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31화 금의환향 (32/143)

금의환향

1

깡!깡!깡!

계곡에 망치 소리가 쉼 없이 울려 퍼졌다.

불속에서 벌겋게 달구어진 쇠는 망치질에 한 자루의 검으로 모양을 갖춰가기 시작했다.

"흠 ,이 정도면 됐군"

단조한 검신을 쓱 살펴보던 유한은 미리 만들어둔 가드와 손잡이를 조립해 한 자루의 세이버로 완성시켰다.

"이제 검은 다 만든건가?"

유한은 완성시킨 세이버들을 세어 보았다. 전사라면 누구나 탐낼만한 고품질의 강철 검들이 빨랫줄에 거린채 흔들거렸다.

검뿐만이 아니라 완성도니 무구들은 이렇게 전부 천장에 드리운 줄이나 벽걸이에 걸려 있었다. 이렇게 주렁주렁 걸어놓은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삐이!삐이!"

포포가 제자리에서 폴짝 뛰어올랐다.

빨랫줄에 걸린 세이버를 잡기 위해 또다시 뛰어오르던 녀석은 유한의 발길질에 차여 대장간 밖으로 날아갔다. 

"삐이익!"

"하여간 이놈 닭둘기 쉐이는 틈만 나면!"

무기들을 줄에 걸어놓은 이유는 포포 때문이었다.

바닥에 두면 죄다 갉아 먹어 버린다. 어찌 된 놈이 사료보다는 쇠를 더 잘 먹었다. 그것도 철광석으로 주면 안 먹고 꼭 제련한 쇳덩이나 무구들을 먹었다.

"삐이!ㅣ삐이!삐이!"

언제 들어왔는지 포포가 유한을 향해 항의했다.

마치 왜 찼냐는 듯.

"알았어,시끄러워!"

고운정은 없지만 미운정은 있었다.

유한은철괴하나를 포포에게 던져주었다. 재료가 좀 남은데다 기존의 방법으로 생산했던 철고들은 쓸일이 없을테니 남겨둘 필요가 없었다.

"검은 이정도면 됐고,남은걸로 정밀 조립 스킬을 올려볼까?"

정밀 조립 스킬을올리기 위해선 정밀 부품들을 생산해야 했다.

유한은 탁상시계를 만들기로 하고 탁상시계 부품들을 만들었다. 쇠를 납작하게 두들겨 태엽으로 쓸 철판을 만들고,톱니 바퀴와 철사등을 제작했다.

톡!톡톡톡!

강철 끝과 장도리를 가지고 철판을 자르는 유한의 눈에 잔뜩 힘을 들어가있었다.

정밀 부품을 만드는일은 강한 집중력이 필요로 했다. 잘못 만든 부품 하나로 기계가 작동되지 않을떄가 있고,

한번의 실수 때문에 분해해서 새로 조립해야 하는상황도 자주 발생했다.

'도대체 이 스킬 고수들은 어떤 인간들일까'

유한은 정밀 조립 스킬 1랭크의 유저가 올린 동영상을 본적이 있었다. 

100원짜리 동전보다 작은 크기의 손목시계를 만드는데,정말 혀를 두를 정도로 손놀림이 빨랐다.

속도보다 더 놀라운것은 집중력과 정확도,훅 불면 날아갈 정도로 작고 가벼운 수십개의 부품들을 한치의 오차와 실수없이 제자리에 끼워넣었다.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나도 얼른 실력을 더 높여야 하는데'

그렇게 고수를 닮고 싶은 심정으로 탁상시계를 완성했다.

-그런데로 쓸만한 탁상시계를 만들었습니다.

스킬 경험치 100을 얻었습니다.

효과음과 함께 정밀 조립 스킬 경험치가 올랐다는 문구가 떠올랐다.

"앗싸!조금만 더 하면 조립 스킬 7랭크다"

그렇게 되면 공중 요새에서 받은 퀘스트를 수행할수 있게 된다.

무구도제작했고,정밀 제품도 생산했고.

자금으로 쓸만한 상품을 충분히 만들었으니 ,이제 여행 준비를 하고 떠나면 된다.

"어디로 가려는건데?"

유한이 일을 중단하고 여행 준비를 하자,리지스가 다가와서 물었다. 또 어디 노다지가 될만한 필드로 가나 싶었는데,그것은 아니었다. 

"바르카스 왕국으로 갈거야"

"그 초보의 나라에는 뭣하러?"

"가서할일이 좀 있어.구해와야 할것도잇고"

처음 유한은 혼자서 대장간 하나를 충분히 돌릴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광을 캐고 제련에 무구생산까지 혼자 하려다 보니 시간이 너무 걸렸다.

지금이야 별로 찾아오는 손님이 없고,제련해 놓은 철괴도 충분해서 힘들지 않지만 조만간 몸이 하나인게 원망스러울때가 닥칠것이다.

