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 화
석정인.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언론인 중 하나다. 환갑을 넘어선 나이임에도 양복 모델을 할 정도로 관리된 몸과 잡지에 실릴 정도로 잘생긴 외모를 가진 방송국 사장.
TV를 보고 있던 이가 사람들이 기 막히다는 듯 한탄했다.
“아니. 설마 석정인이 저 꼴이 되 었다고? 신뢰도 1위 언론인인 그 가?”
“존경하는 사람이었는데……
그의 코가 50센티가 넘게 길어져 있다. 활동에 불편함이 올 정도의 길이. 그것은 그가 지독한 거짓말쟁 이라는 뜻이다.
얼굴이 얼룩덜룩해질 정도로 많은 문신이 새겨졌다. 진하고 뚜렷한 문 신들은 그가 상당한 죄악을 저질렀 다는 뜻이다.
“…하긴 석정인도 뒷말이 없는 건 아니었지. 얽힌 소송도 몇 개 있었
고.”
“아무리 그래도 저 정도라니.”
사람들의 시선이 화면에 집중된다. 나는 화면 속의 정인을 보며 내심 감탄했다.
‘대단한데.’
지금 그의 모습을 한국 전체가 보 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다. 그의 죄악. 그의 거짓이 온 세 상에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는데도 그는 카메라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 이다.
그의 두 눈에 단단한 각오가 서려 있다.
[전 제가 정의롭다고 생각했습니 다. 또 정의롭게 살아왔다고 자신했 지요.]
잠시 두 눈을 감은 그의 눈꺼풀 위로 TV 안에서 뭔가를 말하고 있 는 그의 모습을 상징하는 문신이 올 라선다. 그가 두 눈을 뜨자 문신은 후다닥 장소를 옮겨 그의 볼로 이동 했다.
[그뿐이 아닙니다. 저는 제가 제법 진실한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세 상을 진실하게 만들기 위해 온몸을 던져 투쟁했다고 믿었지요.]
그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코를 쓰다듬는다. 그 코는,이제는 너무나
길어 팔을 뻗어도 그 끝을 만지기도 힘든 길이가 되어 있다.
[하지만 어쩌면 제가 경멸하던 수 많은 이들이 그러하듯 제멋대로의 잣대를 휘둘러 왔을 뿐이었을지 모 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저는 그저 거짓말쟁이 양아치였던 겁니다.]
“뭐 하자는 거야? 왜 뉴스에 나와 서 고해성사를 하고 있어? 여기가 참회실이야?”
정인의 고백은 일견 흥미로운 데가 있었지만 터져 나오는 불평 역시 맞 는 말이다. 왜 속죄를 TV에서 나와 서 한단 말인가?
그러나 그런 사람들의 불평에도 그
는 멈추지 않았다.
방송국의 문제는 여전한지 방송이 정지된다거나 하는 일 또한 없었다.
[이 문신은 제가 편협한 판단으로 가짜 피해자의 고발을 방송해 생긴 것입니다. 이 문신은 제 실수로 만 든 피해자를 오히려 압박해 만들어 진 것이지요. 이 문신은 천하기업의 사주를 받고 기사를 축소해 발생한 것. 이 문신은 진실과 거짓,옳고 그름이 아니라 진영 논리에 따라 여 론을 조작했기에 생긴 것입니다. 그 리고 이 문신은…….]
정인은 자신의 문제를 하나하나 짚 으며 그 문신이 생긴 이유를 밝혔
다. 그뿐이 아니다.
[저는 거짓말을 했습니다. 제보자 를 조작해서 제가 원하는 주제를 끌 어냈지요. 그 사건의 시작과 원인 은…….]
자신이 했던 거짓말을 줄줄이 늘어 놓는다. 그 시간이 꽤 길어지자 흥 미진진한 표정으로 화면을 보던 사 람들까지 불편한 표정을 짓는다.
