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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머리 위에 2부-116화 (233/249)

116화

고유세계의 대하는 소년을 내려다 보았다. 그 시선에 소년이 대하의 가슴을 찔렀던 흑색의 검을 가지고 다시 한번 몸을 날렸지만.

“어차피 파편이군. 신경 쓸 가치가 없어.”

그 전에 대하가 먼저 말했다. 소년 이 검을 찌르는 속도는 빛살과도 같 았지만 그럼에도 그의 말이 먼저 닿

는다.

인과(因果)를 초월하는 말(言)이었 다.

“죽어라.”

털썩. 지이익…….

달려들던 소년이 몸이 그대로 쓰러 져 바닥에 죽 미끄러진다.

-축하합니다! 스테이지가 완벽하게 클리어되었습니다! 기여도에 따라 보상이 주어집니다.

-당신의 순위는 1위입니다.

[대하야?]

아레스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 다. 그의 심장 깊은 곳에서부터 무 조건적인 호의와 애정이 솟구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걱정할 것 없다.”

[하,하지만.]

“스테이지가 클리어되었으니 비상 을 풀고 준비한 대로 움직여라.”

[네,함장님. 명령대로.]

[지니?!]

아레스가 당황해 불렀지만 지니는 신경 쓰지 않고 대하의 명령대로 움 직이기 시작한다.

기이잉-一一!!

아레스의 아이언 하트가 맹렬하게 돌아가며 강대한 영자력을 뿜어낸다.

아레스는 생각했다.

‘지금의 대하는 뭔가 달라! 확인해 야 한다!!’

30미터의 거대한 덩치를 가진 아 레스의 몸에서 강대한 영자력이 터 져 나오자 그것만으로도 주변 공간 이 짓눌릴 정도의 투기가 뿜어진다.

그러나 대하는 놀라거나 겁먹는 대 신 웃었다.

“너,제법 의리가 있구나. 착해.”

[무슨,헛,소리를……!!]

아레스가 으르렁거렸다. 그럴 수밖 에 없었다.

착해.

그 간단하고 웃기기까지 한 칭찬에 머릿속에 기쁨이 가득하다. 가슴이 벅차오르고,어이없게도 감격에 눈 물이 나올 것만 같다.

그 강렬한 감정을 추스르기 위해서 아레스는 더욱 이를 악물고 억지로 적의를 일으켰다.

한편 지구.

“당신……

후안은 멍한 표정으로 대하를 바라 보았다.

“기억이 나.”

그리고 대하 역시 그를 보며 말했 다.

“그래. 이 행성에 떨어진 게 나뿐 이 아니었지. 어떻게든 종말 프로젝 트를 살려보려던 투쟁이라는 녀석도 있었어. 스스로 설정과 상관없는 자 신의 이름을 지었던 별종… 소멸 직 전으로 보였는데 어떻게 뭔가 남기 긴 했군.”

“당신… 대체……

후안은 [흐름]을 볼 수 있는 능력 이 있었다. 인과의 흐름,신앙의 흐 름,업과 운명의 흐름까지.

세계의 가장 근원적인 흐름을 보는 능력이었기에 어떤 면에서는 전지나 예지보다도 상위의 능력이다. 흐름 은 초월자들조차 벗어날 수 없는 종 류의 것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 능력이 있었기에 그는 대하의 또 다른 인격이 지구에 핵폭탄을 떨 구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그것을 알 수 있었고,사람들의 선업과 악업을 활용할 수 있었으며,진실과 명예를 하나로 그러모아 힘으로 바꿀 수도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의 눈에.

대하는 마치 거대한 태풍처럼 보였 다.

“이건, 말도 안 돼.”

수십억 인류의 모든 흐름을 모아도 고작 먼지 한 롤로밖에 안 보일 정 도로 거대한 흐름이다. 그 흐름이 얼마나 거센지,조금만 방향을 잘 잡아도 온 우주를 휩쓸어 버릴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

“너를 어찌해야 할까.”

대하가 후안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 긴다.

녀석들이 모든 것을 망쳤다.

전에 자신을 찾아온 자식을 만났을 때,그는 자신의 목적이 거의 완성 되었다는 것을 알았다. 조금의 시간,

조금의 계기만 있어도 자신이 심은 씨앗이 싹을 퇴워 화려한 꽃을 피울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이게 뭔가?

계의 주인도,외신도 아닌,이런 머저리들이 일을 그르쳐 버리다니.

“이렇게 깨어나면 안 되는데……

한탄한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 는 최상급 신들이 대부분 세상 밖으 로 나가 무주공산이나 다름없는 대 우주였지만,지금의 그는 노블레스 와 엘로힘만 몰려와도 위험할 정도 로 약화된 상태다. 무신에게 살해당 했을 때의 타격을 아직도 다 회복하 지 못한 상황이니 당연한 일.

일단 어느 정도 전력을 갖춰 현재 상황에 대처한 뒤 다음 계획을 준비 해야 한다.

“업을 거스른 자의 이름으로 말한 다. 빛의 신의 이름을 이은 아이야, 나의 신성을 가지고 이곳에 나타나 라.”