유한은 가방에 무구와 제품들을 쓸어 넣었다. 필요한 물품을 사고 또 필요한 인원들을 뽑자면 돈이 많이 필요할 것이다. 

포포가 몰래 가방 속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금방 잡혀서 밖으로 던져졌다.

"자,어디 오랜만에 상태창이나 볼까?"

유한은 문득 자신의 스탯이 궁금해졌다. 한동안 정신없이 달려왔기에 얼마나 성장했는데 확인할 겨를 이 없었던 것이다.

그만큼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고 보는게 정확할 것이다.

[상태창]

이름 : 지그(오우거 헌터,드워프의 조수,리저드의 친구)

직업 : 대장장이

레벨 : 85

체력(HP) : 570/570

스테미나 : 380/380

마나(MP) : 37/37

힘 : 82                  민첩성 : 63+10(바람의 부츠)

인내심 : 67            지식 : 43

행운 : 57               솜씨 : 110

명성 : 3600

공격력 : 90+102(포이슨 세이버+와이어 건틀렛)

방어력 : 65+95(바람의 부츠+장인의 코트+와이어 건틀렛+동지의 목걸이)

경험치 : 3500/6000

돈 : 67,800골드

[습득 스킬]

장작 패기 스킬 5랭크

벌목 스킬 7랭크

채굴 스킬  5랭크

채석 스킬 7랭크

제련 스킬 5랭크

생산 스킬 5랭크

합금 스킬 7랭크

정밀 조립 스킬 8랭크

수리 스킬 5랭크

수리 성공률 60%

[히든 스킬]

그레인 스킬 5랭크

암 브레이크 스킬 6랭크

'에게,이게 뭐야?'

스킬 랭크 수치가 예전에 비해 그리 높아진 것 같지 않았다.

그러나 새로 배운 스킬도 있고,랭크가 높아질수록 수련치가 배로 많아지는걸 감안하면 절대 성장이 느린것은 아니다.

현재 유한이 올려놓은 스탯 수치를 보면 확실히 그랬다. 예전의 눈물나던 초보시절을 생각하면 정말 괄목할만한 성장이었다.

거기다 돈도 제법 벌었고,남들에게 없는 레어 아이템도 몇손에 들어왔다. 거기다 이젠 어엿한 개인 사업체까지 가졌으니,'사장'소리를 들어도 되었다.

"두고봐,바르카스에 다녀오고 나서 난 지금보다 훨씬 더 성장할테니까"

"돈도 더 많이 벌겠지?"

"물론 .그런면에선 넌 참 운이 좋아"

"운이 좋은건 너지.나 같은 천재적인 상인을 만낫으니까"

여행준비를 끝낸 유한은 곧바로 바르카스로 떠났다.

역시 이번에도 리지스가 찰떡같이 길동무로 들어붙었고,포포도 뒤뚱거리며 그녀의 뒤를 따랐다.

"잘 갔다와.대장간은 내가 잘 봐 줄게"

"부탁해요 ,송코형"

유한은 송코의 배웅을 받으며 동쪽으로 발걸음을옮겼다. 

단순한 금의환향이 아닌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하기 위한 여행이라 생각하니 그의 가슴은 처음 모험을 떠나는 초보처럼 두근거렸다.

2

오랜만에 찾은 바르카스 왕국.

예전과 달라진 거라고는 늘어난 사람들뿐이었다.

아르페디아 온라인 유저가 1200만을 돌파했다고 하더니 발에차이는것이 죄다 초보들이다.

얼마전 메카 드래곤 사태때문에 '운영에 정신줄을 놓았다'는 악평을 받기도 했지만, 그래도 최고의 게임으로 인기를 누리는 데는 별 문제가 없었다.

유저의 자유도를 최대한 보장하는 시스템과 여러가지 돌발적인 상황.무궁무진한 모험거리들은 사람들에게 호기심과 흥미를 끊임없이 유발했다.

불평과 비난이 끊임없음에도,결국 결론은 '이만한 게임없다'라는 말로 끝나 버리곤 했다.

거기다 얼마후엔 대규모 패치까지 한다고 하지 않는가.

'드림 맥스,돈 많이 벌겠군'

유한은 광장에서 수많은 초보들을 구경하다가 어디론가 성큼성큼걸어갔다. 리지스와 포포는 그를 놓칠새라 철썩 달라붙었다. 

"어디로 가는거야?"

"내 옛날 직장"

유한이 찾은곳은 바로 야장 파부치의 대장간이었다.

"안녕하세요.영감님"

"오!지그가 아니냐? 노스아크에 갔다는 이야기를들었는데 여기는 어쩐 일이냐?"

변함없이휘하의 대장장이들을 갈구던 파부치가 유한을 발견하고 반색했다.

