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당신의 머리 위에 2부-122화 (239/249)

122화

한 자루의 커터 칼이 들려 있다.

첨단 병기인 기가스가 날벌레처럼 추락하고 있는 전장 상황을 생각하 면 어이없는 무장.

싸우고 있던 기가스들 역시 그가 싸우기 위해 접근한다고는 생각지 못해 당황했다.

“어? 뭐야 여기 왜 민간인이 왔

어?”

“아냐,플레이어야!”

“어? 진짜. 심지어 19레벨이잖아? 19레벨이나 되는 사람이 왜 개인 기가스도 안 타고 맨몸으로 전장에 와?”

기가스의 대화는 통신으로 이루어 지기에 외부인은 들을 수 없다. 그 러나 소년,관영민은 그 대화를 듣 고 고개를 끄덕였다.

“군인 길은 건가 보네. 대체 그동안 지구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

핑!

순간 뿜어진 광선에 영민이 서 있

던 대지가 통째로 삭제된다. 그 모 습을 본 기가스들이 기겁해 소리친 다.

“피격! 민간인이 피격당했습니다!”

“요란 떨지 말고 자기들 몸부터 챙 겨! 니들도 피격당하면 한 방이야!”

“서연이 아빠! 당신이나 좀 빠져! 수리 다 끝나면 나오라고!”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오는 비명 소 리를 들으며 영민이 땅에 내려선다.

“우리 지구 무슨 일이야……

경복궁에 쳐들어온 주가군과의 싸 움에서 맹활약했던 영민은 강대한 악령의 공격에서 이가를 지키기 위

해 공간을 절단,허수공간으로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했다.

그러나 영맥조차 없는 다른 지구에 서 정확한 타이밍에 소환진을 만들 어낸다는,그야말로 천문학적인 확 률의 우연으로 인해 그는 허수공간 에서 녹아버리는 대신 다른 차원으 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일이 있었다.

그는 백경(1,000,000,000,000,000, 000)분의 1의 재능을 가진 우주적 인 천재,용노를 만나 그의 안내로 게임을 하게 되었다. 마도황녀 제니 카와 노블레스들이 만들어낸 [다이

내믹 아일랜드 온라인],속칭 D.I.O 라고 불리는 물건이다.

‘차원이동 고등학생’이라는 별명으 로 불리게 된 영민은 검귀의 재능과 영리한 지능, 타고난 매력을 십분 발휘하여 활약했다. 온갖 세계 단체 들을 조율하는 업무를 진행했으며 강력한 검사로서 적들과 싸웠다.

최후에는 우주 괴수 그로테스크의 초월자,기계문명 리전의 초월자,우 주 해적 바사라의 초월자까지 난무 하는 전장에 던져져 죽을 고비를 넘 겼다.

심지어… 레비아탄이자 사탄인 종 말의 마수,탄과 용노가 불러낸 올

림포스의 허신,아폴로의 전투까지 경험했다.

“고생하고 돌아왔단 말이야. 이제 는 OP(오버 파워) 캐릭터가 되어서 국가 간의 힘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깽판을 치고 다니려고 했는데.”

그러나 막상 돌아온 그의 고향은. 뭔가 이상했다.

-스테이지 (Stage)가 진행 중입니다.

-레벨 20. 중급(中級).

-종말의 거인을 처치하십시오.

“뭘 또 종말이야. 종말의 마수랑 싸 우고 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그는 몰랐다. 그가 만났던 탄과 마 찬가지로 그의 앞에 있는 것 역시 종말의 마수의 일종이라는 것을.

탄은 최종적으로 완성되었고,종말 프로젝트는 유치하고 번거롭다는 이 유로 폐기되었다는 차이가 있을 뿐 이다.

팅!

그는 커터 칼을 몸에 대고 눌러 삭아버린 칼날을 부러뜨려 바닥에 버렸다.

-우어어어어一!!!

그때 터지는 포효.

종말의 거인은 뒤늦게 참가한 영민 에게 관심을 가졌고 심지어 공격까 지 했지만,다시금 쏟아지는 공격을 무시하지 못하고 포효를 내질러 모 든 공격을 튕겨낸 것이다.

아무리 초월자라지만 1대 1천만의 싸움!

