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당신의 머리 위에 2부-91화 (208/249)

91 화

-스테이지 (Stage)가 오픈됩니다!

-레벨 14. 하급(下級)이 설정되었 습니다.

-3시간 안에 해당 적을 제거하십 시오.

-10초 후 스테이지가 시작됩니다.

-10. 9. 8. 7…….

흑색의 갑주를 입은 새까만 스켈레 톤이 모습을 드러낸다.

신장은 1.9미터. 등에는 검은 수정 으로 만들어진 양손 검을 차고 있 다.

[종말 프로젝트]

[14 레벨]

[블랙 데스 나이트]

고오오…….

새까만 아우라가 이글이글 타오르 고 있다. 검을 뽑아 드는 기세는 칼

날과 같다.

‘강해.’

인류의 평균 레벨이 어마어마하게 올랐다지만 과연 지금 이 시점에 1:1로 이 녀석을 상대할 강자가 몇 명이나 있을까?

그러나 아레스가 뜻밖의 말을 했 다.

[생각보다 많을걸.]

‘뭐? 어떻게?’

[골드 랭크 이상의 정의 무구를 일 격 필살이 가능한 형태로 진화시키 면 어떻게든 한두 번은 이길 수 있 는 모양이야. 지금 지킴이인가 뭔가

하는 놈 중 하나가 나한테 와서 재 롱떨고 있는데 위력이 상당해.]

‘정의 무구가 그렇게 성능이 좋았 나?’

[네가 제작 도구로 쓰고 있는 것처 럼 생각보다 바리에이션이 많은 모 양이야. 대신 그런 식으로 쓰면 한 동안 아이언 랭크를 벗어날 수가 없 다고 하네.]

‘그래? 그것 참.’

광!

“신기하네.”

갑주째로 박살 난 데스 나이트의 몸이 물수제비처럼 바닥에서 텅텅

하고 튕기더니 보이지 않는 벽에 충 돌해 널브러진다.

위이잉…….

나는 오른발의 진동이 서서히 가라 앉는 걸 느끼며 기체의 상태를 살폈 다. 그 찰나의 순간 날카롭게 일어 난 검기가 내 발,정확히는 나폴레 옹의 발목을 후려쳤지만 드래곤 본 을 기반으로 만든 나폴레옹의 장갑 을 고작 검기로 뚫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애초에 30미터짜리 거인이 2미터 도 안 되는 녀석을 걷어찼으니 이걸 전투라고나 할 수 있는지가 의문이 다.

-다음 전투를 시작하시겠습니까?

-다음 전투를 시작하시겠습니까?

-다음 전투를…….

대략 스무 번 정도 더 쓰러뜨렸다. 평균 전투 시간은 5초 안쪽.

너무도 당연하게도… 나폴레옹에 탑승한 나에게 14레벨의 데스나이 트 따위 상대도 되지 않는다. 급조 한 나폴레옹으로도 19레벨의 망령 룡을 때려잡았었는데 이제 와 이 정 도 상대에게 고생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

‘하지만 이건 내가 조종하고 있을 때 기준이란 말이지.’

나는 [책]을 덮었다. 아이언 하트 와의 연결이 끊어지며 드래곤 하트 에서 [영자력]이라는 속성이 사라진 다.

이어서 스킬을 장착했다.

-억제기(10레벨): (극한) 1회 클리 어를 20회 클리어로 판정. 고스탯부 터 2,000포인트 스탯 감소 디버프.

이제 스킬을 3개까지 장착할 수 있지만 굳이 그러지 않았다. 어차피

몸으로 싸울 게 아니니 이 이상의 스킬은 필요가 없기 때문.

그리고 이어서 강철화를 발동. 스 테이지의 의식을 끊어버렸다.

-당신은 마스터 (Master) 랭크(임시) 입니다!

-정의의 요람에 접속합니다!

-11 억 6,551만 1,441명이 당신을 시청 중입니다!

고유세계의 몸으로 넘어가 정의의 요람에 접속한다.

-정의의 요람에 오신 것을 환영합 니다.

-당신의 정의 포인트 0점.

-부여받은 정의 포인트 450억 1,223 만 9,441점

-(게시판 읽기),(플레이 시청),(코 멘트 확인),(설정)

-현재 정의의 요람 접속자 20억

1,111만 3,541명

-외부 접속자 5,521명

과거 억 단위였던 외부 접속자가 확 줄어 있다.