"하하하,마침 발덴에 볼일이 있어 온김에 잠깐 들렀어요"

"잊지 않고 날 찾아주니 고맙구나"

사실 유한이 파부치 영감을 찾는데에는 나름 이유가 잇었다. 파부치 영감의 안색을 살핀 그는 슬쩍 본론을 꺼냈다.

"영감님 사실은 제가 대장간을 하나 열었거든요"

"그래서?"

"생각보다 일손이 많이 필요하더군요.그래서 말인데 일꾼 좀 빌려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지금은 혼자서 어떻게 되지만, 앞으로는 많은 사람이 필요하게 될테니까.공방을 운영하는 대장장이 유저들이 지인들과 동업을 하거나 NPC를 고용하는데는 다 이유가 있다.

"흠 ,몇명이나필요하느냐?"

"솜씨 좋은 이들로 해서 다섯명요"

사실 두세명만 해도 충분한것 같앗지만, 나주을 생각해서 더 많이 달라고 했다.

대장장이 직업을 가지고 있는 유저들을 고용해도 되지만, 그들은 어차피 오래있을 인간들이 아니다. 급료도 많이 줘야 하고 부리기도 까다롭다.

그래서 NPC대장장이들을 노리고 이곳에 온것이다.

친분 있는 전문가에게 부탁하는것이 인력을 구하는데 쉽다고 들었기에.

"허,다섯명이나 말이냐?"

"힘듭니까?"

"어렵지.숙련공을 구하는건 쉬운일이아니니까"

그렇게말한 파부치는 대장간안을 가리켰다. 유한이 땀을 흘리던 자리는 이제 다른 초보유저들이 차지한채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너도이곳에서 배웠으니 잘 알게다.쓸만한 대장장이 한명 나오기가 얼마나 힘든것인지"

'그건 댁이 너무깐깐해서 그렇잖수'

초보 시절을 생각하면 정말 몸서리가 처질 정도였다.

끝도업을것 같던 풀무질 ,파부치의 끈임없는 비아냥과 잔소리.

하지만 덕분에 남들보다 생산에 더 신경을 쓰게되었고,금속의 결을 살펴볼수 있게 되었다. 

그러고 그것은 그레인 스킬과 암 브레이크라는 히든 스킬을 배우는 기반이되었다.

"할아버지,그러지 마시고 사람 좀 주세요.사례는 톡톡히 할테니까요"

협상이 잘 되지 않자 옆에서 구경하던 리지스가나섰다.

유한은 슬그머니 대장간으로 향하는 포포의 꼬리를 잡았다.리지스가 로비에 나서는 이때 이놈이 산통을 다 꺠버려선 곤란하니까.

"아가씬?"

"지그 친구 리지스라고 해요.귀엽게 봐주세요"

협상을 위해서라면 NPC에게 아부도 서슴없이 하는 그녀였다.

"허허허,꽤 예쁜 아가씰 사귀었구먼"

"그렇죠,그렇죠?"

잠시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리지스가 다시 한번 요청했다. 하지만 파부치 영감은 난색을 표했다.

이건 돈이 문제가 아니야.아가씨.천금을 주어도 좋은 기술자를 구하기 어렵단 말이야"

"그럼 기술로는 어떻게 안되겠습니까?"

리지스가 나서도 안되자 유한은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기술이라니?"

"드워프의 기술입니다 .인간들은모르는거죠"

유한이 그렇게 말하자 리지스의 눈이 동그래졌다. 지금까지 유한이 드워프의 기술에 대해서 말한적도 없고,따로 보여준것도 없었기 떄문이다.

파부치의 놀라움은 리지스보다 더 컸다. 절대 인간에게 기술을 공개하거나 전수하지 않는게 드워프들이다. 그런데 유한이 드워프들의 기술을 알고있다?

"자세히 말해봐라"

"사실 ,제가 노스아크에 갔을때 한 드워프를 포악한 예티에게서 구해주고 그의 조수가 되었는데......."

유한은 사실을 왜곡해서 초열탄 제조 비법을 알게된 과정을 이야기해주었다. 거의 소설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약발은 제대로 먹혔다.

"오오!초열탄이라!역청탄을 그렇게 사용했던 것이었군!"

이야기를 다 들은 파부치는 감탄사를 터트렸다.

노스아크에서 오랫동안 머슴살이를 하면서도 알아내지 못한 것이 역청탄에 대한 비법이었다.

그런데 그것을 유한이 알아온것이다.

"네가 결국 역청탄의 비밀을 알아냈구나"

"하하하,고생 좀했지요"

유한은 능청스럽게 웃었다.

파부치 영감이 오랫동안 연구했던 것이 무엇인가.바로 역청탄의 비밀을 푸는것이다.그 비밀을 유한이 가르쳐 준다고 하니 그의 태도가 완전히 역전됐다.

