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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머리 위에 2부-56화 (173/249)

56화 Chapter 11. 지구적인 레벨링

-레벨 3. 중급(中級)이 설정되었습 니다.

-6시간 안에 해당 적(5개체)을 제 거하십시오.

-10초 후 스테이지가 시작됩니다.

-10. 9. 8. 7…….

-3. 2. 1. 전투를 시작합니다.

배경이 변한다. 도착한 곳은 거대 한 홀이었다.

“실내 시작이라.”

2레벨까지의 전개는 언제나 같았 다. 폐건물의 문 앞에서 시작해 그 안으로 들어가 시체 괴물들을 찾아 죽이는 것. 그런데 이번에는 문 앞 이 아니라 시작부터 건물 안에서 시 작한 것이다.

철컥!

몸을 돌려 다가간 홀의 정문을 잡 자 문이 잠겨 열리지 않는다. 창문 같은 건 보이지도 않는다.

광!

강하게 힘을 줘 때려봤지만,문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포기 행위도 어렵겠 는데.”

지금까지 시험을 치를 생각이 없는 사람들은 폐가의 문을 열지 않고 그 냥 밖에서 시간을 끄는 것으로 시험 을 치르지 않았다. 두려워서든,1차 시험에서 괜히 죽지 않고 다른 사람 들에게 정보를 얻기 위해서든 버티 는 쪽으로 갔던 것.

우우응!

쩌적!

진동의 힘을 가하자 문에 금이 갔

지만,그저 그뿐으로 여전히 파괴되 지 않는다. 이 문에 수십 분 정도 시간을 투자하면 부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차라리 시체 괴물 5마리를 잡는 게 더 쉬울 것이다.

“훔,그래도 테스트 겸 부숴는 봐 야지.”

경천칠색 C醫天七色).

황(黃).

황색은 피부에 닿은 물체의 고유진 동을 파악해 구현하는 원리로 시전 시간이 너무 길어 비전투용으로 분

류된 기술이다. 물체에 접촉한 육신 자체가 공진 (Resonance)현상을 이 용해 근人]■해 (Approximate solution) 를 구하는 것이 황색의 시작.

그리고 마침내 고유진동을 파악해 내면 이제는 접촉한 오른손을 통해 강제진동을 일으킨다.

우우웅一!

물체가 강제진동을 할 때,외란의 주파수와 고유진동수가 일치하게 되 면 동적 응답이 무한히 커지는 공진 현상이 일어나며 이후 시간이 지나 면 물체는 1차 고유진동수로 자유진 동하게 된다.

“됐다.”

그리고 1차 고유진동은 그 물체가 가장 변형되기 쉬운 모양을 뜻한다.

위잉-!

마치 호수에 돌을 던진 것처럼 문 이 크게 물결친다. 거센 바람에 천 이 펄럭이듯 뒤틀린다.

당연하지만 이렇게 심한 변형을 버 틸 수 있는 물질은 거의 없다.

빠직!

부서진 문을 대충 걷어차고 문밖으 로 나온다.

“와.”

그리고 놀란다.

“엄청 크잖아?”

저택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다. 개인 의 저택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 도의 거대 건축물. 현대의 백화점이 나 대형 마트 정도의 규모였다.

저택 밖은 그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숲이었는데 마치 공간이 지 워져 있는 것처럼 일정 거리 이상의 배경이 보이지 않는다.

“아레스.”

고유세계에서 철괴 한 덩이를 꺼낸 후 이름을 부르자 철괴가 마치 한여 름날의 얼음처럼 삽시간에 녹아내렸 다가 작은 로봇의 형태로 변한다.

신급 기가스 아레스가 아닌 정령 아레스의 형태다.

[뭐냐?]

“하늘로 올라가서 여기 좀 찍어 줘.”

[아주 요새 잔심부름이 그냥.]

투덜거리며 숭,하고 하늘로 날아 간다. 녀석의 손에는 녀석의 몸만큼 이나 커다란 캠코더가 들려 있다.

“어디 보자,일단 3층까지 있나. 지하도 있을 거 같은데.”

나는 폐건물을 외곽을 따라 한 바 퀴 돌았다. 폐건물에는 창문이 하나 도 없다. 내부는 중세 귀족들이 거

주할 법한 저택이라는 걸 생각해 보 면 비정상적인 구조다.

“문도 하나밖에 없고.”

나는 건물 한편의 벽에 손을 올렸 다. 정문 기준으로 가장 반대편에 있는 장소였다.

경천칠색 C繫天七色).

황(黃).

과직!

물결치는 벽을 부숴 버리고 안으로 들어간다. 느껴지는 인기척은 없다.

“중급 시험에는 안 쓰는 공간인 가……

방을 모조리 수색하며 이동한다. 보이는 가구란 가구는 다 뒤지고 서 람이라는 서랍은 전부 다 열었다.