‘하긴 당장 눈앞의 적과 싸우는 1:1 전투에서 요람에 접속할 여유가 있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

아마 저 숫자도 전투가 끝나고 주 어지는 5분의 시간 동안 정보를 습 득하기 위해 접속한 사람들이겠지.

나는 플레이 시청으로 스테이지의 내 모습을 확인했다.

구구궁…….

30미터에 가깝던 나폴레옹의 몸이 5미터까지 축소된다. 영자력과 어빌 리티의 보정 없이는 거대한 덩치를 유지할 수 없기에 선택한 궁여지책.

물론 ‘드래곤 하트 정도 되면 고작

인급 아이언 하트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품고 있지 않느냐?’라고 물을 수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지금 내 역량으론 드래곤 하트의 마력을 자 유자재로 뽑아낼 설비를 만들어낼 수가 없다. 기껏해야 홀러나오는 기 운을 가져다 쓰는 정도가 전부인 것 이다.

‘아,몇 개만 더 있었으면 부숴보 며 실험해 볼 텐데.’

투덜거리며 칭호를 확인한다.

[관대하]

[15 레벨]

[인급 나폴레옹]

“15 레벨인가.”

드래곤 하트에 드래곤 본을 재료로 쓰고 있음에도 형편없이 낮은 레벨 이다. 경복궁 앞에 있는 영혼거병 순신이나 세종과 같은 레벨.

'내가 보조하지 않으면 어빌리티도 없고 영자력도 사용할 수 없기 때문 이겠지. 게다가 지니의 배틀 신는 방대한 데이터로 능숙한 전투를 벌 일 수 있는 대신… 영력 활용 능력 이 떨어진다.’

심지어 내 제작 능력 또한 온갖

인프라를 다 깔던 대마법사에 못 미 치는 수준.

드래곤 하트에 드래곤 본을 재료로 쓰고도 낮은 레벨인 게 아니라… 드 래곤 하트에 드래곤 본을 재료로 썼 으니 그나마 15레벨씩이나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땅! 킹! 카가각!!!

지니의 배틀 시의 조종에 따라 데 스 나이트와 나폴레옹이 격돌한다.

5미터나 되는 나폴레옹 앞의 데스 나이트는 마치 어른과 맞서는 아이 처럼 위태로워 보였지만… 놀랍게도 녀석은 나폴레옹이 휘두르는 거대한 대검을 어렵지 않게 쳐내고,피하고,

그리고 그 안으로 파고들어 빈틈을 노린다.

과득! 쩡!

전투는 제법 치열하다. 레벨에서 나폴레옹이 데스 나이트를 앞서지 만,그래 봐야 14레벨과 15레벨은 그렇게까지 큰 차이도 아니니 당연 한 일.

쩡! 쩡!

‘아니,잠깐. 좀 많이 맞는 거 아니 냐?’

[죄,죄송합니다. 함장님. 이 해골 녀석 만만치 않군요.]

이제 보니 데스 나이트의 검술이

상당한 수준이다. 방대한 전투 데이 터를 가진 지니의 배틀 신는 물리 적인 전투에서 완성자에 가까운 역 량을 가지고 있지만 그걸로 데스 나 이트에게 항거하는 건 불가능한 일 이다.

녀석은 14레벨.

완성자의 역량을 한참이나 뛰어넘 은 초절정의 검수다.

광! 과직!

검은 두개골이 부서지고 마침내 데 스 나이트가 쓰러진다. 나폴레옹을 가볍게 넘어서는 역량을 지니고 있 음에도 녀석은 승리를 거머월 수 없 었다.

“제법 강하네. 나폴레옹이 드래곤 본이 아니라 강철로 만들어졌으면 가지고 놀다가 박살 내 버렸겠어.”

그러나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다. 검기를 뿜든 놀라운 검술을 사용하 든 나폴레옹의 장갑을 뚫지 못하는 이상 승산이 있을 리 없다.

“전투 한 번에 20분 정도인가… 그럼 지니,잘 부탁해.”

[네,함장님.]

지니의 대답을 듣고 작업실로 이동 한다.

그리고 이동하며 게시판들을 살폈 다.

-요람에서 나갈 생각도 하지 마세 요! +5,222(스티븐)

-철가면 님 벌써 매크로 돌리시네. 최대한 빨리 시청했는데 -n-ir +112 (민철)

-데스 나이트 패턴-지속 업데이트

- +2,222(톰)

나는 제일 처음 올라온 게시물을 클릭했다.