"다,다섯명 .아니 ,열명은 빌려 주도록 하지.아예 네가 직접 뽑아가.그러니 제발 나에게 그 비법 좀알려 다오"

파부치 영감의 몸이 단듯하자 유한은 빙그레 웃었다.더 튕기려다가 그의 간절한 눈빛을 보고 그만두었다.

"좋습니다. 가르쳐 드리지요.대신 조건이 있습니다 "

"조건이라니?"

"초열탄 제조 비법을 절대 다른이에게 가르쳐 줘서는 안된다는겁니다. 지킬수 있겠습니까?"

유한은 행여 초열탄 제조비법이 유저들에게 흘러들어갈까 걱정이 되었다. 앞으로 자신의 가장 강력한 사업수완이 될 기술인데 노출되어선 곤란하지 않는가.

"걱정마라.내 무덤에 들어갈때까지 비밀을 지킬것이니"

파부치 영감은 걱정 말라며 자신의 가슴을 쾅쾅쳤다.

"그런데 숙련공 찾기가 어렵다며 열명이나 때 줘도 되는거에요?"

자신의 로비가 통하지 않은것이 불만이었던 리지스가 슬그머니 딴지를 걸고 나섰다

"하하핫,지그가 가르쳐 준 비법은제련에 큰 도움이 될거야 .인력을 아낄수 있으니 사람이 모자라는 부담은 그만큼 덜어지는거지"

"그래도............."

"괜찮아.사람이 모자라면 또 키우면 되지"

기술 하나에 사람이 아니 NPC가 이렇게 바뀔수도 있다니.

돈을 번것은 아니지만 리지스는 좋은 것을 배운셈이다. 천금보다 귀중한 기술이 있고,그 역시 협상이나 거래에 이용할수 있다는것.

'지그 녀석.대체 어떤 기술을 손에 넣은거야?'

유한은 파부치에게 초열탄 제작법을 적은 종이를 건네주었다. 

남이 볼세라 조심스럽게 제작법을 정독한 파부치는 연방 웃음을 터트리며 유한의 어꺠를 다독였다.

"대단하구나!이것으로 드워프들의 수준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 셈이야"

"다 외우셨으면 폐기를 ............."

"알았다. 걱정마라"

파부치는 제작법이 적힌 종이를 좍좍 째더니 화로에 집어던졌다.대체 뭔가 싶어 바라보는 초보 대장장이 유저들에게 벼락같이 호통이 떨어졌다.

"이놈들아,뭘 하고 있어!얼른 일 안해?"

유한은 파부치 영감에게 초열탄 제조 비법을 가르쳐 준뒤,대장간에서 가장 유능한 대장장이들로 10명을 뽑았다.모두 NPC들이었으며 유저는 하나도 포함되지 않았다.

유한은 그들에게 자신의 대장간 위치를 알려주고는 먼저 출발하도록 했다.

파부치의 대장간에서 나온 유한이 다음으로 들린곳은 골드러시 지부였다.

지부의 간판을 보는순간 리지스의 눈썹이 찌푸려졌지만 ,유한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어이쿠,이게 누구십니까?지그 님 아니십니까?"

마침 딜론은 그곳에 있었다.

"노스아크에 있는줄 알았는데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하하,일이 좀 있어서요"

"그래요? 일단 안으로"

반갑게 유한을 맞아들이던 딜론은 유한의 뒤에 서 있는 리지스와 눈을 마주쳤다.

카트에 짐을 잔뜩 싣고 있는것을 보니 행상인 모양.그러나 직업보다 신경 쓰이는것은 그녀의 당돌한 눈빛이었다.

"아가씨는?"

"지그의 동행인 리지스에요.앞으로 아르페디아의 상권을 손에 넣을몸이니 기억해 두세요"

"하하하"

리지스가 으스대며 한말에 딜론은 짧게 웃었다.

정말 그렇게 할수 있겠느냐는 듯한 조소였지만 리지스는 아랑곳하지않고 계속 말했다.

"그땐 아저씨도 내 밑에서 일하게 될지 몰라요"

"후후,미래의 사장님이란 말입니까,과연리지스양이 사장이 될지,아니면 캐릭터가 사장(死藏)될지 기대해 보도로 하지요"

"베~!나중에 내 밑에서 명퇴나 안 당하도록 조심하라고요"

리지스는 끝까지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

딜론은 그런 리지스도 정중히 안으로 맞아들었다. 꽤 당돌한 녀석이지만 ,지그의 동행이니 무시할수는 없다.

지부 안의 응접실로 두 사람을 안내한 딜론은 본격적인 주제로 이야기를옮겼다.

"절 찾아오신 데는 이유가 있겠지요?"

"실은 제가 지금 아바론 왕국에 대장간을 하나 차렸는데 ,거기서 사용할 물품도 있고,또 생산한 물건들을 처분할곳도 필요해서 이렇게 찾아왓습니다"

즉 그의말은 골드러시 상단과 거래를 확대하고 싶다는의미였다.