그리고 그쯤에 스킬의 위력을 파악 할 수 있었다.

-딱딱한 밀빵을 획득했습니다!

-[행운의 기운]이 작용했습니다! 딱딱한 밀빵을 획득했습니다!

“오호.”

아직은 배가 고픈 상태가 아니었기 에 밀빵을 고유세계로 집어넣었다. 시험을 수백 번을 보면서 식량을 획 득한 건 처음.

그뿐이 아니다.

-9mm 탄환을 3발을 획득했습니다!

-[행운의 기운]이 작용했습니다! 9 mm 탄환을 3발을 획득했습니다!

-9mm 탄환을 1발을 획득했습니다!

-[행운의 기운]이 작용했습니다! 9 mm 탄환을 1발을 획득했습니다!

-주머니칼을 획득했습니다!

생각보다 행운의 기운이 활약하고 있다. 만일 총잡이 특성을 쓸 거라 면 행운의 기운은 무조건 선택해야 할 것 같았다.

“문제는 아직 총이 없다는 거지 만.”

방들을 죄다 뒤지며 나아간다. 그 결과 36발의 탄환과 6개의 빵, 손도 끼와 주머니칼을 획득할 수 있었다. [행운의 기운]은 어디까지나 소모품 에 적용되는 능력이어서 그런지 장 비들은 추가 획득의 기회가 없다.

“크워워!!!!”

그런데 그때,괴성이 울려 퍼진다. 가까운 거리지만,그렇다고 정말 가 까운 거리는 아니다.

“아니,위층에 있는데도 감지한다 고?”

머리 위에서 쿵쿵쿵! 하고 뭔가가 뛰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잠시 기다 리니 계단 문이 광! 하고 부서지고 시체 괴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종말 프로젝트]

[3 레벨]

[돌격대장 알]

그것은 어제의 시험에서 만났던 녀 석보다도 더 덩치가 큰 시체다. 거 의 2.5미터는 되어 보이는 키에 떡 벌어진 어깨. 근육질의 몸이 인상적 인 괴물.

나는 고유세계에서 총을 꺼냈다.

화약이 없어 총을 못 쓰는 거지 권총을 만드는 것 정도는 금속만으 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총알만 있 으면 문제는 없다.

탕!

정확한 사격이 시체 괴물의 이마를 후려친다. 막 바닥을 박차 돌진하려 던 녀석이 휘청거린다.

“크오오!”

괴성을 지르며 자세를 고친다.

탕!

다시 휘청인다. 녀석은 다시금 자 세를 잡고 달리려고 했지만.

탕! 퍽!

눈동자를 맞추자 한순간 전신을 파 르르 떨더니 쓰러졌다.

“총 좋은데?”

이능이나 초인적인 전투능력 없이 적을 해치웠다는 건 꽤나 고무적인 일이다. 바꿔 말해 총을 잘 쓰기만 하면 일반인도 스테이지를 클리어하 는 게 가능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총도 찾아봐야겠다.”

다시 건물을 뒤지기 시작한다. 방 을 찾고 층을 오가면서 건물의 구조 를 파악하고 아이템이 나왔던 자리 를 기록하여 일종의 지도를 만든다. 건물의 외부에서 전체적인 형태를 살펴보았기 때문에 그리 어렵지 않 은 일이었다.

[종말 프로젝트]

[3 레벨]

[사냥꾼 헌트]

“아,이건 또 뭐야.”

마치 바퀴벌레처럼 벽을 타고 달려 오는 시체의 모습에 인상을 찡그린 다.

탕!

총알 한 방에 머리통이 날아간다. 아까 그 녀석과 다르게 굳이 안구를 맞히지 않아도 죽는 걸 보니 내구가 모자란 모양.

그러나 바퀴벌레가 으레 그러하듯 워낙 빠르고 변칙적으로 움직이는지 라 보통 사람은 맞히는 게 쉽지 않 을 것 같다.

탕!

장롱 옆에 숨어 있던 녀석을 쏴서

맞힌다. 칭호와 이름은 [암살자 셰 인]. 이 녀석은 피부가 완전히 까매 서 그림자에 숨어 있으면 잘 보이지 않았다.

“찾았다!”

거의 초반에 시작했던 자리까지 와 서야 권총을 찾을 수 있었다. 금이 가 있던 나무 장판 아래였다.

[와,이걸 어떻게 찾으라고 여기에 놨나?]

“그러게,엿 먹으라는 것도 아니 고.”

열리는 구조도 아닌데 그냥 금이 가 있다고 부숴보는 사람은 그리 많

지 않을 것이다. 나야 사물도 칭호 를 볼 수 있으니 찾은 것이지 보통 찾지 못할 것이다.

“카악!”

“아,네가 마지막이구나.”

나는 덤벼드는 시체 괴물 녀석의 사지를 박살 낸 다음 대충 근처에 던져두고 건물을 마저 뒤졌다. 그리 하여 마침내 건물의 모든 구조를 파 악할 수 있었다.