이 미쳐 버린 다구리는 쉽게 떨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다. 1천만 의 적이 죄다 15레벨 이상에 17레 벨 18레벨도 심심치 않게 있는 상

황이니 더욱 그렇다.

콰과광!

꾸궁!!

대기가 찢겨 나가고 대지가 갈라진 다. 떨어져 내린 광선이 바닥을 뚫 고 들어가자 깊은 곳에서부터 마그 마가 끓어 오른다.

“…이 장비로 싸우면 뒈지겠네. 하. 이게 뭐야 진짜. 또또 초월자 또 또!”

공포 분위기의 배경에서 만난 19 레벨의 적마저 대충 잡은 무기들로 해치운 그였지만 상대가 초월자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장비 1번.”

속삭이는 목소리에 영민이 차고 있 던 팔찌가 빛나더니 순식간에 그의 복장이 변한다.

새까만 검이 그의 손에 잡힌다. 머 리에는 투구가 씌워졌다. 몸에는 몸 에 착 맞는 강철 갑주가,목에는 목 걸이가,손에는 반지가 걸렸다.

+ 13스트라이킹 소드 (Striking Swor d).

+ 13속성 내성 갑주.

+ 13헤이스트 링 (Haste ring).

+ 13파워 네클리스(Power necklac

e).

+ 13점프 슈즈(Jump shoes).

그를 떠나보내던 용노가 신경 써 챙겨준 장비들의 무지막지한 버프가 그를 감싼다.

그것들이 초월병기에 맞먹는 힘이 나 신비를 가진 것은 절대 아니었지 만.

그렇다고 상식적인 무장인 것도 아 니다.

팡!

한 발짝 내디뎌 땅을 밟는 것으로 3.5킬로미터를 1초 만에 주파해 모

든 공격을 떨쳐내고 막 뛰어오르려 던 거인의 목을 후려친다.

허공에.

새까만 선이 그어진다.

“어?”

“어????"

“뭐라고?”

미친 듯 죽어나가고 있는 동료의 모습에 비명과 고함을 지르던,피를 토하며 포격을 쏟아내던 수많은 전 투조들이 멍청한 표정으로 그 광경 을 바라보았다.

허공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던.

거대한 머리가 땅에 떨어진다.

쿵!

“하악… 하악… 흐아아.

영민의 몸을 감싼 흑색 갑주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른다. 영민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호흡을 골랐다.

종말의 거인은 결코 만만한 적이 아니다. 1:1로 싸웠다면,그랬다면 패배했을지도 모를 강적.

그리고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던 영민은 천살강기를 이용한 차원참으 로 일격에 모든 것을 걸었다.

명색에 초월자인 적이니 뭔가 숨긴 한 수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이 있었지만,다행히 그런 건 없었

고 어려운 싸움을 쉽게 끝낼 수 있 었다.

“어? 어어어??? 형! 영민이 형 아 니에요?”

외침과 함께 기가스 한 대가 영민 의 앞에 내려선다.

“형님이라니? 대장님이 아는 사람 인가?”

“이게 뭐야. 기가스도 안 타고 저 만한 공격을 할 수 있는 강자에 대 한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지금 봤어? 그냥 맨몸에 검으로 차원을 갈랐어!”

사방에 흩어져 있던 기가스들이 다

가오거나 혹은 [시청]을 이용해 그 의 모습을 확인한다. 난데없는 강자 의 등장이 뭘 뜻하는지 알 수 없었 기 때문이다.

위잉! 철컥!

이순신의 등이 열리며 한 사내가 뛰어내린다.

그는 환하게 웃으며 영민을 껴안았 다.

“형!!!”

“저,저기 아저씨. 형이라뇨

“저,재석이에요!”

“..

영민의 얼굴에 물음표가 떠오른다.

그러나 재석의 얼굴을 마주하자 이 내 그의 물음표가 느낌표로 변한다.

“재석이라고……?!"

경악하는 순간.

쿵!

저 멀리에서 공간이 찢어지며 종말 의 거인이 내려선다. 영민은 또 놀 탔다.

“아니, 저게 왜 또 나와?! 설마 부 활인가?”

“아니에요! 원래 마릿수가 50억이 에요!”

“네? 뭐라구여???”

