대장간에서 생성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대장간 주위에 진을 치고 있는 유저들에게 포위될 것이다.
"아니, 바츠로 접속할 거야."
순간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으며 그는 두 눈을 감았다. 잠시 후에 눈을 뜨자 그는 발덴의 중앙 분수대에 서 있었다.
정신을 차린 그는 아르페디아 온라인을 막 시작한 초보들을 헤치고 딜론의 상점으로 찾아갔다.
"어서 오십시오."
딜론은 비록 천바지의 면티 차림이었지만 초보 손님을 박대하지 않았다.
"딜론 님, 저 지그입니다."
"예?"
유한의 말에 딜론의 눈이 동그레졌다.
"요새 절 찾는 사람들이 많아 서브 캐릭으로 들어왔어요."
"아아. 그렇습니까?"
그러고 보니 지그와 얼굴이 똑같았다. 헤어스타일과 차림새가 달라 못 알아봤지만 말이다.
"미리 눈치 채지 못해서 죄송하군요. 그런데 그 캐릭터 명은?"
"아, 이거요? 바츠가 없어졌다기에 선점해서 만든 겁니다."
"그렇군요. 유명 캐릭터의 이름을 노리는 사람은 많으니까요."
딜론은 그 정도로 알고 넘어갔다. 중요한 것은 유한에게 블라덱의 대한 정보를 알려 주는 일이었다.
"레벨 60대의 상인입니다. 캐릭터를 몇 개 더 만들어 활동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꽤 수상한 친굽니다."
"수상하다고요?"
"남들은 비싸게 팔려고 안달인 고가의 아이템을 NPC에게 헐값으로 넘기거나 처분하기 적당한 가격에 재빨리 팔아 치웁니다. 거기다 거래 방식도 괴이하지요."
"괴이하다면 어떤 방식입니까? 어딘가 물건을 묻어 놓고, 살 사람에게 돈도 따고 묻어 놓으라고 합니까?"
유한은 예전에 레인저의 활을 추적하던 일을 떠올렸다.
그때 마지막으로 만났던 알리에트라는 여자 궁수가 이런 방식으로 거래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비슷합니다. 먼저 돈을 받아 가고, 어디에 묻어 둔 봉인의 상자에 아무개 암호를 적용해서 무기를 넣어 두었으니 꺼내 가라는 식으로 판다고 하더군요."
'이놈이 분명하군.'
연이어 유한의 확신을 더욱 무겁게 하는 말이 딜론에게서 흘러나왔다.
"그런데 요새는 몸을 많이 사립니다. 거래도 거의 중지하고 게임에도 접속하는 일이 거의 없지요. 캐릭터도 바꾸고 오프에서 현거래를 하는 방식으로 거래 방법을 바꾸었습니다.
"오프에서 현거래요?"
"관련 무구를 찾는 사람에게 전화번호가 든 쪽지를 보냅니다. 만나서 현금을 건네받고, 곧바로 게임에 접속해서 봉인의 상자에 무기를 넣어 묻습니다. 그리고 묻어 둔 장소와 암호를 판매자에게 알려 주지요."
"그런 식은 충분히 사기를 칠 수도 있을 텐데..."
돈을 받고 나 몰라라 잠수해 버리면 어떡하냐는 것이다.
"사기를 치면 법의 제제를 받지요. 게임사에서도 좋아하지 않고요. 놈도 소란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듯 했습니다. 그래서 뭔가 구린 것이 있다고 추정하고 있는 겁니다."
전에 알리에트의 이야기를 듣고 생각했던 바였다.
그냥 모르는 척 딜론에게 사기 가능성을 언급하니 유한의 생각과 똑같은 답을 말했다.
이제 더 이상 머뭇거릴 필요가 없었다.
"혹시 오프에서 그 사람과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딱히 이유라도 있습니까?"
"그 사람이 에르젠도 꽤 많이 거래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요. 저도 이젠 에르젠 합금 무기에 도전해 볼까 생각하고 있거든요."
이건 변명에 불과했다. 그리고 블라덱이 에르젠을 거래하는지 안 하는지도 모른다.
다만 유한이 원하는 것은 놈과 만날 수 있는 방법이다.
"길드원에게 구한 그자의 전화번호가 있습니다. 몇 개씩 되더군요. 한번 차례대로 연결해 보십시오."
"고맙습니다."
유한은 딜론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막 가게를 나가려는 데 그가 걱정 어린 목소리로 말하는 게 아닌가.
"지그 님. 아무리 저가에 아이템을 매입할 수 있다 해도 그런 자와 거래는 계속하지 마세요. 자칫 잘못하면 같이 엮여 버리게 됩니다."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에르젠도 필요하면 우리가 싸게 공급해 줄 테니 위험한 거래는 하지 마십시오. 호기심 정도로 이번 한 번으로 끝내란 말입니다. 알겠습니까?"