"하하하!지그 님이시라면 우리 길드의 준회원이자 우수 고객이니 언제든 환영이지요.그래 무엇이 필요하십니까? 그리고 물건은 얼마 정도를 넘겨주실수 있습니까?"

이미 수정 광산으로 인해 두사람간의 신뢰는 굳건한 편이었다. 

그리고 서로를 잘 아니 바가지를 쓰지 않아도 되었다. 아바란 왕국에도 상인 길드가 있으나 ,유한이 이곳에 직접 찾아온 이유가 있었다.

"역청탄이라고 하시죠?"

"당연히 알지요.철을 제련하는데 필요한 광물이 아닙니까?"

노스아크에 수출하는 물목주에 역청탄이 있었다. 

무역로가 열리자 드워프 NPC들이 가장 먼저 요구한  상품 중 하나였고,매번 많은 양을 사가고 있었다.

"한달에 한번 제 대장간으로 역청탄 열자루와 숯 천개를 보내주십시오.

그리고 무구는 생산해 봐야 알겠지만, 한달에 C급으로 이백개,D급으로 오백개는 공급할수 있을겁니다"

물론 유한 혼자라면 절대 불가능한 수치다.

하지만파부치 영감의 대장간에서 10명이나 고용했으니 이 정도는 충분히 가능할터.

"오오오!그렇게만 해 주신다면 감사할 따름입니다"

딜론은 유한의 무구들이 같은 등급에서 최상의 품질을지니고 있는것을 알고 있었다 .

아직 레벨과 스킬의 랭크가 낮아 B급의 무구를 만드는것은 힘들지만, 그 대신 C급과 D급내에서는 만들었다 하면 준레어 급이다.

무기란 무조건 급수가 높은것이 좋은것은 아니다.

아르페디아 온라인에는 수많은 유저들이 잇는만큼 수요도 폭넓게 존재한다.

이제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는 초보들은 능력의 제한떄문에 C급 이상은 줘도 사용못한다.

그들에게 있어 필요한 무기는 자신이 다룰줄 아는 D급,그중에서도 가장 품질이 좋은것이면 금상첨화다.

그렇기에 유한이 생산하는 D급과 C급 무기는 상당히 고가에 팔리고 있었다.

'후후후,내가 사람 하나는 정확히 봤단 말이야'

지그의 능력이 올라갈수록 그가만드는 무구의 성능이 더 좋아질것이고 더 비싸게 팔리게 되리라.

딜론은 그렇게 확신햇다.

드워프 NPC들처럼 역청탄을 요구하는것을보면 ,드워프의 기술을 익힌 것이 확실했다. 더구나 그는 드워프의 조수 칭호를 갖고 있지 않은가.

"그런데 역청탄 매입은어디서하십니까?"

유한이 물었다.

'"멀지 않은곳입니다. 랑켈산에 있는 광산 마을이지요"

"그래요? 잘됐네요.지그가 필요하다고 하면 싸게 팔겁니다. 제가 그 마을에서 꽤 유명인이거든요"

"호 ,그렇습니까?"

딜론이 다른 곳에서 거래하면 랑켈산의 광산 마을을 추천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미 알고 있다니 따로 위치를 가르쳐 줄 수고는 덜었다.

"그럼 ,다음에는 제 대장간에서뵙겠습니다 "

볼일을 모두 마친 유한은 골드러시 지부를 나왔다. 모든 볼일을 마쳤으니  이제 돌아갈 일만 남았다.

3

"지그야 ,다음엔 어디로 갈거야?"

"대장간으로 돌아갈거다"

유한이 당연하다는듯 말하자 리지스가 발걸음을 뚝 멈췄다.

아주 불만스런 표정을 하고서.

"야!아무리 비즈니스 떄문에 왔다지만 그냥 가는건 너무 무미건조하다는 생각 안들어?"

"그럼 물이라도 적셔서 가리?"

"어휴인간아.내 말은 그게 아니잖아"

포포도 리지스의 말이 맞다는듯 옆에서 연방 삐익 거리고 있었다.

"그럼 어쩌자고?"

"기왕 발덴까지 왔는데 뭐라도 좀 먹고가자,응?"

한동안 리지스는 제대로 된 음식을 먹어보지 못했다.

유한의 대장간이 워낙에 궁벽한 곳에 있는데다가 그동안 노스아크니,플레임 마운트니 맛없는 (?)동네만 돌아다녔다.

"봐,포포도 배가 고프다잖아"

좀 전부터 삐이,삐이 울던 포포는 리지스의 말에 연방 고개를 끄덕였다. 녀석은 파부치의 대장간에서 유한에게 잡혀 쇳조각 하나 주워 먹지 못했다.

그들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유한의 반응은 차가웠다.

"음식은 뭐하러 먹어.실제로 배가 부른것도 아닌데"

"그래도 입은 즐겁잖아!거기다 살이 안 찌는 장점도 있다고!"

