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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머리 위에 2부-117화 (234/249)

117화

“아빠……?”

머리가 연두색이 되었다고 해서 못 알아볼 리가 없다. 지구에서도,이면 세계에서도 심지어 스테이지에서도 볼 수 없었던 아빠가 제니카를 안은 채 등에 메고 있던 검을 잡아간다.

그리고 다음 순간.

클레이모어가 디카르마의 머리 위

에 도달해 있다.

끼긱……!!!

디카르마가 검지를 들어 참격을 막 아낸다. 마치 깃털을 받아내는 듯 가벼운 움직임이었지만 무섭게 굳어 있는 그의 얼굴은 지금 공격이 결코 가볍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업을 거스른 자의 이름으로 말한 다. 밀레이온!”

아직 허공에 떠 있는 아빠와 얼굴 을 마주한 채로 디카르마가 반격했 다.

“죽어라!”

“싫다!”

“뭐, 뭐라고?”

디카르마의 얼굴이 일그러지는 순 간 아빠의 몸이 빙글 돌았다.

빠악!!!

강기를 휘감은 발차기가 디카르마 의 얼굴을 후려친다.

그리고 땅에 내동댕이쳐 있던 제니 카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소리친다.

“무너지는 자들의 14월!”

꾸우웅……!

아빠한테 얻어맞고 날아가고 있던 디카르마아의 주위에 검은 구멍이 열린다.

아니,사실 구멍이 아니다.

한 점의 중력이 붕괴하며 일순간 빛을 포함한 모든 것을 빨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블랙홀?!”

외시경으로 그 모습을 보고 있던 내가 기겁하는 순간.

디카르마가 말했다.

“공간의 변형을 금한다!”

말이 새로운 법칙이 되어 세계를 강제한다. 검은 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가던 디카르마가 멀쩡한 모습으 로 걸어 나와 손을 뻗는다.

쿠구구궁!!

대지가 갈라지며 수십 수백 개의 금속 기둥이 솟구쳐 올라온다.

단순히 금속 기둥이라고 불렀지만, 하나하나가 웬만한 빌딩만 한 크기!

심지어 그것들은 단순한 쇠기둥도 아니다.

키리릭! 철컥! 철컥!

기이이잉----!

금속 기둥들의 표면이 열리거나 변 형되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장치들 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동시에.

“부스러져라! 침묵하는 자들의 14 월!”

제니카의 손짓과 함께 빛이 뿜어진

다.

그것은 일종의 입자선(粧子線)으로 보였다. 금속 기둥들의 주변이 땅이 솟구치거나 두터운 장갑들이 솟구치 며 막아섰음에도 그냥 관통하고 지 나가 버린다.

당연히 회피도 방어도 불가능.

끼기긱----! 쿵!

푸스스스...

바닥을 뚫고 모습을 드러냈던 매끈 하던 금속 기둥들이 삽시간에 녹이 슬더니 스스로의 하중을 버티지 못 하고 붕괴한다.

“제법이구나!”

정체 모를 기계들이 허무하게 사라 지는 모습에 짜증스러운 표정을 지 은 디카르마가 다시 손을 든다.

과릉!!!

그러나 그 전에 뇌전의 숨결이 그 를 후려친다.

[야 이 미친 연놈들아! 왜 또 둘이 서 언터쳐블하고 싸우냐?! 이제 안 한다고 했잖아!]

뇌룡의 항의에 칼을 휘두르던 아빠 가 변명한다,

“어쩔 수가 없었어. 어쩔 수가!”

[맨날 어쩔 수 없대! 세상에 언터

쳐블이 몇이나 된다고!]

그 와중에 제니카는 천진하게 손을 흔든다.

“글레이드론! 오랜만이야,안녕! 스 타일 많이 바뀌었구나!”

[그래,안녕하냐. 돌아이 년아.]

“글레이드론,왜 이렇게 욕쟁이가 되었어……

[나도 이제 한 영역의 왕인데 자꾸 이런 데 부르니 욕이 나와,안 나 와?! 나이 웬만큼 먹었으면 정착 좀 해!]

동양의 용 형태를 하고 있던 소환 수의 등에서 날개가 솟구쳐 오르더

니 삽시간에 비룡(飛龍)의 모습으로 변한다.

이어서 두 날개가 번뜩이더니 급선 회!

좌악!

