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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머리 위에 2부-113화 (230/249)

113화

성계신이 자신의 문명에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은 매우 한정적이라고 알 려져 있지만. 이는 사실 잘못 알려 진 사실이다. 정말 성계신이 아무것 도 할 수 없다면 외계의 온갖 꼼수 에서 해당 문명을 어떻게 지킬 수 있겠는가?

정확한 사실은,성계신 스스로가 개입하기 싫어한다는 것이다. 그들

은 자신이 보호하는 문명에 별다른 애정도,소유욕도 없기 때문이다.

하나의 문명이 탄생하면.

하나의 성계신이 태어난다.

창조신의 위계를 타고나 신으로 갖 춰야 할 모든 것(전지全知를 비롯하 여)을 갖추고 태어나는 성계신은 스 스로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신이 담 당한 문명을 기나긴 세월 동안 지켜 야 한다.

그것은 의무(義務)이자 사명(使命) 이지,애정의 결과가 아니며.

그렇기에 성계신들의 기본 스탠스 는 의욕 없는 공무원의 그것에 가깝

다. 그저 그게 자신의 역할이라 한 다는 느낌.

그러나… 34지구의 성계신은 달랐 다.

대전쟁 시절 34지구는 가장 격렬 한 전선(戰線) 부근에 끼어 있었다.

수많은 노블레스와 엘로힘,언터쳐 블과 언네임드들이 죽어나가는 치열 한 전장.

그때 그녀는 34지구를,그리고 그 안의 인류를 지키기 위해 전력을 다 했다. 외계의 물리적인 침입을 막아 내는 것은 성계신의 가장 중대한 사 명이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스스로의 힘을 소모하면서 까지 인류 전체에 가호를 걸어 다수 의 초월자를 확보했고 스스로도 전 장에 나가 고대의 신들을,언네임드 를,마통과 마왕들을 상대하는 적극 성을 보였다.

그러나 불가항력.

온갖 수고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수 십 수백 번 이상 죽었다.

불멸(不減)의 존재인 그녀에게도 죽음은 고통이었으니 인류를 지켜야 한다는 사실에 진절머리를 내도 할 말 없는 상황.

그러나 얄궂게도… 오랜 시간 인류

를 지키기 위해 싸우면서.

그녀는 인류를 아끼게 되었다.

길 가다 개미를 밟았다고 슬퍼하는 사람은 흔치 않지만,개미에게 이름 을 붙이고,개미가 살아갈 환경을 만들고 오랜 시간 관찰하다 그 개미 를 실수로 죽이게 된다면 누구라도 슬퍼할 것이다.

시장에서 우연히 발견한 병아리는 고작 500원에 불과하겠지만 그 병 아리에 이름을 붙이고 애정을 주고 자라나는 모습을 지켜본다면 그것은 더 이상 500원짜리가 아니다. 녀석 이 아파 병원비가 수십만 원이 나왔 을 때 그냥 죽이고 새로 사는 대신

기꺼이 병원비를 지불하게 되는 것 이다.

인류를 그저 귀찮은 짐 덩어리로 보던 그녀는 그 인류를 위해 수없이 싸우고 수십 수백 번 이상 죽게 되 며 오히려 인류에 큰 애착을 가지게 되었다.

이는 종말 프로젝트가 알지도 못했 고,알 수도 없을 감정이리라.

[나는!]

그녀가 종말 프로젝트를 직접 공격 할 수는 없다. 폐기된 구상이라 해 도 종말 프로젝트는 창조신이 직접 [역할]을 부여했던 설정. 창조신의 위계를 잇고 있는 그녀가 건들 물건

이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34지구에는 [이면세계]라는 특수한 환경이 존재했고.

종말 프로젝트의 폭거에 분노한 그 녀는 꽤 큰 수고를 감수하고 권능을 발현했다.

[너희를 추방(追故)한다!]

신언과 함께 지구 곳곳에서 브레스 를 뿜어대고 있던 우주 괴수들이 이 면세계로 쫓겨난다.

심지어 그 배치가 매우 악의적이 다.

‘맘 같아서는 죄다 동일 좌표로 쫒 아내 터뜨려 버리고 싶지만… 이 정

도가 한계겠지.’