가상현실에서의 미각은 현실의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

많은 기술적인 개량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식가들은 '가상현실에서의 음식맛은 내 망상보다도 형편없다'며 비판하곤 했다.

물론 프로들의 평이 그렇다는 것이고,일반인들로서는 즐길만했다.값이 저렴한데다 현실에서는 먹어볼 기회가 거으 없는 외국의 진미들도 접할수 있었기 떄문에.

더구나 좋은 음식을 먹으면 여러가지 효과를 볼수도 있다.하루동안 스테미나가 증가한다거나,마나 회복속도가 빨라진다거나.

그래서 식도락을 즐기는 유저들이 꽤 있었다. 특히 여 자들이 식당을 자주찾았는데,리지스가 말한대로 살이 찌지 않는다는 장점 때문이다.

"알았어.근데 내가 돈을 내야 하겟지?"

유한의 물음에 리지스는 당연하단듯 대답했다.

"아름다운 숙녀와 함께 식사를 하는데 그건 당연한거아냐?"

사실리지스가 예쁜것은맞다. 그녀옆을 지나가는 남자들이 한번씩 고개를 돌아볼 정도니까.

장미같이아름답고 도도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녀였지만 ,유한에겐 '돈에 환장한 귀신'으로밖에 보이지않았다.

"난 식욕이 별로 없으니까 너나 가서 먹어"

유한은 딱 잘라 말하고는 성큼성큼 걸어갔다. 잠시 멍한 표정을 짓고  있던 리지스는 후다닥 달려가서 팔을 붙들고 늘어졌다.

"지그,너 정말 이러기냐?"

"뭐가 이러긴데? 지금까지 너하고 포포가 끼친 민페를 생각하면 오히려 네가 나한테 사 줘야 할걸?"

유한과 리지스가 대로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을때였다.

"지그야!"

갑자기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나서 돌아보았더니 그곳에 채린이 서 있었다. 이렇게 만날줄 몰랐던 유한은 깜짝 놀랐다.

"어라 ,시아?"

"잘있었어? 한동안 연락을 못해서 미안"

"아냐,나도 마찬가지였는데 뭘"

가끔 연락하자는 약속을 했지만 지킬수 없었다 .송태수의 손에 ㅁ자아 죽기에 아직 자신은 창창한 나이였으니까.

"예쁘네,누구야? 네 여자친구?"

채린의 물음에 유한은 펄쩍 뛰었다.

리지스가 자신의 팔을 붙들고 있어 그리 생각한 모양이지만, 절대 그렇게 오해받고 싶지 않았다.

돈에 환장한 귀신이 여자친구라니!

"아냐!동업자냐,동업자!"

"동업자? 에이~아닌것같은데?"

"아니라니깐!"

유한이 강하게 부정했지만 ,채린은 묘한 웃음만 짓고 있을뿐. 

더구나 눈치를 보던 리지스는 유한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그에게몸을 바싹 붙이고 윙크를 날렸다.

"아잉 ,자기야.부끄럽다고 그러면 못써"

"크악!이게 미쳤나!당장 안 떨어져? 죽을래?"

밥 한끼 안 사준다고 이런 식으로 복수하다니.

"미워,미워!좀전까지만 해도 나만 사랑한다고 해놓고서는"

리지스는 유한을 충분히 곤란하게 만든뒤에야 떨어졌다.펄펄 뛰는 유한을내버려 두고,그녀는 채린과 제대로 상견을 했다. 

"반가워요.난 리지스라고 해요"

"지그 친구 시아에요:

채리은 리지스가 내민 손을잡았다.

그런데 유한만의 착각이었는지 모르지만 ,손을 마주잡은 두사람 사이에 파지직 스파크가 인것 같았다.

'정말 유한이 여친일까?'

'후후,누군지 몰라도 쩐을 부르는 행운아를넘겨줄수야 없지'

"편하게 말해도되죠? 우리 같은 또래로 보이는데"

"그럼 나도편하죠"

채린의 눈에 보인 리지스는 매우 당차 보이는 여자애였다. 날카롭고 이지적인 눈빛과 화려한 외모가 아주 잘 어울리는 미녀이기도 했다.

"리지스는 지그랑 어떻게 만났어? 게임? 아님 오프라인?"

"으응,퀘스트하다가.노스아크에서 콱 물어버린뒤로 줄곧 동행하고 있어"

"와아 ,정말 보통 사이가 아닌가 보네"

"보통 사이가 아니지.이 녀석 완전 진드기야"

두사람 사이에 끼어든것은 유한이었다. 그는 리지스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그녀의 정체를 홀라당 까발렸다.

"이 녀석은 말이야 .악덕 상인류에 돈벌레목의 진드기과 생물이야.시아 너도 조심해 .언제 물릴지 모르니까"

"지그 ,이 자식!뭐가 어쨰고 어째!"