“스테이지가 몇 시간 남지도 않았 는데 뉴스를 왜 개인 용도로 써? 지가 사장이면 다야?”
“그렇게 죄가 크면 경찰에 가서 자 수나 할 것이지!”
“저기 채널 좀 돌려주실래요? 얼른 저녁 먹고 스테이지 가야 하는데 이 게 뭔.”
불평이 터져 나올 때. 정인이 불현 듯 자세를 고친다.
[하지만.]
“하〜지만? 아니,여기서 킹지만 이?”
TV를 보고 있던 누군가의 비웃음. 그리고 과연 그 뒤에는 하지만에 걸 맞은 말이 따라붙는다.
[제가 정의를 위해 힘썼고 진실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것 역시 사실입니다.]
“아니,뭔 개소리를 하는 거야? 공 도 있으니까 과를 용서해 달라고?”
“왜 이런 말을 뉴스에서 하고 있 어?!”
“채널 돌리라니까요?”
“아니,일부러 두는 게 아니라 채 널이 안 돌려져요!”
기막히다는 야유와 당황이 터져 나 왔고,전국에서 그런 반응이 나오고 있을 것이라는 사실을 짐작했을 텐 데도 정인은 말을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기에……. 저는 이 모 든 죄악을 숨길 수 있습니다. 이렇 게 뉴스에 안 나올 수 있었다는 말
이 아닙니다. 저 스스로 이 긴 코를 작게 만들 수도,문신을 지울 수도 있는 것입니다.]
“뭐?”
“무슨 소리야?”
이제야 불평하던 사람들이 다시 TV 에 집중하기 시작한다. 정인이 말했다.
[인류가 만난 세 명의 신. 그러니 까 정의와 진실,그리고 명예는 인 류에게 페널티만 가한 것이 아닙니 다. 먼저,정의는 무기를 주었지요. 나와라,정의검(또義劍).]
정인의 부름과 함께 나타난 단검이
그의 손에 잡힌다. 다이아로 화려하 게 치장된 20센티 정도의 단검은 뭔가 신비로운 기운을 뿜어내고 있 다.
[정의검,죄악을 집어삼켜라.]
정인은 그렇게 말하고 단검을 얼굴 로 들이댔다. 그리고 그러자.
우우웅--!
정인의 얼굴에서 뛰놀던 문신들이 단검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아무리 가리고 가려도 자리를 옮겨 버렸던 끈질김이 무색할 정도로 손쉬운 작 업.
그리고 문신을 집어삼킴에 따라 정
의검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검신을 치장하고 있던 다이아가 사라지고 단검의 검신 전체가 밝게 변한다. 은백색의 광택을 흩뿌리는 귀금속, 백금(白金)으로 변한 것.
정인이 설명했다.
[다이아 랭크의 정의검이 플래티넘 랭크로 랭크 다운되었습니다. 아,참 고로 정의검이라는 명칭은 그냥 제 가 지었을 뿐입니다. 정의검이던 저 스티스 웨폰이던 정의가 준 무기를 생각하며 부르면 이것은 나타날 것 입니다.]
우우웅-!
잠시 후에 정인의 얼굴에 있던 모
든 문신이 사라졌다. 얼룩덜룩하던 그의 얼굴이 다시 원래의 멀끔한 모 습으로 돌아온 것. 그리고 그쯤 되 자 그의 단검은 금색이 되어 있었 다.
[골드 랭크까지 떨어졌습니다. 당 연한 말이지만 정의가 준 병기의 위 력은 랭크마다 천양지차로 갈라집니 다. 죄악을 먹는다고 해서 영구적인 하락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니 스테 이지는 죄악을 다시 풀어준 후 진행 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거기까지 말하고 정인은 잠시 호흡 을 고른다. 아닌 척해도 제법 긴장 한 모양이다.