그녀는 20억이 넘는 우주 괴수들 을 1밀리미터의 여유도 없이 다닥다 닥 붙여 태평양 한가운데로 몰아넣 었다.

대단한 일이었지만 이걸로 끝이라 면 그저 괴수들을 번거롭게 하고 끝 이었을 것이다. 우주를 날아다니는 괴수들은 대기권 안에서도 시속 수 천 킬로미터의 속도로 움직일 수 있 으니까.

그러나 화가 난 것은 성계신뿐이 아니며.

[너무 많은 인간이 죽었어.]

그들의 위로 세 명의 신이 나타났

[너무.]

[많이.]

[죽었다고.]

번쩍!

삼신의 몸이 빛난다. 그 모습은 정 의 무구를 가진 모든 이들에게 시청 되고 있다.

우응!

그들의 주위로 억 단위의 정의 무 구가 떠오른다. 억 단위의 빛 덩어 리가,억 단위의 보좌가 나타났다.

모두 괴물 고래에게 살해당한 이들 의 것. 그중 정의 무구들이 [정의]가 가진 황금빛 저울에 빨려 들어간다.

그녀는 잠시 서 미래를 [보았]다.

[적합하지 않군.]

그와 함께 그녀의 모습이 사라지고 금빛 기운만이 남는다.

보좌들이 [명예]의 칠흑빛 석판에 빨려 들어간다. 그 역시 말했다.

[적합하지 않다.]

그가 사라지고 금빛 기운이 남는 다.

그리고 남은 모든 것들이 은빛 검 을 든 [진실]에게 빨려 들어간다.

그리고 홀로 남은 진실이 선언한

[이 시간부로 비행을 금하노라.]

이어서 말했다.

[그리고 사악한 숨결은 스스로 불 타 뿜을 수 없으리라.]

두 개의 [신언]이 힘을 발하자 태 평양에 고래 떼가 소나기처럼 쏟아 진다.

푸화하학!!!

그 엄청난 질량의 낙하에 온 바다 가 들썩인다.

심지어 고래들의 재난은 거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까아악!! 괴물이다!]

[아니,이것들은 뭐야? 감히 내 앞 마당에 쳐들어오다니!!!]

이면세계에서 가장 위험천만한 곳. 최상급 마족이 좌리를 틀고 있던 마 경(魔境)에 고래 떼가 쏟아진다.

당연히 그들은 충돌할 수밖에 없 다.

[자,잠깐만 이것들 엄청 센데?? 게다가 뭐가 이렇게 많아?!]

고래들이 미쳐 날뛰기 시작한다. 원래대로라면 최상급 마족이라 해도 그중 한 마리조차 감당하지 못해야 하지만, 삼신의 제약으로 인해 약화

되었기에 상황은 혼란으로 치달았 다.

쏟아지는 핏물과 비명은 마족 최고 의 성찬(盛饌).

하늘에서,바다 너머에서 수없이 많은 마족들이 스멀스멀 몸을 일으 키고 있었다.

이제는 달에 맞먹는 사이즈로 확장 되었지만.

고유세계의 구조는 달과 다르다. 지각,맨틀,핵의 구분 없이 그저

거대한 사철로 이루어진 거대한 금 속 덩어리에 가까운 것.

그리고 스테이지의 반복 진행으로 지니에게는 끝도 없는 시간이 주어 졌다.

무지막지한 자재+끝도 없는 시간 의 결과는?

기이이잉!!! 푸확!!

광니 기기긱!!!

바닥을 뒤덮은 철판이 열리고 묵직 한 소리와 함께 모습을 드러낸 거대 한 포신이 끝도 없이 포격을 쏟아낸

물론 그것들은 괴물 고래가 뿜어낸

브레스 한 방에 파괴되었다. 꼼꼼한 지니의 작품이었던 만큼 튼튼했지만 괴물 고래의 브레스는 어지간한 방 어로는 견딜 수가 없는 위력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대 한 대가 파괴되자 다 른 쪽 바닥이 열리고 새로운 포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퍼억!!!

길이만 300미터를 넘어서는 거대 한 레일건이 쏘아낸 수백 킬로그램 짜리 금속 탄자가 적을 후려친다.