[악! 피했는데! 날개 끝이 잘렸어!] 녀석이 호들갑을 떠는 와중에도 전 투는 멈추지 않는다.

쩡! 쩡! 쩡!

휘둘러지는 클레이모어와 손가락이 충돌하며 거센 굉음이 울려 퍼진다.

공격은 그뿐만이 아니다.

[크르륵!!]

아빠의 그림자 아래에서 몸을 일으 킨 흑색의 늑대가 흉성을 드러내며 디카르마를 물어뜯으려 들었다.

“짐승신!! 신의 사체로 용케 이런 흉악한 걸 만들었군.”

늑대를 걷어찬 디카르마의 말에 아 빠가 넉살 좋게 웃는다.

“네크로맨서라는 게 원래 그런 직 업이지 않겠습니까.”

폭풍처럼 공세가 이어진다. 웬 정 체 모를 카드들이 날아다니며 온갖 효과를 발휘하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검이 물고기처럼 유려한 움직임으로 빈틈을 노린다. 검과 손가락이 부딪

히는 소리가 마치 타악기처럼 음률 을 만들어내고 그 박자에 맞춰 더더 욱 많은 것들이 모습을 드러내 숫자 를 불려 나간다.

“와,이게 뭐야.”

무수한 정령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개중에는 정령왕들도 보였다. 칠혹 의 강기를 두른 데스나이트들이 바 닥에서 일어나고 강기로 이루어진 벼락의 구슬이 빛살처럼 날아들어 디카르마를 휘감고 있는 보호막을 후려친다. 거기에 궁극 마법을 쉴 새 없이 난사하는 제니카까지.

그러나.

“너희를!”

말이 세상의 법칙을 바꾼다.

“추방한다!”

벼락을 쏟아내던 비룡, 사방에서 몰아치던 정령들,시체를 엮어 만든 늑대 등등 소환된 모든 존재가 모조 리 현실에서 추방된다.

그사이로 검을 든 아빠가 돌진했지 만 그는 신경 쓰지 않고 다시 외쳤 다.

“지금 시간부로 마법의 사용을 금 한다!”

“거절한다!”

킹!

디카르마의 말이 상쇄된다. 나와

똑같은 형태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 그러진다.

“이게 무슨! 어떻게 이런 게 가눙 하지?”

그가 경악하는 순간.

길고 긴 주문을 외우고 있던 제니 카가 외친다.

“영원을 넘어 꿰뚫어라! 반복하는 허수아비들의 16월!”

시간과 공간이 스스로의 몸을 엮어 그림자로 변하더니 마치 거미줄처럼 디카르마의 전신을 얽매고 든다.

“공간 변형을 금했는데?!”

“너만 법칙을 맘대로 건드는 게 아

니라는 걸 알아야지!”

그렇게 제니카의 주문에 디카르마 가 저항하지 못하는 사이 아빠가 내 려치기 자세를 취한다.

그리고.

킹.

베어진다. 엉망으로 헤집어져 있던 땅이,산이,하늘이,그리고 그 너머 에 있던 바다까지.

마치 유리에 금이 가듯 균열이 생 기더니,이면세계 특유의 회색 세상 이 둘로 잘려 나간다. 그 규모가 어 찌나 큰지 지평선 너머,아니,그 이상으로 세상이 잘려 나갔다.

쿨럭!

디카르마가 입에서 피를 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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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응?”

그 모습을 홀린 듯 보고 있던 나 는 어디에선가 들려오는 비명 소리 에 귀를 기울였다.

“안 돼! 철가면 님이 죽겠어!”

“저것들은 뭐야? 스테이지 끝난 거 아니었어?”

“저기 어디야? 우리가 가야 하는

거 아냐?”

“그런데… 저런 싸움에 우리가 낄 수나 있나? 지금 봐. 저기 아무리 봐도 뉴멕시코주 같은데 검격 한 방 에 바다까지 잘려 나갔어! 거의 2,000킬로미터라고! 저기가 표면세 계였으면 세계적인 대재앙이 일어났 을 거야!”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는 영문을 몰라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당연히 아무도 없다. 애초에 내 내 면세계에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가 왜 들려온단 말인가?

그러나 나는 이내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아.”

내 손에 정의의 조각칼이 들려 있 다.

조각칼을 드니 언제나 그랬듯 창이 열린다.