-지금 요람에 있는 분들 혹여라도 요람에서 나갈 생각 하신다면 그만

두세요! 데스나이트는 인류 최정상 급 강자도 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의 강적입니다. 설마 플레이어 레벨이 14레벨이라고 정말 본인이 14레벨 몬스터랑 싸울 수 있을 거라 믿는 머저리는 없기를 바랍니다.

그래도 굳이,굳이 싸워서 포인트 를 벌고 싶다면 요람에서 나가기 전 에 몇 가지 조건을 확인하세요!

1. 자신이 골드 이상의 정의 무구 를 가지고 있는가?

2. 정의 무구를 지속형이 아니라 일격 필살용으로 구현했는가?

3. 13레벨 악령이나 키메라를 황금 거울이나 축복받은 단검 없이 잡아

본 적이 있는가?

그리고…….

길어지는 창을 닫고 다른 게시물도 눌러보았다.

-아,최대한 빨리 데스나이트 잡고 시청 시작했는데 철가면 님 싸우는 모습 보니 매크로인가 보네요 -n-rr 철가면 님이 직접 조종해서 싸우는 모습 보신 분 있나요?

아래로는 리플들이 달려 있다.

-저는 요람에 있어서 처음부터 봤 습니다! 한 스무 번 정도는 직접 잡 으신 듯? 10초 컷이었습니다!

-와,겁나 센 거 같은데 10초라니 정의 무구로 한쪽 다리 잘 라놓고 시작했는데도 죽을 뻔했는

-망토 달린 로봇 그 자체로도 엄 청 강한 것 같은데 직접 조종하시면 그야말로 차원이 달라지네요.

-전투도 전투인데 성능 자체가 달 라지는 느낌. 하긴 뭐 덩치가 커져 버리니;;

-으,좀만 더 직접 싸워주시지.

-뭔 소리 하는 거예요. 지금 상위 능력자들 다 늙어서 큰일 난 건 생 각 안 함? 스테이지가 몇 레벨까지 있을지 모르는데 철가면 님이 나이 들어버리시면 큰일 납니다!!

-촬영한 사람 한둘이 아니니 나중 에 마이튜브로 보세요!

나는 정의의 요람을 꺼버리고 작업 실로 들어섰다. 그리고 물었다.

“지니,1만 회 클리어에 얼마나 걸 릴 것 같아?”

[중간중간 있을 정비와 교체 시간 을 생각하면 최소 147일에서 154일

정도로 예상됩니다.]

“그나마 하급이라 짧은 편이네.”

그렇게 말한 후 나는 작업실에 있 는 디스플레이를 조절해 고유세계의 모습을 훑어보았다. 대륙급의 땅은 대부분이 사철로 뒤덮여 있지만 센 터를 중심으로 빠르게 개발이 이뤄 지고 있는 중이다.

“참 빠르네.”

[인력까지 잔뜩 충원되었으니까요. 개중 자질이 보이는 이들을 뽑아 정 비와 조종 교육을 시키는 중입니 다.]

“아니,그거 말고 고유세계 말이야.

몇 발짝 안 걸어도 한 바퀴를 다 돌 수 있었는데.”

본디 고유세계는 무생물의 반입 때 문에 성장이 어렵다. 차원의 특성상 받아들일 수 있는 무생물의 질량보 다 생물의 질량이 훨씬 큰데도 고유 세계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두 요 소를 비등하게 받아들여야 하기 때 문이다.

그러나 나는 상황이 다르다.

스테이지의 자판기에서 주어지는 물품을 고유세계로 직접 받는 게 가 능하게 되면서 고유세계에는 그야말 로 상상을 초월하는 자원을 투입받 게 되었다. 만도 억도 조도 아닌 경

(京) 단위의 포인트는 작정하고 쓰 면 빌딩 수천 개도 우습게 지을 수 있을 정도니 당연한 일이다.

진가 등급의 끝은 아니겠지. 하지 만 그렇다면 어디까지 커지는 거지? 설마 진짜 행성급으로 커지는 건 가?’

만약 그렇게 된다면 사람들을 고유 세계에 다 넣는 것으로 종말 프로젝 트를 피할 수 있다는 말일 텐데.

‘그런데 그게 될까?’