[다음으로 진실. 진실이 내려준 축 복을 저는 정언력(正言方)이라고 이 름 지었습니다. 바른말을 한 만큼 쌓이는 힘이기 때문이며, 사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정인은 잠시 자신의 코를 만지더니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내 코가 최대한 원래의 상태 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말과 동시에 마치 마술처럼 그의 기다란 코가 짧아진다. 완전히 짧아 진 건 아니어서 여전히 과하게 오뚝 하지만 어떻게든 보통 사람으로 볼 수 있는 수준.
TV를 보고 있던 이가의 무사 중 하나가 신음하듯 중얼거렸다.
“저게 뭐야. 그럼 처음부터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었다는 말이 잖아?”
“자신의 죄와 거짓을 숨기려고만 했다면 그랬겠지……
분노에 차 있던 경회루의 분위기가 한결 차분해진다. 개중 상당수는 스 마트폰을 꺼내 밖으로 나오지 못하 고 있는 친우들에게 통화와 문자를 보내고 있다.
정인은 말을 계속했다.
[현재 시각은 오후 5시 30분입니
다. 이제 다음 스테이지까지 1시간 30분 남았군요. 오늘 아침 저는 자 살을 시도했지만……. 우연히 정언 력을 발휘하는 데 성공해 살아남았 습니다.]
그렇게 말하며 정인은 자신의 손목 을 들어 보였다. 그의 손목에는 선 명한 칼자국이 새겨져 있다.
[다른 사람은 비웃을지 모르겠지 만,저는 그것에서 사명감을 느꼈습 니다. 제가 획득한 정보를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알려 생존자를 늘려 야 한다는 사명감. 어쩌면 이조차 저의 오만일지도 모르지만••••••. 그 렇다 하더라도 저는 저보다 정의로
운 자들이. 선한 자들이,명예로운 자들이 스테이지에서 허망하게 죽는 일이 없기를 원합니다.]
여태껏 서 있던 정인이 스튜디오에 준비되어 있던 의자에 앉았다.
[이 사회의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 해서는,더욱더 빠르게 이 신의 은 총에 적응할 필요가 있으니까요.]
팟!
정인이 앉아 있던 의자가 금색으로 변한다.
[이건 거의 강제적으로 적용되는 시스템이기에 꽤 알려졌을 것입니 다. 타인에게 경애의 대상인 존재가
앉은 의자가 변형해서,혹은 앉은 자리에서 저절로,의자가 생겨나죠. 흔히 보좌(寶座)라 불립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황금 의자의 색이 변했다. 마치 물감을 풀어 넣 듯 금빛이 은백색으로 변하더니,이 내 의자의 디자인이 더욱 화려해지 며 다이아몬드로 치장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의자에 앉아 있기에 그것을 모르는 정인은 계속해서 말했다.
[보좌는 그냥 화려하기만 한 의자 가 아닙니다. 단지 앉는 것만으로 체력과 정신력을 빠르게 회복시켜 주고 심지어 부상조차 치유하죠. 그
리고 이건 널리 알려진 것은 아니지 만,더욱 중요한 기능이 있습니다. 이 기능은 보좌에 앉은 상태에서 그 앞에 테이블,혹은 그와 비슷한 무 언가가 자리하고 있을 때 작동합니 다.]
정인이 드륵, 하고 의자를 끌어 스 튜디오에 있는 데스크로 이동한다.
[저는 치즈케이크를 먹고 싶습니 다.]
말과 동시에.
팟!
데스크 위에 치즈케이크가 나타났 다.
“뭐라고!?”
나는 너무 놀라서 벌떡 일어나고 말았다. 그만큼 중대한 문제였기 때 문이다.
“식량이 나온다고!? 진짜?”
“저거 설마 스테이지에서도 적용되 는 건가?”
“와 미친!?”
