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화
세레스티아와의 통신이 끝났다. 그 녀는 조만간 시간을 만들어 날 찾아 오겠다고 했다. 애초에 용건이 그것 이었다. 그녀가 여황의 자리를 단단 히 굳힐 수 있었던 근간,황제급 기 가스 [광휘의 라]가 없어지자 여러 가지로 잡음이 나오고 있었기 때문
이라 한다.
‘나쁘지 않지.’
당연한 말이지만 라를 돌려줄 생각 은 없다. 라가 꼭 필요해서라기보다 는 라가 별로 가고 싶어 하지 않았 기 때문이다.
‘레온하르트 제국에 한번 가긴 가 야 하니.’
게임 마스터의 이름을 어떻게 알릴 지 생각할 때였다.
[함장님,바사라입니다.]
“또? 진짜 징하다 징해.”
[이번엔 워프를 통한 침입이 아닌 강습을 노리는 듯합니다.]
“강습?”
[기가급 전함의 접근을 확인했습니 다. 보낸 부대들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니 확인할 수밖에 없겠지요.]
“아예 작정을 했군.”
아무리 후발 주자라 하더라도 3문 명에 올라설 정도라면 결코 만만한 전력이 아니다. 괜히 성계신에게서 독립했겠는가? 고작 함선 하나 가져 와서 압도할 수는 없다는 뜻.
그러나… 그 목표가 테러와 약탈 정도라면 충분히 가능하다.
녀석들이 노리는 것 역시 딱 그 정도일 것이다.
나는 지구에 있는 몸을 움직여 괴 물 고래 녀석들에게 파괴되었던 공 터로 이동했다.
쿵!!!
그저 힘을 끌어올리는 것만으로 거 대한 크레이터가 생겨난다. 내 몸에 서 뿜어지는 기운을 얻어맞자 홁과 자갈로 구성되어 있던 땅이 사철과 철 쪼가리들로 변질된다.
“아… 진짜 컨트롤 너무 힘드네.”
사실 내 역량 자체는 황제 클래스 에도 한참 못 미친다. 나는 그저 [나]로서 설 수 있게 된 것에 불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관리자]라 불리며 창 조신의 옆에 서 있던 절대신의 신성 을 타고났으며,
나는 그저 그 힘을 수습하는 것만 으로 신화적인 힘과 권능을 휘두를 수 있다. 마치 고대의 올림포스 신 족이나 아스가르드 신족들처럼.
이쯤 되면 스스로의 역량이 부족하 다 해도 상관없다. 내 역량이 황제 클래스에 못 미친다고 이야기했지 만,그 황제 클래스도 내 앞에서 깝 죽거리면 바로 저승행이다.
고오오!!
신성이 불타오른다. 뿜어지는 힘이 어찌나 강한지 물리법칙을 뒤틀어 고유의 법칙을 만들어낼 정도.
“이래 봐야 겨우 언터쳐블 정도인 가.”
[도대체 언제부터 언터쳐블이 겨우 였냐?]
공간이 갈라지며 아레스가 모습을 드러낸다. 땅에 가득하던 쇳조각들 이 녀석의 발에 밟히며 날카로운 소 리를 낸다.
“왔어? 가자!”
[오냐.]
아레스가 나를 잡아 마치 집어삼키
듯 탑승시킨다. 아발론 시스템이 가 동하며 아레스의 아이언 하트와 내 영혼이 싱크로한다.
나는 아직도 내 신성을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했다.
지구에서 막대한 신앙을 수급하고 온갖 권능을 제작해 휘두르고 있지 만 그래 봐야 내 수준은 언터쳐를 정도.
그러나 내가 아레스에 탑승하는 순 간.
나는 내 한계를 초월한다.
팟!!
우주 공간에 도착한다. 위치로 치
면 목성과 토성 사이의 어디쯤 되는 장소.
그리고 그곳에 거대한 나무 한 그 루가 날고 있다.
“"•나무?”
[물푸레나무함입니다. 세계수로 만 든 요정족들의 특산품이지요.]
“우주를 날아다니는 나무라니.”
나무 위를 슬쩍 살펴 정보를 읽어 보니 선원의 숫자도 천 명이 넘는 다.