우우웅!!!

단지 말한 것만으로 세상이 요동친 다. 마주보고 있던 후안이 깜짝 놀 라 몸을 움츠렸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다.

«..2^

대하는,아니,그의 모습을 빌어 나타난 대하의 친부,디카르마의 표 정에 의혹이 깃든다.

신언이 멀쩡히 작동하는 걸 확인했 는데 절대명령권은 발동이 안 되다 니?

그러나 이내 상황을 파악한 그의 얼굴이 환해진다.

“관대하! 아직 살아 있었구나! 그 래,아무리 죽었다 해도 너무 형편 없이 쪼그라들었다 했지!”

“잠깐! 당신,지금 무슨 소리를……

“아,아직도 거기 있었나? 너.”

디카르마가 후안을 가리켰다.

“모든 신성과 분리되어라.”

“그게 무… 끅! 끄아아아악!!!”

후안의 몸 위로 거대한 세 가닥의 선이 그어진다.

정의의 선이 잘려 나간다.

진실의 선이 잘려 나간다.

명예의 선이 잘려 나간다.

후안이 중급신에 맞먹는 힘을 가진 삼신을 만들었지만 그건 진실로 중 급 초월자 셋을 만든 것이 아니다. 독립된 존재로 보인다 해도 그들은 후안의 일부. 인간으로 치면 팔다리 같은 존재였다.

그리고 지금 그 연결이 끊어졌다.

산 채로 팔다리가 잘려 나가는 셈이 니 고통스럽지 않을 리 없다.

그리고 이 시간부로 삼신은 독립적 인 존재가 되리라.

우웅!!

그리고 그가 대하에게서 빼앗았던 신성 또한 잘려 나가 원래의 주인에 게 돌아갔다. 창백한 시체였던 대하 의 몸에 혈색이 돌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런 대하의 머리 위에 디 카르마의 손이 닿는다.

“어디 보자……

그의 눈이 감겼다.

그리고 다시 떠진다.

“찾았다.”

“이런……!"

외시경 너머에 거대한 [눈]이 나타 난다. 그 크기와 위압감이 어찌나 큰지 마주한 것만으로 다리에 힘이 풀릴 정도다.

대하,문을 열어다오.

“시, 싫어요.”

얼간이 같게도 그렇게밖에 말할 수 없었다. 아니,얼간이 같지 않다. 그 위엄 있는 말에 거부의 말을 할 수 있었다는 사실에 스스로가 대견스러 울 지경이다.

홈. 그런가.

세상을 울리는 목소리가 사라진 후

다시 사방이 조용해진다.

잠시 한 발짝 물러섰던 난 다시 외시경으로 밖을 보았다. 어느새 거 대한 눈이 사라지고 아까 보았던 학 자풍의 사내가 서 있다.

‘저자가 디 카르마……!’

한때 절대신 그 이상의 존재였던 사내가 외시경 너머에서 나를 바라 보고 있다.

외시경의 구조대로라면 나를 볼 수 없어야 하는데도 그는 나의 모습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 다.

“예전에는 이렇게까지 경계하지 않

았는데… 그렇구나. 내가 그 실패작 을 처리하는 모습을 봤어.”

“아빠를 부르며 울먹이던 꼬맹이 심장을 뽑아버리는 모습 말이지요.”

날카롭게 대답하자 그가 웃는다.

“하하하. 걱정할 것 없다. 그 실패 작과 넌 달라. 넌 내 자식이다. 나 의 모든 것을 물려받아 우주의 법칙 을 바꾸는 존재가 될 것이다.”

자상한 말투와 마음을 편안하게 만 드는 목소리.

그러나 고개를 흔들었다.

‘개소리.’

저 사람은 [나]를 나와 헷갈렸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건 실패작이고 나는 성공작이라 상황이 다를 거라 고?

설사 그 말이 진짜라 해도 위험한 소리다.

“돌아가 주세요. 그 책 많은 곳으 로 가면 되잖아요.”

“그럴 수는 없다. 이미 나와 버렸 으니.”

그는 그렇게 말하고서 다가와 문을 잡았다.

덜컹!

당연하지만 열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는 당황하지 않고 손가락을 들었

i백1 西i! Hflji i책!

그러고 보니 외시경을 만들기 위해 아파트 문을 연상했기에 문에 도어 록이 설치되어 있다. 물론 비밀번호 는 아무렇게나 정했다.

띠리릭〜 上

“미친……?r

아니,저 사람이 비밀번호를 어떻 게 안단 말인가? 문이 막 열리려는 모습에 기겁해 문의 형태를 바꿔 버 린다.

덜컹 H

“헉… 헉……

너무 놀라 심장이 쿵쾅거린다.

철컥!

“뭐?!”

디카르마가 대충 문을 만지자 어이 없게도 잠금장치가 풀린다. 나는 기 겁해 다시 문의 형태를 바꿔 버렸 다.

거대한 철문. 자물쇠가 수십 개나 달려 있다.

철컥! 철컥! 철컥! 철컥!

“아니,뭐야?!”