경악한 것은 나만이 아닌 듯 여기 저기에서 비명이 터져 나온다. 그럴 수밖에 없다. 보좌가 가진 성능이 앞의 두 능력과 완전히 차원을 달리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가 내려주는 병기는 물론 강력
하겠지만 자판기에서 구매 가능한 마법 병기로 충분히 대체 할 수 있 다. 정언력이라는 힘 또한 분명히 대단한 능력이지만 바꿔 생각하면 그냥 언령(言靈) 같은 초능력 하나 생긴 것이 전부 아닌가?
하지만 체력과 정신력을 회복시키 고 음식까지 제공해 주는 보좌의 능 력은 스테이지의 방향성을 완전히 뭉개 버리는 종류다.
‘[광기의 식사] 같은 스킬도 있는 데 말이야.’
자신의 신체 일부를 취식하면 그 효과가 10배로 증가하는 이 미친 스킬이 왜 존재하겠는가? 역설적으
로 그건 그만큼이나 스테이지 안에 서 식사가 절박한 행위라는 뜻이다. 한 모금만 마셔도 메말라 버리는 냇 물과 사망과 동시에 썩어 사라지는 몬스터들의 시체는 스테이지 안에서 의 수렵과 채집을 원천적으로 금지 하고 있으니까.
‘이건 스테이지 난이도의 한 축을 완전히 뭉개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 다.’
이런 건 게임 캐릭터의 특성이나 스킬의 범주 안에 들어갈 수 없다. 종말 프로젝트가 스테이지의 구성 자체를 망치는 이따위 능력을 설계 할 리 없으니까. 이건 스킬이나 능
력보다는 외부 프로그램으로 모드 (Game Modification 의 약자)를 추 가한 것에 가깝겠지.
과연 이런 행위를 종말 프로젝트가 용납할까?
[자. 이것으로 제가 알아낸 모든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부디 계속되 는 스테이지에서 살아남으시길 바라 며……. 직원들에게 한마디 하겠습 니다.]
하고자 하는 모든 걸 한 덕분인지 한결 가벼워진 표정으로 정인이 말 한다.
[오늘 방송국에 오니 그야말로 아 무것도 안 되더군. 출근한 직원이
10%가 안 되니 당연한 일이다. 하 지만 나를 봐라. 너희들의 죄악,거 짓은 정의를 수행하고 진실을 말해 서 벌충할 수 있다!]
턱 하고 의자에 기댄 그의 눈동자 가 한순간 흔들린다. 그제야 자신의 보좌가 다이아로 치장된 상태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 그러나 그는 이 내 고개를 흔들어 자신을 추스르고 다시 카메라를 응시했다.
[그러니 돌아와라,이 직원 놈들아. 언론인으로서,한 명의 인간으로서 해야 할 도리를 다해라!]
그 말을 끝으로 방송이 끝나고 다 시 스테이지 공략법이 방송되기 시
작한다.
그러나 나는 이미 방송에 관심이 없다. 그리고 그건 나뿐이 아니다.
“나는 롤케이크가 먹고 싶다!”
팟!
경은의 앞으로 롤케이크가 나타난 다. 경은은 물론이고 주변에 있던 다른 사람들까지 비명을 지른다.
“우와!!! 진짜 된다!!”
“아가씨! 그거 한번 드셔……. 아 니,혹시 모르니 제가 먹어보겠습니 다!”
“말도 안 돼! 아니,아무리 그래도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고!?”
몰리는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경은 은 롤케이크를 잘라 입안에 넣었다. 그리고 눈을 크게 떴다.
“맛있어! 이건 진짜야!”
“와 맙소사!”
“아! 제길 난 왜 명예가 없지! 나 름 날리는데!”
“정의검! 오!!! 오,나타났다!!” 여기저기에서 난리가 난다. 온갖 사람들이 세 명의 중급 신,그러니 까 삼 신의 은총을 확인하고 있다.
“롤케이크! 롤케이크! 롤케이크! 아 그리고 우유! 우유!”
경은이 철 의자에 앉아 계속 소리
친다. 마술처럼 그녀의 앞에 나타나 쌓이기 시작하는 롤케이크와 우유. 그리고 잠시 후.