물론 그 정도로 19레벨의 튼튼한 괴수를 잡아 죽일 수는 없었지만, 타격을 주고 땅에 추락시키기에는

충분한 위력이다.

“떨어졌다!!”

“공격해!!”

그리고 그렇게 추락한 괴물 고래에 게 수백의 기가스가 돌진한다. 바닥 에 추락했던 괴물 고래는 기습적으 로 몸을 펄떡여 뛰어오른 뒤 브레스 를 뿜었지만.

“브레스!! 피해옷니 구석으로!!”

“사망 플래그 세우지 마,멍청아!!” 기가스들이 제각기 땅을 박찬다.

실드를 만들어 브레스 위로 타고 오르고-

개중 몇은 공간을 뛰어넘는다.

[궤엑?]

브레스를 뿜던 괴물 고래가 순간 멈칫했다. 짐승이나 다름없는 지능 을 가지고 있음에도 당황을 금치 못 한다.

단 한 명도 맞지 않았다!

“〈관통〉!”

“어빌리티 외치지 말고!”

안타깝게도 고유세계에서도 인정받 는 진짜 강자,그러니까 [이순신]의 배재석이라든가,[세종대왕]의 이민 경,[알렉산데의 김소향,[링컨]의 알렉스 등은 없다. 그들은 스테이지 를 진행하기 위해 지구로 가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기가스들은 매섭 게 괴물 고래를 몰아쳤다.

과과광!! 퍼억!!

포격이 쏟아진다. 괴물 고래는 어 떻게든 날아오르려 했지만 절묘한 방해들이 몸 여기저기를 후려치자 괴물 고래는 자신의 힘으로 하늘로 날아오르는 대신 가로로 팽그르르 돌아야 했다. 고속으로 날아오르려 고 했던 만큼 고속의 회전!

보고도 눈을 의심할 정도의 호흡과 컨트롤이다. 당하는 괴물 고래조차 왜 비행에 실패했는지 이해하지 못 할 정도였다.

쿠과과쾅!!!

바닥을 구르는 거대한 몸체.

당연히 그들이 싸우던 장소,그러 니까 사철의 바다가 물결치며 요동 쳤지만 그 누구도 거기에 휩쓸리지 않는다.

아니,되레 서핑이라도 하듯 그 물 결을 타고 올라 괴물 고래의 몸에 접근했다.

“밖에서는 백날 때려봐야 한계가 있어요! 몸 안으로 들어가세요!!”

“알아요! 폭탄 설치하고 올 테니까 시간이나 끌어요!”

몇몇 기가스들이 마치 클라이밍을

하듯 능숙하게 괴수의 몸에 올라타 숨구멍을 찢어 틈을 넓힌 후 그 안 으로 몸을 던진다.

그리고 잠시 후 그들이 고래의 몸 밖으로 뛰어나오고.

쿠구궁!!

무지막지한 폭음과 함께 괴물 고래 의 움직임이 멎는다.

그리고 그것은 고유세계 이곳저곳 에서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광경이 었다.

“좋아! 잘한다!”

그리고 하늘을 날아다니며 고래들 을 쳐 죽이던 난 그 모습에 박수를

쳤다.

아레스가 기막혀한다.

[아니,아무리 수백 대 모였다고 해도 죄다 수급인데 19레벨 우주 괴수를 잡아 죽인다고? 게다가 사망 자가 한 명도 없잖아?]

지니 역시 놀랐다.

[저 조종술은…….]

“그래. 내 거지. 내가 전해줄 수 있 는 건 기교뿐이고,판단들은 스스로 해야 하는 거라 걱정했는데 생각보 다 질•하네. 어빌리티도 적시적재에 잘 쓰고.”

나는 인공 태양을 터뜨린 덕에 어

두컴컴한 하늘을 날았다. 세상 전체 가 꿈틀꿈틀거리는 착각이 들 정도 로 바글바글 모인 괴물 고래들이 괴 성을 지르며 이빨을 디밀고 숨결을 내뿜는다.

물론.

어림도 없다.

“하압!!”