-당신은 챌린저(Master) 랭크(임시) 입니다!

-현재 챌린저의 숫자는 총 1명입 니다.

-정의의 요람에 접속합니다!

-7억 8,851만 1,241명이 당신을 시청 중입니다!

“스테이지가 끝났는데도 시청이 가 능하다고?”

아무래도 후안의 신성이 끊어지면 서 문제가 생긴 모양.

나는 게시판에 접속했다.

-20레벨 하급 스테이지 왜 이렇게 빨리 끝난 건가요? +7,144(티파니)

-스테이지가 끝났는데도 요람이 정상 작동 해요! +8,811(나은)

-철가면 님이 싸우고 있는 모습 다들 보고 계신가요?! +2,522(하니)

게시판 내용을 대충 훑어본다. 사 람들의 당황이 느껴진다.

문제는 그뿐이 아니다.

“이면세계로 가야 하는 거 아닙니 까?”

“일단 전투조를 집결시키죠!”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기가스들이 먼저 가야 합니다!”

“지니한테 통신 걸어봐요! 그녀라 면 뭔가 알고 있을 겁니다!”

[시청]을 하고 있지 않음에도 수많 은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심지 어 집중하면 그 모습도 보인다.

그리고 상황을 파악한 나는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사람들이 지금 이 전투에 끼려고 한다 r

절대 안 될 말이다. 해일에 쓸려 나가는 개미 떼처럼 몰살당하고 말 것이다.

나는 황급히 게시물을 만들었다.

-싸움에 끼지 마세요! (철가면)

내용도 작성했다.

-그 정도가 아니라 근처에도 오지 마세요. 가능하면 이면세계 자체에 서 나가주세요.

거기까지 썼다가 잠시 고민한다. 지금 상황을 솔직하게 쓰기가 애매 했기 때문. 그래서 나는 상황을 대 충 뭉개서 설명했다.

-지금 제 신성이 폭주해서 제정신 이 아닙니다. 저들도 적이 아니고요. 다시 말합니다. 접근하면 휩쓸릴 테 니 절대 접근하지 마세요. 다만 제 육신이 근처에 누워 있으니 회수해

주십시오. 위치는

그렇게 게시물을 올리자 바로 수만 개 이상의 코멘트가 달린다.

-뭐야? 이 게시물 진짜야? 철가면 님 지금 전투 중인데…….

-철가면 님 육체,현실하고 강철계 하고 두 개예요!

-계정은 철가면 님 게 맞는 거 같 아요!

-아니, 그나저나 신성의 폭주가 무 슨 말이에요… 진짜 신이 되시는 건 가요?

-이건 거짓입니다! 그는 사악한 선지자요. 사람들을 미혹시키고 있 습니다!

-와,인류가 6분의 1로 줄어도 이 런 사람이 안 사라지네.

-철가면 님 도대체 어디까지 가시 는 거예요? 지금 싸우는 모습이… 진짜 사람이 아닌데요. 영화라고 해 도 지나친데 이건…….

-그나저나 저 남녀는 대체 누구입니 까? 너무 말도 안 되게 강한데…….

코멘트를 대충 훑어보다 꺼버린다. 그나마 게시물을 의심하거나 하는

내용은 별로 안 보여서 다행이다.

광!

그 와중에도 전투는 치열하게 이어 지고 있었다.

아니,거의 끝나가는 분위기다.

“크,억……!”

미사일처럼 날아든 어검에 얻어맞 은 디카르마가 물수제비처럼 바닥에 몇 번 튕겼다가 도시 하나를 박살 내고 멈춘다.

도시를 가득히 채우고 있던 마족들 은 그 후폭풍만으로도 몰살당했다.

“하,하하하. 이거 꼴이 참.”

힘겹게 몸을 일으킨 디카르마의 표

정이 차분하게 가라앉는다. 그리고 그런 그의 위로 벼락의 창이 쏟아진 다.

쿠과과과쾅!!!

도시 전체가 박살나고 대지가 무너 져 내린다. 단순한 벼락의 창처럼 보였지만 거기에 담긴 힘은 그저 그 정도가 아니다. 아무래도 하나하나 가 강기로 만들어진 데다 그 외에도 몇 개 이상의 힘이 담겨 있는 것으 로 보인다.

그러나 그 순간.

파앙!