대전쟁 때 수많은 문명을 멸망시켰 다는 종말 프로젝트가 그렇게 호락 호락할 것인가?

[작업은 내일 시작할까요?]

“음? 아냐,아냐. 생각날 때 해야 지.”

나는 고개를 흔들어 잡념을 떨쳐내 고 작업을 시작했다.

[현재 밀린 일이 많아 제련 과정은 10% 정도만 완료했습니다.]

“부족하지 않겠어?”

[이것만 해도 미스릴 15톤에 아다 만티움 4톤인데요?]

“흐흐.”

절로 웃음이 나온다. 산더미처럼 쌓인 레어 메탈을 보니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른 것 같다.

“그럼 기본 설계부터!”

내 지시에 따라 지니가 디스플레이 에 온갖 기가스들의 설계도면을 띄 웠다. 유출 위험이 의심되면 저장장 치를 폭파시켜서라도 막아야 할 레 온하르트 제국의 기밀 자료들이지만 나도 지니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렇게 10일이 지났다.

“이거 수급 맞아? 기급 같은데… 다시 하자!”

20일이 지났다.

“출력 똥망이네……

30일이 지났다.

“악! 터진다!!!!”

40일이 지났다.

“아니,어디가 문제인 거야?”

50일이 지났다.

“아,이거 새로 해야겠다……

60일이 지났다.

그리고 드디어 완성한다.

“좋아!!! 이름은 혹호로 하자!!”

나는 새까만 색의 기가스를 앞에 두고 만족스럽게 웃었다. 지니가 끼 어든다.

[함장님,검은색 너무 좋아하시는 것 아닙니까? 드래곤 나이트 때에도 그랬지만…….1

“스테이지 환경이 어두워서 그래 어두워서! 위장은 기본 아냐?”

그렇게 변명한 나는 흑호에 다가가 손바닥을 댔다. 내 영력 파동이 전 해지며 흑호의 등이 열린다.

키리릭! 철컥!

들어가 자리 잡자 갑주가 닫힌다. 나는 가볍게 몸을 풀어보았다.

아직 기본형이었기에 흑호에는 별 다른 기능이 없다. 그저 수급 기가 스의 운동 능력과 출력을 가지고 있 을 뿐이다.

“그나저나 레어 메탈이 너무 비효 율적으로 소모되는데……

원래 계획은 레어 메탈과 강철을 혼용해 사용하는 것이었는데 철을 섞어 만들면 아무리 해도 그 성능이 기급 기가스를 넘어서지 못한다. 혹 호를 완성한 건 다행이지만 재료의 99.9%가 레어 메탈이라는 것은 양 산에 그리 좋은 이야기가 아니다.

“지니,다른 제작자들도 이래? 예 를 들어 캔딜러 종족.”

[캔딜러족은 상황이 다릅니다.]

“상황이 다르다니?”

[캔딜러족은 타고난 제작자인 동시 에 인챈터인 경우가 많으니까요.]

“아,인챈터……

그녀의 말에 입이 절로 벌어진다. 지금껏 전혀 생각도 안하고 있던 문 제다.

[사실 기가스쯤 되는 최상급 병기 를 생산계 능력자 혼자서 만드는 경 우는 드물지요.]

확실히 맞는 말끼다. 제국급의 거 대 설비가 있지 않은 이상 기가스 제작에 인챈터의 도움은 필수적이라 고 해도 과언이 아니니까.

‘과학기술로 어떻게 안 돼?’

[함장님,테라급 함선인 알바트로 스함이라도 단독으로 기가스를 생산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기껏해야

정비나 가능한 정도지요.]

지금껏 나야 수련하는 김에 만들고 있어서 신경 쓰지 않았지만,기가스 제조라는 거대한 미션을 수행하는 데 인챈터가 없다는 건 이상한 일이 다.

“하지만 이제 와 인챈터를 어디에 서 구해? 심지어 수급 기가스 제작 을 도우려면 완성자 이상의 고위 마 법사여야 할 텐데.”

그렇게 한탄하는 순간이었다.

킹!

묘한 파동이 퍼져 나간다.

«..2,,

뭔가 싶어 고개를 돌리자 책상 위 에 대충 던져놓았던 구슬 하나가 보 인다.

그 위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없음]

[38레벨]

[마도황녀 제니카]

다음 화에 계속...

< 당신의 머리 위에 2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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