밟아 터뜨린다. 때려 부순다. 던져 꿰뚫는다. 휘둘러 잘라내고 찍어 끊 는다!

과드득!! 쩌엉! 팡!!!

내게 접근하던 모든 적들이 갈가리 분쇄되어 바닥에 떨어진다. 발아래

로 넓게 펼쳐져 있는 사철의 바다에 피와 살점들이 비처럼 쏟아지는 모 습이 보인다.

꾸드득!!!

그다음 온몸을 비틀었다. 온몸의 무게,기가스의 출력,솟구치는 영력 모두를 궁니르에 담는다.

그뿐이 아니다.

우우우우웅——!!!

궁니르가 새파랗게 빛난다. 나,정 확히는 생체력 수련자로서의 모든 힘이 [차원 진동]으로 변해 창에 담 긴다.

“그리고!!”

궁니르에 특성을 담는다.

오직 하나. [충격 증폭].

오오오오---!

창을 당기는 것만으로 세상이 비명 을 지른다. 미친 듯 달려들던 괴물 고래들까지 놀라 움직임을 멈췄지만 어차피 투창은 근접기가 아니라서 접근하든 도망치든 소용없는 짓이었 다.

뻐엉一一一!!!!

창이 쏘아지자 공기가 터져 나가며 무지막지한 굉음이 울려 퍼진다.

그리고 그와 함께.

정면의 모든 것이 지워진다.

[•…"m]

[……!?]

[?!?!]

괴물들의 비명이 굉음에 묻혀 흩어 진다. 지니가 대신 소리쳐 주었다.

[비,비행 거리 240.7킬로미터! 관 통된 적은 5,911개체입니다!]

[아니,이게 뭐야… 아무리 나를 탔다지만 한 방에 19레벨 6천 마 리???]

계속 신나 하던 아레스조차도 어이 없어하는 순간.

내 손에 궁니르가 잡힌다.

꾸드득!!!

다시 몸을 뒤틀었다.

끼기긱一一一! 기긱一一一!!

[야야야야!!! 아퍼! 슬슬 아프다! 살살 좀 해 살살!!! 아이언 하트도 텅텅 빈다!]

“전쟁의 신이라는 녀석이 징징대기 는!”

파라락!!!

정신을 집중해 책을 펼친다. 나폴 레옹의 아이언 하트가 가세하면서 조금 여유가 생겼지만 고작 인급에 불과한 아이언 하트의 영자력으로는 간신히 숨통만 트인 정도.

대신 나는 책의 내용을 보았다.

*오늘의 어빌리티!

[점멸]

[점멸]

[중압]

[저격]

별로 필요 없는 어빌리티들이 보인 다. 상황과도 맞지 않는다.

나는 손을 들어 페이지를 흩어버렸 다.

그리고 정의의 조각칼을 들었다.

[뭐 하는 거야?]

“별건 아니고.”

그리고 책을 [조각]한다.

“필요한 게 있어서.”

책의 내용이 바뀐다. [점멸]. [점 멸]. [중압]. [저격]의 텍스트가 사라 진 자리에 새로운 텍스트가 새겨진 다.

*오늘의 어빌리티!

[포식의 마수]

신급 기가스,리바이어던의 어빌리

티가 작동한다.

[캬아아!!]

아주 작은,거의 어린애 한 명 정 도 사이즈를 가진 괴물 한 마리가 땅으로 뚝 떨어져 내리더니 그대로 땅을 뒹굴던 괴물 고래들의 피와 살 점을 빨아들이듯 먹어 치우기 시작 한다.

죽고 나면 대략 10분 만에 흩어져 먼지가 되어버리는 시체들이었지만 포식의 마수가 그것들을 먹어 치우 는 속도는 그보다 훨씬 빠르다.

포식의 마수는 삽시간에 그 덩치를 키웠고.

녀석이 시체를 씹어 먹는 만큼 아 레스의 힘이 회복된다.

오오오오---!!!

[와,이게 뭐냐. 개사기 아닌가.]

차오르는 영자력에 황당해하는 아 레스의 말을 뒤로한 채.

나는 다시 궁니르를 내던졌다.

다음 화에 계속...

< 당신의 머리 위에 2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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