자욱하던 흙먼지는 물론,날아들던

모든 공격이 소멸한다. 덤벼들던 아 빠와 제니카가 놀라서 물러서는 모 습이 보인다.

디카르마의 옆에 한 여인이 서 있 다.

“왔구나,하와.”

“당신… 정말… 아버지?”

“그래. 네가 날 도와야겠다.”

하와가 복잡한 표정으로 디카르마 를 내려다본다.

그러나 디카르마는 신경 쓰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 말한다.

“하와! 전투 태세!”

“네".…

복잡한 표정이었지만 그럼에도 명 령에 반응하며 몸을 수그린다.

그리고 답한다.

[아버지.]

구우우우웅----!

하와의 모습이 흐릿해지더니 삽시 간에 확장된다.

그야말로 눈 깜빡할 사이에. 디카 르마와 하와의 모습이 사라지고 300미터는 넘어 보이는 무지막지한 크기의 거인만이 서 있었다.

나는 그것을,아니,그녀를 보았다.

[디 카르마]

1:)•。•。•녀녀。뉴3|。|。|。•。•。•녀。는 에

[노 넘버링 하와]

“이런 미친……

은빛으로 빛나는 하와는 전체적으 로 늘씬한 여성의 형태를 하고 있 다. 무장도 보이지 않고 특별한 기 세를 피우지도 않았지만… 보는 것 만으로 가슴이 떨려온다.

“신급 기가스… 하와라고?”

기가 막혀서 헛웃음만 나온다. 기

가스가 되었지만 그녀에게 넘버링은 없다. 왜냐하면 그녀는 원래 기가스 가 아니라 언터쳐블이기 때문이다. 잠시 기가스의 형태가 되었을 뿐이 다.

그러나 마주하는 상대도 절대 보통 의 존재가 아니다.

화악!

아빠가 차고 있던 시계가 눈부시게 빛나기 시작한다. 질려 있던 그의 얼굴이 밝아진다.

“승인됐다! 기간테싀!!”

후우우웅——!!!

300미터의 하와보다도 더욱 거대

한 600미터의 거인이 몸을 일으킨 다. 그뿐이 아니다.

“발동 마신갑(魔神甲)! 내려와라 천신검 (天神劍)!”

거대한 기가스의 몸에 새까만 갑주 가 걸쳐진다. 손에는 빛나는 검이 들린다.

하와,아니,그 안에 타고 있는 디 카르마에게서 기막히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천신과 마신이 미쳤구나! 자기 병 기를 고작 인간에게 내려준다고? 넘 버링 8번과 9번을?”

나는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새롭

게 등장한 기가스와 초월병기 때문 이 아니다. 디카르마와 아버지의 대 화 소리뿐이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 이 기겁하는 목소리가 같이 들려왔 기 때문이다.

“뭐야? 저게 뭐야?? 너무 크잖아??”

“으아! 뭐야 저거,근처에 있는 거 였어?! 도망쳐!!”

“말도 안 돼. 무슨 저런 싸움 이……!”

아무래도 미국에 있는 신자들의 한 탄이었던 모양.

그리고 그 순간 기간테스의 천신검 과 하와의 주먹이 충돌했다.

팟!

충격파가 없다. 굉음도 없었다.

“뭐야? 저게 뭐야?? 너무 크잖아??”

“으아! 뭐야 저거,근처에 있는 거 였어!? 도망쳐!!”

“말도 안 돼. 무슨 저런 싸움 이……!”

“영?”

방금 들었던 말에 뭔가 이상한데? 라고 생각하는 순간 자세를 고친 기 간테스와 하와가 다시 충돌했다.

팟!

“뭐야? 저게 뭐야?? 너무 크잖아??”

“으아! 뭐야 저거,근처에 있는 거 였어!? 도망쳐!!”

“말도 안 돼. 무슨 저런 싸움 이……!”

“어어어??”

내면세계에서 밖을 보고 있던 나는 반복되는 사람들의 모습. 그러나 반 복되지 않는 두 기가스의 전투를 보 았다.

검과 주먹이 부딪히고 광선이 쏘아 져 새까만 갑주를 후려친다.

나는 이제야 상황을 깨닫고 기겁했 다.

“이런 미친! 말도 안 돼!”

그들이 충돌할 때마다.

우주의 시간축(時間軸)이 뒤로 밀 리고 있었다……!!

다음 화에 계속...

< 당신의 머리 위에 2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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