천 명의 요정족.
어이가 없는 건 지구에 처음 찾아 온 요정족들이 대우주 전체에 악명
이 자자한 해적이라는 것이다.
“더 볼 것도 없네.”
웅!
나는 오른손을 들었다. 아레스의 오른손이 들린다.
그리고 그대로.
나는 오른손의〈정보〉를 편집했다.
화악!
-뭐,뭐,뭐,뭐야?!?!
-측면,정체불명의 금속체 등장! 고속으로 접근 중입니다! 금속체와 의 거리 150킬로미터! 100킬로미
터! 50킬로미터!!
-아니,이게 무슨… 손이라고?!
-배리어 전력 전개!!
-아,안 돼 막을 수 없……!
나는 종말 프로젝트를 잡아먹었고, 그 결과 고유세계는 SSS++++랭크 까지 성장했다.
그때 나는 고유세계의 크기를 키울 수 있었다. 작정한다면 태양계만큼. 아니,어쩌면 그 이상의 거대한 차 원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
그러나 다 활용도 불가능한 공간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나는 고유세계를 무작정 키우는 대 신,고유세계에 진입시킬 수 있는 질량을 늘렸다.
“흡!”
거대해진 손으로 물푸레나무함을 잡는다.
그리고 그대로.
고유세계로 넘겨 버렸다.
[•"정말 이건 봐도 봐도 어이가 없 네.]
[물리법칙을 무시하는군요.]
어이없어하는 두 관제인격의 말에 대답한다.
“무시한 게 아니라 잠시 수정한 거 지.”
우주를 날아다니던 물푸레나무함이 고유세계에 나타난다. 고유세계에서 성급 기가스를 타고 대기하던 난 그 것을 받아 살포시 내려놓았다.
“왔습니다!!”
“와! 이게 뭔 나무야??”
기다리던 신도들이 놀라는 소리를 들으며 왼손을 들었다.
이대로 놔두면 난데없이 끌려온 함 선이 미친 듯 포격을 쏘며 발악을 할 것을 알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 황에는 자폭을 감행할지도 모르지.’
때문에 나는 권총의 형태로 변한 쉐도우 스토커의 〈정보〉를 편집했 다.
철컥!
왼손의 권총이 사라지고 기가스의 손에 권총이 들린다.
“정지시키겠어. 시간은 24시간.”
-시공동결탄(時空凍結彈) 장전… 완료.
안내와 함께 그대로 방아쇠를 당긴 다.
투확!!!
거대한 권총이 거대한 탄환을 쏘아 내자 주변에 폭풍이 분다. 역할을
마친 쉐도우 스토커는 원래의 크기 로 변해 내 손으로 돌아온다.
팟!
탄환에 얻어맞은 물푸레나무함의 시간이 멈춰 버린다. 쉐도우 스토커 의 본래 출력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 이지만(대인용이니까),지금의 나에 게는 상관없는 일이다.
“자자! 해적 놈들은 잡아서 냉동시 키고,아이언 하트는 분리해 꺼내놓 으세요!”
“24시간 안에 끝내야 합니다! 서두 릅시다!”
함선 안으로 쏟아져 들어가는 신도
들을 잠시 바라보다 지니에게 말한 다.
“꽤 재미있어 보이는 함선이야. 고 유세계에 저 세계수라는 걸 심을 수 있을까?”
[시간은 꽤 걸리겠지만 선원을 전 부 포획한 이상 가능할 겁니다.]
“그럼〈스테이지〉에 심자. 세계수 라니,영감이 솟구치는데!”
그들을 두고 단숨에 날아오른다. 저 아래에 거대 건축물이 잔뜩 들어 서고 있는 달만 한 크기의 행성이 보인다.
나는 고유세계 사람들이 자칭하는
이름을 따라 저곳을〈강철계〉라 이 름 붙였다.
그리고 추가로 있는 5개의 행성.
아직 개발이 덜 되었기에 과거의 강철계가 그러했듯 사철의 혹성일 뿐이지만,나는 그것들을 이용해 새 로운 스테이지를 만들고 있다.