너무 어이없는 상황에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는 존댓말에도 재석은 침착 하게 웃으며 말했다.

“한 번에 안 몰려오는 게 천만다행 이죠! 거기에 형까지 이렇게 와주셨 으니!”

그의 말에 여기저기에서 상황을 파 악한 기가스 조종사들이 소리쳤다.

“철가면 님 형이래. 관대하 님 친 형 관영민!!”

“와,진짜냐? 철가면 형님이 우릴 도우러 와주셨다고?!”

“그런데 지금까지는 어디 계시다 가……

“몰라! 하여튼 철가면 형님이래잖

아!”

“와아아아아!!!”

“됐어! 우린 됐다고!!!”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오는 환호성.

“…뭐야? 뭔 상황이야?”

급격한 상황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어리둥절해하는 영민.

그러나 그의 심정과 상관없이. 스테이지가 계속 진행되었다.

♦ * *

‘이 세상은 창조신의 이야기다.’

그것이 세계의 진실이다.

물론 ‘이 세상은 그저 창조신의 상 념일 뿐 아무것도 아니야!!!’ 같은 등신 같은 소리를 하자는 게 아니 다.

실제로 나는,그리고 이 세상은 이 렇게 실존하지 않은가?

명확한 설명은 관리자가 [아버지] 라 부르던 창조신이 그저 생각하는 것만으로 이 광대한 우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고차원적인 존재라는 것 이며.

기계문명의 극한에 이르면 그 창조 신의 상념을 날려 버릴 수 있는 고

차원의 파괴 무기를 만들어낼 수 있 다.

설정파괴탄(設定破壞彈).

그것은 기계문명이 도달할 수 있는 극한 (極限).

‘비루하게 설명하자면 창조신에게 건망증을 일으키는 병기지.’

그리고 그것은 창조신에게 아주 미 미하나마 피해를 주는 일이기에 함 부로 사용하면 큰일 난다. 버려진 설정,그러니까 언네임드 등에 사용 한다면 괜찮지만 아무 설정이나 함 부로 날려 버리면 창조신의 짜증과 노여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괜히 설정파괴탄이 금단병기라 불 리는 게 아니다.

일단 맞게 되면 신이든 악마든 끝 장나는 파괴 병기!

제5문명,금단병기(禁斷兵器).

설정파괴탄(設定破壞彈).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회피!

안 맞으면 상관없다.

“네놈!!”

디카르마가 분노해 소리쳤지만 소

용없는 이야기다.

내면세계에서의 [영역 다툼]은 최 종적으로 6대 4정도로 기울었다. 내 가 압도적으로 디카르마를 짓누르지 는 못해도 훨씬 여유로운 환경에서 이끌어갈 수 있었다.

*오늘의 어빌리티!

[사건의 지평선]

[영겁의 시간]

[절대 회피]

[우아한 여신]

개사기급으로 유명한 넘버링 기가 스들의 초월기가 몸에 깃든다. 그것 들 하나하나의 위력이 강한 게 끝이 아니다. 각각 다른 신급 기가스의 초월기이기에 함께 사용될 수 없는 게 정상인데 그 모든 것을 활용한 나는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미친 콤보가 가능한 상황.

농담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제국 클래스의 세력이라도 며칠 안에 다 지워 버릴 수 있지 않을까 짐작이 들 상황이었지만… 그럼에도 디카르 마는 쉽게 죽어주지 않는다.

우우웅!!!

어둠 속에서 거대한,그야말로 우

주적인 병기가 모습을 드러내더니 포격을 시작한다.

멸세 병기 (滅世兵器).

별을 탄환으로 쏟아내어 은하계를 찢어버리는 파괴 병기가 불을 뿜는 다.

결국,나는 접근을 멈추고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다시금 녀석과 나 사이의 [간격]이 초기화되고 나는 어둠 속에서 디카 르마를 마주 보고 서 있다.

나는 말했다.

“그만 포기해. 시간 낭비야.”

“과연 그럴까.”

엉망으로 밀리고 있는 디카르마의 눈에서 분노와 광기가 느껴진다.

“뭐라고?”

되묻는 나를 향해 디카르마가 웃었 다.

“이대로 스테이지가 끝나면 어떻게 될 것 같나?”