리지스가 버럭 화를 내면서 유한에게 달려들었다.

"왜 내가 없는 말했냐? 사실이잖아!"

"캬악!죽여 버리겠어!"

아옹다옹 싸우는 두 사람을 보며 채린은 웃었다. 그러나 왠지 마음 한편이 조금은 불편했다.

4

잠시 길거리에서 소란을 일으킨 그들은 조용한 곳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 대화를 나누었다.

"그런데 지그 너 여기 어쩐일이야 ?노스아크에 잇지 않았어?"

"난 지금 아바란에 있어.그곳에서 대장간을 열었거든.이곳에 온것은 그것과 관련된 사업적인 이유때문이야"

"그렇구나"

"근데 넌 엘프의 숲에 있지 않았어?"

표재훈이 분명 채린이 엘프의 숲에 들어가는데 성공했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 한창 엘프들을 상대로 바람의 날개에 대한 정보를 모으고 있을텐데 왜 발덴에 있는것인가.

"엘프에게서 받은 퀘스트를  수행하는중이야 .바람의 날개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면 엘프들이랑 친해져야 하는데.그러려니까 별별 심부름을 다 해야 하더라"

"그래서 발덴에 온거구나"

"응, 왕립 도서관에서 책을 하나 구해 가야해"

여기가지 대답하던 채린은 마침 떠올렸다는 듯 물었다.

"아참 ,이왕에 만났으니까 너한테 부탁할게 있는데"

"장비 좀 수리해 달라고?"

"이야,짜식.척하면 착이네"

대장장이에게 부탁할 일이 뭐 있겠는가. 바닥에 공구를 꺼내 놓은 유한은 채린에게 손을 내밀엇다.

"고칠거 있으면 다 내놔봐"

채린이 내놓은것은 바람의 활과 그라디우스였다.

바람의 활은 C급 최고의 궁수용 장비로써 수리하기가 까다롭기 그지없는 물건이다. 

활에 박혀 있는 정령석에 손상을 입히지 않은채로 수리를 해야 하기 떄문이다.

"너 아주 알뜰하게 내구를 깎아 놓았구나"

활을 상태는 엉망이었다. 활대가 비틀어져 반쯤 부서졌고,활줄이나 몇가지 보강재들도 많이 상했다.

"고치려고 해도 다들 손사래만 치더라고"

정령석에 손상을 입히지 않고 수리하는것은 상급의 대장장이도 힘들어 하는일 .다들 거절하는게 당연하다.

"시간이 좀 걸릴 것같은데 기다려"

유한은 평소 사용하는 망치 대신에 장도리를 꺼냈다.

정령석에 충격이 가지않게 수리를 하려면 그쪽이 나을것 같았다.

톡톡!톡톡톡!

유한은 그레인 스킬로 주요 균열 부위를 체크해서 조심조심 수리를 해 나갔다. 남들보다 유리한 기술이 잇었지만, 숙련도는 떨어졌기에 수리에 많은 시간이 걸렸다.

-바람의 활을 수리하셨습니다.

내구가 3 떨어졌습니다.

스킬 경험치 35를 얻엇습니다.

"미안, 내구가 좀 깎였어"

"괜찮아.어느정도는 각오하고 있던 거니까"

채린은 정령석이 깨지지 않은것에 만족했다. 바람의 활은 정령석이 손상을 입히면 사거리가 보통 활보다 떨어져 버리기에.

"대신 이 그라디우스는 완벽 수리해줘.요즘 애착을 두고 있는 거니까"

"궁수가 칼질을?"

"접근전에 약한걸 보안해 보려고"

못할건 없지만 궁수에겐 근접전 관련 스킬이 없으니 크게 도움은 되지 않는다. 여차하면 찌를수 있다 뭐 그정도일뿐.

'그라디우스라........'

날 길이 30cm가 조금 넘는 이 검은 C급 검들 중에서 공격력은 다소 낮지만, 

단검처럼 사용이 편리하고 무게 중심이 잘 잡혀 근력이 약한 여성 유저들도 쉽게 다룰수 있었다.

'분명 바츠때도 하나 갖고 있엇는데........'

당시 갓 중렙이 되었을때였다. 전사자의 계곡에서 '광혈의 검투사'와 싸워 그라디우스를 하나 얻었는데 당시에 가졌던검보다 좋앗기에 한동안 쏠쏠하게 사용했었다.

나중에 좋은 장비들을 얻은 다음엔 은행에 보관해두었는데 예비 장비로 쓰려고 했는데 그만 잊어 버렸다.

'어라?'

손에 감긴 느낌이 아주 익숙했다.무게 중심도 똑같았다.

하지만 느낌만으로는 뭐라 확신할수 없었다.