앞으로 나,게임 마스터에 대한 신 앙을 가진 존재라면.
대우주 그 어디에 있더라도 접속해 부와 명예,그리고 강대한 힘을 얻 을 수 있는 꿈의 무대를 만드는 것 이다!
[함장님의 말씀대로라면 이미 대우
주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이 지요.]
“그러니 더더욱 빠지면 안 되지. 게다가 내 스테이지는 맨손으로 시 작해도 궁극적으로는 기가스 파일럿 이 될 수 있도록 키우는 곳이야. 이 대우주 시대에 엄청난 강점이지.”
앞으로 내 스테이지를 뛰어다닐 수 많은 플레이어들에 대해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게다가 이건 34지구 후예들을 돕 는 역할도 하니까.”
지금 34지구의 전투력은 정상이 아니다. 농담이 아니라 식당 아줌마 가 검기를 쓰고 학교 선생님이 고위
마법을 쓰는 상황. 현 인류의 스랫 은 너무 높아 인간이 아니라 영수나 신수와 맞먹을 정도였다.
하지만 그들의 자식,손자들도 과 연 그런 능력을 가질 수 있을까?
‘어림없는 소리지.’
나는 종말 프로젝트가 했던 것처럼 무제한적인 영단과 스랫 포인트를 퍼 줄(물론 종말 프로젝트가 원해서 그런 건 아니었지만) 생각이 없으니 플레이어들은 스스로의 역량을 키워 야 선대와의 까마득한 차이를 따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나는 한참 건설 중이던 스테이지를 잠시 지켜보다 두 눈을 감았다.
그리고 의식을 확장한다.
찰나(刻郡)의 순간,고유세계 전부 가 인지되고 잠시 후에는 지구 전체 가 인지 범위 안으로 들어온다. 보 통의 인간이라면 당장에 뇌가 터져 버릴 정도의 정보량이었지만 나는 여유롭게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정신을 집중한다.
아버지가 보인다. 어머니와 아름다 운 해변을 걷고 있다. 나이 차이가 상당해 보이는 두 분이었지만 아버 지가 워낙 동안에 미남이라 어울리 는 커플이다.
형의 모습이 보인다. 공관에서 업 무를 처리하고 있던 민경을 찾아가 아무도 안 보는 새 스킨십을 시도하 고 있다. 민경이 새빨개진 얼굴로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 하는 모습이 보인다.
자식의 재롱을 보며 웃고 있는 재 석과 경은의 모습이,쏟아지는 비를 보며 책을 읽고 있는 선애의 모습 이,방송에 나와 정의를 논하는 알 렉스의 모습이 보인다.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무너진 건물을 올리는 사람들, 장사를 하는 사람들. 다시 시작된 방송에서 노래 하는 사람,연기하는 사람,사람들을
웃기는 사람.
어빌리티를 연마해 자신의 것으로 체화하고 있는 사람,그저 편히 쉬 고 있는 사람,여행을 다니는 사람, 밤새워 매일 게임을 하는 사람.
그리고 기도하는 사람까지.
절로 입꼬리가 치솟아 오른다.
“하하.”
물론 나도 이런 광경이 영원히 이 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 사람들은 정의,진실,명예의 빈틈을 찾을 것이다. 질투하고 미워할 것이 다. 온갖 잣대로 서로를 가르고 싸 울 것이다. 죄를 저지르고 악의를
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함장님!!]
“아,
나는 집중을 깨는 목소리에 의식을 가라앉혔다.
“무슨 일이야?”
[다수의 함대가 태양계로 초고속 접근 중입니다!]
“초고속이 라면.”
[네,아스트랄 드라이브입니다.]
워프 드라이브를 사용하지 못하고
직접 온다는 것은 그들의 규모가 어 느 선을 넘어섰다는 말이다. 함대의 규모가 엄청나거나 아니면 테라급, 그러니까 알바트로스함에 맞먹는 전 투 함선이 오고 있다는 말이겠지.
“아니, 뉴비만 보면 정신 못 차리 는 고인물도 아니고 너무 심한 거 아냐?”