“네가 스테이지 걱정까지 해주는 건가?”

디카르마는 스테이지에 별다른 관 심이 없다. 녀석이 처음으로 현실에 나왔을 때 마치 발길에 걸리는 돌멩 이처럼 죽여 버린 것이 바로 나를 암살하러 들어왔던 종말 프로젝트가

아니던가?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듯 녀석이 말했다.

“이대로 스테이지가 종료되면 종말 프로젝트는 완전히 파괴될 거다.”

“…왜? 지금껏 온갖 문명을 멸망시 키고 돌아다니면서도 끊임없이 복구 되던 존재였는데.”

“애초에 종말 프로젝트는 이렇게 높은 [클리에 숫자를 상정한 존재 가 아니야. 세계의 이치와 물리법칙 을 무시하는 언네임드라도 녀석의 힘은 틀림없이 [자원]이니까.”

나는 녀석의 말이 무슨 말인지 이

해할 수 있었다.

종말 프로젝트는 종말을 일으키는 존재이지,행성 전체를 파워 업 시 키는 존재가 아니다. 사람들이 자판 기를 이용해 부여받은 레벨,자원, 영약 등등은… 대우주 그 어떤 세력 도 감히 지원해 줄 수 없는 막대한 규모였다.

그런데 어째서 종말 프로젝트는 그 엄청난 자원을 퍼주었는가?

당연히 모두 [회수]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로 자원을 회수하지 못하고 스테이지가 종료되게 되면,너무나 많은 힘을 잃어버린 종말 프로젝트

는 그대로 파괴되는 것이지.”

“•••그건.”

“그래.”

디카르마가 싸늘하게 웃는다.

“녀석은 어떻게든 모든 자원을 회 수하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설정에 어긋날 텐데?”

“생존 욕구는 모든 것에 우선하 지.”

녀석의 말에 인상을 찡그린다.

“…내가 막을 수 있어.”

“그래. 막을 수 있지. 여기에서 나 갈 수 있다면.”

나는 현실의 몸을 움직여 이런저런 대비책을 세우고 있다. 내면세계의 [영역 싸움]에서 유리한 상황이기에 가능한 일일 뿐,지금 이 상황에서 현실의 몸으로 전투까지 하려 했다 간 그대로 디카르마에게 영혼의 제 어권을 뺏기게 될 것이다.

‘그래도 기계신인데 이렇게 구질구 질한 짓을……

그러나 현실적인 협박이다. 이대로 상황이 1년,2년 흐르게 된다면?

지구의 모든 인류가 다 죽어도 이 상할 게 없다.

하지만.

“글쎄.”

기가스들을 통해 전해지는 정보에 다시 공세를 준비한다.

‘타이밍 참 예술이군.’ 그야말로 기대도 안 하던. 지원군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다음 화에 계속...

안녕하세요! 박건입니다!

언제나 그러하듯 분량 조절에 실패 하여…….

완결까지 3편밖에 안 남아서 영민 이 전투씬도 스킴하고 그러고도 너 무 빡빡해서 고민(그렇다고 1권 더 갈 정도는 도저히 아니었던지라)하 다가 출판사에 문의하니 모자란 게 문제지 편수 오버하는 건 아무 문제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아 다 행이다 -rr-rr

아,그렇구나. 오버는 상관없는 거 구나 (깨달음)

그렇게 되었기에 일단 스킴했던 영 민이 전투씬하고 내면세계 씬을 추 가로 썼습니다. 분량이 좀 자유롭다 는 걸 알게 되었으니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늘려보고자 합니다.

원래는 다음 주 수요일이 완결 날 이었는데 좀 더 가게 될 듯;;;

〈중요!〉

지금 읽으신 123화는 122화가 될

예정입니다. 자연히 122화는 123화 로 교체됩니다. 어렵게 생각하실 것 없이 두 편의 위치가 바뀐다고 생각 하시면 됩니다!

보시는 분들 혼란이 없도록 분량 교체는 다음 주 월요일에 진행하도 록 하겠습니다!

항상 분량 조절에 실패하는 못난 글쟁이입니다 7T7T 봐주시는 독자분 들 항상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122화 - 123화 교체되었습니다.)

< 당신의 머리 위에 2부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