딜론은 진심으로 유한을 걱정해 주고 있었다.
하긴 유한이 계정 압류로 사라지면 그의 돈줄 중 하나가 끊어지는 것이니까. 뭐 그런 물질적인 이유만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알겠습니다. 충고 감사합니다."
(3)
유한은 딜론에게 넘겨받은 전화번호들을 하나하나 걸어 보았다. 집 전화나 휴대폰을 이용하면 해커 녀석에게 발각이 될까 싶어 일부러 흔하지도 않은 공중전화 박스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
전화번호는 모두 7개였는데 5개까지 국번이 없거나 없는 번호이니 다시 확인해서 걸어 보라는 소리가 나왔다.
그러다 6번째에서 신호가 가더니 수화기를 받는 소리가 들렸다.
"여보세요?"
"블라덱 님이십니까?"
유한은 일부로 목소리를 굵직하게 바꿔서 이야기했다.
상대는 잠시 동안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았다. 혹시 해커 녀석이 자신인 것을 알아차린 것은 아닐까?
초조해 하던 유한에게 수화기 너머의 존재가 무거운 입을 열었다.
"예, 그런 캐릭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놈이다, 이놈이 틀림없다!
코엑스의 코스튬 페스티벌에서 스쳐 지나갈 때 들었던 목소리와 똑같았다.
유한은 두근거리는 심장을 가라앉혔다.
"좋은 아이템을 싸게 파신다고 들었습니다. 현금으로 드릴 테니 에르젠 백 개만 파시지 않겠습니까?"
"에르젠이라... 제가 가진 건 오십팔 개 뿐입니다만."
58개 '뿐'이라고 한다. 에르젠이 얼마나 구하기 힘든 금속인데 그렇게 이야기하다니.
이놈은 분명 남의 인벤을 터는 해커가 분명했다.
"그거라도 파세요. 현근으로 백이십 만원 정도면 되겠습니까? 은행 계좌가 어떻게 되십니까?"
돈을 넣어 주겠다는 식으로 말했다.
하지만 유한은 놈의 계좌에 돈을 넣을 생각이 없었다.
그만한 돈도 없고, 계좌번호를 들으면 경찰에 바로 알릴 생각이었다.
물론 놈이 은행 계좌를 이용하지 않을 것은 예상하고 있었다. 딜론의 말대로 뒤가 구린 놈이라면 계좌 이용 같은 위험한 짓은 하지 않을 테니까.
"어디십니까? 멀지 않으면 지금 제가 나가서 직접 받고 싶은데요?"
"마로니에 공원 근처입니다만."
"나가겠습니다. 삼십 분만 기다려 주십시오."
나온단다. 놈이 드디어 나온다고 말했다.
유한은 묘한 쾌감에 하마터면 환호성을 내지를 뻔했다.
"기다리겠습니다."
"파란 모자를 쓴 게 접니다. 찾기 쉽게 도로 근처로 나와 주십시오."
유한은 놈의 말대로 도로 근처로 나갔다.
30분이 300년은 되는 것 같았다. 그래도 지금까지 찾아 헤맸던 시간들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정말 아무 단서도 없는 상황에서 대장장이라는 어려운 캐릭터를 이용해 얼마나 게임 안의 세계를 뒤지고 다녔는가.
거기다 술래잡기를 하자는 놈의 조롱까지 받았다.
'그래, 오늘이 네놈을 잡는 날이다.' (비장하다)
30분이 지났다.
그런데 녀석이 오지 않았다.
혹시 낌새를 챈 것은 아닐까? 집에 돌아가면 조롱 섞인 전화가 걸려 오는 것은 아닐까?
초조해 하던 유한은 도로에 오토바이 한 대가 멈춰서는 것을 보았다. 타고 있던 사람은 천천히 헬멧을 벗더니, 파란 야구 모자로 바꿔 썼다.
나이는 20 전후? 키는 유한보다 작았고, 꽤 비썩 마른 체구.
모자의 챙을 깊게 내리써서 얼굴은 잘 알아볼 수 없었지만, 입술도 얇고 턱도 좁은 것이 매우 간사해 보였다.
그가 가까이 다가가자 녀석이 먼저 말을 건넸다.
"전화 주신 분입니까?"
"당신이 블라덱?"
녀석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돈을 달라는 듯 손을 내밀었다. 유한은 호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는 척하다가 녀석의 손목을 덥석 낚아챘다. 녀석의 심장이 움찔하고 놀라는 게 동맥을 타고 똑똑히 느껴졌다.
이 순간, 유한의 온몸은 뭐라고 할 수 없는 쾌감에 휩싸였다.
"내가 누군지 알아?"
당황하는 녀석을 바라보며 유한은 으르렁거리듯이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내가 바로 바츠 유저인 강유한이다."
< 11. 해커를 잡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