[확실히 정상이 아닙니다. 34지구 는 특별한 자원을 가진 문명도 아니 니까요. 게다가 3문명에 들어섰다는 건 최소한의 전력은 된다는 뜻인데 이렇게 대놓고 쳐들어오다니.]
“나 참.”
투덜거리며 아레스에 탑승한다.
그리고 공간을 넘는다.
-벌써 3문명에 들어서다니. 역시 대주술사님께서 눈여겨보던 이유가 있었군!
-또 지구다! 34지구였나? 이것들 도 보나 마나 레온하르트 제국에 편 입되겠지!
-골칫덩이가 되기 전에 처리해야 한다!
전달되는 통신에 절로 헛웃음이 나 온다.
“비인(非人)이라니. 그립구만.”
아스트랄계로 넘어가니 지구를 향 해 이동하고 있는 십여 대의 전함들 이 보인다. 심지어 개중 한 대는 테 라급 함선.
알바트로스함과 다르게 완전히 전 투에 집중한 전함이었기에 이제 막 3단계에 올라선 문명들이 상대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병력 구성이다.
[테케아 연방이군요. 여러모로 악 연입니다.]
“참 재수가 없는 케이스지.”
그렇게 말하며 아레스의 두 팔을 확대해 전함 두 대를 턱턱 붙잡는
-미, 친!? 이게 뭐야!!!
-포격! 포격해라!!!
-안 됩니다! 이미 전함 두 대에 붙어버렸어요!
-거대한 손이라니 이게 대체 무 슨?!
기겁하는 전함을 고유세계로 던져 버린다. 그리고 다시 손을 뻗어 전 함을 잡고 고유세계로 던진다.
육신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일까? 신성과 신격,신위를 모두 붙잡았음 에도 여전히 나라고 하는 [인간]이
살아 있다는 느낌.
“하하하!”
테라급 전함을 고유세계로 집어 던 지며 웃는다.
“34지구에 온 것을 환영한다!”
왠지,유쾌한 기분이 들었다.
完厂
「작가 후기」
헤매고 고민하고 신나하다가 다시 헤매던 당머위가 완결되었습니다! 부족한 작품 응원해 주시고 기다려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언제나 작품을 마치고 나면 아쉬움 이 듭니다. 제가 해보고 싶었던,그 리고 독자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었 던 구도를 뭔가 만족스럽게 탁!! 하 고 다 보여 드리는 경우가 많지 않 아서 더욱 그런 듯합니다.
당신의 머리 위에서는 태어날 때부 터 비범한 혈통을 가진 주인공으로 아주 거대한 개인이 세상과 접촉했 을 때 개인이 세상에 적응하는 것이 아닌,세상이 개인에게 적응하고 변 화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싶었습니 다.
다만… 늘 느끼는 거지만 딱 할 것만 해야 하는데 이것도 보여 드리 고 싶고 저것도 보여 드리고 싶고 이놈의 설정 덕후 기질을 버리질 못 해서 이야기에 군더더기가 더덕더덕
그리고 그러다 보니 초반에는 되게 중요하게 쓰려고 등장시켰던 캐릭터 들이 ‘아! 이것까지 다루긴 너무 복 잡해진다!’라는 미명하에 스쳐 지나 가는 경우가 TT7T
특히나 2부의 양대 산맥(이어야 했 던) 후안과 2부 히로인급(이어야 했 던) 선애의 취급이(........) 특히 선애 는 정말 미안하군요. 못난 작가라 미안해 ttit
사실 제일 미안한 건 보람이랑 동 민이죠. 정말 미안하다. 너희의 분 량. 재석이와 민경이로 대체되었다 (...)
각설하고.
정말 여러모로 실수도 많고 부족한 글이었는데 여기까지 함께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합니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찡찡거리고 있을 때 언제나 독자분들의 존재로 힘을 얻 고 있습니다!
벌써 글을 쓰기 시작한 지도 꽤 오래된 주제에 작품을 끝낼 때마다 계속 아쉽지만… 더 재미있고 더 나 은 글로 새롭게 찾아뵙겠습니다!!
다음 작품은 잠수 안 타고 바로 작업해서 최대한 빨리 시작해 보겠 습니다 7T7T
언제나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2020년 7월 24일 박건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