-경고. 15억 5,455만 7,531명의 전투가 완료되지 않고 있습니다.

-시험자 61억 8,175만 6,999명 중

4억 5,550만 8,765명 합격. 나머지 인원은 [사망 처리]되었습니다.

합격자 수 4억 5,000만.

슬슬 위험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상적으로 플레이하면 6시간이나 걸리는 시험에서 탈락자가 이렇게 많으면 완벽 클리어에 실패해 대량 의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

“그나마 포기자가 15억이 넘는다 는 게 다행인가?”

포기자는 2차 시험이 남아 있으니 다만 일부라도 클리어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런데 어떻게 포기자가 나을 수 있지? 여기는 시작 지점으로도 적이 찾아오잖아?]

아레스의 말대로 이 저택 안의 시 체 괴물들은 건물 전체를 배회하고 있고,굳이 돌아다니지 않아도 가만 히 있으면 괴물들이 찾아오게 된다. 재수 없으면 5마리가 동시에 몰려드 는 상황까지 가능하니 가만히 있으 면 오히려 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 게 되는 것.

“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냐. 숨 으면 되니까.”

어쨌든 시체 괴물들에게 발견만 되 지 않으면 전투는 수행하지 않아도

된다. 숨을 곳이야 많다. 옷장,장 롱,커다란 서람이나 화장실 등등.

시체 괴물들이 방 전체를 샅샅이 뒤지고 다니는 건 아니니 숨죽이고 6시간 숨어 있으면 어떻게든 버티는 건 가능하다.

-다음 전투를 시작하시겠습니까?

“시작.”

망설일 것 없는 재시작.

나타난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함장님,보관하고 있던 빵이 소멸 했습니다.]

“그러게. 손도끼도,권총도, 탄환도 없어졌어. 해당 스테이지에서 획득 한 소모품은 그 스테이지에서 다 써 야 하는 거군.”

혹시나 잔뜩 쟁여두면 내내 쓸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그렇게 편하게 는 못 해주겠다는 뜻이다.

이번에는 굳이 문을 부수고 나가지 않고 정상적으로 진행했다. 나타나 는 적들을 사냥하고 소모품을 획득 한다. 빵은 나오는 대로 먹었고 총 알은 얻는 대로 다 쐈다.

-다음 전투를 시작하시겠습니까?

“시작.”

또다시 재시작. 또다시 재시작. 또 다시 재시작.

지니가 그리고 있는 [맵]이 점점 상세해졌고,나는 3레벨 시험의 새 로운 규칙들을 파악할 수 있었다.

1. 저택에서 찾을 수 있는 장비는 권총,손도끼,주머니칼로 고정이다.

2. 모든 발견물의 위치는 매 판 랜 덤하게 정해진다.

3. 소모품의 수량 역시 랜덤이다. 총알은 10발〜20발. 빵은 1~2개. 물

병은 없거나 1병.

4. 시체 괴물들에게 개성이 생겨났 고 각각 장단점이 있다. 이 역시 매 판 랜덤이지만 총 10종류 안에서 정해진다.

과직!

새로운 스테이지를 시작하고 금이 가 있는 나무 장판을 부순다. 권총 은 보이지 않는다.

퍽!

벽에 있는 액자를 부수자 숨겨진 공간이 나타난다. 권총이 거기에 있 었다.

“권총은 웬만하면 시작 지점 근처 에 있네.”

랜덤으로 위치가 바뀌긴 하는데 아 무 데나 나타나는 건 아니고 대충 5군데의 장소에 돌아가며 나타났다.

-다음 전투를 시작하시겠습니까?

-다음 전투를 시작하시겠습니까?

-다음 전투를 시작하시겠습니까?

클리어하고,클리어하고,클리어한 다. 스테이지의 크기가 커졌기에,그 리고 내가 저택 전체를 꼼꼼히 조사 하며 진행하고 있었기에 시간 소모

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

“내가 몇 시간이나 싸웠지?”

[쉬는 시간 포함 42시간이 막 지났 습니다.]

“아무래도 시간제한은 없는 모양이 네. 정말로 무한대는 아니겠지만.”

[어차피 정지한 시간 속입니다. 최 초 1회의 클리어 때를 제외하고는 모든 인류가 각각의 타임라인에서 움직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니의 대답을 들으며 다시 복도를 걷기 시작한다. 이제 조사가 다 끝 났기에 굳이 뒤지고 다니는 대신 곧 바로 시체 괴물들을 찾아가 머리를

부숴주었다. 총을 찾기도 귀찮다.

“홈 그런데 말이야.”

그리고 그렇게 5시간 정도를 더 클리어 했을까.

불현듯 의문이 들었다.

“왜 배가 안 고프지?”

다음 화에 계속...

< 당신의 머리 위에 2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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