팟!
그녀의 철 의자가 다시 평범한 식 당 의자로 돌아온다. 가진 힘을 모 두 소모해 랭크 다운된 것이다.
“와! 크기와 용량이 상당한데도 롤 케이크 5개에 우유 3병이나 나오잖 아!? 게다가 쿨타임이 느껴지는데 24시간밖에 안 돼! 이건 뭐 거의 식 량 걱정이 없어지는 수준인데?”
경은은 이 상황이 신나는 듯 두 눈을 반짝였고,나는 그 말에 더욱 황당해했다.
“겨우 아이언 랭크인데도 그렇게나 준다고?”
“겨우라니! 뭐 언랭크(UnRanked. 티어를 부여받지 못함) 바로 윗단계 니 가장 아래긴 하지만.”
투덜대는 그녀의 말을 들으며 생각 한다.
“될까?”
될 것인가? 이게 스테이지 안에서 도 된다고? 정말로?
다행히 확인하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필요 없다.
1시간 30분 후.
-레벨 10. 하급(下級)이 설정되었 습니다.
-3시간 안에 해당 적을 제거하십 시오.
-10초 후 스테이지가 시작됩니다.
-10. 9. 8. 7…….
-3. 2. 1. 전투를 시작합니다.
기이잉--!
스테이지에 진입하자마자 외계 생 명체 + 기계를 섞은 것 같은 적이 두 눈을 붉게 빛냈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
과릉!!!!
청색이 번쩍이고 나타난 녀석이 비 명도 못 지르고 튕겨 나간다. 물론 일격에 죽은 건 아니지만 큰 타격을 입고 잠시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
나는 즉시 철가면을 꺼내 썼다.
그리고 자리에 주저앉았다.
팟!
순간 주변이 밝아진다. 나는 맨바 닥에 앉았지만,금과 은,그리고 온 갖 보석들로 치장된 화려한 보좌가 내 등을 받쳐준 것.
-당신은 그랜드 마스터 (Grand ma
ster) 랭크입니다.
그러나 랭크는 당장 중요한 게 아 니었기에 고유세계에서 미리 만들어 놓은 좌식 테이블을 꺼내 놓은 뒤 소리친다.
“나는 징거벨 더블 버거 B세트가 먹고 싶다!”
외침과 동시에 그것이 나타났다.
빵 대신 두툼한 치킨 패티. 그 사 이에 치즈와 베이컨을 넣고 자극적 인 소스로 버무려진 징거벨 더블 버 거! 옆에는 감자튀김! 심지어 콜라 까지!
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와 미친. 후안,너 진짜 대단하 다.”
기이 잉--!
감탄하는 내 앞으로 나에게 얻어맞 고 날아갔던 괴생명체가 다시 모습 을 드러낸다. 이족 보행이지만 인간 과는 다른,굳이 말하자면 에일리언 에 가까운 형태를 가진 강철의 괴물 이 기다란 장검을 꺼내 든다.
우우우응一!!
녀석의 장검이 묘한 소음을 흩뿌리 기 시작한다. 그 모습에 나는 놀라 굳었다.
“어? 저거 설마?”
[…그러게. 정말 설마설마로군. 저 녀석 저거 ‘그거’잖아?]
기막혀하는 아레스. 지니가 말했다.
[네. 그렇습니다,함장님.]
목소리에 웃음기가 섞여 있다.
[초진동 블레이드입니다.]
나는 그만 박장대소하고 말았다.
정의의 검과 정언력으로 인한 인류 전체의 역량 증가.
굶주림이라는 스테이지의 밸런싱 요소를 박살 내버리는 보좌라는 자 원의 추가.
그리고.
“뭐어!? 초! 진! 동! 블레이드라고!?”
호구 같은 적.
그제야 나는 깨달았다.
내 빌드가 완성되는 순간이 다가왔 다는 사실을.
다음 화에 계속...
< 당신의 머리 위에 2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