유한은 그레인 스킬로 균열 부분을 확인한 다음 검을 달구고 두들긴 다음 ,숫돌로 갈아 녹슨 부위와 칼날을 매끈하게 다듬었다.

-그라디우스를 수리하셨습니다. 내구가 온전히 수리되엇습니다.

스킬 경험치 65를 얻었습니다.

"나이스!"

채린은 새것처럼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검을 보고 환호했다.

유한은 채린에게 검을 건네주기전에 검신의 아랫부분을 살펴보았다. 조금전까지 녹이 슬어있던 자리에 희미하게 글자가 새겨져 있었다.

바츠(Vatzz)

'으악!'

깜짝 놀란 유한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혹시나 했는데 사실이었다.

"지그야,왜 그래? 왜 눈이 휘둥그레졌어?"

"시,시아야.너 이검 어디서 낫어?"

유한의 목소리가 살짝 떨려 나왔다.

"알세인이란 엘프가 줬어.퀘스트를 했더니 보상이라며 주던데"

"NPC가 줬다고?"

"응 ,뭐가 잘못됐어?"

분명히 유저에게 샀을거라 생각했는데,그게 아니라니...........

유한은 잠깐 혼란스러웠다.

이럴수도 있는가? 유저가 획득한 아이템은 NPC에게 팔리면 삭제되는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 검 말인데......내가 보니까 남이 쓰던거야"

"설마 ,NPC가 쓰던 거겠지"

"아냐,유저가 쓴게 확실해 .여기 흔적이 남아 있는걸'

유한은 바츠의 것이라고는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채린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놀라지 않은건 리지스뿐.

"놀랄일이 아니야.충분히 그럴수 있어"

"충분히 그럴수 있다니?"

"두 사람 다 다른 게임의 사례를 보고 그러는 모양인데........아르페디아 온라인에선 NPC에게 아이템을 매각해도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간혹있어.

레어 품목이거나 숙련도가 높으면 몇몇 NPC들이 가치를 알아보고 다른 방식으로 처분하거든"

"다른 방식으로 처분한다고?"

"상인일 경우에는 팔거나,상인이 아닐 경우에는 친밀도가 높은 유저나 퀘스트의 보상으로 줘 버리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걸 몰라.NPC가 판 물건이 남이 쓰던거라고 생각하지 못하니까"

낡으면 낡은대로 ,숙련도가쌓이면 쌓인대로.

NPC가 쓰다가 줘서 그렇다고 생각하지,유저가 쓴것을 NPC가 준다고는 생각하지 못한다.

"나도 예전에 NPC에게 팔았던 단검을 다시 샀다가 알게 되엇어.그때 정말 황당했었지"

"어째서 그렇게 시스템을 짜 둔거야?"

"글쎄,이 게임이 워낙에 특이하잖아.갑자기 메카 드래곤이 빡 돌아서 유저를 죽이는 돌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하고"

"아 ,그건 나도 봤어.정말 충격적이더라"

채린이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나와 지그는 그때 현장에 있었어"

"우와..........재밌었겠다"

재밌기는 커녕 그 때문에 노스아크를 뜨게 되었다.

아무튼 중요한건 그게 아니다 .아르페디아 온라인에서는 유저가파는 물건 중에 몇가지가 재활용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엘프의 숲에 한번 가 봐야겠군'

알세인이라는 NPC에게 물어보면 해커의 행방을 알수 있을지 모른다. NPC들은 유저들과 달리 거짓말을 하지 않을테니까. 

대장간이 조금 걸리긴 하지만 송코도 있고10명의 일꾼 NPC도 조만간 도착할것이다. 송코에게 그들이 오면 일을 시키라고 쪽지를 보내면 도니다.

"좋아,엘프의 숲에 가자!"

"야!뜬금없이 엘프의 숲에는 왜?"

리지스의 외침에 유한은 잠시 머뭇거렸다. 머리를 열심히 굴리던 유한은 다행히 금방 적절한 변명을 찾아낼수 있었다.

"뜬금없는게 아니야.네 말대로라면 알세인이란 엘프는 유저가 쓰던 중고품을 꽤 가지고 있을거야. 

그 NPC와 친밀도를 높여 놓으면 좋은 아이템을 구할수 있지 않을까?못써서 버린 무구를 얻더라도 내가 수리해서 팔면 짭짤할거야"

"그건........확실히 듣고보니 그렇네!"

리지스도 생각해 보니 돈이 되는 이야기였다. 그렇게 되니 그녀도 엘프의 숲으로 가는것을 찬성했다.

"좋아!엘프의 숲에 가자!중고품들을 건지러!"

'해커를 추적하러!'

리지스처럼 소리 높여 외치지는 못하지만 유한의 진짜 목표는 그것이었다.

그리고 기왕 가는 김에 채린의 퀘스트도 도와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채린의 퀘스트를 도우면 공중 요새 재건이 더 빨라질테니까.

                                             BY RA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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