다시 문의 형태를 바꾼다. 하지만 디카르마는 또 간단히 열어버렸다. 또 바꾸고 또 바꿨다. 또다시 디카

르마가 그것을 풀어버렸다.

그리고 그런 과정이 몇 번 반복되 자.

온화하던 사내의 표정이 엄해진다. 그의 오른손이 들린다.

광!!!

“으헉!”

깜짝 놀라 펄쩍 뛰었지만 문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잠시라도 집중이 풀렸다가는 그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후,어쩔 수 없군.”

외시경으로 밖을 보자 한숨 쉰 디 카르마가 자신의 목을 더듬는 모습

이 보인다.

“음?”

그러다 그의 표정이 변한다. 그가 뭘 찾는지 눈치 첸 나는 손을 뻗어 내 목에 걸려 있는 열쇠를 잡았다.

‘다행히 이건 내 손에 있다. 하지 만… 이래 봐야 시간 끌기밖에 못 해.’

모든 제약을 풀어버리는 열쇠가 그 의 손에 있었다면 내 심상으로 만들 어낸 문 따위는 단번에 열려 다시는 닫을 수 없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초월병기는 [자물쇠]가 아닌 [열쇠].

그의 손에 들려 있지 않은 것은 다행이지만 지금 이걸 내가 활용할 방법이 없다.

“아.”

계속 문의 형태를 바꾸고 있던 나 는 이내 내가 가진 것이 열쇠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품속을 뒤져 보자 하얀색의 구슬이 모습을 드러 냈던 것이다.

“아니… 어떻게 물건이 내면세계에 도 들어올 수 있는 거야?”

열쇠도 그렇고 이 구슬도 그렇고 대체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물 건인지 짐작조차 가지 않는다.

철컥!

쾅!

다시 한번 문의 형태를 바꾸자 신 경질이 난 듯 디카르마가 문을 한 번 걷어찼다.

문이 차였을 뿐인데도 숨이 턱 막 히는 게,이런 식으로는 오래 버틸 수 없을 것 같다,

“하와,내가 죽는데 안 도와줬단 말이지.”

푹!

구슬의 매끈한 표면에 열쇠를 끼워 넣는다.

“그러니 이건 약속을 어긴 게 아

그리고 구슬을 [열었다.]

철컥!

푸확!!!

구슬이 터져 나가며 무지막지한 양 의 [정보]가 터져 나와 사방을 뒤덮 는다. 어찌나 압축되어 있는지 슬쩍 보는 것만으로 눈이 빠개질 것처럼 아프다.

팟!

문을 열고자 시도하고 있던 디카르 마의 모습이 사라진다.

그리고 현실의 모습이 보인다.

우우우--!

터져 나왔던 정보가 하나로 뭉쳐지 더니 이내 인간의 모습으로 변한다. 170이 넘는 키에 육감적인 몸매. 허 리까지 늘■어진 흑발을 가진 화려한 인상의 미녀.

그 모습을 본 디카르마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진다.

“마도황녀! 감히 염롱의 끄나풀이 여기에 와?”

우우웅一!!

영력이 부풀어 오른다.

“업을 거스른 자의 이름으로 말한 다. 너!”

디카르마가 명령했다.

“죽어라!”

과르응!!!

순간 천둥이 치는 듯한 소리가 들 렸다.

아니,듯한이 아니다. 지금 이 순 간… 정말로 천둥이 쳤다!

팟!

멍하니 서 있던 여인을 안아 든 사내가 확 하고 디카르마와 거리를 벌렸다.

그가 한숨 쉰다.

“아,좀 더 지켜봐야 하는데 한석 구 이놈은 왜 여기서 튀어나와? 덕 택에 언터쳐블하고 싸우게 생겼네.”

마치 바람을 맞고 있는 것처럼 연 두색 장발이 찰랑인다. 몸을 꽉 조 여 탄탄한 몸매가 드러나는 가죽 갑 옷. 그리고 그 위에 걸쳐져 있는 가 죽 코트와 등 뒤에 메고 있는 클레 이모어.

“어?”

나는 그 모습에 생각이 정지하는 것을 느꼈다.

위잉!

허공에서 거대한 검이 모습을 드러 내더니 이내 4개의 검으로 분리되어 그를 중심으로 빙글빙글 돌기 시작 한다.

그의 등 뒤로 정체를 알 수 없는 인영(人影)들이 일렁이기 시작하고 그의 그림자 속에서 섬뜩해 보이는 눈동자가 눈을 뜬다.

지직!

그의 등 뒤 공간이 갈라지더니 백 색의 용(龍)이 모습을 드러낸다. 용 의 전신에서 엄청난 양의 스파크가 튀고 있다.

사내가 말했다.

“빨리 일어나,이 멍청아. 디카르마 야 디카르마!”

“우응… 히히,밀레이온. 나를 구하 러 온 거야?”

“일어나라고!”

미녀의 달콤한 숨결에도 와락 짜증 을 내는 사내.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신음했다.

“아빠……?”

다음 화에 계속...

< 당신의 머리 위에 2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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